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눈 그리고 위스키 소다

"당신은 내가 신경 안 쓰는 많은 것들을 신경 쓰는군."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해리." 

"술에 대해 신경 쓰는 건 어때?"

"그건 당신한테 해로워요. 블랙의 건강 보감에는 알코올 종류는 일절 피하라고 되어 있어요. 당신은 술 마시면 안되요." 

"몰로!" 그가 소리쳤다. 

"예, 브와나."

"위스키 소다를 가져와." 

"예, 브와나."

"술 마시면 안돼요." 그녀가 말했다. "내가 말한 포기란 게 바로 그런 거에요. 술은 당신한테 해롭다고 되어 있어요. 당신한테 좋지 않다고요." 

"아니야. 그가 말했다. "나한테 좋아."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 이종인 옮김, 열린책들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 킬리만자로의 한 캠프. 다리를 다쳐 움직이지 못하는 해리와 헬렌은 해리를 데려갈 비행기가 오기를 막연히 기다립니다. 하지만 해리의 상처는 예상 외로 심각하고 그래서 해리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대신 삶을 마감할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아내인 헬렌은 희망을 버리지 않지요. 희망을 버린 사람과 버리지 않은 사람. 그래서 두 사람은 신경 쓰는 일이 서로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설명하기에 술만큼 좋은 소재도 없습니다. 해리는 마시고 싶어하고, 헬렌은 말리려 합니다. 


위스키 소다는 위스키에 소다, 즉 탄산음료를 섞은 아주 쉽고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시원하고 톡쏘는 탄산이 위스키의 독한 맛을 가려주어 술 못하는 사람들도 마시기 좋습니다. 그래서 위스키와 탄산을 섞은 칵테일도 종류가 참 많습니다. 


잭다니엘 + 콜라 = 잭콕

바카디럼 + 콜라 = 쿠바리브레 

조니워커 + 진저에일 = 레드볼루션


뭐 언뜻 생각나는 것만해도 이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들 생긴 걸 보면 긴 잔에 탄산이 보글보글 올라가는… 네, 생각나는 것 있으시지요? 바로 하이볼입니다. 요즘은 위스키 소다에 꼭 얼음이 들어가기 때문에 위스키 소다가 곧 하이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에서 해리가 마신 위스키 소다엔 아마 얼음이 없었을 겁니다. 그래도 아프리카처럼 더운 곳에서라면 충분히 시원하지 않았을까요? 얼음이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의 벌판이라서 아마 얼음은 없었을 겁니다. 혹시 모르지요.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있었을지는. ^^ 


마지막을 준비하는 해리는 위스키 소다를 마시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생각하며, 헬렌을 바라 봅니다. 사실 헬렌도 무척 술을 좋아합니다. 단지 해리를 위해 말릴 뿐. 그러나 둘은 결국 위스키 소다를 기울이며 '죽음을 신경쓰지 않고' '함께 있고 싶어'합니다. 부드럽고 시원한 위스키 소다가 그들의 대화를 이어주고 조용히 마지막으로 이끌어 갑니다. 


비록 해리는 헬렌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칵테일의 매력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살아납니다. 부드러운 술, 살짝 기분좋게 달아오르는 취기 그리고 마음에 묻었던 이야기들.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바에 앉아 위스키 소다를 기울이는 것, 상상만 해도 그저 흐뭇할 따름입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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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진주애비 2013.07.29 23: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따..여기 오기가 왜 이리 힘들었는지..ㅋㅋ
    결국.네이년으로 이사 갔어요..이윤 묻지 마세요..흑

목로주점, 막내둥이의 술 카시스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주인공 제르베즈에게 함석공 쿠포가 대시합니다. 첫 남자에게 버림받은 제르베즈는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으리라 마음 먹지만 순하고 착한 쿠포에게 마음이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막내둥이 카시스라고 불리나요, 쿠포씨?"

"아! 그건 동료들이 강제로날 술집에 데려가면 내가 보통 카시스 주만 마시기 때문에 붙인 별명입니다…"


에밀 졸라, 목로주점(상), 유기환 옮김, 열린책들


카시스는 영어로는 블랙커런트, 우리말로는 까치밥나무라고 부르는 식물의 열매랍니다. 베리 종류라고 이해하시면 쉽겠네요. 실제로 술맛도 교회 성찬식에서 쓰는 아주 달달한 포도주나 고창에서 직접 담았다는 복분자주와 비슷합니다. 꽤 달다는 것이 특징이고요. 그래서 약간 걸쭉한 느낌도 듭니다. 


술이 꽤 달아서 샷으로 마시기 보다는 칵테일에 많이 씁니다. 섹스온더비치(이름은 참~ ^^), 핑크레이디 같은 칵테일이 카시스를 재료로 쓴 대표적인 칵테일이지요. 이미 드셔본 분들 많겠지만, 카시스가 들어간 칵테일은 대부분 아주 달콤한 맛입니다. 그러나 카시스도 알콜도수가 15도나 되는 엄연한 술입니다. 단 맛에 홀짝 홀짝 들이키다가는 어느 순간에 확 취할 수도 있습니다. 




쿠포는 술을 못 마시는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술 마시다 죽은 까닭에 술을 혐오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동료들을 따라 술집에 갈 땐 카시스 정도는 마셔줄 정도로 꽉 막힌 사람도 아닙니다. 거기에 막내둥이라는 애칭을 고려하면 동료들이 쿠포를 꽤 좋아했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독한 술을 못 마시는 사람, 하면 우리는 대개 순진한 사람을 떠올립니다(그렇다고 독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못된 사람이란 뜻이 아닙니다ㅏ ㅜㅜ). 쿠포는 순진하면서도 제르베즈와 결혼을 반대하는 누이에게 맞설 정도로 고집도 있는 사람이지요. 어쩌면 그 사랑이 참으로 순수하게 시작했기 때문일 겁니다. 


카시스와 쿠포. 소설을 읽다 보면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란 생각이 듭니다. 작가도 그 점을 알고 쿠포의 별명을 막내둥이 카시스로 지었겠지요(라고 또 우겨봅니다 ^^). 하지만 쿠포는 인생에 누구나 한 번쯤은 다가오는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카시스 대신 독주를 마시면서 점차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위기가 닥칠 때 술처럼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반대로 술처럼 좋은 약도 없습니다. 결국 어떻게 마시느냐, 어떤 마음으로 대하느냐에 따라 술은 독이 되고 약이 됩니다. 어떻게 마시느냐에는, 누구랑 마시느냐도 포함됩니다. 언제든 연락해서 뭉칠 수 있는 좋은 술 친구 하나 정도는, 마치 비상금처럼 꼭 꿍쳐둬야 하는 법입니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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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실의 목로주점 vs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저는 목로주점이 뭔지 잘 모르는 세대입니다. 제가 아는 목로주점은 '흙바람 벽에 30촉 백열등이 그네를 타는' 아주 로맨틱한 목로주점 뿐입니다. 그래서 대학 시절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을 처음 만났을 땐 무척 로맨틱한 이야기일거라고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왠걸, 제가 생각했던 로맨틱한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참 우울하고 슬픈 이야기였지요. 그런데 그때는 왜 이 책 제목을 목로주점으로 번역했을까 같은 고민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믿기 어려우시겠지만, 전 대학 다닐 땐 술을 거의 안 마셨거든요. 아마 대학 내내 마신 술이 소주 한 병, 맥주 두 병 정도 될 겁니다. 술에 관심도 없으니 주점을 뭐라 번역한들 저하고는 큰 상관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마흔이 넘고, 술맛을 조금씩 알아가는 지금 다시 목로주점을 읽었습니다. 그러다가 문득 목로주점이 뭐야? 하는 생각이 들었지요. 사전을 찾아보니 '목로'라는 게 '널빤지로 만든 좁고 긴 상' 이랍니다. 이런게 있는 술집이 목로주점이고요. 그래서 아, 이게 나름 바(Bar) 같은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지만 어쨌든 제 상상력이 부족해선지 저는 도저히 목로주점이 어떤 술집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목로주점 이미지를 찾아봤지만 그 어느 사진도 오리지널 목로주점을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그나마 찾은 정보를 정리하면 목로주점이란 구한말에 등장한 서민 술집이랍니다. 허름한 술집 안에는 널빤지 상이 하나 있고 그 위에는 안주거리가 올라가 있다는 거지요. 술을 시켜서 이 안주와 함께 마시는 집이었는데 안주는 기본으로 제공하고 술값만 내면 됐다는 겁니다. 대신 의자가 없이 서서 먹어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마 선술집(서서 먹는 술집)으로 슬슬 이름이 바뀌지 않았을까, 그런 추측을 해봅니다. 


여기까지 뒤지다 보니 어라, 내가 뭔 뻘짓을 하는 거지? 번역이야 무엇이든 원 제목인 L’Assommoir 가 뭔지 찾아보면 되는 거잖아? 하는 생각을 했더랍니다. 이젠 다 까먹은 프랑스어 지식을 동원해 찾아낸 게 바로 이 그림입니다. 1900년대 파리 술집 풍경이라네요. 



돈 없고 가난한 서민들이 앉아서 오래동안 마실 수는 없고 그저 서서 그날 하루의 시름을 달래는 곳. 그런게 L’Assommoir였는가 봅니다. 여기까지 만족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역자해설에 딱 이런 말이 있습니다. 


"목로주점을 뜻하는 프랑스어 Assommoir는 원래 보통 명사로서 짐승을 도살하는 데 사용되는 도살용 몽둥이라는 뜻과 불순한 술을 파는 술집 또는 술집 주인이라는 뜻을 지닌다."


목로주점(하) 역자해설 중에서, 유기환, 열린책들

 

아하, 그렇지. 이런 뉘앙스가 있는 술집이 이 소설의 배경이 되어야지. 30촉 백열등이 그네를 타는 목로주점은 절대 이 소설의 배경이 아닌게야. 하지만 왜 목로주점이라고 번역했을까요. 선술집, 대포집 등의 어감보다는 목로주점의 어감이 훨씬 '문학답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콜롱브 영감의 목로주점에 있는 기다란 카운터를 목로라고 여겼기 때문일까요. 여튼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제목의 어감을 이해하고 나니 목로주점에 몰입하기가 좀 더 쉬웠습니다(라고 우겨봅니다. ^^ 안 그러면 목로주점을 찾아 헤맨 시간들이 의미가 없어지니까요). 


자, 그럼 콜롱브 영감의 목로주점에선 무슨 술을 팔았을까요? 


"콜롱브 영감의 <목로주점>은 푸아소니에 가와 로슈슈아르 대로가 만나는 길모퉁이에 있었다. 간판에는 끝에서 끝까지 푸른 글자로 기다랗게 쓰인 하나의 낱말, <증류주 Distillation>라는 하나의 낱말만이 보였다."


목로주점(하), 에밀 졸라, 유기환 옮김, 열린책들


네, 증류주를 팔았겠네요. 게다가 이 주점에는 증류기도 있었습니다. 가히 악마의 부엌이라고 부를만할 증류기가요. 콜롱브 영감이 어떤 술을 증류했는지는 구체적으로 나오지 않지만 아마 과일 술을 주로 증류했을 겁니다. 포도로 만든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가 제일 많았을 것 같네요. 실제로 영어판에는 브랜디라는 표현이 중간 중간 나오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마시는 이런 고급 브랜디는 아니었을 겁니다. 싸구려 와인을 증류해 만든 싸구려 브랜디로 도수도 일정하지 않고 맛도 거칠었겠지요. 하지만, 고단한 서민이 잠시 자기 삶을 잊고 영혼을 내려 놓을 수 있기엔 충분했습니다. 내려놓은 영혼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목로주점은 꽤 훌륭한 안식처였겠지요. 그러나 결국 자제하지 못하고 영혼을 잃어버린 사람들 때문에 목로주점은 이 불행한 비극의 제목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연실의 목로주점과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이 겹치면서, 저는 목로주점의 정체성을 혼돈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목로주점의 이미지는 여전히 이연실에 남겨두렵니다. 술이란 약이기도 하고 독이기도 하지만, 좋은 사람과 함께 마시면 언제든 약이 되는 법이라는 걸 전 알고 있으니까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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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서미 2013.08.25 15: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좋은 글 고맙습니다.
    목로주점 읽어봐야겠어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3.08.26 00:10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읽은 걸 후회하진 않으실 거에요 ^^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몹시 목이 말랐던 제르베즈는 포도주를 몇 방울 떨어뜨린 물을 여러 잔 마셨다."


목로주점(상), 에밀 졸라, 유기환 옮김, 열린책들 


책 제목처럼, 졸라의 목로주점에는 술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그러나 목로주점의 술은 인생을 즐겁게 만드는 술이 아니라 인생을 망치는 술입니다. 어디 목로주점 뿐이겠습니까. 문학에 등장하는 술은 대부분 악마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란 천사보다 악마의 이야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일까요. 


목로주점과 술 이야기는 나중에 통으로 묶어서 해보고, 오늘은 아주 가벼운 구절 하나만 챙겨 봅니다. 


자기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도망간 랑티에 때문에 다시는 남자 따위와 살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제르베즈지만 쿠포의 끊임없는 구애에 결국 마음을 허락하고 쿠포와 결혼까지 합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피로연장인 '은 풍차' 식당에서 목이 말랐던 제르베즈는 포도주를 몇 방울 떨어뜨린 물을 마시지요. 이때까지만 해도 제르베즈는 술을 역겨워했고 쳐다보기도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남편인 쿠포 역시 독주는 딱 질색이었지요. 


이 부분을 보고 역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여자)는 없고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요즘은 열 번 찍다간 스토킹으로 고발 당합니다. ^^ (뭔 쓸데없는 소리를 ㅜㅜ) 


아,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술과 물입니다. 우리는 흔히 술에 물타는 행위를 거의 범죄처럼 취급합니다. 물론 술 양을 늘리려고 물을 타는 진짜 범죄 행위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술에 물을 타는 행위는 사실 술을 만드는 회사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들까지 흔히 하는 행동입니다. 


술 만드는 회사가 술에 물을 타다니! 분노하시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가장 흔히 마시는 소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참xx, 처음00 같은 소주는 고구마, 보리 등등 여러 곡식들을 발효하고 증류해서 90도 가량의 소주 원액을 만들고(이걸 주정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물과 감미료를 타서 제품 별로 16 ~ 25도 사이의 도수를 맞춰 출시합니다. 그래서 '희석식 소주'라고 부르는 거지요. 


위스키나 브랜디 같은 증류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신의 솜씨가 있는 전문가라 해도 해마다 품질이 다른 포도나 곡물로 해마다 다른 날씨에서 해마다 다른 통에 술을 담그는데 그 도수를 똑같이 맞출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에게 나오는 술은 도수가 언제나 똑같지요? 이건 물이나 도수가 다른 같은 술을 섞어서 도수를 맞추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심지어 맥주도 물을 섞어 도수를 맞추고 맛을 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술 제조회사 마다 달라 자기들의 비법이 되는 셈이지요. 


게다가 술에 물을 타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독한 술을 부드럽게 마실 수 있습니다. 물론 술의 제맛을 즐기려면 스트레이트가 제격이겠습니다만 모든 사람이 독한 술을 즐겨 마실 수 있는 건 아니지요. 게다가 술에 물을 타면 독한 맛 뿐 아니라 향까지 부드러워집니다. 위스키나 브랜디의 향이 와인 못지 않게 얼마나 우아하고 화려한지 물을 타서 향을 맡아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술 회사가 자기네 위스키를 맛있게 즐기라고 소개한 미즈와리 칵테일


그래서 칵테일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물과 위스키를 2:1 정도로 섞은 '미즈와리'라는 칵테일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 비율이 위스키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비율이라도고 하지요.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기 힘든 분들은 이 방법을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스카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도 어쩔 수 없이(!) 스카치를 마시는 날엔 이렇게 마십니다. ^^ 


뭐, 성경에 보면 예수님도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항아리에 물을 부어 포도주를 만드셨다는데… 아마 항아리에 남아 있는 와인에 물을 더 부어서 맛을 내신 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봅니다(흐음, 설마 이런 걸로 신성모독이라고 하지는 않겠지요 ㅜㅜ). 그저 웃자는 얘기입니다. 


술과 물. 좋은 의도로 잘 섞으면 술을 마시는 좋은 방법입니다. ^^ / Fin


PS> 참고로 제목으로 삼은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은 틀린 말입니다. 원래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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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 남자 - 여행객의 필수품, 에일

"절벽 아래에는, 여행객들이 가져가는 짐들이, 출발의 와중에 무질서하게 쌓여 있었고, 그것들은 다리로 사용하는 널빤지 덕분에 선박으로 신속하게 옮겨졌다. 비스킷 몇 포, 절인 대구 한 통, 휴대용 수프 한 상자, 식수 한 통, 맥아 한 통, 타르 한 통, 에일 너덧 병, 여러 가닥 가죽띠로 동여맨 커다란 여행 가방, 작은 여행 가방들, 고리짝들, 횃불을 밝히거나 신호를 보낼 때 쓸 삼 부스러기 한 뭉치 등, 그들의 짐은 그런 것들이었다. 누더기를 걸친 사람들은 그러나 저마다 여행 가방을 가지고 있었다. 유랑 생활의 징표였다. "


- 빅토르 위고, 웃는 남자, 이형식 옮김, 열린책들 중에서 


한 무리의 거지들이 밀항하려고 우르카에 탈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거지들이라도 소지품이 없을 수 없겠지요. 이 글 다음 문장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끼니 수단을 내동댕이치지 않는 한…" 먹고 살기 위한 최소한의 도구는 갖고 다녀야 한다는 말이겠지요. 그 최소한의 도구에 맥아와 에일이 있었습니다. 


다 아시다시피 맥아는 보리를 싹 틔운 녀석으로 맥주나 위스키의 기본 원료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에일은 아무데서나 물을 마실 수 없었던 그 시절의 필수 음료수였을 겁니다. 게다가 때론 약으로도 썼을 테고요. 


에일(Ale)을 그냥 영국 흑맥주 정도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에일에도 맑은 빛깔 맥주가 많이 있습니다. 에일은 맥주를 발효시키는 한 가지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세상엔 정말 수도 없이 많은 맥주가 있습니다만 맥주를 무조건 둘로 나누라 하면 에일과 라거로 나눌 수 있습니다. 차이점은 발효할 때 어떤 효모를 썼느냐입니다. 


맥주를 발효시키는 미생물이 바로 효모인데요, 이 효모는 상면발효 효모와 하면발효 효모가 있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이야 하시겠지만 찬찬히 읽어보면 상면발효는 위쪽에서 발효한다는 뜻이고 반대로 하면발효는 아래쪽에서 발효한다는 뜻이라는 걸 금세 알 수 있습니다. 


일단 여기서 맥주 만드는 과정을 간단히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보리를 물에 담가 싹을 띄워 맥아를 만듭니다. 이 맥아를 잘 말려 볶는데, 이때 얼마나 많이 볶느냐에 따라 맥주 색깔이 결정됩니다. 웃자는 얘기겠지만 기네스 맥주를 세운 아서 기네스가 맥아를 볶다가 졸아서(!) 좀 태웠는데 태운 맥아로 만든 맥주가 정말 맛있어서 계속 태웠다 어쨌다 하는 얘기도 있습니다. 


이제 볶은 맥아를 갈아 물에 넣고 끓여 맥아즙을 만듭니다. 이 맥아즙에 효모를 넣고 발효시키면 알콜과 탄산이 생기면서 맥주가 되는 거지요. 잘 숙성시키고 깨끗하게 걸러내면 맥주 완성!(물론 간단히 써서 이 정도지, 이 과정들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렵겠습니까 ^^)


다시 발효 과정으로 돌아갑니다. 맥아즙에 넣는 효모는 발효 온도에 따라 좀 높은 온도(16도 정도)에서 발효하는 효모가 있고 낮은 온도(10도 정도)에서 발효하는 효모가 있습니다. 높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효모는 발효가 끝나면 맥주 위로 떠오르고, 낮은 온도에서 발효하는 효모는 가라앉는다는군요. 이 과정을 우리 말로 옮기려다 보니 상면발효, 하면발효 같은 괴상한(!) 용어를 쓸 수 밖에 없었나 봅니다. 


에일방식으로 만든 일본 부엉이표 맥주. 사무실에서 혼자!


상면발효 맥주는 탄산이 적은대신 묵직하고 부드러운 맛을 냅니다. 반면 하면발효 맥주는 탄산이 많고 시원하며 짜릿하지요. 상면발효 맥주를 에일이라 부르고 하면발효 맥주를 라거라고 합니다. 네, 우리나라 맥주에 붙은 라거는 상표가 아니라 맥주 제조 방식으로 구분한 명칭입니다. 


에일 맥주의 천국은 역시 영국이고요, 그래서 영국을 배경으로 한 웃는 남자에도 에일 얘기가 자연스레 등장하는 듯 싶습니다. 애당초 맥주는 사실 죄다 에일 방식이었을 겁니다. 라거 방식이 등장한 건 온도를 낮출 수 있는 냉장 기술이 있었기 때문이라 하거든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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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바람 부는 날, 창모루에 갔다

봄바람이 불 때면 누구나 바람을 쐬고 싶은 법이다. 아침에 껴입은 두터운 외투가 낮이 되면 부끄러워지는 4월, 그냥 잠깐이나마 바람을 좀 쐬고 싶었다. 하지만 아무리 내 영혼이 자유롭다고 해도 몸까지 자유로울 수는 없으니. 그저 한숨으로 바람을 내고 있는데 A가 말했다. 창모루 어때? 대단한 인물이다. 어쩜 그렇게 딱 좋은 집을 골라내는지. 


창모루는 올림픽대로 동쪽 끝, 미사리 지나 팔당대교로 꺾어 올라가는 그 코너에 있다. 멀지도 않고 바람 쐬며 드라이브 하기에 딱 좋은 거리에 있는 셈이다. 단점은 차로 가야 하니까 누군가 한 사람은 술을 마시지 말아야 한다는 것. 물론 대리를 부를 수도 있지만, 그러면 배보다 배꼽이 더 크고 만다. 왜냐고? 이 얘긴 나중에 다시. 


창모루의 메인 메뉴는 매콤한 해물 칼국수다. 국수 대신 수제비를 넣기도 하고, 수제비와 국수를 다 넣기도 한다. 이름하여 칼제비. 국수도 좋아하고 수제비도 좋아하는 우리는 당연히 칼제비. 그것도 딱 1인분만 시킨다. 



배추김치와 무김치 그리고 칼제비에 뿌릴 김가루가 한 접시 가득 나오고 잠시 후 노란 양은냄비에 담긴 칼제비가 나온다. 유부로 덮여 있어 안에 들은 건 잘 보이지 않지만 수제비와 국수가 잘 들어 있다. 금세 팔팔 끓어오르는 칼제비를 보고 있다가 적당한 때 김가루를 붓는다. 김가루는 얼마든 더 준다. 대신 셀프다. 김가루 좋아하는 우리는 한 접시 더. 




국물이 끓어오르기를 기다려 소주를 한 잔 청한다. 오늘 운전은 A가 당첨. 혼자서 소주 한 병을 먹을 수 있는 난 신났다. 면과 수제비가 채 익기도 전에 소주 한 잔을 들이키고 총각김치 한 쪽을 집었다. 김치와 먹는 소주는 좀 처량하지만(!) 김치 뒤에 또 다른 안주가 있을 땐 김치도 성급한 술잔을 달랠 좋은 안주인 법이다. 뭔 말이냐고? 김치 맛 괜찮다는 얘기다. 



국수와 수제비가 익기를 기다려 한 숟가락 들었다. 앗 뜨거 하면서도 호호 불어 먹는다. 나름 바지락과 새우, 오징어가 들어간 매콤한 국물이 괜찮다. 김가루와 유부도 잘 어울리고. 소주 안주로 삼기에 이만한 국수도 드물다. 호호 불어 국수와 수제비를 건져 먹을 무렵, 감자전이 나왔다. 



이 집 감자전의 특징은 크다는 거다. 왕돈까스를 담을 만한 접시를 꽉 채운 감자전. 맛은 뭐 흔한 감자전 맛하고 다를 바 없지만 노릇노릇한 감자전을 찢어 입에 넣으면 쫀득쫀득하면서 풍성한 느낌이 든다. 바로 이게 감자전 맛이니까. 칼제비를 1인분만 시킨 건 바로 이 감자전 때문이다. 창모루 처음 왔을 때 칼제비 2인분에 감자전 시켰다가 반도 못 먹고 남겼다. 얼마나 아까왔든지. 


마지막 술잔을 털고 칼제비 국물까지 싹싹 긁은 뒤 남은 감자전 한 쪽을 입에 넣으면 식사 끝. 알콜의 힘과 얼큰한 칼제비 뒷맛, 감자전의 묵직함이 기분 좋은 여운으로 남는다. 이렇게 먹고 나오면서 내는 돈은 칼제비 6천원, 감자전 1만원, 소주 3천원. 합해서 만구천원이다. 이래서 대리를 부르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게다. 


A의 투덜거림을 귓전으로 흘리고 다시 올림픽대로를 돌아 오는 길, 살짝 연 창으로 봄바람이 들어왔다. 흐뭇했다. 그저 흐뭇하단 말 외에 이 감정을 어찌 설명할지, 나는 아직도 잘 모를 뿐이다. / Fin 


덧> 쓰고 나니 이 집엔 해물칼xx 시리즈와 감자전 밖에 없는 것처럼 보이는데 집에서 만든 것 같은 투박한 계란말이(!), 닭발, 오돌뼈, 꼼장어 같은 포장마차 메뉴도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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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츠비와 칵테일 #3 - 민트 줄렙


"하지만 속옷이 축축한 뱀처럼 다리를 휘어 감고 땀방울이 등줄기를 시원하게 가르던 몸의 기억만은 생생하다. 이 생각은 욕실 다섯 개를 빌려 시원하게 냉수욕이나 하자는 데이지의 제안에서 비롯되어 <민트 줄렙을 마실만한 장소>라는 형태로 좀 더 구체화되었던 것이다."


-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랄드, 한애경 옮김, 열린책들 


찌는 듯이 무더운 어느 날, 데이지가 개츠비를 초대하고 톰은 진리키를 대접합니다. 그러나 더위에 지친 데이지는 자꾸 시내로 나가자고 조르고 그 과정에서 남편인 톰이 보는 앞에서 개츠비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사고를 저지르고 말지요. 


"당신은 멋져요" 데이지가 다시 한 번 말했다. 

데이지는 개츠비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셈이었고 톰 뷰캐넌은 이를 알아차렸다. 그는 충격을 받았다. 


자, 분위기는 슬슬 대형 사고를 치기 직전으로 달아오릅니다. 빈정이 상한 톰은 시내로 나가자며 위스키 한 병을 챙겼고 일행은 차를 나눠 타고 데이지가 추천한대로 민트 줄렙을 마실만한 장소를 고르다가 플라자호텔 스위트룸으로 갑니다. 물론 그 과정에도 복잡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생략. ㅋ 그리고 등장한 술이 민트 줄렙입니다. 


민트 줄렙은 이름처럼 민트를 넣은 칵테일입니다. 미국 남부에서 시작한 칵테일로 버번 위스키와 민트, 설탕으로 만들지요. 



온더락스 만한 잔에 위스키를 15ml 정도 붓고 민트 잎, 설탕 2스푼 정도를 넣은 후 잘 찧어줍니다(뭐, 머들러라는 전문 기구가 있으면 좋겠으나 없으면 나무 젓가락 뒤로 찧어도 됩니다 ^^). 적당히 찧고 설탕도 어느 정도 녹은 듯 하면(다 녹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설탕 가루 남아 있는 게 또 나름 매력이니까요) 얼음으로(기왕이면 잘게 부순 얼음) 잔을 채우고 위스키를 30ml 더 붓습니다. 그리고 잘 저어준 후 민트 잎으로 장식하면 끝. 얼음이 적당히 녹아 시원한 느낌이 들 때까지 저으면 됩니다만, 뭐… 내키는대로 하시면 됩니다. 


이게 민트 줄렙입니다. 줄렙은 쓴 약을 먹은 후 마시는 달콤한 음료를 말하는 아라비아어랍니다(요건 인터넷 검색 ㅜㅜ). 


이름은 한없이 달콤해 보이나 위스키 45ml에 민트 잎과 설탕 밖에 들어가는 것이 없으므로 사실 꽤 독한 술입니다. 그래서 물이나 탄산수나 토닉워터를 부어 마시기도 합니다. 여튼 만만한 술이 아니어서 무더운 날 마시면 훅 올라올 것이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그저 민트잎과 얼음으로만 만들 것을 암시합니다. 


"웨이터가 노크를 하더니 으깬 민트와 얼음을 들고 들어왔다."


여기서 제 고민은 왜 피츠제랄드가 하고 많은 술 중에 민트 줄렙을 골랐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말도 안되는 억측을 해보자면…


버번 위스키로 만든 민트 줄렙은 가장 미국적인 칵테일 중 하나다, 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고, 데이지를 사이에 두고 톰과 개츠비가 다투는 장면을 자극하기엔 민트 줄렙의 독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잘 어울렸기 때문이겠다 라고도 생각합니다. 경계를 넘어선 사랑이란, 독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달콤할테니까요. 뭐,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  


그러나 결국 주인공들은 민트 줄렙은 입에 대지도 못한 채 파국을 향해 달려 갑니다. 사실 민트 줄렙을 마셨으면 그 비극적인 사고가 음주운전 때문이라고 우길 수도 있었을 텐데, 책에선 '위스키를 따지도 않았다'고 했으니 음주운전은 아니었겠네요. 


참고로 칵테일 레시피를 소개하면서 30ml다 45ml다 뭐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걸 어떻게 재서 마시란 말이냐, 하고 따지실 수 있겠습니다. 골치 아플 거 없습니다. 집에 양주잔 하나 정도는 다 있으시지요? 그게 한 잔에 30ml입니다. 그러니 30ml를 넣으려면 한 잔 넣으면 되고 45ml를 넣으려면 한 잔 반 넣으면 됩니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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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따라 마시기에요 - 버번 위스키


"여러분 만나서 반가와요." 부인이 목쉰 소리로 인사했다. "커피를 드시겠어요, 아니면 한잔 하시겠어요?" 아내가 자랑스러운 듯, 데이킨의 눈에는 정겨운 빛이 감돌았다. 

"오다 보니 무척 춥던데요." 맥이 주섬주섬 말했다. 

순금 의치들이 반짝였다. "그러실 줄 알았어요. 한잔하면 나아질 거에요."

부인은 위스키 한 병과 칵테일용 컵 하나를 꺼냈다. "각자 따라 마시기에요. 술잔 높이보다 더 따를 수는 없으실 테죠."

술병과 잔이 돌았다. 데이킨 부인은 마지막으로 자기 잔을 단숨에 들이켜고는 술병의 마개를 닫고 도로 작은 찬장에 가져다 두었다. 


- 존 스타인벡, 의심스러운 싸움, 윤희기 옮김, 열린책들 중에서 


존 스타인벡의 의심스러운 싸움. 전 미국 역사를 잘 모르지만 ㅜㅜ 1930년 대 공산주의 운동이 한창인 시기의 이야기입니다. 


착취당하는 노동자를 모아 파업을 일으키려는 맥과 짐이 또 한 무리의 노동자들 지도자인 데이킨을 처음 만나러 갑니다. 때는 찬 바람이 부는 늦가을. 바람은 강하고 차지만 노동자들은 변변한 옷 조차도 없었겠죠. 꽤 추웠을 겁니다. 그때 데이킨 부인이 내놓는 건 위스키. 아마도 버번 위스키일 겁니다. 미국이니까요. 


알아서 취향껏 한잔씩만 따라 마시라고 말하는 데이킨 부인의 센스가 재밌습니다. 한잔씩 돌려 마셨다는 얘기만 읽어도 왠지 몸이 훈훈한 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그런데 저는 참, 이해안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 장면 뿐 아니라 서양 드라마 같은데 보면 남자들이 사무실에서 온더락스 잔에 얼음도 없이, 안주도 없이 쌩으로 위스키 한잔씩 따라 무슨 물이나 주스 마시듯 마시잖아요? 그런 장면이 하도 멋있어서 저도 사무실에서 좀 따라해 봤습니다만! 일단 한잔 드릴까요 하면 손님들이 놀라 까무러치고, 설령 드신다는 손님이 있어 같이 마셔도 그 독한 맛에 콜록 콜록 기침을 하기 마련입니다. 게다가 안주도 없이! 아무리 술을 좋아해도 저는 아직까지 그 경지는 아닌 듯. 그 술 맛있게 마시는 장면은 아무리 생각해도 술 회사들의 로비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저 혼자 생각입니다. ㅋ 


버번 위스키 얘기를 좀 할까요. 위스키는 혹시 뭘로 만드는지 아세요? 술자리에서 제가 이렇게 물어보면 십중팔구는 거의 대답을 잘 못합니다. 원래 위스키는 보리로 만듭니다. 네, 맥주 만드는 그 보리요. 과정이 좀 복잡하긴 합니다만 보리를 발효하면 맥주가 되고, 증류하면 위스키가 됩니다. 그래서 보리로 만든 위스키를 몰트(Malt) 위스키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살다 보면 보리가 없을 때도 있잖아요? 원래는 위스키에 세금을 열 붙이니까 도망가서 보리 말고 다른 곡물로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어쨌든 보리 대신 귀리, 호밀 같은 곡물로도 위스키를 만들었답니다. 그걸 그레인(Grain) 위스키라고 부르고요. 그런데 보리 위스키를 먹다 보니 곡물 위스키가 아무래도 좀 맛이 덜한 것 같아서 둘을 섞기 시작했대요. 그랬더니 가격대 성능비가 훌륭한 위스키가 태어났다 아닙니까. 그걸 섞었다고 해서 블렌디드 위스키라고 합니다. 발렌타인, 조니워커 같은 것들이 대표적인 섞은 위스키입니다. 


청교도들이 영국을 벗어나 미국에 딱 왔는데 보리가 있을 턱이 없지요. 가만 보니 옥수수 천국이더라 이겁니다. 말이 먹는 귀리(!)로도 술을 만드는데 옥수수로는 못 만드랴 싶어서 담았더니 아, 이게 또 나름 맛이 괜찮더라 이거지요. 이 술을 처음 만든 켄터키 주 버번 지역 이름을 따서 버번 위스키라 부르기 시작했답니다. 지금은 미국에서 나는 위스키를 그냥 버번 위스키라고 부르는데, 미국 알콜 관련 법에 버번이라고 부르려면 미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답니다. 



미국 하면 떠오르는 위스키 중 하나가 잭다니엘입니다. 짙은 갈색에 초콜릿 향을 뿌리는 이 술을, 저도 30대 초반엔 엄청 마셨습니다. 미국 술이니까 잭다니엘도 버번이라고 부르면 되겠거니 하지만, 잭다니엘은 테네시 위스키라고 합니다. 테네시 주에서 만들어서 그렀다는 건데요, 큰 차이는… 증류한 술을 사탕단풍나무를 태워 만든 숯으로 한 번 걸러낸다고 합니다. 그래서 초콜릿 같은 진한 향과 맛이 나는 거라고요.  


데이킨 부인이 내놓은 위스키를 버번일 거라고 추측한 건, 가난한 노동자들이 물건너온 비싼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진 못했을 거라는 생각 때문입니다. 어쨌든 미국인들이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잘 견디도록 버번 위스키도 나름 한 몫하지 않았을까요? 미국이 버번에 대해 대단한 자부심을 갖고 있는 건, 어쩌면 그런 이유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소주를, 엄청 구박하면서도, 여전히 사랑하는 것처럼요.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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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한 국수, 소연

그가 점심을 먹으러 오겠단다. 한 해에 한 두 번 있을까 말까 한 일이다. 멀기도 멀고, 바쁘기도 바쁜 사람인데 특별히 점심을 먹어주시겠다니.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그런데 뭘 대접해야 할꼬? 딱히 생각나는 게 없어서 일단 코엑스 옆 오크우드 호텔 건너편 주차장에 차를 대라 일렀다. 주차요금이 좀 비싸긴 하지만 워낙 넓으니 댈 만하다. 그런데 이 주차장이 얼마 전에 현대백화점 전용 주차장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앞으로 외부 차량이 차를 댈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뭐, 주차요금 내면 되겠지. 


난데없이 주차장 얘기로 샜다. 여튼 주차장에서 그를 만났다. 반갑게 악수를 하고 안부를 물었다. 여전히 변함없는 그 모습이 꽤 보기 좋다. 먹는 게 젤 고민이여, 샤브샤브나 먹을까요, 뭐 이런 수다를 떨면서 주차장 뒷길로 벗어나는데 깔끔한 간판이 하나 보였다. '소연'이다. 국수와 만두 전문이라는. 그도 나도 국수와 만두를 좋아하는 까닭에 저기 한 번 가 볼까, 자연스레 소연으로 들어섰다. 


점심시간이 채 안 되었는데 자리가 거의 찼다. 단체석 테이블 사이, 비어 있는 2인석 자리에 몸을 밀어 넣고 메뉴를 보다가, 국수와 만두를 시켰다. 국숫집 간판 보고 들어왔으면 국수를 시켜야지. 메뉴엔 국밥도 있었고, 보쌈도 있고, 녹두전이나 감자전도 있었다. 물론 막걸리나 소주도 있을 테지. 하지만 국수에 소주를 주문할 내공은 못되어서 그냥 참았다. 



식탁에 깐 종이, 숟가락을 씌운 봉투. 그리고 찬이 나왔다. 깔끔했다. 그리고 국수. 멸치국물로 육수를 낸 국수다. 생긴 건 약간 멀갰지만 호박과 고추, 버섯 고명이 이쁘다. 국물부터 맛을 봤다. 어라, 이거 깔끔하네. 국수도 한 젓가락 입에 넣었다. 깔끔하네. 



흔히 깔끔하다고 할 땐, 우선 깨끗하고, 화려하진 않아도 예쁘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일 게다. 맛이 깔끔하달 땐 복잡하지 않고 자극하지 않으며 단순하면서도 입을 편하게 해준다는 걸 의미할 게다. 적어도 내겐 그렇다. 그리고 소연의 국수는 정말 깔끔한 맛이란 이런 거라고 알려줬다. 



정말 별거 없어 보이는 만두도 쫄깃하고 적당히 간이 배었다. 원래 나는 뚱뚱하고 두부가 잔뜩 들어간 만두를 좋아하지만 뭐 이렇게 작으면서도 피가 탱탱하고 풀 맛 나는 만두도 꽤 괜찮다. 뭐, 소연스럽다고나 할까. 


남자들 먹기에 국수 양이 좀 작은 듯 했지만 국물까지 싹 비우고 나니 모자라단 생각은 들지 않았다. 하긴 만두도 다섯 개나 먹지 않았던가. 이 정도면 점심식사 한 끼, 아주 깔끔하게 즐긴 셈이다. 맛이 깔끔하단 말은 이제 아무데서나 쓰면 안되겠다. 


소연 / 삼성1동 149-10 / 02-577-4490


점심엔 언제나 사람 많다. 저녁엔 가보지 않아서 모르겠다. 보쌈과 빈대떡도 깔끔하다. 소주를 퍼지르는대신 막걸리 한 사발 정도면 딱 좋을 법 하다. 젠장, 쓰다 보니 낮술 또 땡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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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logIcon ^^ 2013.04.02 11: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인연을 담는 식당인가요? 소박한 인연을 만드는 식당인가요? ㅋㅋ
    사진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어 좋네요~ 오늘같은 날씨엔 면이 최고! 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3.04.07 14:48 신고 수정/삭제

      인연이야 어디서든 만들면 되겠지요 ^^

국수의 갑, 국수전골

국수는 누구나 부담없이 즐기는 음식, 이라는 이미지가 강하지만 국수에도 비싼 넘이 있다. 흔히 하는 말로 '갑'이 있단 말이다. 나는 그 갑을 국수전골이라 생각한다. 맛있지만 아무 때나 먹을 수 없는, 어린 시절엔 누군가 사줘야 하고, 나이든 지금은 누군가 귀한 손님이 와야만 같이 먹는 그 국수전골. 


월요일은 우리 사무실 사십대 아저씨 셋이서 점심 먹는 날이다. 뭐 다른 날도 같이 먹긴 하지만, 월요일 만큼은 꼭 먹자, 그렇게 정해서 먹는 날이다. 그러다 보니 은근 메뉴에 신경 쓰인다. 그래봐야 순대국을 제일 많이 먹긴 하지만. 


오늘은 부산국밥 먹자, 고 엘리베이터 앞에서 사장님이 말했다. 난 싫었다. 하지만 보스가 말하는데 바로 토를 다는 건 아랫 사람이 할 일이 아닌게지. 그래서 그냥 실실 웃기만 했다. 내 눈치가 이상했는지 아님 다른 거 뭐? 하시길래 오늘은 특별하게 국수전골 먹어요, 했다. 아 좋지, 그런데 어디?


사무실이 잠실에 있을 땐 롯데백화점 11층에 있는 한우리 국수전골을 자주 갔다. 1인분에 만오천 원. 고기는 호주산. 좀 비싸지만 꽤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직원 수가 많지 않을 땐 회식도 했다. 최고 인기 메뉴였지. 



그런데 지금 사무실 근처에선 국수전골을 먹은 적이 없다. 아마 국수전골하면 그저 한우리가 최고니까 거기가서 먹어야지, 하고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오늘 문득 국수전골이 먹고 싶어서 사실 아침에 슬쩍 한 군데를 찾아놨다.


양대창 구이를 전문으로 하는 집에서 점심 메뉴로 국수전골을 하고 있었다. 일인분에 만육천 원. 강남이라 비싸긴 비싸고마, 머 그런 생각을 했지만, 어쩌랴. 먹고 싶은 날은 먹어야지. 들어가자마자 다른 메뉴는 보지도 않고 국수전골을 주문했는데, 어라, 끓여 나온단다. 



음식이란 맛도 중요하고, 가격도 중요하지만 보이는 것도 꽤 중요한데… 아무래도 점심 시간에 서빙하기가 너무 번잡스러워 그런가 보다 생각하면서도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 들었다. 보글 보글 끓는 국수전골을 바라보고 흐뭇하게 소주잔을 기울이는 것… 아, 상상만 해도 짜릿한데. 



여튼 다 끓여 대접에 담아 나온 국수전골을 보고는 도저히 참을 수 없어 소주 한 병을 불렀다. 이런 국물 음식에 소주가 없다는 건 범죄야 범죄… 혼자 궁시렁 거리며 시켰는데, 오후에 미팅이 있는 사장님은 한 잔도 입에 안 대시고, 또 한 아저씨는 아예 술도 못 마시고… 결국 나 혼자 반 병 꺾고 말았다. 


국물도 진했고 고기도 고소했고 국수도 잘 익었다. 하지만 왠지 한우리보다는 살짝 모자란 느낌이랄까. 이래서 첫사랑이 무서운게다. ㅋ 하지만 굳이 잠실까지 가서 먹느니, 여기서 먹는게 시간이나 뭐 그런 면에선 더 나은 게지. 역시 남자는 먼 첫사랑보다 가까운 여자를... (뭔 소리다냐 ㅉㅉ)


원래 맛집 글을 쓸 땐 적어도 세 번은 가보고 쓴다는 원칙이 있어서 식당 이름은 밝히지 않는다. 그래도 대충 조합해서 검색하면 어딘지 나오겠지만. ㅋ 다음엔 직원들 데리고 가서 낮술 한 잔 먹여야겠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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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가르치는 게 아니다

전날 술을 많이 마신 까닭에 힘들어 어쩌다가 일찍 집에 간 날, 일찍 온 아빠가 신기했는지 딸 아이가 옆에 앉아 이런 저런 얘기를 꺼냅니다. 요즘 새로 사귄 친구들 얘기, 공부 잘 가르치는 선생님 얘기 그리고 얼마 전에 고친 학교 매점 얘기… 일찍 집에 갔어도 일을 핑계 대면서 인터넷을 들여다 보던 아빠 옆에 앉아 뭐가 그리도 재미있는지 쉴새 없이 말을 꺼냅니다.

인터넷 화면 들여다 보랴, 딸 아이 얘기 들으랴, 아무래도 정신이 흩어져있던 아빠는, 응응 그러면서 고개만 끄덕이는데 이 녀석이 갑자기 이렇게 말합니다.
“그래도 난 운이 좋은 편이야. 아빠가 얘기를 잘 들어주잖아”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부랴부랴 컴퓨터를 끄고 딸 아이 눈을 바라봅니다. 오랜만에 일찍 온 아빠랑 수다를 떨 수 있어 마냥 좋아하는 딸 아이 표정을 보니, 내가 왜 진작 아이 눈을 보지 않았나,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눈을 마주 대고 이야기를 시작하니, 아무래도 더 깊은 얘기가 나옵니다. 관절염 진단받은 할머니가 어떻게든 수술 안 하려고 운동하신다는 얘기, 할아버지 옆에서 애교 떤 얘기, 스마트폰 사고 싶은데 시험 기간 때문에 걱정이라는 얘기… 바쁘다는 핑계로 아빠는 미처 알지 못했던 집안의 크고 작은 일을 딸 아이를 통해 듣습니다. 곧 다가올 시험을 걱정할 땐 아빤 성적 따위엔 관심 없다는 말로 달래기도 하고, 시험공부해야 하는데 한 번 손에 잡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가 정말 재미있어 읽고 싶어 죽겠다고 할 땐 그냥 읽으라고 대책 없이 말합니다(애 엄마가 알면 또 한마디 잔소리들을 일입니다만).

사진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11739182@N03/1263985679/

요즘 아이와 부모의 가장 큰 문제는 대화가 없는 거라고 합니다. 하지만 대화라는 거, 억지로 한다고 되는 게 아닙니다. 평소에는 말도 없다가, 그래, 자 우리 대화해보자, 라고 얘기를 꺼내면 모르긴 몰라도 열이면 팔, 구는 싸웁니다. 그럼 어쩌라고? 대화 없다고 뭐라 그러기에 대화하려 했더니 그러면 싸운다고? 어쩌란 말이야?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딸 아이 친구가 이런 얘기를 했답니다.
“우리 아빠는 나한테 딱 한마디만 해. ‘공부해’. 내가 무슨 얘기를 하면 그저 응, 응 고개만 끄떡여. 듣지도 않으면서. 그러니까 아빠랑 말하기가 싫어. 아빠도 내가 말 안 거는 걸 좋아하는 거 같아”
아이와 대화가 없는 건 100% 부모 책임입니다. 부모가 들어줄 생각은 안 하고 할 말만 하니 대화가 없는 거지요. 말하기 전에 먼저 아이 얘기를 들어주고, 아이가 말하게 해야 합니다. 아빠가 내 얘기를 들어준다고 알고 있으면 아이는 말하지 말라고 해도 와서 말합니다. 어른도 마찬가지입니다. 가서 말해봐야 아무 소득이 없는데 왜 가서 말합니까?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아이가 말하고 원하는 것을 들어줄 수 있으면 들어줘야 한다고요. 누구는 이렇게 키우면 버릇없어진다고 말하는데, 버릇은 들어준다고 해서 없어지는 게 아닙니다. 책임지는 방법을 안 가르쳐서 그런 거지.

Conversation

대화는 가르치는 게 아닙니다. 들어주고, 대답하고, 아빠가 할 수 있는 게 있다면 해주는 것, 그게 대화입니다. 아빠와 말이 통한다고 생각하면 아이는 언제든 와서 말할테고, 그럴 때 눈을 마주치면 아이의 진심과 고민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딸은 나한테 와서 통 말을 안해… 라고 말하기 전에 아이가 말하고 싶은 환경을 만들었는지 다시 한 번 반성해볼 일입니다. 반성합시다. ㅜㅜ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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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pp19in.egloos.com BlogIcon 뽀다아빠 네모 2011.04.08 09: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음. 정말 가슴에 와 닿은 말씀이시네요....맞아요....그런데 잘 안되요. 이궁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1.04.08 09:50 신고 수정/삭제

      ^^ 그래서 아빠 하기 어려운 겨 ㅜㅜ
      잘 지내시지? ㅋ

[미련한 다이어트5] 다이어트, 이건 사람 사는게 아니야

살 좀 뺐다고 하면 사람들은 그 결과만 보지, 그 과정이 어떤지는 사실 잘 모른다. 하긴, 나도 결과만 보고 덜컥 따라 했지 그 과정이 이렇게 힘들다는 걸 알았다면 아마 시작도 하지 않았을 거다. 아마 한 번 더 하라면 못할 지도. 

5월 12일 다이어트 시작한 이후로 3개월이 지난 지금, 나는 예전보다 80-90% 정도를 먹으면서 69kg을 유지하고 있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정도는 술도 마신다. 대신 몸을 움직이는 시간이 늘었다. 점심 먹고 삼십분 정도 걷기, 집에서 위핏을 이용한 근력 운동, 일주일에 하루나 이틀은 걸어서 출근하기 뭐 이런 정도다. 어쨌든 아직은 꽤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한 셈이다. 


이렇게 성공적으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었던 건, 무엇보다도 가족들이 많이 도와줬기 때문이다. 끊이지 않고 유기농 채소를 사와 샐러드를 만들어 댄 아내, 아빠 때문에 풀밭이 된 식단을 불평하지 않고 잘 먹던 딸이 아무래도 일등공신이다. 다이어트 기간엔 외식 한 번 못했는데 불평하지 않았고 주말마다 기운 없다는 핑계로 꼼짝하지 않는 아빠를 들볶지 않았다. 정말 먹고 싶은 게 있을 땐 둘이 나가서 먹고 오는 눈치긴 했지만! 

회사 동료들도 꽤 많이 참았다. 우리처럼 규모가 작은 회사에선 누구 한 사람이 밥 안 먹는다고 하면 꽤 신경 쓰인다. 특히 그 사람이 살림 책임지는 사람이라면 더 그럴 거다. 게다가 눈치 보여서 간식도 제대로 못 먹었지, 회식도 제대로 못했지... 진짜로 내가 다이어트 하는 두 달 동안 - 묘하게 사장님도 저녁을 안 드시는 다이어트를 하셨던 까닭에 - 우리 직원들은 회식 다운 회식을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공식적으로 다이어트가 끝나던 날, 그래서 거하게 먹기는 했다. 난 그 날 마무리가 기억이 안 나고 ㅜㅜ 

수백 명의 애인들(!)도 절대적으로 도와줬다. 보통 사람을 만나면 뭔가 맛난 걸 먹어야하는데, 채소 도시락을 싸오지 않나, 식당에 가도 먹는 게 비리비리 하질 않나, 만나는 사람으로선 짜증 날 수밖에 없을 텐데도 잘들 견뎌주셨다. 그 수많은 애인들은 요즘 내가 너무 살이 빠져 볼품없다는 이유로, 다시 살찌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믿거나 말거나! 

자, 인사는 여기까지 하고... 무엇보다 살 빼고 나니 좋은 건 몸이 가벼워졌다는 거다(사실 이건 말할 것도 없는 장점이다). 게다가 그동안 나를 괴롭혔던 자잘한 질병들이 대부분 없어졌다. 속이 항상 더부룩하고 가스가 찼던 것(화장실 가기가 얼마나 편해졌는지), 아침마다 일어나면 어깨를 비롯해 온 몸이 쑤시고 아팠던 것(이건 요즘 꾸준히 운동을 한 탓이기도 하겠다), 샤워하고 나면 온몸이 가려웠던 것(이건 음식을 조절하면서 식품첨가물을 거의 먹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한다), 손을 비롯해 몸이 붓던 일(붓지 않은 생생한 손 느낌이란) 등이 모두 없어졌다. 살 빼지 않았으면 도저히 몰랐을 인생의 즐거움이랄까! 

하지만 이를 위해 정말 많은 걸 희생해야 했다. 무엇보다도 다이어트 기간엔 제대로 먹지 않아 힘이 없으니 인생이 재미가 없다. 성격도 예민해지고, 우울하다고 표현해야할까 항상 기분이 가라앉아 있다. 좋게 말하면 기운 없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성질부리는 거다. 감정 조절이 쉽지 않아 작은 일에도 쉽게 화를 내고, 한 번 낸 화가 잘 풀리지도 않는다. 이런 나를 받아주느라 주변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을 했을지 생각하면 그지 없이 미안하다. 

게다가 외식 절대 금지다 보니 사람을 만날 수가 없다. 술 자리는 당연히 없고 한동안 외부 사람들과 연락을 끊거나 약속을 정중하니 밀어야 했다. 이게 한 두 달 쯤 되다 보면 사람들이 연락을 안 한다. 사람들과 멀어진다는 거, 이거 견디기 힘든 일이다. 이건 사람 사는 게 아니야,라며 매일 투덜대기도 했으니. 살 뺀 이후 그거 복구하느라 열심히 술 달리고 있다 ㅜㅜ

마지막으로 하나 더 꼽으라면 맞는 옷이 없어 옷을 다 다시 사야 해서 옷 값이 많이 든다는 것도 큰 아픔이다. 옛날 옷을 입으면, 진짜 사람 없어 보인다.  

다이어트 끝나고 먹는 양을 조금씩 늘리다 보니, 세상 모든 음식이 어쩌면 다 그렇게 맛있는지. 먹는 즐거움이 얼마나 큰 것인지 새삼 느꼈고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면 인생이 얼마나 재미없는지도 깨달았다. 

내 얘기를 듣고 주변에서 다이어트 하겠다는 분들이 많다. 한약은 어디서 샀느냐, 식단은 어땠으며 운동은 어떻게 했느냐 등등 물어본다. 하지만 다이어트를 해 보니, 사람마다 모습이 다르고 신체가 다르고 상황이 다른 것처럼 다이어트 방법 역시 달라야 한다는 생각이다. 나처럼 많이 먹고 덜 움직이던 사람은 굶으면서 다이어트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적게 먹는 사람이나 이런 저런 일로 신경 많이 쓰는 사람은 이런 식으로 다이어트해선 성과도 없을뿐더러 몸이 많이 힘들지도 모른다. 사람마다 상황이 다르니 결국 자신에게 맞는 다이어트를 찾는 것이 몸도 버리지 않고 살도 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실제로 우리 사무실 식구 중에 나를 포함해 네 명이 지난 세 달 동안 살을 많이 뺐다. 이 중에서 굶은 건 나뿐이고 다들 간식이나 저녁식사 양을 줄이고 운동하면서 뺐다(그걸 보고 있노라니 굶은 게 억울하긴 하지만!). 

이제 겨우 4개월째 접어들면서 다이어트에 대한 글을 쓰는 게 부담스럽고, 지나고 나니 다이어트가 참 쉽지 않았고 참 미련했다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방법은 현명하게 찾아야하지만 행동은 미련하게 해야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식단과 습관을 바꿔 다이어트를 했으니 이 식단과 습관을 잘 유지하면서 기왕 얻은 기쁨을 지키는 것이 큰 숙제다. 뭐, 요즘 같은 분위기론 별로 걱정 안해도 될 듯하다. ^^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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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pp19in.egloos.com BlogIcon 뽀다아빠 네모 2010.08.26 10: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헐! 참 대단하십니다....저도 눈 병때문에 술을 한 달을 못 마셔...덕분에 간이 좋아 졌지만(?)

    지금은 다시 달리고 있습니다. 잠깐 끊었던 술 맛이 얼마나 좋던지....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6 10:54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 잠깐 멀리 했다가 마시는 첫 술.
      눈물 난다이. ㅋ

  • Favicon of http://echoya.com BlogIcon 에코 2010.08.26 17:1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비포앤에프터샷이라도 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7 10:43 신고 수정/삭제

      샷이 머가 필요해
      직접 와서 보셔요 ㅜㅜ

  • Favicon of http://www.iloveuk.kr BlogIcon 행복한꼬나 2010.08.29 20: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축하드려요. 비포앤에프터샷 없나요?? :) 헤헤헤
    그럼 이제 미디어브레인의 만찬은 사라진거에요? 최고였는데.....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9 21:06 신고 수정/삭제

      요즘은 바빠서 만찬은 못하고
      나가서 먹는다네 ㅋ

      (진짜 왜 이르케 바쁠꼬? ㅋ) 꼬나 언제 온다냐 ㅋ

[잠실맛집] 신천 먹자골목 내 오붓한 술집 후쿠

언젠가부터 주인이 바뀌었는지 좀 이상해졌습니다. 더 이상 추천하지 않습니다. ㅜㅜ

누가 어떤 키워드로 내 블로그에 들어오는지 살펴보는 건 꽤 재미있다. 한때 자전거 타면 엉덩이 아프다, 이런 글을 썼더니 ‘엉덩이’로 검색해서 들어오는 사람이 꽤 많았고(엉덩이가 키워드 1위였던 적도 있다는!), 아버지 칠순 얘기를 썼더니 ‘칠순 선물’로 들어오는 일도 있었다. 가끔 누군가가 ‘레이’ 라고 쳐서 들어오는 걸 보면 좀 무섭기도 했고. ^^ 그러다가 얼마 전에 발견한 키워드 한 개는 ‘잠실에서 오붓하게 술 마실 만한 집’이었다. 

한동안 맛집 얘기를 많이 써서 잠실 맛집, 뭐 이런 거와 연관 있었는지 모르겠으나 어쨌든, 이 키워드를 본 순간 오랜만에 술집 이야기 하나 써야겠다는 의지가 불끈 솟아올랐다. 오, 추천할 만한 집이 하나 있다는 얘기다. 

사실 한동안 다이어트 한다고 주지육림(!)을 다 끊었더니 요즘은 누굴 만나도 갈 데가 별로 없었다. 그러다가 나도 우연히 검색해서 찾은 집이 바로 신천에 있는 ‘후쿠’라는 이자까야였다. 신천 이자까야 치면 이 집, 꽤 많이 나온다. 

나도 블로그를 쓰지만, 블로그 추천 집을 잘 믿지는 않는데(헐, 이 무슨!) 이 집은 괜히 끌렸다. 한 번 가보지 뭐, 그러다 보니 어느덧 네 번인가 다섯 번을 가게 됐고, 주절주절 글까지 쓴다. 

후쿠는 청주(사케)와 이런 저런 안주류를 파는 소위 말해 이자까야다. 청주도  꽤 종류가 많고 안주는 양이 많지는 않으나 나름 깔끔하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계란말이. 개인적으로는 날치알 들은 녀석이 제일 맛있었고, 참치 들은 것도 꽤 든든했다는. 소스를 위에 뿌려 나오는데 소스가 너무 많이 묻은 것 같아 소스를 빼고 달라 했더니 다음부터 주문할 때마다 알아서 챙겨주는 센스도 고맙다. 

개인적으로 감동한 메뉴는 쯔쿠노야키라고 닭고기를 스테이크처럼 튀긴 녀석이다. 해물모듬이나 모듬 사시미도 3만5천원에서 6만원 사이에 부담 없이 먹을 수 있어 좋다. 안주를 잘 못 고르겠으면, 오늘의 추천 안주를 달라고 해도 좋은데, 생선 조림류는 좀 늦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청주 병을 시키면 갈은 얼음이 담긴 통에 담겨 나와시원하게 마실 수 있다. 우리는 제사상에 청주를 올리는 문화가 있어 사케를 데워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원래 좋은 사케는 시원하게 마시는 경우가 훨씬 많단다. 

사실, 이 집에서 좀 오붓하게 먹으려면 일찍 가서 맨 안 쪽에 있는 방에 앉아야 한다. 상 밑으로 바닥을 파 놓아서 다리를 내리고 앉게 만든 방엔 테이블이 딱 두 개 있어서 조용히 술마시기 좋다. 난 항상 일찍 가는 편이라서 이 집이 조용한 줄 알았는데 한 번은 아홉시쯤 갔다가 어유, 시끄러워 죽는 줄 알았다. 손님도 많고, 그 때쯤 얼큰하게 술이 오른 사람들의 목소리가 꽤 컸으니 말이다. 자리도 간신히 하나 남은 거 잡았다. 

잠실에서 오붓하게 먹기에 후쿠는 괜찮은 집이다. 과하게 저녁먹고 2차로 가기에도 좋겠지만, 살찐다. ㅜㅜ 그저 시원한 청주와 깔끔한 안주로 부담없이 한 잔 하고 싶다면, 후쿠를 권해본다. 후쿠는 신천 먹자골목 성당 사거리에서 아시아공원 쪽으로 가다가 새마을식당 앞에서 좌회전해 오십여 미터 쯤 들어가면 왼쪽에 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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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ithelink.net BlogIcon 마루날 2010.08.25 09: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마루날로 들어오는 거는 거의 매일 있는 것 같구요.
    가끔 제 실명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는데요.
    그럴때마다 가끔 섬뜩합니다.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5 09:28 신고 수정/삭제

      실명... 은 좀 무섭군요 ^^
      날씨는 궂지만, 좋은 날 되세요~ ^^

  • 풍류대장 2010.08.25 21: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앗! 이집은..

생일 후기

나이를 먹다 보면, 생일이란 거, 그렇게 특별한 느낌이 없다. 물론 앞 자리 초가 하나씩 늘어날 때는 좀 심란하지만, 나만 그런 것도 아니고 슬슬 받아들여야지. 대신 우리 집에선 뒷자리 초는 안 꼽는다. 나는 네 개, 엄마는 여섯 개, 아버지는 일곱 개. 이런 식이다. 


그래도 이번 생일은 지난 몇 해보단 조금 더 특별했다 할까. 생일날 12시가 되자마자 정확하게 들어온 딸 아이의 축하 문자(물론 예약 전송이었겠지만!). 자기 방 서랍 어디를 열어보면 편지와 선물이 들어 있단다. 이 녀석, 자기 없는 동안 아빠 생일 있는 게 마음에 걸렸던지 출국 전날 부랴부랴 편지를 쓰고 선물을 사와 자기 방에 감춰뒀던 모양이다. 편지에는 내내, 아빠 감동 먹었다고 울지마, 라고 써 놨다. 이래서 한 번 눈물 보이면 책 잡히는 거다. ㅜㅜ 


이메일 쓰면서 편지 쓰는 재미를 붙이셨던지 우리 엄마. 선물이라고 담아준 현금 봉투에, 이메일이 아닌 실제 편지를 쓰셨다. 아들이 뭐 그렇게 거짓된 삶을 사는 것도 아닌데(흐음, 그렇다고 내 삶이 모두 진실일 순 없겠으나) ‘진실하게 살고 승리하라’고 쓰셨다. 엄마, 그저 건강하게 잘 자랄게요, 라고 말할 수밖에 없었다. 손녀가 중학생이 돼도, 아들은 그저 아들일 뿐일 테니. 


사장님이 손수 가서 사오신 케이크. 케이크를 만들고 글씨를 써 준 분의 마음도 고맙다. 초에 불을 붙이고 미디어브레인 식구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는 기분, 참 묘하다. 이런 저런 인연으로 함께 만난 식구들에게 그저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더 많이 즐겁게 일할 수 있기를. 


선물로 받은 갈색 노트엔 날마다 한 마디씩 적어보겠노라고 다짐을 하나, 이제 겨우 하루치 소감을 적었을 뿐이다. 내용을 공개할 순 없지만, 메일 보다 긴 문자(내가 지금까지 받은 그 어떤 문자보다도 긴)을 보낸 주일학교 제자에게도 고마움을. 


그리고 과분한 선물 하나. 내게 어울리는 선물일지 모르겠으나, 안 어울리면 선물에라도 나를 맞추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운다. 말할 수 없는 고마움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생일은 지났고, 다시 일상이다. 생일이라고 들뜬 기분도 아니었고 뭐, 시끌벅적한 파티도 없었고, 그렇게 또 한 살 나이를 먹었다. 나이를 먹는 만큼, 더 지혜롭게 살아야 할텐데, 나는 아직도 조급하고, 속이 좁고, 넓게 보지 못하니 어느 만큼 더 먹어서야 좀 더 어른답게 살까 그저 고민만 가득하다. 

생일을 축하해준 내 모든 사람들. 고맙다는 말 외에 또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하긴 사랑한단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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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련한 다이어트4] 적게 먹고 운동하면 요요란 없다

오늘은 다이어트 시작한 지 만 3개월이 되는 날이다. 시작할 때 몸무게는 82kg. 그리고 지난 일주일 내 몸무게와 체지방, 근육량 따위의 데이터는 아래 표와 같다. 카스에서 나온 전자저울로 잰 거라, 몸무게는 정확하겠지만, 나머지는 정확한지 어쩐지 잘 모르겠다. 표 맨 위에 있는 표준값 역시 카스 전자저울 설명서에 나온 걸 옮겼다. 


처음 1주는 채소만, 2주에는 두부, 달걀, 과일, 3, 4주째는 공깃밥 한 그릇 분량을 하루 세 번 나눠 먹었고 두 달째는 세 끼 식사를 다 하되 식사량을 평소의 반 정도로 줄였다. 일부러 줄인 것도 있긴 하지만, 한 달 동안 별로 먹은 게 없다 보니 두 달째 들어서서는 뭐 먹으려도 잘 안 들어갔다. 처음 82kg에서 시작해서 한 달 지나니 73kg을 기록했고 두 달을 넘어가면서 69~70kg을 기록. 결과적으론 두 달 만에 13kg 정도를 뺀 셈이다. 

석 달째부터는 예전 먹던 수준의 80% 정도로 음식을 늘렸고(자연스레 늘었다고 할까) 일주일에 1,2회 정도 술도 마시기 시작했다(사실 다이어트 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게 이런 거다. 사람들하고 같이 어울려 놀지 못한다는 거). 그런데도 여전히 몸무게는 69-70kg 사이를 기록하고 더 늘지 않았다. 먹는 것도 예전 수준의 80% 정도까지 돌아왔는데 몸무게를 그대로 유지한다니? 여기엔 한 가지 비결이 있다. 바로 운동이다. 

내가 굶어서 살 뺐다고 했더니 주변에서 많은 사람이 그렇게 해선 수분과 근육량만 줄어들지 살은 안 빠진다. 결국엔 요요 오고 잘못하면 몸 해친다며 걱정을 많이 했다. 나중엔 모르는 분까지 블로그에 와서 근육량 줄였을 거라면서 운동하라고 걱정해주고 갔다. 솔직히 처음엔 죽죽 살 빠지는 걸 보면서 기운은 없어도 기분은 은근 좋았는데 지나면서 슬슬 걱정이 들었다. 이거 이거 계속 빌빌대는 거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드니 뭐라도 해야겠다 싶은 거다. 그래서 사실 3주째부터 슬슬 운동을 시작했다. 

3, 4주째는 배고파 힘도 없는데 뭔 운동을 할 수 있었을까. 말이 운동이지 사실 이 때는 스트레칭과 맨손 체조 하는 정도다. 기운 없어서 뭐 움직이려고 해도 못 움직인다. ㅜㅜ 예전에 기치료 받으면서 배웠던 맨손 체조 조금하고 닌텐도 위핏의 요가 동작을 따라 했다. 사실 닌텐도 위핏이 운동하는 데 도움이 많이 됐다. 헬스 갈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나 같은 사람한테는 밤에 집에서 가볍게 할 수 있는 닌텐도 위핏이 아주 훌륭한 수단이란 생각이다. 

난 위핏 체험단 아니다. 죄다 돈주고 샀다 ㅜㅜ


하여튼 닌텐도 위핏에 나오는 요가 동작들을 나름 꾸준히 따라 했더니 한 발로 서는 것도 좀 늘고 나름 몸이 조금 유연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거다. 서서 허리를 굽혀 손 끝을 발에 대다가 자주 하다보면 손바닥도 땅에 닿는 거 말이다. 처음엔 이삽십분 정도 하다가 슬슬 사십분 정도까지 시간을 늘렸다. 

두 달째 들어서고 조금씩 먹기 시작하면서 요가와 함께 근력운동을 따라했다. 팔굽혀 펴기, 누워서 상체와 다리를 들어 전신을 V자로 만드는 V자 만들기, 한 다리로 서서 다른 팔과 다리를 흔드는 등등을 따라 했다. 요가와 근력 운동까지 하면 대략 한 시간 정도 걸린다. 

밤에는 이렇게 운동하고 낮에는 점심 먹고 좀 걸었다. 사무실 주변 석촌호수 한 바퀴를 돌면 대략 2.6km. 사무실에서 오가는 거리까지 계산하면 대략 4km 정도 된다. 주말엔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이것 저것 근력 운동을 하기도 했고 자전거도 탔다. 

석 달째 들어서선 몇 년 동안 끊었던 골프 연습을 다시 시작했고 3kg 짜리 덤벨을 사서 이런 저런 덤벨 운동 흉내를 좀 내고 있다. 위핏하는 시간과 이런 저런 운동하는 시간을 다 합치면 하루에 두 시간 정도는 운동하는 셈이다. 물론 매일 이렇게는 못하고 주말 포함해서 일주일에 네 번 정도는 이렇게 한다. 

그런데다가 예전과 달리 몸을 좀 부지런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예전엔 집에서 쉴 때 주로 누워 있기나 했지만 요즘은 재활용품 버리러 내려가고, 청소하고, 설거지도 하고 될 수 있으면 몸을 많이 움직이려고 애를 쓴다. 덕분에 와이프만 신났다. 

이게 겨우 3개월 됐는데 다이어트가 성공했네 어쩌네 결론을 내릴 수는 없을 거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적게 먹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몸무게는 더 늘지 않는다. 먹는 습관과 생활 습관을 바꾸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이다. 나는 먹는 양을 줄였고, 밥만 많이 먹던 예전과 달리 밥은 좀 줄이고 반찬을 많이 먹으며 쓸데 없이 이것 저것 많이 먹는 버릇을 고쳤다. 게다가 몸을 꾸준히 움직이는 건 기본이고. 

하지만 혼자 하는 다이어트는 정말 힘들다. 다음 번에는 다이어트 마지막 시리즈로, 주변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도와줬는지, 다이어트 해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이것도 반드시 있다)는 점을 얘기해야겠다. 두둥!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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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no1salr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10.08.11 11:0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참..
    먹는 재미마저 없으믄..ㅠㅠ
    ※ 마이 먹고 마이 운동하는 건 안될까요..ㅋ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11 11:19 신고 수정/삭제

      그럼 쭉쭉 빠지지는 않겄지 머 ㅋㅋ

      쭉쭉 빠지는 재미라도 있으니 참고 했다네 ㅋㅋ 그거 없었으면 못했을 지도 ㅜㅜ

  • Favicon of http://monomato.com BlogIcon 모노마토 2010.08.11 14:2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 글에 적절한 광고가 하단에 뜨네요 ㅠㅠ
    양파 다이어트라니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11 15:02 신고 수정/삭제

      난 양파 먹고 다이어트 하지 않았음 ㅋ

휴대폰은 즐겁게 살기 위한 도구일 뿐이란다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11
휴대폰은 그저 즐겁게 살기 위한 도구일 뿐이란다

어느 날 사무실에서 야근을 하는데 집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아내가 심각한 목소리로 빨리 집에 와야 겠다는 겁니다. 왜냐고 물어도 그저 빨리 오라고만 하고 전화를 끊습니다. 이게 도대체 뭔 일이여, 라고 생각하다가 내가 뭘 잘못한 게 있나, 곰곰히 생각했습니다. 지난 번에 뭐 지른 거 들통 났나? 최근엔 거짓말 한 거도 별로 없는데? 에이 설마 그걸까? 그건 도저히 알 방법이 없는데? 별 오만 잡생각을 하면서 나름대로 이 건은 이렇게, 저 건은 저렇게 대처해야지 작전을 세우면서 집으로 갔습니다.

집안 분위기가 싸늘합니다. 어라, 이거 사태가 심각하네, 라는 생각이 드니까 솔직히 뭐 잘못한 거도 별로 없는데(!) 덜컥 겁이 났습니다.  도대체 무엇 때문일까. 최대한 무게를 잡고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면서 “왜 그래? 무슨 일이야” 라고 물었습니다. 가시 돋힌 대답이 날라 옵니다. “당신 딸이 나한테 거짓말 했어요”  이럴 땐 꼭 당신 딸이랍니다.

순간 긴장은 풀어지고, 에휴 살았다 싶어서 속으론 웃음이 났습니다만 겉으론 여전히 근엄하게, “도대체 무슨 거짓말을 했는데?” 라고 물었습니다. “얘는 어딨어?” 라며 아이 방을 열어 보니 매로 쓰이는 구두주걱이 널부러져 있고 아이는 한 쪽 구석에 앉아 훌쩍입니다. “자자 흥분하지 말고(ㅎㅎ 저도 좀전까지는 완전 초긴장 상태였으면서도) 살살 얘기해봐...”

결론은 이겁니다. 딸 아이가 진짜 다니기 싫어하는 영어학원을 빼주고 집에서 자습하겠다고 해서 그렇게 놔뒀더니 이 녀석이 말로는 공부한다 해 놓고 지난 6개월 동안 공부는 하나도 안 하고 맨날 휴대폰과 닌텐도로 게임하고, 휴대폰으로 인터넷하고 뭐 그랬다는 겁니다. “아니, 공부를 했는지 안했는지는 어떻게 알어?” 라고 물었는데(사실 성적이 떨어진 건 아니거든요) “그건 다 내 방법이 있어”라며 아내는 더 말을 안 합니다. 눈치를 보니 방법은 무슨 방법입니까. 무서운 엄마가 아이를 협박해서 자백을 받아낸(!) 거죠.  엄마가 무슨 검사도 아니고 췟!

데이터 존 프리 요금제 해 줬다고 구박을 받다니


“아빠가 휴대폰에 데이터 요금제 해주는 바람에 애가 저렇게 됐잖아”라는 게 아내의 주장입니다. 그러니까 아빠도 책임이 있으니 알아서 이 사태를 정리하라는 거지요. 이럴 땐 빨리 상황을 정리해야지 방법이 없습니다. 일단 닌텐도와 휴대폰 압수, 집에서 자습은 하기 어려우니 다시 학원 갈 것. 이 문제는 아빠가 더 이상 도와줄 수 없고 모든 권한을 엄마에게 넘기겠다라고 말하니 딸 아이의 울음이 다시 터집니다.

요즘 아이들 제일 무서운 벌이 휴대폰 뺏는 거랍니다. 딸 아이도 마찬가지입니다. 게다가 아빠가 모든 권한을 엄마에게 넘겼으니 백날 말해봐야 소용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거지요. 결국 아이는 결국 휴대폰 없이 한 달을 살았습니다. 한 달 살아보니 예상과 달리 아이는 집에 있는 인터넷 전화 쓰면서 잘 버티는데 도리어 어른들이 불편해졌습니다. 아이가 학원이다 어디다 다녀야 하는데 정작 어른들이 연락을 못하니 마음이 급한 거지요. 결국 한 달 반만에 딸 아이는 데이터 요금제는 해지했고 수신만 가능한 상태로 휴대폰을 돌려 받았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이에게 디지털 기기를 사주는데 인색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들은 디지털 기기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삶을 살아야 하는데 기왕이면 더 빨리 친해지고 더 잘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데이터 존프리 요금제를 해 준 것도 그런 까닭입니다. 덕분에 아이는 휴대폰으로 검색도 잘 하고, 게임이나 벨 소리도 잘 찾아 받습니다. 게다가 이제 휴대폰 다루는  솜씨는 아빠보다 더 낫습니다. 이거 어떻게 하더라, 고민하고 있노라면 어느 틈에 그 기능을 찾아서 가르쳐 줍니다. 할아버지 할머니는 이미 오래 전부터 손녀에게 휴대폰 강습을 받았고 잘 가르친다고 소문나서 몇몇 할머니 친구분들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기능과 사용법은 환경만 만들어 주면 딸 아이가 혼자 알아서 잘 익힙니다. 그러나 휴대폰 문화는 아이가 알아서 배우지 못합니다. 아빠는 스스로, 공공 장소에서는 시끄럽게 통화해선 안된다라고 가르쳤음을 자부합니다. 덕분에 딸 아이는 공공장소에서 당연히 이어폰을 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휴대폰을 절제하는 법 만큼은 아직 못 가르쳤습니다. 아이에게 휴대폰의 모든 기능을 다 찾아주는 날(데이터 요금제는 결국 뺐습니다),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이 디지털 기계를 쓰는 이유는, 사람들끼리 더 잘 얘기하고 더 편리하게 살기 위한 거란다. 기계에 빠져 기계만 쳐다 보고 살아선 안되는 거야. 아빠는 네가 필요한 기계를 앞으로도 얼마든지 사주겠지만, 니가 그 기계를 다루길 원하지 그 기계에 빠져 사는 걸 바라진 않는다. 그런 문제가 또 생긴다면 아빠는 또 기계를 빼앗을 수 밖에 없을 거야. "

솔직히 딸 아이는 예배 시간이나 수업 시간에 지루하다며 아빠에게 문자를 보내기도 하고(!) 식구들 식사하는 자리에서 휴대폰을 만지작 거리기도 하며 잠자기 전 침대에 누워 휴대폰 음악을 듣습니다. 이 아이의 삶에서 휴대폰을 뺀다는 건 사실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휴대폰이 사람을 위한 것이지, 사람이 휴대폰을 위해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을 아이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아빠는 아이가 이 사실을 잊지 않도록 꾸준히 잔소리를 할 겁니다. 어쨌거나 앞으로 몇 년 동안은 아빠가 이런 기계를 사주는 물주가 틀림없으니까요. 이 정도면 잔소리할 자격은 충분히 있는 거 아니겠습니까.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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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10.05.14 13: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앞으로 물주로서 평생 잔소리 하시려구요??? 아이에게 선물 했으면 그 물건을 쓸 권리도 부여하셨으니 줬다 뺐었다는 하지 말으셔야져 ㅋ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5.14 13:05 신고 수정/삭제

      ㅎㅎ 물건을 쓸 권리는 줬지만
      물건의 노예가 될 권리는 주지 않았습니다! ㅋㅋ

      가끔 잔소리하는 재미도 없으면
      물건 사주는 재미도 없죠~ ㅋㅋ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10.05.14 15:0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현이는 핸펀 사달라말라 말도 없었는데..
    저희가 애 잃어버릴까봐 하나 붙여줬거든요..
    서연이는 여섯살때부터 어여 핸펀 사내라고 갈굼을..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5.14 15:15 신고 수정/삭제

      ㅎㅎ 오빠가 쓰는 걸 보면 서연이도 쓰고 픈게지. ㅋㅋ
      처음엔 다 어른들이 불편해서 사준다네.
      없으면, 여전히 어른들이 불편하고 ㅜㅜ ㅋㅋㅋ

  • Favicon of http://monomato.com BlogIcon 모노마토 2010.05.14 15: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1년 후에 세현이에게 아이폰을 줘야겠습니다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5.14 16:20 신고 수정/삭제

      아이폰 쓰다 쓰다 고장나면 줘도 되겠네.
      그러나 속 마음을 보니 세현이에게 아이폰 주고
      아빠는 새 폰을 사겠다는 뜻인게지? ㅋㅋ

  • 진주애비 2010.05.21 19: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왜 애가 혼나는데
    내가 더 혼나는 기분이 드는건지...왜.왜.왜 ㅡㅡ.

가문의 영광?! - 블코 인터뷰에 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인적으로 블로그코리아(이하 블코^^)와 좋은 인연이 있고, 그래서 블코에 애착이 많은 편이기도 합니다. 뭐, 그렇다고 다른 메타블로그에 애착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도체, 이게 뭔 소리여!). 하여튼 이런 저런 인연이 있어서 블코와 잘 지냈는데, 어느 날 황송하게도 블코 인터뷰 요청이 오더군요.

처음에는 필로스님이 요청을 하셨는데, 인터뷰 뭐 이런 거에 나가는 게 익숙하지도 않을 뿐더러 괜히 창피하기도 하고 그래서 말로만 하겠다고 해 놓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지요. 미뤘다기 보다는 개겼다(!)고 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이런 저런 일로 블코와 술 자리도 몇 번 갖게 되고, 그러다가 송구하옵게도 블코의 이지선 사징님이 직접 인터뷰 요청을 하셨더랍니다. 뭐, 도저히 거절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이번에 응하지 않았다가는 술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던 터라 어쩔 수 없이^^ 부끄럽게도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쁘게 이미지도 만들어 주시고, 좋은 얘기만 나오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그나저나 술 취한 사진을 쓰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엉겁결에 낸 사진이지만, 아, 저 아래 사진에 나온 배는 도저히 어쩔 수가 없군요. >.<

별 내용도 없고, 보잘 것도 없는데 블코 인터뷰 실어주셔셔, 다시 한 번 '가문의 영광'임을 대외적으로 선포하며, 앞으로 블코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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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1.30 10:2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제가 막 방명록에 '블코인터뷰' 얘기를 썼는데 그때 포스트 작성중이셨네요. 이런 이심전심이? 암튼 축하드립니다. 아니, 레이님 인터뷰를 하게 되어 제게 큰 기쁨입니다.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0 10:22 신고 수정/삭제

      저도 지금 막 보고 댓글 열나 달고 있는 중입니다 ^^ 제가 고맙지요 뭐~ ^^

  • Favicon of http://mepay.co.kr BlogIcon mepay 2008.01.30 10: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드립니다. 정말 기쁠것 같습니다. 인터뷰내용 보러 가야겠습니다.^^
    항상 즐겁게 레이콘텐츠 보고있는데..당연한 결과 입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0 11:16 신고 수정/삭제

      아우~ 괜스리 민망할 따름이라는 ^^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kuls.net/~hyangii/tt BlogIcon hyangii 2008.01.30 11:4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엠파스에 적을 두셨었군요... 저도 한때는 엠파스 참 잘갔는데, 군대간 100일동안 로그인 안했다고
    메일을 휴면도 아니고 싹 다 지워버려서!!! ㅠ_ㅠ

    인터뷰 축하글 남기려다 괜히 엠파스생각에 문성(文聲)을 높였네요 :)

    레이님 글보고 맨날 침흘리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0 15:05 신고 수정/삭제

      별 말씀을요 ^^ 자주 찾아와 주시니 제가 고마울 따름이죠 ^^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1.30 16:3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아 멋지세요! +_+ 인터뷰 내용 보니까 재밌던데요?
    회사 블로그에 통째로 캡처해서 올리고 싶어졌음. 사장님 소개글에 뒤이어서 말이에요.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0 17:10 신고 수정/삭제

      멋지기 뭐가 멋져... 배 땜시 챙피해~ ㅋ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1.30 20:1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 추카드려요~
    언제쯤 블코에 인터뷰를~
    저도 가문의 영광을 주세용~~
    아자아자~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1 09:43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근데 그 영광은 제가 드리는 것이 아니에요~ 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1.30 21: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허허.. 당신이 배를 논하면 되나?.. 내 배가 서럽지 않겠나?...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1 09:43 신고 수정/삭제

      세상의 모든 배는 다 서러운 법이에요 >.<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1.31 22:52 신고 수정/삭제

      (블코 글에도 올린 리플이지만 다시 한 번~)
      세상의 모든 '배'에 축복을~ ㅋㅋ

  • 손통 2008.01.31 09:2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혀~~~ 조금더 있으며 방송국 인터뷰 보게될날도 있겠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1 09:44 신고 수정/삭제

      헐 전 인터뷰 울렁증이 있어서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1.31 23:1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짠이아빠님에 이어 레이님도 블로그스타 반열에 오르셨네요
    이런 분들께 댓글을 올리는 제가 더 영광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2.01 15:13 신고 수정/삭제

      켁. 전 스타는 아닙니다 ^^ 진짜로 아니에요~ ㅎㅎㅎ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2.06 12:2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머 축하보다도 뱃살동호회 가입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인감요..ㅋㅋ
    해피 설 하시라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2.18 18:25 신고 수정/삭제

      정현아범은 배 나올라믄 아직 멀었잖여? 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02.18 01: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오~ 레이님 사진이다아앗~!!!!
    머리숱이 많으시군요~!!!! ^^
    레이님은 생각보다 터프한 느낌?! 저는 왜 횡설수설하는 느낌....?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2.18 18:25 신고 수정/삭제

      아니 그럼 제가 머리숱이 없는 줄 아셨나요? ㅋ 아, 상상만 해도~ 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02.24 04:13 신고 수정/삭제

      머리숱이 어엄청 많다~의 느낌을 초월한 느낌이잖아요.

      근데....인터뷰는 지금에사 봤는데..거기서 제 이름을 발견....@^.^@ 몰랐어요.... 좀 민망했지만.....감사드려요~~~ 인사가 좀 많이 늦었네요...암튼 올블100에 든 것보다 더 기뻤삼용~ 오호호~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2.24 15:00 신고 수정/삭제

      ^^ 유명하신 샛별님께서 머 그 정도 가지고 그르세요~ ^^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더만요~ 아, 부럽~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