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맛집] 특별한 날 회가 끌린다면, 삼성동 남도여수

전 회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못 먹는 건 아니고요, 그저 맛이 없어 안 먹을 따름입니다. 이 쫄깃하고 싱싱한 느낌을 왜 모르니, 라고 사람들이 구박해도 맛없는 걸 어쩝니까. 게다가 비린내에 좀 민감하다는 것도 생선을 싫어하는 이유 중 하나일 겁니다. 그래서 저 때문에 우리 가족들은 회도 잘 못 먹고, 회사에선 횟집에서 회식하는 일이 별로 없습니다. 딸 아이가 아빠한테 갖는 불만 중에 하나가 회 안 사준다는 거일 정도로요.

하지만 이런 저도 가끔 회를 맛나게 먹을 때가 있습니다. 몇 년전 거제도 갔을 때 먹은 뽈락회, 만리포 바다 앞에서 먹었던 낚시배에서 갓 쳐온 우럭회... 이런 것들은 회에 대한 저의 선입견을 날려버리는 정말 맛있는 회였던 거죠. 이런 걸 보면 제가 회를 그닥 즐기지는 않아도 회맛을 딱히 모르는 넘은 아닌 듯 합니다만, 어쨌든 회를 그다지 먹지 않는 제가 오늘은 횟집 한 군데를 추천해 볼까 합니다. 삼성동에 있는 남도여수 횟집입니다.

포스코 사거리에서 북쪽으로 올라가다가 신호등 하나 지나고 대장금이라는 식당을 끼고 우회전해서 골목으로 들어간 후 다시 첫번째 골목에서 우회전하면 왼쪽에 ‘남도여수’ 간판이 보입니다. 물론 자세한 위치는 맨 아래 지도에서 살펴보시고요. 주차는 대신해 줍니다만 나올 때 2천원을 받습니다.

1층은 테이블이 있는 홀이고, 2층은 칸막이로 막아 놓은 방입니다. 필요에 따라 칸막이를 열었다 닫았다 하는 구조라서 방음 같은 건 완벽하지 않습니다만, 그래도 오붓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어 좋습니다. 미리 예약을 한 탓에 방에 앉을 수 있었지요. 아는 형님이 크게 한 턱 쏘는 자리여서 한 사람에 10만원짜리(헉!) 코스를 먹었습니다(사실은 제가 내려고 했습니다만 그 형님이 먼저 계산하는 바람에... 핑계 좋네요 ㅋ).


고급 횟집 답게 깔끔한 죽과 토마토 샐러드가 나옵니다. 저녁 시간이니 당연히 배가 고파 몇 술 뜨면 금새 없지요. 뒤이어 성게알즙을 뿌린 갈은 마가 나옵니다. 사실 저는 마를 좋아하지도 않아서 안 먹고 비켜 두었습니다. 맨 정신엔 못 먹겠어서 술 취하면 먹으려고요. 나중에 술 한 잔 먹고 마에 도전했습니다만, 역시 입에 안 맞으니 반 밖에 못 먹겠더군요.


그 다음에 나오는 돌멍게와 새조개, 해삼. 이건 일품입니다. 자연산 밖에 없다는 돌멍게는 비린 맛 하나 없이 쫄깃하고 고소합니다. 새조개와 해삼은 뭐 말할 것도 없고요. 돌멍게 껍질에 소주 한 잔 따라 먹는 것도 특별한 맛입니다. 이렇게 마시는 소주는 아무리 먹어도 안 취할 것 같은 느낌이!


드디어 메인 회가 나옵니다. 가장 눈에 띄는 녀석은 이 집의 자랑이라는 자연산 다금바리와 농어, 도다리 등이 나옵니다. 펄이 들어간 것처럼 살짝 반짝거리는 녀석이 다금바리라는군요. 한 점 집어 먹었더니 쫄깃하고 탱탱한 맛이 입 안에 가득합니다. 이런 정도라면 저도 회가 맛없다는 말 않고 열심히 먹어야죠.


물론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매생이굴국과 함께 홍합, 피조개, 키조개, 개불, 도다리, 해삼, 새우가 한 접시 가득 나오고요 어우, 배불러 소리를 할 때 쯤 튀김과 감성돔 구이가 염치 없이 젓가락을 들이밀게 만듭니다. 횟집에서 굽는 생선이래야 꽁치 정도나 봤는데 감성돔이라니. 살짝 사치스럽다는 생각도 해봅니다만, 이런 기회가 아니면 언제 또 먹어보겠습니까.


마지막으로 게장과 갓김치, 된장찌개가 곁들인 식사가 나옵니다. 이미 배가 부른 상태에서 뭘 얼마나 더 먹겠습니까마는 다른 건 몰라도 여수 갓김치(이 집 이름이 남도여수라는 걸 잊지 마세요) 하나는 그냥 돌려보내선 안되는 겁니다. 그렇게 숫가락을 부지런히 움직이다 보면 식사가 끝납니다.


삼성동이라는 위치와 고급스러운 재료를 쓰니까 사실 이 집은 싼 집이 아닙니다. 지나가다가 소주 한 잔 먹자, 해서 들어갈 만한 집은 아니라는 거죠. 제가 먹은 코스는 한 사람에 10만원짜리 코스고 언뜻 훔쳐 본 메뉴판(메뉴판 훔쳐 볼 거 머 있나, 당당히 보면 되지 ^^) 엔 저녁 메뉴가 3만8천원부터 시작하더군요. 그러니 자주 간다기 보다는 손님을 만난다거나(이거 왠지 접대라는 표현 쓰기는 거북해서 ^^) 특별한 가족 모임에 어울리겠네요. 무엇보다도 주말엔 30% 할인 한다 하니(삼성동 특성 상 주말엔 손님이 없는가 봅니다!) 부담을 좀 덜 순 있겠네요.

여튼 손님을 만날 일이 종종 있는 저로서는, 꽤 괜찮은 횟집 하나 알아낸 셈입니다. 이제 큰일났군요. 제 블로그를 보신 손님들이 왜 나는 저 집 안 데려가냐고 하시면 할 말이 없겠습니다. 손님도 손님 나름이죠! 할 수도 없고, 누군 모시고 가고 누군 안 모시고 갈 수도 없고. 그래서 말은 저렇게 해 놓고도, 어쩌다가 정말 회가 땡기는 날(혹은 오늘 회 안 먹으면 죽을 거 같다는 손님이 오시는 날), 몰래 몰래 가야겠습니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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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1동 | 남도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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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hogerl.tistory.com BlogIcon 호걸이 2010.05.06 17: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제 고향이 여수옆에 순천인데.. ㅋㅋ 어릴때 거기 살면서 회라는 회는 실컷 맛있게 먹은거 같은데..
    서울에서 먹는다는 이유로 10만원씩 넘어가는 코스로 바뀌는군요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5.07 09:34 신고 수정/삭제

      바닷가 사시던 분들이 이런 가격 보시면 분노(!)하시는게 정상이죠! ㅋ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10.05.07 09:3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왜 저는 저집 안 데려가세요??

    ㅋㅋ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daum.net/kojasan/?t__nil_login=myblog BlogIcon 맛집 2010.05.07 11: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퍼가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5.07 12:43 신고 수정/삭제

      남이 애써 쓴 글 퍼가셔서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 ^^ 제발 부탁이니 퍼가지는 마시고, 링크를 걸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