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가을에 푹 빠지다

여름 끝 무렵 아니면 겨울. 항상 그 무렵에 제주를 찾았더랬습니다. 그런 까닭에 제주의 타오르는 뜨거움과 가슴 상쾌한 찬 바람은 겪어보았지만, 온화한 풍요로움은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주를 찾은 다섯 번째 여행. 제주는 넉넉한 가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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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만 봐도 제주는 참 이국적입니다. 바다와 하나가 된 하늘을 배경으로 서 이는 야자수 몇 그루. 멀리 보이는 바다와 상큼한 바람, 못생긴 야자수가 아침부터 살짝 흥분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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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한라산. 이번엔 꼭 한라산을 올라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굳이 백록담이 아니어도, 한라산 자락을 터덜터덜 밟으며 제주의 산과 바다를 모두 누려보리라 마음을 다져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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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주 여행을 함께 했던 사브 컨버터블. 제주니까 탈 수 있는 차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 이런 맛도 있어야지요. 덮개를 열고 시원하게 달리는 건 상상만 해도 마냥 즐거운 일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덮개 열고 달릴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여튼 그 모습은 상상에 맡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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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 코스는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영실 코스로 결정했습니다. 하루 종일 산행을 할 것이 아니어서 가장 가까운 코스를 골랐고요, 올라 가는 도로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가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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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시작일 뿐입니다. 마치 불이라도 붙은 듯 온 산이 붉게 물든 건 아니었습니다만, 한라는 이미 자신을 울긋불긋, 화려한 색상으로 치장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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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제주는 지금 억새 천지입니다. 산악도로를 달리다가 차를 길에 세워두고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디에나 억새가 천지입니다. 억새가 가득 가득 하니, 나중엔 왠만큼 피어 있는 억새에는 감흥도 안 생길 정도니까요. 억새 속으로 숨어버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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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가로수가 온통 귤나무인양, 제주도 곳곳에서 예쁜 감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새큼 달콤한 감귤의 느낌이 아직도 입 안에 신 침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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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갈 때마다 제주는 동경의 땅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제주에서 살라고 하면 일 년도 못 살 거라고 누군가는 말하지만, 언젠가는 제주에서 딱 일 년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맙니다. 그렇게 제주의 가을이 마음 속으로 들어 왔습니다. / FIN

  • Favicon of http://sayin.kr BlogIcon 사용인 2008.11.07 17: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잘보고 갑니다.
    늘 웃음 가득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echoya.com BlogIcon 에코 2008.11.07 18:1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오와와앙~

    제주도의 가을은 저렇군요^^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7 22:09 신고 수정/삭제

      아직 못 보여드린 것이 더 많아요~ ㅋㅋ

  • Favicon of http://ㅠ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11.07 21: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마치 한라의 가을이 내 가슴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4인4색의 개성있는 워크샵후기도 흥미롭네요
    어쩌다 보니
    네분의 글에 모두 댓글 다는 진주애비ㅡ,.ㅡ

    ...멋진 후기왕 선발도 재미있을듯..ㅋ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7 22:10 신고 수정/삭제

      제 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당!!!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1.07 23: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마지막날 나의 뻘짓만 아니었으면 거의 완벽했는데 말야.. ^^
    하여간 지난 여름 거제도 1박 2일 워크숍에 이어.. 제주도 2박 3일 워크숍도 괜찮았어요.. 그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8 03:24 신고 수정/삭제

      시간이 지나면, 그런 것도 독특한 기억으로 남는거죠 뭐~ ^^

  • Favicon of http://www.midorisweb.com BlogIcon 미돌 2008.11.07 23:1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짠이아빠네 사진보다 좀 더 감성적인 사진 ^^
    저두 뚜껑열리는 차 함 타보시퍼요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8 03:25 신고 수정/삭제

      우리 대빵님 사진에 대하면 제꺼는 사진이라고 할 수도 없죠 뭐... >.< 뚜껑 열리는 차 얘기는 다시 한 번 써 올릴라고요~ ㅋㅋ

  • 말짜 2008.11.09 17: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여기 올때마다 나도 사진에 한번 도전해봐야겠다..하고 맘을 먹곤 하지만 워낙 게을러서 잘안되네...정말 좋았겠다..가을의 제주..부러버!!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9 21:37 신고 수정/삭제

      사진찍기의 제일 좋은 친구는... 부지런함이고, 제일 나쁜 친구는... 게으름이라네. ㅋㅋ 어차피 우리야 작품 사진을 찍지 않는 이상, 열심히 들이 밀다 보면 뭐라도 한 개 건지는 거지 뭐~ ^^ 잘 지낸다니??

  • Favicon of http:// www.wessay.net BlogIcon 비됴왕 2008.11.11 04: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근데 진짜 궁금하거 있어요? 사브 저 컨버터블에 네분이 함께 타고 다닌거가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11 08:55 신고 수정/삭제

      그럼요 뭐 서울에서 부산 가듯이 장거리를 다니는게 아니라서 그런대로 탈만 하던걸요? ㅋㅋ

    • Favicon of http://wessay.tistory.com BlogIcon 위세이 2008.11.11 18:08 신고 수정/삭제

      음.. 누군가 심히 괴로웠겠군요.. 누굴ㄲ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