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다니엘 이야기

정말 오래전에 썼던 글. 요즘은 예전처럼 자주 마시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 잭다니엘 스토리를 다시 옮겨 옵니다. 옛날 블로거들을 다시 만난 기념이라고 해도 되겠는걸요 ^^


세상에는 많고 많은 술이 있지만, 그리고 저도 개인적으로 참, 이 술 저 술 험한 술 다 마셔봤다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위스키는 ‘잭다니엘’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술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소주’를 꼽겠지요. 싸죠, 뒤끝 없죠, 어디서든 마실 수 있죠… 소주 만큼 좋은 술이 또 어디있겠습니까? 


그래도 사람이 밥만 먹고는 살 수 없다고 – 비교가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 – 다음으로 좋아하는 술을 꼽으라면 저는 서슴없이 잭다니엘을 꼽습니다. 초콜릿 진한 향과 목구멍을 타오르게 하는 그 독특한 맛… 다른 위스키와 비교할 수 없는 잭다니엘 특유의 장점이라 생각하지요.

잭다니엘을 처음 접한 건, 1999년 말, 홍대 앞의 한 카페에서였습니다. 마치 미국의 서부 시대 같은 인테리어를 한 카페였는데… 거기에 잭다니엘이 불을 밝히고 있었던 거죠. 정확히 말하면 잭다니엘 빈 병에 화려한 색깔의 액체 연료를 부어 놓고 병 입구에 심지를 붙여 놓은… 간단히 말하면 양초 대용으로 테이블마다 하나씩 올려 놓았던 겁니다. 거 참 병 희한하게 생겼네, 하고 네모난 병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잭다니엘이란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얼마 후,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저만큼 잭다니엘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선배로부터 본격적으로 잭다니엘을 전수(!)받게 되었습니다. 아, 이거 예전에 홍대서 봤던 거네, 하면서 반가운 마음에 잔을 받았고, 마시기 전 올라오는 진한 초콜릿 향이 정신을 혼미하게 하였답니다. 혼미한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첫 잔은 절대로 꺾지 않는다’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저는, 조심성 없이 첫 잔을 그대로 들이 부었고, 목구멍을 지지는 듯한 기분 좋은 통증을 느끼게 되었었지요. 오~ 이거 장난 아닌데~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술이었습니다.

잭다니엘을 입문 시킨 그 선배는 잭다니엘 스트레이트 보다는 콜라와 섞은 잭콕을 더 좋아했는데, 스트레이트 잔으로 잭다니엘 1에 콜라 2… 이렇게 섞는 것이 제일 맛있다! 라고 강조하곤 했었지요. 저도 그 뒤로 첫 잔은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둘째 잔 부터는 이 비율을 지키려 애를 많이 쓴답니다. 서너 잔 지나면, 대충 부어 먹지만서두요.

그렇게 잭다니엘을 먹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잭매니아들이 주변에 꽤 여러분 계시더군요.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 그 독특한 향기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는 다른 위스키나 와인의 맛을 구분할 정도로 세련된 입맛은 가지지 못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스카치 위스키들은 이 넘을 먹어도 그 맛, 저 넘을 먹어도 그 맛… 다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스카치를 먹어야 되는데 가면, 일단 젤로 싼, 딤플이나 임페리얼을 먹고, 잭다니엘이 있는 곳에 가면 잭다니엘을 먹습니다. 세련되지 않는 제 입맛으로도 잭다니엘 만큼은 정확히 구분해 낼 수 있으니까요.

잭다니엘은 물론 위스키입니다만, 테네시 지역에서 생산되는 까닭에 테네시 위스키라고도 합니다. 병에도 테네시 위스키 라고 당당하니 적혀 있구요 ^^ 흔히 미국산 위스키를 버번이라고 하는데, 버번 위스키는 옥수수를 51% 이상 사용한다는 군요. 사실 맥아를 사용하는 스카치 위스키와 방법은 비슷한데, 지역적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 지역에서 잘 나는 곡물을 이용해서 증류했다 이거지요…

잭다니엘이라는 이름은 역시 만든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겠죠. 재스퍼 뉴튼 다니엘(Jasper Newton Daniel)이 본명이라고 하구요, 1850년대에 13명의 자녀 중 10번째로 태어났답니다. 미국에서 흔히 그렇듯이 이름을 줄여 잭이라고 불렸던 바로 그 잭은, 댄 콜(Dan Call)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위스키 제조법을 배워 어린 나이에 증류소 주인이 되었다는 군요. 1866년에 미국 정부에 최초로 증류소를 등록했다고 하니까, 1850년에 태어났다고 해도 16살에 증류소 사장이 된 셈이네요. 정말 어린 나이군요 ^^ 위스키 전시회에서 열심히 상을 받으면서 유명해 졌다고 그러네요. 명칭에 대한 이 부분은 잭다니엘 홈페이지에서 슬쩍 인용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잭다니엘이 만들어지는 테네시주의 무어 카운티는 드라이 카운티라고… 음주가 금지된 지역이었다고 하지요. 그래서 술을 만드는 건 가능해도 팔거나 먹는 건 금지되어 있답니다. 1995년에 법이 살짝 바뀌어서리, 증류소에서는 팔 수 있다고 하네요.

제가 알기로 잭다니엘은 국내에서 대량 3가지 정도가 유통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잭다니엘 주세요, 하면 나오는 750ml짜리 네모난 잭다니엘(350, 500짜리 병도 있습니다 ^^)이 있고, - 이 넘의 정확한 이름은 잭다니엘 블랙 레이블 올드 넘버 세븐인가 먼가 그렇습니다 - 보기 드물지만 1,750ml 짜리 병을 손수레에 얹어 나오는 잭다니엘 크래들이라는 모델이 있습니다. 물론 이 넘은 술집에서는 구경하기 어렵구요, 선물용이나 뭐 개인 소장용 등으로 파는 넘이지요.


마지막으로 잭다니엘 싱글 배럴이라는 넘이 있는데, 이건 저도 이름만 들어봤지 실제로는 보지도 못했습니다. 보통 잭다니엘이 43도인데, 이 넘은 47도라는군요. 잭다니엘 17년산, 뭐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할인마트나 주류판매점 등에서 잭다니엘 750ml는 5만원 전후로 해서 판매되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호프집이나 바에서는… 싼 데가 11만원, 비싼 데는 20만원까지 받는 걸 봤으니, 가격도 참 천차만별입니다. 가격 그렇게 다 알면서 어떻게 먹냐구요? 진짜로 위스키 원가 다 아시는 분들은 이것만 봐도 기절할 판이랍니다.

어느 술이나 그렇지만 과하게 먹으면 다음 날 힘든 건 당연한 것이지요. 잭다니엘도 그렇겠지만, 사실 독한 느낌을 주어서 그런지 둘이서 한 병을 먹으면, 그 다음날 거의 죽음이라고 봐야 합니다. 둘이서 반 병 정도 먹고 키핑을 해 두는게 가장 적절한 양인 것 같구요.. 슬쩍 적용하면 넷이서 한 병 먹으면 딱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잭을 좋아하는 건, 강렬한 그 향취 때문일 겁니다. 그렇게 변하지 않는 강렬하면서도 은은한 향취를 가진 사람이 되고픈지도 모르겠습니다. ^^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07 10: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책임지쇼... 나도 당신한테 배운거니...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7 15:52 신고 수정/삭제

      그래서 지난 번 미국 갔을 때 큰 넘 사왔잖아요~ ㅋㅋ 집에 있는 넘도 가지고 올까부당...

  • Favicon of http://daisy.pe.kr BlogIcon Daisy 2007.05.07 14:3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잭다니엘 좋아라 합니다.
    물론 잭콕으로 마셔주지요.
    강남 어디더라@@ 쇼부 잘치면 8만원에 주는곳이 있었는데;;; 가물;;;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7 15:52 신고 수정/삭제

      오호, 데이지님도 잭다니엘 좋아하시는군요~ ^^ 잭콕... 많이 마시면 다음 날 좀 머리 아파요~ ㅋㅋ

      그나저나 8만원이면 싸게 주는 걸요? 설마 500m 짜리는 아니겠죠?

    • Favicon of http://daisy.pe.kr BlogIcon Daisy 2007.05.07 17:32 신고 수정/삭제

      머리아픈거,, 휴우,, 데낄라 따라갈까요??
      750ml죠 당근. ㅎㅎㅎ
      참, 데낄라도 같은가격이었는데,, 2년전 가격인데, 요즘 좀 올랐을까나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07 21:35 신고 수정/삭제

      우와.. 데이지님.. 대단하시네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8 02:58 신고 수정/삭제

      데이지님> 2년 전이면... 흐음, 강호를 떠나신지 오래되신 듯 ^^

    • Favicon of http://daisy.pe.kr BlogIcon Daisy 2007.05.08 09:42 신고 수정/삭제

      네, 맞습니다. 이제 은둔고수(ㅡ_ㅡ)로 살아갈까 하옵니다. 후후후

  • 카파 아저씨 2007.05.09 13: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니...김형...저 선배라는 사람이 나를 지칭하는 것 아닌가...으...쪽팔리게시리...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9 17:29 신고 수정/삭제

      ㅋ 이 글 무지하게 오래된 걸 꺼내놨는데, 하필이면 딱 맞춰 보셨습니까 ㅋㅋ 그리고 사람들은 누군지 모르는데 쪽팔릴건 없으시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