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아포라

예전 티백엔 스태플러 침이 하나씩 박혀 있었다. 

손잡이용 실을 묶는 방법으로 스태플러를 쓴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느날 부터 문제가 됐다. 

마시는 음료에 쇳덩어리가 들어가 있으면 어떡해? 

이거 중금속 오염되는 거 아니야?

인터넷으로 이런 우려들이 순식간에 퍼졌다. 


그래서 스태플러는 사라졌다. 

요즘은 뭘로 붙일까? 풀 같은 걸로 붙이겠지. 

스태플러가 없어도 실이 티백에 붙어있긴 하니까. 



그런데 이게 참 우습다. 

티백의 스태플러는 절대 안되면서 

캔음료는 어떻게 마실까? 

알루미늄 캔에 든 청량음료나 맥주 

스틸 캔에 든 참치, 꽁치, 골뱅이 통조림 

이런 건 아무렇지도 않게 먹으면서 

티백에 묶은 스태플러는 안된다는 논리. 


살다 보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면서 사는 일이 많다. 


이 일은 꼭 이 시간에 해야 해. 

이런 행동은 하면 안돼. 

이런 음식은 먹으면 안돼. 


이런데 얽매여서 쓸데없이 일을 만들고 

쓸데없이 몸과 마음을 피곤하게 한다. 


물론 저마다 근거는 있다. 

하지만 그 근거가 정확한 건지 

아니면 그냥 습관 때문에 그 근거가 중요하다고 우기는 건지 

정말 의미가 있는 건지 

제대로 생각해 본 적 있는가?


헬라어에 

'아디아포라'라는 말이 있단다.

우리 말로 하면 

상관없어, 중요하지 않아 

이런 뜻이란다. 


중요하지 않은 것들

대부분 형식과 틀에 얽매인 그것들을 따르느라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늘은 그저 

아디아포라를 한 번 외치고 

조금이라도 자유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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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ns 2013.01.15 02: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마음에 두고 싶네요. 아디아포라.

    좋은 날 되세요.

  • 날개 2013.02.22 11: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독일산 유기농 요기티를 자주 마시는데요, 늘 쬐꼬만 스테플러침이 껄적지근했어요. 그대로 마시다가 어느 날부터 티백의 길다른 끈을 컵의 손잡이에 감아놓으니 스테플러침이 물에 잠기지 않더군요. 물론 250ml 짜리 긴컵이라서 가능하지요. 아무래도 뜨건 물에 수분간 잠겨 있는 것보다야 안잠기는 것이 훨 나을테니까요. 스테플러침에서 어떤 유해물질이 나올까싶어 검색하다가 예꺼정 흘러 왔드래요. 물론 이몸은 캔 제품은 일체 먹을 일이 없더군요. 아디아포라! 그래요! 티백의 스테플러침 정도는 핸폰 전자기파에 비하면 아디아포라죠. ^^ 해피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