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캐스트, 그 속에 담긴 이중적 의미

2008년 12월, 블로그 계의 가장 큰 뉴스거리는 아마도 네이버의 오픈캐스트일게다. 네이버와 네이버 아닌 것으로 구분되는 우리나라 인터넷 환경을 고려할 때, 네이버의 메인을 외부에 공개하겠다는 오픈캐스트는 대단한 변화임에는 틀림없기 때문이다. 운 좋게도(정말 운 좋게도 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겠다. 네이버하고 별로 친하지도 않고, 게다가 뭐 그리 뛰어난 파워 블로거도 아닌데 ^^) 오픈캐스트를 미리 써 볼 수 있는 베타캐스터에 초대를 받았다. 블로그 업에 종사하는 사람으로서, 이럴 땐 괜히 재고 말고 할 거 없다. 고맙습니다, 하고 냅다 받아들이는 것이 최고다.

12월 15일부터 오픈캐스트의 베타 테스트가 시작됐다. 아참, 오픈캐스트 해봐야지라는 생각이 불현듯 들어 네이버를 찾은 것이 새벽 1시. 이미 200명이 넘는 베타캐스터들이 캐스트를 발행해 놨다. 면면을 보니 티스토리는 물론 네이버에서도 날린다고 하는 블로거들은 죄다 모인 듯! 유명 블로거 명단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면 지금 가서 베타캐스터 명단을 수집하면 될 듯 하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쉽게 말해 오픈캐스트는 외부 인터넷 사이트(주로 블로그가 되겠지만)의 링크를 네이버 메인의 일부 영역에 걸어주겠다는 뜻이다. 캐스트는 링크를 모아 놓은 일종의 북마크 같은 것으로, 발행하는 사람이 자기가 쓴 글이던, 자기가 인터넷에서 본 좋은 글이던 링크를 모아 발행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볼 수 있는 방식이다. 내가 쓴 글이나 내가 좋은 글 링크를 모아서 캐스트로 발행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걸 받아볼 수 있다는 얘긴데, 뭐 MP3 사이트에서 말하는 공개 앨범하고도 비슷한 개념일게다.

오픈캐스트, 이렇게 발행한다
이 캐스트 중 일부는 어떤 특정한 규칙에 따라(이건 나도 모른다, 네이버 맘이겠지) 네이버 메인에 노출되고 로그인한 경우에는 내가 구독한 캐스트가 나타난다. 네이버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고르는 수고를 캐스터들에게 양도하는 셈이고, 캐스터들은 좋은 뉴스를 발굴하면서 자기 블로그의 트래픽을 높일 수 있는 기회다. 독자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캐스트를 구독하면서 필요한 정보를 손쉽게 받아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추측컨데, 네이버 입장에서는 다음의 블로거뉴스와 같은 오픈 편집 시스템을 도입해야 할 필요성은 느꼈을 테고, 기존 메타 블로그가 하는 방식과 그대로 하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그래서 나름대로 머리를 써서 만든 것이 오픈캐스트일게다.

오픈캐스트의 발행 방식은 이렇다. 내가 추천하고픈 글의 링크를 오픈캐스트에 등록한다. 이 링크 중 몇 개를 골라(8개 혹은 10개 정도 된다) 캐스트에 등록한 후 발행하면 된다. 그러면 이 리스트가 내 캐스트를 구독한 사람의 네이버 메인에 있는 오픈캐스트 영역과 오픈캐스트  메인 페이지, 혹은 네이버 메인 등에 나타난다.

내가 발행할 글을 등록한다는 점에서는 기존의 RSS 등록 방식과 차이가 없지만, RSS아닌 링크를 등록한다는 점이 다른데다가, 일종의 북마크 같은 리스트(이것이 바로 캐스트다)를 만들어 발행해야 하기 때문에 한 번에 여러 개의 글을 모아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링크를 등록하기 때문에 내 글 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글도 모아 발행할 수 있다는 점도 크게 다르다.

오픈캐스트에 담긴 이중적 의미
매사에는 동전의 양면 같은 점이 있듯이, 이런 방식을 채택한 오픈캐스트도 몇 가지 양면성을 띤다. 일단 손 댈 일이 많다. 링크를 일일이 따다가 넣어 줘야 하고 제목과 출처도 입력해야 하고 이미지도 넣어야 한다. 한 번에 몇 개의 글을 넣어주자니 손이 많이 가는 건 사실이다.

게다가 다른 사람의 글로 내 캐스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생각하기에 따라서 이중적인 면이 강하다. 기본적으로는 추천의 의미라고 볼 수 있겠다. 캐스터의 성향에 따라 좋은 글을 모아 추천해주는 것이니, 이런 의미에서 캐스터는 편집장과 같은 역할이다. 어차피 발생하는 트래픽은 글의 원 소유자에게 돌아가는 것이니 어찌 보면 누이 좋고 매부 좋고가 된다.

반면, 글 주인의 동의 없이 링크를 끌어간다는 점(예를 들어 여러 이유에서 네이버 노출을 거부하는 글 주인이 있을 수 있다), 다른 글을 이용해 자신의 글을 묻어 홍보할 수 있다는 점 등에서는 활용 여부에 따라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 내 글이 네이버에 나가지 않게 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장치도 결국엔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이미 있는지 여부는 파악하지 못했다).

오픈캐스트, 진정한 오픈을 위해
네이버의 거대한 트래픽을 한 번이라도 경험해 본 사람이라면, 오픈캐스트가 미칠 영향력에 대해서는 기대감이 클 만하다. 새벽부터 수많은 블로거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오픈캐스트를 개설한 것도 이를 입증하는 사실이기도 할 게다. 이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과연 오픈캐스트는 정말로 오픈의 의미를 실현하는 것일까.

오픈캐스트가 진정한 오픈의 의미를 가져갈 것인지, 네티즌의 네이버 종속을 강화하는 것일지 솔직히 베타 오픈 하루 만에 판단하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일게다. 어쩌면 괜스레 의심 한 번 해보는 까탈스러움일 수도 있을 게다. 그러나 한 가지는 명확하다. 시대는 이미 오픈을 원하고 있고 오픈으로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는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려했던 수많은 시도가 결국 실패하고 말았음을 잘 알고 있다. 네이버의 오픈캐스트가 그 이름에 걸맞은 진정한 오픈, 열린 인터넷을 구현하는 아름다운 첫 시도가 되기를 주제넘게 부탁해본다.


  • Favicon of http://foog.com BlogIcon foog 2008.12.15 12:5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생각해보니 정말 다른 이의 글을 링크시킬 수도 있군요. 멍청해서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했네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5 13:24 신고 수정/삭제

      ^^ 이제 시작하신 분들은 다 자기 글이 많으신 분들이라, 굳이 남의 글 링크할 필요가 없으신 거죠~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15 13:4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무래도 뭔가 있지 않겠나..란 의심만 쌓아 가고 있습죠..후훗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5 13:52 신고 수정/삭제

      ㅎㅎ 그러게... 그게 과연 뭘까? ㅋㅋ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필로스 2008.12.15 14:3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저는 처음부터 뉴스나 다른 블로그 글을 링크하는 게 주목적일 거라고 생각했는데(북마크 공유) 자기 글을 발행하는 게 주목적이군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5 14:46 신고 수정/삭제

      사람에 따라 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 제가 어제 일차로 살펴보니까 대부분 자기 글 위주로 발행들 하셨더라고요. 그런데... 결국 사람들이 낚이는 건(!) 내용을 누가 썼느냐가 아니고 제목인데다가, 일단 들어가면 이것이 그 사람 글인지 아닌지 잘 알 수가 없으니... 그런 면에서는 다른 사람의 글을 잘 링크하는 사람이 유리할수도 있겠고.. 여튼 이 부분은 좀 더 지켜보고 생각이 정리되는대로 다시 한 번 글을 써야 할 듯 합니다.

  • Favicon of http://indepth.kr BlogIcon 똘똘 2008.12.15 14: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사용해 보았는데, 손이 정말 많이가는 작업이더군요. 어찌 보면 내부팀이 있어 관리 하던 영역을 외부로 확장하는 ... 모습처럼 보이는데, 아직 베타니까 더 좋게 변화 되기를 바래야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5 14:48 신고 수정/삭제

      네, 이게 손이 많이 가서 사실 얼마나 자주 할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저처럼 제 글로만 채울 생각을 하고 있다면... 전 하루에 한 개 쓰기도 버거우니까... 최소 8개 정도의 글을 모아 발행한다고 했을 때... 일주일에 한 번 발행하기도 쉽지 않다는 거죠. 이런 점에서는 다른 사람들 글 모아서 발행하는 사람들이 훨씬 자주 할 수 있겠지요?? 여튼.. 좀 두고 봐야지 싶습니다. ^^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8.12.15 14: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네이버 캐스트(제가 보기엔 완벽한 오픈은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 이렇게 부릅니다.)는 조금 더 오픈을 해야 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드네요.
    구독을 해도 네이버 메인(로그인한 상태)에서만 확인이 가능한 거네요. -_-;
    RSS형태의 발행도 없는 것 같고...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암튼 레이님 네이버 캐스트는 구독신청했습니다.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5 14:58 신고 수정/삭제

      이거이 네이버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데다가, RSS로 내 블로그를 읽는 사람들은 굳이 할 필요가 없는 서비스라서리.. 물론 나처럼 여기저기에 글을 쓰는 사람들이라면 한 곳으로 모아 제공한다는 의미는 있겠는데... ㅋㅋ 우옜거나 구독해 주셔서 감사! ㅋㅋ

  • Favicon of http://www.designlog.org BlogIcon 마루 2008.12.15 18: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말씀하신 부분에 백배공감하지만, 오픈캐스트를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줄창 자신의 글이나 유용한 콘텐츠를 링크해 발행에 급급하기 보다는 가장 자신이 정성을 쏟아 만든 알짜배기 콘텐츠만 모아 미니웹진을 꾸려보는 것도 즐거운 시작이겠죠?
    블로그를 바탕으로 한 또 하나의 정보공유 표현방식의 가능성이 엿 보여 기대하고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5 20:28 신고 수정/삭제

      그럼요~ 결국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법이지요~ ^^

  • Favicon of http://japanplaza.tistory.com BlogIcon JNine 2008.12.15 22: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네이버의 창조적 카피란 참 대단한 능력 같습니다. 소셜북마크+뉴스캐스팅을 통한 편집권의 제한적 이양+구글의 원본링크...결과적으로 로그인을 통해 네이버의 서비스를 이용하게 하고(기존 블로거도 네이버에 가입하지 않으면 캐스팅 서비스 사용 불가), 마음만 먹으면 사용자 성향 분석도 할 수 있겠고, 은밀한 광고도 가능하겠군요(이미 캐스터 가운데 그런 경향을 보이는 사이트 발견). 그리고 더 많은 수를 차지할 비로그인 사용자에게는 '네이버'에서 고른 수익성 높은 캐스트를 너무도 쉽게 골라서 노출 시켜줄 수 있는 점도 있구요.

    오픈캐스트...보자마자 양날의 검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ㅎㅎ
    캐스트를 구독하고 구독 신청한 것을 RSS로 받아볼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만...안해줄 것 같아요;; RSS로 엮이면 필요한 캐스트만 구독신청하고 굳이 네이버 안들어가고도 양질의 콘텐츠를 얌얌...네이버가 가장 싫어할 유저 탄생이려나요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6 09:38 신고 수정/삭제

      RSS를 지원할 생각이 있었으면... 오픈캐스트 같은 건 하지 않았을 거란 생각도 들고... 여튼 저도 좀 더 써 보면서 반향을 봐야 할 듯 합니다. 이래저래 네이버는 팬도 많고 안티팬도 많은데... 어찌케 잘 어우를 것인가가 고민이지 않을까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16 14: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제가 분석한바로는 네이버에서 일부 티스토리나 다른 블로그 쪽으로 빠져나간 트래픽과 메인 트래픽을 꾸준히 유지하기 위한 또다른 전략쯤이라고 생각됩니다. 이거 일반 사용자들은 정말 이 고생해서 네이버 트래픽 올려주는 꼴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되던데.. ㅜ.ㅜ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6 15:22 신고 수정/삭제

      ㅋㅋ 일단 고생스럽긴 해요. 캐스터들이 그 고생을 해서 과연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라는 건 좀 두고봐야 알겠지요 ^^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8.12.20 00: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뭐 좀 보려고 하면 자꾸 로그인 하라고 해서...쩝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0 14:37 신고 수정/삭제

      그것도 큰 문제죠 ^^ 로긴한 네이버 사용자만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라서요~ ㅋㅋ

  • Favicon of http://adari.tistory.com BlogIcon 아다리 2008.12.22 15: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윗분처럼, 네이버 외의 파워블로거들을 새롭게 잡아두기 위한 전략으로밖에 보이질 않는군요..그래도 네이버의 영향력이 워낙 강한지라;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3 10:50 신고 수정/삭제

      그 영향력이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것 아닐까요 ^^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12.23 10:2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제 눈이 이상해요 ..
    전 오케스트라, 그 속에 담긴 이중주의 의미 ... 로 읽었어요..
    한참 읽다보니 아니 이중주나 오케스트라 얘긴 ..???
    그러구 나서 다시 제목을 보니 ..
    전 요즘 이상해요 .. 헛게 보이고 제가 하지도 않은 말을
    남들은 모두 들었다구 하고 ..
    아마도 의료보험 혜택을 제대로 받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벌써 노환이??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3 10:50 신고 수정/삭제

      요즘, 저희 사장님도 그러십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