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츠비와 칵테일 #1 - 하이볼

"그래, 하이볼로 줘요."


-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랄드, 한애경 옮김, 열린책들 중에서. 


무더운 7월 하순, 개츠비는 닉을 데리고 마이어 울프심을 만나러 갑니다. 키가 작고 납작코인데다가 코털까지 무성한(!) 울프심은, 개츠비가 비록 도박사라고 소개는 하지만, 악명 높은 갱이었지요. 닉은 울프심이 1919년 월드시리즈를 조작했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아찔한' 기분까지 느낍니다. 뭐 어쨌든. 이렇게 무서운 사람을 만날 땐 술 한 잔 마셔야 하지 않을까요. ㅋ 


이 셋이 만난 자리에서 웨이터가 권하는 칵테일이 하이볼입니다. 하이볼은 1자로 쭉 뻗은 긴 잔에 얼음을 채우고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칵테일인데요, 얼음과 탄산수가 들어 있으니 아주 시원한 칵테일입니다. 여름에 마시기엔 그만인게죠. 얼음이 없던 시절에도 탄산수의 톡 쏘는 맛이 충분히 시원했을 겁니다. 위스키 30 혹은 45ml에 탄산수를 부어 가볍게 섞은 후 레몬 정도를 띄워 마시니까 만들기도 쉽고 위스키나 탄산수 종류에 따라 아주 다양한 맛을 낼 수 있지요. 



사진 속 하이볼은 어떤 작은 바에서 주문한 것인데요, 바텐더가 나름 자기만의 비법으로 만들었다고 자랑하던 버번 베이스 하이볼인데... 깜박 이름을 잊었다는 ㅜㅜ 잭다니엘과 꼬엥트로를 섞어서 잭의 독한 맛은 감추고 오렌지의 향긋한 맛을 잘 살렸더군요. 좋았습니다. 


한때 어떤 위스키 브랜드는 하이볼을 더 맛나게 마시는 방법이라며 자기네 위스키를 탄산수와 섞어 마셔라, 뭐 이런 프로모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류의 칵테일을 왜 하이볼이라 부르냐 하면… 그 칵테일을 담는 길죽한 잔 이름이 하이볼 글래스라서 그렇습니다. 


여튼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마시기엔 딱 좋은 칵테일이 하이볼이지요. 하지만 술을 시원하게 마시려고만 하이볼 같은 칵테일을 만든 건 아닙니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인 1920년대는 금주법이 판치는 시대였지요(물론 위대한 개츠비 소설 속에서는 금주법 시대라는 걸 깨닫기 어려울 정도로 술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몰래 술을 마시기에 칵테일은 참 좋은 방법이지요. 마치 물이나 주스를 마시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실제로 미국에서 칵테일이 발달한 까닭이 금주법 때문이었다고들 합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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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핸즈 2013.12.09 10: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어떤 작은 바'의 사진이 낮이 익은데요? ㅋ 혹시 석촌호수 쪽의 카페루이 아닌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