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재주많은 만보계, HJ-113

걷기 운동으로 살을 빼보겠다고 야심찬 다짐을 한 지도 2주가 지났다. 2주 동안 운동 실적을 보자면, 초라하기 그지 없다. 원래 목표로 삼았던 출퇴근은 겨우 2번 했을 뿐이고, 점심 먹고 걷기도 그리 많이 하지 못했다. 게다가 저녁에는 송년 모임이 많아 하도 잘 먹어대니, 살 빠지는 건 애당초 기대하기도 힘든 일이다.

그래도 좀 변화가 생기긴 했다. 이번 주 내내, 점심 먹고 사무실 근처 석촌호수를 한 바퀴씩 돌고 있다. 이 패턴만 잘 유지하고, 일주일에 두 번 걸어서 출퇴근만 해도 목표는 달성한 셈. 그런데 이렇게 그냥 걷기가 심심해서 기계를 하나 장만했다. 바로 만보계다.

사실은 만보계 대신 GPS가 내장된 운동 전문 시계를 사려고 했었다. 가민 Garmin 같은 데서 나온 GPS 시스템을 사면 GPS로 운동 거리와 경로 등도 알아볼 수 있고 운동 기록도 컴퓨터에 저장할 수 있으니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운동을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사실은, 기계가 더 갖고 싶긴 했다). 그런데 GPS 내장된 시계 혹은 소형 컴퓨터들은 아무리 싸도 20만원은 넘겨줘야 한다. 가민 제품 같은 경우에는 이럭 저럭 하다 보면 금새 30만원. 처음 몇 번은 지를까 말까 고민을 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오버라는 생각이 들었다. 참자, 참고 대신 만보계를 사자. 뭐 이렇게 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만보계 혹은 만보기. 이름만 들어도 아저씨 틱하다. 흔히 만보계라 하면 허리에 차는 그 네모 납작한 형태의 까만색 플라스틱 덩어리를 생각하기 쉽다. 솔직히 몇 개 모델을 인터넷에서 찾아봤는데 너무 아저씨 틱해서 사고 싶지가 않았다. 그러다가 우연히 발견한 넘이 바로 옴론 Omron의 HJ-113 워킹 스타일이다.

일단 아저씨 틱하지 않은 것이 마음에 들었고, 보폭을 입력해 두면 걸음 수 외에 거리, 칼로리 소모량 등을 다 계산해주는 것도 마음에 들었다. 무엇보다 1주일치 기록을 자동 저장하는 메모리 기능이 좋았다. 오케이! 이거면 되겠다 싶어 바로 질렀다. 가격은 3만원 중반대.

패키지 안에는 본체, 배터리, 배터리 커버를 여는 미니 드라이버, 스트랩, 클립, 각종 설명서가 들어 있는데 일단 일본어 설명서는 패스. 한글 설명서가 잘 되어 있어 세팅하는데 어려울 건 없다. 혹시 매뉴얼을 잃어버릴 때를 대비해서 설정 기능을 간단히 설명하면…(이건 순전히 나를 위한 포스팅이다 ㅋ).

배터리를 넣고 설정 버튼을 누른다. 순서 대로 시간, 분, 몸무게, 보폭을 입력한다. 각 설정 항목의 값을 바꾸려면 메모리 버튼을 누르면 된다.

설정 1 시간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설정 2 분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설정 3 체중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설정 4 보폭 입력(메모리 버튼으로 변경)

나중에 다시 설정 값을 변경하려면 설정 버튼을 길게 누르면 된다. 아예 초기화 하려면 본체 뒷 면에 있는 리셋 버튼을 클립 같은 걸로 누른다.

중요한 것은 보폭을 재는 것이다. 보폭을 정확히 입력해줘야 거리가 비교적 제대로 나온다. 그럼 어떻게 보폭을 잴까. 어차피 사람의 보폭이란 것이 기계처럼 정확한 것이 아니라 오차가 있을 수 있으므로 평균 값을 찾아 입력하는 것이 좋을 수 밖에. 난 방에서 다섯 걸음을 걷고 그 거리를 잰 다음 5로 나누어 내 보폭을 계산했다. 평균 값은 68cm.

이 보폭이 맞느냐 틀리느냐 하는 걸 검증하는 방법은 별 게 없다. 나 같은 경우, 사무실 주변에 있는 석촌호수 산책로에는 거리 표시가 되어 있다. 이 거리 표시에 맞춰 걸어 보고 만보계에 나타난 수치와 얼마나 오차가 있는지 확인하면서 보폭을 조정하는 수 밖에.

기본적으로 워킹 스타일이란 이름도 마음에 들고 아저씨 틱하지 않아서 마음에 들고 일주일치 메모리 기능이 있다는 것도 마음에 든다. 운동 기록을 엑셀에 표기해두려고 하는데 메모리 기능이 없다면 하루 단위로 체크하기가 아주 갑갑했을 것이다.

어쨌든, 이틀 동안의 기록을 공개하면 첫 날은 9,454 둘째 날은 8,795를 걸었다. 아직 1만을 돌파한 날은 없으니 오늘은 1만 정도 돌파해 봐야 겠다.

ps> 이 넘 모양이 이쁜데다가 걷는 정보가 차곡 차곡 쌓이는 게 재미있어서 여성 분들 중에도 탐내는 분이 있다. 하긴 꼭 운동한다는 개념 보다는 보행 기록을 보관하고 걸음 수를 늘려 본다는 의미로 따지면 재미있는 액세서리가 될 수도 있겠다. ^^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2.17 11:3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5만이나 10만 등등의 중간지점들을 돌파할 때마다(누적) 뭔가 귀여운 캐릭터들이 함께 성장하는 시스템이었으면 저 역시 샀을지도! (날마다 힐 신는 주제에...- -;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7 11:45 신고 수정/삭제

      오호, 그거 재미있는 아이디얼세! (이거 특허권 등록해야 되는 거 아니여??) ㅋㅋ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12.17 13: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5만이나 10만 등등의 중간지점들을 골파할 때마다(누적) 뭔가 연금이나 캐시백포인트가 누적되는 시스템이었으면 저 역시 샀을지도!(날마다 지름질 하는 주제에...--;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7 13:59 신고 수정/삭제

      뭐, 뭔가 자극적인 그림이 조금씩 드러난다든가... 그런 거였으면 더 좋지 않을까요 ^^ (아, 상상된다. 누군가 만보기를 들고 열심히 흔드는 모습이!!)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17 18: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액세서리가 되지 않기를 기원함다요..ㅎㅎ

  • Favicon of http://echoya.com BlogIcon 에코 2008.12.18 09: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흠,. 마사이워킹 신발에,.위핏에,.만보계까지....


    살빠지시겠어요~!!! 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9 11:45 신고 수정/삭제

      에코님 우리 같이 살빼기 경쟁할까요~ ㅋㅋ

  • ^^ 2008.12.18 11:4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최고의 장비로 최상의 효과를 누리시길...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9 11:45 신고 수정/삭제

      장비는 최상이 아닙니다만, 최상의 효과는 항상 꿈꾸는 거지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19 09:2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참에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난 나이키로 가볼까나?..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9 11:45 신고 수정/삭제

      다리가 좀 나으셔야 나이키를 신으시던, 뭘 신으시던 하시지 않겄어요? ㅋㅋ

  • 말짜 2008.12.19 20: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ㅎㅎ 하루종일 먹은량을 칼로리로 계산해주는거 있음 좋겠다.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0 14:38 신고 수정/삭제

      그걸 다 알고 나면... 비참할텐데??

  • . 2009.12.07 20: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이거 가지고있는데, 이건 꺼지지 않는 건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