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레이의 독서론. 나는 왜 책을 읽는가

거창하게 자신의 독서론에 대해 글을 쓰자니 겁부터 납니다. 따라서 제목은 비록 독서론이 되겠으나, 그저 ‘레이가 책을 읽은 까닭' 정도로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책 읽기에 대해 논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저 좋아서 읽을 따름인 것을. 그나저나 이 숙제를 떠 넘긴 얌용님은 각오하시길.

칠순을 앞둔 한 어르신께서 언젠가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더랬습니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 생활이다' 칠순을 넘긴 분의 삶이 오롯이 묻어 나는 그런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팔자 좋은 분이셨던 거죠 ^^.  사실 그 분은 우리네 아버지들처럼, 생계를 위해 일을 했어야만 했던 분은 아니셨을 겁니다. 어릴 때부터 책과 그림을 접하셨던 분이셨으니까요. 그러나 어느새 저도 그 말에 깊이 동감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밥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고, 그래서 읽지 않으면 허기를 느껴야 하는 법이다. 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걸 한 낱말로 요약하자니 쉽지 않은 일이군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써 보렵니다.

독서란 [딸 아이의 기억에 남고 싶은 아버지의 모습]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저는 실현하기 어려운 줄 알면서도 올해는 꼭 200권을 읽겠다 다짐합니다. 솔직히 다 채운 적은 딱 한 번 뿐이었을 겁니다. 그 때는 200권을 목표로 세운 지도 않았을 때인데 마침 앉아서 매일 편도 50분씩 앉아서 지하철로 출퇴근 할 수 있는 직장에 다녔을 때였고, 회사 근처에 큰 서점이 있었을 때였고, 회사에도 책이 많았을 때였고, 요즘처럼 PMP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할 때였거든요. 오로지 지하철만 타면 책을 붙잡았으니 200권도 가능했던 겁니다. 그 뒤로 많이 읽은 해는 80여권 정도까지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해는 비교적 실적이 좋아서 6월 기준으로 약 30권 정도를 읽은 듯 합니다.

제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기도 해서지만(간혹 허기지기도 합니다만!), 사실 딸 아이에게 책 읽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가장 큽니다. 딸 아이가 커서 아빠의 모습을 기억할 때, 책 읽는 아빠였다는 점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것이지요. 다행히도 딸 아이는 아빠를 닮아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습니다(책 값 부지런히 대는 것도 아빠의 역할인 셈이지요^^).

요즘 저는 에드워즈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를 읽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꼭 읽고 싶었던 책인데, 예전에 나온 번역서들은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내려 놓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거든요. 올해 초 민음사에서 번역된 이 책은, 번역서의 한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비교적 읽기 쉬운 편이더군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애독한 분들이라면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게다가, 시오노 나나미와는 로마인의 역사를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아, 이건 그래 그래… 하며 고개를 끄덕일 지도 모릅니다.


이 릴레이는 Inuit님께서 시작하셔서, buckshot님, 고무풍선기린님, 류한석님, mahabaya님, 어찌할가님, 벼리지기님, 바람의 노래님, 모노피스님, 꼬미님, JaeHo Choi님, 감성적 젊은 이상가님, 비전 디자이님, jedimaster, 조현경, 제나두님, 에코님, 철산초속님, 얌용님을 거쳐왔습니다.

자, 이제 이걸 다른 두 분께 넘기는 것이 룰인 듯 싶은데, 참 어렵군요. ^^ 받아주시거나 말거나, 일단 넘기기부터 하면 ^^

한 분은 남아공의 스타이시자, 남 안타까운 일을 절대로 그냥 못 넘기는 샛별님
한 분은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빛나는 보석, 정현아범님

이렇게 넘길까 합니다. 샛별님은 워낙 다음에서도 유명한 분이시고, 정현아범님은 재야에 묻혀 있는 분을 이번에 강호로 모시는 셈이 되겠군요.

두 분, 룰은 이렇습니다. 저처럼 제목에 [릴레이] 00의 독서론이라고 쓰시고
독서란 [ ] 이다를 채워주시면 되고
지금까지 릴레이한 분들의 이름을 죽 카피해 넣으시고
릴레이를 받을 두 분을 지정하시면 되겠습니다만
이 릴레이가 6월 20일까지 하기로 한 거니, 두 분 선에서 끝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도!
그리고 부담스러우시겠지만 저처럼 주저리 주저리 쓰지 마시고
그저 한 줄만 딱 써주셔도 될 듯 싶습니다. 정현아범님 평소 스타일처럼 말이에요. ^^

릴레이가 이어져, 책 읽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군요!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심샛별 2009.06.17 18:2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크헉..."남 안타까운 일 그냥 못 넘기는..." 이라는 레이님..^^;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7 21:24 신고 수정/삭제

      ^^ 이거이 어째 막 물고 들어가는 느낌! ㅋ

  • 정현아범 2009.06.17 18: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 티스토리 잠수탔는데 말이죠..
    하반기 경영전략 시즌이 와서리..ㅡㅡ;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7 21:24 신고 수정/삭제

      티스토리 아니라 암때나 쓰셔도 되고마 ^^ 고생하셨네 ^^

  • Favicon of http://www.yamyong.com BlogIcon 얌용 2009.06.18 10:1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딱 이번 한번만 봐주세욤~~ㅜㅜ

  • Favicon of http://bongstudio.tistory.com BlogIcon bong 2009.06.19 08: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 오랜만입니다.ㅎㅎㅎ
    역시 얼굴을 트니 좀더 친근해지는 느낌입니당^^
    요즘 책읽기에 또 소홀해졌는데, 앞으로 한 3일은 또 열심히 매진할 수 있을거 같네용ㅋ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9 09:57 신고 수정/삭제

      네, 만나서 반가왔어용~ ^^

      왠지 옛날부터 알던 친근감! ^^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6.23 21:0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앗! 로마제국 쇠망사네요!
    저거 디자인이 의외로 난항을 겪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무겁지 않게 예쁘게 나온거 같아요.
    지금 5, 6권 진행중이니까 나머지도 곧 나올꺼예요. ^-^
    전 너무 두꺼워서 읽을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남자친구한테 선물 줬더니 이미 옛날 오역판;으로 다 읽어봤다고 하더라구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