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이 안된 식당, 석촌호수 옆 마당갈비

푸짐한 갈비와 뜨끈한 국물이 어우러진 갈비탕. 상상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도는 음식입니다. 잘 삶은 갈비는 쫄깃한 느낌으로 입 안을 행복하게 만들고 살짝 달콤하면서도 진한 국물은 힘들고 지친 위장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서 가끔 갈비탕을 찾습니다.

봄 바람이 차게 불던 날, 모처럼 갈비탕이 먹고 싶어 한 곳을 소개 받았습니다. 송파 맛집에 소개한 적이 있는 군산 오징어에서 20여 미터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마당갈비'라는 집입니다. 갈비탕 값이 약간 세지만 고기도 넉넉하고 반찬도 깔끔하다 해서 일부러 찾아 갔습니다.

주차할 때부터 느낌이 좀 묘합니다. 주차 해준다고 팻말은 있지만 정작 차는 직접 대랍니다. 뭐, 그거야 어려울 것 없으니 혼자 잘 댔습니다(사실 음식이 맛있었으면 이런 건 시비거리도 못 됩니다 ^^). 갈비탕을 시켰지요. 메뉴판에 보니 가격은 7천원. 갈비탕이 그 정도면 많이 비싼 편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잠시 후 반찬이 나왔습니다. 어랏~ 반찬 담긴 느낌이 영 이상합니다. 깔끔하게 담기지 않고 뭔가 엉성합니다. 김치도 있는 것들 막 주워담은 그런 느낌입니다. 기분이 영 이상해서 김치에는 젓가락도 대지 않았습니다. 요즘 식당 가면 김치를 예쁘게 썰어서 배추 겉껍질로 잘 싸서 나오지요? 예쁘게 나온다는 것 외에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손대지 않은 새 반찬이란 뜻이지요. 그런데 이 집 김치, 엉성하니 마치 다른 사람들이 먹던 거 그냥 담아 준 느낌입니다(부디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요),

영 불안한 느낌인데 갈비탕이 나왔습니다. 대여섯 대 정도의 갈비가 들어 있는데 이거 살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뼈에 조금 붙어 있는 걸 살이라고 보기엔 너무 빈약하고, 심지어 이거 고기 뜯다 남은 거 아니야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돕니다. 갈비가 그러니 국물이 맛이 있을 리가 있나요 그냥 좀 달고 짭짤하기만 한 국물. 도저히 그냥 먹을 수가 없어서 매운 양념을 막 풀어 넣어 먹었습니다.

옆 테이블도 두 사람이 와 앉았습니다. 주인하고 아는 척을 하길래 자주 오는 사람들인가 했습니다. 그들도 갈비탕을 주문하길래 어떻게 나오나 지켜봤습니다. 우린 처음 가는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단골인 듯 하니 좀 다르게 나올까 싶어서였죠. 다르게 나왔다면 한 판 하고 나올 거였는데, 뭐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음식 맛이 그러니 이젠 모든 게 다 꼬투리 감입니다. 주방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평상복 차림입니다. 모자 같은 건 당연히 안 썼지요. 그냥 홀하고 주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음식도 담고 뭐 그럽니다. 마지막으로 계산하는데 카드 영수증도 한 손으로 내밉니다. 뭐 꼭 두 손으로 받아야 맛은 아닙니다만 손님을 대하는 기본 자세는 아닌 듯 싶더군요.

소개해 준 사람한테 그 집 너무 이상하다 했더니, 깜짝 놀랍니다. 일 년 전만 해도 갈비가 푸짐했고 김치도 예쁘게 쌓인 채로 나왔답니다. 그런데 일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왜 이렇게 망가진 것일까요.

맛집을 찾아 다니다 보면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대로 나쁘지 않은데 기대치가 높아 실망하는 경우도 있고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괜찮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음식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니까 내 맘에 안 들어도 다른 사람 맘에는 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주관은 통하지 않습니다. 석촌호수 군산오징어 옆 마당갈비, 갈비탕 드실 분들은 절대 가지 마십시오. / FIN

Copyright 2006-2007 RayTopia.net. All Rights Reserved.

RayTopia 있는 모든 글과 사진은 RayTopia 소중한 재산이므로

상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하실 없습니다.

  • Favicon of http://widyou.net BlogIcon Widyou 2007.04.24 19: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초심을 잃은 맛집.. 인건가요?
    정말 아쉽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5 04:00 신고 수정/삭제

      초심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지만 ^^ 하여튼 지금은 영 아니었던 집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