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 12일, 잠실 석촌호수 벚꽃

4월은 벚꽃만으로도 축복 받은 달.
잠실 석촌호수는 비록 사람이 만든 호수지만
벚꽃과 호수와 산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흔치 않은 곳.
석촌호수에 벚꽃이 피기 시작했다.


호수를 반으로 길게 갈라
잠실 쪽은 벚꽃이 활짝 피었으나
성남 쪽은 아직도 덜 피었으니
아마 이번 금요일 쯤엔 절정을 이룰 듯... 


일부러 석촌호수 주변 식당을 골라 점심을 먹던 날
다 나같은 마음이었는지 식당은 정신없이 붐벼
입으로 먹었는지 뭘로 먹었는지 정신은 없었으나
뭐, 어때. 이런 날은 배만 불러도 고마울 뿐...


점심 먹고 가볍게 이 길을 산책할 수 있는 사람은
정녕 운 좋은 사람이어라.


물 위로 내린 벚꽃
살며시 아이폰을 들이밀고
봄바람에 흔들릴까 서둘러 셔터를 누른다.


햇빛 만큼 눈부신 4월의 벚꽃...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충분히 즐겨도 좋으리.
허나, 시간 남았다고 마음을 놓으면
어느 틈에 지나는 것이 삶일텐데...
오늘은 더 주저하지 말고
사랑한다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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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1.04.12 15:0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벚꽃이 사람을 모두 시인으로 만드는 군요~~
    눈부신 4월입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1.04.12 15:13 신고 수정/삭제

      시라니요.
      그냥 끄적거린 걸. 어줍잖습니다. ㅋ

      행복한 4월 되세요. ^^

  • Favicon of http://www.markjuhn.com BlogIcon mark 2011.04.13 00: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리나라 사람들 벗꽃 (사쿠라)를 너무 좋아 한다는...

  • Favicon of http://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11.04.14 09: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랜만에 블로그에 포스팅하셨네요^^
    저도 어제 밤에 벚꽃 보고 왔어요

떡갈비 먹고파 담양을 지르다

가끔 그런 날이 있다. 뭔가 미치도록 먹고 싶은 날. 오늘은 삼겹살이 먹고 파. 시원한 야외에서 맥주 한 잔 들이켰으면. 얼큰한 막국수 캬. 싱싱한 조개의 짭쪼롬한 맛. 그런 날엔 꼭 달려줘야 한다. 인생 뭐 있나. 먹고 싶은 건 먹어줘야지. 그리고 이번엔 떡갈비다.


회사 창립 5주년을 맞아, 2주에 한 번씩 주말마다 번개가 열린다(사실은 가서 일도 한다). 강제는 아니고, 가고 싶은 사람만 가는데, 그래봐야 이제 겨우 두 번 한 거라(분위기를 보아 하니 앞으로 두 번은 더 할 듯!) 딱히 자랑할 만한 건 아니다. 지난 번엔 속초의 생선구이집과 오징어 순대를 찾았고 이번엔 담양의 떡갈비다. 떡갈비라니, 말만 들어도 침이 고이지 않는가.

담양이란 이름을 들으면, 먹으로 그려낸 수채화 같은 느낌이 든다. 키 큰 나무들이 만들어 낸 그늘에서 은은히 쉬다갈 수 있는 조용한 고장. 거기에 맛난 떡갈비와 죽통밥이 같이 떠오르면, 이건 도저히 멈출 수 없는 유혹이다. 그래서 달렸다.

금요일 오후, 번개 참석 팀은 한 시간 정도 일찍 사무실을 떠난다. 이번 참석자는 다섯 명. 005호 헨드릭스군은 중국 출장 중이고 004호 편집장군은 시골에서 부모님이 올라오시는 관계로 참석을 못했다. 안타깝다. 여섯 명이 가면 버스 전용 차선 탈 수 있는데 다섯 명이라니. ㅜㅜ 게다가 저 두 명. 우리 사무실에서 1종을 운전할 수 있는 멤버들이다. 젠장, 오며 가며 운전은 다 내 몫이다.

그래도 소풍 가는 마냥 기분은 들떴다. 운전도 못하는 006 피버군, 007 호련양(본인은 봉고를 몰았다고 주장하나, 검증할 수 없음), 008호 모노마토군은 복불복 삼매경이다. 복불복에서 진 한 사람에게는 휴게소에서 감자, 오뎅, 핫도그 등등을 잔뜩 먹여 떡갈비를 못 먹게 하기로 한 모양. 호련양이 걸렸는데, 독하다. 휴게소에서 쉬지 말고 가잔다. 떡갈비를 향한 저 집념이란.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천안 지나서 천안논산고속도로로 올라섰다. 이 도로 덕분에 충남, 전라 지방으로 가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으니 고마운 일이다. 얌전, 점잖 운전의 대명사 001호 사장님과 달리 002호 나는 사실 속도를 좀 내는 편이다. 운전 중 아는 분이 전화를 걸길래 전화만 받고 사장님께 넘겼다. “저 사람은 140km 정도로 가야 차 안 막힌다고 하는 사람이에요.”라고 내 흉을 본다. 마음이나 그렇지 요즘 그렇게 달리긴 쉽지 않다. 카메라가 워낙 많아서.

휴게소 한 곳을 들러(이 곳에서 결국 우리 브레인들은 감자통구이와 오징어를 샀으나 호련의 강력한 반발에 못이겨 서로 나누어 먹었다. 운전하는 내 입에도 커다란 감자 하나를 우겨 넣는 호련! 애야, 그거 하나 먹었드니 배부르더라!) 담양으로 출발하면서 현지 식당 운영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 지난 번 속초 번개 때 음식점마다 거의 삼사십분씩 기다렸던 탓이다. 그런데 웬걸. 무한도전에 나왔다던 모 식당은 8시 30분에 문을 닫고(!) 1박2일에 나왔다던 식당은 9시 반에 문을 닫는단다. 지금 계산으론 아무리 빨리 가도 아홉시 전에 도착하긴 힘들 듯. 식당이라면 당연히 밤 10시 정도까지는 하겠지, 라고 막연히 생각했던 것이 실수였다.

마음이 급해졌다. 떡갈비 먹으러 담양으로 지르는 중인데 떡갈비 식당이 문을 닫는다니. 게다가 밤이 되면서 진입한 호남고속도로는 익숙하지 않은 길인데다가, 어둡다. 속도를 낼래야 낼 수 없는 상황이란 말씀. 게다가 왠 트럭은 그리 많던지. 속도를 내지 말라는 신의 계시로 알고 그저 급한 마음을 달래며 달릴 수 밖에.

백양사 IC로 빠지라는 내비의 안내를 따라 국도로 들어섰다. 남은 거리는 약 20km. 새로 생긴 듯한 국도는 넓고 깨끗했으며 차도 별로 없었다. 잘 빠지는 신호를 받아 탄력있게 달리다가 목적지인 덕인관에 도착한 건 8시 33분. 내가 자랑스러웠다. 운전도 못하는(!) 이 인간들에게 오로지 떡갈비를 먹이겠다는 일념 하나로 꾸준히 달려 시간을 맞췄다니! 식당 안에 들어갔더니 왜 9시 반까지만 하는지 이해가 됐다. 이미 그 시간에 식당에 손님이라곤 이제 막 계산하고 나가는 한 테이블 외에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아마도 우리가 마지막 손님이 될 듯. 게다가 식당 주변은 넓디 넓은 국도로 다니는 차 조차 많지 않는 상태였다. 서울에서 떡갈비 먹으러 저녁에 출발하시는 분들은 시간을 염두에 두셔야 할 듯.


자리에 앉고 다른 브레인들은 사진 찍기 바빴지만 운전한 나는 얌전히 테이블에 앉아 음식을 기다렸다. 식당 안은 생각 보다 넓고 환했다. 무엇보다 테이블과 테이블 사이가 넉넉한 것이 맘에 들었다. 밥 먹으면서 등 부딪히는 불쾌감이란 밥 맛 달아나게 하는 대표적인 존재다.


먼저 반찬이 나왔다. 반찬이 깔리고 호박전과 도토리묵을 집어 먹으면서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전라도다. 반찬 하나 하나를 씹을 때마다 고유의 맛이 흘러 나온다. 운전하던 피로도 어느 틈에 사라지고,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딱 한 잔 마신 맥주 한 잔은 온 몸을 짜릿하게 만든다.


그리고 떡갈비. 불판 위에 지글지글 소리를 내는 떡갈비는 보기만 해도 예술이다. 그리고, 맛있다. 달콤하면서 쫄깃하고 구수한 맛이 입안에 가득하다. 공기밥과 함께 떡갈비는 어느 틈에 다 사라졌다. 잘 먹었는데, 뭔가 살짝 아쉽다. 그게 뭘까. 문득 서울에서 먹은 떡갈비가 생각났다. 맛있긴 한데, 이 정도에 이 가격이라면 굳이 여기까지 와서 먹지 않아도 될 듯하다는 소감이 슬슬 밀려온 것이다. 이 아쉬움의 원인을 이 날 저녁 머문 민박집 아주머니가 아주 명쾌하게 풀어줬다. “손님이 많아지면서 음식들이 예전 같지 않아요. 손님들은 떡갈비와 죽통밥을 찾으시지만 우린 잘 안 가요.예전에 먹던 맛이 아니어서.” 애거서 크리스티의 소설 열세가지 수수께기 중엔 이런 표현이 나온다. “아무리 좁은 길이라도 일딴 뚫리기만 하면 경치 좋은 마을 치고 살아 남는 곳이 없죠’”

그래도 잘 먹었다. 사실 포장을 해 오라는 주문이 있었지만 포장은 않기로 했다. 전국 택배도 해주고, 조리법까지 넣어준다지만, 여기서 바로 구워 먹는 맛만 못할 터이고, 그러면 서울에서 떡갈비 먹느니만 못하리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부른 배를 두드리며 민박집을 찾았고 그렇게 담양의 밤이 깊었다. / FIN

PS> 담양 번개 2탄, 숯불돼지갈비 얘기는 다음 편으로 이어집니다. 언제 쓸지 모르겠으나~ 투비 컨티뉴드~~ ^^

PS2> 사진이 뭐 이래, 하실 수 있겠으나, 아이폰으로 찍은 거라 어쩔 수 없음을 이해해 주시길. 더 좋은 사진을 보고 싶으신 분은 다음 링크를 참조하세용~

담양 덕인관 http://www.zoominsky.com/1286 BY MediaBrain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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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10.05.07 15: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ㅋㅋ 역시 잼있게 잘 정리했구만.. 생생한데..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5.07 15:23 신고 수정/삭제

      ㅍㅎ 사장님께 칭찬을 들으니 몸둘 바를 모르겠다는..
      근데 진짜 요즘 글 쓰기가 너무 겁이나요... ㅜㅜ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BlogIcon 그린데이 2010.05.10 04: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숯불갈비편 기대만빵~! 근데 고속도로에서는 정말 속도를 조절하기가 더 힘든 것 같아요. 주변과 속도를 맞추다보면 금방 130Km를 달리고 있다는... (제 차는 140을 밟으면 차체가 심히 떨려서 그땐 좀 느끼긴 합니다. ㅎ) 전 지난주에 통영을 다녀왔는데, 카메라 많기로 유명한 경부고속도로에서 딱지 몇개 날아올까 겁나요. 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5.10 09:47 신고 수정/삭제

      저 제작년인가 통영 다녀오면서 한 장 끊었더랬죠 ㅜㅜ 그 돈이 진짜 아까운 듯! ㅋㅋ

      통영을 한 번 더 가고픈데, 멀어서 쉽게 엄두가 안 나요 ㅋ

가까운 곳으로 휴가를 떠나다

휴가의 목적은 무엇보다 푹 쉬는 것, 이라고 주장하는 저는, 사실 휴가 때 멀리 다니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데서 쉬는 걸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멀리 있는 좋은 곳에 가서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오가는 과정이 많이 힘들고, 휴가 일정이라도 짧으면 휴가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그래서 이번 휴가는 가평에 있는 펜션으로 결정. 북한강 상류에서 수상 스포츠도 즐기고, 바베큐도 해 먹고, 그렇게 짧은 2박 3일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이 글을 쓰는 현재는 휴가 중! 기대도 안 했는데 펜션에서 무선 인터넷이 잡히더군요! IT코리아 만세입니다. ㅋ(누군가는 휴가까지 와서 블로그질이냐, 뭐 그런 소리가 들리는 듯도 싶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터보트 뒤에 매달고 다니는 튜브도 타보고(이걸 바이퍼라고 하더군요), 국내에 한 대 밖에 없다는 2억짜리 모터보트도 타보고(솔직히 이건 펜션 측 사정으로 입실이 늦어졌기 때문에 요금을 조금만 더 내고 태워줬다는!) ㅎㅎ 그렇게 놀았습니다. 수상 스포츠할 때는 카메라를 들고 갈 수 없어서 사진이 없군요. ㅎㅎ 있다고 해도 블로그에 공개할 생각은 없지만. 어쨌거나 요즘 북한강 상류에 수상 스포츠를 겸하는 펜션들이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저렴한 값에 즐길 수 있게 된 듯 합니다. 물놀이라면 끔찍히 무서워하는 저도 드디어 바이퍼와 모터보트를 탔을 정도니 말이에요.


하지만 펜션에서의 하룻밤에서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건, 바로 바베큐일 겁니다. 이글 이글 타오르는 숯불에 맛있는 고기를 얹어 잘 익혀 먹는 그 재미. 게다가 고기만 얹을 수는 없잖아요. 소시지도 얹고, 떡도 얹고, 버섯이나 다른 채소들도 얹고, 그렇게 구우면서 먹다보면 정말 어느 틈에 남산만 해진 배를 느끼게 된답니다(먹기 전이나 후나 별 차이가 없긴 하지만!).


바베큐에 꼭 있어야 하는 건… 바로 바로 한 잔의 맥주죠. 사실 회사 워크샵이나 엠티 같은 걸 왔다면 맥주보다는 소주나 폭탄주!가 최고겠지만, 가족들하고 왔을 땐 그저 가벼운 맥주 한 잔이 최고입니다. 옆에서 아빠 술 마신다고 잔소리하는 딸 아이한테 평소에 잘 못 먹는 음료수 캔 하나 물려주고 나면, 아빠의 맥주 한 잔은 그럭저럭 용인이 되는 법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져온 것은 2009년 여름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맥스의 한정판! 맥스 한정판은 뉴질랜드에서 수확한 특별한 호프인 넬슨 소빈을 썼다는 것이 특징인데 수확량이 적어 올해 이 기회를 놓치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 저도 입맛이 세련된 편은 아니어서 맛 같은 걸 세심하게 구분하지는 못하는데, 맥스 한정판 이 녀석은 맥주를 넣고 입 안에서 살살 굴려보면 마치 와인에서나 느끼는 듯한 과일향 같은 게 느껴집니다. 물론 맥주는 이렇게 먹으면 안됩니다. 그냥 갈증난 상태에서 시원하게 팍팍! 먹어야 하는 겁니다만! ^^


맥스와 함께 바베큐 파티를 하다 보니 하늘이 뉘엿 뉘엿 해가 저물어 갑니다. 역시 서울을 떠나 보는 하늘은 뭔가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이렇게 밤을 맞으며, 또 아침을 맞으며 이번 휴가는 그냥 푹 쉬다가 갈 생각입니다. 하긴, 벌써 돌아갈 날이 내일이니, 얼마 남지도 않은 거네요. 어떨 땐 멀리 떠나는 휴가가 좋고, 어떨 땐 가까운 휴가도 좋은 법. 푹 쉬는 만큼 몸 안의 피곤이 싹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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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7.31 18: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바베큐에 맥주..ㅠㅠ
    (맥스는 참 fresh한 맛이 나더만요..ㅋ)

    오늘 통일집 가서 속 좀 달래줘야..냠~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9.08.12 10:01 신고 수정/삭제

      헉 통일집 가셨었군요? 어흑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6 신고 수정/삭제

      그 좋은 델 혼자만 가시고 췟췟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8.12 18:17 신고 수정/삭제

      얼짱님이야 그러시다 쳐도..
      펜션가서 바베큐 잡숫고 오신 분이..ㅡㅡ;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07.31 19:3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지글거리는 고기가 입속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보터 타면서 한쪽으로 이빠이 솔린 레이님의 머리카락을 상상하면서 잠시 더위를 잊어봅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7 신고 수정/삭제

      한 쪽으로 쏠렸다는 이미지가
      설마 벗겨졌다는 뜻은 아니시겄지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8.01 01: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완전 부럽삼.. ^^

  • Favicon of http://inamdang.tistory.com/ BlogIcon 대하총각 2009.08.03 00: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놀러가면 역시 빠질수 없는게 바베큐죠..
    시원한 맥주와 바베큐. 부럽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6 신고 수정/삭제

      대하!도 바베큐하면 죽여주잖아요! ^^

  • ^^ 2009.08.03 08: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휴가는 이렇게 보내야 하는거 맞네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6 신고 수정/삭제

      이렇게 보내기도 하고, 또 다르게 보내기도 하고
      뭐 그런 거죠~ 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8.04 22: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엄머엄머, 저기 보이는 거저 깻잎이예요?????????????!!!!!
    저는 그게 젤로 부럽다눙~~~~~~

    (점점 레이님 염장질에 기쁨을 느끼게 되니...저는 변태인가봐요....ㅡ.,ㅡ;;;)

  • Favicon of http://midorisweb.com BlogIcon 미도리 2009.08.06 12:5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가까운 가평좋은데요...물도 있고 바베큐와 맥주라면 ㅋ ~ 이왕이면 펜션 정보도 알려주시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5 신고 수정/삭제

      아 미돌님! ㅋㅋ 펜션은 그리 추천할 만 하지 않더군요!
      (너무 좁고! 비싸고! ㅋㅋ)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9.08.12 10: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맥스의 주가는 여기서도 치솟는군요.
    PPL 스럽지만, 전 레이님의 프로페셔널적 마인드 존경 합니다^^
    저도 정보 좀 알려 달라구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4 신고 수정/삭제

      ㅎㅎㅎ 솔직히 맛 없었으면 안 쓸라고 했는데
      이거이 좀 괜찮더라고요!

      맛없는 걸 맛있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8.12 19:0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해피 벌떼이래요~~
    마음은 10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3 10:24 신고 수정/삭제

      에혀 아무리 그러고 싶어도 10대는 쫌~~ ㅋㅋ
      그냥 삼십대에라도 머물고 싶으네~ ㅋ

벚꽃의 향연, 잠실5단지

사실 잠실에서 벚꽃으로 유명한 곳은 석촌호수가 아니라 잠실5단지입니다. 1978년 건축된 잠실5단지는 그 역사 만큼이나 넉넉하고 풍성한 벚꽃을 자랑하는데요, 만개한 잠실5단지를 걷다 보면, 아, 이것이야 말로 진정 벚꽃의 향연인가, 그런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자, 사진 몇 장 보실까요.




잠실5단지가 어디냐고요? 잠실 롯데월드 건너편에 있는 오래된 아파트 단지가 바로 잠실5단지입니다. 주변에 있는 아파트들은 모두 재개발을 해 화려한 모양새를 자랑하고 있지만 원래부터 고층이었던 5단지는 현재 재개발이 추진 중입니다. 잠실5단지가 재개발이 되면 저 벚나무들은 다 어떻게 될까요. ^^ 물론 요즘은 잘 옮겨 심었다가 다시 데려온다는 말도 있긴 하지만요.





지금 잠실5단지는 축제가 한창입니다. 주민들과 벚꽃을 구경하러온 시민들은 벚나무가 드리운 꽃 그늘 아래 자리를 깔고 삼삼 오오 정다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고, 5단지 안의 교회에서 열리는 바자회에서 파는 먹을거리들을 즐기기도 합니다. 차도 많고 사람도 많지만, 사실 가까운 곳에서 이렇게 풍성한 벚꽃을 즐길 수 있다는 건 큰 혜택이란 생각이 듭니다.




잠실에 사무실을 차린지 이제 3년을 넘어 4년째로 접어듭니다. 사실 그 동안은 뭐가 그리 바빴는지 한 번도 5단지 벚꽃을 구경하지 못했더랬습니다. 이제 4년 차로 접어들고, 사무실도 바로 옆 동의 더 크고 좋은 데로 이사하게 되었으니 올해는 벚꽃 축제를 보면서 우리 회사의 새로운 출발에 축하를 겸해야 하겠습니다.



벚꽃, 굳이 멀리가실 것 있나요. 잠실도 아주 훌륭한 벚꽃이 가득 피었습니다. 잠실5단지에서 넉넉하고 풍성한 벚꽃을 즐기셨다면 연인의 손을 잡고 석촌호수 가를 여유있게 걸어보는 것도 새 봄에 어울리는 소중한 즐거움이 될 것입니다.


벚꽃 떨어지기 전에 잠실 번개 한 번 치라는 아우성이 들리는 듯 합니다만… 꽃 떨어지기 전에, 더 즐겨보자고요. 내일은 피사이이를 들고 출사를 나가야겠습니다.

레이토피아에 못 올라오고 짤린(!) 비컷 사진들은 여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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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바리 2009.04.07 20: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국은 지금 벚꽃물결로 넘실대는군요
    아름답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7 20:57 신고 수정/삭제

      네, 저도 경주의 벚꽃은 잊지 못하는데요~ ^^

      꼭 다시 가보고 싶어요~

  • Favicon of http://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2009.04.09 12:1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남도에서 피는 벚꽃 부러워만 했는데
    서울에도 벚꽃이 피고, 개나리도 피고 해서 참 좋아요...
    저는 안양천길 따라 운동했는데, 거기도 많이 피었더라구요..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9 13:04 신고 수정/삭제

      네, 오늘도 한 바퀴 돌아보니
      벌써 잎이 나고, 꽃이 떨어지더군요. ^^

  • ^^ 2009.04.09 13: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단지 벗꽃은 또 언제 볼런지.... ^^

  • Favicon of http://iloveuk.tistory.com BlogIcon 행복한꼬나 2009.04.13 11: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여기가 잠실의 숨은 명소였군요! 아하 ~ ㅎㅎ 정말 벚꽃들이 풍성하네요. 이번주에 가면 꽃이 다 떨어졌겠죠? 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13 11:50 신고 수정/삭제

      하하 내가 좀 남겨 놓으라고 할까요? ㅋ

  • Favicon of http:// wessay.net BlogIcon 위세이 2009.04.24 15: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 여긴 완전 길을 냈군요.. 좋네요.. 우리 동넨 듬성듬성인데..

석촌호수 벚꽃 길을 걷다

잠실역 근처 석촌호수도 이맘 때면 빠지지 않는 벚꽃 명소 중 하나입니다. 총 길이 2.5km의 호수를 둘러싼 산책로와 산책로 위를 터널 처럼 만들어주는 벚나무들이 꽤 눈을 즐겁게 해주거든요. 3월말 부터 조금씩 피어나기 시작하던 벚꽃들이 4월 첫 주, 활짝 피었습니다. 언뜻 보기에 80-90% 정도는 피었다고 해도 되겠군요. 지금 분위기로 보아서는 이번 주가 피크일 듯 합니다.


석촌호수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 본 산책로의 모습. 이미 활짝 핀 벚나무들이 산책로를 덮고 있습니다. 아직 꽃송이가 활짝 벌어지지는 않았으니까 오늘 같은 날씨로 내일, 모레를 지나 주말이면 절정을 이루지 않을까요.



벚꽃이 눈을 부시게 하지만, 석촌호수엔 벚꽃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슬슬 잎이 나기 시작하는 개나리, 활짝 핀 조팝나무, 그리고 철죽까지. 색색의 꽃이 석촌호수를 감싸고 있는 거지요.


산책로 위로 살짝 걸친 벚나무들이 눈에 띕니다. 호수 가에 피어 있는 벚꽃들이 마치 미소를 짓는 듯 하고요. 이 나무들이 조금 더 크면, 정말 장관일 거란 기대감도 가득합니다.


양지 바른 쪽, 조금 더 나무들이 큰 쪽은 이미 터널이 만들어 졌습니다. 평소보다 두 배, 세 배는 많은 사람들이 산책로를 걸어 갑니다. 마음은 이미 꽃 속에 묻혀 버렸습니다.


푸른 하늘, 눈부신 햇살, 그리고 환한 벚꽃이 눈을 시리게 만듭니다. 시린 눈을 잠시 감아도 벚꽃의 형상은 지워지지 않습니다.





석촌호수의 온도계는 오늘 19도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어쩌면 봄 꽃을 즐길 여유가 생각보다 조금 남았을 수도 있습니다. 지금 눈 앞에 있는 봄 꽃을 기다리게 하지 마세요. 꽃은 그냥, 누리면 될 뿐 무언가를 기대하는 법이 없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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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9.04.06 15: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매년 보는 봄꽃인데도 왜 질리질 않는 걸까요 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6 16:23 신고 수정/삭제

      1년에 한 번, 단 일주일동안만 만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을 평생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

  • Favicon of http://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2009.04.06 15: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남도에서만 꽃이 피는 것이 늘 부러웠는데
    이제 수도권에서도 벚꽃이 만발하는 군요...
    석촌호스 걷고 싶어집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6 16:24 신고 수정/삭제

      라오니스님 계신 곳 주변은 이미 더 많이
      피었을 듯 한데요?? ^^

  • Favicon of http://www.misoin.com BlogIcon 미소인 2009.04.06 15:5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시끌벅적한 윤중로까지 갈 필요도 없겠네요. 집(성수동)하고도 가깝고..
    왜몰랐을까 ㅋㅋ 석촌호수.. 예약 완료!!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6 16:25 신고 수정/삭제

      하하, 성수동이면, 어린이대공원도 좋으시잖아요 ^^
      (근데 어린이대공원은, 주말엔 사람이 너무 많아서... )

      그에 비하면 석촌호수는 적당히 한적할 듯 합니다.

      행복한 봄날 되세요 ^^

    • Favicon of http://www.misoin.com BlogIcon 미소인 2009.04.06 19:19 신고 수정/삭제

      아.. 어린이대공원도 벚꽃이 좋은가보네요..
      요번 겨울에 성수동으로 이사를 와서 겨울에 조카들이랑 한 번 가봤었는데.. ^-^
      연인이랑은 석촌호수쪽이 좀 더 좋을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4.06 16: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뭐니뭐니해도 잠실 벚꽃의 최고봉은 5단지가 아닐까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6 17:02 신고 수정/삭제

      올해는 5단지를 꼭 가볼 겁니당! ㅋㅋ

  • Favicon of http://www.midorisweb.com/ BlogIcon 미도리 2009.04.06 22: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여의도 벚꽃도 구경하러 함 오세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7 08:54 신고 수정/삭제

      그르게요. 여의도 꼭 가고 파요! ㅎ

  • 2009.04.06 23:36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9.04.07 07:2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산책길이 예술인데요. 근데 그 5단지가 대체 어딘가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7 08:53 신고 수정/삭제

      하하, 저희 사무실 길 건너편 잠실 5단지를 말하는 거에요~
      거기도 아파트 단지가 오래되서, 벚꽃이 장난 아니거든요!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9.04.07 09: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지금 거기서 무슨 낭송회도 있다지요 아마..
    레이님의 낭낭한 목소리로 함 출전해 보셔요..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7 09:37 신고 수정/삭제

      저는 말을 잘 못해서요! ㅋㅋ
      그냥 어느 구석에서 술이나 마셔야쥬~ 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4.09 11:1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걸으실 수는 있는 건감요??
    아님, 정원을 생각하여 양보하심??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9 13:03 신고 수정/삭제

      아니여, 어제는 정말 걷기조차 힘들었다네. 쏘오리~ ^^

  • Favicon of http://bongstudio.tistory.com BlogIcon bong 2009.04.09 18:1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잠실에도 봄이 오고 있군요ㅎㅎㅎㅎ
    좀 먼길이지만...폭신한 석촌호수길도 한번 걷고 싶어지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10 09:15 신고 수정/삭제

      하하, 이번 주 지나면 여름일 거 같아요~ ㅋㅋ

진해 군항제를 가다 - 벚꽃에 아쉬움을 묻다

진해는, 언젠간 한 번 꼭 가봐야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마음 속의 여행지였습니다. 해마다 벚꽃 소식을 가장 먼저 전하는 진해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년엔 꼭, 내년엔 꼭 그런 생각을 했더랬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진해로는 발걸음을 떼기 쉽지 않았습니다. 아마, 멀다는 핑계 때문이었을 겁니다. 군항제, 벚꽃 많은 만큼 사람도 많다는 누군가에게 들은 선입견 때문에 멀다는 핑계가 더 자연스럽게 먹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진해를, 드디어 다녀왔습니다. 그것도 3월 27일 당일치기로 말입니다. 승용차를 이용했다면 아마 어림없었을 일인데, 그나마 KTX 패키지를 이용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일 겁니다. 서울역에서 동대구까지 KTX를 타고, 거기서부터 버스로 이동하는 그런 패키지 상품이었습니다. 교통만 제공하지 진해에 가서는 자유 관람을 하는, 그야 말로 데려다 주고 데려 오기만 하는 여행 상품이었던 거죠.

패키지 상품은 저렴하다는 장점은 있지만, 좌석을 고를 수 없다는 점 - 한 마디로 복불복이라는! - 이 단점이더군요. KTX도 갈 때는 역방향, 올 때는 순방향이었지만 바로 문 앞(바로 문 앞 좌석은 역방향과 마찬가지로 할인이 되는데!)에 앉아 있으니 살짝 손해보는 느낌도 듭니다만 그건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요.

여튼 서울역에서 아침 여덟시 반 KTX를 타고 동대구로 떠났습니다. 동대구까지는 잘 갔는데 문제는 버스였군요. 대구 인근을 벗어나는 데만 한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덕분에 진해 도착은 예정보다 한 시간이 더 걸린 오후 1시 30분 정도. 이 때부터 6시까지 알아서 진해를 관광하고 다시 버스에 탑승하면 됩니다. 알아서 관광하고 오세요. 오후엔 차 많이 막힙니다. 이 말 한 마디만 하고 가이드는 우리를 진해 역에 내려주었습니다.

문제는 이제부터지요. 가이드한테 받은 지도 한 장을 가지고 진해를 돌아다녀야 하는데 도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했다는 겁니다. 여좌촌, 해군작전사령부, 사관학교 등등을 가보자 라는 아이디어만 있었는데 정작 진해에 내리니… 게다가 길거리에 사람은 왜 그리 많고 차는 또 얼마나 막히는지.

일단 지도를 기반 삼아 여좌촌의 로망스 다리인가 뭔가부터 찾자고 길거리에서 뒤적거리고 있는데, 할아버지 택시 기사 한 분이 접근합니다. 어디를 찾느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바로 비용을 흥정하고 택시를 타기로 했습니다. 아무 정보가 없는데 돌아다니느니 비용이 좀 들더라도 택시를 타고 다니는 것이 나을 거라고 판단했기 때문이죠. 택시 비용도 그리 비싸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고요.


택시가 제일 먼저 들른 곳은 해군작전사령부입니다. 입구에선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저희는 그냥 택시를 타고 주욱 돌았죠. 군항제 기간 동안만 공개하는데 안쪽에서는 내릴 수는 없고 차를 타고 드라이브만 해야 한답니다. 차 안에서 이제 막 피어 오르기 시작한 벚꽃들을 즐기고, 작전사령부 내의 큰 배도 보고 그렇게 차를 돌려 나왔습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어리버리 해서 뭘 봐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고요.


다음 목적지는 해군사관학교입니다. 커다란 군함을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될 듯 했습니다. 사실 벚꽃도 많이 피어 있을 거라 생각도 했었고요. 일단 입구까지 들어가는데 시간이 꽤 걸렸습니다. 차가 많이 막혔다는 얘깁니다. 그만큼 찾는 사람들도 많았고요. 승용차들은 입구 주차장에 차를 대고 버스를 타야 하는데 택시를 타고 가니 연병장까지 바로 죽 들어갈 수 있어 편하긴 했습니다. 나중에 보니 그냥 승용차들도 연병장까지 들어오긴 하던데, 입구 주차장이 만차 되어서 들여 보낸 거라 합니다. 이거 이거 늦게온 사람들이 장땡이군요! ^^

연병장에서 오토바이 묘기도 보고, 거북선 앞에서 해군 유니폼을 빌려 사진도 찍고 그랬답니다만, 벚꽃은 없더군요. 에이, 꽃 보러 왔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잠시 접고 이번엔 군함에 올라 탔습니다. 충무공함과 고준봉함 두 대를 개방해 놨더군요. 사람이 너무 많아 둘 다는 못 타고 고준봉함에 올라 사진을 몇 컷 찍었습니다. 처음엔 고준봉 함이 사람 이름을 딴 것이려니 했는데 백두산에 있는 봉 이름이랍니다. 여튼, 태어나서 처음으로 군함에도 올라보고, 신기했습니다.


여기까지 돌아보니 얼추 세 시가 넘었습니다. 점심을 아직 못 먹어 시장했지요. 금강산도 식후경인 법인데 뭐라도 먹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진해의 특별한 먹거리를 추천해 달라 했더니, 바닷가라 회가 어떠냐고 해서 - 사실 저는 회를 안 좋아하지만 아내와 딸 아이는 좋아하는 관계로! - 바닷가의 조용한 횟집을 추천 받아 이것 저것 모듬회 중자 하나로 식사를 배부르게 끝냈습니다.

사실 가볍게 먹을 생각이었는데 식사가 묵직해지는 바람에 대략 한 시간 정도를 흘려 보냈군요. 벚꽃을 제대로 보지 못했으니 이제 제대로된 벚꽃 구경을 가야할 차례입니다. 여좌천을 거쳐 장복산 공원을 돌아 내려오는 코스입니다. 여좌천은 아까 내렸던 진해 역 바로 옆에 있네요. 택시를 타고 좁은 길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니 벚나무가 아주 이쁘게 자리 잡았는데 꽃이 살짝 덜 피어서 좀 아쉬웠습니다.


길은 계속해서 장복산으로 이어졌습니다. 외려 산에 벚꽃이 더 많이 피었더군요. 산 정상 터널 앞에서 택시를 돌려 내려오면서 차에서 내려 사진을 찍고 좀 걸었습니다. 이 벚꽃들이 다 피면 정말 터널처럼 길을 꾸미겠더라고요. 덜 핀 것이 또 한 번 아쉬웠지만 그래도 이 정도가 어딥니까. 공원을 따라 산길을 내려오다가 다시 택시를 타고 여좌천 계곡으로 들어서서 택시에서 내렸습니다. 요금을 정산하고, 아직까지 시간 여유가 좀 있어서 걷기로 한 거죠. 계곡을 내려오며 사진을 찍고, 노점상에서 간식도 사 먹고… 사람은 정말 많았지만 ^^ 그런대로 괜찮게 즐기다 왔습니다.


그 먼데까지 가서, 사람에 치이고, 결국 다 피지도 못한 벚꽃 보고 왔단 말이야?? 라고 누군가는 말할지 모르겠습니다만, 네 맞습니다. 그걸 보러 간 거였으니까요. 시간이 부족해서 더 여유있게 즐기고 오진 못했지만, 그것조차도 보지 못한 것보다는 훨씬 나은 거다, 그런 생각을 하며 돌아왔습니다.

마음 같아선 더 여유로울 때, 좀 더 한적할 때 진해를 찾고 싶습니다만, 현실적으론 불가능하겠지요. 벚꽃은 항상 짧은 시간 동안만 피어있을 테고, 그 짧은 시간을 즐기기 위해 사람들은 계속 모여들테니까요. 어차피 그럴 거면, 마음을 비울 건 비우고, 그냥 벚꽃에만 집중하다 오면 될 듯 합니다. 원래 그럴려고 여행했던 거니까요.

여행 일시 : 2009년 3월 27일(2009년 4월 2-3일 쯤 벚꽃 만개할 것으로 예상! 누가? 진해 택시 아저씨!)

여행 코스 : 진해역 -> 해군작전사령부 -> 해군사관학교 -> 바닷가 횟집 -> 여좌천 -> 장복산 공원 -> 여좌천 -> 진해역

여행 방법 : 택시 대절(저 코스를 처음엔 걸어 다닐려고 했다는! 저처럼 처음 가는 사람들은 차라리 이 방법이 나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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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9.03.30 09: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덕분에 먼 남쪽 나라로 부터 온 벚꽃 사진 잘 봤습니다.
    이번 주말 정도면 피크가 되겠군요.
    사무실 건너 5단지 내에도 벚꽃이 조금씩 피기 시작하더라구요. ^^;
    조만간 도시락 들고 점심 먹으러 나가요~ ^^

  • Favicon of http://raonyss.tistory.com BlogIcon 라오니스 2009.03.30 13: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맘때면 가보고 싶은 진해이지만
    교통편이 문제였는데, ktx 패키지도 좋겠는데요...
    좋은 정보, 좋은 사진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30 15:14 신고 수정/삭제

      KTX가 있으니 가능한 일이겠지요 ^^

      단점도 있지만, 하루에 벚꽃을 즐기는 방법으론
      이게 최고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방문해 주시고 댓글 주셔서 고맙습니다 ^^

  • 가고싶오~~ 2009.03.30 17:5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진해시민으로써...오류부분 수정을 요청드릴께요..
    여좌"촌"이 아니라 여좌"천"이랍니다...
    [川]....
    저도 오랜만에 집에 다녀왔는데..차가 엄청 막히더라구요...
    4/3일쯤 가시면 눈꽃을 보실 수 있을 거라 감히 예상합니다..
    수고하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31 10:59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으아 챙피해라... 여좌천을 왜 일관성 있게 여좌촌으로 썼을까요.

      지적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다 고쳤습니다. ^^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9.03.30 19:5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개인적으로 젊고 싱싱한
    경주의 벚꽃을 더 좋아합니다
    그래도 진해는 한번쯤 가고 싶다는..ㅋㅋ
    참, 정황상 통일번개가 임박한 것 같은데요
    비록 제가 낑기지 못해도
    노여워 하거나
    화를 내거나
    증오를 하거나 하지는 않을겁니다요
    절대로 단언코 기어이...ㅎ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31 11:00 신고 수정/삭제

      전 통일번개가 뭔지는 모르겠으나
      진주아빠님 낑기시는 날로
      다시 하면 되겠지요.

      진주아빠님이 낑기지 않으시는 번개는
      절대로 단언코 기어이...

      ㅋㅋㅋ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9.03.31 18: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래도 아름다워요.
    저 하얗디 하얀빛의 연분홍 벚꽃 .. 사진 만으로도 풍광을 떠올리며
    눈을 감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잠시나마 제게 아름다움을 느낄 여유를 주셔서
    꾸벅~^^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31 19:11 신고 수정/삭제

      다음 주면 서울에도 벚꽃이 한창일 듯 한데,
      벚꽃 피는 저녁에 잠실 벌로 나들이 오시지요~~ ^^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4.01 03: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뭔가 아쉬운 여행을 거의 같은 날에 하고 말았군요....^^;;;;;
    그래도 남의 여행이 역시 더 좋아보이는걸요...떡도 아닌 것이...말이죠.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1 10:06 신고 수정/삭제

      아우 샛별님의 여행과 비교할 수 없죠...
      아, 남아공 언젠간 꼭 가고 말꼬얌! ㅋㅋ

  • ^^ 2009.04.01 12: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현지 지리정보가 없을땐 택시를 이용하라... 좋은 정보 인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1 13:01 신고 수정/삭제

      근데 택시를 탈 땐 항상 바가지 쓸 걱정이 앞서서요~ ㅋㅋ

      먼저 요금을 흥정하고 타라! (정도가 될까요? ㅋ)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9.04.06 08: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흥정해서 어느정도면 가능할까요? ^^;;
    KTX진해여행... 내년엔 한번 도전해 봐야겠어요~
    택시여행이라면 아기와 함께도 가능하겠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4.06 09:07 신고 수정/삭제

      하하, 저는 4시간 반에 5만원 흥정했어요 ㅋㅋ

제주의 가을에 푹 빠지다

여름 끝 무렵 아니면 겨울. 항상 그 무렵에 제주를 찾았더랬습니다. 그런 까닭에 제주의 타오르는 뜨거움과 가슴 상쾌한 찬 바람은 겪어보았지만, 온화한 풍요로움은 느껴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제주를 찾은 다섯 번째 여행. 제주는 넉넉한 가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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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한 그루만 봐도 제주는 참 이국적입니다. 바다와 하나가 된 하늘을 배경으로 서 이는 야자수 몇 그루. 멀리 보이는 바다와 상큼한 바람, 못생긴 야자수가 아침부터 살짝 흥분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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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보이는 한라산. 이번엔 꼭 한라산을 올라야 겠다는 다짐을 다시 한 번 해봅니다. 굳이 백록담이 아니어도, 한라산 자락을 터덜터덜 밟으며 제주의 산과 바다를 모두 누려보리라 마음을 다져 먹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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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제주 여행을 함께 했던 사브 컨버터블. 제주니까 탈 수 있는 차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가끔 이런 맛도 있어야지요. 덮개를 열고 시원하게 달리는 건 상상만 해도 마냥 즐거운 일입니다. 솔직히 말하면, 덮개 열고 달릴 일은 별로 없었습니다만! 여튼 그 모습은 상상에 맡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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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 코스는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영실 코스로 결정했습니다. 하루 종일 산행을 할 것이 아니어서 가장 가까운 코스를 골랐고요, 올라 가는 도로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가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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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그냥 시작일 뿐입니다. 마치 불이라도 붙은 듯 온 산이 붉게 물든 건 아니었습니다만, 한라는 이미 자신을 울긋불긋, 화려한 색상으로 치장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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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제주는 지금 억새 천지입니다. 산악도로를 달리다가 차를 길에 세워두고 조금만 안쪽으로 들어가면 어디에나 억새가 천지입니다. 억새가 가득 가득 하니, 나중엔 왠만큼 피어 있는 억새에는 감흥도 안 생길 정도니까요. 억새 속으로 숨어버리고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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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가로수가 온통 귤나무인양, 제주도 곳곳에서 예쁜 감귤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보기만 해도 새큼 달콤한 감귤의 느낌이 아직도 입 안에 신 침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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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박 4일의 짧은 여정이었지만, 갈 때마다 제주는 동경의 땅 같은 느낌을 줍니다. 제주에서 살라고 하면 일 년도 못 살 거라고 누군가는 말하지만, 언젠가는 제주에서 딱 일 년만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도 하고 맙니다. 그렇게 제주의 가을이 마음 속으로 들어 왔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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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ayin.kr BlogIcon 사용인 2008.11.07 17: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잘보고 갑니다.
    늘 웃음 가득 행복하세요 ^^*

  • Favicon of http://echoya.com BlogIcon 에코 2008.11.07 18:1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오와와앙~

    제주도의 가을은 저렇군요^^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7 22:09 신고 수정/삭제

      아직 못 보여드린 것이 더 많아요~ ㅋㅋ

  • Favicon of http://ㅠ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11.07 21: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마치 한라의 가을이 내 가슴에 들어온 것 같습니다
    4인4색의 개성있는 워크샵후기도 흥미롭네요
    어쩌다 보니
    네분의 글에 모두 댓글 다는 진주애비ㅡ,.ㅡ

    ...멋진 후기왕 선발도 재미있을듯..ㅋ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7 22:10 신고 수정/삭제

      제 후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당!!!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1.07 23: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마지막날 나의 뻘짓만 아니었으면 거의 완벽했는데 말야.. ^^
    하여간 지난 여름 거제도 1박 2일 워크숍에 이어.. 제주도 2박 3일 워크숍도 괜찮았어요.. 그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8 03:24 신고 수정/삭제

      시간이 지나면, 그런 것도 독특한 기억으로 남는거죠 뭐~ ^^

  • Favicon of http://www.midorisweb.com BlogIcon 미돌 2008.11.07 23:1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짠이아빠네 사진보다 좀 더 감성적인 사진 ^^
    저두 뚜껑열리는 차 함 타보시퍼요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8 03:25 신고 수정/삭제

      우리 대빵님 사진에 대하면 제꺼는 사진이라고 할 수도 없죠 뭐... >.< 뚜껑 열리는 차 얘기는 다시 한 번 써 올릴라고요~ ㅋㅋ

  • 말짜 2008.11.09 17: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여기 올때마다 나도 사진에 한번 도전해봐야겠다..하고 맘을 먹곤 하지만 워낙 게을러서 잘안되네...정말 좋았겠다..가을의 제주..부러버!!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09 21:37 신고 수정/삭제

      사진찍기의 제일 좋은 친구는... 부지런함이고, 제일 나쁜 친구는... 게으름이라네. ㅋㅋ 어차피 우리야 작품 사진을 찍지 않는 이상, 열심히 들이 밀다 보면 뭐라도 한 개 건지는 거지 뭐~ ^^ 잘 지낸다니??

  • Favicon of http:// www.wessay.net BlogIcon 비됴왕 2008.11.11 04: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근데 진짜 궁금하거 있어요? 사브 저 컨버터블에 네분이 함께 타고 다닌거가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1.11 08:55 신고 수정/삭제

      그럼요 뭐 서울에서 부산 가듯이 장거리를 다니는게 아니라서 그런대로 탈만 하던걸요? ㅋㅋ

    • Favicon of http://wessay.tistory.com BlogIcon 위세이 2008.11.11 18:08 신고 수정/삭제

      음.. 누군가 심히 괴로웠겠군요.. 누굴ㄲK..

강원랜드 카지노를 가다 #2

강원랜드 카지노에 들어가려면 일단 5천원을 내고 카지노 입장권을 사야 합니다. 카지노 입구 오른편에 따로 입장권 파는 곳이 있습니다. 라스베이거스에서는 한 번도 신분증을 보여주거나 입장권을 산 적이 없는데, 강원랜드에서는 입장권을 사야 하는군요. 게다가 신분증이 꼭 있어야 합니다. 신분증을 보고, 주민번호 앞 부분이 인쇄된 입장권을 발급해 줍니다. 왜 입장료를 받느냐는 항의가 많았던지, 이건 다 국가에 내는 세금이라고 하는군요. ^^

입장권을 사고는 거의 공항에서 검색하는 듯한 수준의 검색대를 한 번 넘어야 합니다. 신분증과 입장권을 받은 보안 요원이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금속탐지기 같은 걸 한 번 지나야 하고요, 그제서야 비로소 카지노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우와, 정말 사람 많더군요. 주말이라 그런지, 발 디딜 틈 없이 사람들이 꽉 차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느낌은 별로 좋지 않더군요.

누구나 재미로 손쉽게 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슬롯 머신입니다. 뭐, 어떤 그림이 어떻게 맞아야 하는지 몰라도 그냥 동전 넣고 손잡이를 당기거나 버튼을 누르면 되니까요. 그런데 대부분의, 거의 모든 슬롯 머신이 자동으로 돌고 있습니다. 누군가 돈을 잔뜩 넣어 놓고 자동으로 돌게 만들어 둔 겁니다. 플레이 버튼 위에 천 원짜리를 접어 꽂아 놓고 자동으로 돌아가게 해 놓는 등의 방법으로 슬롯 머신이 자동으로 돌고 있었습니다. 누군가 그 자리에 있지도 않으면서 자리를 맡아 놓은 거지요. 그러니, 새로 들어간 사람들은 슬롯 머신 한 번 댕겨볼 기회가 없습니다. 사실 좀 무섭더라고요.

기계에 들어가 있는 코인 수를 보니 일이십만원 어치는 기본이고, 어떤 분은 오십 만원이 넘는 코인을 넣어 놓고 있었습니다. 계속해서 돌면서 맞으면 또 코인이 올라가고, 소모되고… 그 과정을 자동으로 반복하는 거지요. 슬롯 머신 잡아 놓은 분들은 그렇게 몇 십만원 혹은 몇 백만원 투자해서 한 방 건지기를 기다리는가 봅니다. 어쨌든 카드 게임도 할 줄 모르고 슬롯 머신 밖에 당겨본 기억이 없는 저로서는, 도저히 카지노에 재미를 붙일 방법이 없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카지노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강원랜드 홈페이지에서 사진을 가져왔습니다


슬롯 머신은 손도 대보지 못하고 카지노 테이블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테이블 주변 의자에는 앉는 건 정말 행운이고요, 테이블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게임에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일단 저는 카드 게임은 블랙잭도 모르니 그 테이블은 패스. 커다란 바퀴를 돌리는 빅휠, 룰렛, 주사위 게임 등등을 둘러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어리버리 해서 도대체 어찌해야 할지를 모르겠더라고요. 옆에 서서 남들 하는 걸 좀 지켜보다가 주사위 게임에 한 번 끼어들어 보기로 했습니다. 이거 하고 빅휠이 제일 쉽더라고요.

일단 카지노 칩은 테이블에 있는 딜러에게서 구입합니다. 천원, 오천원, 일만원짜리가 있는데 테이블 위에 있는 주사위 수나 합 같은 곳에 걸 칩을 올려 놓습니다. 딜러가 주사위를 돌리면 주사위 3개가 돌아가다가 어떤 숫자가 나오겠지요. 그 합을 맞추거나, 주사위 모양을 맞추거나 뭐 그런 겁니다. 5만원 어치 칩을 바꿔서 천원 짜리 몇 개로 우연히 맞추다 보니 대강 요령도 생기고 뭐 그렇더라고요. 처음에 운이 좀 좋아서 5만원 정도를 땄습니다. 오마이갓!

천원짜리를 세개씩 배팅하면서 5만원을 땄더니 슬슬 욕심이 생기네요. 이번엔 5천원짜리로 바꿔 도전합니다. 그런데 이거 단순하게 할 때는 좀 먹히다가 나름대로 머리를 쓰기 시작하니까 더 안되는 거 있죠. 결국 두 시간 동안 5만원으로 시작해서 5만원 딱 남기고 손을 털었습니다. 사실 계속 서서 했더니 다리가 아파서 못 하겠더라고요. ^^ 그러데 딱 그만큼 하니까 재미는 있었습니다. 어차피 한 10만원 정도는 쓰고 와야지 생각을 했었던 건데, 두 시간 놀고 본전은 한 거니까요.

입장료를 내는 대신 안에서는 음료를 무제한 줍니다. 고급스러운 음료일리는 없고 ^^ 컵을 대고 밀면 나오는 음료 기계를 통해 주스, 커피, 청량 음료 등을 마실 수 있습니다. 중간 중간 물수건 수납대가 있어서 칩을 만진 손을 닦을 수도 있게 해 놨고요. 현금을 칩으로 바꿀 땐 딜러에게 바꾸지만, 칩을 현금으로 바꿀 땐 환전소로 가야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긴 하겠지만, 즐기러 온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표가 수시로 왔다 갔다 하고, 슬롯을 돌리는 많은 사람들은 얼굴에 표정이 없었습니다. 그냥 무표정하게 앉아 기계적으로 버튼을 누르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었거든요. 길게 자란 수염과 남루한 옷… 흔히 말하는 카지노 폐인처럼 보이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한 번쯤 더 가보고 싶다는 생각은 듭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선, 영월 주변에 볼 것들, 할 것들이 많이 있는데 그걸 제대로 못하고 온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오는 길에 정선 오일장에 들러 메밀전병 하나 먹고 왔네요. 기왕 카지노에 놀러갈 계획이라면 주변에 어떤 즐길 것들이 있는지 미리 계획을 세워두고 한 두개쯤은 즐기는 것이 좋을 듯 합니다. 동굴도 많고, 유적지도 많고 레일 바이크나 열차, 산악 오토바이 같은 건 꼭 한 번 해보고 싶은 것들이니까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선5일장에서 먹은 메일전병, 빈대떡, 수수부꾸미


카지노는 그 속성상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것이 못되는 지도 모르겠지만, 주말에 경험한 강원랜드 카지노는 즐기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재미로 동전 몇 개 넣어 슬롯 머신 당겨보고, 큰 바퀴 돌리는 곳에 참여해 보고 그러기엔 사람이 너무 많고, 심각한 분들도 꽤 많기 떄문이거든요. 하긴 그러거나 말거나, 잘 끼어서 적당히 놀면 재미있습니다. 놀이동산 한 번 가도 10만원 쓰는 거 우스운데, 행운 한 번 바래보는 거, 우리 삶에서 한 번쯤은 누려봐도 될 호사가 아닐까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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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0.14 13: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카지노에 시계랑 창문이랑, 또 뭐죠 3가지가 없다더만..
    저 사진에는 시계가 있네요..
    흠냐..장식인감요..ㅡㅡ;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3:43 신고 수정/삭제

      강원랜드 홈페이지에서 저 사진을 내면서, 세계 최초로 카지노에 시계 달았다!고 자랑쳤다는... ㅋㅋ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0.14 13:5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처럼 도박중독자가 될 가능성이 높은(!) 사람에게는 그림의 떡이에요.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4:29 신고 수정/삭제

      그러니 친구들하고 가면 안되~ ㅋㅋ

  • eelem 2008.10.14 14:1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지난 5월에 다녀왔어요. 생각보다 노숙자 같은 분이 많아서 깜짝 놀랜 ㅋㅋ 저도 5만원 들고 가서 5만원 모으고 손털고 나왔습니다. 카지노도 즐거웠지만 정선의 레일바이크나 화암동굴(?) 등도 재미있더라구요. 돌아오는 길에 대관령 양떼목장도 다녀왔습니다. 2박 3일 코스로 좋은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4:29 신고 수정/삭제

      와, 딱 재미있게 즐기셨네요~ 담엔 저도 그렇게~ ^^

  • 방문객 2008.10.14 15: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ㅋㅋ 저 강원랜드 주변사는데도 1급호텔 이런건 못가봤음ㅜ 오셔서 가을 단풍 구경하는것도 꽤 운치있는 행보가 될듯싶네요 ㅎㅎ 겨울에도 한번 가보세요~~ 즐길거리는 겨울이 훨씬 많은것같다는 생각^^~ 스키장두 있구 스케이트장도 있구~~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6:35 신고 수정/삭제

      제가 운동은 싫어해서 ^^ (솔직히 못해서~ ) 겨울은 좀 그렇고요, 가을 단풍은 정말 좋을 듯 합니다 ^^

  • 린시 2008.10.14 16:0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블로그보고 글 남기네요..
    저 카지노 속에 숨겨진 다른 이야기를 살짝..
    카지노의 손님 절반은 정선 사람들이라는거 아시나요?
    처음엔 재미로 구경을 갔다가 얼마를 땄다느니.. 이런 소문이 도니 너도 나도 가서
    집 한채를 날려 먹을 때까지 도박이라는 걸 하는 정선 사람들이 정말 많답니다.
    저희 부모님이 정선에 사시는데 처음엔 재미삼아 가시는것 같았는데 요즘은 자주 가시더라구요.. 이전에는 정선사람들은 한달에 한번으로 정해져 있었는데 그걸 풀면서 순박한 시골 사람들의 주머니를 털고 있는 곳이 바로 저 카지노랍니다...
    올 봄에 시골갔다가 카지노에 들렸었었는데..
    참.. 그냥.. 답답했었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6:36 신고 수정/삭제

      네, 사실 복장으로 얘기하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지역 주민으로 보이는 분들이 꽤 많이 계시더라고요. 저 있던 주사위 테이블에는 할머니 한 분이 몇시간 째... ^^

  • yonne 2008.10.14 18:3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사람이 도박에 빠지는 과정은 참으로 순간적이라 할 수 있어서 어떤 사람도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글쓴분은 5만-10만원을 재미를 위해 미련없이 쓸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떤사람은 거기에 일말에 욕심이 붙으면 쉽게 도박에 빠져들 수 있습니다. 도박에 중독되는건 특별한 사람이라서가 아니라 아주 평범한 사람들이 순간의 실수에 의해 탐욕을 통제치 못하기 때문에 일어납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참해지는것이 도박 중독자입니다. 카지노 소개는 그 의도가 어떻든 신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10.24 16: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재미난 방문기 잘 읽었습니다.
    정선을 가본것처럼 눈앞에 떠오르게 설명을 해주셨네요^^ 감사~.
    그런데 ... 이렇게 해서 회사의 주수입원외에 부가소득을
    창출하시는줄 몰랐습니다. 구매담당 임원으로서 자금확보를 위해 ^^
    동분서주 하시는 모습에 감명 받았습니다. 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30 15:50 신고 수정/삭제

      ㅎㅎ 어떨 때는 몸이라도 팔고 싶다니깐요 ㅋㅋ

  • 말짜 2008.11.09 17: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하이~ 지난 추석때 서방하고 강릉여행갔다가 넘어오면서 들렸더랬지.. 서방이 음료수원없이 먹는곳에 간다길래.ㅎㅎ 쾌쾌한 냄새에 양말벗고 멋대로 앉아있는 사람들..별로 즐거운풍경은 아니었던곳..그 주변이 훨 좋더만!^^

강원랜드 카지노를 가다 #1

멋진 드레스와 정장을 차려 입은 사람들, 게임을 즐기는 온화한 웃음들, 넉넉한 여유가 있는 고급스런 사교의 장… 영화에 나온 카지노는 대충 이런 느낌일 겁니다. 물론 영화에 나온 건 아주 고급스런 프라이빗 카지노일 뿐, 일반 사람들이 드나드는 카지노는 절대 그렇지 않다는 걸, 몇 번의 라스베이거스 방문 경험으로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왠지 카지노는 꼭 한 번 가보고픈, 그런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강원랜드도 그랬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서, 나도 영화처럼 멋지게 카드를 돌려볼 기회가 있을까. 뭐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던 거죠.

그리고 드디어 강원랜드엘 가게 됐습니다. 운 좋게 카지노가 있는 강원랜드 메인 호텔에 묶을 수 있었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나름대로 특이한 경험을 했습니다. 한 번 쯤 또 가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정선까지는 국도 공사가 한창입니다. 군데 군데 새로 도로를 내는 공사가 진행 중이고요, 잘만 정비되면 38번, 59번 국도도 괜찮은 드라이브 코스가 되겠거니, 생각했습니다. 단풍이 서서히 절정을 향해 달려가는 강원도 내륙의 드라이브는, 그야말로 기분 좋은 짜릿함이었습니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 산세를 보며 굽이 굽이 길을 차를 몰아 가노라면 지루함이란 느낄 틈도 없습니다. 내비게이션이 있으면 좋겠지만, 내비 없이 그냥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가다 보면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그냥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혹시라도 좀 돌면, 또 그런 맛이 있는 법 아니겠습니까.

드디어 강원랜드 카지노 호텔에 도착. 발레파킹을 할 생각으로(인터넷 좀 찾아봤더니, 발레파킹을 강추하시더군요. 외부 주차장에 차를 덴다면 한참을 걸어야 합니다. 따라서 요금 정도는 충분히 낼 가치가 있다는! ^^) 차를 데려고 했는데 호텔 입구로 올라가는 길을 막아 놨습니다. 알고 봤더니 입구에서 호텔 투숙객에 한해 호텔 입구로 차를 가져갈 수 있도록 통제하고 있더군요. 호텔 투숙객 아닌 사람들이 차를 몰고 올라오는 것을 막으려는 의도 같았습니다. 여튼 예약자 이름을 대고 호텔 로비로 올라가니 호텔 직원들이 대기하면서 자연스레 발레파킹을 해 줍니다.

차를 맡기고 짐을 내린 후 프런트로 갔습니다. 여기서부터는 다른 호텔과 마찬가지. 예약자 이름을 얘기하고 방 키를 받아들었습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방으로 올라가려는데! 어랏, 엘리베이터 층 버튼이 눌리지가 않습니다. 이건 안 가는 건가 보다, 그러면서 좀 어리둥절하고 있는데 어떤 분이 타더니 층 수 버튼 밑에 있는 카드 리더기에 방 키를 넣었다 뺍니다. 아하, 방 키가 없으면 엘리베이터도 못 타겠더군요. 이것 역시 투숙객 아닌 사람들이 엘리베이터 타는 걸 방지하기 위한 것 같은데, 혹시라도 가족들과 같이 갔다면 아이들은 절대 혼자 내려보낼 수 없겠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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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스탠다드 룸. 제가 앉았다 일어나는 바람에 침대가 꺼졌네요


특1급 호텔 답게 호텔 방은 은근 고급스럽습니다.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도 나쁘지 않았고요. 밤이 되면 호텔 앞에 세워둔 루미나리에에 불이 들어오고 나름대로 예쁩니다. 그리고 역시 특1급 호텔 답게, 안에 들어 있는 모든 것들이 다 비쌉니다. 그러니 함부로 건드려서는 안되겠지만, 강원랜드 호텔 근처엔 정말 아무 것도 없습니다. 편의점 같은 건 당연히 없고요. 그러니 간단한 맥주나 안주 같은 걸 미리 준비해 가지 않았다면 미니 바에서 비싼 요금을 치르고 마실 각오를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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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으로 보이는 호텔 뒷 편의 정원


짐을 정리하고 호텔 구경에 나섰습니다. 맨 아래층에는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게임장과 푸드코트가 있습니다. 푸드코트 음식은 머 그리 훌륭한 수준은 아닌데 - 대부분의 푸드코트가 다 그렇듯이 - 7천원 정도에 김치찌개나 돈까스 같은 걸 먹을 수 있고요, 게임장은 구색 맞추기 수준입니다. 라스베이거스도 그렇고 카지노들이 가족휴양리조트를 지향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새인 듯 한데, 너무 작더군요. 거기서 놀 일이 없어서 패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방 키를 넣어야만 객실 층 수에 불이 들어오는 엘리베이터


3층에는 식당과 약국, 빵집, 카페테리아 등이 있고요, 뒤쪽으로 분수가 있는 정원으로 나가는 문이 있습니다. 단풍도 적당히 들고, 분수도 있고, 산책하기에 좋습니다. 저만치 식객 세트장인 운암정도 있습니다. 촬영 마치고는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중이고, 공사 끝난 후에는 식당으로 영업을 한답니다. 운암정에서 밥 먹을 기회가 생기는 거죠.

4층에는 카지노가 있습니다. 카지노 얘기는 나중에 다시 정리해서 쓰기로 하지요.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이 정말 많았는데 - 그런데 평일에도 많다고 합니다! - 군데 군데 카지노 폐인(!)처럼 보이는 사람들을 볼 수 있습니다. 5층은 호텔 로비이고요 그 위층 부터 객실이 있는 모양이더군요. 제 방은 17층! 이제 한숨 쉬었다가, 카지노 구경을 좀 가야겠습니다.

강원랜드 카지노를 가다, 다음 글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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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dihedron.tistory.com/ BlogIcon 이면체 2008.10.13 21: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카지노 이야기 기대기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3 21:58 신고 수정/삭제

      헐~ 별 거 없어요~ ^^ 큰일났넴 ㅎㅎ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0.14 09: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헉; 진짜로 다녀오신 거군요!!

  • Favicon of http://daumtop.tistory.com BlogIcon TISTORY 운영 2008.10.14 09: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요.티스토리 입니다^^
    회원님의 포스트가 현재 다음 첫화면 카페.블로그 영역에 보여지고 있습니다. 카페.블로그 영역은 다음 첫화면에서 스크롤을 조금만 내리시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회원님께서 작성해 주신 유익하고 재미있는 포스트를 더 많은 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다음 첫화면에 소개 하게 되었으니, 혹시 노출에 문제가 있으시다면 tistoryblog@hanmail.net 메일로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도 티스토리와 함께 회원님의 소중한 이야기를 담아가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

  • Favicon of http://www.cyworld.com/happyacupuncturist BlogIcon dook 2008.10.14 10: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사진을 보니 시설이 상당하군요. 사진으로 보기에는 베가스 못지 않은듯...

    베가스는 슬슬 카지노 산업보다는 관광산업에 치중하던데, 한국의 카지노의 미래는 어떨지 모르겠군요.
    보다 건전한 도박문화와 여가문화를 기대해봅니다. (쉽지는 않겠지만...)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2:25 신고 수정/삭제

      네 건전한 관광 산업으로 누구나 즐기면서 행운 한 번 확인하는 곳이 되기를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0.14 10:0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간만의 포스팅이 카지노 이야기로구만요..ㅎㅎ
    '올인' 찍고 오신 건 아니시죠..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2:26 신고 수정/삭제

      난 게임을 할 줄 몰라서 주사위만 조금! ^^

  • 지민파파 2008.10.14 11: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숙박요금은 빼놓으셨네요...갈켜주삼...자세히..비용...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2:28 신고 수정/삭제

      숙박 요금은 홈페이지에 나와 있고요 ^^ 호텔 예약 사이트에서도 보실 수 있어요. 신한 하이원 카드인가 뭐 그런 걸 쓰면 주중 40%(!) 할인을 받을 수 있다고도 합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0.14 11: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나도 기대만방.. ^^

  • ,,,, 2008.10.14 13:0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갔을때 주사위만 했어여...몇만원 따니까 욕심이 생겨서 두시간 정도 하다가
    다 잃고 결국은 기분만 나빠졌어여..
    첨엔 딸거라 기대했는데 그래도 재미삼아 가볼만 한곳 같아여..카지노 페인들
    표정도 다 안좋고 한대 칠것 같은 분위기..슬롯머신에서 100만원 넣고 돌아가는 기계보고
    이건 아니다란 생각 들었어영..
    그러고 보니 그 먼 강원도 가서 하이원 조금 구경하고 강원랜드 간 기억밖에 없네여..ㅋ
    언제 다시 갈런지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0.14 13:43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요, 저하고 비슷한 걸 느끼셨던 듯 ^^ 뭐든지 적당할 때 가장 재미가 좋은 법이겠죠

  • 강랜카지노 2008.10.14 20:1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강랜 카지노는. 라스베가스 카지노와는 분위기가 넘 다른 것이 문제입니다.
    우선 딜러들.. 웃음이 없습니다. 워낙 많은 사람들을 상대하다보니. 웃으라는 교육을 받겠지만. 그들의 표정에는 웃음이없습니다. 딜러와 게이머 사이에 농담도 없습니다. 그럴 시간있으면 게임나 진행해라...라는 것이 강랜에 상주하는 게이머들의 특징입니다. 최근에 인터넷을 통해 마카오등의 게임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는 사이트가 적발되었는데 강랜은 합법적으로 그런 게임들을 중계하는 사이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단지 다른점은 그곳에 가야한다는 점이지요. 같은 점은 그져 뒤에게 돈만 걸고 게임에는 참여할수 가 없습니다. 하여튼 강랜 카지노는 게임이 아닌 도박의 광기가 넘처는 곳이 되버린 것이지요..

  • 후아 2008.10.14 22:2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묵은 적이 있는데, 실컷 사진 찍었는데 어디다 쳐박아뒀는지ㅋㅋ
    암튼 밤되면 또 불켜놓고 해서 나와서 공원에서 사진찍어도 이뻐요. 특히 겨울에~
    근데 스탠다드 여기서는 사진이 잘나오긴 했는데 저는 그냥 콘도 같았어요~
    특히 울나라 호텔밥은 외국인 입맛까지 고려해 맛없기로 소문났는데 여기도 조식이 딱 호텔밥!
    가격대비 압박이지만 근처 먹을만한데가 없어서 먹었어요.

    암튼 듣기론 메인호텔보다 하이원 콘도가 있는데,
    거기가 지은지 얼마 안되갖고 시설이 엄청 좋대요. 글고 콘도가 더 싸잖아요.
    같은 값이면 콘도 가서 넓은 방에 묵는게 낫다네요.
    담에 가게 되면 그렇게 하려구요ㅋ

  • 포히야 2008.10.15 00: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호텔 생각보다 는?..~ 호텔 밤에 보면 아수라 가 튀어나올것 같은 은근한매력있어요

    카지노 안에는 게임하기 바쁘고 어떤이는 대박나는곳 기웃거려 만원만달라는 사람도 있고

    휄체어 타고온사람 백발이 하이얀사람 정말 노숙자 같은사람 많습니다

    카지노안에서 파는우유 한잔이 7천원이였던가?부폐는1인당25000원인데 썩 별로~

    먹고나면 아깝다는생각이 차라리 3층 목욕탕입그로가면 빵집있습니다 거기서빵이랑우유사

    드시느게 훨 저렴 게임은예스 도박은 노~라는 문구가 있는데 보는사람들은 게임이 될수가

    없습니다 카지노에선 ...

  • Favicon of http://www.naver.cafe/1234 BlogIcon 안중열 2008.11.11 21:4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강원랜드 바카라게임에서 폭탄은 너무 힘듭니다..
    폭탄이 없어졌으면 제생각에 좋으겠습니다;;
    이글에 동참하는 사람은 juz520@naver.com에 메일보내주세여 ^^ 이만

야경 좋은 한강 자전거 도로변 쉼터

바쁘다는 핑계로 자전거 출퇴근을 거의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뱃살은 뱃살 대로 늘고, 몸은 몸대로 지쳐갑니다. 아무래도 안 되겠다 싶어서 요즘은 밤에 스트라이다를 데리고 나갑니다. 밤 공기가 좀 서늘하긴 하지만 사람도 적고, 스트라이다를 달리기에는 요즘이 그만이거든요. 이제 서서히 날 좋아지면 한강 변에 사람도 늘어날테고 아무래도 자전거 타기에는 불편할 겁니다. 그러니 이럴 때 즐겨야죠.

집에서 출발해서 스트라이다로 십오분에서 이십분 정도 달리면 잠실철교 밑으로 한강에 도착합니다. 잠시 한숨 고른 후 여의도 방향으로 냅다 지르지요. 자전거는 참 묘한 매력이 있어서 타는데까지 갈등도 많고(!) 주저하지만 일단 한 번 타면 내리기가 싫어집니다. 그러다 보면 그 밤에 어느 틈에 종합운동장, 청담대교를 지나 영동대교 쪽으로 향하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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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담대교와 영동대교 사이 쉼터


언제 생겼는지 잘 모르겠지만, 청담대교와 영동대교 사이에 꽤 괜찮은 쉼터가 하나 생겼더군요. 자전거 도로 바로 옆에 한강 쪽으로 나 있는데 자전거 세울 수 있는 보관대가 있고 안에 벤치가 세 개 정도 있습니다. 아마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초저녁 무렵에는 빈 자리가 없을 정도일 텐데 열한시에서 열두시 사이 즈음에는 사람도 별로 없습니다. 그러나 꼭 커플(!) 한 쌍은 있더군요. ^^ 연인들이 앉아 야경을 즐기기에는 참 그만인 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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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으로 보이는 영동대교와 건너편 강변북로 야경


한강 변에 바로 나 있으니 야경 하나는 끝내줍니다. 눈 앞을 가리는 것도 없고,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영동대교의 야경이, 오른쪽으로 돌리면 청담대교의 야경이, 그리고 정면으로는 강 건너편 강변북로 쪽 야경이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그렇게 벤치에 앉아 가지고 간 생수 한 모금(사실 이게 맥주였으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요!) 하다 보면 지금까지 힘들게 달려온 피곤함이 한 방에 사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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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편으로 보이는 청담대교


여기서 야경 즐기는 재미도 있고 요즘 밤 라이딩이 꽤 쏠쏠합니다. 바람이 좀 차갑기는 해서 몸이 움츠려 들기는 하지만, 멀티 스카프로 목과 얼굴을 가리고, 조금 열심히 페달질을 하다 보면 어느 틈에 등에서 땀이 배어나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기분 좋은 허벅지의 뻐근함, 집으로 돌아와서의 숙면.

한 밤에 자전거를 탄다는 것은 이렇게 좋은 점이 많습니다. 게다가 야경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틈나면 출퇴근도 하겠지만, 당분간 심야 라이딩도 열심히 할 듯 합니다. 오늘 밤, 여기서 만날까요?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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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paperon.net BlogIcon 집짱 2008.05.19 01: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가끔 야간에 자전거를 즐기는데,
    야간에 안정장구가 더 필요한 데, 그걸 무시한 채 타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구요.
    야간에 이어폰으로 음악들으면서 타는 것도 위험하구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19 02:03 신고 수정/삭제

      여직 안 주무시고 머하시는겨? ^^ 글게 밤에 탈 때는 더 조심해야 하는데, 안 그런 사람들이 많아서 그게 좀 안타깝다네... 그런하고 내 머라 얘기하기도 그렇고..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5.19 09:1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내일부터 자전거 출퇴근합니다.. ㅜ.ㅜ (이제 죽었다..난...ㅜ.ㅜ)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19 09:32 신고 수정/삭제

      흐음, 조만간 뱃살 쏙 들어간 멋진 모습이 되실 거에요~ ^^

  • Favicon of http://youngminc.com BlogIcon 영민C 2008.05.19 11: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저런 야경사진 함 찍어보고 싶은데 ㅎㅎㅎ...
    언제 한번 한강을 달려봐야 되겠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19 11:57 신고 수정/삭제

      그냥 가지고 있던 똑딱이로 찍은 사진이라서, 사실 별로 뽀대는 안나네요 ^^ 멋진 사진 많이 구경시켜 주세요~ ^^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05.19 14: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럼 왕복 몇 km 정도 달리신 건가요? 0_0;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5.19 16: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럼 쫄반바지 머 그런거 입으시고 씽씽??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19 16:44 신고 수정/삭제

      ㅋㅋ 상상하지 마셔~ ㅋ 스트라이다는 쫄반바지가 잘 안 어울려요. 그래서 그냥 츄리닝(!) 입고 탄답니다~ ㅋ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5.21 13:0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운동을 위해 자전거를 다시 타야할 것 같아요~
    밤에 달리는 자전거...
    좋습니다~~

  • 진주애비 2008.05.23 16:5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기름의 압박에서 벗어나 볼까며
    스트라이다!! 이거 함 알아 봤는데 가격보고
    바로 접었습니다 신문을 다시 봐야 하나...ㅜㅜ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23 18:42 신고 수정/삭제

      차 탈 거 좀만 참으면 자전거 값 금새 뽑아요~ ^^

자전거 타고 소풍 가기

황금같은 5월, 나들이 하기에 정말 좋은 계절이긴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디를 가도 조용히 있을 만한 곳이 없는 때이기도 합니다. 어린이날 휴일도 외가집 놀러가는 걸로 때운 것이 미안했는데, 석가탄신일 휴일에도 딱히 어떤 스케줄을 잡지 못했네요. 그렇다고 집에 있기는 좀 아깝고, 그래서 자전거 타고 소풍을 가기로 했습니다.

아빠 닮아 사람 많은 곳 싫어하는 녀석이라 굳이 이런 황금 시즌에 놀이공원 가자고 우기지는 않으니 외려 제가 고마울 따름입니다. 사실 안 가본 것도 아닙니다. 한 두번 갔다가 사람에 치이다 보니 다시는 가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런데 다들 사람 많은 것 알면서도 왜 그렇게 몰리는지 그 이유 아세요? 그 날 밖에는 아이와 놀아줄 시간 여유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런 이유로 항상 바쁘고 피곤하다 보니, 딱히 마음 먹지 않으면 놀기가 쉽지 않은데 어린이날이 바로 그런 경우거든요. 돈 많은 사람들이야 해외다 뭐다 그렇게 말하겠지만, 서민들한테는 그 날이라도 나가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괜히 쓸데 없는 말로 얘기가 길어졌군요. 소풍에 절대 빠지지 말아야 할 것이 있죠. 바로 도시락. 이런 날 사 먹는 것보다는 가족들이 모여 한 번 도시락 싸는 재미도 괜찮을 듯 합니다. 그런데 김밥은 생각 보다 손이 많이 갑니다. 일일이 재료를 썰고 다듬고 무치고… 시간 상 김밥 준비하기는 어렵고, 그래서 선택한 것이 김밥 보다 손도 덜 가고, 김밥처럼 편하게 먹을 수 있는 것, 바로 유부초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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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유부초밥 재료가 잘 나오니 사실 손 갈 일이 별로 없습니다. 엄마가 밥을 비벼주면 기본적인 준비 끝. 딸 아이가 기분이 좋은지 자기가 직접 싸겠다고 덤비는군요. 잠옷 차림에(!) 한 손에 비닐 장갑을 끼고 열심히 조물락 거리면서 유부초밥을 만듭니다. 몇 개씩 집어먹으면서도 어느 틈에 도시락은 완성됐습니다.


적당히 흐린 하늘은 자전거 타기에는 외려 더 좋은 날입니다. 햇볕 떄문에 얼굴이 심하게 탈 염려도 없으니까요. 자전거 도로가 잘 되어 있는 송파에 사는 덕에 자전거 타기는 아주 그만입니다. 집에서 나와 조금만 가면 자전거 도로가 있고 도로를 따라 성내천 방향이든 탄천 방향이든 어느 쪽으로 가도 금새 한강에 다다를 수 있으니까요. 거리로 따지면 6-8km 정도 되지만 자전거로는 그리 먼 길은 아닙니다.

자전거는 쉬지 않고도 꽤 오래갈 수 있는 탈 것입니다. 기운이 좀 나면 나는 대로 빨리 달리고 힘들면 힘든 대로 천천히 가면 되니까요. 목적지를 정해도 좋고, 갈 수 있는데까지 갔다가 다시 되돌아 와도 됩니다. 타는 그 자체로도 충분한 즐거움이 됩니다.

하지만 자전거 나들이의 피크는 바로 도시락 까 먹는 시간이 아닐까요. 예전에는 한강 시민공원에서 짜장면을 시켜 먹기도 했고 - 요거 나름대로 재미있습니다 ^^ -  오늘처럼 싸 간 도시락을 까 먹는 것도 좋습니다. 도심이든 시민공원이든 꽤 괜찮은 공원들도 있으니 벤치에 앉아 부담없이 도시락을 펼치면 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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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로 한 시간 정도 달렸을까. 자리를 잡고 좀 쉬면서 도시락을 먹기로 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유부초밥과 함께 준비한 생수, 그리고 쥬스를 꺼내 놓습니다. 야외활동을 하다 보면 아무래도 물을 많이 마시니까 생수는 필수. 자전거 나들이 할 때 저희 가족은 대략 2-3리터 정도(500ml 생수 4개 - 6)를 준비합니다. 아무래도 500ml  생수병이 편리하죠. 그리고 요즘 딸 아이가 무척 좋아라 하는 생과일 쥬스입니다. 풀무원에서 나온 아임리얼. 100% 과일로만 만들었다고 하니 집에서 일일이 갈아주지 못할 바에는 좀 비싸도 살 만 하다 싶지요.


식사도 마치고 공원에서 뜀박질도 좀 하면서 재미있게 잘 놀았습니다. 주행 거리를 따져 보니 약 20km 정도 되고 도시락 까 먹는 시간까지 대략 세 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자전거 주행 시간만 대략 한 시간 사십 분 정도 되는군요. 오랫만에 타는 자전거라 그런지 허벅지가 은근히 뻐근해 옵니다. 하지만 저는 이런 걸 가리켜 '기분좋은 뻐근함'이라고 합니다. 이런 쾌감 때문에 힘들어도 사람들이 운동을 하는 법이겠죠.

연휴라고 해서 특별히 어딜 데리고 가지도 못해 미안했는데 아빠하고 자전거 타는 것으로도 참 즐거워해주니 아빠가 더 고마워할 일입니다. 가끔 놀이동산도 가줘야 하겠지만, 이렇게 하루 있어주는 것… 바쁘다는 핑계로 진짜 소중한 것으로 놓치고 있는 건 아닌지, 그런 생각도 드는 하루였답니다. 다음 주말에는 또 다른 코스로 자전거를 타러 가야겠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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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8.05.13 18:2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 도시락이면 배 든든해서 잠실에서 의정부까지도 거뜬하겠는데요. ^^

  • 진주애비 2008.05.13 23: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멋진 나들이셨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14 08:00 신고 수정/삭제

      진주네는 더 멋진 나들이 한 것 같더만요~ ^^

  • sontong 2008.05.14 09:1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딸내미 그새 엄청컸네. 유부초밥을 만드는 딸있는 아빠는 좋겠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14 15:58 신고 수정/삭제

      ㅋ 아들 아빠는 절대 모르는 재미가 있죠~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5.14 09:1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햐~ 아가씨가 다 되었구만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14 15:58 신고 수정/삭제

      금새 큰다네... 우린 금새 늙고~ 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05.14 23: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저 각잡힌 유부초밥을 보니, 감탄밖에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15 08:58 신고 수정/삭제

      헐~ 유부초밥의 각이 보이시나요? 아마 담는 내공이 빠방해서 그런 듯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daisy.pe.kr BlogIcon Daisy 2008.05.15 18: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며칠전 본 포스팅이지만, 뒤늦게 부러운것이 생겨서,,,
    송파거주도 부럽고, 스트라이다도 부럽고,,,,,,,,, 따님이 저리 장성(?)하신것도... 호호호.
    유부초밥은 이번 주말에 해먹어야겠어요. ^_^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16 00:02 신고 수정/삭제

      저는 데이지님의 나이(!)가 부러워요~ ㅋㅋㅋㅋ 송파와 자전거, 딸... 모두 그때부터 이뤄온 것이니까~ 데이지님도 곧 하실 거에요~ ^^

전주가면 꼭 가야할 삼백집

전주하면 뭐가 떠오를까. 내게 있어 전주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의 고장 - 어째 먹는 걸로만 연결시키는지 - 이다. 이것은 내가 전주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남원 출장을 마치고 서울로 오는 길, 어쩌다가 잡은 길이 전주를 들러 호남고속도로를 타는 것이었다. 여기까지 왔는데 전주를 안 갈 수는 없다. 그래서 잘 아는 후배 사장에게 전화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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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한옥마을을 찾아갔다. 다행스럽게도 한옥마을은 남원에서 전주로 오는 길 옆에 바로 있어서 찾기가 쉬웠다. 솔직히 한옥마을이라고 해서 큰 걸 기대한 건 아니지만, 어랏? 이게 무슨 일인가. 한옥마을을 가로지르는 길 주변에 죄다 공사중이다. 어디 편안하게 차를 세워 놓고 구경할 만한 그런 구조가 전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뭐 이래 툴툴 대면서 한옥마을 길을 빠져나오는데, 눈에 턱 걸리는 건물이 보였다. 바로 전동성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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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성당은 프랑스인 보두네신부가 1914년에 지었다고 하는데 호남 지방에 들어선 최초의 서양식 건물이란다. 국가지정기념물 288호로 중요한 역사유적이기도 하고 게다가 전동성당이 자리잡은 터는 우리나라 최초의 순교자가 순교한 곳이라서 종교적인 의미가 강하다. 하지만 이런 의미를 떠나 전동 성당은 경외스럽기만 했다. 누구라도 들어가면 기도를 하고 나와야 할 것 같은 장중한 분위기. 훔치듯 셔터를 누르고 나서도 나는 한동안 불경스럽다는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전동성당에서 경건한 시간을 보내고 나니 5시가 채 못 된 시간, 저녁을 먹기엔 좀 이른 시간이었다. 그러나 주변에 딱히 아는 곳이 없으니 어디 가서 시간을 때울 만한 곳을 찾기도 어려워 그냥 이른 저녁을 먹기로 하고 삼백집을 향했다. 내비게이션을 찍어 보니 삼백집은 전동성당에서 약 1.5킬로 미터 정도 떨어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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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비게이션 덕분에 잘 찾았다. 아직 식사 시간이 아니어서 그런지 삼백집 안에는 겨우 한 테이블 손님이 있었고 덕분에 우리는 아주 편안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비록 배는 덜 고팠지만.

삼백집은 만화 식객에도 소개되고, 사방 여기 저기 안 나온 데가 없을 정도로 유명한 집이다. 하루에 삼백 그릇만 팔아서 삼백집이라고 했단다. 콩나물국밥을 비롯해서 몇 가지 메뉴가 있지만 나는 무조건 콩나물국밥. 가격도 정말 착하다. 4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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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국밥을 주문하면 깍두기와 김치 그리고 달걀 후라이와 김을 가져다 준다. 반찬은 그렇다 치고, 달걀 후라이. 이걸 안 주면 진짜 콩나물국밥 집이 아니다. 이건 먹는 방법이 따로 있다지만, 사실 사람들은 다 제각각 먹는다. 그냥 훌렁훌렁 먹는 사람, 달걀 후라이에 김을 비벼 먹는 사람, 뜨거운 국밥을 덜어 같이 비벼 먹는 사람, 안 먹는 사람(!) 여러가지다. 뭐 자기 좋은 대로 먹으면 되는 거 아닐까. 그나저다 달걀 참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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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팔팔 끓는 콩나물국밥이 나왔다. 취향에 따라 고추를 잔뜩 넣어 먹어도 좋고, 그냥 먹어도 좋다. 잘근 잘근 씹히는 콩나물과 얼큰한 국물이 아이러니하게도 부드럽다는 생각이 든다. 국물 참 부드럽고 담백하다. 그리고 깍두기. 왜 깍두기들은 한 입에 먹기 어려울 정도로 크게 썰어주는지 모르겠지만 ^^ 아삭 아삭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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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4천원짜리 콩나물국밥이 무슨 진수성찬처럼 맛있는 음식은 아닐게다. 그러나 부담없는 가격에 배고픈 속을 훌훌 댤래기에 이만큼 좋은 음식도 흔하지는 않다. 게다가 무언가 꼭 집어서 말할 수는 없지만, 다른 데서 느낄 수 없는 그런 야릇한 맛이 이 집 콩나물국밥에는 들어 있다.

콩나물국밥만 먹으러 전주를 가라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전주에 갔다면 꼭 먹어보라고는 권할만한 음식이다. 이런 경우를 두고 명불허전이라고 하는가 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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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04.11 16:0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직장생활할 때 회식(이라고 쓰고, 폭주라고 읽는다) 다음날 처음 먹어 본 콩나물 국밥.....그 맛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1 16:09 신고 수정/삭제

      아~ 그렇죠~ ㅋㅋ 콩나물국밥은 역시 해장으로 먹어야 최고에요~ ㅋ 근데 샛별님도 좀 달리셨던가봐요~ ㅎㅎㅎ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4.11 17:2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왠 말풍선 테크닉이래요..^^
    전주, 광주, 목포 밑반찬만 먹어도 배부른 동네..ㅎㅎ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4.11 20: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모주! 한때 제가 대빵 좋아했던 술이죠. 따뜻한 술을 좋아하는가바요.. 머리는 아파도..^^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1 22:21 신고 수정/삭제

      ㅋ 근데 이 모주는 술이기는 해도 끓여서 알콜 성분을 없앤 넘이라, 저한테는 무슨 코코아 같더라고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foodsister.net BlogIcon 먹는 언니 2008.04.11 20: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주영화제에 갈 예정인데... 여기 한번 들려볼까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1 22:22 신고 수정/삭제

      삼백집 모르셨다면, 한 번 들러보시기를 강추해요! ㅋ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4.12 10: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
    전주 내려가면 방문 일순위~
    메모했습니다~
    아자아자~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2 16:37 신고 수정/삭제

      엥? 도꾸리님도 여기 잘 모르시나요? 여행 다니시는 분들은 다 잘 아시든데? 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4.12 17:0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원.. 전주가 처가가된지 15년이 넘어가는 나도 안가본 곳을... ㅋㅋ
    우리 처제들은 전동성당 옆 '베테랑 칼국수'를 더 좋아하지... 삼백집은 이제 외지 사람들이 더 많이 가는 것 같아..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2 17:09 신고 수정/삭제

      원래 가까이 있으면 더 안가는 법이지요 ^^ 남원 현식당도 외지 사람들이 더 많이 간다 하드만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petaly.tistory.com BlogIcon 페탈이 2008.04.13 22:0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런데 이번에 전주 갔다 오신 다음에도 전주 = 비빔밥과 콩나물국밥의 고장 그대로인것 같아요. ㅋㅋㅋ

  • ㅡ,.ㅡa 2008.04.13 22:1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어랏 콩나물 국밥에는
    수란 아닌가요? ㅡ,.ㅡa
    후라이를 주다니 뭔가 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4 05:44 신고 수정/삭제

      네 그런 집들도 많이 있는데 - 저는 광주에서 그렇게 주는 집에 갔었죠 ^^ - 그런데 외려 더 입에 안 맞더라고요. 하긴 전날 술을 엄청 마셔서 달걀이 입에 맞을리가 없었겠지만서도 ^^

  • ^^ 2008.04.16 15: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늘 알게된 사실... 전주에서 삼백집 보다 유명한 콩나물 국밥집이 있다는 ㅎㅎ (믿거나 말거나요 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7 11:29 신고 수정/삭제

      그 집이 어딘지 알려주셔야죠!!!

    • ^^ 2008.04.17 13:16 신고 수정/삭제

      ㅋㅋ "왱이집" 이라는디유^^

  • 귀신이래 2008.10.14 23: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새 가격도 올랐네..3000원에 먹었는데..밥새 술마시고 밝아오는 해를 보며 먹는 콩나물 국밥..이거 먹고 첫차타고 집에 가서 자는게..코스였는데..

춘향의 고을 남원, 벚꽃과 추어탕

이렇게 좋은 계절이라면, 지방 출장도 그리 힘든 일만은 아닙니다. 출장이긴 하지만, 마치 소풍을 떠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전라북도 남원. 춘향전의 고장이라는 것 외에는 남원에 대해서 아는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가본 적도 없었고요. 춘향, 광한루, 그리고 추어탕 정도의 키워드를 떠올리는 수준이었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떠올릴 법한 그런 키워드일테죠.

서울에서 9시에 출발, 평일인데도 고속도로를 타기 까지는 은근히 막혔습니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전 지나 대전통영 고속도로로 갈아탄 후 그렇게 네 시간 가까이 지나서 드디어 남원에 도착했습니다. 점심 시간을 살짝 넘겼으니 아무래도 업무를 시작하기 전에 간단히 식사를 해야 했습니다. 좋고 싫고를 떠나서, 남원에 오면 일단 추어탕에 도전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사전에 정보는 별로 없었고, 그래서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잠깐 정보 검색을 했습니다. 그랬더니, 남원에 유명한 추어탕 집은 여럿 있지만, 현식당, 부산집 등의 이름이 나오더군요.

오래 앉아 음식을 즐길 시간도 없고, 그래서 추어탕 한 가지만 한다는 현식당의 전화번호를 적어 내비게이션에 입력해 두었지요. 별로 어렵지 않게 현식당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이름 떄문에 그렇지 추어탕은 그리 힘겨운 음식(!)은 아닙니다. 다 아시는 것처럼 일단 미꾸라지는 죄다 갈려 나오기 때문에 형체를 찾을 수 없죠. 음식 생긴 것만 보고는 물고기가 들어갔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일단 이름에 대한 거부감만 접어 두고라면 한 번쯤 도전해 볼만한 음식이죠. 게다가 같이 같 일행 두 분의 표현에 따르면 - 두 분 다 젊은 여성들이었는데 ^^ - 미용식, 다이어트식이라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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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건너편 나무 사이로 현식당 간판이 보입니다

남원에서 추어탕 집이 많이 모여 있는 동네가 '천거동'인 듯 한데, 아예 길 이름이 '추어탕삼거리'네요. 현식당, 부산집 외에 언뜻 보이는 간판이 남원추어탕, 친절식당 등등이군요. 그런데 식당보다 눈에 들어온 건, 다름 아닌 벚꽃이었습니다. 길 맞은 편 천변으로 벚나무들이 활짝 꽃을 피웠는데, 정말 장관이라는 표현 말고는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네요. 게다가 이 날 날씨까지 정말 좋아서, 벚꽃이 절정을 이루었더랍니다. 꽃 구경은 뒤로 하고, 일단 식당에 자리를 잡았어요.

생각보다는 넓지 않았습니다만, 점심 시간을 좀 지났는데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꽤 있었습니다. 막 손님이 나가고 치운 테이블에 앉아 추어탕 세 그릇. 하긴 이 집은 메뉴판에 이것 하나 밖에 없더군요. 값은 7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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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찬이 나오고, 팔팔 끓는 추어탕이 대령했습니다. 생긴 것만 가지고는 여느 추어탕과 큰 차이를 못 느꼈어요. 함께 나온 썰은 고추를 넉넉히 넣고 밥을 말아 넣었습니다. 시래기 건더기를 건지며 후후 불어 먹었지요. 꼬득꼬득하게 뼛가루 씹히는 맛, 추어탕은 이 맛에 먹는 것 아니겠습니까.

담백하고 구수한 맛이 느껴집니다. 솔직히 서울에서도 자주 먹는 음식은 아니어서, 특별히 맛난 포인트를 찾으라 하면 딱히 뭐라 말하긴 그렇습니다만, 구수하면서도 꼬득꼬득한 맛에 밥 한 그릇을 후딱 비워 냈습니다. 항상 그런 말을 하죠. 사무실 근처에 이런 집 하나 정도 있었으면 좋겠다, 뭐 그런 정도 소망입니다. 자주는 아니어도 한 달에 두 어번 아무 생각없이 가서 먹을 수 있는 그런 집 말이에요.

식사를 마치고, 업무 장소로 이동해야 했지만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화사한 벚꽃이 눈길을 잡았기 떄문입니다. 정말 빈약한 제 어휘력으로는 흐드러졌다는 말 외에, 다른 말을 찾기가 어렵더군요. 그렇게 꽃을 보며, 가볍게 산책을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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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사진을 몇 장 찍기는 했는데, 벚꽃에 어디 벚꽃이라고 써 있지 않은 이상 ^^ 서울에서 보나 남원에서 보나 ^^ 사진은 그게 그거더군요. 저처럼 특히 초짜에게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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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마다, 지역마다 하나씩 기억을 가지고 있다는 건 좋은 일입니다. 언제 그 곳에 다시 들러도 어딜 갈까 헤메지 않아도 되니까요. 정작 남원에서 광한루는 보지 못했지만, 벚꽃과 추어탕에 대한 기억은 계속 남아 있을 듯 합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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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바리 2008.04.09 20:3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남원 추어탕을 한번 먹어는 봤는데
    역시 제 입맛에도 그닥 흥미롭지 않았던 기억입니다
    저는 맑은탕쪽을 선호하는 편인지라..

    광한루는 다시 거닐고 싶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9 20:39 신고 수정/삭제

      맛이란 객관적이기도 하지만 주관성이 워낙 강한 것이어서 사람마다 다른 법이니까요 ^^ 누군가는 담담해도, 누군가에게는 감동이 될 수 있겠지요 ^^ 여유만 있었다면 서울 오지 않았을 지도 몰라요~ ㅋ

  • Favicon of http://mepay.co.kr BlogIcon mepay 2008.04.09 20:3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출장으로 남원까지 오셨군요. 무슨일로 내려오셨는지 모르겠지만.. 제 고향이 그 근처라 남원은 자주 갑니다. 남원은 조용하고, 인심이 찰진 지역이죠.. 그런데 제가 생각하는 남원의 음식맛은 별로 였던것 같습니다.. 추어탕이 괜찮긴 하지만 그것도 잘하는곳에서 먹어야 맛있는데..^^ 벗꽃 사진 괜찮은데요..뭘..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9 20:40 신고 수정/삭제

      네 전체적으로 참 조용하다는 느낌은 받았습니다. 보통 유명 식당가 옆에 가면 주차하기도 어려운데, 주차도 뭐 그런대로 잘 했고 - 아 평일이라 그랬을까요. ㅋㅋ - 느낌 괜찮았어요.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04.09 23: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벚꽃이 정말정말 예뻤어요. 그러고보니 벚꽃구경을 제대로 해본 게 몇 년 만인지 모르겠어요. >_<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0 00:10 신고 수정/삭제

      그래도 올해는 다른 해보다는 꽃 구경을 많이 하는 듯 싶네~ ㅋㅋ 내일도 좀 할 수 있을라나~ ^^

  • 없음 2008.04.10 02:3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남원에 다녀오셨군요. 제 고향인지라 뭔가 이 글을 읽고 반갑게 느껴졌네요. 조금 더 큰 도시로 학교를 다녀야겠다고 마음먹고 고등학생때부터 남원을 떠나서 어느새 5년째에 접어들었어요. (남원에서) 벚꽃을 못본지도 꽤 오래 되었네요. 뭐, 어딜가나 있는 벚꽃이지만 어머니와 함께 거닐던 벚꽃길이어서 그런지 뭔가 그리워지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0 07:49 신고 수정/삭제

      똑같은 벚꽃이어도 추억이 있다면, 그건 확실히 다른 벚꽃이겠지요. 그냥 예쁜 벚꽃 말고, 뭔가 사연이 있는 벚꽃... ^^

  • 손통 2008.04.10 09: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젊은여성2분과의 동행만 부럽다는........ 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0 10:08 신고 수정/삭제

      헐, 일하러 갔어요 >.< 지나고나니 오로지 운전기사였지만서두 ㅋ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4.10 10:2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맛난 추어탕과 흐트러진 벚꽃~
    좋은 구경을 하신 것 같아 부럽습니다~
    언제나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하루 되세요~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4.10 10: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7천원 되얐구만요..ㅋ
    쫌만 더 들어가면 쌍계사도 댕겨오실 수 있는 거 아니었남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4.10 14: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지리산 밑에서 먹던 남원 추어탕 정말 직이던데..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pp19in BlogIcon 뽀다아빠 네모 2008.05.12 09: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석가탄신일. 모처럼 토,일 이틀을 내리쉬고 오늘 회사에 나왔습니다. 그리고 오랜만에 제 블러그에 들렀다가 형님의 자취를 쫓아 여기에 왔습니다. ^^

    남원 그리고 추어탕과 벚꽃....저에게 남원은 아직까지 한번도 목적지인적 없이 그냥 지나치는 도시였는데....언제 한번 가봐야겠어요.

    저 벚꽃들은 이미 다 져버렸겠지만, 추어탕은 남아있겠죠????

석촌호수 벚꽃 산책길

점심 먹고 모처럼 여유를 부리며 산책할 수 있는 곳이 가까이 있다는 건 크나큰 혜택일 겁니다. 비록 일 년에 한 두 번 찾게 된다고 하더라도요.

사무실 근처 석촌호수. 산책로로 이만한 곳도 드물다는 생각이 들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게으름을 피우다 보면 정말로 일 년에 한 두 번 돌고 말지요. 지금이 바로 그 일 년에 한 두 번에 해당하는 그런 날입니다. 석촌호수 벚나무들이 벚꽃을 한아름 피웠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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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촌호수를 반 바퀴 돌고, 얼마 전에 생긴 아시안 음식점에서 식사를 한 후 다시 반 바퀴를 돌아 사무실에 돌아왔습니다. 눈에 가득한 벚꽃은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올 정도로 사람을 기분 좋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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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석촌호수도 서울의 다른 벚꽃 명소들과 같은 날짜에 벚꽃축제를 엽니다. 여의도도 그렇고 석촌호수도 그렇고, 이번 다가오는 주말이 축제날이군요. 4월 12일, 13일 이틀은 잠실 근처 교통 상황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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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어쩝니까. 일 년 중에 벚꽃을 즐길 날은 기껏해야 이번 주, 다음 주 정도일텐데요. 주저하지 마시고, 가까운 주변을 한 번 둘러보세요. 봄은, 생각보다 너무 짧으니까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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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주애비 2008.04.07 22: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레이님의 저 멋진 사진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7 23:49 신고 수정/삭제

      엥~ 갑자기 이 무슨... ㅋㅋㅋ 누가 찍어도 다 저 정도는 찍어요... ㅋㅋ

  • Favicon of http://www.krlai.com BlogIcon 曹魔王 2008.04.07 22:5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앗..자주보는 동네 사진이네요..^^
    어제 일요일이라 동네한바퀴 돌았더니 역시나 사람이 많았고
    오늘은 저녁에 운동삼아 돌았더니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정말 지금이 딱 벚꽃이 이쁜 시기인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4.07 23:3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점심 먹으러 가면서 먹고 오면서 땀이 살짝 나는게 좋더군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7 23:49 신고 수정/삭제

      그르게 마음 같아서는 매일 점심에 돌고 싶어요~ ㅎㅎ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04.08 00:19 신고 수정/삭제

      매일 점심에 도는 것 좋아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8 01:03 신고 수정/삭제

      흐음, 아마 시간이 없을 거이네... 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4.08 02:07 신고 수정/삭제

      아.. 그러지 말고 돌아버립니다..^^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4.08 10: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선거하고 꽃놀이 가야지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거 날 푹~해져서리..
    오늘 다 지는 거 아닌가 모르겠어요..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8 21:20 신고 수정/삭제

      아 정말 오늘 날씨 장난 아니었다네 ㅋㅋ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4.14 09: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석촌호수도 벚꽃이 예쁘게 피었네요~
    이런 곳에서 산책을 즐길 수 있다는 것, 부럽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14 10:38 신고 수정/삭제

      사진 올릴때만 해도 한창이든데 지금은 다 떨어졌어요~ ㅋ

어린이대공원 봄꽃 구경

어릴 적 찍은 흑백 사진의 배경 중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곳이 아마 어린이대공원일 겁니다. 자동차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시절 우리 부모님들의 형편으로 따지자면 어디 멀리 데리고 나갈 형편이 못 되었을 테니 그나마 버스 타고 갈 수 있는 어린이대공원엘 자주 데려가셨을 테지요. 하긴 어린이대공원에서 장난감 하나 안 사준다고 떼 쓰다가 바로 집에 끌려 와서 두들겨 맞았던 기억도 남아 있긴 합니다.

그리고 한동안 어린이대공원을 찾지 않았습니다. 재미가 없어졌거든요. 그러다가 아이가 생기면서 다시금 찾게 되었지요. 일단 집에서는 가깝우니까요. 가깝기로 따지면 롯데월드가 더 가깝지만 비용 대 효과로 따지면 어린이대공원을 따를 수가 없습니다. 어린이대공원은 완전 무료입장!입니다.

토요일, 날씨가 정말 좋아 집에 있기가 아까워 오후 늦게 차를 몰고 어린이대공원으로 갔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어디 저만했겠습니까. 대공원 근처로 가니 교통이 심상찮고, 주차장 입구는 이미 통제되었습니다. 마땅히 차를 세울 곳도 없고, 이미 막히는 교통으로 기분도 그닥 좋지 않아져서 그대로 차를 돌려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서 생필품을 사고 내일 지하철 타고 가자고 했지요.

그리고 주일. 어제와 비슷한 시간이었지만 이번에는 아예 지하철을 타고 갔습니다. 어린이대공원 후문 입구부터 정말 인산인해더군요. 게다가 선거 차량까지 나와서 시끄럽게 구는 통에 더 정신이 없었지요. 그래도 사람 틈을 삐집고 공원으로 들어갔습니다. 사람이 참 많기는 했습니다만, 그래도 걸어다니면서 꽃 구경 하고, 그 틈에서 사진도 찍고, 그럴 만은 하더군요. 한갓진 곳 나무 그늘 밑에 자리를 깔고 앉아 옥수수며, 떡볶이며, 오뎅을 사 먹는 재미도 쏠쏠 합니다. 옥수수... 엄청 팔리더라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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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5일부터 어린이대공원은 봄꽃 축제 기간입니다만, 아직 벚꽃은 활짝 피지 않았습니다. 이번 주말이 피크일 듯 싶더군요. 개나리와 목련은 이미 활짝 피어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하고 있습니다. 하긴, 서울이니까 내 집 앞에 개나리가 활짝 피었으면 어린이대공원도 활짝 피었을 테지요. ^^ 참, 어린이대공원은 새벽 5시부터 문을 열어서(헉!) 밤 10시에 문을 닫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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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꽃을 즐길 수 있는 4월입니다. 차를 타고 지나다니다 보면 꽃봉오리를 보고, 어느 틈에 살짝 핀 꽃을 보고, 그러다가 활짝 핀 꽃을 보면서, 아, 꽃 구경 가야지, 그런 생각을 하는데 그러다 보면 흩날리는 꽃잎만 발견하게 되더군요. 원래 꽃 구경이란 마음을 다져먹고 바로 질러야 볼 수 있는 것 아닐까요. 봄이란, 마음껏 즐기기엔 너무 짧으니까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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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youngminc.com BlogIcon 영민C 2008.04.07 11: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지난주 다녀왔는데 제대로된 벚꽃을 못 봤네요. 대신 웃긴 곰 한마리 보고 왔다죠. ㅎ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7 11:43 신고 수정/삭제

      지난 주면 꽃을 다 미처 못 보셨을 거 같네요~ 근데 웃긴 곰이 있었나 봐요~ 냄새 난다고 동물 우리 근처에도 못 갔어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4.07 11: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하마터면(?) 만날뻔 했습니다~
    지난주 토요일 원래 계획이 어린이 대공원 가는거였다가, 동네 산책으로 급 선회~
    아쉽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7 11:43 신고 수정/삭제

      그 많은 사람 중에서 도꾸리님을 알아볼 수 있다면, 우린 아마도~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log.pe.kr BlogIcon 열산성 2008.04.07 13: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4월 5일 어린이대공원에 있었는뎅 ^^
    벚꽃이 지고 있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피는 중이었나요?

    저는 불꽃놀이까지 보고 왔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7 13:34 신고 수정/삭제

      네~ 제가 보기엔 조금 더 피어야 할 것 같더라고요 ^^ 불꽃놀이 좋으셨겠어요~ 아우, 밤에 한 번 더 가볼까 봐요~ ㅋ

  • Favicon of http://happicialist.tistory.com BlogIcon Energizer Jinmi 2008.04.07 14: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예뻐요 예뻐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7 17:05 신고 수정/삭제

      예쁘긴 한데 사람이 정말 많았더라는 >.<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4.07 19:0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사진만 봐도 맘이 설렙니다. 요즘 여의도에도 벚꽃이 한창 피고 있어서 출퇴근 길에 기분 좋게 다니곤 하죠. 벚꽃만큼 한번에 마음을 설레게 하는 꽃도 없는 듯 해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7 20:01 신고 수정/삭제

      ^^ 이럴 땐 그냥 땡땡이가 최고! ㅋㅋㅋ

  • Favicon of http://diarix.tistory.com BlogIcon 외계인 마틴 2008.04.07 20:3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엇.. 이상하게 벚꽃인데 여기선 라일락 향기가 납니다.
    봄은 이미 한창을 넘어 끝물에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저는 아직 봄도 느끼지 못한채 살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7 23:47 신고 수정/삭제

      저희 사는 아파트엔 라일락이 있어요. 진짜 향기 끝내주는데... 마틴님 지구로 돌아와서 빨리 봄을 느끼세요~ ㅋ

  • 진주애비 2008.04.07 20: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꽃은 사람구경..
    사람은 앞사람구경..
    언젠가 어린이 대공원에서의 추억입니다..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7 23:48 신고 수정/삭제

      아유 지금도 그래요 ㅋㅋㅋ 항상 사람 많죠 거긴...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4.07 23:3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이가 옆에 없으니.. 휴일은 정말 휴일인데.. ㅋㅋ

  • Favicon of http://withpentax.tistory.com BlogIcon 하늘높이 2008.04.08 11:0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어린이 대공원 사진 보고 찾아왔는데요.
    석촌호수 근처에서 근무하시는군요? 저희집이 삼전동이라 자주가는데
    오늘은 레이님 사진보고 석촌호수도 카메라들고 가봐야겠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4.08 21:19 신고 수정/삭제

      ^^ 네 석촌호수에서 좋은 사진 많이 찍으세요~ 지금이 기회잖아요~ ㅋㅋ

물 안개 낀 파로호, 그리고 겨울의 시작

어머니가 여행을 다녀오시겠다고 했다. 어디로 가시냐고 했더니 '파라호'란다. '파라오? 엄마 이집트 가? ㅋㅋ' 그렇게 웃어 넘겼다. 그리고 다음 날 어머니는 여행을 떠나셨고, 나는 강원도 화천으로 출장을 떠났다.

새벽 6시 서울을 떠나 화천에 도착하니 여덟시를 조금 넘겼다. 사실 중간에 휴게소에서 좀 들러 쉬면서 와야 할텐데, 국도로 달린 새벽길, 화천까지 오는 동안 어디 들어갈 만한 휴게소를 못 찾았다. 46번 국도의 끝에 있는 백운령 고개를 넘다가, 고개 정상에 있는 휴게소를 발견했지만, 여전히 문을 열지 않은 상태.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그렇게 화천까지 쉼 없이 달렸다.

일행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고, 그 동안 난 혼자 여유가 좀 생겼다. 사람 많은 동네라면 밥이라도 먹을 텐데, 정말 조용한 시골이었다. 뭘 할래도, 할 게 없는 동네였던 것이다. 그런데 난데 없이 파로호라는 글자가 보였다. '파로호라니? 이게 엄마가 말하던 파라혼가?'

목적했던 마을을 지나쳐 차를 몰고 조금 더 들어가니 이게 웬걸. 그 도로는 호수 주변을 끼고 도는 나름대로 운치있는 드라이브 코스였다. 문제는 이른 아침이라 파로호가 이제 겨우 물 안개에서 깨어나고 있었다는 것. 그리고 그 물 안개 여파로 도로에도 안개가 끼었다는 것이다.

도로를 따라 돌다가 파로호 선착장이라는 표지를 발견했다. 살짝 얼어 있는 길, 핸들을 조심스럽게 돌려 주차장에 차를 댔다. 그리고, 이제 막 잠에서 깨는 파로호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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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도 못 찍으면서 얼마 전에 냅다지른 400D를 소중히 들고 다니는 내가 이런 장면을 놓칠 수는 없다. 그래서 일단 눌러대긴 했지만, 역시 눈으로 보이는 것과 카메라로 보는 건 다르다. 그리고 초보 DSLR 유저가 카메라로 표현하는 것도 보이는 것과 다르다. 다름의 벽을 느끼며 또 한 번 좌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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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꽁꽁 얼은 날이었으면 이런 느낌은 덜 했을 듯. 강원도의 바람은 차가왔지만, 그렇게 춥다는 생각을 하지 못했다. 어느 틈에 차갑게 식은 손을 느끼기도 전에, 이미 내 400D에는 몇 장의 물 안개가 더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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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이서 찍을 재주가 없던 선착장. 차를 돌려 선착장을 벗어나던 그 어느 구석에서 우연히 발견한 지점. 어느 틈에 선착장엔 물 안개가 걷히고 배가 들어오고 있었다. 그림 같던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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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온 길을 되돌아 보고,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풍경이 있음에 다시 놀랬다. 사실, 앞으로만 보던 풍경을 어느 순간 뒤돌아 보면, 거기엔 새로운 풍경이 숨어 있음을 나는 진작 알고 있었다. 단지 뒤돌아보는 일에 익숙하지 않았을 뿐. 한 쪽의 푸른 나무와 한 쪽의 서리 낀 흰 소나무를 보며, 나는 이 길을 '겨울의 시작'이라고 불렀다.

어머니한테 전화를 걸었다. '엄마 나 파로호 왔는데?' '아니 거길 어떻게 갔다니?' '거기라니?' '파로호 근처에 있는 펜션이 비싸서 평창으로 왔단다" '헉!'

예정에도 없던 어머니와 만남은 자연히 무산. 이른 아침 물 안개를 헤치고 노닥거리던 나의 시간도 끝났다. 전화가 울리고, 일행이 도착했다고 나를 부른다. '겨울의 시작'을 뒤로 해야 한다. 이제 출장은 시작됐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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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iblogger.kr BlogIcon 로망롤랑 2007.11.27 19: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랜만에 뵈요..
    강원도 화천은 제가 군생활한 곳이라...^^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27 20:53 신고 수정/삭제

      잘 지내시죠? ^^ 화천 얘기하니까 군대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되더랍니다.

  •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BlogIcon 실비단안개 2007.11.27 20: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잔잔한 수묵화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11.27 20:5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자꾸 사진 못 찍는다 하시면 어쩝니까
    좋기만한데 말입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27 20:54 신고 수정/삭제

      그건 진주아빠님이 절 이쁘게(헉!) 보니시까 그런 거지유 ㅋㅋ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필로스 2007.11.28 00: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레이님처럼 사진 잘 찍고 싶어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28 09:44 신고 수정/삭제

      괜히 엎드려 절 받는 기분이...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1.28 08:2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ㅋㅋ 전 어제 직접 이야기하는 버전으로 들었습니다. 정말 웃겼습니다.. ^^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7.11.28 09: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러게요~저두 진주애비님의 말씀에 동감이요.^-^
    안개 자욱한 것이 분위기 있고 좋아요~
    용이 승천할 것 같은;;

    얼마 전까지 오색빛깔을 자랑하던 나무들이 이제 하얀 몸뚱아리를 내보이네요..
    쓸쓸해 보이지만 운치있어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28 09:45 신고 수정/삭제

      고수들이 오셔서 그렇게 말씀하시면, 부끄러워집니다 ^^

  • Favicon of http://j4blog.tistory.com BlogIcon moONFLOWer 2007.11.28 10:3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참..멋있네요. 안개가 피어오르는 파로호 잘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11.29 16:5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옆에 탄 사람이 누구냐에 따라 경치의 깊이가 달라질 듯..ㅋㅋ
    물안개 구경 잘하고 갑니당..

어안카메라로 본 하회마을 방문기

곡식을 탄탄히 여물게 하려는 듯 햇살이 따사로운 늦여름, 안동 하회마을을 찾았습니다. 왜 꼭 하회마을이냐는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냥 그 곳에 가면, 무언가 카메라에 담을 것이 있을 거라는, 그런 기대를 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보면 안동에 다다르기 전 하회마을 표지판이 나옵니다. 표지판만 열심히 따라 가도 하회마을을 놓칠 수는 없겠더군요. 마을 앞에 도착하면 주차요금부터 받습니다. 주차요금 2천원, 마을 입장료 어른 1명당 2천원. 그렇게 요금을 내고 마을 안 쪽으로 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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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로 들어가는 길 옆, 아직 익지 않은 벼들이 초록색을 간직한 채 햇볕을 바라 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뒤쪽으로 보이는 초가지붕 몇 채. 파란 하늘과 어울린 초가지붕이 어쩜 그리 고즈넉했던지요. 아주 잠깐이지만, 저런 곳에 내 집 하나 있었으면, 그런 생각을 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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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한 대 지나다닐 만한 그런 길 옆 흙담 위에 얹은 기와가 정겨웠습니다. 기와 너머 보이는 초가지붕. 그 안에 누가 살고 있는지 감히 훔쳐만 보고 싶었습니다. 키 작은 흙담길을 걷다 보면 길이든, 벽이든, 누구라도 카메라를 들이대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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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 안쪽 길 대부분은 이런 흙과 돌로 쌓고 검은 기와를 얹은 담 사이를 지납니다. 담 밑에 자라는 잡초와 이름 모를 꽃들도 마냥 예쁘기만 합니다. 어느 집 할 것 없이 나무가 담을 넘어 지나는 사람들에게 손을 흔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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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에서 들어가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집인 북촌댁입니다. 문 안에 들어가 본채 앞에서 마당을 향해 찍은 컷이지요. 마루에 앉아 댓돌에 발을 디디고 턱을 고인 채 앉아 있기만 해도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갈 것 같은, 그런 정겨운 마당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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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댁 문 오른켠에 있는 가마칸입니다. 가마, 사인교, 마구 등을 보관하던 곳이라고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안에 보니 네 사람이 들고 갔을 듯한 가마가 하나 있군요. 요즘으로 따지면 주차장이겠네요. 저 가마에 앉아 가만히 흔들리고 있으면 어떤 기분이 들까. 기분 보다는 참 불편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했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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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댁 본채입니다. 징검다리 같은 디딤돌이 마당을 가로질러 있고 그 앞에 댓돌 위로 시원한 마루가 펼쳐져 있습니다. 솔직히 뭐 신기한 광경은 아닙니다. 고궁 같은 곳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곳이니까요. 대문 높고, 마당 넓고, 집이 큰… 은근히 부럽기는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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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댁을 나와 걷다 보면 기와를 얹은 돌담 아래 이름 모를(제가 이름을 모르는 ^^) 꽃들이 피어 있습니다. 접사로 찍으면 예쁠 텐데 피시아이2는 근접은 되지만 폼 나는 접사 사진은 안 나옵니다. 사실 일자로 평평한 담벼락인데 마치 휜 것처럼 보이는 건 피시아이 카메라의 특징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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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은 사람들이 살고 있는 마을입니다. 그래서 모든 집에 다 들어가 볼 수는 없지요. 이 집도 북촌댁처럼 공개되어 있는 집입니다. 이름이 있을 텐데 미처 챙기지를 못했네요. 솔직히 집 보다는 집 위에 얹힌 구름이 너무 예뻐 카메라를 들이댔습니다. 왼쪽에 국기봉만 없었더라면 사진이 더 괜찮았을 걸,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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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가 서 있는 마을 길. 한적한 길을 따라 가면 끝엔 아담한 초가집들이 서 있습니다. 하회마을에 있는 많은 집들은 직접 민박도 하고, 식당도 합니다. 얼핏 들은 얘기로 민박은 3만원이라는 군요. 오른쪽에 서 있는 메뉴판이 분위기 다 깹니다. 솔직히 많은 집들이 토속 음식도 팔고 동동주도 팔고 그렇습니다만, 선뜻 들어가서 앉고 싶은 생각이 나는 집은 별로 없습니다. 세련된 인테리어를 하지 않더라도 조금만 신경 쓰면 한껏 하회마을 멋을 살린 분위기 좋은 집이 나올 텐데, 그런 점은 좀 아쉽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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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을 끼고 낙동강이 흐릅니다. 지도를 보면 마을의 반쪽을 둥그스름하게 낙동강이 휘감아 도는 형상인데요 다듬어 지지 않은 낙동강을 그대로 볼 수 있습니다. 마음 같아서는 당장 강으로 내려가 보고 싶었습니다만, 저리로는 도저히 못 내려가겠더라 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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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회마을과는 상관 없지만, 아니 하회마을 아니어도 어디서든 볼 수 있는 하늘이지만, 하늘이 참 예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이 마음대로 만들 수 없는 저 모습. 자연의 섭리만이 저런 모양을 만들어 낼 수 있겠지요. 날씨가 궂은 날이 많기는 합니다만, 요즘 우리 하늘, 참 예쁩니다. 고개를 들어 가끔 하늘을 한 번씩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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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풍경 꼭 하나쯤은 있을 줄 알았습니다. 자세히 보면 왼쪽 뒤에 된장과 고추장, 청국장을 판매한다는 현수막이 붙어 있긴 합니다만, 항아리는 왠지 보면 볼수록 정겹습니다. 따사로운 햇볕 속에 항아리 속 장들도 맛있게 익어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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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향이는 아니어도, 누군가 하회마을에서 그네를 탔겠지요. 빨간 댕기를 휘날리며 높이 높이 그네를 뛰었을 겝니다. 누군가 그네를 타러 열심히 오는 중이라 급한 마음에 ^^ 그네 줄이 꼬여 있는데도 셔터를 눌렀습니다. 어차피 누군지 구분도 안될텐데, 예쁘게 그네 타는 모습을 찍어줄 걸 그랬습니다. 그네 줄이 꼬여 정작 그네인지도 모르겠던 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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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과 마을 사이엔 보기만 해도 시원한 소나무 숲이 있었습니다. 소나무 숲엔 벤치도 있었고 연인이라면 그 벤치에 앉아 몇 시간이라도 속삭일 수 있을 듯 합니다. 시원한 소나무 그늘 아래 낙동강을 바라 본다면 굳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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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숲을 지나면 평지가 나오고 낙동강 뒤로 기암 절벽이 보입니다. 저 절벽에 올라가면 아마 하회마을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겠지요. 오르고자 마음 먹으면 못 오를 리 없겠지만 굳이 올라갈 이유는 없었습니다. 가끔은 위에서 보는 것도 좋겠지만, 그 안을 걷는 것만큼은 못할 테니까요.

큰 기대를 하고 간 하회마을은 아닙니다만, 사실 머리 속으로 생각했던 하회마을과는 좀 달랐습니다. 하회마을이라는 이름 때문일까. 하회탈 쓴 사람들이 마구 돌아다니는(!) 놀이공원 같은 마을을 연상했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작고 아담한, 그리고 조용한 마을이어서 살살 걷기는 괜찮았지만, 재미는 별로 없었습니다.

사람에게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합니다. 아마 하회마을에 대해 더 공부를 많이 하고 가면, 재미있는 사실들을 발견할 지도 모르겠지요. 그리고 참, 참고로 음식은 그렇게 기대할 만 하지 않습니다. 특히 동동주는 달기만 하고 정말 별로였어요. 그나마 분위기 그럴 듯한 집에서 나름대로 분위기 내려고 고추전에 동동주 한 사발 들이켰습니다만, 괜히 실망만 했습니다.

짧은 시간 돌아본 하회마을은 조용하고 소박한 마을입니다. 놀이공원 같은 화려한 이벤트도 별로 없고 번잡한 행사도 없습니다. 천천히 걸으면서 순간이나마 옛사람이 된 듯한 그런 정취를 느끼고 소나무 숲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누기 좋은 곳입니다. 그러나 하루 밤 민박을 청하기엔 왠지 지루할 것 같은 생각도 듭니다. 조용한 걸 즐기기엔, 제가 너무 소란한 탓인가 봅니다. ^^

로모 피시아이2 / 후지 오토오토 200 / Normal 모드 / 일부 자체 플래시 / 코스트코 필름 스캔 / 피카사 일부 효과 지정 / 포토웍스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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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9.12 07:4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예술입니다.. ^^
    어안 실력이 나날이 늘고 있어요... 그리고 동동주는 정말 달았고.. 웬 파리들은 그리 많은지.. 이그...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9.12 08:32 신고 수정/삭제

      헐, 예술은요~ ㅋㅋ 카메라에 좀 더 익숙해질 따름이죠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9.12 09:5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캬..
    '예술'이라고 하구 싶은데 짠이아빠께서 먼저 써버리셨네요..
    아 마구마구 땡겨요..
    이거 제가 찍어도 일케 나오려남요..ㅡ.,ㅡ
    쩝..로모보다 고장난 사공이 대타 찾는 게 먼저일지도 모르겠네요..흠냐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9.12 10:15 신고 수정/삭제

      피시아이는 조작할 것이 없다네. 셔터스피드도 고정이고 그냥 들여다 보고 누르면 끝 ^^ 누가 찍어도 다 이리 나와요~ 지르셔~ 지르셔~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health.gamsa.net BlogIcon 양깡 2007.09.12 11:2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어떻게 찍으신 것인지~ 너무 이쁩니다.

    지름신이 저 멀리서 걸어오시는군요. 피해야겠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9.12 11:54 신고 수정/삭제

      제가 뭘 한게 아니구요 ^^ 피시아이라는 어안렌즈 카메라가 있습니다. 그냥 그걸로 찍었을 뿐이에요~ ^^

  • Favicon of http://chjung77.tistory.com BlogIcon 루인 2007.09.12 12:3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랜만에 외가 동네 근처인 하회 마을 이야기를 보았네요. 마지막 사진에 나오는 낙동강 건너편의 지방도를 통해서 절벽을 올라가면 외가집이 보이죠. 어릴때 자전거 타고 하회마을 가는데 너무 멀어서 포기할까말까 그랬던 적이...외갓집에서 자전거타고 갈려면 외갓집이 있는 동네에서 다리를 건너면사무소가 있는 동네를 나와서 안동방향으로 가서 하회 마을로 가는 길을 가야해서 한참을 돌아서 가야 했거든요.
    추석인가 정월 대보름인가에 밤에 그 절벽(이름이 부용대인 거같은데..ㅜ.ㅜ)에서 하회마을로 불놀이 같은 걸 한 걸로 아는데요. 이번 추석에 고향에 갔다가 외가에도 들러봐야겠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9.12 13:19 신고 수정/삭제

      외가가 참 좋은 곳에 있네요 ^^ 명절에 꼭 들르시길. 아마 명절엔 하회마을에도 행사가 많지 싶어요~ ^^

  • Favicon of http://chjung77.tistory.com BlogIcon 루인 2007.09.12 13: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행사가 많긴 한데 차 몰고 가긴 좀 그래서....요즘은 안 가봐서 어떤지 모르겠는데 예전엔 명절이나 휴가철에 갈려면 하회마을로 가는 길이 정체가 심해서(주차장이 없어서 그 좁은 편도 1차로 갓길에 주차를 해놓은 분이 많아서)사람이 몰리는 기간에는 잘 안 가죠.
    그 동네에 가면 동네 구경보단 어머니가 그 동네 학교를 나오셔서(고향도 강 건너니)아시는 분이나 동창들이 많아서 그 분들이랑 이야기하시는 데 기다리는 시간이 싫었던 적이..^^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9.12 13:34 신고 수정/삭제

      마을 입구에 주차장 꽤 크게 만들었던걸요? 관광객 단체로 실어온 대형 버스들도 많이 서 있었구요. ^^ 원래 부모님 고향 따라가면 다 그렇게 기다리지 않나요? 저도 그랬던 기억이... 뻘쭘하게... ㅋㅋ

  • ^^ 2007.09.12 13: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모르는 사람들은 하회마을을 다들 기대하고 동경합니다. 그런데 가 보면 늘상 가던 '외갓집' 딱 그 표현이 맞는곳입니다. 사진따라 하늘따라 내려오니 외갓집을 다녀온듯 기분 참 좋아 집니다.
    그리고 하늘 정말 이뿝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9.12 13:46 신고 수정/삭제

      네, 그 날 날씨가 정말 좋았어요 ^^ 외갓집 다녀온 듯한~ 그 표현이 딱이네요 ^^

  • 진주애비 2007.09.12 22:1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너무 좋습니다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1.24 12:1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어안카메라 재미있네요~
    다른 세상을 보는 듯한~
    가격만 맞으면 저도 살텐데...
    아쉽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24 15:05 신고 수정/삭제

      제가 쓰는 어안 카메라는 로모 피시아이2라는 넘인데, 이건 8만원 정도 해요~ ^^

바다는 항상 같은 목소리로 말한다



철 지난 바다가 그리워
막연히 바다로 달렸습니다

이렇다 할 계획도 없이
바다가 마냥 보고 싶었습니다

철 지난 바닷가에서
바다가 하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바다는 파도를 통해
항상 같은 목소리로 말하지만
그걸 듣는 마음은
항상 똑같지 못합니다

철 지난 바다에서
같은 목소리, 같은 마음을 배웠습니다...

2007년 9월 8일
거제도 학동몽돌해수욕장

ps> 볼륨을 높이면, 바다가 말하는 소리를 들으실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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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7.09.10 19: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유없이 바다가기......^^
    저도 좋아합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9.10 22:41 신고 수정/삭제

      남아공 바다도, 대한민국의 바다와 닿아 있겠지요? ^^ 바다란 이유가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곳인 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9.10 22: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또 가고 싶다..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9.12 09:4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직딩들의 로망 아님꺄..
    출근길 불현듯 바다가 떠올라..
    지친 일상을 뒤로 하고 으라차차 바다를 향해 달려가는..캬~~

  • 진주애비 2007.09.12 22: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바다가 제게 말 하는군요
    ...너는 왜 안왔었니 ㅜㅜ

  • Favicon of http://blog.empas.com/pp19in BlogIcon 뽀다아빠 네모 2007.09.14 20:2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철지난 바다' 라니요....ㅋㅋ

    이제부터 제철 만난 바다입지요.....^^

    겨울바다가 제일 좋아라!!!!!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9.15 11:15 신고 수정/삭제

      ^^ 생각해 보니 철 지난 해수욕장이라고 할 걸 그랬네. 바다에 철이 어디있다고... 바다에서 느끼면 그게 다 제 철인 것을... ^^ 잘 지내지?

사진으로 보는 거제도 여름 휴가

지난 8월 초. 2박 3일의 짧은 스케줄로 거제도 여행을 다녀 왔습니다. 특별히 휴가를 준비하지 못하고 버스 패키지 투어 끝좌석을 잡았던 거라서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갔었는데, 역시 기대를 적게 하면 실망도 적은 법인지 그런 대로 괜찮은 여행이었습니다. 거제도 - 외도 - 보성 차밭 - 담양을 돌아 서울로 오는 코스였는데 첫 여행지인 거제도가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산과 바다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해안선마다 절경이더군요. 나중에 여유를 내서 천천히 둘러 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버스 투어는 장단점이 확실합니다. 일단 장점은 개인적으로 가는 것 보다 쌉니다. 관광지마다 표를 사기 위해 줄 서지 않아도 되고 하자는 대로만 하면 되니까 아무래도 편리하죠. 대신 여행을 깊게 즐기지는 못합니다. 시간에 맞춰 움직여야 하니 여유 있게 즐길 수는 없지요. 그런데다가 꼭 늦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 잘못 걸리면 여행 내내 불쾌하지요. 문제는 어떤 버스에든 그런 사람 꼭 있다는 겁니다. ^^ 여튼, 준비할 시간도 없었고 초행길에 가기 부담스러웠던 저희에게는 버스 투어가 그런 대로 괜찮은 선택이었죠. 물론 같은 코스를 한 번 더 간다면 그 때는 버스 타지 않고 차를 가지고 갈 겁니다.

저는 솔직히 사진을 잘 찍지는 못합니다. 카메라도 콤팩트형 디카라서 훌륭한 사진을 기대하기는 어렵고요(물론 사진을 잘 찍는다면 어디 카메라를 가리겠습니까만 ^^). 그래도 다녀오신 분들에게는 추억을 되살릴 수 있고 혹시 안 가보신 분들에게는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뜻에서 사진과 함께 간단한 여행기를 올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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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서울에서 출발해 바로 도착한 곳이 이곳 학동몽돌해수욕장입니다. 거제도에는 몽돌해수욕장이라는 이름이 여럿 있는 듯 하더군요. 저희가 간 곳은 학동이고, 여차몽돌, 또 다른 몽돌해수욕장이 있습니다. 요즘 피서지로 거제도가 널리 알려지면서 사람이 참 많더군요. 그런데 사람에 비해 소위 말하는 인프라가 너무 부족했습니다. 탈의실이 없어서 화장실이나 차 안에서 옷을 갈아 입어야 했고 주차장도 부족해 해수욕장 진입로 주변은 온통 주차된 차들로 가득합니다. 그 중 한 대라도 삐딱하게 대 놓으면 큰 버스는 지나가지 못합니다. 그러다 보니 해수욕장 주변 도로는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앓지요. 정말 차가 많이 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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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몽돌입니다. 모래 대신 이런 돌들이 해변에 가득합니다. 몽돌은 가져 가면 안됩니다. 모래사장이나 몽돌도 장단점이 있을 법 한데, 사실 모래사장은 놀 때는 좋지만 뒷처리가 아주 힘듭니다. 신에, 옷에, 머리에 들어 있는 모래를 빼 내려면 고생 깨나 하지요. 그런 면에서 몽돌해수욕장은 아주 좋습니다. 대신 발을 다칠 위험이 있으니 샌들이든 아쿠아슈즈든 꼭 신어야 되겠지요.

8월 초인데도 물이 꽤 차가왔습니다. 날이 흐려 그랬을 수도 있겠고요. 그리고 금새 물이 깊어집니다. 조금만 들어가도 파도치면 머리까지 잠기니 깊이 들어가는 건 쉽지 않겠더군요. 물이 차도 일단 몸을 담그고 시간이 지나니 그런 대로 버틸만 했습니다. 그래도 한참 지나니까 춥던걸요. 밖으로 나와서 몽돌쌓기 게임을 하면서 즐겁게 보냈습니다.

참, 요즘 해수욕장 얘기 나오면서 파라솔 돈 받는 문제가 심심찮게 거론되었는데요, 대충 보니 가격은 전국 통일인 듯. 학동몽돌해수욕장에서 파라솔은 1만원, 튜브는 5천원입니다. 저희는 여행사가 소개한 집에서 파라솔 9천원, 튜브 4천원 줬습니다. 그리고 샤워할 때는 1,500원 내야 하더군요.

해수욕장에서 재미있게 놀고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그 날 저녁에 뽈락회를 아주 맛있게 먹었고요. 다음 날엔 외도를 가야 하는데 요즘 외도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아침 일찍 가야 한답니다. 다섯시 반에 출발한다는 군요. 첫 여행지의 밤을 느긋하게 즐기지도 못하고 바로 취침. 다음 날 새벽같이 잠을 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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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게 웬일. 외도로 가는 유람선을 타는 구조라항은 안개가 가득했습니다. 항구가 이 정도면 해상은 더하답니다. 당연히 유람선 출항은 금지됐고 우리는 안개가 걷힐 때까지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어디 안개가 사람 맘처럼 쉽게 걷힙니까? 두 시간을 기다렸는데도 안개는 심해지기만 했습니다. 구조라항 방파제를 찍고 나서 잠시 후에 보니 방파제가 제대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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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가 걷힐 때까지 마냥 기다리는 것도 힘든 일이어서 일단 예정에 없던 포로수용소 공원을 구경가기로 했습니다. 거제포로수용소를 재현해 놓은 이 곳은 한국전쟁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볼 수 있는 그런 역사공원이지요. 실감나게 잘 꾸며 놓기는 했습니다만 여자아이들은 별로 흥미가 없네요. 남자아이들은 좋아할 듯 합니다. 철모를 형상화한 건물에 이런 저런 수용소의 모습들을 재현해 전쟁의 아픔을 되새기게 했습니다만 ^^ 사실 그걸로 전쟁의 아픔을 깨닫기에는 어쩌면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 버스를 타고 구조라항으로 돌아갔습니다. 마침 안개가 걷혀 유람선을 탈 수 있다는 군요. 거제도에서 외도로 가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항구는 구조라항 외에도 몇 군데 더 있답니다. 100여명 정도가 타는 유람선을 타고 10여분 정도 갔을까. 드디어 외도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선착장에 내려 보니, 여러 대의 유람선이 수많은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있었습니다. 수도 없는 사람들이 들고 나고, 그렇게 외도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더군요. 외도 방문객이 천만명을 돌파했다는데, 그렇다면 우리 국민 사분의 일이 봤다는 얘기잖습니까.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도는, 잘 꾸민 개인 정원이더군요. 섬 하나를 이렇게 바꾸어 놓은 분의 열정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외도 곳곳에는 다양한 식물이 심어져 있어 이국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더군요. 저는 일일이 이름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식물들이 있고 꽃이 있어 도저히 셔터를 누르지 않고는 지날 수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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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사진은 선인장에 핀 꽃입니다. 정말 다양한 종류의 선인장이 저마다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더군요. 시간만 있었다면 좀 더 천천히 봤을 텐데 아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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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도가 이렇게 유명해 진 이유 중 하나가 드라마라 하더군요. 저는 그 드라마를 한 편도 보지 못해서 어떻게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이 집이 드라마에 나왔던 집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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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착장 반대편에 있는 외도의 또 다른 모습입니다. 기암절벽으로 이루어져 보기만 해도 감탄사가 절로 납니다. 자연의 힘이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위대한 것이라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는 듯. 이렇게 외도를 한바퀴 돌아 다시 선착장으로 내려오면 어느덧 한시간 반이 지나갑니다. 들어올 때 탔던 유람선을 다시 타고 구조라항으로 돌아 나옵니다. 원래는 해금강도 봐야 했는데 안개가 심해 해금강은 볼 수 없었답니다.

구조라항으로 돌아와 다시 버스를 타고 바쁜 발걸음을 재촉해 이번에는 신선대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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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대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 본 정경입니다. 바닷가에 돌로 이루어진 높은 언덕인데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곳이더군요. 여유만 있다면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앉아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할 만한 곳이었습니다. 내려다 보이는 바다도 깨끗하고, 바람도 시원했지요. 건너쪽에는 바람의 언덕이라는 곳도 있다는데 피곤을 핑계로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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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산에 있는 선암사는 꽤 오래된 절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절을 대대적으로 보수하고 있어서 좀 어수선하기도 하고, 절에 볼 게 별로 없다는 생각입니다. 왜 이런 데를 데리고 왔냐고 가이드에게 투덜 대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였지요. 솔직히 저도 절에 올라가는 시간 대신 계곡 물에 발 담그고 노는게 더 나을 뻔 했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계곡이 너무 맑고 시원했지요. 물고기들도 그대로 다 보이고요. 발 담그고 서서 더위를 식히는데 괜히 물고기들한테 미안하더라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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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암사로 가는 중간에 있는 돌다리입니다. 언뜻 보기에는 별 거 아닌 듯 싶죠? 보물 400호로 지정된 선암사 승선교입니다. 아무 접착제 없이 아치 형식으로 다리를 쌓았고 오랜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답니다. 실제로 지금도 사람들이 건너 다니고 있고요. 조상들의 지혜를 배울 수 있는 곳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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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영화 한 장면을 연상시키는 듯한 대나무숲입니다. 실제로 이 숲에서 영화를 찍기도 했다는군요. 보기에는 그럴 듯 한데 대나무숲에는 모기가 많이 산답니다. 저희는 다행이 안 물렸는데 다른 사람들은 몇 군데씩 물려서 모기약 바르고 뭐 그랬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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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나무골 테마공원 앞에 널린 빠알간 고추들. 뜨거운 햇볕 아래서 잘 말라 눈부시게 붉은 태양초가 되겠지요? 저렇게 만든 태양초 고춧가루로 김치를 담그면 정말 김치 색깔이 눈 부실 정도로 빨갛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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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건 마지막 서비스 사진. 뽈락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 돈 방석이 있더군요. 처음에 방석 한 귀퉁이만 보고는 누가 만원짜리 흘렸나 하고 다시 봤더니 방석 전체가 만원으로 도배했더라는... 손님 보고 돈방석에 앉으라는 얘기니까 일단 기분은 좋은 거겠지요? ^^ 휴가도 다녀왔고, 올해는 돈 방석에 앉을 정도로 열심히 일해야겠습니다. 이 글 읽은 모든 분들 꼭 진짜 돈방석에 앉으시길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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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BlogIcon 실비단안개 2007.08.09 22: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그저께 거제도를 다녀왔습니다.
    제가 만난 풍경과는 또 다른 거제도 -
    구경 잘 하였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09 22:59 신고 수정/삭제

      네, 실비단안개님 글과 사진 정말 좋더군요. 거제도, 꼭 한 번 더 가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happyblog.kr BlogIcon 열심히 2007.08.10 00:3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사진 잘 봤습니다. ^^
    어쩌면 이달 말에 거제도에 가게 될 것 같은데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10 01:10 신고 수정/삭제

      네 ^^ 거제도 정말 좋더군요~ 행복하게 다녀오시길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8.10 01:5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여행기라는게 참 쉬울 것 같은데도 어려운데 정리 잘하셨습니다.. ^^
    이제 휴가도 다녀오셨으니.. 열심히.. 열심히.. 그러고 보니 열심히 님을 열심히 부르고 있군요.. 아.. 썰렁하네요..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8.10 11: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생각해보니..
    포로수용소가 있었던 곳이군요..
    그 아름다운 풍광속에 가려진 우리네 아픈 상처가 또 있군요..ㅡ.,ㅡ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10 12:13 신고 수정/삭제

      ^^ 가서 보면 또 진실이란 무엇일까 그런 생각도 든다네

  • 2007.08.16 15:2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나두 주라..
    돈빵석~~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16 18:03 신고 수정/삭제

      아니 은제 오셔서 이렇게 댓글을 여럿 질러 놓고 가셨대요? ㅋㅋㅋㅋ 머 형님도 좋은데 많이 다니셨더만. 치치치

3년 만에 떠나는 휴가 여행

카메라, 선그라스, 휴대폰 배터리와 충전기... 그리고 배낭...

내일 새벽, 3년 만에 휴가 여행을 떠난다.
마흔을 살면서 가장 힘들게 살았던 지난 3년의 기억들,
이젠 서서히 그 기억을 잊을 때도 되었다.

솔직히 휴가를 떠날 형편이 아니다.
남겨진 일들로 머리가 아프고
남겨 놓은 사람들로 마음이 아프다.

그저 한 가지 위로를 삼자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결국 아무 것도 못하고
나중에, 시간이 한참 흐른 나중에
지금까지 뭘 하고 살았나 그런 후회를 할테니
이렇게라도 저지르자는 것일게다.

머리도 아프고, 썩 내키지도 않지만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다녀와야 겠다.
담고 가던, 비우고 가던, 어쨌든 가긴 가는 거니까
기왕이면 편하게 하는 수 밖에.

그저 편안히
잘 다녀오겠다는
그 말 밖에 남길 수가 없다.

그저 편안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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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health.gamsa.net BlogIcon 양깡 2007.08.01 01: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휴가 잘 다녀오세요~!

    힘내시구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01 01:30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 힘은 원래도 좀 넘쳐 나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8.01 08: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에이 이 사람아.. ㅋㅋ 뭘 그리 고민이 많아.. 그냥 놀러가니까.. 나한테 미안해서 그러지...ㅋㅋㅋ 잘 다녀오시게..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05 09:07 신고 수정/삭제

      ㅋㅋ 거제도에 사진 찍으러 같이 가요~ 찍을 거 많더만. 먹을 거도 많고~

  • ^^ 2007.08.01 09:0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타이틀이 너무 거창해요~
    이런저런 마음 다 잊으시고 그져 편안히 그져 행복한 그런 휴가 보내고 오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05 09:07 신고 수정/삭제

      짧은 휴가 가면서 괜히 타이틀만 거창했던 듯 ^^ 그저 아무 생각 없이 그렇게 다녀 왔어요~ ^^

  • 손통 2007.08.01 11:1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휴가를 그런 무거운 마음으로 가면 쓰나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한 시간 보내고 오시게나.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05 09:06 신고 수정/삭제

      확실히 무거운 마음으로 가면 재미도 덜 한 거 같다는 ^^ 그래도 별 탈 없이 잘 다녀왔습니다~

  • Favicon of http://iloveglass.egloos.com BlogIcon 유리코비치 2007.08.04 21: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휴가 잘 다녀오세요.
    즐거운..
    그런데 비 피해는 없으신지 걱정되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05 09:05 신고 수정/삭제

      다행히도 비는 피해서 잘 다녀왔습니다~ 고맙습니다~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8.04 21: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형편을 따지자면 저는 더 합니다
    하지만 살짝 다녀왔습니다
    현재가 있기에 미래도 있다는 말을 외치면서요^^
    가족과의 즐거운 시간되시길...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05 09:06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요. 이런 저런 형편을 따지면 참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다는 생각이 드네요~ 덕분에 재미있게 잘 다녀왔습니다.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8.06 08:5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거제 댕겨오셨어요??
    풍경이 죽음이라던데요..
    누가 운전 대신해주면 낼름 다녀오련만..ㅋㅋ

남산 케이블 카를 타다

남산 케이블카. 참 오래된 추억의 소재다. 그래서일까. 추억을 선물처럼 간직한 채 나이를 한참 먹은 어느 날, 문득 한 번 남산 케이블카를 타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흐린 어느 날, 밀려 오는 추억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나는 막연히 남산으로 차를 돌렸다.

1호 터널로 접어드는 길 대신 오른쪽 남산 공원길을 타고 구불구불 몇 분을 달리니 기억 속에 묻어 둔 케이블카의 흔적 대신 '리모델링 공사 중'이라는 흉흉한 건물이 모습을 드러낸다. 순간, 헛걸음을 했구나 싶은 생각에 안타까운 한숨을 쉬었지만 자세히 보니 정상 영업 중. 그 흉흉한 건물 속에서도 케이블카는 남산을 향해 달려 오르고 있었다.

언제였던가. 케이블카를 타 본 기억이 좀처럼 떠오르지 않는다. 어린 시절을 남산에서 보냈던 까닭에 세상에서 제일 처음 타 본 케이블카가 남산 케이블카였을텐데, 왜 중국 만리장성에서 탔던, 미국 팜스프링스에서 탔던, 그런 케이블카의 기억만 떠오르는 것일까. 세월의 흔적이 여실히 묻어 있는 계단을 오르며 그 낯설음에 난 조금씩 당황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덧 매표소.

편도는 5,500원. 왕복은 7,000원이란다. 특별한 이유가 없으면 왕복을 끊으라는 얘기인 듯. 일행인 듯 중년을 훨씬 넘은 사람들의 말 소리가 귀에 거슬려 10분 간격으로 운행한다는 케이블카 한 대를 먼저 보냈다. 요즘은 좀처럼 듣기 힘든 따르릉 벨소리. 그 벨소리가 울릴 때마다 케이블카가 들고 난다. 두 번째 벨소리를 들으며 나는 천천히 탑승장으로 올라간다.

케이블카. 낡고 작은 케이블카가 그곳에 있었다. 열린 문으로 들어 가니 양 쪽 구석에 놓인 작은 갈색 의자, 그리고 손 때 묻은 유리창. 잘 보일 듯 한 곳에 자리를 잡고 설레이는 마음으로 밖을 내다 본다. 이윽고 가벼운 흔들림과 함께 출발. 탑승장은 점점 멀어지고 매연 가득한 서울의 중심부가 눈에 들어 온다. 저기가 거기, 저기는 또 거기... 그렇게 익숙한 건물과 지명을 하나씩 읊으며 멀어지는 거리를 바라본다.

시간은 3분. 뭘 했나 싶게 후딱 지난다. 케이블카를 내려 타워로 올라 가면서도 내가 지금 뭘 탔었나 싶은 생각에 쓴 웃음을 짓는다. 3분은, 내 추억을 되살리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었으니. 타워를 돌아 흐릿한 서울을 바라 보노라면 또 그렇게 시간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흘러간다.

요즘 들어 누가 이런 걸 타겠냐 싶었지만, 외국 관광객들이 꽤 있었고, 아이들도 여럿 눈에 띤다. 여섯시를 넘긴 시간엔 케이블카도 만원이다. 몸 하나 돌릴 틈 없이 콩나물시루처럼 사람을 싣고 올라오는 케이블카를 보면서 여기서 추억을 찾으려 했던  나도 참 우습다는 생각을 했다. 내려 가는 케이블카, 기억을 고이 접기에도 3분은 짧았다. 아니, 3분 동안 추억을 느끼기엔 내가 너무 나이를 먹었나 보다.

케이블카 3분. 나는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 조금 더 느리더라도, 조금 더 흔들리더라도, 조금 더 태워줄 순 없었던 것일까.  밀려드는 사람 실어나르기에 바쁜 케이블카에서 7천원으로 추억을 기대한 건, 애당초 이룰 수 없는 꿈이었던 것일까.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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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터아츠 2007.06.19 14: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작년에 오랜만에 타봤는데

    사람이 출퇴근 지하철 저리가라 할 정도로

    너무 너무 많더군요~~

    덕분에 경치고 뭐고 빨리 내렸으면 하는 셍각밖에

    안들던 기억이 나네요~ㅋ

  • 진주애비 2007.06.19 21:1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꼭 제가 타고있는것 처럼 동영상이 실감납니다
    ...3분이면 컵라면이 익는시간이고 축구에서 결승골이 터질수도 있는 시간인데
    추억을 되살리기엔 과연 길지 않네요 ^^ 덕분에 저도 케이블카에 관한 추억에 살짝 빠졌습니다요

  • 손통 2007.06.20 10: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남산케이블카가 아직도 존재한다고 생각도 못했네. 난 철거했는지 알았다는...

  • ^^ 2007.06.20 18:3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동영상 잘 봤습니다. 저도 이제 직접 탄거나 다름 없음. ㅎㅎㅎ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7.12.19 15:3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직 타본 적 없는데 이걸 보니 안 타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걸요. ㅋㅋ

왕들의 휴식을 누리다 - 창덕궁

지난 주 경복궁을 찾아간 데 이어 이번 주엔 창덕궁을 찾았습니다. 아시다 시피 창덕궁은 다른 고궁과 달리 자유롭게 관람할 수 없고 안내 하시는 분을 따라 다녀야 합니다. 한국어 안내는 매 시간 15분, 45분에 한 번씩 있고 중간 중간 외국어 안내가 있습니다.

주차장은 그리 넓지는 않은데 대신 주차요금은 없습니다. 2시간까지는 무료라 하는데, 들어가려 하면 만차 간판이 입구를 막고 있습니다. 조금 기다렸더니 다른 차가 나오면서 자리가 생겨 들어갈 수 있었지요. 때마침 한국어 안내가 막 시작될 즈음이어서 별로 기다리지도 않고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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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원이라는 이름 답게 창덕궁은 왕들의 휴식을 맛볼 수 있는 아름다운 정원입니다. 창덕궁 정문인 돈화문을 지나 안쪽으로 깊이 들어가면 갈수록 비밀처럼 숨겨진 정원들이 나타납니다. 저런 곳에서라면 절로 노래와 시가 흘러나올 것 같은, 그런 은밀하고 아름다운 모습입니다. 안내자의 설명을 듣는 둥 마는 둥 창덕궁의 경치에 빠져 쉬엄 쉬엄 걷노라면 어느 틈에 한 시간 삽십 분이 흘러갑니다.

내부 공사가 있는지 후원으로 들어가서 나올 때는 지난 번에 갔을 때하고 전혀 다른 경로로 나오더군요. 예약제로 운영하는 특별 관람 코스도 있다고 하는데, 다음 번에는 꼭 특별 관람 코스를 둘러봐야 하겠습니다. 그냥 나오기 아쉬워 창덕궁에 활짝 핀 철죽을 데려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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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죽처럼 많이 피진 않았지만, 그 화려한 모습을 자랑하는 홍매화를 뺴 놓을 수 없더군요. 홍매화도 살짝 데려왔습니다. 개나리는 다 져서 지금은 온통 분홍 꽃 천지인데, 개나리가 좀 더 버텨 노란 꽃과 분홍 꽃이 조화를 이루었다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좀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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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들의 정원 창덕궁에서 왕들의 휴식을 누리는 것. 입장료 3천원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가끔 그렇게 창덕궁을 찾아야 겠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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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23 10: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짠이는 나원.. 전쟁기념관에 가자구 난리블루스구만...ㅋㅋ 창덕궁 후원이라.. 이거 분위기가 너무 다른데.. ^^

  • Favicon of http://bi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4.23 20: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개인적으 경복궁보단 창덕궁이 더 맘에 와 닿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안내원 따라 가려면 숨이 차서...^^;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4 17:50 신고 수정/삭제

      안내하시는 분이야 가던 말던~ 그냥 우리끼리 놀았습니다. 나중엔 빨리 나가라 하더군요~ ㅋ

  • Favicon of http://www.unny.com BlogIcon ftd flowers montreal 2010.09.25 04: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궁이라서 그런지 정말 아름답습니다.

이십년 만에 찾은 경복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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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기억에 경복궁을 마지막으로 찾은 건, 이십년도 훨씬 넘은 고등학교 시절일 겁니다. 학교에서 백일장을 한다고 해서 버스 타고 어쩌고 찾아갔던 기억이 납니다. 글짓기, 그림, 사진 등 세 가지 분야가 있었고 사진 한 번 찍어보겠다고 집에 있던 야시카 수동 카메라를 메고 경복궁 여기 저리를 헤메 다녔더랬습니다. 그러다 결국 포기하고 친구한테 원고지를 빌려 몇 글자 끄적여 냈었지요. 사진 보다는 글짓기가 더 쉬웠던 그 때 시절을 생각해보니, 결국 내 마지막 직업이 글 쓰기가 되었다는 것이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딸 아이 숙제를 도와 주기 위해 경복궁을 다시 찾았습니다. 모처럼 시내로 들어가게 되면 대부분 주차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경복궁 앞에 어디다 주차를 할까 고민하면서 갔는데, 경복궁 앞에 바로 주차장이 있더군요. 주일 오후에 갔는데도 그리 불편하지 않게 주차를 할 수 있었습니다. 주차 요금도 두 시간까지 2천원.

이십년 세월이 흘렀고, 사실 중간에 경복궁 개보수 한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습니다만 참 많이 달라졌더군요. 예전 기억으로는 사람 많고 먼지 많고 지저분했었는데 지금은 아주 깨끗하고 정감있고 운치 있었습니다. 경회루에 핀 벚꽃도 참 예쁘더군요.

그렇게 사진 찍으며 숙제 하며 한 나절을 보냈습니다. 서울 시내에 있는 고궁에서 보낸 하루, 조용하고 편안하게 보냈다는 느낌이 들어 참 좋았습니다. 그래서 내킨 킴에 다음 주에는 창덕궁을 가기로 했습니다. 봄 날의 고궁은 복잡하지 않고 편안하게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의미 있는 여행지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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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22 09: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난.. 덕수궁 옆 대성당에 결혼식 다녀왔는데..ㅋㅋ 교보문고 2시간 무료 주차.. ^^

  • 진주애비 2007.04.22 18:2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얼마전 경복궁 다녀왔는데 주차장을 차량에 따라 탄력적으로 개방하더라구요
    이거 비밀인데요...주차장 건너편에 한 사찰이 있더군요..그 절 신도인 체 하며 주차를.. 그것도 공짜로...ㅎㅎ
    아~한가지 난데 없는 질문입니다
    혹 예전 엠블에서 필명 다찌아빠레이로 활약하시던(?)...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2 21:13 신고 수정/삭제

      ㅋ 머 공공연한 비밀이 되어서리~ ^^

들꽃조차 아름다운 곳, 아침고요수목원

4월 14일 토요일. 일이 있어 남양주에 갔다가 내킨 김에 바람이나 쐬자 하는 마음으로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에 다녀 왔습니다. 처음 갔을 때가 3년쯤 되었으니까, 참 오랜만에 다시 가게 된 거지요. 예전에는 입구까지 들어가는 길도 좁고 포장도 되지 않은데다가 주변에는 무슨 펜션들을 그리 많이 짓던지 공사장이 많았었는데, 여전히 길은 좁지만 포장은 나름대로 했고, 공사를 마친 펜션들이 참 많이 서 있더군요.

요즘 주말 마다 – 특히 오늘처럼 학교가 쉬는 토요일이면 더 – 갈만한 곳에는 사람이 넘쳐 나는데 여기라고 예외는 아니었답니다. 오후 한 시쯤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거의 차들이 다 차 있었고 매표소에도 사람들이 줄 서 있었거든요. 물론 수목원 안에 들어가면 꽤 넓은 편이어서 사람들에 치여 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 그래도 마음 놓고 사진 한 장 편하기 찍기는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예전엔 5천원 정도 했었던 듯 한데, 입장료도 토요일 어른 8천원으로 많이 올랐네요. 살짝 보니 평일에는 5천원 정도를 받는 모양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돈도 벌겠지만 그만큼 관리 비용도 늘어날 테니 요금 오르는 걸 뭐라 할 수는 없겠지요. 하여튼 그렇게 표를 사고 수목원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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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들꽃 조차 아름다운 곳

아무래도 북쪽이라 그런지, 우리 동네에선 활짝 피었던 목련이 아직 덜 피었네요. 개나리와 진달래는 다 피었는데 다른 꽃들은 구경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이름 모를 들풀들이 있고 수목원에서 일부러 키운 ^^ 튜울립과 팬지 등을 화단에서 만날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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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레 넓은 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은 시원하게 펼쳐진 수목원에서 여러가지 식물을 만날 수 있어 좋은 곳입니다. 나무들, 꽃들 그리고 작지만 나름대로 돌 많은 계곡이 있어 돌탑을 쌓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입니다. 사람이 좀 적다면 편안하게 볼 수 있을 텐데 오늘은 그렇지 못해 좀 아쉽네요. 게다가 아직도 꽃이 활짝 피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나 다다음주 정도면 더 많이 핀 꽃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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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 쌓기도 은근한 재미

아침고요수목원 들어가는 입구에 '옛골'이라는 된장찌개와 청국장 하는 집이 생겼네요. 가다가 주차장에 차가 꽉 차 있어서 들어 갔는데, 솔직히 감동을 줄 만한 맛은 아니었습니다. 된장찌개 + 청국장 + 부침개 + 쌈 + 여러 반찬이 나오는 정식 2인분이 2만원인데, 외려 좀 비싸다는 생각을 했네요.

다음 주 토요일,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드라이브 괜찮을 듯 합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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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15 20:1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랜만에 따님과 데이트?..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17 23:04 신고 수정/삭제

      네~ 조금만 더 크면 이제 아빠랑은 안 놀듯~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4.17 20: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짠이아빠를 통해 들어와 봤네요..^^
    이곳 수목원!!
    저도 참 좋아 하는 장소지요 영화 편지가 개봉되기전 부터 가 봤는데
    역시나 지금은 알려진 만큼 예전의 풋풋한 맛은 좀 퇴색한 듯...
    그래도 사시사철 좋은 곳입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17 23:04 신고 수정/삭제

      네 반갑습니다 ^^ 원래 유명해지면 초심을 잃고 다 변하는 법이지요 뭐 ^^ 사람 많아서 옛날의 그 은은함은 느끼기 어려울 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3.12 12: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매번 가고는 싶지만 가지 못하는 곳이 아침고유 수목원인 것 같아요~
    아우...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만족해야 할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www.unny.com BlogIcon flower delivery 2010.10.18 01: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들꽃이 훨씬 개성있군여, 경치 좋네여

Hotels in Las Vegas #4 - Venetian

요즘 라스베이거스에서 가장 뜨는 호텔을 꼽으라면 단연 베네치안(Venetian)을 꼽을 수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컨벤션 센터 중 하나인 샌즈 엑스포와 나란히 붙어 있어 샌즈 엑스포에서 열리는 각종 전시회를 편하게 관람할 수 있다는 지리적인 장점도 있지만, 이탈리아의 베네치아를 모델로 만들어진 호텔 내부가 다른 어떤 곳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권이기 때문이다.


'압권'이라고 표현하는 첫 번째 이유는 바로 운하다. 베네치아에서 볼 수 있는 운하를 호텔 내부에 그대로 만들어 두었다. 뭐, 우리나라 롯데월드에서도 실내에서 배 타는 걸 볼 수 있긴 하지만, 호텔 안에서 사공이 저어주는 배를 타는 기분은 마치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곤돌라를 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듯 하다.

물론 팁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운하로 배를 저어가는 도중 사공은 목청 높여 산타루치아를 불러준다. 난데없는 산타루치아에 배를 타고 있는 연인도 황당해 하긴 하지만, 산타루치아가 끝날 때 쯤이면 곤돌라를 타던, 옆에서 구경을 하던 누구나 박수를 치게 된다. 곤돌라 요금은 성인 1명당 12 - 15달러. 실외에서 타면 12달러, 실내에서 타면 15달러다. 특별히 두 사람만 타는 곤돌라는 60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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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권의 두번째는 베네치아 광장이다. 실제 베네치아 광장을 모델로 만들어진 이 곳에서 사람들은 노천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고 식사를 한다. 거리에 있는 가판점에서 기념품을 사기도 하고 사진을 찍기도 한다. 인공으로 만든 살짝 구름낀 하늘 모양의 천정은 24시간 내내 저녁 무렵의 광장 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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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압권은 단연 호텔 천정에 새겨진 그림이다. 다빈치 등 유명한 작가들의 그림 - 물론 당연히 원본은 아니겠지만 - 을 호텔 각 천정과 그려 놓았다. 가만히 쳐다보기만 해도 감탄을 금할 수 없을 정도. 호텔의 카지노도 다양한 조각품으로 장식되어 있어 운치를 더한다.

베네치안은 가족 리조트를 지향하는 라스베이거스의 최신 트렌드임에 틀림 없다. 카지노를 즐기는 한편 연인과 곤돌라를 타면서 마치 이탈리아로 여행 온 듯한 느낌을 주는 곳, 라스베이거스에 간다면 베네치안은 꼭 들러야 할 필수 코스 중 하나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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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1.04 01:2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일본 도요타 쇼룸 근처 쇼핑몰에도 저런 천장이 있는데.. 정말 희안하더만.. ^^
    역시 세상은 넓고 볼 것은 많은 것 같아...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1.04 11:18 신고 수정/삭제

      하루종일 은은한 저녁 무렵 같아서 좋던 걸요... ^^ 밖에 나오면 적응이 안되지만서두... 언젠간 또 가보겠지요? ㅋㅋ

Hotels in Las Vegas #3 -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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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소개했던 벨라지오 호텔 맞은 편 쯤에 있는 파리스(Paris) 호텔이다. 에펠탑과 개선문으로 호텔을 꾸며 놓았는데, 역시 이름처럼 프랑스틱(!) 하다. 화려하게 꾸민 에펠탑은 라스베이거스 블루버드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조형물로 누구나 이 앞에서 사진 한 장 찍고 싶어 한다. 사진만 얼핏 보면, 정말 파리에 왔는지 착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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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펠탑 옆에 자리하고 있는 개선문 모형. 그러나 이렇게 겉에서 사진만 찍고는 정작 호텔 안에는 들어가 보지도 못했다. 다리가 아파서라는 핑계를 댈까, 아니면 다른 볼 것이 많았다고 핑계를 댈까. 사진 두 장과 함께 라스베이거의 파리스 호텔은 기억 속에 남겨 두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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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tels in Las Vegas #2 - Bellagi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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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스베이거스 대로 중앙 쯤에 위치한 벨라지오 호텔이다. 내부는 안 들어가 봐서 모르겠는데, 호텔 앞에 있는 인공 호수에서 열리는 분수 쇼 때문에 눈길을 끈 호텔. 사실 벨라지오 호텔은 드라마 '올인'을 촬영한 곳이라 하는데, 솔직히 난 올인을 하나도 안봐서 어떤 장면에서 나오는지 짐작 조차 하기 힘들 뿐이다.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이 무료로 제공하는 볼거리 중에서 가장 유명한 것이 바로 벨라지오의 분수 쇼다. 여덟시부터 시작하는 분수쇼는 호수에서 솟아나는 물줄기들이 다양하게 움직이는 형태로 구성되어 있는데 일단 그 규모가 정말 커서 누구나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누구나 분수 쇼를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담는 곳. 아쉽게도 분수 쇼 시간을 맞추지 못해 정작 유명하다는 쇼는 찍지도 못했지만 - 결국 우왕좌왕 지나다니다가 먼 발치에서 얼핏 보기는 했다 - 화려한 네온이 가득한 거리에서 분수 쇼를 보다 보면, 누군가를 꼭 데려 와야 겠다는 생각이 들고 만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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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juneday.tistory.com BlogIcon juneday 2006.12.28 22:5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분수쇼는 매일 저녁마다 30분마다 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 하긴 뭐 3-4분 정도 보다보면 볼거 없습니다만 ^^
    분수쇼 외에도, 안에 있는 Le Cirque, Michael Mina 같은 고급 레스토랑 및 바쁠때는 3-4시간 기다려야 들어갈수 있을 정도로 맛있다는 부페, 그리고 O 쇼로 유명하죠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6.12.28 23:23 신고 수정/삭제

      맞다~ 그 쇼가 유명하다 했어요 ^^ 분수 쇼는 여덟시 이후로 계속 한다는 거 같았는데 괜히 죽치고 기다릴 만한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리...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6.12.29 14: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헉.. 벨라지오.. 음.. 부산국제영화제 때.. 그 응응응이 생각나는군요...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6.12.29 16:50 신고 수정/삭제

      맞아요, 거기가 바로 벨라지오였답니다 ^^

Hotels in Lav Vegas #1 - Excalibur

정확히 만 9년만에 다시 찾은 미국, 그리고 라스베이거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에 딱 맞게, 라스베이거스는 많이 변해 있었다. 십여 년 전 서너번 왔었다는 기억에 의지하기엔 달라진 것들이 너무 많았던 것. 하긴, 나 사는 주변 동네도 참 많이 변했는데, 라스베이거스라고 변하지 않을까.

이번 여행에 묵었던 호텔은 엑스칼리버. 미국 입국 카드에 숙박 장소를 Excaliver이라고 썼더니, 출입국 관리소에 있는 아저씨가 Excalibur이라고 고쳐 주던 그 호텔. 덕분에 철자 하나는 틀리지 않고 기억할 수 있게 됐다.

엑스칼리버는 권투 시합과 워터게이트로 유명하고, 객실이 5천개가 넘는다는 엄청난 규모에 입 벌어지게 하는 저 유명한 MGM 호텔 근처에 있다. 뉴욕의 유명 건물들을 모방해 붙여놓은 뉴욕뉴욕과 피라미드 모양의 룩소도 바로 옆에 있고... 살짝 눈치를 보니 이 호텔들이 서로 연합해서 공동의 마일리지 카드 따위를 만들어 발급하는 것 같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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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생긴 건 참 근사하다. 아더왕의 이야기를 주제로 해 만들어진 엑스칼리버는 양 쪽 옆에 각각 1개의 타워가 서 있고 가운데는 성 모양으로 꾸며져 있는데, 사실 가운데 성은 그냥 모양일 따름이다. 성 모양 밑에는 넓고 넓은 카지노가 있고 객실은 양쪽 타워에 몰려 있다.

객실은 사진 찍어올 가치도 없을 정도로 평범했다. 호텔 방에 처박혀 있지 말고 내려와서 게임하라는 호텔의 메시지를 입증이라도 하듯 호텔 방에는 미니바나 냉장고가 없다. 욕실에도 욕조 대신 샤워부스만 있고, 유리컵 대신 플라스틱 1회용 컵이 달랑 놓여 있다. 사실 겉 모양은 화려해도 객실은 평범하기 이를데 없다. 물론 스위트룸은 더 다를 수도 있겠지만 ^^

호텔 1층엔 카지노가 있고 지하엔 판타지 어쩌구 하는 오락실이 있다. 라스베이거스가 가족형 리조트로 탈바꿈을 시도하면서 호텔들이 만들어 놓은 어린이용 부대시설인듯 한데, 규모는 실망, 롯데월드에 있는 조금 큰 오락장 한 곳을 연상하면 될 정도의 규모다. 디너를 겸한 아더왕 스토리 쇼가 있는데 미처 보지는 못했고 호주에서 온 근육질 청년들이 웃통을 벗고 나름대로 뭔가를 보여주는 쇼가 있다. 여자들 쇼도 있는데 굳이 남자들 쇼를 볼 이유가 없어서 관심 끊고 있었는데, 이 선수들이 웃통을 벗고 1층을 돌아다니며 관광객과 사진도 찍고 쇼 홍보도 하고 그런 모습을 볼 수 있다.

내가 가본 다른 호텔들에 비하면 규모는 B, 객실도 B 정도. 근처 큰 호텔들이 옆에 있어 이리저리 걸어 다니며 구경하기에 좋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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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휴양지로 탈바꿈하는 라스베이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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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도박과 환락의 도시로 알려진 라스베이거스. 그러나 최근 라스베이거스는 과거의 우울한 이미지를 벗고 가족을 위한 리조트로 탈바꿈 하고 있다. 게임을 즐기지 않는 아이와 가족을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들을 끊임없이 개발하면서 '리조트'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 그렇게 탈바꿈하는 노력의 주역은 무엇보다도 라스베이거스의 화려한 호텔들이다.

솔직히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의 탈바꿈 시도가 가족까지 몰고 와서 도박을 즐기라는 것인지는 몰라도 -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들이 이미 이름난 도박꾼들에게는 무료로 숙박을 제공한다는 것은 이미 상식이다 - 어쨌거나 가족들이 함께 무언가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쨌거나, 라스베이거스의 호텔들은 저마다 테마를 하나씩 가지고 있다. 아더왕과 중세유럽을 테마로 한 엑스칼리버, 라스베이거스의 기적을 의미하는 미라지, 아라비안나이트를 재현하는 알라딘, 라스베이거스의 이탈리아 베네치안, 보물이 가득한 섬 트레저아일랜드. 이집트 피라미드와 똑같이 만들어진 룩소, 뉴욕의 유명한 건물들을 본따 만든 뉴욕뉴욕, 에펠탑과 개선문으로 치장한 파리스, 로마 시대의 웅장함을 묘사한 시저스팰리스... 수많은 호텔 중에서 손님을 끌기 위한 마케팅이었겠지만, 그래도 그 규모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수많은 호텔들이 서로 가까이 있고 지하로 연결되면서 라스베이거스 중심가의 지하는 거대한 도박 세상이다. 끝이 보이지 않을 것 같은 도박장을 걸어 다른 끝으로 나가면 그 곳에선 또 다른 호텔의 도박장이 시작된다. 그 곳에선 오늘도 일확천금을 꿈꾸는 사람들이 재미로, 혹은 중독으로 당기고, 던지고, 소리친다. / FIN

누구나 다 아는 얘기긴 하겠지만, 라스베이거스 호텔들의 도박장에서는 누구에게나 맥주를 비롯한 각종 음료가 무료로 제공된다. 맥주가 마시고 싶어 괜히 호텔 바에 들어갔다간 팝콘도 없는 맥주를 비싼 돈을 주고 마셔야 한다. 아무 슬롯 머신이나 자리 잡고 앉아 파격적인 복장의 웨이트리스에게 간단히 주문만 하면 된다. 넓은 도박장을 돌아다니느라 웨이트리스가 좀 천천히 오기는 하지만, 그래도 꼭 가져다 주기는 한다. 음료 값은 없지만, 주문 1건당 1달러 정도의 팁은 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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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damdong.tistory.com BlogIcon damdong 2008.01.02 04: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공감합니다. 리조트와 각종 쇼 매출이 이미 카지노 매출을 초월했고, 라스베가스로 인해 창출되는 일자리만 자그마치 27만개라고 합니다. ^^;

차 향에 푹 빠지는 곳, 보성 차밭 여행

보성이 그렇게 먼 줄 알았다면, 갈까 말까 망설였을지도 모른다. 길도 제대로 알아보지 않은 채 알량한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믿고 올라탄 것이 애당초 실수인지도, 아니면 망설일 기회를 잃어버린, 외려 잘된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광고에 혹은 드라마에 나왔다는 그 차 밭이 보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고속도로에 올라 내비게이션을 찍었을 때 나온 거리는 목적지까지 400km가 넘는다는 황당한 얘기였다. 그까짓거… 열심히 달리면 세 시간이면 가겠지~ 라고 처음에는 생각했었다.

자동차로 장거리 여행을 하다 보면 운전하는 시간 외에도 휴게소에서 쉬는 시간, 배고프니 밥 먹는 시간 등등이 알게 모르게 달라 붙는다. 그러다 보면 목적지까지 세 시간이면 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 처음 계획과 달리 한 시간 정도는 쉽게 늘어나게 된다.


솔직히 말하면 보성은 광주 톨게이트를 빠져나가면 금새 도착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보성은, 광주 톨게이트를 빠져나가서도 한 시간은 달려야 나오는, 절대 가까운 곳이 아니었다. 세 시간이면 가겠거니 했던 계획은 물거품이 되었고, 실제로 보성에 도착한 것은 출발하고도 다섯 시간이나 지나서였다.

솔직히 알량하다는 표현을 쓰긴 했지만, 내비게이션이 있어서 쉽게 찾았지, 만일 지도나 이정표만 의지했더라면 과연 제대로 찾았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긴 했다. 고속도로를 지나 보성으로 가는 이정표가 드문 드문 보이고, 그나마 요즘들어 보성 차 밭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조금은 급조한 냄새가 나는 ‘보성차밭’ 표지판들이 도로 중간에 있기는 했지만 조금이라도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금새 놓쳐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보성을 찾은 기간은 ‘다향제’ 기간이었다. 축제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톨게이트부터 안내가 부실하다는 생각은 보성에 들어서서도 변하지 않았다. 안면도에서 무슨 축제를 한다고 했을 때 서해안 고속도로 홍성IC부터 나붙었던 안내 깃발들이 붙어 있었는데, 그런 면에서는 좀 뒤떨어지지 않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긴, 다향제를 의식하고 차 밭을 보러 간 건 아니었으니, 다향제에서 뭘 한다 해도 사실 관심은 별로 없었다. 광고나 드라마에서 보았던, 그냥 그렇게 시원한 느낌을 주는 차 밭에서 마음 속 고민을 모두 털어버리고 싶었을 뿐이었다. 복잡한 머리 속을 식히는 것, 그게 보성 차 밭을 찾은 첫 번째 이유였다.

보성에 들어서서 차 밭 표지판을 따라 주욱 올라 가다 보니, 갑자기 차들이 많아지고 경찰이 나와 길 안내를 하는 곳이 눈에 띄었다. 눈치를 보니 이 곳이 다향제를 하는 무슨 공설운동장 같은 분위기였다. 바깥에서 보니 천막들이 쳐 있고 사람들이 웅성 웅성… 지방에서 열리는 여느 축제와 비슷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축제에 목적이 없었으므로 이를 무시하고 곧바로 차 밭으로 가기로 했다. 미리 알아본 정보에 의하면 ‘대한다업’이라는 곳이 보성에서 제일 유명한 곳이라 했다. 때마침 내비게이션에도 ‘대한다업관광농원’이 버젓이 들어 있어 목적지로 찍어 놓고 그대로 달리기만 하면 되었다.

‘알량한 내비게이션’ 이라는 표현이 또 다시 등장할 수 밖에 없는 건, 목적지에 다다라서였다. 정확한 지번을 실측하지 못해서인지 한적한 시골길이나 복잡한 이면 도로에 목적지가 있을 경우 내비게이션은 목적지 부근에 도착했다 하면 대충 얼버무리면서 안내를 끝내 버린다. 목적지 주변에 오긴 왔는데 정확한 목적지가 어딘지 알 수 없어 헤메고 있어도 ‘목적지 부근에 왔으니 안내를 종료합니다’라는 멘트를 날리는 내비게이션을 보면 그냥 부셔 버리고 싶은 생각도 들 때가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솔직히 국도를 따라 오다 보니 오른쪽으로 우회전하는 길에 차들도 많이 들어가고 주차 안내원까지 있을 정도로 복잡한 농원 입구를 보긴 봤다. 표지판을 자세히 봤으면 그 곳이 대한다업이라는 걸 알았을 텐데, 내비게이션은 여전히 직진을 가리키고 있어서 무시하고 그냥 달렸던 것이다. 요즘 표현으로 쌩뚱 맞게도 내비게이션이 가르쳐 준 곳에는 웬만큼 널찍한 주차장을 갖춘 차 밭이 하나 있기는 했다. 아, 이게 말로만 듣던 차 밭이구나 하고는 차에서 내리긴 했는데, 웬지 모를 의심은 감출 수가 없었다.

여기가 대한다업일까 하고 봤는데 대한다업이 대자도 보이지 않고 봇재 어쩌구 저쩌구 하는 간판이 눈에 띄었다. 눈치를 보니 ‘봇재다원’이라는 곳이었다. 광고나 드라마에 나온 곳들은 다 카메라로 장난 치는 거니까, 이 정도면 훌륭한 차 밭이네, 그냥 여기서 머무르지 뭐… 하는 생각으로 차 밭에 올랐다.

차 밭은, 산을 깎아내고, 그 산을 모두 차 나무로 두른 형태로 만들어져 있었다. 산 한 쪽면이 온통 차 밭인 셈이다. 나즈막한 높이의 차 나무들이 줄지어 서 있는 장면, 실로 보기만 해도 눈이 시원해 진다. 그 사이를 사람들이 오간다. 차 나무를 즐기며, 시원한 공기를 즐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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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전체가 차 밭이어서 시원한 느낌을 주는지는 몰라도,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기대했던 차 밭은 아니었다. 이것 보다 훨씬 더 크고, 깊고, 뭔가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아무리 기교를 살려 영상을 찍었다 해도 이 차 밭이 그렇게 나올 수는 없을 것 같았다. 뭔가 좀 어설프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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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 일부를 담는 것보다 전체를 담는 것이 더 그럴 듯해 보이지 않을까 하고 카메라를 들었지만 역시 마찬가지. 그렇다고 해서 전혀 운치 없었다는 말은 아니다. 저어기 멀리 가로등이 놓인 길을 걷다 보면, 시원한 바람이 가슴을 가득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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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향제'를 지금 하는 이유가 있단다. 4월말에서 5월초에 따는 차 잎을 '우전'이라고 부르는데 이 넘의 품질을 최고로 친다는 것이다. 가까이서 본 차 나무 잎은 생각했던 것보다는 훨씬 뻣뻣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푸르름 만으로도 마냥 예뻐 보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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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원 앞 주차장에 놓인 꽃을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흐드러지게 핀 붉은 꽃들은 푸르른 차 밭과 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이대로 돌아가기엔 너무 서운했다. 아무래도 아까 올라오면서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던 길이 자꾸 신경 쓰였다. 가까운 데라면 몰라도 서울에서 다섯시간이나 걸려 왔는데 이대로 돌아갈 수는 없지, 일단 사람 많은데라도 가면 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 곳으로 가기로 했다. 봇재다원에서 200미터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이었으니까.

역시나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그 앞에 세워 있는 간판, 대한다업이 맞았다. 오후 네시를 넘긴 시간이어서인지 아까보다는 들어가는 차들이 적어 외려 쉽게 진입할 수 있었다. 차를 몰아 안쪽으로 들어가니, 주차 요금을 받는 곳이 있었다. 주차 요금은 2천원.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안쪽 주차장으로 들어가는데 주차장 옆 공터에서 다향제 행사들이 열리고 있었다. 비만 오지 않았으면 신났을 노래공연장, 녹차 관련 상품들을 파는 간이 매장이 설치되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향제는 공설운동장과 이곳 대한다업에서 나뉘어 열리고 있었다. 다향제 행사장을 지나 안쪽 주차장에 차를 대고 녹차밭으로 걸어가는데 웬지 느낌이 달랐다. 좀 전에 들렸던 다원은 도로 변에 있기도 해서 주변에 막힌 것이 없었는데, 이 곳은 울창한 숲으로 들러 쌓여 있기 때문이었다. 울창한 나무 숲을 지나면 녹차밭이 눈 앞에 나타나는데, 아~ 바로 여기구나~ 하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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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으로 둘어 쌓인 차 밭은 아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굵고 크고 많은 차 나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산을 타고 조성된 차 밭을 따라 올라 가다 보면 엄청난 규모에 놀라게 되고, 그 굵직굵직함에 감탄하게 된다.

물론, 처음부터 이 곳을 보지 않고 규모가 작은 곳을 먼저 보았던 까닭에 감탄이 늘기도 했겠지만, 누구라도 감탄하지 않고 지나지는 못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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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이곳이 광고나 드라마를 찍었던 장소이리라. 차 밭에 묻혀 지나는 사람들이 저리 작게 보인다. 차 밭 사이로 사람들이 드나들 수 있었던 봇재다원과 달리 이 곳에서는 차 밭으로 사람이 들어갈 수 없게 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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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밭을 둘러 싸고 있는 숲도 장대하기만 하다. 차 밭과 숲, 때마침 피어오르는 물안개까지, 보성의 차 밭은 향기롭기만 했다. 아침이라면, 지금이 아침이었다면 그 느낌이 더 신선하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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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밭 옆으로 난 산책길이다. 휘톤치트라고 했던가. 나무에서 나는 그 특이한 향이 가득한, 그야 말로 천연의 삼림욕장이었다. 나무들 사이에서 그 진한 향을 맡으며 걷고 있자니 몸의 피곤함도, 마음의 무거움도 절로 치유되는 느낌이었다.

보성의 또 다른 볼 거리는 율포해수욕장을 지나는 해안도로다. 대한다업 앞 도로로 나와 봇재다원을 지나고 계속 직진하면 율포해수욕장으로 내려가는데 이 길의 전망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산을 돌아 내려가다 보면 도로 변의 차 밭과 저수지를 낀 마을... 눈을 시원하게 해 준다.

율포해수욕장. 전형적인 남해바다였다. 짙은 뻘 색의 바다가 살랑살랑 마음을 흔들고, 기다란 방파제 끝에 서서 바다 향을 맡으면 이대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모두 사라진다. 그러나 어찌할 것인가. 그 곳은 나를 쉬게 할 지언정, 내 삶의 터전은 아닐지니.

율포해수욕장을 지나 장흥 쪽으로 계속 들어가는 길은 아기자기한 해안도로다. 간간히 드러나는 바다와 또 그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이 엿보인다. 수문해수욕장에선 때마침 키조개 축제를 하고 있었다. 서울에선 그 가격에 키조개를 먹을 수 없겠지. 키조개 구이 한 접시와 소주 한 잔으로 마음을 달래면서 그렇게 보성 차 밭 여행은 막을 내려야 했다.

멀지만 않다면, 얼마든 가고 싶은 곳이 보성이지 않을까. 하루라는 짧은 여정에 아쉬움을 남기며, 그렇게 보성은 아름다운 추억이 되어 버렸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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