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아포라

예전 티백엔 스태플러 침이 하나씩 박혀 있었다. 

손잡이용 실을 묶는 방법으로 스태플러를 쓴 것이다. 


그런데 이게 어느날 부터 문제가 됐다. 

마시는 음료에 쇳덩어리가 들어가 있으면 어떡해? 

이거 중금속 오염되는 거 아니야?

인터넷으로 이런 우려들이 순식간에 퍼졌다. 


그래서 스태플러는 사라졌다. 

요즘은 뭘로 붙일까? 풀 같은 걸로 붙이겠지. 

스태플러가 없어도 실이 티백에 붙어있긴 하니까. 



그런데 이게 참 우습다. 

티백의 스태플러는 절대 안되면서 

캔음료는 어떻게 마실까? 

알루미늄 캔에 든 청량음료나 맥주 

스틸 캔에 든 참치, 꽁치, 골뱅이 통조림 

이런 건 아무렇지도 않게 먹으면서 

티백에 묶은 스태플러는 안된다는 논리. 


살다 보면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들을 

무척 중요하게 여기면서 사는 일이 많다. 


이 일은 꼭 이 시간에 해야 해. 

이런 행동은 하면 안돼. 

이런 음식은 먹으면 안돼. 


이런데 얽매여서 쓸데없이 일을 만들고 

쓸데없이 몸과 마음을 피곤하게 한다. 


물론 저마다 근거는 있다. 

하지만 그 근거가 정확한 건지 

아니면 그냥 습관 때문에 그 근거가 중요하다고 우기는 건지 

정말 의미가 있는 건지 

제대로 생각해 본 적 있는가?


헬라어에 

'아디아포라'라는 말이 있단다.

우리 말로 하면 

상관없어, 중요하지 않아 

이런 뜻이란다. 


중요하지 않은 것들

대부분 형식과 틀에 얽매인 그것들을 따르느라

인생을 낭비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오늘은 그저 

아디아포라를 한 번 외치고 

조금이라도 자유를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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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ons 2013.01.15 02: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잘 읽었습니다.
    마음에 두고 싶네요. 아디아포라.

    좋은 날 되세요.

  • 날개 2013.02.22 11: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독일산 유기농 요기티를 자주 마시는데요, 늘 쬐꼬만 스테플러침이 껄적지근했어요. 그대로 마시다가 어느 날부터 티백의 길다른 끈을 컵의 손잡이에 감아놓으니 스테플러침이 물에 잠기지 않더군요. 물론 250ml 짜리 긴컵이라서 가능하지요. 아무래도 뜨건 물에 수분간 잠겨 있는 것보다야 안잠기는 것이 훨 나을테니까요. 스테플러침에서 어떤 유해물질이 나올까싶어 검색하다가 예꺼정 흘러 왔드래요. 물론 이몸은 캔 제품은 일체 먹을 일이 없더군요. 아디아포라! 그래요! 티백의 스테플러침 정도는 핸폰 전자기파에 비하면 아디아포라죠. ^^ 해피데이!

아버지와 면도기

아버지 얼굴이 말끔했다.
면도를 하신 게 틀림없다.
잘 하셨는데, 군데 군데 긁힌 상처가 보인다.

“아버지, 면도하셨어요?
와, 깔끔하게 잘 하셨네.
그런데 면도 날은 다른 걸 좀 쓰세요. 상처 났잖어.”

“그래? 전기 면도기가 고장나서.”

쿵.
그랬다. 전기 면도기가 고장나서
그것도 한참 한참 전에 고장나서
아버진 칼 면도기를 쓰셨던 게다.

‘에이참. 노인네.
고장났으면 고장났다고 말씀을 하시지.’
속으로 혼자 궁시렁 거리며
인터넷 쇼핑몰에서 전기 면도기 하나 샀다.

아들은
가끔 아버지가 남자라는 사실을 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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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배

요즘 일주일에 한 번씩
SK텔레콤에서 비즈니스 파트너에게 공짜로 가르치는 
AIM / Advanced IT Management 교육을 받는다.

연세대학교 정보대학원 교수님들을 비롯해
고대, 건대 등등 유명한 교수님들이 강의를 하는데
실무에서 필요한 이론들을 아주 재밌게 가르치셔서
아, 나도 대학원이나 가볼까 그런 생각을 하는 중.

그중에서도 내가 특별히 기대했던 과목이 있었으니
‘그리스 신화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라는 과목이다.
건국대학교 교양학부 철학박사 김길수 교수님이 가르치신다.

그런데,
잔뜩 기대했는데, 처음에 완전 졸린 목소리 톤인거다.
으, 두 시간짜린데, 죽겄네라고 생각했으나
정말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강의 짱! 그리스 신화에 그리도 많은 비밀이 숨어 있다니!

그런데 강의 도중 스파르타 얘기가 나왔는데
교수님이 정색을 하면서 이러는 거다.

“스파르타 하면 사람들이 뭘 생각하는지 아세요?”

뭘까? 스파트타식 교육? 뭐 그런 건가 보다 하고 있는데

‘영화 300’이란다. 아, 그렇겠다 싶었다.
그런데 교수님 말씀이, 300은 완전 나쁜 영화란다.

서양철학, 거기서도 플라톤을 전공하셨다는 교수님이
나쁜 영화라고 정색하시니까
당연히 내용에 뭐가 문제가 있으려니 했다.
그런데, 그런데…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내용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말씀 안 하셨음 ㅋ)

남자의 배는 말이죠, 내 배처럼 둥근 거에요.
절대로, 절대로 초콜릿 모양이 될 수 없는 거에요.
남자의 배를 왜곡한 그 영화는, 몹시 나쁜 영화에요.

맞다. 남자의 배는, 네모 각진 것이 아니라 둥근 것이다.

역시 인생은 배워야 할 것 투성이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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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레임을 넘기고, 새 인연을 기다리다

살면서 사람을 만나는 건, 당연히 인연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사람 뿐이 아니다. 사무실도, 집도… 무언가 인연이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그 인연들 때문에, 지금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행복하다고. 

참 어렵고도 힘든 과정을 지나 미디어브레인을 창업한 게 벌써 6년째로 접어든다. 회사 만들고 처음 1년, 집에 월급 못 갖다 준 건 기본이고, 이런 저런 일을 해보자고 흔히 말해 뻘짓한 것도 꽤 많았다. 배는 고팠으나 시간은 참 많았던 그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며 낮술을 기울였고, 뜬금없이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 지방으로 차를 몰고 떠난 적도 많았다. 그 때가 좋았을까. 남은 감성은 그 때를 그리워해도, 솔직히 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너무 힘든 날이었으니.

재미 삼아 직원 이메일에 001, 002를 붙였고 다른 직원들 급여를 안정적으로 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003, 004를 뽑기 시작하면서 회사가 숨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일도 많았고, 사장님과 내 급여도 안정됐고, 좋은 클라이언트를 많이 만나면서 회사도 조금씩 성장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늘어난 회사는 003을 보냈으나 010까지 뽑아 총 9명.


지난 번에 무슨 일로 기업 상담을 받다가, 누군가 내게 그랬다. “직원들이 잘 옮기지 않는 걸 보니까, 회사가 꽤 괜찮은가 봐요?” 난 이렇게 대답했다. “다들 재미있게 일해주니 외려 고맙지요”

기왕이면 무슨 일을 해도 재미있게 하자고,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회사를 만들자며 소주 잔을 기울였던 그 희망을 난 여전히 안고 산다. 솔직히 회사가 어찌 즐겁기만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서로 받은 스트레스가 있고, 서로 바쁘다 보면 누군가를 챙겨주지 못해 서운할 때도 많은데. 하지만 여전히 회사를 즐기고, 지켜주는 직원들을 보면서 절대로 불가능한 희망은 아니라 믿는다.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회사, 미디어브레인.

그리고 이제, 011을 뽑는다. 누군가는 나중에 올 임원을 위해 좋은 번호를 남겨놔야 하지 않겠냐고 고마운 제안을 주셨으나, 어차피 번호를 만나는 건 운명이고 인연이라 여긴 지금, 번호를 아까와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 어쨌거나 이 다음에 들어올 011은 운이 꽤 좋은 편일게다. 그래, 항상 내가 주장하듯, 먼저 들어온 넘이 장땡인 거다.

지금까진 사람 뽑기 위해 사장님과 내가 항상 먼저 움직였다. 그러나 011 만큼은 팀장인 009와 011의 사수가 될 006에게 맡겼다. 사람을 뽑기 위해 블로그에, 페이스북에, 트위터에 공지를 올리는 모습들을 보며, 내가 그네들을 뽑았을 때 느꼈던 그 설레임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누군가, 그 설레임에 동참하길 기대하며.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 미디어브레인과 함께 할 상콤발랄 신입사원을 찾습니다

PS> 아무리 설레임을 맡겼다고 직원 개인 블로그에서 채용 공고를 내다니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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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범 2011.01.26 10:0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짝.짝.짝. 이어요..^^

  • 풍류대장 2011.01.28 21:3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011의 의미는 좀 심장하군요..(뭥미?..ㅋㅋ)
    저도 참 즐겁게 일을 하긴 하는데..
    돈 그놈은... 쩝~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BlogIcon 그린데이 2011.01.31 23: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왠지 레이님 글에서 설레임이느껴져요. 미디어브레인의 경영 철학에 잘 맞는 즐거운 인재 011호. 누가 될지 저도 궁금한데요?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11.02.06 21: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하는 일이 있는 저까지도 솔깃해지는 미디어브레인의 채용공고! ^-^
    요즘들어 가슴 뛰게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고 있어요.
    아마 미디어브레인 식구들은 일하면서 자주 가슴 뜀을 느끼리라 믿고요.
    001, 002... 로 붙이신다고 하니 제가 대학 때 인턴했었던 회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ing로 이메일 주소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dreaming, thingking, feeling 등... ^-^

  • 2011.03.04 13:47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미련한 다이어트5] 다이어트, 이건 사람 사는게 아니야

살 좀 뺐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 결과만 보지, 그 과정이 어떤지는 사실 잘 모른다. 하긴, 나도 결과만 보고 덜컥 따라 했지 그 과정이 이렇게 힘들다는 걸 알았다면 아마 시작도 하지 않았을 거다. 아마 한 번 더 하라면 못할 지도. 

5월 12일 다이어트 시작한 이후로 3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예전보다 80-90% 정도를 먹으면서 69kg을 유지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술도 마신다. 대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늘었다. 점심 먹고 삼십분 정도 걷기, 집에서 위핏을 이용한 근력 운동,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걸어서 출근하기 뭐 이런 정도다. 어쨌든 아직은 꽤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한 셈이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다. 끊이지 않고 유기농 채소를 사와 샐러드를 만들어 댄 아내, 아빠 때문에 풀밭이 된 식단을 불평하지 않고 잘 먹던 딸이 아무래도 일등공신이다. 다이어트 기간엔 외식 한 번 못했는데 불평하지 않았고 주말마다 기운 없다는 핑계로 꼼짝하지 않는 아빠를 들볶지 않았다. 정말 먹고 싶은 게 있을 땐 둘이 나가서 먹고 오는 눈치긴 했지만! 

회사 동료들도 꽤 많이 참았다.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회사에선 누구 한 사람이 밥 안 먹는다고 하면 꽤 신경 쓰인다. 특히 그 사람이 살림 책임지는 사람이라면 더 그럴 거다. 게다가 눈치 보여서 간식도 제대로 못 먹었지, 회식도 제대로 못했지... 진짜로 내가 다이어트 하는 두 달 동안 - 묘하게 사장님도 저녁을 안 드시는 다이어트를 하셨던 까닭에 - 우리 직원들은 회식 다운 회식을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다이어트가 끝나던 날, 그래서 거하게 먹기는 했다. 난 그 날 마무리가 기억이 안 나고 ㅜㅜ 

수백 명의 애인들(!)도 절대적으로 도와줬다. 보통 사람을 만나면 뭔가 맛난 걸 먹어야하는데, 채소 도시락을 싸오지 않나, 식당에 가도 먹는 게 비리비리 하질 않나, 만나는 사람으로선 짜증 날 수밖에 없을 텐데도 잘들 견뎌주셨다. 그 수많은 애인들은 요즘 내가 너무 살이 빠져 볼품없다는 이유로, 다시 살찌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믿거나 말거나! 

자,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 무엇보다 살 빼고 나니 좋은 건 몸이 가벼워졌다는 거다(사실 이건 말할 것도 없는 장점이다). 게다가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자잘한 질병들이 대부분 없어졌다. 속이 항상 더부룩하고 가스가 찼던 것(화장실 가기가 얼마나 편해졌는지), 아침마다 일어나면 어깨를 비롯해 온 몸이 쑤시고 아팠던 것(이건 요즘 꾸준히 운동을 한 탓이기도 하겠다), 샤워하고 나면 온몸이 가려웠던 것(이건 음식을 조절하면서 식품첨가물을 거의 먹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손을 비롯해 몸이 붓던 일(붓지 않은 생생한 손 느낌이란) 등이 모두 없어졌다. 살 빼지 않았으면 도저히 몰랐을 인생의 즐거움이랄까! 

하지만 이를 위해 정말 많은 걸 희생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다이어트 기간엔 제대로 먹지 않아 힘이 없으니 인생이 재미가 없다. 성격도 예민해지고, 우울하다고 표현해야할까 항상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 좋게 말하면 기운 없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성질부리는 거다.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아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고, 한 번 낸 화가 잘 풀리지도 않는다. 이런 나를 받아주느라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생각하면 그지 없이 미안하다. 

게다가 외식 절대 금지다 보니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술 자리는 당연히 없고 한동안 외부 사람들과 연락을 끊거나 약속을 정중하니 밀어야 했다. 이게 한 두 달 쯤 되다 보면 사람들이 연락을 안 한다. 사람들과 멀어진다는 거, 이거 견디기 힘든 일이다. 이건 사람 사는 게 아니야,라며 매일 투덜대기도 했으니. 살 뺀 이후 그거 복구하느라 열심히 술 달리고 있다 ㅜㅜ

마지막으로 하나 더 꼽으라면 맞는 옷이 없어 옷을 다 다시 사야 해서 옷 값이 많이 든다는 것도 큰 아픔이다. 옛날 옷을 입으면, 진짜 사람 없어 보인다.  

다이어트 끝나고 먹는 양을 조금씩 늘리다 보니, 세상 모든 음식이 어쩌면 다 그렇게 맛있는지.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느꼈고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면 인생이 얼마나 재미없는지도 깨달았다. 

내 얘기를 듣고 주변에서 다이어트 하겠다는 분들이 많다. 한약은 어디서 샀느냐, 식단은 어땠으며 운동은 어떻게 했느냐 등등 물어본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해 보니, 사람마다 모습이 다르고 신체가 다르고 상황이 다른 것처럼 다이어트 방법 역시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처럼 많이 먹고 덜 움직이던 사람은 굶으면서 다이어트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적게 먹는 사람이나 이런 저런 일로 신경 많이 쓰는 사람은 이런 식으로 다이어트해선 성과도 없을뿐더러 몸이 많이 힘들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니 결국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를 찾는 것이 몸도 버리지 않고 살도 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우리 사무실 식구 중에 나를 포함해 네 명이 지난 세 달 동안 살을 많이 뺐다. 이 중에서 굶은 건 나뿐이고 다들 간식이나 저녁식사 양을 줄이고 운동하면서 뺐다(그걸 보고 있노라니 굶은 게 억울하긴 하지만!). 

이제 겨우 4개월째 접어들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글을 쓰는 게 부담스럽고, 지나고 나니 다이어트가 참 쉽지 않았고 참 미련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방법은 현명하게 찾아야하지만 행동은 미련하게 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식단과 습관을 바꿔 다이어트를 했으니 이 식단과 습관을 잘 유지하면서 기왕 얻은 기쁨을 지키는 것이 큰 숙제다. 뭐, 요즘 같은 분위기론 별로 걱정 안해도 될 듯하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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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pp19in.egloos.com BlogIcon 뽀다아빠 네모 2010.08.26 10: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헐! 참 대단하십니다....저도 눈 병때문에 술을 한 달을 못 마셔...덕분에 간이 좋아 졌지만(?)

    지금은 다시 달리고 있습니다. 잠깐 끊었던 술 맛이 얼마나 좋던지....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6 10:54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 잠깐 멀리 했다가 마시는 첫 술.
      눈물 난다이. ㅋ

  • Favicon of http://echoya.com BlogIcon 에코 2010.08.26 17:1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비포앤에프터샷이라도 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7 10:43 신고 수정/삭제

      샷이 머가 필요해
      직접 와서 보셔요 ㅜㅜ

  • Favicon of http://www.iloveuk.kr BlogIcon 행복한꼬나 2010.08.29 20: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축하드려요. 비포앤에프터샷 없나요?? :) 헤헤헤
    그럼 이제 미디어브레인의 만찬은 사라진거에요? 최고였는데.....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9 21:06 신고 수정/삭제

      요즘은 바빠서 만찬은 못하고
      나가서 먹는다네 ㅋ

      (진짜 왜 이르케 바쁠꼬? ㅋ) 꼬나 언제 온다냐 ㅋ

생일 후기

나이를 먹다 보면, 생일이란 거, 그렇게 특별한 느낌이 없다. 물론 앞 자리 초가 하나씩 늘어날 때는 좀 심란하지만,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슬슬 받아들여야지. 대신 우리 집에선 뒷자리 초는 안 꼽는다. 나는 네 개, 엄마는 여섯 개, 아버지는 일곱 개. 이런 식이다. 


그래도 이번 생일은 지난 몇 해보단 조금 더 특별했다 할까. 생일날 12시가 되자마자 정확하게 들어온 딸 아이의 축하 문자(물론 예약 전송이었겠지만!). 자기 방 서랍 어디를 열어보면 편지와 선물이 들어 있단다. 이 녀석, 자기 없는 동안 아빠 생일 있는 게 마음에 걸렸던지 출국 전날 부랴부랴 편지를 쓰고 선물을 사와 자기 방에 감춰뒀던 모양이다. 편지에는 내내, 아빠 감동 먹었다고 울지마, 라고 써 놨다. 이래서 한 번 눈물 보이면 책 잡히는 거다. ㅜㅜ 


이메일 쓰면서 편지 쓰는 재미를 붙이셨던지 우리 엄마. 선물이라고 담아준 현금 봉투에, 이메일이 아닌 실제 편지를 쓰셨다. 아들이 뭐 그렇게 거짓된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흐음, 그렇다고 내 삶이 모두 진실일 순 없겠으나) ‘진실하게 살고 승리하라’고 쓰셨다. 엄마, 그저 건강하게 잘 자랄게요,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손녀가 중학생이 돼도, 아들은 그저 아들일 뿐일 테니. 


사장님이 손수 가서 사오신 케이크. 케이크를 만들고 글씨를 써 준 분의 마음도 고맙다. 초에 불을 붙이고 미디어브레인 식구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는 기분, 참 묘하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함께 만난 식구들에게 그저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많이 즐겁게 일할 수 있기를. 


선물로 받은 갈색 노트엔 날마다 한 마디씩 적어보겠노라고 다짐을 하나, 이제 겨우 하루치 소감을 적었을 뿐이다. 내용을 공개할 순 없지만, 메일 보다 긴 문자(내가 지금까지 받은 그 어떤 문자보다도 긴)을 보낸 주일학교 제자에게도 고마움을. 


그리고 과분한 선물 하나. 내게 어울리는 선물일지 모르겠으나, 안 어울리면 선물에라도 나를 맞추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생일은 지났고, 다시 일상이다. 생일이라고 들뜬 기분도 아니었고 뭐, 시끌벅적한 파티도 없었고, 그렇게 또 한 살 나이를 먹었다. 나이를 먹는 만큼, 더 지혜롭게 살아야 할텐데, 나는 아직도 조급하고, 속이 좁고, 넓게 보지 못하니 어느 만큼 더 먹어서야 좀 더 어른답게 살까 그저 고민만 가득하다. 

생일을 축하해준 내 모든 사람들. 고맙다는 말 외에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하긴 사랑한단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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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를 들으며 드라이피니시d를 마시다

소나기는 피해가는 법, 이란 말을 요즘 들어서야 실감합니다.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땐 소나기 정도 맞는다고 인생 꿀꿀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했었지요. 소나기를 만나면 잠시 피하면 될 걸, 그땐 왜 그렇게 비를 다 맞고 다녔던지 - 심지어는 우산 살 생각도 못하고 - 지금은 잘 모르겠습니다. 

주말, 모처럼 마트에서 쇼핑하고 집 앞에 차를 주차했는데 조금씩 내리던 비가 갑자기 쏟아지는 겁니다. 예전 같으면 그저 비 좀 맞고 집까지 뛰어가고 말았을 것을, 좀 불편해도 우산 하나 챙겨 들고 가면 그럭 저럭 갈 것을, 왠지 차에서 내리기가 싫었습니다. 

그래, 어차피 소나기는 지나가는 법, 그저 좀 있다가 내리지 뭐. 

의자에 몸을 깊이 묻고 후두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괜스레 여유를 떨어보려는데, 문득 뒷좌석에 실린 하이트 드라이피니시d 가 보입니다. 새로 나왔다던, 그래서 꼭 한번 마셔보고 싶었던 맥주여서 냉큼 집어들었던 거죠. 저거 하나 딸까? 


병을 하나 집어들고 뚜껑을 따려는데, 어, 이게 안 열립니다. 아, 병따개 있어야 하는구나, 난감해하는데 갑자기 제 가방에 있는 맥가이버 칼이 생각났습니다. 역시 남자는 주머니칼 하나 정도는 항상 들고 다녀야 하는 법입니다. 

드라이피니시d를 따고, 빗소리를 듣는데 살짝 서운합니다. 그래, 음악이 빠지면 되나. 미조구치 하지메의 첼로 정도면 아주 잘 어울리겠다 싶었습니다. 갤럭시S를 뒤져 미조구치 하지메가 연주한 셸부르의 우산을 찾아 볼륨을 한껏 올렸습니다. 

묵직하면서도 짜릿한 첼로와 불규칙하면서도 정감있는 빗소리, 거기에 날카로우면서도 깔끔한 드라이피니시d. 그저 편안했습니다. 아마 비가 더 많이 왔더라면, 음악이 좀 더 길었더라면 두 번째 드라이피니시d를 열었을지도 모릅니다. 

셸부르의 우산이 끝날 무렵, 빗줄기도 살짝 가늘어졌고 330ml 드라이피니시d도 어느덧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따라 올라올 줄 알았던 남편이 아직도 안 올라오니 이상해서 우산을 들고 내려온 아내가 빈 맥주병을 보고는 피식 웃습니다. 

됐어, 됐어. 이건 혼자 즐기는 거라고. 

냉큼 따라 타려는 아내를 말리고 짐을 들고 현관으로 뜁니다. 비는 아직 그치지 않았고 음악도 여운이 남았고 드라이피니시d의 기분좋은 쌉싸름함도 아직 혀 끝에 남습니다. 

이런 게 사람 사는 걸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이럴 때를 대비해서 맥주를 차 안에 실어놓을까 했지만, 원래 행복이란 의도해서는 안 오는 법입니다. 우연히 만난 소나기와 첼로와 드라이피니시d. 행복한 토요일 오후였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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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다이어트4] 적게 먹고 운동하면 요요란 없다

오늘은 다이어트 시작한 지 만 3개월이 되는 날이다. 시작할 때 몸무게는 82kg. 그리고 지난 일주일 내 몸무게와 체지방, 근육량 따위의 데이터는 아래 표와 같다. 카스에서 나온 전자저울로 잰 거라, 몸무게는 정확하겠지만, 나머지는 정확한지 어쩐지 잘 모르겠다. 표 맨 위에 있는 표준값 역시 카스 전자저울 설명서에 나온 걸 옮겼다. 


처음 1주는 채소만, 2주에는 두부, 달걀, 과일, 3, 4주째는 공깃밥 한 그릇 분량을 하루 세 번 나눠 먹었고 두 달째는 세 끼 식사를 다 하되 식사량을 평소의 반 정도로 줄였다. 일부러 줄인 것도 있긴 하지만, 한 달 동안 별로 먹은 게 없다 보니 두 달째 들어서서는 뭐 먹으려도 잘 안 들어갔다. 처음 82kg에서 시작해서 한 달 지나니 73kg을 기록했고 두 달을 넘어가면서 69~70kg을 기록. 결과적으론 두 달 만에 13kg 정도를 뺀 셈이다. 

석 달째부터는 예전 먹던 수준의 80% 정도로 음식을 늘렸고(자연스레 늘었다고 할까) 일주일에 1,2회 정도 술도 마시기 시작했다(사실 다이어트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이런 거다. 사람들하고 같이 어울려 놀지 못한다는 거). 그런데도 여전히 몸무게는 69-70kg 사이를 기록하고 더 늘지 않았다. 먹는 것도 예전 수준의 80% 정도까지 돌아왔는데 몸무게를 그대로 유지한다니? 여기엔 한 가지 비결이 있다. 바로 운동이다. 

내가 굶어서 살 뺐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해선 수분과 근육량만 줄어들지 살은 안 빠진다. 결국엔 요요 오고 잘못하면 몸 해친다며 걱정을 많이 했다. 나중엔 모르는 분까지 블로그에 와서 근육량 줄였을 거라면서 운동하라고 걱정해주고 갔다. 솔직히 처음엔 죽죽 살 빠지는 걸 보면서 기운은 없어도 기분은 은근 좋았는데 지나면서 슬슬 걱정이 들었다. 이거 이거 계속 빌빌대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드니 뭐라도 해야겠다 싶은 거다. 그래서 사실 3주째부터 슬슬 운동을 시작했다. 

3, 4주째는 배고파 힘도 없는데 뭔 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 말이 운동이지 사실 이 때는 스트레칭과 맨손 체조 하는 정도다. 기운 없어서 뭐 움직이려고 해도 못 움직인다. ㅜㅜ 예전에 기치료 받으면서 배웠던 맨손 체조 조금하고 닌텐도 위핏의 요가 동작을 따라 했다. 사실 닌텐도 위핏이 운동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헬스 갈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나 같은 사람한테는 밤에 집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닌텐도 위핏이 아주 훌륭한 수단이란 생각이다. 

난 위핏 체험단 아니다. 죄다 돈주고 샀다 ㅜㅜ


하여튼 닌텐도 위핏에 나오는 요가 동작들을 나름 꾸준히 따라 했더니 한 발로 서는 것도 좀 늘고 나름 몸이 조금 유연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거다. 서서 허리를 굽혀 손 끝을 발에 대다가 자주 하다보면 손바닥도 땅에 닿는 거 말이다. 처음엔 이삽십분 정도 하다가 슬슬 사십분 정도까지 시간을 늘렸다. 

두 달째 들어서고 조금씩 먹기 시작하면서 요가와 함께 근력운동을 따라했다. 팔굽혀 펴기, 누워서 상체와 다리를 들어 전신을 V자로 만드는 V자 만들기, 한 다리로 서서 다른 팔과 다리를 흔드는 등등을 따라 했다. 요가와 근력 운동까지 하면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밤에는 이렇게 운동하고 낮에는 점심 먹고 좀 걸었다. 사무실 주변 석촌호수 한 바퀴를 돌면 대략 2.6km. 사무실에서 오가는 거리까지 계산하면 대략 4km 정도 된다. 주말엔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이것 저것 근력 운동을 하기도 했고 자전거도 탔다. 

석 달째 들어서선 몇 년 동안 끊었던 골프 연습을 다시 시작했고 3kg 짜리 덤벨을 사서 이런 저런 덤벨 운동 흉내를 좀 내고 있다. 위핏하는 시간과 이런 저런 운동하는 시간을 다 합치면 하루에 두 시간 정도는 운동하는 셈이다. 물론 매일 이렇게는 못하고 주말 포함해서 일주일에 네 번 정도는 이렇게 한다. 

그런데다가 예전과 달리 몸을 좀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전엔 집에서 쉴 때 주로 누워 있기나 했지만 요즘은 재활용품 버리러 내려가고, 청소하고, 설거지도 하고 될 수 있으면 몸을 많이 움직이려고 애를 쓴다. 덕분에 와이프만 신났다. 

이게 겨우 3개월 됐는데 다이어트가 성공했네 어쩌네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적게 먹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몸무게는 더 늘지 않는다. 먹는 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꾸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먹는 양을 줄였고, 밥만 많이 먹던 예전과 달리 밥은 좀 줄이고 반찬을 많이 먹으며 쓸데 없이 이것 저것 많이 먹는 버릇을 고쳤다. 게다가 몸을 꾸준히 움직이는 건 기본이고. 

하지만 혼자 하는 다이어트는 정말 힘들다. 다음 번에는 다이어트 마지막 시리즈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도와줬는지, 다이어트 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것도 반드시 있다)는 점을 얘기해야겠다. 두둥!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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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no1salr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10.08.11 11:0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참..
    먹는 재미마저 없으믄..ㅠㅠ
    ※ 마이 먹고 마이 운동하는 건 안될까요..ㅋ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11 11:19 신고 수정/삭제

      그럼 쭉쭉 빠지지는 않겄지 머 ㅋㅋ

      쭉쭉 빠지는 재미라도 있으니 참고 했다네 ㅋㅋ 그거 없었으면 못했을 지도 ㅜㅜ

  • Favicon of http://monomato.com BlogIcon 모노마토 2010.08.11 14:2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 글에 적절한 광고가 하단에 뜨네요 ㅠㅠ
    양파 다이어트라니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11 15:02 신고 수정/삭제

      난 양파 먹고 다이어트 하지 않았음 ㅋ

[미련한 다이어트3] 밥 한 공기를 세 번에 나눠 먹다

다이어트 시작한 지 7주 만에 나는 정확히 10kg을 줄였고 두 달을 넘긴 지금 예전 식사량의 2/3 정도를 먹으면서 무사히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벌써 두 번이나 거하게 음주도 했고, 지난 주말엔 가족들과 거하게 고기로 외식까지 했는데도 몸무게는 변화가 없다. 사실 3개월 정도 기다려 요요 기간이 완전히 끝나면 다이어트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손가락이 근질거려 못 참겠다. 마흔셋 아저씨가 쓰는 한 달에 10kg 줄인 사연. 세 번째 이야기 시작이다.

다이어트 시작 첫 주는 오이, 당근을 주식으로 깻잎, 상추 같은 풀만 먹고 둘째 주는 사과, 두부, 달걀흰자, 토마토 등을 먹었다고 지난번 글에서 얘기했다. 둘째 주까지만 해도 줄어든 몸무게는 6kg. 둘째 주를 넘기고 셋째 주가 되면서 또 슬슬 음식이 물리기 시작했다. 따뜻하게 데운 두부는 얼마든 먹을 것 같더니 그것도 몇 번 먹으니까 더 먹기 어려웠다. 토마토는 원래 안 좋아하는 거니 더 찾아 먹을 일도 없고 달걀흰자도 슬슬 지겨워졌다. 이제 뭘 먹나. 게다가 몸에 기운 없고, 가끔 일어설 땐 현기증 나고 눈앞이 까매지는 현상까지 생기자, 솔직히 덜컥 겁도 나고, 살은 그만 빼더라도 밥은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사람 심리란 참 묘하다. 처음 시작할 땐 5kg만 빠지면 어디야, 라는 기분으로 시작했는데 막상 6kg을 넘어서니까 10kg 한 번 해볼까, 그런 생각이 드는 거다. 그러다 보니 먹는 일에 살짝 거부감이 생기기도. 게다가 배가 고프고 기운이 없으니 예민해져 뭘 먹을까 고민하느니 차라리 굶을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거식증이 다 이유가 있는 거였다.

더 빼야겠다는 도전정신과 이대로 빼면 큰일 나겠다는 걱정이 충돌한 끝에 도시락으로 합의를 봤다. 아침에 출근하면서 한 공기 분량의 밥과 마른 김, 국으로 도시락을 싼다. 한 공기 밥을 세 번에 나눠 먹는 거다. 그냥 밥만 먹을 수 없으니 마른 김에 싸서 양념장을 살짝 찍어 먹었다. 여기에 두부를 넣은 콩나물국, 무 된장국, 조갯국을 돌아가면서 함께 먹었다.

만날 채소만 먹다가 이렇게 두어 숟가락이라도 밥이 들어가면, 처음엔 어유, 배부르다. 입에서 풀 냄새 나다가 밥이 들어가면 기분도 좋고, 아까운 밥을 홀랑 먹을 수 없어 꼭꼭 씹다 보면 고소한 느낌이 끝내준다. 하지만, 중간에 멈춰야 한다. 한 젓가락만 더 먹을까, 말까... 진짜 사람 좀스럽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민했다. 먹던 걸 중간에 멈추는 게 이리 어려울 줄이야.

게다가 탄수화물이 무섭다. 한 번 들어가니 처음 먹을 땐 적은 양만 먹어도 괜찮으나 시간이 지나면 미치도록 공복감이 밀려온다. 물론 하루 세 번 여전히 한약을 먹어 식욕을 다스린다고는 하나, 적게 먹고 먹는 걸 멈춘다는 것. 정말 나는 도를 닦았다. ㅜㅜ

Boiled White rice
<제발, 이렇게 밥 한 번 먹어봤으면! 사진 출처 : "Flickr에서 kamath_ln님의 Boiled White rice">

사실 이런 글을 쓸 때를 대비해서 도시락과 김, 그리고 국 담아 다니던 보온병을 사진 찍어 놓으려 했으나, 그 모양새가 심히 처량해 차마 찍어두질 못했다. 다들 식사하러 나간 틈에 사무실에서 처량한 도시락을 까고 있는 모습. 별로 아름답지 못하다. 아마 찍었어도 그 사진은 쓰지 못했을 거다.

그래도 밥이라 그런지 질리지 않고 남은 2주를 버텼다. 아무래도 밥을 먹다 보니 어지럼증도 줄어들고(전혀 없진 않았다 ㅜㅜ) 살만했다. 힘들게 한 달 지나니 몸무게는 8-9kg이 줄어 73~74kg 사이를 오락가락. 솔직히 기대 이상의 성공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좋아할 일은 아니다. 이제부턴 살 빼기보다 더 어렵다는 유지하기로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모두 은근히 기대하던 그 요요, 나는 이제 요요란 놈과 한 판 전쟁을 벌여야 할 상황이다. /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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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런.... 2010.07.12 17: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신체중에 근육손실이 많이 되었을겁니다......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해주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7.13 09:08 신고 수정/삭제

      네, 사실 얘기를 아직 안 썼는데
      3주차부터 웨이트트레이닝 하고 있습니다 ^^

      고맙습니다

  • 말짜 2010.07.13 20: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술한잔 하자! 내가 쏠께~~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7.14 09:34 신고 수정/삭제

      그르셔

      나 요즘 술도 잘 마신다 ㅋㅋㅋ

  • BlogIcon 뽀다아빠 네모 2010.07.16 11: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다이어트 꼭 성공하세요....ㅋㅋ

    도시락 얘기가 나와서...저도 매일 도시락을 싸들고 다닙니다. 단 푸짐하게 많이 먹는 다는 사실....ㅋㅋ 후다닥...도망 갑니다....

[미련한 다이어트2] 채소, 쳐다 보기도 싫을 때가 온다

다이어트 시작한지 7주째. 나는 정확히 10kg을 뺏고 지금은 살 빼기 전에 먹던 식사 량의 절반을 먹으면서 무사히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주엔 거하게 술도 한 잔 마셨고 ^^. 사실 3개월 정도 기다려 요요 기간이 완전히 끝나면 다이어트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손가락이 근질 거려 못참겠다. 마흔 셋 아저씨가 쓰는, 미련하게 한 달에 10kg 줄인 얘기. 두번째 이야기다.

첫번째 이야기 : 한 달 내내 채소만 먹으라고? 내가 웅녀야?

엉겁결에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첫날부터 오이와 당근을 먹기 시작했다. 뭐, 방법은 간단하다. 한약 먹고, 삽 십분 있다가 오이나 당근 먹고. 이게 다다. 온종일 식사 때 밥 대신 이렇게 먹는다.


평소에 먹는 걸 줄여야지, 이렇게 갑자기 줄이는 게 말이 되나, 라고 나도 생각했는데 그 참, 희한하다. 아무래도 한약 때문이겠지. 이게 입맛을 싹 달아나게 한다. 오이랑 당근만 먹으니까 아무래도 기운이 없고 배가 고프기는 한데, 딱히 뭘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드는 거다. 보통 때 밥 한 끼 안 먹으면 배고프고 짜증 나고 그럴 텐데, 그저 기운만 없고 뭘 먹고 싶은 생각이 안 드니, 그저 가만히 있을 뿐이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굶는 다이어트를 하려면 주말에 시작해야 좋겠다. 안 먹으니 기운이 없고 이럴 땐 그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책 읽거나 TV 보는 게 최고다. 괜히 돌아다녀 봐야 먹고 싶은 것만 눈에 보이고 힘만 빠지니 말이다.

그렇게 첫 주말을 보내고(토, 일 이틀을 오이와 당근만 먹고) 월요일 출근했다. 이상한 건 아침이다. 채소만 먹었으니 다음 날 아침엔 배가 많이 고플 텐데, 아침이 되면 그냥 평소 아침 같은 공복감이 들 뿐이다. 마치, 아침마다 새로 돋아나는 프로메테우스의 간이라고나 할까(이거 대체 비유가 맞는 거냐 ㅜㅜ). 밤의 유혹만 잘 견디면 아침은 비교적 쉽다.

월요일 점심시간이 고비다. 우리처럼 아기자기한 사무실에서는 한 사람이 밥 안 먹겠다고 하면 괜히 다들 우울해한다. 나도 괜히 미안하고. 게다가 밥값은 회사에서 다 내주는데, 안 먹으면 나만 손해다. ㅜㅜ 하지만 이 모든 걸 이겨내야 한다. 솔직히 나중에도 다시 얘기하겠지만, 내 다이어트에는 동료의 도움이 컸다. 내가 밥 먹거나 말거나 자기들끼리 쌩~ 하고 가는 매정함(!)이라니. 덕분에 나는 혼자 오이와 당근을 씹으며 점심시간을 보내는데 쉽게 익숙해졌다. ㅋ

이건 웃자는 말이고, 사실 나 다이어트한다고 회식 한 번 안 한 동료들에게 그지없이 미안하다. 조만간 찐하게 회식 한 번 하자는 약속을 여기서 대신한다.

사람의 몸이란 참 신기해서 배고프면 그런대로 적응한다. 뱃가죽이 등에 달라붙는 느낌이 어떤 건지도 확실히 느꼈는데 한약과 오이, 당근만 먹어도 어느 순간엔 배부르다는 착각이 든다. 대신, 하루종일 기운이 없다. 나중에 다시 얘기하겠지만, 기운 없다는 거, 이게 다이어트에서 제일 힘든 거다. 몸에 기운이 없다는 건, 결국 사람 관계에서도, 일에서도, 모두 영향을 미친다. 기운 없는 게 결국 기분 우울한 걸로 연결되는 거다. 게다가 어지럼증도 생겼다. ㅜㅜ

하루, 이틀 오이와 당근만 먹다 보니 이것도 슬슬 물린다. 일주일쯤 지났을까, 집에서는 샐러드용 채소를 잘게 썰어주고 소스를 뿌려 먹으라 하나 기왕 참는 거 소스는 좀 참아보자 해서 잘게 썬 채소를 추가로 먹기 시작했다. 양배추, 깻잎, 고추, 양파 등등이다. 이렇게 해서 1주를 버텼다.

아참, 그리고 이 놈의 한약 때문인지 갈증이 엄청 난다. 보통 다이어트 할 때 물을 많이 마시라고 하는데, 물 마시는 거 사실 쉽지 않다. 그런데 갈증이 계속 나니 자연스레 물을 많이 마신다. 하루 1.5리터 정도는 넉넉히 마시는 듯. 문제는, 기운이 없어 물 뜨러 가기가 싫은 경우가 생긴다. ㅜㅜ

1주를 넘으니 흔히 하는 말로 입에서 풀냄새가 나기 시작한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채소는 더 먹으려야 먹고 싶지도 않았다. 차라리 굶고 말지,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채소가 싫어지니, 나도 모르게 다른 걸 찾게 됐다. 

엄마가 아들 다이어트 한다고 직접 만든 두부 ㅜㅜ 물론 이걸 다 먹진 않았지만!

2주차 부턴 아침엔 사과 한 쪽을 먹기 시작했다. 점심엔 오이와 당근을 먹고 저녁엔 토마토와 삶은 달걀흰자로 식단을 바꿨다. 연두부도 가끔 먹고, 두부를 데쳐 먹기도 했다. 풀만 먹다가 이렇게 먹으면, 야, 이게 사람 사는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든다. 여전히 몸엔 힘이 없고 기운도 없고 기분도 그저 그렇고, 어지럼증도 나지만 좋은 현상도 생겼다.

일단 82kg 나가던 몸무게가 꾸준히 줄어 2주를 넘기면서 무려 6kg이 빠졌다. 사무실에 전자저울이 있어(도대체 이 회사는 없는 게 뭐냐) 달아보면 매일 몸무게가 줄어드는 걸 알 수 있다. 솔직히 짜릿하다! 하긴 점심 과식하고 맨날 회식하고 하다가 안 먹으니 그렇게 빠지는 건 당연하겠지. 게다가 살만 빠진 게 아니다. 일단 먹는 게 적고 채소만 먹으니 속이 편하다. 속에 가스차는 현상은 당연히 사라졌고, 화장실도 하루 한 번, 깔끔했다. 게다가 신기하게도 얼굴 피부가 매끈해졌다!

먹는 걸 포기하면 이런 좋은 일도 생기는구나, 그런 생각도 들 정도로 몸이 달라진다. 하지만, 아직 끝난 건 아니다. / Contin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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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말짜 2010.07.11 16: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우!! 핸썸보이됐겠는걸! 마눌님이 좋아하겠다~ 딴남자랑 사는거 같을거아냐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7.12 14:06 신고 수정/삭제

      핸섬한 건 없고 ㅜㅜ
      없어 보인다는 얘기를 듣는다네 ㅜㅜ

[미련한 다이어트1] 한 달 내내 채소만 먹으라고? 내가 웅녀야?

다이어트 시작한지 7주째. 나는 정확히 10kg을 뺏고 지금은 살 빼기 전에 먹던 식사 량의 절반을 먹으면서 무사히 체중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주엔 거하게 술도 한 잔 마셨고 ^^. 사실 3개월 정도 기다려 요요 기간이 완전히 끝나면 다이어트 일기를 쓰려고 했는데 손가락이 근질 거려 못참겠다. 마흔 셋 아저씨가 쓰는 한 달에 10kg 줄인 얘기. 지금부터 시작이다.

두 달 쯤 됐을까. 그러니까 5월 초였다. 장모님 생신이라 처가엘 갔는데, 나보다 세 살 많은 손위 처남, 분위기가 확 달라져 있었다. 뭘까, 이 특별한 분위기는... 하다가 처남이 일어선 모습을 봤는데, 오 마이 갓. 정답은 배였다. 불과 몇 달전만 해도 출산일을 앞둔 임산부 만했던 처남의 배, 그 배가 사라지고 없었던 것이다.

“아니, 형님 애 낳고 왔어요?” 농담을 던졌지만, 사실 나는 내심 놀랐다. 허리 둘레가 3인치 줄었다는 말을 듣긴 들었는데 실제로 보니까 와, 사람이 살을 빼니까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그런 생각이 들었던 거다. 안 그래도 슬슬 늘어나는 몸무게 때문에 은근 걱정을 좀 하고 있었는데 요거, 슬슬 자극이 됐다.

집에 돌아와서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도 한 번 해볼까, 그런 마음을 먹는 찰나에 딸 아이가 불을 질렀다. “아빠도 살 빼세요. 살 빼면 뽀뽀 천 번 해드릴께요.” 그래서 결국 하기로 했다. 나도 살 한 번 빼보지 뭐.

당시 난 82kg이었고 사실 조금씩 늘어나는 몸무게가 좀 부담스럽긴 했었다. 남들은 그 정도면 보기 좋다고 말하지만(특히 엄마, 아버지), 매번 꽉 긴 바지 입기가 힘들었고(그렇다고 허리 사이즈 36을 살 순 없잔아 ㅜㅜ) 앞으로 나오는 배도 더 봐줄 수 없었다. 오랫만에 만난 사람들마다 ‘어유, 얼굴 좋아지셨네요’라는 얘기도 듣기 싫었고 그러다 보니 솔직히 다이어트 해 볼 생각이 없었던 것도 아니다. 작년 연말 우리 회사에선 다 같이 살을 빼기로 하고 가장 많이 뺀 사람에겐 무려 70만원의 상금을 주겠다는 다이어트 펀드를 운영하기도 해 먹는 걸 살짝 줄여보고 걷기도 했었다. 그러나 문제는 저녁. 항상 과한 저녁에 운동이라곤 하질 않으니 몸무게가 줄어들리가 없었지. 결국 다이어트 펀드는 날라가고(아무도 살을 안 뺐으니) 몸무게도 그대로였다.

어쨌든 처남을 보고 자극도 받고 딸 아이도 부추기고, 나도 빼야겠다는 생각이 없진 않았으니, 비유가 맞을지는 모르겠으나 울고 싶은데 빰 맞은 격이 됐다. 까짓거 하지 뭐. 많이는 필요 없고 그저 바지나 좀 편하게 입었으면 좋겠네,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오이와 당근만 먹다 보면 꿈에 당근이 덤벼든다 ㅜㅜ <사진 출처 : Flickr by thebittenword.com>

처남은 한 달 내내 채소만 먹었단다. 그런데 그냥 채소만 먹으면 허기지고 배고파서 한약을 같이 먹었다고. 아이고, 한 달 동안 술 끊고, 채소만 먹으면 당연히 살 빠지겠네. 한약은 굳이 먹을 필요가 뭐 있나 그런 생각도 했지만, 사실 굶어봐서 아는데, 나는 배고프면 이성을 잃는다. 일도 잘 안되고, 집중할 수도 없고, 게다가 예민해져서 짜증도 많이 난다. 그러니 쌩으로 굶을 수는 없고, 한약이 배고픔을 덜어준다니 뭐 따라 먹기로 했다.

내 마음이 변할까 겁났는지 아내가 득달같이 주문한 한약이 도착했고 아무래도 움직일 일이 없는 주말부터 다이어트를 시작했다. 한약 먹고, 오이와 당근 먹고, 기운 없으니까 꼼짝없이 앉아서 책 읽고, TV 보고... 기운 없다고 가족들도 건드리지 않고 가만 내두니 몸은 은근 편했다. 그렇게 빌빌거리며 오이와 당근 만으로 식사를 하고 주말을 보냈다. / Continue

다음 편으로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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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monomato.com BlogIcon 모노마토 2010.07.01 17: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 체험기가 완성되면.. 저도 한약을 주문할지도 모르겠어요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7.01 17:21 신고 수정/삭제

      체험기와 상관없이 당신은 내가 변하는 걸 다 봐놓구선 왜 그르셔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yamyong.com BlogIcon 얌용 2010.07.01 17:3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말 자극받아서...저도 빼야겠어요...ㅜㅜ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7.02 09:00 신고 수정/삭제

      자극이 됐다면 좋은 일이겠지요? ^^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집짱 2010.07.02 08: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술을 줄이신게 가장 큰 요인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데요...
    전 줄일 술도 없고, 정말 밥을 줄이는 수 밖에 없겠군요.
    야채만 먹어야 할까요? ㅎㅎ

    암튼 레이님의 작은 도전 / 성공 축하드립니다.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7.02 09:01 신고 수정/삭제

      ㅎㅎ 살찌는 원인은 백만가지 쯤 되고
      살빠지는 방법은 두어가지 쯤 되니...

      빼는 건 쉬워도 유지하는 게 어려울 따름일세 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10.07.02 09: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일식금주
    일식절주
    채식위주
    ㅋㅋㅋㅋ

그저, 메리 크리스마스 ^^

매년 성탄절이면 하얗고 빨간색들이 세상에 가득하지만 
아기 예수님이 태어난 말구유는 그저 회색빛이었을지 모릅니다 

 세상은 온통 떠들썩하고 유난스럽지만 
아기 예수님은 세상의 소란과 상관없이 그저 쌕쌕 잠이 들었을지도 모릅니다. 


 가끔 우리는 물질의 풍요로움을 쫓아가느라 정작 중요한 걸 잊고 삽니다. 

성탄절만큼은 적어도 올해만큼은 
 아기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와 
 그가 세상에서 겪었던 모진 아픔들 그저 한 번쯤 마음에 되새겨 볼 일입니다. 

 그럼에도, 그저 감사할 따름인 것은 
 아기 예수님이 세상에 오신 이유가, 우리를 위해서라는 것 

 아기 예수님의 지극히 단순하면서도 고귀한 목적조차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나쁜 사람들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 목적 자체가 비난받아서는 안됩니다. 

 즐겁게, 함께 나누면서 눈물겹도록 행복한 성탄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한 분 한 분, 일일이 전하지 못함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그저,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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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cafe.daum.net/shinjinju BlogIcon 풍류대장 2009.12.25 10:5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토록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낼수 있어 기쁩니다
    그분의 사랑안에서 하루하루 평안한 시간되길 바랍니다
    ...메리 크리스마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2.25 21:51 신고 수정/삭제

      일정이 하도 촉박해 송년회는 못했네요.
      대신 신년회는 꼭 같이 해요~ ^^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10.01.05 14:2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늦었지만, 말씀처럼 예수 탄생의 의미를 기리는 뜻에서라면 에브리데이 크리스마스라고라고라고라고 우기면서......메리 크리스마스~~~~
    2010년에도 "보기만해도 행복한 레이토피아"가 되리라 믿슘미다!
    건강하고 행복하세염~

돈 못 버는 공중전화, 버리실건가요?

휴대폰 집에 놓고 나온 경험 한 번 쯤은 있으시지요? 휴대폰 없이 밖에 나갔는데 급한 전화가 필요해서 공중전화를 찾았던 경험 해보셨지요? 그때 무슨 생각들 하셨나요? 전 이런 생각을 했었습니다. “젠장, 공중전화 왜 이렇게 없는 거야?”

휴대폰이 널리 보급되면서 길거리에서 공중전화 찾기가 어려워졌습니다. 예전에는 동네 앞 가게에도 있었고, 웬만한 건물 들어가면 그 안에 다 있었는데 지금은 지하철 역이나 가야 합니다. 길거리에서 공중전화 찾기도 쉽지 않은 일이고요. 그러다 보니 혹시 휴대폰을 놓고 나간 날엔 몹시 당황하게 됩니다.

얼마 전,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왠 할머니 한 분이 오셔서 전화 한 통만 쓸 수 있겠냐고 묻습니다. 그러시지요, 하고 전화를 빌려드리는데 미안하다면서 도통 공중전화를 못 찾겠다고 하시더군요. 공중전화를 찾아 헤맨 경험이 있는 저로서는, 할머니 사정이 이해가 됐습니다.

지금은 딸 아이가 휴대폰이 있지만, 휴대폰 없을 땐 학교 앞 공중전화를 이용했더랬습니다. 가끔 낯선 번호가 들어오면 딸 아이가 공중전화로 걸은 거지요. 어떨 땐 콜렉트콜도 들어오곤 했습니다.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늦겠다 어쩌겠다... 아직 휴대폰 없는 아이들이 부모와 통화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바로 공중전화입니다.


그런데 그 공중전화가 수익성 떨어진다고 이래저래 말이 많은 모양입니다. 사실 그럴 법도 하지요. 4천만대가 넘는 휴대폰이 보급되어 있는 상황에서 누가 공중전화를 쓰려고 하겠습니까. 공중전화를 설치하려면 선 깔아야죠. 부스 설치해야죠. 부스가 차지한 땅 사용료 내야죠... 이미 오래전부터 공중전화는 사실 몰락하고 있었던 건 틀림없는 사실입니다. 사업적인 면에서만 본다면 공중전화, 접어야 하죠.

그러나 문제는, 그 공중전화를 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라는 겁니다. 어린이들, 어르신들, 혹은 휴대폰 사고 싶어도 살 형편이 안되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일수록 쉽게 접할 수 있는 통신 서비스가 필요하고 공중전화는 그 유일한 대안입니다. 공중전화가 없다면, 이들은 어떻게 급한 연락을 하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본다면 공중전화는 돈을 벌기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 이제는 사회 복지 차원의 서비스가 되어야 할 겁니다.

2009년 10월 27일로 한겨레 인터넷 사이트에 올라온 기사를 보면, 보편적 서비스인 공중전화의 적자는 통신회사들이 매출별로 나누어 부담하고 있답니다. 그러니 통신사들이 이를 달가와할리 없다는 건 이해할만 합니다. 기업은 이익을 보고 움직이니 말이지요. 그런데 정작 방통위까지 나서서 사업 전반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말을 한답니다. <관련 기사 링크>

기업은 이익을 보고 움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는 이익을 바라는 조직이 아닙니다. 물론 국가 경영을 잘해서 돈을 많이 벌면 좋은 거지요. 그러나 돈 버는 건 기업이 할 일이지 국가가 할 일은 아닙니다. 국가는 국민 누구 하나라도 소외받고 무시당하지 않도록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겁니다.

공중전화의 수익성 문제에 대해 방통위에서까지 나선다는 말을 듣고 참 씁쓸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기업들이 못하겠다고 해도 방통위는 하라고 해야 하는 게 정상 아닐까요. 허나 이게 어디 공중전화 문제 뿐이겠습니까. 공중전화 사업을 검토하겠다는 이면에 4대강 사업에는 천문학적 예산을 쏟아 붓고 광고까지 하면서 결식아동 지원금을 삭감하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찾아보기 힘든 이 정부의 단면이 그대로 묻어나는 것 같아 그저 한숨만 나올 따름입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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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낡은 지갑 이야기

내가 널 처음 만난 건, 참 살아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던 그 해 여름이었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패를 겪었고, 그 실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나던, 혹은 내가 그들을 떠나던 그런 시절이었지. 그런 나를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던 그 누군가가 내게 널 선물했었어. 그저, 힘내라고 말이야. 그 사람은, 지갑만 주는 건 서운하다며, 일련 번호가 맞아 떨어지는 빳빳한 만원 권 두 장도 같이 넣어줬지. 그래야 지갑에 돈이 모이는 법이라면서.

그래서일까. 정들면 버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나였지만, 너에게만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야 했어. 그 땐 정말 힘들었었고, 그저 카드 몇 장이 너에게 담긴 전부였지만 왠지 나에겐 이런 지갑이 있다는 사실이 꽤 든든했었지. 이제 이 지갑을 채우면 될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일년, 이년, 삼년, 사년… 정말 정신 없이 살았어.

그 비 많이 오던 날 기억나니? 100미터도 안되는 길을 걸었을 뿐인데, 내 바지가 온통 젖어버릴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던 그 날. 엄청나게 내리는 비에 우산 챙기랴, 마트에서 산 물건 챙기랴. 바지 접으랴 정신 없는 와중에 난 그만 너를 떨어뜨리고 말았어. 사무실 빌딩 앞에 와서 출입카드를 꺼내려 할 때, 난 네가 사라진 걸 알게 됐지. 그 때의 그 당혹감이란. 네 안에 들어 있던 카드 몇 장이 내 삶을 유지하는 도구였는데 갑자기 그게 사라져버리니 어떡해야 할 지를 몰랐어.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마트 앞에서 바지를 추스릴 때 너를 흘렸을 것 같더라. 그래서 우산을 쓰는 둥 마는 둥, 그저 다시 마트 앞으로 달려 갔어. 바지는 이미 젖은지 오래고, 이젠 상의도 거의 젖어버렸지만, 난 그런데 신경 쓸 틈이 없었지. 그저 그 근처 어딘가에 네가 떨어져 있기만을 바랄 뿐. 하지만, 넌 거기 있을 리 없었지. 가뜩이나… 그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방송에서 내 이름이 들리는 거 아니겠니. “지갑을 분실하신, 000 고객님은 안전요원 근무지로…” 그 땐 그 소리가 정말 꿈에서 들리는 소리 같았어. 정신 없는 마음에 찾아간 안전요원 근무지에서 무사히 너를 돌려 받고, 고맙다고 두유 두 박스를 사주고 돌아섰던 기억이 난다. 옥외주차장 입구에서 주웠다고 하던데, 비를 조금이라도 덜 맞으려고 돌아다니던 길에 떨어 뜨렸던 모양이야. 살짝 젖은 너를 얼마나 애지중지 하며 말렸던지.

아찔했던 순간은 또 있었어. 어느 날 저녁에 누군가와 만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또 누군가를 만나러 택시를 타던 날이었지. 술이 좀 취하긴 했지만, 택시비를 주고 내린 건 틀림없이 기억하는데, 또 지갑이 사라진 걸 알게 된 거야. 술은 취했지, 사리 판단은 잘 안되고, 어쩔 줄 몰라 하다가도 용케 카드사로 전화를 걸어 분실 신고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길 바닥에 털퍽 주저 앉아 카드 쓸 때마다 날라오는 문자 메시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어. 틀림없이 혀가 꼬였을 테지. 

“데가요, 디갑을 분시랬나봐요… 카드를 이러버려서 신고하려고요… 아니요 제가 좀 취해서…”

바닥에 주저 앉아 반 쯤 풀린 목소리로 카드 분실 신고를 하는 걸 지나가던 아주머니 두 분이 보더니, “어, 이 분 지갑인가 보다"라고 말하더라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어. 아마도 틀림없이 꼬인 혀로 이렇게 말았을 거야.

“네, 껌정색 루이 xxx 장지가빈데요, 울 딸 사지니 드러있고요, 카드… “

“네, 맞네요. 여기 있어요.”

벌떡 일어나서 얼마나 고맙다고 말했는지 몰라. 맨 정신이었다면 지갑에 들어 있는 돈이라도 드렸을 지도. 그저 정신 없는 와중에 고맙다고 말로만 때우고 말았었던 거지. 그렇게 너를 찾은 것에 안도하면서, 그 날 더 신나게 술을 마셨을 지도 몰라.

그 뿐이겠니. 멀리 출장 갔다가 식당에 놓고 나오는 바람에, 근처에 있는 후배에게 전화해서 찾아 달라고 했던 일, 틀림 없이 차에 있겠거니 했는데 차에도 없고, 결국은 옷장 속 재킷에 있는 걸 만 하루 뒤에 찾았던 일… 이런 저런 사소한 일들이 많았는데, 결국 넌 항상 내게로 돌아왔지.

세월이 흐르면서 너는 조금씩 낡았고, 실밥도 조금씩 튿어졌어. 다행스럽게도 너는 점점 뚱뚱해졌고, 나는 슬슬 예전의 어려움을 잊어갔지. 그래도 가끔 너를 보면서, 네가 처음 내 곁에 왔을 때를 생각하곤 해. 문득, 나 요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도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이젠 새 친구가 왔어. 너하고 같은 출신이고, 너한테 정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다른 집 출신 애들은 영 맘에 들지 않더구나. 너에게서 한 장씩 카드를 꺼내 새 친구에게 넣을 땐, 참 묘한 마음이 들더라. 물론 너와 함께 선물 받았던 빳빳한 만원 짜리 두 장도 이사를 했지. 새 친구의 가장 깊은 곳으로 말이야.

나와 함께 많이 고생했어. 하지만 날 널 버리진 않을 거야. 새 친구에게서 뺀 스폰지를 채워 넣고, 새 친구가 나온 박스 안에 널 넣을 거야.  튿어진 실밥도 고쳐줄께. 그 곳에서 편안히 쉬고 있으렴. 어느 날 내가 문득 너를 열어 보고, 너의 낡은 흔적들을 어루만지면서  지나간 내 시절들을 돌이키며 열심히 살고 있을 그 날을 감사할 때가 반드시 있을 테니까.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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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버 2009.10.01 00:3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잠깐 주위를 둘러보면서 '내게도 가슴찡한 사연이 있는 물건이 있을까' 찾아봤더랬습니다. 누구에겐 사소하지만 나에겐 역사가 되어있는 어떤 물건들이 나를 위로해주고, 다독여주고, 일으켜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소중한 지갑이 꼭꼭 주인을 찾아오는 걸 보면서, 레이님 지갑이 주인을 잃어버렸을 때 얼마나 안타까워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사람 또 날두고 어딜간게야?"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0.01 09:10 신고 수정/삭제

      "이 사람 또 날두고 어딜간게야?"

      이 문장을 읽다 보니, 갑자기 아무 생각없이 내버렸던(!)
      물건들이 마구 떠오르는 걸요!

      멋진 댓글 고맙습니다. ^^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10.01 09:1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드뎌 사물과 대화를..(ㅡㅡ)b
    추석 지나믄 저랑도 좀 대화를..굽신..^^

    추석 잘 보내시구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0.01 09:11 신고 수정/삭제

      어여 오시게.

      사무실에 맛난 술 잔뜩 쟁여 놓고 있으니! ^^

      (난 요즘 진에 필이 꽂혀서리! ㅋ)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10.01 19: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잔 기울이며 그 아팠던 이야길 들려 달라면
    들려주실지...제 예감에 금번 추석을 레이님께선
    무척 잘 보내실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0.01 21:02 신고 수정/삭제

      흐음, 저야 뭐 항상~~

      추석 끝나고 아빠 번개 한 번 하시죠? 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10.07 15:5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참.. 신퉁방퉁한 지갑이구만.. 주인을 졸졸 따라다니니 말여.. ㅋㅋ

토양양을 보내며

아저씨 둘만 있던 사무실에, 야리야리하고(!) 이쁜 처자가 출근하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사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회사는 그 때까지 걸어왔던 긴 터널에서 막 빠져 나오려던 순간이었고,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누군가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할 때였지요. 전 직원이 두 명인 회사에서 사람 뽑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회사의 규모만 보고, 이 회사 월급이나 잘 나오겠어 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태반일테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토양양이 출근하겠다고 했을 때, 걱정 반 기대 반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어쩌면 걱정이 더 앞섰을 지도 모릅니다. 잘 적응이나 할까, 아저씨 둘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잘못하다간 예민한 마음에 상처나 받고 나가지는 않을까… 별 쓸데 없는 걱정이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처음엔, 좀 그랬습니다.

위기도 있었지만(위기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ㅋ), 토양양은 잘 적응했고, 기대했던 것 이상의 일을 해냈습니다. 글이야 원래 잘 쓰는 거 알고 있었고, 클라이언트 관리도 별 문제 없이 잘 해나갔습니다. 회사도 오랜 시간의 기다림을 거쳐 순풍을 만난 듯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일의 분량은 점점 많아지고, 강도도 세졌고, 일의 수준도 달라졌지만, 여전히 토양양은 자기 역할을 잘 감당해 냈습니다.

가끔은 그 나이 또래의 다른 여성들처럼, 삶의 무게에 힘들어 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쳐하기도 했습니다. 지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하고, 때론 농담도 건네고, 때론 달래면서 작은 몸집에 참 많은 걸 안고 살아간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뭐, 누구나 짊어질 수 있을 만큼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 법. 이럴 땐 작은 회사가 좋은 점도 있습니다. 아마도 회사가, 아저씨 둘이, 그녀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그저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고 사람도 늘고 일의 규모도 커졌습니다. 다 같이 노력한 결과 예상했던 것보다 보수도 올랐고 상여도 줄 수 있었습니다. 마냥 어린 줄 알았던 토양양도 발이 넓어져서 글을 쓰는 것은 물론 몇 개의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이끌어 갔습니다. 그렇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가끔은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이런 저런 번역까지 하고, 독립을 하고, 살아가는 모습도 조금씩 달라지는 토양양을 볼 때, 모든 점이 다 마음에 든다고 할 수는 없곘으나(! ^^), 꽤 기특했던 건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 토양양이 이제 회사를 떠났습니다. 처음 떠나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먹먹했습니다. 백년 만년 같이 있지는 않아도, 적어도 우리 회사에서 내 손으로 시집은 보내겠거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떠나고 싶다니까 딱히 할 말을 못 찾겠더군요. 그리고 한 달. 시간은, 정말 살처럼 흘렀습니다.


오늘 토양양을 보냈습니다. 환영회는 두 명이 해주었지만, 다행스럽게도 환송회는 여덟 명이 해주었습니다. 나중에 온 소님들까지 하면 열 한명. 많은 사람들이 함께 환송할 수 있어서, 그저 기뻤습니다. 원래는 인사불성 되기 전까지 먹어보자는 분위기였지만, 나중에 오신 손님들도 있고, 시간도 이미 늦었고, 그래도 뭐 비교적 멀쩡한 정신에 먼저 보냈습니다. 잘 가란 말을 하고 - 웃으면서 보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던지 - 책상에 돌아 오니, 그녀가 놓고 간 출입 카드가 보였습니다. 아, 그래, 정말 갔구나… 살짝 울컥하는 마음이 쏟아질 뻔 했습니다. 마음을 감추려 술을 마시고, 수다를 떨었습니다.

이 좁은 땅 덩어리에서 헤어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냐고 스스로를 달랩니다. 그저 할 말이 없어 어떤 일을 하든, 그녀의 앞 길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빌어 봅니다. 살다가 힘들 때, 그저 누구에게 수다라도 떨고 싶을 때 회사를 찾아주길 바랍니다. 우리가 회사라는 이름으로 만났지만, 같이 밥을 먹었던 식구였음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003이 우리 회사의 영원한 결번이듯, 언제나 자리가 비어 있음도 잊지 않길 바랍니다. 미처 못한 한 마디도 보태야겠습니다. 그 동안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말입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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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09.09.19 02: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포스팅을 보니 불청객이 들어닥쳐 죄송스럽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9 05:55 신고 수정/삭제

      에이고 별 말씀을.
      보낼 때 사람이 많아서 좋았다니께 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9.19 09:2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내맘도 이맘이여.. ^^ 아침에 이 글을 봐서 다행임..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9 10:14 신고 수정/삭제

      밤에 보셨으면 우짜실라고요 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9.20 05: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결국 003호로서는 못 뵈었군요..ㅡㅡ;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9 10:14 신고 수정/삭제

      003은... 언젠가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날지도 모르지~

      (글타고 003이 뭐 변신의 귀재란 말은 아니지만ㅋ)

  • Favicon of http://realfactory.net BlogIcon 이승환 2009.09.20 11: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아름다운 글입니다. 그 날 감사했습니다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20 11:43 신고 수정/삭제

      이 무슨 ^^

      그날 만나서 반가왔어요~ ^^

  • Favicon of http://wessay.tistory.com BlogIcon 위세이 2009.10.21 19:2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왜... 저는~ ㅠ.ㅠ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9.11.05 16:2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홍일점 토양양이 떠났군요... 저 출입카드가 정말 쓸쓸해 보이긴 하지만...
    이렇게 멋지게 보내주실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했다니 부럽기도 하네요. 선배의 마음이란
    그런걸까요?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데 읽다가 조금 울컥.
    (전 레이님 블로그에만 오면 계속 울컥 하는 듯. 오지 말까봐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1.06 09:32 신고 수정/삭제

      울컥닷컴으로 바꿀까요? ㅋ

      요즘 게을러서 업데이트를 자주 못해서
      뜨문 뜨문 와주셔도 정말 감사할 따름이지요 뭐~ ^^

첫번째 몰스킨, 그 마지막 장을 넘기며

생일 선물로 받은 워터맨의 단짝 노트를 찾다가, 비싼 값이지만 워터맨의 단짝으로는 이 정도는 되어야지, 라는 생각으로 몰스킨을 고른 건 지난 8월. 정확히 말하면 8월 27일부터 써오기 시작한 첫번째 몰스킨의 마지막 장을 거의 10개월 만인 5월의 마지막 날에 넘겼다. 생각해 보니, 이렇게 처음부터 끝까지 빼곡하게 무언가를 써낸 노트가 별로 없었다. 그러니 뭔가 흔적을 남겨야 할 듯 ^^

내가 쓰는 몰스킨 인포북은 한 손에 잡히는 사이즈에 192매가 들어 있다. 작은 크기에 그닥 많지 않은 페이지라 열심히 쓰기만 하면 금새 썼을 법도 한데 거의 10개월이나 걸리다니 그래도 중간에 버리지 않고 잘 썼고, 책을 읽을 때마다, 생각날 때마다, 회의할 때마다 적어둔 메모들을 필요할 때 잘 찾아 써 먹을 수 있으니 꽤 유용했다. 거기다가 적당히 뽀대도 나고(하긴, 이게 제일 중요하긴 했지만 ㅋ).

첫번째 몰스킨, 워터맨, 그리고 내 기록의 동반자 맥북


몰스킨 인포북은 BED, FOOD, PEOPLE, SIGHTS, FACILITIES의 다섯 개 섹션으로 나뉘어 있고, 내가 필요한 섹션에 자유롭게 기록할 수 있어 나처럼 이것 저것 잡다한 분야를 쓰는 사람에게는 딱 좋다. 자기 전이나 그냥 막 떠오르는 생각들은 BED에, 맛집, 음식 등 먹을 거리에 대한 얘기들은 FOOD에,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PEOPLE에 적었고 책이나 영화 처럼 내가 본 것들에 대해서는 SIGHTS에, 회의 노트나 기타 잡다한 아이디어들은 FACILITIES에 적었다.

쓰기 전에 항상 날짜를 썼고, 기록해야 될 아이템을 같이 적었다. 예컨대 책을 읽고 느낀 생각이라면 책과 해당 페이지를 같이 적는 방식이다, 처음엔 잘 써볼려고 글씨도 나름 깔끔하게 썼지만, 결국 꾸준히 쓰다 보니 나만 알아보는 나만의 필체가 탄생했다. 물론 이렇게 쓴 엉터리 글씨를 나도 간혹 못 알아보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전문가 같은 냄새가 난다. 엉터리 글씨이긴 하지만 192쪽을 빼곡 메운, 무언가 있어 보이는 메모들.

디지털이 세상의 흐름을 이끄는 시대이긴 하지만, 아날로그에는 디지털이 따라 올 수 없는 그런 특별함이 있다. 노트북이나 휴대폰, PDA 등에 생각날 때마다 기록하는 방법도 좋긴 하지만, 생각날 땐 그저 노트를 펴고 펜으로 직직 그리는 게 그만이다. 이렇게 쌓인 노트들이 내 기억의 소중한 조각들이 되길.

내일부터 새 몰스킨을 시작한다. 첫번째 몰스킨을 쓰면서 나름대로 정리했던 원칙들이 두번째를 쓸 때 더 많은 도움이 되겠지. 기억은, 남아 있어야 추억이 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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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6.01 00:2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축하.. ^^ 다음번 몰스킨은 더 빨리 쓰시길..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01 01:39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요. 일단 올해 안에 끝내는 걸로 목표를 삼고! ㅋ

  • ^^ 2009.06.02 14: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자다이어리에서 느낄 수 없는 추억이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03 10:54 신고 수정/삭제

      손으로 쓴다는 건, 그런 느낌이 있기 때문인거죠 ^^

▶◀ 나는 당신을 기억할 것입니다


2002년 12월 19일. 온 나라는 월드컵 축제와 대선 열풍으로 시끄러웠지만, 난 그때까지만 해도 내 생애 최악의 해를 마무리하고 있었다. 가장 가까왔던 사람의 배신은 참으로 견디기 힘든 상처를 남겼고, 사람을 이렇게 까지 미워할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던, 그런 날들이었다. 솔직히 월드컵은 무슨 정신으로 봤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고, 대선 따위는 관심을 가질 여유가 없었다. 그리고 솔직히, 다들 여당 후보가 될 거라고 말했다. 분위기도 그랬고.


당시 노무현 후보. 대선 후보가 되어 놓고도 그렇게 힘든 길을 겪은 사람은 없었을 거다. 대선 후보로 뽑아 놓은 민주당에서조차 대우를 못 받더니 결국에는 노선도 맞지 않는 정몽준 후보와 손을 잡고 후보 단일화를 이뤘다. 그 나름대로의 승부수였을까. 그러다가 대선 전날 말도 안되는 일이 터졌다. 후보 단일화를 이룬 정몽준 후부가 지지를 철회했다. 코미디도 아니고, 허허 웃음이 날 일이다. 지금 와서 생각하니 그런 사람이 대통령 됐으면 나라 꼴이 어찌 되었을까, 아찔하기만 하다.

전날 까지만 해도 투표할 생각이 없었는데, 바보 한 사람 때문에 투표를 했다. 그리고 예상치도 못하게 노무현 후보가 대통령이 됐다. 세상에. 이런 걸 기적이라고 하는가 보다.

그 이후로, 노무현 대통령은 많은 기적을 불러 일으켰다. 기득권 층이 아닌 까닭에 기득권 층과 정면 대결한 그에게는 있어서는 안될 일까지 일어났다. 그는 승부사처럼 그 어려움을 하나씩 이겨냈다. 그러나 모든 것이 이상대로 되지는 않는 법. 기득권 층의 강렬한 저항과, 개혁에 익숙하지 않은 시스템은 그의 이상을 실현하기에 너무 큰 장벽이었다. 그의 임기 5년을 실험이라고 부를 수 밖에 없는 건, 그 장벽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넘지 못한 장벽은 입장이 바뀌자 그를 짓눌러 왔다. 공공연하게 그와 불편한 관계에 있던 검찰과 보수 언론은 대놓고 그에게 욕을 해댔다. 하긴, 입장이 바뀌기 전에도 불편한 관계였으니 - 그 불편한 관계를 해소하지 않고 그대로 용인한 그의 민주주의 실험은, 결국 실패하고 말았던 것이다 - 입장이 바뀐 후에 오죽 했겠는가. 그리고 그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에 대한 일방적이면서도 확대된 발표와 보도의 환상적인 조화 속에 최후의 보루인 도덕심까지 상실한 불행한 사람이 되고 말았다. 그리고, 그는 이제 스스로 세상을 등졌다.

그러나, 그것으로도 부족한가. 그의 죽음 앞에, 여전히 그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몰지각한 쓰레기들로 나는 분노한다. 여전히 가증스러운 탈을 쓰고, 말과 행동이 뻔히 서로 다른 저 세력들을 볼 때,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슬픔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있을 것인가.


가슴이 먹먹하다. 그렇게 떠나야만 했던 그에게 안타까움도 없지 않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명확하다. 나는, 그를 기억할 것이다. 우리는 그를 기억할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그 어느 대통령보다 국민의 사랑을 받았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국민의 것인 권력을 자신들의 것인양 착각하고, 그 권력으로 국민을 억압하는 누구와는 달리, 그는, 국민의 가슴 속에 길이 남을 것이다. 가장 사랑받은 대통령으로. 그 어떤 권력으로도 이 사실만은 빼앗아가지 못할 터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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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ephia.tistory.com BlogIcon sephia 2009.05.24 23: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노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역사가 할 일이요. 뉴라이트 같은 잡종들이 할 일이 아닙니다.

  • 세오 2009.05.26 17: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참으로 슬프고 먹먹하지만 한 마디 말로 스스로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노무현의 시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남은 이들이 반드시 그렇게 만들 것이다...

블로깅 근황, 새벽의 주절거림

1. 사실 제 블로그는 먹고 놀자 블로그인데,
요즘 먹고 노는 일은 별로 안 쓰고
책, 영화, 리뷰 머 이딴 글만 올라가고 있다는...
그렇다고 먹고 노는 일을 안 하는 것도 아닌데
왜 본연의 정체성(!)인 먹고 노는 얘기를 안 쓰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더군요.
조만간 먹고 노는 블로깅에 다시 몰입해야 할 듯!

2. 시작은 묘했던
모블로그 토씨.
그런데 지난 2월 10일 이후로 토씨 트래픽이 레이토피아 트래픽을 앞지르고 있다는...
지금 이 시간에도 벌써 세 배 이상 방문자가 많은데  
이게 도대체 뭔 조화인지 몰라 어리둥절하고 있죠.

근데 사람이란 참 간사해요. 토씨가 트래픽이 좀 나니까,
아예 토씨로 올인해?? 뭐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ㅋ

사실 토씨는 장단점이 명확해
레이토피아하고 정체성을 확실히 구분할 수 있어 시작한 건데...
어쩌다 보니 지금 이 글도 토씨 스타일로 쓰고 있군요. ㅋ


3.
미돌님이 숙제를 내주셨는데,
사실 제가 워낙 편협한(!) 블로깅을 하다 보니 칭찬할 만한 분이 딱 한정되어 있어
누구를 고르기가 참 애매하더군요. 아직도 못 골라 고민 중이라는!

나한테 이런 고민을 던져주고 탱자 탱자 노시는 미돌님이
미워요~(요거 맨 끝은 심수봉 버전으루).

4. 어제 밤에 술 마시고는
택시 타고 오느라 맥북을 안 가져와서
집에 있는 PC로 블로깅 하고 있는데
이거 슬슬 짜증난다는!

익스플로러, 넌 진짜 왜 이 모양인거니!
한글 입력도 되다 안되다, 문단 정렬도 되다 안되다...
정말 액티브엑스만 아니면 넌 진작에 갔다 버렸다만
나랏님들이 널 이뻐하시니 버릴 수가 없겠네, 젠장!

쓸데없이 사족 하나 붙이자면, 몇 달전 방통위에 계신 분이
IE외에 다른 걸 쓰는 사람들은 몇 프로도 안되어 무시해도 된다는 식의 발언을 하셨는데
기업도 아니고(기업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수익성의 문제니깐)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가 기관에서
저렇게 소수를 무시하는 말언을 하는 걸 듣고 나니
이 정부의 정책이 어떤지 대충 감이 왔더라는...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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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2.18 09: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라요..
    어여 먹고 노는 블로그로 돌아오삼..

  • ^^ 2009.02.18 17: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어떤 스타일이던 즐거운 블로그를 만들자... 이거 아닌가요??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2.18 22:20 신고 수정/삭제

      네 맞습니당... 즐거운 블로그! ㅋㅋ

  • Favicon of http://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09.02.18 23: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토씨에서는 인기블로거이세요..ㅎㅎ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9.02.19 00: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점점 정체성을 잃어가는 제 블록...ㅜㅜ

    진작 보고 있었지만 어쩌다 보니 레이님 토시엔 댓글 하나 남기지 않았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2.19 14:48 신고 수정/삭제

      아, 아마 제 토씨엔... 로그인 하셔야 댓글을 쓰실 수 있을 거에요(이 무슨 불친절함인가) 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2.21 03:1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휴.. 요즘 다른 분들 블로그 돌아보지도 못했네.. 담주부터는 제 정신 차려야지..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3.18 19: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 정도면 잘 놀고 계신(?) 것 같은데요???
    의무감에 놀면 재미없잖아요...^^

    레이님 이름만 봐도 노는 기분이 드는 1인...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19 09:32 신고 수정/삭제

      놀고 먹는 레이토피아로 바꿔야 겠다는! ㅋㅋ

[걷기] 겨울 걷기 운동의 두 친구

영하 십여도를  오가던 겨울 추위가 잠시 주춤합니다. 그 동안 연말이네 뭐네 술도 많이 마신 데다가 날씨 춥다는 핑계로 걷기 운동을 안 한 것이 꽤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 가지고는 몇 번 걸은 것이 운동이 될 수도 없을 텐데, 그런 안타까운 마음은 있지만 여튼 걷기 마저도 힘든 것이 겨울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번 주 들이 날이 좀 풀렸습니다. 오늘 아침 집에서 나오며 기온을 보니 서울이 영하 1.8도 정도. 이 정도면 뭐 충분히 걷겠다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침에 집에서 사무실까지 5km를 걸어서 출근 성공. 오랫만에 걸었더니 종아리가 약간 묵직한 느낌도 있지만 그래도 사람 많은 버스에 시달리면서 출근하는 것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자주 못하는데 할 때 몰아 하자 싶어 점심을 먹고 사무실 주변 석촌호수를 한 바퀴 더 돌기로 했습니다. 사무실 한 구석에 처박혀 있던(!)  마사이족 워킹 신발을 신었고 얼마 전에 체험단에 뽑힌 파워에이드 비타 레몬을 꺼내 들었습니다. 아무리 겨울 이래도 한 바퀴 걷고 나면 땀도 살짝 나고 목도 마르거든요. 그래서 걸으면서 마시면 좋겠다 싶어 체험단을 신청했는데 덜컥 되었더랬죠. 솔직히 술 마신 다음 날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더 많이 마셨지만, 오늘은 본래 목적대로 운동하면서 마시기로 하고, 드디어 출발.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걷기 운동의 두 친구, 마시아족 워킹 슈즈와 파워에이드 비타 레몬


낮 기온은 출근 때 기온보다 많이 올랐습니다. 석촌호수의 온도계는 10도를 가리킵니다. 이 정도로 기온에서 겨울 외투를 입고 걷다 보면 얼굴은 꽤 차가와도 몸에서는 땀이 나기 마련입니다. 당연히 갈증도 나고요. 쉬엄 쉬엄 한 모금씩 마시는 파워에이드 비타레몬이 상큼하고 좋았습니다. 한참 걸어 놓고 음료에 칼로리가 많으면 어쩌나 하고 봤더니 칼로리는 30, 탄수화물이 8g, 당류 8g 들었고 트랜스 지방, 단백질, 포화지방, 콜레스테롤은 0%, 나트륨이 1% 들었다는군요. 예상 보다 칼로리가 많아 잠시 뜨끔! 하기는 했으나 비타민 맛 특유의 새콤함이 더 좋으니 이 정도는 감수할만 하곘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석촌호수는 한 바퀴 돌면 2km가 조금 넘습니다. 사무실에서부터 나와 걷는 시간까지 하면 대략 30분 정도 걸리고요. 점심 먹고 이 정도 걸어주면 오후의 식곤증도 없어지고 외려 일에도 더 집중할 수 있어 좋습니다. 단지, 귀찮다는 게으름만 극복하면 되거든요. 날씨가 더 추워지기 전에, 빼 먹지 않고 점심 시간에라도 꼭 걸어야겠습니다(이렇게 말해 놓고, 내일은 하루종일 세미나가 있어서 또 걷기 틀렸다는!).

예상했던 것과 달리 많이 걷지 못해서 마사이족 워킹 슈즈의 효과도 별로 못 보고 있습니다. 단, 처음에는 좀 종아리가 아팠는데 지금은 적응해서 걸을 때도 덜 뒤뚱 거리고, 종아리 아픈 것도 덜하기는 합니다. 마사이족 워킹 슈즈 샀다고 자랑쳤더니, 지금 남아프리카 공화국에 계시는 모 블로거께서, 마사이가 언제부터 신발 신었냐는 뜨끔한 조크를 날려주셔서, 하긴 그래, 이거 머 속은 거 아냐?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는! 여튼 걷는다는 건, 참 기분좋은 일임에는 틀림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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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9.01.20 16: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 어서 꽃 피는 봄이 와야 신발+만보계 콤비를 제대로 활용하실 수 있을 텐데 말이에요. 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0 17:39 신고 수정/삭제

      뭐 이 정도만 되도 충분히 걷겠든걸~ ㅋㅋ

  • 2009.01.20 16:25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0 17:39 신고 수정/삭제

      도미노랑 아무 관계 없어요. 그냥 생각나는대로! ㅎㅎ

  • Favicon of http://playhouse.egloos.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1.20 16: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주머니 손 넣고 걸으시믄 안돼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0 17:39 신고 수정/삭제

      아, 저건 사진 찍느라 폼 잡니라고~ ㅋㅋ 걸을 땐 씩씩하게 걷는다우. 손을 앞뒤로 흔듬서~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9.01.20 23:0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운동복이 너무 멋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0 23:23 신고 수정/삭제

      헐, 저건 저의 유일무이한 외출복입니다 >.<

  • ^^ 2009.01.21 13:1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늘같은 날씨는 정말 걸을만 하던걸요... 근데 실루엣이 ㅋㅋㅋ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9.01.22 16:2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사진이 완전 PPL 이십니다.
    파워에이드와 마사이슈즈 ..

    얼굴도 공개해주세요.
    그 잘생긴 얼굴을 감춰주시기엔 너무나 아깝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3 11:26 신고 수정/삭제

      지금 이 말씀이, 욕인지 칭찬인지.. 구분을 못하고 있다는!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1.22 22: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나랑 같이 수영 안하련? ^^

  • Favicon of http://wessay.tistory.com BlogIcon 위세이 2009.01.23 02:3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ㅋ.ㅋ 맨발로도 한번..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3 11:26 신고 수정/삭제

      날 더워지면 생각해 봅시당~ 진짜 마사이처럼?? ㅋㅋ

  • Favicon of http://bongstudio.tistory.com BlogIcon bong^^ 2009.01.23 08:5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레이님^^ 게을러지기 쉬운 겨울에 걷기운동도 정말 어려운듯~ 빨리 봄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3 11:27 신고 수정/삭제

      앗, 이렇게 또 모습을 드러내시다니!! ^^ 반갑습니당~~ ^^

  • Favicon of http://chohamuseum.net/rss BlogIcon 초하 2009.01.23 10: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20분이 함께 한 시음행사여서인지 정말 많은 글이 올랐네요.
    제가 제일 늦은 것 같기도 하구...

    행복한 설 쇠시길 기원합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3 11:27 신고 수정/삭제

      초하님도, 행복한 설 맞으세요~~ ^^

  • Favicon of http://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09.01.23 18: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 탑에 있는 시계는 매일 지나치는 곳인데..또 이렇게 보니 ^^ 새롭네요
    레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전 이미 도착해서 쉬고 있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4 00:06 신고 수정/삭제

      오, 벌써 고향에 가셨고마, 새해 복 많이 받으시게~ ^^

  • Favicon of http://sontong.egloos.com/ BlogIcon 손통 2009.01.28 10: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새해에도 계속 건강하시고, 하는 잘되시기길.... / 밑에 쌍화점 트랙백 걸린거중 일본,광장시장인가 하는거 클릭했다가 돌아가시는줄 알았다는...... 60개가 오픈되는바람에 컴이 마비되어서 그냥 전기를 뽑았슴. 트랙백 조치해주삼.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8 10:53 신고 수정/삭제

      헐, 이 무슨.. 제가 한 번 확인해 보겠습니다. 형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9.01.28 23:3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하하하... 댓글 읽다가 기절했어요.
    전 어제 마트갔다가 WiiFit을 보고 남편과 함께 지를까말까 한참 고민했었는데...
    겨울 걷기 운동 좋아보여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9 09:47 신고 수정/삭제

      기절 하시면 안되죠~ ^^ 위핏 지르세요! ㅋㅋ 처음 한 달 동안은 아주 재미있어요 ㅋ 그 다음부터는 열심히 하느냐 안 하느냐의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근데 아가가 넘 어려서, 별로 활용하시지 못할 듯!)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9.01.29 13:16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요.. 그게 고민의 포인트였어요. 얼마나 할 것이냐 ^^

2009,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힘들고 어려운 일도 많았지만 정말 행복한 한 해였습니다.
2009년, 2008년 보다 더 행복한 해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듭니다.

모두들 어렵고 힘들다고 말하지만, 위기는 기회라고 남들이 그러듯이
어렵고 힘든 일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 한 해 동안 레이토피아를 찾아주신 모든 분들
2009년에는 정말로 큰 대박 나셔서 떼돈 버시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행복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정말, 정말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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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31 17:0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수고 많으셨어요.. ^^ 내년에도 이 탄력 그대로 쭉~~!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31 18:3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소처럼 뚜벅뚜벅 힘찬 걸음 걷는 한해 되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01 23:02 신고 수정/삭제

      소처럼 걸을 시간이 없다네. 말처럼 달려야쥐~ ㅋㅋ 그나저나 상품권 받으셔서 좋으시겄으, 내년에도 그 행운 그대로 쭉쭉쭉!

  • Favicon of http://ilovenecely.tistory.com BlogIcon 러브네슬리 2008.12.31 20: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로또 대박 나길..비나이다 비나이다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01 23:03 신고 수정/삭제

      ㅋㅋ 전 로또를 사지 않아서, 로또 대박 날일이 없었는데 러브네슬리님이 빌어주시니 로또 함 사야 쓰겄어요~ ㅋ

  • Favicon of http://www.hansfamily.kr BlogIcon 마래바 2009.01.01 09:2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마래바입니다.
    연을 맺고 나서 한번도 뵌 일이 없는 것 같아 죄송하네요^^
    올해는 좋은 기회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레이님도 올 한해 행복한 일들만 가득하세요 ^^
    해피뉴이어~~~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01 23:03 신고 수정/삭제

      감사합니다. 언젠가는 뵐 날이 있겄지요. 마래바님께도 좋은 일 가득하시길!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9.01.02 17: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토피아도 대박 나셔서 떼방문자(?) 확보하시길 바랍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아가세요. 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02 17:22 신고 수정/삭제

      떼방문자씩이야 ^^ 누군가 읽고 그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걸로 족하겠네 ^^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9.01.02 21:3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블로그계의 전설이 되시아요..^^

  • Favicon of http://wessay.tistory.net BlogIcon 비됴왕 2009.01.05 15: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설마.. 첫날.. 직접 출사를... 덜덜덜...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06 01:01 신고 수정/삭제

      설마지요... 전 사람 많은 곳은 딱 질색이라... 이건 예전에 찍어둔 거랍니다 ^^

  • Favicon of http://midorisweb.tistory.com BlogIcon 미도리 2009.01.05 23: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사진 아주 멋진데요 ^^ 올 한해도 잘 부탁드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06 01:01 신고 수정/삭제

      아이고 멋지기는요 ^^ 떠오르는 해가 멋진 거죠~ 연말에 소주 한잔 한다 함서 못하고 지나가서 아쉬운데, 신년회는 안 하시나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필로스 2009.01.07 00: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복 주셔서 감사합니데이~~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9.01.08 10: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너무나 감사하고 또 감사드립니다.
    제게 지난 한해 너무나 큰 힘이 되어주셔서.. 또 저를 있게 해주셨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올해도 그리고 내년도 건승 연승 기원 합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08 10:51 신고 수정/삭제

      아유 ^^ 제가 더 감사하죠 ^^ 새해에는 복 터지게, 터지게, 더 터지게 많이 받으세요! ^^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9.01.09 13: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새해는 더욱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너무 늦기 전에 새해 인사 드려용. 그리고 12월에 못한 만남을 해야할터인데요... ^^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9.01.27 13:4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즐거운 연휴 되고 계시는지~ 인사가 너무 늦었습니다.
    큰집 가기 전 댓글을 쓰다가 노트북 배터리가 나가버렸어요. 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8 10:55 신고 수정/삭제

      ^^ 그린데이님도 연휴 잘 보내셨죠? 새핸 복터지게 받으세용~ 노트북 배터리도 많이 받으세요~ ㅋㅋ

귀엽고 재주많은 만보계, HJ-113

걷기 운동으로 살을 빼보겠다고 야심찬 다짐을 한 지도 2주가 지났다. 2주 동안 운동 실적을 보자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원래 목표로 삼았던 출퇴근은 겨우 2번 했을 뿐이고, 점심 먹고 걷기도 그리 많이 하지 못했다. 게다가 저녁에는 송년 모임이 많아 하도 잘 먹어대니, 살 빠지는 건 애당초 기대하기도 힘든 일이다.

그래도 좀 변화가 생기긴 했다. 이번 주 내내, 점심 먹고 사무실 근처 석촌호수를 한 바퀴씩 돌고 있다. 이 패턴만 잘 유지하고, 일주일에 두 번 걸어서 출퇴근만 해도 목표는 달성한 셈. 그런데 이렇게 그냥 걷기가 심심해서 기계를 하나 장만했다. 바로 만보계다.

사실은 만보계 대신 GPS가 내장된 운동 전문 시계를 사려고 했었다. 가민 Garmin 같은 데서 나온 GPS 시스템을 사면 GPS로 운동 거리와 경로 등도 알아볼 수 있고 운동 기록도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으니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사실은, 기계가 더 갖고 싶긴 했다). 그런데 GPS 내장된 시계 혹은 소형 컴퓨터들은 아무리 싸도 20만원은 넘겨줘야 한다. 가민 제품 같은 경우에는 이럭 저럭 하다 보면 금새 30만원. 처음 몇 번은 지를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오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자, 참고 대신 만보계를 사자. 뭐 이렇게 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만보계 혹은 만보기. 이름만 들어도 아저씨 틱하다. 흔히 만보계라 하면 허리에 차는 그 네모 납작한 형태의 까만색 플라스틱 덩어리를 생각하기 쉽다. 솔직히 몇 개 모델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너무 아저씨 틱해서 사고 싶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넘이 바로 옴론 Omron의 HJ-113 워킹 스타일이다.

일단 아저씨 틱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었고, 보폭을 입력해 두면 걸음 수 외에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을 다 계산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1주일치 기록을 자동 저장하는 메모리 기능이 좋았다. 오케이! 이거면 되겠다 싶어 바로 질렀다. 가격은 3만원 중반대.

패키지 안에는 본체, 배터리, 배터리 커버를 여는 미니 드라이버, 스트랩, 클립, 각종 설명서가 들어 있는데 일단 일본어 설명서는 패스. 한글 설명서가 잘 되어 있어 세팅하는데 어려울 건 없다. 혹시 매뉴얼을 잃어버릴 때를 대비해서 설정 기능을 간단히 설명하면…(이건 순전히 나를 위한 포스팅이다 ㅋ).

배터리를 넣고 설정 버튼을 누른다. 순서 대로 시간, 분, 몸무게, 보폭을 입력한다. 각 설정 항목의 값을 바꾸려면 메모리 버튼을 누르면 된다.

설정 1 시간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설정 2 분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설정 3 체중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설정 4 보폭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나중에 다시 설정 값을 변경하려면 설정 버튼을 길게 누르면 된다. 아예 초기화 하려면 본체 뒷 면에 있는 리셋 버튼을 클립 같은 걸로 누른다.

중요한 것은 보폭을 재는 것이다. 보폭을 정확히 입력해줘야 거리가 비교적 제대로 나온다. 그럼 어떻게 보폭을 잴까. 어차피 사람의 보폭이란 것이 기계처럼 정확한 것이 아니라 오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평균 값을 찾아 입력하는 것이 좋을 수 밖에. 난 방에서 다섯 걸음을 걷고 그 거리를 잰 다음 5로 나누어 내 보폭을 계산했다. 평균 값은 68cm.

이 보폭이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걸 검증하는 방법은 별 게 없다. 나 같은 경우, 사무실 주변에 있는 석촌호수 산책로에는 거리 표시가 되어 있다. 이 거리 표시에 맞춰 걸어 보고 만보계에 나타난 수치와 얼마나 오차가 있는지 확인하면서 보폭을 조정하는 수 밖에.

기본적으로 워킹 스타일이란 이름도 마음에 들고 아저씨 틱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고 일주일치 메모리 기능이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운동 기록을 엑셀에 표기해두려고 하는데 메모리 기능이 없다면 하루 단위로 체크하기가 아주 갑갑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틀 동안의 기록을 공개하면 첫 날은 9,454 둘째 날은 8,795를 걸었다. 아직 1만을 돌파한 날은 없으니 오늘은 1만 정도 돌파해 봐야 겠다.

ps> 이 넘 모양이 이쁜데다가 걷는 정보가 차곡 차곡 쌓이는 게 재미있어서 여성 분들 중에도 탐내는 분이 있다. 하긴 꼭 운동한다는 개념 보다는 보행 기록을 보관하고 걸음 수를 늘려 본다는 의미로 따지면 재미있는 액세서리가 될 수도 있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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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2.17 11:3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5만이나 10만 등등의 중간지점들을 돌파할 때마다(누적) 뭔가 귀여운 캐릭터들이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이었으면 저 역시 샀을지도! (날마다 힐 신는 주제에...- -;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7 11:45 신고 수정/삭제

      오호, 그거 재미있는 아이디얼세! (이거 특허권 등록해야 되는 거 아니여??) ㅋㅋ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12.17 13: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5만이나 10만 등등의 중간지점들을 골파할 때마다(누적) 뭔가 연금이나 캐시백포인트가 누적되는 시스템이었으면 저 역시 샀을지도!(날마다 지름질 하는 주제에...--;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7 13:59 신고 수정/삭제

      뭐, 뭔가 자극적인 그림이 조금씩 드러난다든가... 그런 거였으면 더 좋지 않을까요 ^^ (아, 상상된다. 누군가 만보기를 들고 열심히 흔드는 모습이!!)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17 18: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액세서리가 되지 않기를 기원함다요..ㅎㅎ

  • Favicon of http://echoya.com BlogIcon 에코 2008.12.18 09: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흠,. 마사이워킹 신발에,.위핏에,.만보계까지....


    살빠지시겠어요~!!! 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9 11:45 신고 수정/삭제

      에코님 우리 같이 살빼기 경쟁할까요~ ㅋㅋ

  • ^^ 2008.12.18 11: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최고의 장비로 최상의 효과를 누리시길...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9 11:45 신고 수정/삭제

      장비는 최상이 아닙니다만, 최상의 효과는 항상 꿈꾸는 거지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19 09:2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참에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난 나이키로 가볼까나?..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9 11:45 신고 수정/삭제

      다리가 좀 나으셔야 나이키를 신으시던, 뭘 신으시던 하시지 않겄어요? ㅋㅋ

  • 말짜 2008.12.19 20: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ㅎㅎ 하루종일 먹은량을 칼로리로 계산해주는거 있음 좋겠다.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0 14:38 신고 수정/삭제

      그걸 다 알고 나면... 비참할텐데??

  • . 2009.12.07 20: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이거 가지고있는데, 이건 꺼지지 않는 건가요?

건강보험공단, 이건 좀 고쳐주세요

매달 10일은 건강보험료 납부 마감일입니다. 서둘러 마감일 전에 내면 되겠지만, 마감일에 내도 되는 걸 미리 낼 이유는 없는 법. 그래서 항상 10일은 건강보험료 내려고 신경을 좀 쓰는 날이지요.

그런데 오늘은 하루 종일 건강보험공단 서버에 문제가 생겼나 봅니다. 인터넷으로 납부를 하려면 해당 공단 사정이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에러 메시지가 떴으니까요. 문제는 오늘 내지 않으면 가산금이 붙는다는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에 전화를 했습니다. 인터넷으로 납부를 하려는데 안된다, 오늘 내지 않으면 가산금이 붙지 않느냐, 오후에 시간이 없어서 못 낼지도 모르는데 언제쯤 해결이 되냐…. 상담원은 이랬습니다. 인터넷이 안되면 가상 계좌로 내면 된다. 그런데 저희가 거래하는 은행 계좌가 없었습니다. 이렇게 되면 가상 계좌로 보낼 때 송금 수수료가 붙게 됩니다.

나 : 내 잘못도 아닌데 송금수수료까지 물어가면서 낼 수는 없다. 다른 방법은 없냐.

상담원 : 일단 오후에 다시 한 번 시도해 보시고, 안되면 납부일이 지나서 내도 가산금을 내지 않도록 연기하기도 한다.

이렇게 통화를 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그런데 오후 다섯 시가 넘도록 여전히 인터넷 납부는 되지 않았습니다. 퇴근 시간도 다가오고 해서 다시 전화를 했습니다.

나 : 인터넷 납부가 안된다. 내일 낼테니 가산금이 붙지 않게 해달라
상담원 : 시스템으로 처리하기 때문에 안된다.

나 : 아침에는 분명히 된다고 했는데 그게 무슨 말이냐
상담원 : 그럼 업무 담당하시는 분하고 직접 통화를 해라

그래서 업무 담당자라는 분과 직접 통화를 하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한 얘기를 그대로 되풀이했더니 몹시 난처해 하면서, 잠깐 기다리라고 합니다. 그러면서 옆에 있는 사람과 대화하는 내용이 다 들립니다

업무 담당자 : 수수료가 아까와서 가상 계좌 납부를 못하겠다는데, 이거 어떻게 하나. 난처하네. 그럼 수수료 빼고 받은 다음에 우리 과비에서 채워 넣을까

여기까지 들렸는데 좀 황당하더군요. 그래서 다시 통화를 하면서 얘기했습니다.

나 : 알았다. 그냥 내가 가상계좌로 넣겠다. 그런데 왜 우리가 거래하는 우리은행, 신한은행 계좌는 없나. 계좌를 만들어줬으면 좋겠다.
업무 담당자 : 죄송하다. 위에 건의해서 계좌를 만들도록 하겠다.

나 : 상담원은 연기하는 방법이 있다고 했는데 왜 안된다고 하냐
업무 담당자 : 방법이 없는 건 아닌데, 하다 보면 오류가 날 수도 있고, 그러면 서로 불편해지고 감정의 골이 깊어진다.

나 : 그럼 업무 처리하는데 문제가 생길까봐 나보고 수수료를 내고 가상계좌로 넣으란 말이냐
업무 담당자 : 그런 말은 아니다. 죄송하고, 건의해서 계좌를 만들도록 하겠다.

통화는 대충 이런 내용이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저는 은행 수수료 300원을 물고 가상계좌로 넣었습니다. 가산금이 얼마가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그거 나와서 또 전화하고 싸우고 환불받고 뭐 이런 과정에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 바보같은 짓임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구 잘못이든, 이런 문제가 생기면 피해는 반드시 소비자가 봅니다. 시스템으로 만들어 놨다는 이유로 건강보험공단은 아무런 손해도 보지 않고 가산금도 칼 같이 받아 갑니다. 전산에 문제가 생겨 인터넷 납부가 안된다면 그건 건강보험공단의 문제이고, 책임도 그 쪽에서 져야 하는데 결국 피해는 왜 제가 보는 것일까요.

거대한 공단과 일개 가입자의 싸움은 애초부터 될 수가 없습니다. 싸우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시간, 비용 모두 가입자가 물어야 하는 것이니까요. 금액이 크고 작고를 떠나서 이건 아니라고 봅니다. 건강보험공단이 국민을 위해 존재한다면 적어도 건강보험공단의 책임으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에 국민에게 피해는 주지 말아야 겠죠. 시스템이 안되서~ 라는 행정편의주의적 대답은,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습니다.

ps> 그래서 뭐 제 요구사항은 이겁니다. 가상계좌로 보낼 때 수수료가 붙지 않도록 여러 은행들의 계좌를 만들어 달라는 겁니다. 시스템이야 신이 운영하지 않는 이상 죽을 수도 있는 거지만, 그럴 때 발생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습니까.  

ps> 돈 300원이 아깝냐, 은행 가서 내면 되지, 진작 자동이체 하지 뭐했냐 등등의 댓글은 달지 마세요. 돈이 아까와서 전화를 한 게 아니라(그렇게 따지면 솔직히 전화요금도 아까움) 시스템이 불합리하다고 생각해서 이런 얘기를 쓰는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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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향 2008.12.10 21: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하고 비슷하신 성격같네요.^^ 제발전화비가 300원 더나오겠다이런 댓글이 없었으면 좋겠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1 08:54 신고 수정/삭제

      ^^ 전화비가 300원은 안 나왔을 거에요 ㅋㅋㅋ 댓글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11 09: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버닝모드까지 가진 않으셨군요..
    함 불타올라주셨어야는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1 12:14 신고 수정/삭제

      버닝해봐야 나만 손핸걸 머. ㅋㅋ 여튼, 버닝 직전에 잘 참긴 했는데, 사실 그런다고 달라질랑가는 모르지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11 09:5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공단의 무사안일.. 저건 사기업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 아닌가?
    아니 무슨 배짱으로 가상계좌를 공단 편의적으로 한정시키지?.. 나원...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1 12:15 신고 수정/삭제

      사실, 그 큰 공단이 은행 몇 군데 한정하고 있다는 거 자체가 좀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12.11 18:1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국세청 애들하고
    맞짱 함 뜬 기억이 납니다
    무슨무슨 세금 내는데 카드가 안된다쟈나요 아놔...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2 09:18 신고 수정/삭제

      진주아빠님이 맞장 뜬 이후에... 카드를 받아준다는 소문이 있던데요?? ㅋㅋ

  • Favicon of http://wessay.tistory.com BlogIcon 비됴왕 2008.12.17 20: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일단 버닝모드에서 '빵~'
    현대전에서는 개인은 대기업(공기업 포함, 정부포함)과 전투를 벌일때 싸움 대상의 실체를 잡지 못한다. 싸우려고 해도 겨우 시스템에게 속풀이 하는 정도다. 이래 가지고는 크래커가 되기 전에는 싸움을 하려 해도 비굴하게 해당 게시판에 속을 푸는 정도다. 자괴감과 그래도 찔르기는 했다는 이상한(뒷끝이 깔끔하지 않은..) 자기만족을 되풀이하게 되네요.. 저도 ~

초겨울 밤, 처음으로 5km를 걷다

마사이족 워킹 신발을 사고 드디어 살을 빼 보겠다고 공언한 지 벌써 일주일이 지났다. 도대체 그 동안 뭘 했을까? 계획했던 것처럼 많이 걷지는 못했지만, 일단 신발에 적응하는 노력은 한 셈이다. 점심 시간에 사무실 주변을 좀 돌아다니긴 했으니 말이다. 그리고 어제, 소주도 가볍게 한 잔 하고 그 기분으로 집까지 처음으로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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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효도신발 같은 넘을 신고 걸을 준비를 하다


사무실에서 집까지는 약 5km 정도 된다. 솔직히 두어 번 걸어보기는 했다. 이런 저런 생각이 많은 날 그냥 터덕 터덕 걷다 보면 사무실까지 온다. 게다가 자전거를 타고 몇 번씩 다녔던 길이니, 길도 낯설지 않다. 게다가 어제는 겨울이지만, 그리 춥지도 않았으니 걷기엔 딱 좋은 밤이었다.

길이 살짝 젖어 있었다. 아마 식사하는 도중 가볍게 비가 내렸나 보다. 가볍게 오른 취기가 찬 바람을 맞으니 외려 상쾌하다. 시간은 열시 오분. 예상 목표 시간은 한 시간. 그렇게 걷기가 시작됐다.

이 신발, 이거 좀 묘하다. 앞서 소개했듯이 이 녀석은 밑창이 둥글다. 걸을 때도 발 뒤꿈치부터 내딛으면서 둥근 밑창을 굴리듯 걸으란다. 아무래도 그렇게 신경 쓰면서 걷다 보니 몇 백미터 가지 않았는데 종아리에 슬슬 자극이 온다. 게다가 신발이 약간 묵직하다 보니 아무래도 피로가 빨리 온다. 속도를 좀 줄이고 타박 타박 걷기 시작했다.

횡단보도. 신호가 막 바뀌고 있다. 넉넉하게 건너려면 뛰어야 한다. 그런데, 젠장. 이 신발, 이거 뛰는 데는 아주 쥐약이다. 둥근 바닥 때문에 뒤뚱 뒤뚱 걷는 판이라서 발끝으로 뛰어야 하는데 이게 영 쉽지 않다. 하마트면 넘어질 뻔한 위기까지 겪으면서 첫번째 횡단보도를 무사히 건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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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길을 혼자 걷는 건, 그리 재미있는 일은 아니다


2km쯤 걸은 것 같다. 기온이 그리 차갑지 않은 탓에 얼굴은 차갑지만 몸에서는 땀이 나기 시작했다. 무거운 발을 끌고 가자니 호흡도 슬슬 거칠어졌다. 그런데 저 앞 횡단보도, 신호가 또 바뀌려고 한다. 뛰면 충분히 건널 수 있지만 이 상태로는 못 뛴다. 할 수 없이 신호 하나를 포기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런데도 여전히 헉헉 댄다.

이거 무슨 신호 연동도 아니고, 내가 발에 이상한 장치를 달은 것도 아닌데, 그 다음 번 횡단보도도 신호가 바뀌고 있다. 에이씨, 이거 왜 이래 하면서 나도 모르게 뛰기 시작했다. 여전히 뒤뚱 뒤뚱… 다행히 빨간 불로 바뀌기 전에 건너편 길에 도착했다. 돌아보니 이미 빨간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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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을 헐떡이며 내가 지금 막 건넌 횡단보도를 돌아보다


이제 마지막 고비. 저 언덕만 넘으면 집이다. 다리는 슬슬 풀려가고 또박 또박 걷기 보다는 걸음을 끄는 경우도 종종 생긴다. 술은 이미 다 깼고, 걷기를 잘 한 것 같긴 한데, 매일 같이 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은 든다. 하긴, 목표는 일주일에 두 번, 다음 달부터 세 번이니 무리할 필요는 없겠지.

집 앞 마지막 횡단보도도 여지 없이 나를 배신한다. 이젠 투덜 거릴 기운도 없다. 마지막 횡단 보도를 냅다 뛰면서 젠장, 젠장을 되풀이할 뿐이다. 헉헉! 시계를 본다는 핑계로 잠시 멈췄다. 지금 시간은 열한시, 목표 시간을 정확하게 맞춰 걸은 셈인데, 아무리 생각해도 불평은 했지만 횡단 보도 신호 때마다 웃기는 모양새로 뛴 것이 시간을 맞추는데 도움이 되긴 한 것 같다. 덕분에 잠은 잘 오겠다 싶었다.

이제 첫 걸음을 뗐다. 조만간 두 번째 일기를 쓸 수 있기를. / FI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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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ㅠ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12.09 21:0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소주를 무겁게 두 잔정도 하고
    걷는다면 좀 위험하겠다는 생각이...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0 08:05 신고 수정/삭제

      ㅋㅋ 그거 안 마셨으면 걷겠다고 덤비지 못했을 듯 해요. 그나저나 연하장 감사합니다~ 인사도 못드렸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10 07: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뭐야.. 그 신발 걸으라고 산건데 왜 그렇게 계속 뛰고 있는겨?..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0 08:06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요. 그 넘의 횡단보도들이 나를 알아보고~ 뛰게 만든다니깐요. 쩝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12.10 10:2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흠 .. 전 진실을 보고야 말았죠.
    일상에서 매일 신는게 아니시잖아욧!!
    전 그 신발의 효험을 오매졸망 기대했는데 ..
    닥터마틴 스타일의 카멜색 슈즈를 신고 퇴근하는걸 보고는
    완전히 급좌절 및 실망 이었습니다.
    흥~ 이렇게 포스팅용으로 한번만 찍구 안신으시는거 다 알고 있습니다.
    진실은 따로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0 10:47 신고 수정/삭제

      매일 못 신어요 >.< 운동할 때만 신는데 ㅋㅋ 그리고 그건 닥터마틴이 아니구. 팀버랜드... 저 겨울에만 신는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10 10: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시작이 반이라고..
    .
    .
    .
    인제 좀 쉬었다가 내년쯤 다시 하시죠..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12.12 15: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건널목에서 인증샷, 가능하면 동영상으로 부탁요...!
    ^^;
    근데 마사이족이 언제부터 신발 신고 다녔죠?
    타이어로 만든 샌달같은 거 신는 줄 알았는데.... 모르는 게 넘 많아....^^;;;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2 15:38 신고 수정/삭제

      제가 뒤뚱거리는 모습을 보시고 싶다 이거죠! 흥흥... ㅋㅋ 그나저나 요즘 마사이족은 진짜 샌달 신어요?? 오호...

      어쨌거나 저쨌거나 제발 살 좀 빠지면 좋겠다는! 이래 놓구 점심엔 또 돼지처럼 먹었다는! ㅋㅋ

  • Favicon of http://www.midorisweb.com BlogIcon 미돌 2008.12.20 23: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여의도 공원 가로질러 15분 걷기하면서 살빼기 들어갔는데 블로그로
    이렇게 공언하면 스스로 지키려는 노력을 더 하게 되는거 같아요.
    자신압박 포스팅이랄까. 5km면 얼마나 걸리는지 궁금한데..자주 시도하길~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2 00:55 신고 수정/삭제

      머 한 시간 정도 걸리더라고요~ ㅋㅋ 맨 첫 사진은 미돌님 따라하기 였다는. ㅋㅋ

딸 아이에 대한 감사 그리고 아빠의 욕심

그린데이님 블로그 보다가 심술(!)이 났다(엄마가 아이를 맡기고 돌아오는 무거운 발걸음의 글일텐데... 왠 심술!). 심술날 만큼 앙증(!)스런 글을 보시려면 <여기>로. 흥, 눈사람이라니, 흥, 갓 나은 아기와 눈사람을 어찌 만들어? 흥흥흥…

아이가 태어나고, 아이가 어릴 땐 한참 동안 많은 꿈을 꾼다. 이 녀석이 자라면 이것도 해야지 저것도 해야지 그런 욕심을 많이 부린다. 머, 부끄러운 내 꿈을 말하자면, 이런 거다.

이 녀석이 피아노를 칠 땐, 난 옆에서 기타를 치며 노래를 해야지
이 녀석이 책을 읽을 때, 흐뭇한 모습으로 함께 책을 읽어야지
이 녀석이 좋아하는 요리를 해주고 먹는 걸 지켜봐야지
이 녀석과 함께 손을 잡고 꼭 해가 뜨는 걸 봐야지
이 녀석과 자전거를 타고 전국 일주를 한 번 해야지
이 녀석과 같이 컴퓨터 게임을 해야지  
이 녀석과 같이 영화를 봐야지
이 녀석과 함께 꼭 백두산엘 올라야지
이 녀석과 세계 여행을 다녀야지
이 녀석과 함께 맥주 한 잔 해야지
영화에서처럼 이 녀석과 춤을 한 번 출 수 있을까
이 녀석 결혼식에선 내가 직접 축가를 불러주면 어떨까
(그 왜, 맘마미아에서 도나가 소피를 단장시켜주며 부르는 노래 정도는 어떨까!)
등등등… (정말 하고 싶은 건 수백 개쯤 될게다)


그 많은 꿈들 중에, 흉내라도 낸 것이 있긴 하지만, 손도 못댄 일도 많다. 어찌 보면 큰 일도 아닌데, 단지 바쁘다는 핑계로 피곤하다는 핑계로 내쳐버리고 만 것도 있을 게다. 그런데 어느새 아이는 벌써 저렇게 자라버렸고, 아빠와 무엇을 하기 보다는, 혼자 혹은 친구와 하기를 더 좋아하는 그런 나이가 되어 버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욕심을 내기 보단, 작은 일에 충실해야 겠다고 스스로 생각을 하면서도, 결국은 지키지도 못한 일이 참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고 꿈을 포기할 수는 없는 법. 나는 아직도 딸 아이와 같이 즐길 만한 꿈을 많이 갖고 있다. 주말엔 이 녀석이 좋아할 만한 일을 찾아, 딱 하나만 해야겠다. 생각해 보니, 이 녀석이 아직도 닌텐도 위를 좋아하는 그런 나이라는 게 나는 여전히 감사하다.

ps1> 짠이아빠님, 편집장님, 미도리님 등등이 그린데이님 글에 댓글로 독설(!)을 날리신 관계로, 원래 독한 것들 패러디를 하나 할려다가 참았다. 나까지 날렸다간~ ㅋㅋ

ps2> 누가 뭐래도 하고 싶은 건 꼭 하시라고, 그린데이님께, 이 세상의 모든 아빠 엄마에게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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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indlov2.tistory.com BlogIcon 돌이아빠 2008.12.08 17: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헛 글 보다가 갑자기 예전에 포스팅 한 글이 생각나서 트랙백 드립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8 18:14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저도 트랙백 드렸습니다 ^^

    • Favicon of http://windlov2.tistory.com BlogIcon 돌이아빠 2008.12.08 20:59 신고 수정/삭제

      제가 오히려 감사합니다^^

      사뭇 잊고 지냈었는데, 다시한번 제 글을 읽어보고 다짐을 새롭게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거든요~

      즐거운 하루 되셨나요? 이제 편안한 밤 되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8 21:05 신고 수정/삭제

      멋진 아빠신 것 같아요~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08 17:5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남매랑 놀아줄라믄 체력부터 챙겨야겠더군요..헥헥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8 18:14 신고 수정/삭제

      글게 난 하나인데다가 그것도 딸이니 괜찮지만, 아들 아빠들은 체력 많이 키우셔야 할 듯! ^^

  • Favicon of http://midorisweb.tistory.com BlogIcon 미도리 2008.12.08 19:2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독설까지는 아니었는데...이렇게 친히 트랙백 글까지 써주시고 ㅎㅎ
    세심하신 레이님~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8.12.08 23:1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웅.. 감동했습니다.
    이런 심술이라면 백번이라도 달게 받겠사와요~^^*

    지갑속의 따님 사진을 보며 레이님의 꿈들을 짚어보며Slipping through my fingers를 들으며
    특히 태그에 앙증맞게 달려있는 '딸'이란 단어를 보며 가슴이 뭉클해 졌습니다.

    레이님은 너무 멋진 아빤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9 10:03 신고 수정/삭제

      태그가 그거 하나 밖엔 달 거이 없더라고요~ ^^

  • ^^ 2008.12.09 09:5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주말마다 딸아이가 좋아 하는 일 해주시는 착한 아빠시면서... 뭘 그리 자책을 하시는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9 10:03 신고 수정/삭제

      해 준 것보다 못 해 준 게 더 많으니까요 ^^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12.10 10:2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집에서 아이들을 바라 보고 있으면 너무나 행복해집니다.
    잠든 아이들 얼굴을 바라보면 가끔 슬퍼집니다.
    내가 언제까지고 버팀목이 되어주어야 하는데 나는 늙는고로
    내 영향력은 급저하 될틴데 .. 하는 ..
    아이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 아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늘 행복해 합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0 10:48 신고 수정/삭제

      좀 있으믄, 아이들 스스로 잘 헤쳐 나갈 거에요. 그때부터 아빠는... 어디 선가 항상 지켜보는 든든한 배경으로 남아야죠~ ^^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2.13 00:3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저도 빨리 아이를 낳고 싶은데...
    레이님 글 읽으니까, 더욱 간절해지는 걸요? ㅋ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4 23:43 신고 수정/삭제

      그러라고 이 글 쓴 거 아니네 이 사람아! ㅋㅋ

걸어서 하늘까지, 걸어서 5kg만!

남자의 배는 남자의 나이와 비례하고, 그만큼 인생을 살아온 경륜을 내포하는 것(!)이라고 아무리 스스로를 위로해도, 이젠 더 이상 주체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다. 넉넉했던 34인치 바지의 여유가 슬슬 없어져가고, 조금만 달려도 숨을 헐떡이고, 몸이 무겁다는 게 점점 더 많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자존심을 포기하고 36인치 바지를 사 입으면(으악!) 편안하고 널널하게 입을 수 있겠지만. 더 이상 그럴 수는 없다. 나에게 있어 34인치란 더 이상 양보할 수 없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그리고 최근에 잰 몸무게는, 뺄거 다 뺀 상태에서도 80.5kg. 무슨 일이 있어도 80은 넘기지 말자고 했는데 스물 스물 넘어버리고 말았다.

이래서는 도저히 안되겠다 싶어 운동을 하기엔 최악의 조건인 겨울이 시작되는 걸 알면서도 운동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원래 자전거를 좋아하니까 밤마다 자전거를 타면 되는데, 이게 또 말처럼 쉽지 않다. 자전거는 탈 때는 좋지만 타기 전까지 넘어야 할 큰 벽이 하나 있다. 바로 자전거를 끌고 나가야 한다는 한없는 귀찮음이다. 오랫동안 타지 않은 자전거가 혹시 바람이라도 빠져 있다면, 그건 아주 좋은 핑계 거리다. 에이, 토요일에 바람 넣고 타자. 이렇게 또 운동을 포기하고 만다. 게다가 겨울엔, 자전거 열 춥다!

그래서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걷기’다. 다행스럽게도 사무실 주변은 걷기에 아주 좋은 환경이고, 집과 사무실도 5km 밖에 되지 않아서 마음 먹고 걸으면 한 시간이면 갈 수 있다. 일단 점심 먹고 무조건 걷고,  일주일에 두 번 정도는 걸어서 퇴근하면 귀찮음을 극복하고 나름대로 운동을 할 수 있으리라는 계산이 섰다. 겨울이라 춥긴 하지만 단단히 싸 매고 가면 되겠지. 뭐 어떻게든 시작이라도 해보는 거야.

근데 참 남자들이란 웃기다. 그냥 나가서 걸으면 되는데 꼭 뭔가 핑계 거리를 하나 물고 들어간다. 기왕 걷는 거 효과를 잘 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뭐 이런 꽁수를 찾는다는 거다. 그렇게 내 나름대로 찾은 꽁수가 바로 마사이족 워킹 신발이다. 마사이 족의 꼿꼿한 보행 방식을 배워 걸으면 몸에도 좋고 살도 잘 빠진다나(이건 순전 내 생각이다 ㅋㅋ) 어쩐다나 뭐 그런 얘기다. 이것도 나름 브랜드가 몇 개 있는데, 사무실 근처에 매장이 있는 국산 브랜드 중 하나를 골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거 엄마들 신는 효도신발 처럼 생겨 사실 뽀대는 별로 안 나는데, 여튼 이 신발의 특징은 이렇게 생겨먹은 밑칭이다. 이 밑창을 이용해 발 뒤꿈치부터 내딛기 시작해서 순서대로 발을 땅에 대며 걸으란다. 걷는 것이 영 어색하긴 한데, 좀 빨리 걷다 보니 알아서 그렇게 되는 것도 같다. 좋은 점도 있다. 밑창이 높아서 키가 훨씬 커 보인다. 키 높이 효과가 있다는 말이다. 세상에, 요만큼 올라갔다고 공기가 다 다르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일단 신어 보고 효과를 보면 두루두루 선물해 주겠다고 사무실 식구들한테도 큰 소리를 쳤다. 대신 내가 효과를 못 보면 신발 값은 당신들이 공동으로 물어내라(!)고 했더니, 아무도 대답을 안 한다. 생기는 것들이 있으려면 투자를 해야 할 것 아냐! ㅋㅋ 내가 생각해도 해괴한 논리지만 우기면 또 그럴 듯 하지 않은가?

어쨌든 오늘 저녁부터 시작이다. 첫 날부터 무리해서 집까지 걸으면 좀 무리가 될 듯 하니, 일단 사무실 근처 석촌호수를 한 바퀴 정도만 돌을까 한다. 여기도 한 2km 정도는 될 듯. 뭐 걷다가 기분 좋으면 집까지 가고, 그러다 기분 좋으면 하늘까지도 가겠지. 다른 건 몰라도 이번 겨울에 꼭 5kg만 빼면 신발 값이 하나도 아깝지 않겠다.

1. 내 평소 행태상, 이거 대강 하면 틀림없이 몇 번 하다 집어칠 것이 뻔해, 동네 방네 소문을 내기로 작정했다

2. 블로그에도 아예 카테고리를 하나 만들고 걷기 운동에 대한 일기 같은 걸 써 볼 생각이다. 카테고리 이름 멋지다. 걸어서 하늘까지.

3. 잘 되면, 걸어서 살 뺀 다이어트 기록이 될 테고 안 되면, 어느 순간 몰래 사라질 카테고리가 되겠다.

4. 신발 사 놓고 나니, 걷기도 전에 GPS로그 기능이 있는 시계를 사고 싶어 벌써 검색 하고 생 난리다. 시계는 걷고 나서나 사야 되겠다.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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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8.12.02 15: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대단한 결심 이신걸요 ㅋㅋ 걸어서 하늘까지 동참 해야 겠어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2 15:50 신고 수정/삭제

      아우, 정말 요즘은 숨쉬기가 다 불편하다니깐요 >.<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8.12.02 16:3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제가 오늘 딱 숨쉬기도 불편한 그런 상태였어요. -_-;
    아무래도 체한 것 같기도 하고....
    저도 운동을 시작해야겠네요. 어떤걸 핑계로 잡아야 할까?? 고민중입니다. ㅎㅎ
    암튼, 새로운 도전에 저도 응원을 보냅니다. ^^ 홧팅!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2 16:52 신고 수정/삭제

      그건 아마... 알콜 부족이라 그럴 걸?? ㅋㅋ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2.02 16:3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걸어서 하늘까지' 카테고리의 장수를 비옵니다. ^^*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12.02 16: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 5킬로그램의 증거는 언제 포스트로 등장할것인가 ..
    사실 체중계 인증샷이 없어서 어물쩡 여론을 의식해서 대충
    와~ 도달했다 하면서 포스트를 생성할 수도 있는 일 아닌가요?
    RYN 운동화의 밑창의 변화를 트래킹으로 인증샷 제공 하지 않으면
    허의포스트를 이용한 공중 모욕죄로 고소할거에요!!!!
    (남이 살 뺀다면 동지를 잃는것 같아 부아가 끓어서 한 말입니다.. 존경 합니다..
    시도하는 자체만으로도 .. 게으름 총본산 ... 조선얼짱)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2 16:54 신고 수정/삭제

      체중계 인증 샷을 찍어 올릴 각오도 하고 있습니다만 ^^ 사우나에서는 카메라를 함부로 들이대면 안되는 관계로~ ㅋㅋ

      열심히 하기나 해야 할텐데요. ㅋㅋ 질러 놓고두 걱정입니당. ㅋㅋ

  • Favicon of http://paxxstyle.com BlogIcon PAXX 2008.12.02 17: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출퇴근시에 항상 보는 신발이군요.
    합정역 옆에도 매장이 하나 있어서 자주봅니다^^ 좋아 보여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2 17:19 신고 수정/삭제

      DDR 머신을 집에 설치한! 멋진 블로거시군요!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02 17:3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108배 시작했어요..
    승부하시죠..(-.ㅡ)"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2 17:34 신고 수정/삭제

      흐음, 이거이 정식 도전이신감?? 다이어트 배틀이라 ㅋㅋ

  • Favicon of http://ㅠ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12.02 21:5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팔십,,,,
    팔십이셨군요,,,
    전 제 몸무게를 몰라요...ㅎㅎ
    아무튼 목표달성 하시길^^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2 22:56 신고 수정/삭제

      흐음 도대체 뭔가요... 이 댓글 속에 숨어 있는 의미는.. ㅋㅋ

  • Favicon of http://www.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08.12.02 23: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퇴근길에 석촌호수 쉬익 돌고 있어용~^^
    시간만 맞아도 뵐수있겠는데요

    저도 요즘 운동~~같이해용^^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2 23:40 신고 수정/삭제

      오늘 석촌호수는 못 돌고, 그냥 한 시간 정도 걸었는데, 아유... 다리아프다잉~ ㅋㅋ

  • 말짜 2008.12.04 09: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얼마전까지 아이들 등교시키자마자 한시간반씩 걸었는데 진짜 효과짱!!
    그치만 매장이전하네 뭐하네 하며 바빠진관계로 쉬고있자니..또다시 본래의 모습이..ㅠㅠ
    꼭 성공하시게나..5키로? 아마 꾸준히하면 금세 이룰수있을꺼야..홧팅!!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4 10:12 신고 수정/삭제

      오호 매장을 이전하셨던고? 을매나 좋은대로 가셨나?? ^^ 돈 많이 버시게~~ ^^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12.08 08:5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얼마전에 워킹슈즈 샀어요~
    신발 신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는중.
    확실히 편하더군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08 10:24 신고 수정/삭제

      이게 걷다 보니 편하지는 않더라고요. 물론 익숙해지면 편할까 모르겄지만... 저야 살 빼는게 목적이라서요. ㅋ

[1004] 행복의 지도 구입하고, 더 큰 행복 얻기

태터앤미디어와 아름다운가게가 함께 하는 1004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미 세 건의 글을 썼고요, 다행스럽게도 두번째 글의 몰스킨 다이어리는 후다닥 팔려나간 모양입니다. 솔직히 몰스킨 쓰는 사람으로서 저도 사고 싶었는데 글 써놓고 회사 워크샵으로 제주도 다녀오니 모두 팔리고 없더라는 >.< 여튼 이 캠페인을 통해 발생하는 모든 수익금은 서남아시아의 어린이들에게 학교를 지어주는 곳에 쓰입니다. 따라서 몇 분이 제 블로그를 통해 구입하셨는지 모르겠지만(어쩌면 한 분도 안 사셨을 수도 있겠지만 >.<) 참여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솔직히 이 캠페인에 참여하게 된 건, 제가 할 수 있는 아주 작은 일로 조금이라도 세상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의지 + 블로그를 통해 과연 상품이 얼마나 팔릴까라는 궁금함 때문이었습니다. 얼마 전부터 서비스를 시작하고 있는 블로그용 결제 솔루션 이니p2p에 대해서 관심도 좀 있었고요. 이 서비스가 잘 활성화되면 큰 돈을 들여 쇼핑몰을 만들기 어려운 개인 사업자나 기타 중소 기업들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팔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아주 잠깐 판매에 참여해 본 경험으로 미뤄 짐작해 보면 ^^

역시 팔릴 물건은 잘 팔린다는 겁니다. 다른 데서는 절대 그 가격에 살 수 없는 물건, 일정한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는 물건. 이런 물건들은 잘 팔립니다. 굳이 블로그가 아니어도, 다른 쇼핑몰 어디에 내놓아도 잘 팔렸겠지요. 이건 뭐 진리(!) 아닐까요. 아, 그렇다고 해서 1004 캠페인에 참여한 다른 물건들이 잘 안 팔리는 물건들이라는 뜻은 아닙니다. 아무래도 이렇게 단기간 판매하는 제품에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 되겠네요. ^^ 개인적으로 관심있는 벨킨 제품들의 경우에는 유사한 제품을 이미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데다가 IP폰 같은 특수한 제품은 필요한 분들은 이미 가지고 있고, 다른 분들은 별로 필요가 없는! 아마, 그런 상품이기 때문에 득달같이 판매되지는 않은 듯 합니다만, 곧 판매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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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몰스킨 다이어리는 다 팔렸다고 해서 안심인데 솔직히 제가 두번째로 추천한 책 ‘행복의 지도’는 영 안 나가는 듯 싶습니다. 책은 워낙 종류도 많고, 특별히 시끄러운 이슈가 되지 않는 이상 마구 마구 팔리는 일이 별로 없으므로 사실 행복의 지도가 왕창 나갈 것이라고는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래도 아직 남아 있다는 게 좀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일단 저는 행복의 지도를 재미있게 읽기도 했고, 제가 쓴 글을 보고 두 분이 그 책을 보고 싶다고 하셔서(토양이님과 ^^님), 두 분께 선물하는 셈치고 두 권을 구입하기로 했습니다(이젠 보고 싶다고 하셔도 추가 구매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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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니p2p는 처음 써보는 것이라서 살짝 걱정하긴 했습니다만 뭐 별로 어려울 것이 없더군요. 구매 버튼을 누르고 처음 나오는 창에서 이메일 주소를 입력합니다. 아마 이걸로 회원 인증을 하는 듯 싶습니다. 전 예전에 이니p2p 오픈하면서 호기심에 회원 가입을 했기에 패스. 그리고 이어서 배송 받을 곳을 입력하는 창이 열립니다. 주소를 입력하고 결제 방법을 선택하면 인터넷 쇼핑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결제 창이 열립니다. 카드 번호를 입력하고 결제를 진행하니 끝. 뭐 복잡할 것 같았는데 아주 금새 끝나버리더군요. 회원 가입을 안 한 분들이라면 별도 절차가 있어야 해서 좀 번거로울 수도 있을 듯 합니다. 그나저나 역시 액티브X를 깔아야 하는 솔루션이어서 맥북을 쓰는 저는 바로 쓸 수 없었고 윈도XP에서 결제를 해야 했다는!


상품명
웅진출판-행복의 지도
상품가격
9,660 원
지불수단
신용카드 ,  계좌이체

본 서비스는 전자지불(PG) 1위업체 (주)이니시스가 제공합니다.

가을이 빠르게 물러가고 있습니다. 아름답던 단풍들이 벌써 하나 둘 떨어지고, 나무들이 헐벗기 시작합니다. 겨울이 되면 우리들의 마음도 더 움추러들겠지요. 가뜩이나 경기가 안 좋다고 올 겨울 추위를 각오하라는 말들이 나오는 지금, 마음이 그리 가벼울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럴 때일수록 조금 더 마음을 열어 우리 보다 힘든 사람들에게 손길을 뻗으면 어떨까요. 아주 작은 힘이 세상을 바꾼다는 건, 이미 오래전부터 검증되어 온 역사적 사실이니까요.

PS> 굳이 1004 캠페인이 아니면 어떻습니까. 경제가 어려워지면 어려운 분들은 더 많이 힘들어집니다. 이제 곧 등장할 자선 냄비, 조금 비싸도 길에서 노점하시는 과일 행상(세금도 안 내는 불법 노점상이기는 하지만, 그 분들은 생존이 달린 것 아닐까요)에서 과일을 사는 것, 아름다운재단, 굿네이버스 같은 공익재단에 보내는 기부금…. 모든 것들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들 것입니다. 조금씩만 지갑을 열어 보면, 훨씬 더 넉넉한 마음을 얻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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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8.11.14 15:5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토양이님과 저에게 책을 사주신다구요?? 히힛~ 주소알려드려요??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14 16:08 신고 수정/삭제

      이미 주문했고요, 직접 와서 받아가세요 ㅋㅋ (책 값에 버금가는 걸 뜯어 먹으려는 심뽀!)

아주 작은 행위로 마음의 넉넉함을 얻다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배푼다는 건, 먹고 살만한 여유가 될 때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지난 몇 년 간 겪었던 이런 저런 일들이 마음의 여유를 많이 빼앗았고, 내 삶에 있어 기부라는 것은 생각 조차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사업하다 진 빚을 갚느라 그 동안 어찌 살았는지도 모르겠고, 솔직히 아직도 그 빚을 다 갚지 못해 매달 매달 원금과 이자를 얼마 동안은 더 내야 합니다. 그래도 이제 끝은 보이니, 저는 참 다행일 겁니다.

얼마 전, 문득 스치던 TV 광고 하나를 그대로 보낼 수 없었습니다. 모 이동통신사 광고.

당신의 힘으론 전쟁을 끝낼 수도 없고
지구 온난화를 끝낼 수도 없고
인류의 가난을 끝낼 수도 없지만
선재의 배고픈 점심 시간은 끝낼 수 있습니다.
당신의 힘을 보여주세요
**1004 + SEND

왠지 이 광고를 그냥 흘려보낼 수 없었습니다. 어느새 버튼을 누르고, 기부 페이지에 접속해서 매월 2천원이라는 작은 돈을 내겠다고 했습니다. 가만 보니, 현금 말고 오케이 캐시백 같은 포인트로 기부할 수도 있더군요. 캐시백 포인트를 조회해보니 만원 조금 넘게 있습니다. 그것도 털어 넣고, 무슨 포인트 있는 것도 다 털어 넣었습니다. 겨우 매월 돈 2천원 보내기로 했는데, 왠지 뿌듯했습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태터앤미디어에서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 1004 캠페인을 진행하겠다는 메일을 받게 됐습니다. 인도, 네팔, 방글라데시 등 서남아시아에 사는, 상습적인 수해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는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업체들로부터 자선 물품을 기증 받고, 제가 가진 개인 물품을 블로그를 통해 판매하면서 이 사람들을 돕겠다는 것이었습니다. 단순히 구호물자나 돈을 주는 것이 아닌, 공부방과 학교를 세워 교육을 통해 가난의 악순환을 끊는데 도움을 주겠다고 합니다. 저는 뭐 트래픽이 많은 파워블로거도 아니고, 신변잡기 수준의 글을 쓰는 블로거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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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happylog.naver.com/beautiful/H000000013647

서남아시아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2008년 10월 20일, 드디어 1004 캠페인이 시작되었습니다. 조만간 제 블로그와 이 캠페인에 참여할 블로그를 통해 기업체에서 후원하는 물품들이 올라올 것입니다. 제가 가진 것들 중에서도 뭐 내놓을만한 것이 있는지 한 번 살펴봐야 겠네요.

솔직히, 제가 하는 이 일은 기부라고도 할 수 없는 아주 작은 일입니다. 이런 걸 하겠다고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조차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그러나 이 작은 행위로 어느 한 사람의 얼굴에 웃음이 돈다면, 그걸로도 충분한 건 아닐까요.

판매가 시작되면 1,004시간 동안 계속 진행될 겁니다. 솔직히 저는 아는 별 볼 일 없는 블로거라서 제 블로그에서 무슨 큰 매출이 일어나지는 않겠지요. 그럼에도 저는 기쁜 마음으로 이 캠페인에 참여하려 합니다. 아주 작은 행동 하나로 세상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 저는 그 사실을 믿으니까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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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egoing.net BlogIcon egoing 2008.10.20 20: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첫번째 포스팅을 해주셨내요. ^^ 저는 파트너는 아니지만 중고물품으로 참가할려고요.

    • Favicon of http://www.raytopia.net BlogIcon 레이 2008.10.20 21:08 신고 수정/삭제

      중고물품 내놓는게 더 고민이에요. 쓸만한 걸 내놔야 할텐데 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0.21 08: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회사에서 금요일까지 중고물품 수집해서 '아름다운 가게' 기부한다던데..
    그게 이건가보네요..
    내라면 대충 훑어 내기만 했지..
    일케 생각해보고 한 적은 없구만요..쩝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21 10:42 신고 수정/삭제

      생각하는게 더 탈이지 뭐... 있으믄 그냥 내면 되는 게 좋은 법이여 ㅋㅋ

레이토피아 방문자 백만 돌파를 기념하며

사실 요즘 블로그를 좀 내버려두고 있었습니다. 굳이 이유를 꼽자면….

1. 열나 바빴다(돈 잘 벌어 좋겠다)
2. 긴 글 쓰기 싫었다(게으름은 어쩔 수 없네)
3. 그냥 좀 싫증 났다(어쭈, 배불렀구나??)

등등 일겁니다. 그래서 짧은 글만 써도 되는 모블로그에서 바람도 좀 피고 있고(!), 뭐 그런 상황이었죠. 하지만 글 쓰는게 일이다 보니, 알게 모르게 글은 열심히 쓰고 있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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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장님 말마따나 블로그가 거의 월간지 수준으로 변해가고 있었음에도, 내심 블로그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던 것 중 하나는 방문자 수였습니다. 뭐, 로봇이 방문한 수치도 있을 거고, 거품도 있을 거고, 남들은 천만 이천만 넘어가는데 굳이 백만이란 것을 유세를 떠느냐고 하면 딱히 할 말은 없겠지만, 그래도 뭔가 기념비 적인 수치라는 점에서는 기억할 만 하지 않을까요.

솔직히 글 수 300개, 방문자 백만 중 어떤 것이 먼저 넘을까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는데, 우연찮게 쓴 카지노 글이 다음 메인에 올라가면서 예상치도 못하게 오늘 백만을 넘어버렸습니다. 백만 넘는 날, 아시는 분들 모시고 번개 한 번 치려고 했는데… 오늘 칠까 어쩔까 고민 중입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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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덕분에 100만을 훌쩍!


그냥 이렇게 쓰고 나가면 재미없으니까, 몇가지 통계를 한 번 분석해 보겠습니다.

레이토피아 개설일
2006년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에 블로그나 개설하고 앉았더라니 ㅉㅉ)

총 등록된 글 수
공개글 281개, 비공개글 3개
(비공개 글이 뭘까 저도 궁금해서 찾아봤는데, 공개하면 안되겠더라고요)

월 최소 방문자 수
2006년 12월, 267명 방문 (24일부터 31일까지 7일간 방문자 ^^)

일 최소 방문자 수
2007년 2월 3일, 7명 (헐, 이건 완전 로봇 뿐!)

월 최대 방문자 수
2007년 6월, 284,122명

일 최대 방문자 수
2007년 11월 6일, 84,638명

최대 방문자 수를 기록한 날엔 예외 없이 다음 블로거 뉴스 베스트에 글이 등록되었기 때문입니다.

그 중에서 최고 방문자를 기록한 11월 6일자 기사는… ‘다시 쓰는 구인광고’ 였군요.
저희 회사에서 직원 뽑는 일이 힘들어서 넋두리를 좀 했는데 이게 대박이 나버렸네요. 다행히 이 글 쓴 이후로 정말 좋은 친구를 채용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이 친구 아직 안 짤리고(!) 잘 다닙니다. ^^

총 방문자 수
2008년 10월 14일 2시경, 1,004,000명

일 평균 방문자 수
1,004,000명 나누기 22개월 = 약 1,52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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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10월 14일 오후 3시 5분 현재


총 댓글 수
2,342개

총 트랙백 수
128개

방명록
96개

이 중에서 가장 댓글 많이 달린 글은… 제가 쓴 것까지 포함해 188개가 달린, 우리글 망치는 일본말 ~지다, 였군요. 역시 치열한 논쟁이 있을 법한 글이다 보니, 댓글이 많이 붙었습니다.

블로그를 쓰고, 블로그를 쓰는 일이 직업이 되고, 블로그를 통해 만난 사람들이 친구가 되고… 참 많은 일들을 겪었습니다. 때론 악플 때문에 힘들어 했고(이젠 뭐 아무렇지도 않게 지워버리고 덤덤하지만 ^^), 때론 글 쓰기 싫어 거미줄 치기도 했었지만 블로그는 가장 어려웠던 시기를 극복하게 해줬던 존재였고, 지금도 제 삶을 누려가는 의미있는 존재가 되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고, 글을 쓰면서 스스로 반성한 점도 많이 있습니다. 그런 점들을 찾아 나날이 성숙하는 블로그가 되었으면 좋을텐데, 그런데도 여전히 전 모자란 마음 뿐이군요.

방문자 백만 돌파 글을 쓰다 보니, 번개를 치든 안 치든 오늘은 술 한 잔 마셔야 겠군요. 이런 날도 술 안 마시면, 진짜 기분 좋아 술 마실 날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어쨌든 저는 오늘, 자축하는 의미에서라도 술 마시러 가야 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방문자 백만이 넘도록 제 블로그를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 RSS에 넣어 놓고 꾸준히 찾아 주시는 분들, 귀한 댓글 남겨주신 분들, 꾸준히 읽어주시는 모든 분들, 옆에서 블로그 잘 하도록 도와주는 미디어브레인 식구들, 그리고 또… 이렇게 모든 분들께 고맙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진심으로,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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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08.10.14 15:1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짝짝짝!!!!!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충분히 열심히 하셨어요.. 백만 돌파 충분히 가능 합니다..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8.10.14 15:1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짝짝~ 축하드립니다.
    저도 어서 백만돌이 되어야겠어요.
    지금 속도로는 연말에나 가능할 것 같은데.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5:59 신고 수정/삭제

      나도 연말쯤 생각하고 있었는디.. ㅋㅋ 근디 당신은 구독자 수가 엄청나잖어.. 카운트는 잊어도 돼~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0.14 15:5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진작에 넘었을 듯 싶었는디요..ㅎㅎ
    그나저나 엠파스가 시끄러버서 이사갈까,말까 고민중이에요..ㅡㅡ;
    참..백만기념 떡이나 한판 돌리시지요..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6:00 신고 수정/삭제

      티스토리 초대장 보내주끄나?? 엠파스는 슬슬 떠나실 때 되었잖여~ ㅋ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0.14 15:5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겨우 십만돌이 넘겼다는...ㅋㅋㅋ
    그나저나!
    오늘은 아니되옵니다!! ㅠㅠ
    (안 짤리고(!) 잘 다니고 있는 토양이)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0.14 18: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백만돌이 축하축하.. ^^
    자.. 이제 책 한권 쓰면 되겠네.. ^^

  • Favicon of http://echoya.com/ BlogIcon 에코 2008.10.14 23:5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백만돌파 ㄷㄷㄷ
    어떻게 하면 백만명이 유입되는건가효?^^ㅋㅋ
    축하드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5 10:07 신고 수정/삭제

      머, 다 주변에 계신 분들 덕분이쥬~ ^^

  • Favicon of http://www.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08.10.15 02:0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드려요~^^ 백만명 돌파 멋집니다!!
    기념파티는 하셨나요?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10.16 09: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ㅋㅋㅋ...월간지
    축하드려요 백만 방문객돌파!!
    대단하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20 10:07 신고 수정/삭제

      요즘 같은 세상에 뭐 대단할 거이 있습니까 ^^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10.20 10:0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진짜 부럽슴당. 저는 환갑잔치 할때쯤이나 백만 돌파하려나요..-_-
    추카추카! 추카할 일도 많고 회포를 풀 일도 많은데 너무 격조했어요.. 조만간 한자리?!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20 10:07 신고 수정/삭제

      헐, 별 말씀을~ 조만간 훌쩍 넘지 않으실까요~ ^^ 제가 한 번 놀러갈께요~ ^^

  • Favicon of http://isponge.net BlogIcon 마음으로 찍는 사진 2008.10.20 18: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 드립니다. 특정한 포스트에라도 사람들이 몰리게 되면 그 재미를 쉽게 잊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RSS 통해서 항상 재미 있게 읽고 있습니다. :)

  • Favicon of http://gamsa.net BlogIcon 양깡 2008.10.23 11: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드립니다. ^^ 똥 밟았다고 너무 뭐라고 하시지 마세요~ ㅎㅎㅎ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10.25 22: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유..고맙다뇨...별말씀을....오호호~ 가 아니고...
    축하드려요~ 술 사 주세효~~~~^^;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26 15:52 신고 수정/삭제

      오세요. 당장 술 사드릴께요. 얼마든지!! ^^

  • Favicon of http://midorisweb.tistory.com BlogIcon 미도리 2008.11.04 00:4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블로그로 사람을 얻는게 가장 큰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잘 뽑은 그 직원은 누굴까요? 궁금한데요 ㅎㅎ

수면내시경을 하다

지난 주부터 갑자기, 음식을 삼키기가 어려워졌다. 식도가 무엇으로 막힌 듯이 음식이 잘 내려가지 않았고 그러면서 자연스레 통증이 생겼다. 게다가 간간히 올라오는 신물과 헛구역질까지. 음식 먹기가 쉽지 않았다. 먹는 걸 정말 좋아하는 나에게 음식을 제대로 먹을 수 없다는 건 큰 고역이다. 부랴 부랴 병원을 찾았고, 이런 저런 상담 끝에 결국 수면 내시경을 하기로 결정했다.


미리 예약해둔 내시경 센터에 올라가 예약증을 내고 잠시 기다리는 그 시간. 사실 이런 시간이 더 무섭고 힘든 시간일지도 모른다. 조그만 액체 한 봉을 입에 털어넣고 기다리면서 쓸데 없는 상상을 한다. 마치 드라마에서 본 것처럼 누워 있는 내 옆으로 사람들이 분주히 다녀가는 영상이 머리 위에 떠오른다.

이름이 불리고, 침상에 누웠다. 목 마취를 한다면서 입 안에 뿌린 역한 스프레이. 잠시 후 혀와 목이 마비되고 침을 삼기는 것 조차 어려웠다. 손등에 주사 바늘을 꽂으며 간호사는 이제 곧 약이 들어갈텐데 눈을 뜨고 있다가 눈이 감기면 그대로 자면 된단다. 당연한 얘기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다가, 눈이 감기는 것 조차도 깨닫지 못했는데, 시끄러운 소리에 눈을 뜨고 말았다. 내시경실에 들어간 지 벌써 한 시간 반이 지나 있었다.

그 와중에도 그렇게 코를 고는 소리가 들렸고, 이제 그만 자고 일어나라고 재촉하는 말소리가 나를 깨웠다.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를 깨우는 소리. 누군지 모를 그는 벌써 네 시간째 자다 깨다 그러고 있는 모양이다. 아차, 해야 할 일이 있었지.

침상에서 일어나는데 순간 현기증이 돌았다. 젠장, 모르겠다 하고는 도로 누운지 십 분만에 다시 일어나, 마치 약에 취해 헤메는 영화 속 그 누구처럼 내시경실 복도를 왔다 갔다 하다 간호사에게 들켰다. 아, 저기 잠시만 앉아 계세요… 잠시 후 의사가 나를 부른다. 특별한 이상은 없고요, 별 건 아닌 듯 한데 작은 혹이 있어 조직검사를 했습니다… 그럼 저는 왜 아픈가요? 스트레스가 원인일 것 같네요. 뭔가 더 물어야 할텐데, 정신을 못 차린 나는 드문 드문 질문을 하는 듯 마는 듯, 그러다가 다음 주에 다시 오라는 얘기를 듣고 수납을 하고 병원을 나섰다.

비가 내렸다. 멍한 상태에서 비를 맞아야 할지, 택시를 타야 할지, 우산을 써야 할지 판단을 못하고 있다가 무작정 보이는 편의점으로 들어갔다. 우산 하나. 5,500원을 내고 자동으로 펼쳐지는 플라스틱 우산을 하나 샀다. 계산대에 섰는데 약봉지를 봤는지, 비닐 봉투에 담아주겠다는 편의점 직원의 마음씨가 그냥 고맙다.

우산을 펴고, 비 오는 거리를 걸었다. 몽롱한 상태에서 걷는 길과 비와 사람의 모습이 평소와 달랐다. 주사 자국이 아프게 느껴졌다. 흰색 플라스틱 우산 아래, 약봉지를 옆에 끼고, 비실 비실 걷는 모습을 생각하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뭐, 복잡하게 생각할 건 없잖아. 그냥 이렇게 흐물 흐물 걷는 것도 재미있잖아. 내가 들어가야 할 지하도 입구가 보이는데 비는 조금씩 멎기 시작했다. 우산 값이 아까와오는 걸 보니, 이제 슬슬 정신이 되돌아 오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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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9.25 06:2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고생했소이다.. ^^ 근데 스트레스라면.. 음.. 내가 없는 동안 그리 무리를 했소?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9.25 07:09 신고 수정/삭제

      책임 지세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9.25 09:16 신고 수정/삭제

      "안 계신 동안 더 신나게 놀아야지"라는
      강박관념이 스트레스로..^^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9.25 09:1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별 생각없이 건강검진 때 수면내시경 받았는데..
    십이지장궤양이래요..ㅠㅠ
    진정 스트레스라면 궤양 정도는 하나 있어야 한다는..흠냐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09.25 09:2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ㅠㅠ 말썽 그만 피울게요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9.25 18:52 신고 수정/삭제

      정말? 약속한 거야~ ㅋㅋㅋㅋ (정말로 말썽 피우게 된 토양이!!)

  • Favicon of http://www.neoearly.net BlogIcon 라디오키즈 2008.09.25 15: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종합검진 받으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내시경을 해야 하는데...
    @_@;; 저도 4시간씩 자면 어쩌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9.25 18:52 신고 수정/삭제

      아유, 걱정 마시고, 푹 주무세요~ ㅋㅋ

  • Favicon of http://www.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08.09.26 06: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별 탈 없다니깐 다행이네요~^^
    저도 한몫한것 같아 죄송~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9.26 11:16 신고 수정/삭제

      흐음 그대가 해 준거는 별로 읎는디? ㅋㅋ

  • 손통 2008.09.26 09:2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리나이때는 몸에서 하나,둘씩 고쳐야 할것들이 생기는가봐. 딱고,조여써야지 어쩌겄어? 그러려니 해야지. / 한마디로 뽕맞았네. 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9.26 11:16 신고 수정/삭제

      형님 나이하고 제 나이는 다릅니다!!! ㅎㅎㅎ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9.30 19:1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그 와중에 사진을 찍어 블로깅 하시다니.. 역쉬 파블의 포스가 다릅니다! ^^ 조직검사한 사람들끼리 동호회 만들어서 술한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9.30 18:44 신고 수정/삭제

      웬지 들이대야 겠다는 압박감에 ㅋㅋㅋ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10.01 11:0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별 일 아닌것 같아 다행이네요~
    저도 가끔 내시경 할 때마다 호스가 들어가는 그 당혹감이란...
    수면 내시경 해봐야 할듯

    좋은 하루되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06 23:32 신고 수정/삭제

      아주 어릴적에 그런 경험이 한 번 있어서, 두번씩은 해보고 싶지 않다는 ㅋ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10.02 15:2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몸이...."나 좀 쉴래." 그랬군요...
    우리 나이가 되면(?) 몸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아요....잘 모시고 사세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06 23:32 신고 수정/삭제

      뭐 한 게 있다고 쉬나요~ ㅋㅋㅋ 잘 지내시죠? ^^

생일 선물

열 살 되던 날 아침은 아무런 기억이 없고, 스무 살 되던 날 아침은 해방감에 가득차 있었다. 서른 살 되던 날 아침은 죽기보다 눈 뜨기 싫었고, 마흔 살 되던 날 아침엔 그냥 죽은 듯 누워 있었다. 그리고 이제 마흔 하나. 숫자만 놓고 보면 정말 생각하기도 끔찍한 나이가 됐다. ^^

얼마 전에 휴대폰을 바꾸면서 2년 약정을 맺었다. 그 논리로 따지면 나는 2년마다 휴대폰을 새로 바꾸게 될 테니, 여든 살까지 내가 쓸 수 있는 핸드폰은 겨우 스무 개에 지나지 않는다. 세상에 태어나는 그 많은 핸드폰 중에 내가 쓸 수 있는 건 겨우 스무개라니. 살 때마다 무조건 제일 마음에 드는 핸드폰을 사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난 앞으로 겨우 스무 개 밖에 더 못 산다는 말이다!

숫자로 따지면 참 마음이 아프지만, 여전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을 생각하면 이렇게 마음이 뿌듯할 데가 없다. 그것이 다 나이를 먹어왔기 때문에, 지금 이 나이가 되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하면, 나이 먹는 일이 그렇게 나쁜 것만은 아닐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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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 딸 아이가 직접 만들어준 마우스용 손목 받침대. 비록 저작권 위반인데다가, 군데 군데 서툰 바느질이 삐져 나와 있기는 하지만, 이렇게 이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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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세트로 만들어준 미니 쿠션. 가위에 베고 바늘에 찔린 작은 상처들이 손가락에 있길래, 뭘 유난스레 만들다가 저랬을꼬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빠 선물 만드느라 그랬다는 걸 알고는 가슴이 먹먹해서 잠시 동안은 멍하니 있어야 했다. 게다가 덩치만 컸지, 아직은 천상 애다. 꼭 회사 가져가서 쓰라고, 문자까지 날리는 걸 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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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생애 최고의 파트너인 짠이아빠님 직접 골라온 워터맨. 남들은 몽블랑을 더 좋아한다지만, 사실 나는 다소 거만하게 느껴지는 몽블랑의 디자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얄싸하면서도 세련미가 넘치는 워터맨의 느낌이란. 애지중지하턴 워터맨을 잃어버리고 한 동안 만년필 없이 살아오던 내게 가슴 짜릿한 선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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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함께 일하는 식구들이 불붙여준 케이크. 한 살이라도 줄여주려는 사무실 막내 토양이님의 마음씨가 고맙다. 게다가 초 하나는 쑥 눌러 마치 서른 하나처럼 보이게 만들어준 편집장님의 센스엔 저절로 환호가! 퇴근 무렵 나눠 먹은 블루베리 치즈 케이크가 생각보다 너무 부드러워 남김 없이 먹었더니, 저녁에 밥이 반 공기 밖에 안 들어가더라.

이 외에 미처 사진을 찍지 못헀지만, 주일학교 학생들이 붙여준 케이크도 있었다. 소리 소리 지르며 노래를 불러 선생님을 창피하게 만들었지만, 나는 이 녀석들이 새삼 자랑스럽다. 그리고 현금으로 후원한 우리 가족들. ^^ 그리고 또.

마흔 하나의 생일. 마음으로 축하를 보내준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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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8.13 18: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운동부족의 아빠가 다희를 들어줄 때 손목이랑 허리에서 나는 '뿌드득' 소리를 다희가 들었나보군요..
    절대 부러워서 그러는 거 맞음..부럽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8.19 00:52 신고 수정/삭제

      조만간 공주님이 다 해줄 거이네... 부러워 마시게... 그 때쯤 되면 내가 정현아범을 도로 부러워할테니~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8.14 01:0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선물 많이 받았구만.. ^^ 다희 많이 컸네.. 뭐..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8.19 00:53 신고 수정/삭제

      네, 아이들이란 정말 부쩍 크더라고요~ ^^ 짠이도요~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8.18 05: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생일 축하드립니다! 사십을 넘어서면서부터는 숫자가 믿을 수 없을만큼 시간이 빨리 흐릅니다.. 저렇게 이쁜 선물해주는 따님을 두신 것만으로 위안 삼으며 숫자는 잠시 잊으셔도 될듯합니다. 다시 한번 추카추카!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8.19 00:53 신고 수정/삭제

      앗~ 감사합니당~~ 저는 서른 다섯 넘으면서 정말 세월이 총알같이 지나더라고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8.18 17: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축!생신..
    따님의 멋진 선물 부러워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8.19 00:53 신고 수정/삭제

      앗 무슨 생신씩이나~ ㅋㅋㅋ 고맙습니당~ ^^

  • 조선얼짱 2008.08.18 20:0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M.B. 여러분들은 나이를 줄여주는 따뜻한 마음씨들이
    계시군요. 토양님의 케잌 촛불 갯수나 ...
    짠이 아빠님의 포스트 중 ... 주례를 부탁 받고 적으신 글 중에
    제목에 적은 자신의 나이를 줄여놓은것 .. 등 등
    사실 전 그 제목의 나이를 보고 완전분개했었습니다.
    나이는 고무줄이 아닌데 ...
    각설, 생일 맞으신줄 몰랐어요. 늦었지만
    고개숙여 진심으로 축하 드립니다. 짝짝짝~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8.19 00:54 신고 수정/삭제

      ㅋㅋ 그러게요. 왜 나이를 그리 적으셨을까~ 저도 의아했지만~ 뭐 다 깊은 의미가 있으려니 했더라는... ㅎㅎ 정말 정말 감사드립니다!!!

  • Favicon of http://midorisweb.tistory.com BlogIcon 미도리 2008.08.20 06: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최고의 파트너를 만났으니 정말 행운이세요~ 게다가 주변 사람들의 그 마음 씀씀이를 깊이 헤아리시는 님도 정말 센스쟁이 ^^ 그나저나 생일 축하합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8.20 17:19 신고 수정/삭제

      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ㅋㅋ 축하 고맙습니다 ^^

  • 말짜 2008.08.20 20:0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추카추카..딸래미 있는 사람은 좋겠다..
    얼마나 뿌듯할까..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8.21 14:28 신고 수정/삭제

      ㅋㅋ 머 아들 엄마들은 그 나름대로 재미가 있겄지 머~~ 아니겄어?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