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맛집]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중경신선로

불냄비를 뜻하는 '훠궈'는 우리 말로 하면 중국식 샤브샤브일테다. 중국에서는 비교적 대중적인 음식이고 2004년에 갔을 땐 커다란 냄비 대신 1인용 냄비를 놓고 먹는 개인용 훠궈가 유행인 듯 싶었다. 냄비 하나 앞에 놓고, 맥주병 각자 앞에 놓고 먹는 모습이 우리에겐 좀 낯설긴 했지만. ^^
 
여의도 한양아파트 사거리에 있는 우정상가 지하에 가면, 훠궈 전문점인 중경신선로가 있다. 신선로 외에 다양한 중국 요리도 있긴 한데, 난 아직 이 집에서 훠궈 외에 다른 요리는 시켜보질 않았다. 어쩌면 몰라서 못 시킨 것일 수도 있다.
 
항상 중경신선로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면 '훠궈', 이 집에서는 '신선로'를 시킨다. 메뉴판 맨 뒤 쪽에 있는 신선로 요리를 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신선로 탕 하나를 시키고, 그 안에 빠뜨려 먹고 싶은 걸 고르면 된다. 고기류는 한 접시에 8천원에서 1만원, 채소류는 2천원에서 3천원, 만두나 면류는 3천원에서 4천원, 해물류는 5천원 정도 한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나면 기본 반찬을 차려 준다. 조그맣게 썰은 단무지와 무채, 중국식 짠지 세 가지다.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차를 따라주는 모습이 기이하다. 주둥이가 1미터는 됨직한 긴 주전자로 멀리에서 따라주기 때문이다.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따르는 모습을 보면 박수가 절로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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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훠궈, 신선로다. 태극 무늬 모양의 냄비에 한쪽엔 붉은 육수가, 한 쪽엔 흰 육수가 들어ㅓ 있다. 한약재로 낸 이 육수들은 생긴 것처럼, 붉은 색은 맵고, 흰 색은 담백하다. 아마 맵기로 따지면 신선로의 홍탕도 빠지지 않을 터이다. 톡 쏘는 매콤함에 자신이 없다면 섣불리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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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오는 소스다. 고기를 찍어 먹든, 채소를 찍어 먹든, 해물을 찍어 먹든, 자기 좋은데로 먹으면 된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넘은 땅콩 소스, 오른쪽은 간장 소스일테다. 아무래도 매운 녀석은 땅콩 소스에, 안 매운 녀석은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게 좋을 테지만, 매운 걸 좋아하는 나는 둘 다 매운 맛으로 도배를 한다. ^^ 어떤 훠궈 집에서는 소스 값을 따로 받기도 한다는데, 이 집은 그런 건 없으니 모자라면 얼마든지 더 요청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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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문한 고기는, 소고기 등심이다. 소고기를 얇게 썰어 나온 이 녀석은 1인분에 1만원. 고기 중에서는 제일 비싸다. 이 외에 양고기, 삼겹살, 닭고기 등이 있는데, 양고기는 실제 맛은 소고기와 비슷하지만 웬지 냄새가 날 거 같다는 거부감이 좀 있고, 삼겹살은 익혀놨을 때 모양이 그다지 맘에 안든다. 마치 곱창 같은... 닭고기는 별로 안 좋아하니 열외 ^^ 하여튼 이 날 소고기 두 접시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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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는 좋아하는 대로 고르면 된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버섯은 빠짐 없이 올랐고, 육수에 적셔 먹는 맛이 괜찮은 청경채와 배추도 골랐다. 잘 익은 감자 역시 든든한 음식이 될 터이고, 무엇보다도 특이한 것은 얼린 두부다. 얼린 두부를 탕에 넣어 익혀 먹으면 쫄깃한 맛이 그만이다. 두부 껍질을 먹어보라고 서빙하시는 분이 강력히 요쳥했지만, 그건 다음으로 미뤘다. ^^
 
여기에 후식으로 만두와 생면은 기본. 이 정도면 한끼 식사로는 과하기는 하지만, 가끔 과하게 먹어주는 저녁도 필요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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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이 끓기 시작하면 먼저 채소 류를 넣는다. 채소 국물이 우러 나와야 맛이 개운해지기 때문이다. 청경채와 배추를 넣고 익는데 시간이 걸리는 감자를 먼저 넣는다. 다시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버섯 류를 넣고, 그리고 고기를 넣는다. 그 다음 부터는 자기가 먹고 싶은 건 알아서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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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것이 좋다고 모조리 홍탕에 넣지는 마라. 보통 반반씩 넣기는 하는데 먹다 보면 매운 걸 못 먹는 사람들은 백탕에만 의지하게 되니 적당히 조절하면 된다. 면이나 만두는 일단 백탕에 넣고 끓인 다음 홍탕쪽으로 옮기면 된다. 처음부터 홍탕에 넣으면 매운 맛이 배어서 끝까지 먹기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매콤한 맛과 담백한 맛이 어우러지는 중경신선로는 샤브샤브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할 만한 요리다. 대개 샤브샤브는 담백한 맛으로 먹지만 훠궈는 매운 맛과 담백한 맛이 같이 있어 새로운 경험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몸에 좋은 한약재로 우려낸 육수라 먹으면서 땀을 쭉 빼면, 그야 말로 보신한 느낌도 든다.
 
색다른 요리가 땡기는 날이라면, 여의도 중경신선로, 강추할 만하다.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 대신 두 사람이 먹는다고 하면 5만원은 쉽게 넘을 테니, 약간의 부담은 각오 해야 할 듯 하다. / FIN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4.28 21:5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홍콩에서 먹어봤어요..
    소,돼지,닭,해물 등등 가지가지 쌓아놓구선 구멍뚫린 국자에 담가 샤브샤브로 먹었던 기억이..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8 23:09 신고 수정/삭제

      아무래도 홍콩이나 중국에서 먹는 거랑은 분위기가 조금 다를 듯 ^^ 중국에서 먹을 땐, 저 백탕 안에서 20센티는 될 듯한 생선 대가리가 튀어 나와 깜짝 놀랐다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28 23:2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음.. 신천에서 최근에 먹었던 어바웃 샤브가 저렴하면서 괜찮은 곳.. 여긴 좀 색다르고 일단 하드웨어가 그곳보다는 무척 좋다는 느낌...ㅋㅋ

  • 신블로거 2007.12.28 10: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데이트 코스로 좋을거 같아서 담아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