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지구, 그 안에 담긴 생명에 경외를

‘지구’라는 다큐멘타리 영화를 봤다. 2008년 9월에 개봉한 영화를 이제야 봤으니 극장에서 본 건 아니다. 소위 말해 다운로드 받아 봤다. 그런데 이번 다운로드는, 예전의 다운로드와 개념이 좀 다르다. ^^ 2천원 내고 받은 유료 다운로드였기 때문이다.

유료로 다운로드 했다고 해서 뭐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마는, 다운로드에 대한 개념이 서서히 바뀌고 있다고 해야 할까. 요즘 저작권에 대한 단속이 강화되면서 유료 다운로드 사이트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나도 슬슬 유료 구매하는 횟수가 늘고 있다. 미인도에 이어 두번째. 확실히 쉽게 구매할 수 있어야 사람들이 사는 법이다. 게다가 최근에 구매한 2009년형 엑스캔버스는 USB 메모리에 avi 파일을 복사해 넣기만 하면 TV에서 쉽게 재생할 수 있다. 정말 편리하다. 별도의 Dvix 플레이어가 필요없다는 얘기. 올해부터 Dvix 재생 기능은 TV의 기본 트렌드가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든다.


다큐멘타리 영화 얘기하면서 서론이 쓸데없이 길었던 듯. 이름에서도 눈치 챘겠지만, 지구는 다큐멘타리 영화다. 온난화로 인한 생태계의 변화, 그 안에서 살아가기 위해 서식처를 옮겨다니는 동물들의 생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쓰러지고 마는 동물들의 아픔을 담았다. 그러니 감동을 기대할 순 있어도 재미를 기대할 수는 없는 영화다.

영화는, 시작부터 가슴 저리다. 동면을 끝내고 나온 어미 북극곰의 등장. 설산의 동굴에서 나온 어미는 몇 개월을 굶었음에도 새끼 두 마리를 데리고 먹이가 있는 곳을 찾아 내려가야 한다. 새끼들을 돌보는 필사적인 모습. 그러나 그들에게는 예기치 못한 어려움이 기다리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얼음이 생각보다 빨리 녹고 있다. 얼음이 녹으면 북극곰의 먹이인 물개를 잡을 방법이 없다.


먹이를 찾아 3천킬로미터를 횡단하는 순록들. 갓 태어난 새끼들 조차도 쉼없이 뛰어야 한다. 이들을 쫓는 또다른 포식자. 먹으려는 자와 먹히지 않으려는 자의 숨막힌 경주가 시작된다.

북극곰, 흑등고래, 아프리카 코끼리… 먹을 것을 찾아 먼 거리를 이동하는 동물들의 삶이 가슴아프다. 게다가 갓 태어난 새끼들을 돌보는 그들의 모습은 본능이라는 말로 단순화 하기엔 그 행동이 너무 눈물 겹다. 온 몸으로 울타리를 만들어 맹수들로부터 새끼를 보호하고, 새끼들이 쫓아올 수 있도록 큰 소리를 내며, 지쳐 쓰러진 새끼를 내버리지 않고 발로 툭툭 쳐 꺠우는 모습을 보노라면, 그들의 행동이 오로지 본능 뿐이라는 말은 믿을 수가 없다. 그들에게도, 사람과 같은 감정, 사랑이 존재한다.

기술의 힘은 놀랍다. 한 마리 동물의 움직임을 가까이에서 잡다가 카메라를 하늘로 들어 올리며 그의 위치를 조망한다. 어미에게 떨어져 나온 아기 코끼리… 어미의 흔적을 쫓으나 카메라가 줌아웃 되면서 우리는 그 코끼리가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가고 있음을 깨닫는다. 그러나 어찌할까. 누구도 그를 도와줄 방법을 찾을 수는 없으니.

지구 환경의 변화로 동물들의 삶은 점점 더 고달파졌다. 인간이 만들어낸 문명이라는 이름 때문에 지구는 손상됐고, 그 이유를 알 턱이 없는 동물들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몸부림친다. 삶은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므로, 그들 역시 결국은 생존할 방법을 찾아내겠지만(찾아내기를 꼭 바라지만), 이젠 우리가 무언가 해야 할 때라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영화의 마지막, 이젠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는 슬픈 나레이션이 가슴 찡하다. 과연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아직 늦지 않았다는 자막 한 줄을 보며, 조용한 위안을 받는다. 올 봄엔, 자전거를 조금 더 많이 타야겠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3.08 22: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Planet Earth와 어떻게 다르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08 22:48 신고 수정/삭제

      플래닛 얼쓰~ 안 봐서 잘 모르겠지만요, 아마 축약형 정도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ㅋ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9.03.08 23: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무지 보고팠는데.. 눈물샘을 자극할 거 같아서 못 봤지 뭐예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09 00:05 신고 수정/삭제

      난 정서가 메말랐는지, 눈물 나올 정도는 아니었어~ ㅋ

  • ^^ 2009.03.09 09: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우리 꼬맹이랑 함 봐야겠는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09 10:22 신고 수정/삭제

      꼬맹이들은 재미 없어 할지도 몰라요 >.< 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3.10 09:5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당한 다운로드 파일은 아마 p2p 공유가 안 되도록 장치가 되어 있갔지요..
    아해들은 그걸 또 해킹하야 서로 나누어 보려고 할 것이고..흠냐..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10 10:37 신고 수정/삭제

      그럴까? 근데 USB나 하드디스크에 담아서 다른 컴퓨터에서 보는 건 별 지장이 없던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