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문학 속 브랜디 #1, 순수의 시대

"그는 아내의 얼굴이 몹시 창백한 것을 보고 브랜디를 좀 마시겠느냐고 물었다."


- 이디스 워튼, 순수의 시대, 열린책들 중에서 


아처는 엘렌을 사랑하는 자기 마음을 아내인 메이에게 고백해야겠다는 열망에 빠집니다. 아, 하지만 아처는 메이가 이미 그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사실을 모릅니다. 남자들, 대개 다 이렇습니다. ㅜㅜ 오페라 극장에서 서둘러 메이를 데리고 오던 길, 메이는 마차에 걸려 넘어지고 결혼식 때 입었던 드레스를 찢어 먹고 맙니다. 마치 그들의 결혼에 흠집이 나기 시작한 것처럼. 집에 올라온 아처는 메이의 표정이 창백하다 생각하고 브랜디를 마시겠냐고 권합니다. 어쩌면 아처 스스로 마시고 싶었을 지도 모릅니다. 순전하고 예쁜 아내에게 다른 여자를 사랑한다고 고백해야 할 판이니까요. 과연 아처는 고백을 했을까요? 


브랜디를 마셨다는 얘기는 안 나오니까, 아마 고백 못 했을 겁니다…(라고 쓰자니, 스포일러도 아니고 참 ㅜㅜ) 여튼, 중요한 건 창백한 메이에게 브랜디를 권했다는 겁니다. 


실제로 약품이 발달하지 못한 시대엔 술이 의약품 역할을 꽤 했습니다. 위스키의 어원이 '생명의 물'에서 시작된 것이라는 걸 감안하면 이 묘한 액체를 사람들이 처음에 어떻게 대했는지 짐작할 수 있겠지요. 위스키는 물론 브랜디, 맥주도 약으로 쓰였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특히 진은 아예 의약품으로 개발된 술이기도 하지요. 만화에도 꽤 등장하는 알프스 구조견 세인트 버나드는 목에 통을 하나씩 매고 다니는데 그 통에 브랜디가 들어 있답니다. 추위에 얼어 죽기 직전인 사람들에게 브랜디는 몸을 녹여주는 대단한 효과가 있어서 일겁니다. 


출처. http://tvtropes.org/pmwiki/pmwiki.php/Main/SaintBernardRescuehttp://tvtropes.org/pmwiki/pmwiki.php/Main/SaintBernardRescue


브랜디는 과일을 증류해서 만든 술입니다. 곡식을 증류하면 위스키, 과일을 증류하면 브랜디, 이렇게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아, 물론 곡식이나 과일을 발효 시키는 과정이 먼저 필요하지만, 재료에 따라서 이렇다는 거지요. 기회가 되면 증류 과정도 알아보겠습니다. 


포도를 증류해 만든 꼬냑이 대표적인 브랜디입니다. 그러니까 꼬냑은 브랜디의 한 종류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워낙 꼬냑이 유명해서 꼬냑 = 브랜디 라고 알기도 하는데요, 뭐, 이런 표현이 있더랍니다. 


모든 꼬냑은 브랜디지만 모든 브랜디가 꼬냑은 아니다. 


브랜디라는 이름은 네덜란드 사람들이 프랑스에서 포도 증류주를 수입하면서 태운 포도주(증류했으니 이렇게 부를 수도 있지요. 사실 소주도 태워 만든 술이란 뜻이니까요 ^^) 라는 뜻의 '브란데 웨인'이라고 불렀는데 이게 영국으로 넘어가서 브랜디가 됐다고 합니다. ^^ 



꼬냑은 프랑스 꼬냑 지방에서 생산한 브랜디를 부르는 말이고요, 마찬가지로 아르마냑 지방에서 생산한 넘들은 아르마냑이라고 부릅니다. 아르마냑이 꼬냑보다 150년 정도 앞서 만들었다고 하는데, 사람들은 아르마냑 보다 꼬냑을 더 쳐주기는 합니다. 아, 참고로 아르마냑 지방은 예전엔 가스코뉴족이 살았던 곳이라 가스코뉴라고도 부르는데요… 가스코뉴, 왠지 낯이 익지요? 삼총사에 나오는 달타냥이 요기 출신입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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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eanjk.com BlogIcon sean 2013.03.29 18: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말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하나하나 꼼꼼히 읽어볼께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