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맛집] 부드럽고 쫄깃한 주꾸미 요리, 몽대주꾸미

2007년 6월 28일, 우연히 이 식당 앞을 지나다가, 식당이 없어진 걸 발견했습니다. 무슨 양곱창 집으로 바뀌었더군요. 글이 아까와 남겨 놓긴 합니다만, 이 식당은 없어졌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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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과 연체동물인 주꾸미는 낙지나 오징어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쳐주는 녀석이지만 ^^ 쌀알 같은 알이 밴 4월에는 그 맛이 낙지나 오징어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부드럽고 쫄깃해, 봄엔 주꾸미, 가을엔 낙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대표적인 봄 먹거리다. 게다가 이번 겨울이 이상하리 만큼 따뜻했던 까닭에 서해안에서는 이미 주꾸미 잡이가 한창이란다. 그렇다면 지금은 신선한 주꾸미를 먹을 수 있는 좋은 기회. 비록 예외 없는 꽃샘추위와 때아닌 3월의 눈 때문에 서늘한 요즘이지만, 그래도 봄은 봄인 법. 주꾸미가 아니 당길 수 없다.

석촌호수 인근에 있는 몽대쭈꾸미는 작지만 주꾸미 맛을 제대로 볼 수 있는 괜찮은 집이다. 몽대는 안면도에 있는 동네 이름이라는데, 이곳에서 잡은 주꾸미를 직접 공수해 쓴단다. 어쨌거나 입맛이 살살 돌기 시작하는 봄 저녁, 오늘 우리의 저녁 식사는 주꾸미 숯불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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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대쭈꾸미에 들어가 앉으면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바로 삶은 홍합. 쌀쌀한 날엔 저절로 그리워지는 바로 그 홍합이다. 때에 따라 홍합 알이 굵기도 하고 작기도 할 텐데, 우리가 찾은 3월 초엔 홍합 알이 그리 굵지 않았다. 게다가 홍합 껍질도 시커먼 녀석이 아닌 약간 알록달록한 넘. 홍합도 수입한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은데, 아마 그런 부류가 아닐까 싶다. 그래도 홍합 국물은 여전했다. 주 요리가 나오기 전, 가볍게 털어 넣은 소주 한 잔의 쓴 맛을 가시게 하기엔 홍합 국물도 충분했으니 말이다. 홍합 인심은 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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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주 한 잔 기울이고 있노라니 숯불과 함께 양념을 입은 주꾸미가 나온다. 처음 이 집에서 주꾸미를 먹었을 땐 주꾸미가 좀 크다는 생각이 들긴 했는데, 크다고 해서 질기거나 그러지는 않았다. 양념을 입힌 모든 구이가 다 그렇듯이 지글지글 타는 연기와 냄새는 구이 집에서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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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시간이 흐른 후 알맞게 구워진 주꾸미. 아무래도 주꾸미가 제 철이긴 제 철인가 보다. 지난 번 겨울에 먹었던 주꾸미보다 부드럽고, 쫄깃한 게 그만이었다.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적당한 양념은 맵다기 보다는 개운하다는 느낌을 준다. 양념이 빨리 타는 까닭에 판을 두 세 번 갈 때까지 주꾸미 구이는 사라지고, 소주병은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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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선 꼭 챙겨 먹어야 하는 볶음밥. 숯불구이를 시켜도 주꾸미 볶음밥을 해준다. 적당하니 익은 김치와 무가 아삭아삭 씹히는 쾌감을 주고 고소한 깨소금으로 감칠맛이 돈다. 부른 배를 두드리면서도 결국 끝까지 싹싹 먹고 말아야 하니, 이렇게 먹어서는 살 빼기 쉽지 않을 일이다.

이 정도면 별 다섯 개 만점에 4점. 그다지 살갑지 않은 주인 아저씨가 서빙하지만 반찬이나 홍합에 인색하지 않다는 점도 이 집의 큰 장점이다(이렇게 써 놨는데 다른 사람들이 갔을 때 인색하면 정말 할 말 없어진다 ^^).

롯데월드 뒤, 잠실4단지 레이크팰리스와 석촌호수 사이길로 배명중고등학교 쪽으로 내려가다 보면 국민은행 석촌동 지점이 있는 사거리를 건너게 된다. 사거리에서 같은 방향으로 조금만 더 내려가다 보면 왼쪽(국민은행 쪽에서 보면 길 건너)에 몽대쭈꾸미라는 노란 간판이 보인다. 2사람이 먹을 수 있는 주꾸미 숯불구이 소는 1만8천원, 중은 2만4천원 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3만2천원 정도로 예상할 수 있지 않을까. 크지 않은 식당이어서 여러 명이 몰려 가기에는 좀 부담스럽지만 서너 명이 모여 소주잔 기울이기에는 괜찮은 집이다.

식당 앞에 4-5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있고, 자전거를 타고 간다면 식당 앞 보이는 곳에 잘 놔두면 된다.

그리고 마지막 샷~ 형… 생일 축하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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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우리가 흔히 쭈꾸미라고 부르는 녀석의 바른 표기는 주꾸미란다. 그래서 이 글에서 주꾸미 요리를 가리킬 때는 주꾸미라는 표현을 썼고, 식당 이름인 몽대쭈꾸미는 고유 명칭임을 존중해 그대로 쭈꾸미라고 표기했다.

몽대주꾸미 위치 보기 by Google Ma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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