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만에 글 300개를 쓰다

지금 읽고 계시는 이 글이, 레이토피아 블로그의 300번째 글입니다. 사실 비공개로 써 놓은 글이 몇 개 있어서 실제로는 300개를 조금 넘지만, 블로그에 있어서 공개되지 않은 글은 글이 아니므로^^ 이제서야 제대로 된 300개를 채웠다 할 수 있겠습니다.

남들은 일 년에도 천 개씩 쓰는데 겨우 300개가 머 그리 대수냐 하겠지만, 제게 있어 글 300개는 약간의 심리적인 효과가 있습니다. 목표로 했던 하나의 능선을 넘었다고 해야 할까요. 이젠 두 번째 능선인 500개를 넘어야 할 차례가 된 거지요. 게다가 블로그가 제대로 검색에 걸리고 로봇들이 고정적으로 찾아오려면 글이 300개 정도는 되어야 한다고 했던 누군가의 얘기가 떠오르기도 합니다(누가 그랬을까, 이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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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레이토피아 블로그는 제가 만든 최초의 블로그는 아닙니다. 2003년 10월 엠파스에서 블로그를 시작했고, 그 뒤에 태터툴즈를 만나면서 설치형으로 독립했었죠. 그러다가 제 주변의 이런 저런 상황들이 크게 변하면서 엠파스 블로그는 방치했고, 설치형 블로그는 폐쇄해버렸습니다. 조만간 엠파스가 네이트와 통합된다고 하니 방치된 엠파스 블로그도 어떤 형태로든 변화가 오긴 하겠네요. 잠깐 카운트를 해 보니 엠파스 블로그에 약 400개 정도 글이 있던데, 아깝지만 그냥 잘 묻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여튼 레이토피아 블로그는 올 12월 24일이면 만 2년이 됩니다. 300개를 쓰는데 2년이 걸렸는데 내년까지는 200개를 더 써 500개를 채워보자 뭐 그런 목표를 세워 보는 걸로 300개 기념 포스팅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끝내자니 이거 뭐 공지도 아니고, 이벤트도 아니고, 일기도 아니고, 묘한 글이 되어버렸네요. 그래서 요즘 느끼는, 블로그 마케팅에 대한 생각 하나를 정리해볼까 합니다.

클라이언트 담당자 한 분이 얼마 전에 모 업체에서 받았다며 제안서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대충 요약하면 이런 겁니다. 한 달에 500만원 정도를 내면 블로그에 월 글 30~60개, 스크랩 500회, 방문자 300만을 만들어주겠다는 겁니다. 네고해서 300만원 정도로 해준다는 얘기도 곁들입니다!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서비스에 비하면 엄청난 양인 거지요. 회사에서 높은 분이 이걸 주셨다면서 어찌해야 하냐고 물어보는 겁니다.

지금 저희가 하고 있는 서비스에 비하면 엄청난 물량인거지요. 500이면 비싸네, 이런 거 100에 해주겠다는 데도 있던데요, 라고 얘기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솔직히 제 상식으로는 매일 1, 2개의 글을 발행하고 스크랩 500개, 방문자 수 300만을 만들어 낼 방법이 있다는게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비용을 들이면 가능할 수도 있겠지요. 그런데 500만원(그것도 네고해서 300만원) 정도의 비용으로 그런 게 가능할까. 저는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결국 제가 이해한 해답은, 누군가 마케팅 툴(!)을 돌려 자동화(!)하지 않고서는 도저히 해답이 없다는 겁니다.

사실 몇몇 마케팅 커뮤니티를 통해 블로그에 콘텐츠를 복사해 전송해주는 툴들이 유포되고 있다는 얘기는 들었습니다. 심지어는 허위 블로그를 만들어 놓고 그 블로그로 콘텐츠를 스크랩하는 서비스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네이버와 네이버 아닌 것으로 구분되는 우린 인터넷 구조의 특성 상, 클론 블로그를 운영하는 경우가 종종 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자동화 툴은 어찌 보면 효율을 높여주는 좋은 도구입니다만, 이것이 무제한으로 콘텐츠를 복사하는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이 씁쓰레할 따름입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블로그에서 나에게 유용한 정보를 찾았을 때 느끼는 그 희열을 경험했을 겁니다. 어디 식당을 가고 싶은데 거기 주차장이 있는지 없는지, 공구를 하나 샀는데 이거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쓰는지, 내가 궁금해 하는 어떤 것을 누군가도 같이 궁금해 하고, 그 경험담을 올려 놓은 글을 찾았을 땐 정말 기쁘지요. 반면, 그런 정보를 찾으려 했더니 수없이 카피된 브로셔 일색의 똑같은 글만 나온다든지, 유료 리포트 정보만 쏟아지는 경험도 했을 겁니다. 아마 뒤에 나오는 경험을 더 많이 했겠지요. 원하는 정보를 찾기까지 시간이 훨씬 많이 걸린다는 겁니다.

블로그를 통해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는 꼭 필요한 고객 서비스일 겁니다. 기업의 이미지를 개선하는 작업도 될테고요. 그러나 저렇게 기업 입장에서 써낸 똑같은 글을 수없이 많은 블로그에 복제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정보를 배포하고, 소비자들이 읽게 한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겠지요. 그러나 그것은 블로거의 개인적인 성향이 포함되었을 때의 이야기지, 반복되는 똑같은 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은 결국 스팸이라는 오명을 쓰게 될 뿐입니다.

블로그를 통해 세상과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굉장히 큰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마케팅이라는 이름을 둘러싼 스팸 전략으로 블로그 스피어가 물들어버린다면, 쓰레기 더미에서 옥석을 찾는 일에 지친 사람들이 결국 블로그를 떠날지도 모르겠습니다.

물론 적당한 량의 정보를 배포하고, 사람들이 이를 접하게 하는 일 자체를 반대하는 건 아닙니다. 어느 정도 적당한 수준의 배포는 필요하다고 저도 인정합니다. 그러나 도를 넘어 지나치게 쏟아지는 홍보물은 블로그 스피어를 어지럽게 할 뿐 아니라 기업에게도, 개인에게도 도움이 안 됩니다. 말로 하긴 쉽지만, 행하기는 정말 어려운, 중용의 미덕이 필요할 때입니다.

ps> 300개 기념으로 번개를 칠까 했는데, 연말이라 약속도 매일 있고, 이번 주는 일주일 내내 달려야 하는 관계로, 그냥 오늘 저녁에 만난 분들과 조촐하게 파티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ㅋㅋ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2.10 12:0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300개 기념 포스팅 댓글 1등..일까요? 0_0;;
    축하드립니다~! 저도 어서 분발해야겠어요. 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0 13:34 신고 수정/삭제

      흐음, 댓글 1등에겐 무슨 선물을 줄꼬?? ㅋㅋ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8.12.10 12:0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드립니다. ^^
    조만간 있을 레이토피아 2주년도 미리 축하드립니다.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0 13:34 신고 수정/삭제

      땡스! 2주년은 12월 24일이니께, 그 땐 특별한 잔치가 필요없을 듯 ㅎㅎ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10 13:1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슬슬 이사준비 할까봐요..
    신변잡기는 엠블에 남기고..
    이것저것 자료도 모으고 글도 남기고..
    날 정해지면..
    초청장은 형님께 받는걸로 합지요..(ㅡㅡ)b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10 13: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축하.. ^^ 선물은 뽀뽀로 대신..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0 13:46 신고 수정/삭제

      요즘 많이 외로우시져?? 유난히 뽀뽀를 많이 찾으시네... ㅋㅋ 받은 걸루 하겄습니다! ㅋㅋ

  • Favicon of http://gamsa.net BlogIcon 양깡 2008.12.10 15:3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뽀뽀로 대신하죠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0 15:39 신고 수정/삭제

      제가 빠질테니, 짠이아빠님과 양깡님이 서로 하세요. 저는 다 받은 걸로 치겠습니다. ㅋ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12.10 17:0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이제 30개 넘겼어요 .. ㅜㅜ
    멋지세요. 존경스럽구^^ ...

    그리고, 어제의 팀버랜드 .. 제겐 경악이었습니다.
    전 분명히 그 고운 두발에 검정색 RYN일거야 했는데 흑흑
    책임져요~!! (구매를 고려해봤다가 레이님께 완전 급좌절 당함..)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0 17:23 신고 수정/삭제

      고운 두 발이란 멘트를 좋아해야 할지, 싫어해야 할지, 저도 지급 급당황스럽다는! ㅋㅋ

  • Favicon of http://ㅠ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12.11 17: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요즘 전
    블로깅에 급 슬럼프가 온듯하네요
    꾸준히 포스팅하시는 모습 쭈욱 지켜보겠습니다

    연말로 치닫아도 전 약속은 전혀 없고..에혀~~

[책] '입소문의 기술' - 블로그 마케팅 감 잡기

블로그 마케팅에 관심 갖는 사람들이 꽤 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블로그는 아직도 마이너 비즈니스다. 블로그에 익숙한 사람도 많이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이 더 많다는 얘기다. 블로그 마케팅 선두 기업(아자!)에서 일하다 보니 ^^ 글쟁이인 나한테도 블로그 마케팅이 뭐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꽤 있다. 아니, 물어보자는 건 핑계고 ^^ 그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한테 와서 이런 얘기를 한다.

"이런 이런 일이 있는데, 이거 블로그로 만들어 띄우면 대박나겠어?" (아씨, 니가 블로그 좀 만들어 주면 안되겠니?)

내 대답은 한결 같다. "일단 만들고 시작해 보세요"(난 못 만들어. 니가 만들고나 나서 얘기해…)다. 블로그가 뭔지 만들어 보지도 않았고 글도 써보지 않은 사람들이 어디서 블로그 마케팅이 뜬다는 얘기 하나 듣고 와서 이거 되겠어 라고 물어보면 내가 무슨 점쟁이도 아니고 그걸 뭐라고 답할 수 있단 말인가. 일단 만들어 보고, 시작하고, 블로그 스피어 안에 들어가야 그 가치를 알 수 있는 법이다.
 

'만들기나 하고 얘기해'라는 식의 대답을 들은 사람들 대부분은 살짝 기가 죽어 ^^ "그럼 뭐부터 해야 되는데?"라고 묻는다. 그 때부터 나는 험난한 블로그 라이프에 대해 얘기하기 시작한다. 블로그를 그리 만만히 보면 안돼, 글만 쓴다고 되는 건 아닌데다가, 어쩌구 저쩌구… 솔직히 나는 그렇게 친절한 상담가는 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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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가 해줄 수 있는 얘기를 딱 정리한 책이 라이온북스의 "입소문의 기술"이다. 나는 두서없이 얘기나 할 줄 알았지만, 이미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 얘기를 책으로 내놓은 것이다. 원 저작자는 고구레 마사토와 이시타니 마사키라는 일본 블로거이고 대한민국 대표 파워 블로거(ㅋㅋㅋ) 짠이아빠님이 번역했다. 

짠이아빠님과 나의 특수 관계(!)를 떠나 독자로서 말하자면, 블로그 마케팅에 대해 이렇게 깔끔하게 정리해 놓은 책을 나는 이전에 보지 못했다. 블로그 마케팅의 장점부터 시작해서 가장 기본적인 효과 분석과 확산 방법까지 잘 소개되어 있다. 뜬구름 잡기식의 이론서가 아니라 블로거가 직접 블로그를 만들고 운영하면서 경험했던 얘기들을 써 놓았기 때문에 블로그 마케팅에 이제 막 발을 담그려는 사람들에게는 진짜 도움이 많이 될 책이다. 알기 쉬운 말로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한두시간 정도면 간단히 독파할 수 있을 정도이다.

따라서 이 책은 전문가를 위한 책은 아니다. 블로그를 잘 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다 아는 얘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제 막 블로그를 시작하려는 기업과 블로그로 수익을 내보려고 시도하는 개인에게는 기본적인 원칙을 세우기에 딱 알맞는 책이다. 곁에 두고 있다가 한 번씩 잊을만 하면 읽어보고, 아, 초심으로 돌아가야지, 그런 마음을 먹을 수 있는 책이라는 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번역서의 한계일까 국내 상황에 대한 분석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블로그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들이 급증하고 있고, 짠이아빠님이 그 선두에서 열심히 뛰고 있으므로 조만간 좋은 책이 한 권 더  선보일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마치 내가 짠이아빠님한테 책 한 권 더 쓰라고 조르는 형국이다 ^^).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8.08.22 18: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입소문의 기술 한국판을 기대하고 있는 독자중에 한 사람입니다. ^^ 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8.22 21:40 신고 수정/삭제

      우리 모두가 참여해서 멋진 작품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8.22 20:1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어여 짠이아빠님께 싸인받을날이 왔음합니다..^^
    이번에 저도 이책보고 제 블록을 옮겨볼까를 신중히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티스토리는 초대장이 있어야하더군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8.22 21:41 신고 수정/삭제

      뭘 고민하세요. 그런 건 말씀만 하시면 바로 날라갑니다~ 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8.25 09:03 신고 수정/삭제

      온라인 일기장으로 조용히 살 것인가..
      진정한 블로그를 만들어 볼 것인가..
      의 고민이시군요..(ㅡㅡ)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