파인애플 볶음밥, 두번째 도전

2007/05/29 - [행복한 음식 얘기] - 딸 아이를 위한 만찬, 파인애플 볶음밥

거의 일년 전쯤에 파인애플 볶음밥에 도전했었지요. 딸 아이는 워낙 파인애플을 좋아하기 때문에 아빠가 만들어준 파인애플 볶음밥을 잘 기억하고 있었더랍니다. 종종 해달라고 졸랐거든요. 너무 달다는 이유로 하지 말라는 엄마의 반대와 바쁘다는 핑계로 그동안 기회를 못 잡았었는데, 지난 주 코스트코에 갔다가 파인애플을 발견하고는 그대로 질러버렸습니다.

질렀다고 해 봐야 ^^ 파인애플 값이 많이 떨어졌더군요. 지난 번에 4,990원 주고 산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는 2,990원이었더랍니다. 필리핀산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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값도 부담 없으니 편히 질렀지요. 파인애플을 보고 딸 아이는 환호성을 지릅니다. 덕분에 뽀뽀도 받고, 기분 좋게 저녁 준비를 시작합니다.

사실 파인애플 볶음밥이라는 게 뭐 어렵겠습니까마는 어려운 점이라면 파인애플을 손질해야 한다는 겁니다. 파인애플을 잘 씻어 위로 솟아 있는 뿔(!)을 잘라내고 길게 반으로 자릅니다. 그리고 속을 잘 긁어내지요. 속을 긁어내는 이유는 파인애플 껍질을 그릇으로 쓰려고 하는 겁니다. 그러니 적당히 긁어야지 너무 열심히 긁어내야 껍질에 구멍을 내면 안됩니다. 그런데 이게 노동이더라고요. ^^

속을 긁어낸 파인애플 껍질을 물에 썻어 헹궈둡니다. 지난 번에 할 때는 헹구지 않고 그냥 사용했는데 나중에 껍질에 담은 밥이 너무 달아져서 먹기에 좀 그렇더군요. 딸 아이는 신나게 먹었습니다만. 여튼 지난 번 경험을 바탕으로 이번에는 파인애플 껍질을 씻어두었습니다.

긁어낸 파인애플을 잘게 잘라 다른 재료와 함께 볶습니다. 파인애플이야 굳이 볶아지지 않아도 상관 없으니까 감자, 당근, 양파, 햄 등을 먼저 넣고 볶다가 마지막에 넣으면 되겠지요. 볶는 도중에 소금과 후추로 적당히 간을 합니다. 가만 보면 집마다 밥을 볶을 때 쓰는 노하우가 있던데 그걸 그대로 쓰면 됩니다.

여기서 어려운 점이 하나 있습니다. 파인애플이라는 재료가 들어가기 때문에 일단 단 맛이 강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야 그렇다 쳐도 어른들이 어찌 단 맛으로 밥을 먹을 수 있겠습니까. 제일 무책임한 말이기는 해도, 단 맛고 짠 맛이 적당히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간을 맞춰야 합니다. 이런 표현을 쓸 때마다 이런 무책임한 글이 어디 있나 그런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만 뭐 별 방법이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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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볶았으면 아까 헹궈둔 껍질에 밥을 담습니다. 파인애플 볶음밥의 유리한 점은 일단 뽀대가 나고, 맛이 달달하기 때문에 대충 만들어도(!) 아이가 정말 좋아한다는 거죠. 여튼 반응은 대 성공! 딸 아이는 평소 먹던 것의 1.5배 정도를 먹었고 후식으로 파인애플 그릇을 구멍이 날 때까지 박박 긁었습니다. 이걸 때를 대비해서 아까 파인애플 속을 긁어낼 때 살짝 여유를 두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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볶음밥엔 무조건 김치죠 ^^ 매콤 달콤한 나박김치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반찬입니다. 느끼함을 한 번에 샥 날려주는 데는 역시 김치만한 것이 없거든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파 김치가 바로 위에, 바닥을 보이고 있네요.

이렇게 해서 주말 저녁 식사도 끝. 아빠로서 점수도 따고, 뽀뽀도 받고, 배도 부르고... 더할 나위 없는 저녁 아니겠습니까? 아빠들, 한 번쯤 도전해 보시길 ^^

ps> 1년 쯤 뒤에 파인애플 볶음밥 포스팅이 한 번 더 올라올 것 같은 예감이... ^^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집짱 2008.03.04 16: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긁어낸 파인애플을 조금만 볶음밖에 넣어 조리하고
    남은건 깍뚝설기로 단무지처럼 쟁반에 담아내면 어떨까요? ^^;;;
    밥 반찬으로 단 과일은 별로일까요?
    언제 잠실의 숨겨진 맛집에서도 해주세요.
    파인애플은 제가 긁어 낼께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4 16:58 신고 수정/삭제

      파인애플 적게 넣으면 딸 내미가 싫어한다네 ㅋㅋ 밥 반찬 보다는 후식으로 쓰는 것이 더 좋을 듯~ ㅋㅋㅋ 근데 이거 어른 들 입맛에는~~ 좀 그렇지 않을꼬? ㅋ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3.04 19:49 신고 수정/삭제

      안그래도 아까 마트 다녀오면서 파인애플이 땡기더라니.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4 19:54 신고 수정/삭제

      참내. 이거 진짜 한 번 해야 하는 겨? 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3.05 11:11 신고 수정/삭제

      당신을 금주의 주번으로 임명하노라...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5 11:58 신고 수정/삭제

      켁!

  • Favicon of http://blog.daum.net/bicyclife BlogIcon 무대의소요 2008.03.04 17: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냥 통조림 파인애플로 만들기에는, 너무 달게 될까요? 저런 생파인애플은 아까워서 그냥 생으로 먹고 싶으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4 17:48 신고 수정/삭제

      저도 통조림 파인애플로 해 볼 생각도 하긴 했는데, 왠지 단 맛이 더 셀 것 같은 느낌에다가... 무엇보다도 중요한 파인애플 그릇이 없잖아요 ^^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8.03.04 18: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하...저도 파인애플 볶음밥 좋아하는데 직접 만들어 볼 생각은 못 해봤어요~
    레이님 포스팅보고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동생들도 좋아하겠는데요? ^-^

    하지만...왜 어머니가 반대하셨는지 알 것 같아요.
    아이들은 한 번 달콤한 밥 맛에 길들여지면 그것만 찾으니까~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4 19:54 신고 수정/삭제

      ^^ 어쩌다가 한 번이니까 그 정도는 먹여야죠 ㅋㅋ 그 정도도 못 먹게 하면 아마 데모할 걸요? 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03.04 18:5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파인애플...은근히 짠 음식과 잘 어울리죠? 우리 동네 파인에플은 한국의 배 정도 크기라서 밥 담아 먹기는 좀 모자라겠고....기냥.....볶음밥 할 때 좀 넣어볼까봐요....
    아, 또 군침 돈다~~~~흐르릅~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4 19:55 신고 수정/삭제

      '한국의 배'라고 하셔서 우리나라에서 보는 것 보다 두 배 정도 되는 파인애플? 근데 왜 밥이 모자라지? 뭐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라는... >.< 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3.04 21: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헉!! 지난번 포스팅에서 전수받은 비법을 아직 쓰먹질 못 했는데..ㅜㅜ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4 22:46 신고 수정/삭제

      이런 거 말고도 훌륭한 내공을 많이 가지고 계시잖아요 ㅋㅋ

  • 손통 2008.03.05 11:0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우! 정녕 당신이 볶음밥을 만들었단 말이오? 대단대단.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5 11:57 신고 수정/삭제

      아니 형님, 볶음밥 만든 게 머 그리 대단타고... 이거 지금 놀리는 거죠?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3.05 16: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1탄 다시 안 열어보긴 했는데..
    이거 머 별로 달라진 건 없는거죠..ㅡㅡ;
    뽀뽀도 그렇구..^^

    ※멋진이 형님 들어오신다대요..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필로스 2008.03.06 17: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 블로그는 집에서 접속못하도록 차단하는 방법을 찾아야겠슴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6 17:17 신고 수정/삭제

      아이가 어릴 때나 먹히지, 다 키워두시면 이런 거 소용 없습니다.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3.07 10:3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애들 엄마'도 한번 try해봐야겠슴다.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7 11:05 신고 수정/삭제

      ㅋㅋ 이거 괜히 이 집 저 집 불지른 거 아닌가 몰러유 ㅋㅋ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3.07 12: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홍콩에서 태국식 파인애플 볶음밥을 못먹은 것을 후회하고 있었는데...
    오늘 레이님 블로그를 방문하니..
    잊었던 파인애플 볶음밥에 대한 그리움이..
    아웅...
    넘 맛있어보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