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Cabernet Sauvignon 2004

[와인 생초보의 와인 맛 기억하기]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카베르네 소비뇽 2004 / Baron Philippe De Rothschild Cabernet Sauvignon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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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을 많이 마셔본 건 아니지만, 칠레 와인을 마실 때마다 강하다는 느낌을 감출 수 없다. 게다가 와인마다 죄다 다른 맛이라니. 이번 와인은 도대체 뭐라 표현해야 할까.

이번에 마신 바롱 필립 드 로칠드 카베르네 소비뇽 2004는 지금까지 마신 와인과는 좀 다른 무언가 독특한 향이 있다. 이 향이 무슨 향일까 계속 고민했는데, 아, 바닐라 향이라고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건 내가 처음부터 생각한 건 아니다. 잘 아는 형이랑 화이트 와인을 마시다가 느낀 그 맛이 여기서도 묻어나는 것이었다.

그래서 부랴 부랴 수입업체 홈페이지를 찾았는데 정작 수입업체 홈페이지는 없고 유통사 홈페이지에 실려 있는 걸 찾을 수 있었다. 거기에 보니 '바닐라 향'이라는 표현이 적혀 있었다. 그래서 또 한 가지 배운 듯. 아, 와인에서 이런 맛을 바닐라라고 부르는 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13.5도. 카베르네 소비뇽 100%란다. 바롱 필립 드 로칠드 마이포 밸리는 바롤 필립의 자회사인데 - 사실 이 로칠드라는 이름은 꽤 유명하다는 느낌 ^^ - 마이포 밸리는 칠레 와인을 만드는 유명한 생산라고 한다. 뭐, 이런 건 나도 주워들은 얘기이니 자세히 말할 건 없고...

이 와인을 마시면서 생각한 건, 와인은 향기로 70%, 맛으로 30%를 느낀다는 거였다. 처음 향을 들이켰을 땐 달콤하면서도 알싸한 알콜 냄새가 확 올라온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향이 무언가 익숙하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딱히 뭐라 집어내지를 못했는데, 결국 맘에 들지는 않지만 바닐라라고 결론을 내릴 수 밖에.

텁텁한 탄닌이 있긴 하지만 그다지 강하지도 않았고 스파이시 하다는 것도 처음 입에 머금었을 때나 그렇지 마실 때는 거의 느끼기 어려웠다. 하긴 지난 번 칼베 와인으로 스파이시 하다는 걸 된통 당하고 났으니 이번 건 그보다 심하지 않은 이상 스파이시 하다고 느낄 수는 없을 듯. 와인 유통 업체에서 밝힌 가격은 2만 2천원. 그런데 마시면 마실 수록 1만원 와인과 2만원 와인과 3만원 대 와인이 다르게 느껴지는데, 그건 정말 심리적인 것일까 아니면 진짜로 맛이 그렇게 다른 것일까.

독특한 향과 마신 뒤 은근히 달아오르는 알콜은 기분을 좋게 하지만, 솔직히 그다지 맛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아마 요즘 내가 화이트 와인, 그 중에서도 샤블리에 필이 꽂혀서라는 걸 인정하지만, 그래도 역시 레드 와인을 맛을 알기엔 멀었다는 생각이 든다.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6.26 15: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난 몇 번 마셔보니.. 바닐라향이 느껴지더라구..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7.02 15:5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프랑스와인이 유명한 이유중에 하나가..
    포도품종에 의해 만들어지는 그대로의 와인맛을 내는 것이 아니라..
    몇가지 품종을 블랜딩해서 자신들의 양조장에 맞는 와인맛을 만들어 내는 거라고..
    어디서 주워들은 생각이 잠깐 스쳐 지나가며..

    꿉꿉한 장마철..
    잘 계시는지요..^^

[와인] Tio Bota Clasico Tinto

[와인 생초보의 와인 맛 기억하기]
티오 보타 클라시코 틴토 / Tio Bota Clasico Tinto

어머니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온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회갑연 대신 외국 여행을 다녀 오시기로 한 까닭에 가족들이 특별히 챙길 건 없었고, 그래도 그냥 지나갈 수는 없기에 저녁 식사라도 같이 하자 했던 거지요. 회갑 당사자인 어머니가 음식을 직접 챙기며 준비하셨던 거라 외려 송구하기도 하지만 - 아마 가족들 남겨두고 여행 다녀오시기로 한 것에 대해 미안하셨던 듯 ^^ 합니다만 - 어쨌든 녹슬지 않은 어머니 솜씨로 맛난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전, 아버지의 술 장(사실 술 장이라야 별 거 없습니다. 그냥 술 모아 놓으신 곳 ^^)을 뒤적거렸습니다. 뭔가 마실만한게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저런 양주는 독해서 좀 그렇고, 샴페인과 와인 한 병이 눈에 띄더군요. 연세 드신 이후로 술을 잘 안 드시는 까닭에 선물 받은 술들이 남아 있는 걸 알았던 터라, 망설임 없이 와인 한 병 집어 들었습니다. 오래 전에 선물 받으신게 표 나는 듯. 레이블(이거 에티켓이라고 부르던가요)도 변색되고 벗겨지기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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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찾아낸 녀석이 바로 '티오 보타 클라시코 틴토 / Tio Bota Clasico Tinto'라는 와인이네요. 스페인산이고, 와인을 이제 막 마시기 시작한 제가 더 이상의 정보를 알 방법이 없지요. 한글 표시를 읽어보니 입구에 '병입일자'가 있다는 군요. 살펴보니 2003년 8월 14일자. 거의 삼년 반 정도 지난 와인이네요. 뉘여 놓지도 않고 그냥 보관해 둔 거라 맛이 변했을지 어땠을 지는 모르지만, 요즘 한창 와인 맛 기억하기에 애를 쓰는 저에게는 일단 마셔볼 만한, 아니 그냥 마시면 될 와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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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저는 와인 병의 먼지를 닦고 코르크를 땄습니다. 오래된 거라 잘 안 따지면 어쩌나 싶었는데 별 어려움 없이 쉽게 따지네요. 적포도주의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향이 올라옵니다. 잔에 따르고 향을 맡은 후, 한 모금 들이켰는데... 전혀 기대를 안 해서 그랬던지 왠걸, 맛있더라구요. 살짝 걸쭉한 느낌을 주는 - 이런 걸 헤비하다고 표현하나요? - 첫 느낌에 그다지 독하지 않으면서 은근히 단 맛이 느껴지는데, 집에서 담근 포도주를 먹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른 식구들도 집에서 담근 포도주 같다며 좋아하던걸요.

식사를 마치고 집에 와서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제가 알 수 없는 글자로 된 페이지가 하나 나올 뿐 다른 정보는 없었습니다. 수입업체 홈페이지를 뒤졌더니 비슷한 이름의 와인은 있는데 아마 새로운 버전인가 봅니다. 이 녀석은 이미 오래전에 수입해 다 팔았던지 뭐 그랬겠지요. 새로운 버전으로 보이는 녀석의 이름은  Tio De La Clasico Red였는데 수입 회사 홈페이지에 써 있는 가격은 1만 5천원.

원래 사람이란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으면 만족도가 더 높아지기는 합니다만 우연히 뒤져서 찾아낸 와인치고는 맛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 포도주 같은 약간의 걸쭉함과 달콤함이 식사 반주로 하기엔 괜찮았다는 생각이네요. 이 녀석을 다시 찾을 수는 없으니 비슷한 이름의 스페인 와인에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1 10: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 스페인 와인이라.. 이탈리아 옆이라서 기후가 비슷하고 아마 제조방법도 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 그랴.. ^^ 아.. 입맛 당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