틀을 깨고 세상을 다르게 보렴

요즘 세상에서 가장 돈 잘 버는 능력이 뭔지 아세요? 사기 치는 거 말고, 로또 잘 사는 거 말고, 이벤트 당첨되는 거 말고요. ^^ 저는 그 능력이 ‘창의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남들과 다르게 보는 관점, 다르게 생각하는 방식. 창의력으로 대박 난 인물이 바로 스티브 잡스 아닐까요. 똑같은 서비스, 똑같은 상품을 남들과 전혀 다르게 만들어냈으니까요.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사실, 모르는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 학교에서도 잘 압니다. 그런데 학교 현실은 이렇습니다. 

머리 모양은 파마를 해서는 안 되고 길이는 가슴에 찬 이름표까지. 머리띠를 하더라도 컬러는 안 되고 검은색 위주. 추울 때 교복 위에 있는 점퍼도 화려한 컬러가 있으면 안 됨. 겨울 치마엔 검정 스타킹을 신고 양말을 덧대어 신는다. 

무슨 소리냐고요? 저희 딸 아이가 다니는 중학교 복장 규정입니다. 제가 지어낸 것이 아니라, 학교에서 온 가정통지문에 이런 식으로 쓰여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에게 물어보니 우리 딸 아이 학교가 좀 유별나긴 한 모양입니다만, 어쨌든 이런 식으로 아이들을 똑같은 모양으로 만들려는 건, 이 학교나 저 학교 그리 다르지 않습니다. 

네, 제가 무슨 얘기 하려는지 눈치채셨지요? 아이들을 똑같이 만들면서, 똑같이 생각하게 틀 안에 가두면서 어떻게 창의력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게다가 저런 규정들은 놀랍게도 제가 중학교 다닐 때도 있었던 규정들입니다. 중학생이 자라 대학생이 되고, 취직하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그 아이가 중학생이 되었는데도 학교의 규제는 똑같이 그 자리에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여전히 아이들을 똑같이 생각하게 가르치고 있고요. 

그래도 아빠보다는 나아서 창의력DNA 없는데도 이딴 걸 다 만들고 ㅜㅜ

솔직히 저는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이 아닙니다. 남들처럼 엉뚱한 생각도 못하고, 그냥 남들이 하는 정도만 따라 하는 그런 수준입니다. 저만 그러면 좋겠는데 딸 아이도 비슷합니다. 사물에 이름을 붙여 봐도, 그림 같은 걸 그려도, 선물을 사도 그냥 그만 그만한 것들을 삽니다. 아주 평범한 거지요. 딸 아이가 그렇게 평범한 대답을 내놓을 때마다 제가 말합니다. ‘이런 저주받은 크리에이티브 떨어지는 DNA 같으니라고.’ 물론 웃자는 얘깁니다. 
 

창의력 떨어지는 DNA를 제공한 아빠가 딸에게 창의력을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관점은 가르칠 수 있지요. 그래서 저는 딸 아이에게 언제나 ‘틀을 깨라, 룰을 깨라.’하고 말합니다. 평소에 하던 대로 하지 말고 다르게 생각하고 다르게 해 보라고 권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외식을 하자고 하면, 이번엔 전혀 엉뚱한 걸 먹어 보자고 제안하는 겁니다. 실패할 때도 있지만 날마다 하는 그 흔한 외식 말고 특별한 걸 하면 훨씬 재미있거든요. 

수학 숙제로 고민하는 녀석에게 숙제 같은 거 하지 말라고 합니다. 안 하면 되지 뭐. 숙제 안하면 혼난다고 할 때, 가끔 혼도 나보고 그래야지. 그럼 아내가 옆에서 그러지요. ‘자알 가르친다아~’ 하지만 뭐 어때요. 숙제 같은 거 안해도 인생 사는 데 별 지장 없답니다. 혼나는 거야 어쩔 수 없는 대가겠지만요. ㅋ 

어른도 그렇지만 아이들도 가끔 보면 스스로 룰을 정해 놓고 그 안에 가두는 일이 많습니다. 어, 이런 이렇게 하면 안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요. 하지만 안될 것이 뭐 있겠습니까? 그 안된다는 생각을 깨주는 것이 아빠가 할 일입니다. 비록 아내와 부부싸움(!)을 하는 일이 있다 하더라도요. 

하지만 말은 이렇게 해도 진짜 딸 아이가 룰을 깨면 덜컥 겁이 나는 건 창의력 없는 DNA 때문인가 봅니다. 어느 날 딸 아이가 간식 사 먹으러 학교 밖으로 나갔다 길래, 너 수업 중에 학교 밖 나가면 안되잖아? 그랬더니 이 녀석 당장 하는 말이, ‘아빠가 룰을 깨라며?’ 하더라고요. 뭐, 먹는 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간식 사 먹을 매점을 없앤 학교가 죄겠지요. 

다른 사람보다 영어나 수학을 잘하는 능력도 중요하겠지요.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세상을 다른 눈으로 볼 줄 아는 관점입니다. 관점이 달라지면 인생이 더 행복해지는 거, 이미 다 아는 사실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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