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곳으로 휴가를 떠나다

휴가의 목적은 무엇보다 푹 쉬는 것, 이라고 주장하는 저는, 사실 휴가 때 멀리 다니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데서 쉬는 걸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멀리 있는 좋은 곳에 가서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오가는 과정이 많이 힘들고, 휴가 일정이라도 짧으면 휴가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그래서 이번 휴가는 가평에 있는 펜션으로 결정. 북한강 상류에서 수상 스포츠도 즐기고, 바베큐도 해 먹고, 그렇게 짧은 2박 3일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이 글을 쓰는 현재는 휴가 중! 기대도 안 했는데 펜션에서 무선 인터넷이 잡히더군요! IT코리아 만세입니다. ㅋ(누군가는 휴가까지 와서 블로그질이냐, 뭐 그런 소리가 들리는 듯도 싶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터보트 뒤에 매달고 다니는 튜브도 타보고(이걸 바이퍼라고 하더군요), 국내에 한 대 밖에 없다는 2억짜리 모터보트도 타보고(솔직히 이건 펜션 측 사정으로 입실이 늦어졌기 때문에 요금을 조금만 더 내고 태워줬다는!) ㅎㅎ 그렇게 놀았습니다. 수상 스포츠할 때는 카메라를 들고 갈 수 없어서 사진이 없군요. ㅎㅎ 있다고 해도 블로그에 공개할 생각은 없지만. 어쨌거나 요즘 북한강 상류에 수상 스포츠를 겸하는 펜션들이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저렴한 값에 즐길 수 있게 된 듯 합니다. 물놀이라면 끔찍히 무서워하는 저도 드디어 바이퍼와 모터보트를 탔을 정도니 말이에요.


하지만 펜션에서의 하룻밤에서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건, 바로 바베큐일 겁니다. 이글 이글 타오르는 숯불에 맛있는 고기를 얹어 잘 익혀 먹는 그 재미. 게다가 고기만 얹을 수는 없잖아요. 소시지도 얹고, 떡도 얹고, 버섯이나 다른 채소들도 얹고, 그렇게 구우면서 먹다보면 정말 어느 틈에 남산만 해진 배를 느끼게 된답니다(먹기 전이나 후나 별 차이가 없긴 하지만!).


바베큐에 꼭 있어야 하는 건… 바로 바로 한 잔의 맥주죠. 사실 회사 워크샵이나 엠티 같은 걸 왔다면 맥주보다는 소주나 폭탄주!가 최고겠지만, 가족들하고 왔을 땐 그저 가벼운 맥주 한 잔이 최고입니다. 옆에서 아빠 술 마신다고 잔소리하는 딸 아이한테 평소에 잘 못 먹는 음료수 캔 하나 물려주고 나면, 아빠의 맥주 한 잔은 그럭저럭 용인이 되는 법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져온 것은 2009년 여름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맥스의 한정판! 맥스 한정판은 뉴질랜드에서 수확한 특별한 호프인 넬슨 소빈을 썼다는 것이 특징인데 수확량이 적어 올해 이 기회를 놓치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 저도 입맛이 세련된 편은 아니어서 맛 같은 걸 세심하게 구분하지는 못하는데, 맥스 한정판 이 녀석은 맥주를 넣고 입 안에서 살살 굴려보면 마치 와인에서나 느끼는 듯한 과일향 같은 게 느껴집니다. 물론 맥주는 이렇게 먹으면 안됩니다. 그냥 갈증난 상태에서 시원하게 팍팍! 먹어야 하는 겁니다만! ^^


맥스와 함께 바베큐 파티를 하다 보니 하늘이 뉘엿 뉘엿 해가 저물어 갑니다. 역시 서울을 떠나 보는 하늘은 뭔가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이렇게 밤을 맞으며, 또 아침을 맞으며 이번 휴가는 그냥 푹 쉬다가 갈 생각입니다. 하긴, 벌써 돌아갈 날이 내일이니, 얼마 남지도 않은 거네요. 어떨 땐 멀리 떠나는 휴가가 좋고, 어떨 땐 가까운 휴가도 좋은 법. 푹 쉬는 만큼 몸 안의 피곤이 싹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 / FIN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7.31 18: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바베큐에 맥주..ㅠㅠ
    (맥스는 참 fresh한 맛이 나더만요..ㅋ)

    오늘 통일집 가서 속 좀 달래줘야..냠~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9.08.12 10:01 신고 수정/삭제

      헉 통일집 가셨었군요? 어흑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6 신고 수정/삭제

      그 좋은 델 혼자만 가시고 췟췟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8.12 18:17 신고 수정/삭제

      얼짱님이야 그러시다 쳐도..
      펜션가서 바베큐 잡숫고 오신 분이..ㅡㅡ;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07.31 19:3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지글거리는 고기가 입속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보터 타면서 한쪽으로 이빠이 솔린 레이님의 머리카락을 상상하면서 잠시 더위를 잊어봅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7 신고 수정/삭제

      한 쪽으로 쏠렸다는 이미지가
      설마 벗겨졌다는 뜻은 아니시겄지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8.01 01: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완전 부럽삼.. ^^

  • Favicon of http://inamdang.tistory.com/ BlogIcon 대하총각 2009.08.03 00: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놀러가면 역시 빠질수 없는게 바베큐죠..
    시원한 맥주와 바베큐. 부럽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6 신고 수정/삭제

      대하!도 바베큐하면 죽여주잖아요! ^^

  • ^^ 2009.08.03 08: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휴가는 이렇게 보내야 하는거 맞네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6 신고 수정/삭제

      이렇게 보내기도 하고, 또 다르게 보내기도 하고
      뭐 그런 거죠~ 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8.04 22: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엄머엄머, 저기 보이는 거저 깻잎이예요?????????????!!!!!
    저는 그게 젤로 부럽다눙~~~~~~

    (점점 레이님 염장질에 기쁨을 느끼게 되니...저는 변태인가봐요....ㅡ.,ㅡ;;;)

  • Favicon of http://midorisweb.com BlogIcon 미도리 2009.08.06 12:5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가까운 가평좋은데요...물도 있고 바베큐와 맥주라면 ㅋ ~ 이왕이면 펜션 정보도 알려주시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5 신고 수정/삭제

      아 미돌님! ㅋㅋ 펜션은 그리 추천할 만 하지 않더군요!
      (너무 좁고! 비싸고! ㅋㅋ)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9.08.12 10: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맥스의 주가는 여기서도 치솟는군요.
    PPL 스럽지만, 전 레이님의 프로페셔널적 마인드 존경 합니다^^
    저도 정보 좀 알려 달라구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4 신고 수정/삭제

      ㅎㅎㅎ 솔직히 맛 없었으면 안 쓸라고 했는데
      이거이 좀 괜찮더라고요!

      맛없는 걸 맛있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8.12 19:0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해피 벌떼이래요~~
    마음은 10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3 10:24 신고 수정/삭제

      에혀 아무리 그러고 싶어도 10대는 쫌~~ ㅋㅋ
      그냥 삼십대에라도 머물고 싶으네~ ㅋ

들꽃조차 아름다운 곳, 아침고요수목원

4월 14일 토요일. 일이 있어 남양주에 갔다가 내킨 김에 바람이나 쐬자 하는 마음으로 가평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에 다녀 왔습니다. 처음 갔을 때가 3년쯤 되었으니까, 참 오랜만에 다시 가게 된 거지요. 예전에는 입구까지 들어가는 길도 좁고 포장도 되지 않은데다가 주변에는 무슨 펜션들을 그리 많이 짓던지 공사장이 많았었는데, 여전히 길은 좁지만 포장은 나름대로 했고, 공사를 마친 펜션들이 참 많이 서 있더군요.

요즘 주말 마다 – 특히 오늘처럼 학교가 쉬는 토요일이면 더 – 갈만한 곳에는 사람이 넘쳐 나는데 여기라고 예외는 아니었답니다. 오후 한 시쯤 도착했는데 주차장에 거의 차들이 다 차 있었고 매표소에도 사람들이 줄 서 있었거든요. 물론 수목원 안에 들어가면 꽤 넓은 편이어서 사람들에 치여 다닐 정도는 아니지만 ^^ 그래도 마음 놓고 사진 한 장 편하기 찍기는 어려울 정도로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예전엔 5천원 정도 했었던 듯 한데, 입장료도 토요일 어른 8천원으로 많이 올랐네요. 살짝 보니 평일에는 5천원 정도를 받는 모양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오면 돈도 벌겠지만 그만큼 관리 비용도 늘어날 테니 요금 오르는 걸 뭐라 할 수는 없겠지요. 하여튼 그렇게 표를 사고 수목원에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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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없는 들꽃 조차 아름다운 곳

아무래도 북쪽이라 그런지, 우리 동네에선 활짝 피었던 목련이 아직 덜 피었네요. 개나리와 진달래는 다 피었는데 다른 꽃들은 구경하기가 좀 어려웠습니다. 이름 모를 들풀들이 있고 수목원에서 일부러 키운 ^^ 튜울립과 팬지 등을 화단에서 만날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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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스레 넓은 수목원

아침고요수목원은 시원하게 펼쳐진 수목원에서 여러가지 식물을 만날 수 있어 좋은 곳입니다. 나무들, 꽃들 그리고 작지만 나름대로 돌 많은 계곡이 있어 돌탑을 쌓는 것도 꽤 재미있는 일입니다. 사람이 좀 적다면 편안하게 볼 수 있을 텐데 오늘은 그렇지 못해 좀 아쉽네요. 게다가 아직도 꽃이 활짝 피지 않았습니다. 다음 주나 다다음주 정도면 더 많이 핀 꽃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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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탑 쌓기도 은근한 재미

아침고요수목원 들어가는 입구에 '옛골'이라는 된장찌개와 청국장 하는 집이 생겼네요. 가다가 주차장에 차가 꽉 차 있어서 들어 갔는데, 솔직히 감동을 줄 만한 맛은 아니었습니다. 된장찌개 + 청국장 + 부침개 + 쌈 + 여러 반찬이 나오는 정식 2인분이 2만원인데, 외려 좀 비싸다는 생각을 했네요.

다음 주 토요일, 가평 아침고요수목원으로 드라이브 괜찮을 듯 합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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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15 20:1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랜만에 따님과 데이트?..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17 23:04 신고 수정/삭제

      네~ 조금만 더 크면 이제 아빠랑은 안 놀듯~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4.17 20: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짠이아빠를 통해 들어와 봤네요..^^
    이곳 수목원!!
    저도 참 좋아 하는 장소지요 영화 편지가 개봉되기전 부터 가 봤는데
    역시나 지금은 알려진 만큼 예전의 풋풋한 맛은 좀 퇴색한 듯...
    그래도 사시사철 좋은 곳입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17 23:04 신고 수정/삭제

      네 반갑습니다 ^^ 원래 유명해지면 초심을 잃고 다 변하는 법이지요 뭐 ^^ 사람 많아서 옛날의 그 은은함은 느끼기 어려울 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3.12 12: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매번 가고는 싶지만 가지 못하는 곳이 아침고유 수목원인 것 같아요~
    아우...
    이렇게 사진으로나마 만족해야 할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www.unny.com BlogIcon flower delivery 2010.10.18 01: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들꽃이 훨씬 개성있군여, 경치 좋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