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라이다로 하루 50km를 가다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가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그런데 이 구간, 참 묘합니다.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습니다만 뱅뱅 돌아가는 데다가 차가 막히기라도 하면 한 시간 반은 그냥 넘습니다. 지하철은 2호선 잠실에서 타고 5호선 여의나루에서 내리면 됩니다만 이거 역시 여의도를 끼고 외곽으로 돌아야 합니다. 물론 유람선(!)을 타고 가도 됩니다만 유람선은 시간을 맞춰야 하고 그나마 저녁 때는 일찍 끊어집니다. 택시는 너무 비싸서 못 탑니다. ^^

이런 저런 고민을 하다가 그냥 스트라이다로 달려 보기로 했습니다. 잠실에서 여의도까지 한강시민공원 자전거 길로 16km. 제가 있는 사무실에서 잠실 시민공원 진입로까지 1km 정도 되고 여의도 기점에서 최종 목적지까지 2km 정도 되니 편도로 약 19km네요. 아무리 안 달려도 시속 15km 정도는 날 테니 넉넉하게 한 시간 반이면 충분히 도착하겠다 싶었습니다. 마침 여의도 목적지가 새로지은 오피스텔이어서 샤워시설도 다 되어 있다고 하더군요.

그럼 뭐 걱정할 일이 없네요. 갈아 입을 옷을 챙기고 물도 넉넉히 넣고 약속 시간 한 시간 반 전에 잠실 사무실에서 출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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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전에는 집에서 마포까지 자전거로 왕복 50km를 출퇴근 했던 적이 있어서 처음 가본 길은 아니었습니다. 물론 그 때는 데오레급 MTB를 타고 다녔지요. 스트라이다는 단거리용 자전거라고 저도 스스로 생각했습니다만 뭐 다른 자전거도 없는 데다가 까짓 거 한 번 가보자 그런 오기도 생겼더랍니다.

출발은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시간은 오후 2시 반. 게다가 요즘 햇볕은 장난 아니게 뜨겁습니다. 그 시간엔 자전거 도로에 사람도 별로 없더군요. 얼굴이 화끈 화끈 달아오르고 팔이 타는 것을 느끼면서 그렇게 여의도로 열심히 달렸습니다. 그러나 생각처럼 쉽게 갈 수는 없더군요. 오랜만에 타는 장거리(!)인데다가 날이 뜨거웠습니다. 중간에 두 번 쉬었고 가져간 물 1리터는 이미 바닥 났습니다. 노량대교 밑 구간 약 1km 정도는 노량대교 때문에 항상 그늘이 져 있는 곳인데, 그 구간이 정말 고맙더군요.

마지막 있는 힘을 다해 원효대교 및 여의도 기점에 도착했는데 맞바람이 불기 시작합니다. 자전거 타시는 분들은 다 알겠지만 맞바람 치면 앞으로 나가기가 너무 힘듭니다. 지칠 때로 지쳐 있던 저는 스트라이다 핸들에 거의 매달리다시피 하면서 남은 2km를 기어(!) 갔습니다. 게다가 하필이면 그날 따라 순복음교회 주변에서 1만여 명이 모여 시위를 하는 바람에 순복음교회 근처 목적지에 바로 가지고 못하고 뱅뱅 돌아가야 했지요. 그래도 도착하니 4시. 예상했던 시간을 딱 맞췄습니다.

스트라이다를 타다 보면 많은 분들이 이것 저것 물어보는데 대개 그 질문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얼마냐 둘째 속도는 어떠냐는 것입니다. 속도계를 달지 않아서 막연히 시속 15 – 20km 정도 난다고 얘기하곤 했는데 딱 그 말이 맞는 듯싶었습니다. 예전 MTB로 다닐 떄는 평속이 약 23 – 24km 정도였는데 그에 비하면 아무래도 스트라이다 속도는 떨어지는 셈이지요.

여의도까지 왕복 38km. 그리고 집까지 왕복 12km. 이렇게 50km를 달렸습니다. 하루에 샤워만 네 번을 했고요. 당분간 여의도엘 다녀야 하는데 아무래도 스트라이다로 다니기는 조금 힘들지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엔진이 튼튼하면 걱정 없겠지만 이 뜨거운 여름 날에 스트로 헉헉 대며 다닐라니 모양새도 영 안 좋을 것 같더군요. ^^ 그래서 자꾸 스프린터형 미니벨로가 눈에 들어오는데 지를까 말까 고민 중입니다.

여튼 스트라이다 사고 하루에 가장 많이 달린 날이었습니다. 참 대단한 스트라이다입니다. 잠실에서 여의도 구간에는 그렇게 심한 언덕이나 구릉은 없지만, 한 번도 자전거를 끌고 올라간 적이 없을 정도로 잘 굴러 갑니다. 그러나 ^^ 편도 10km 정도의 도시형 자전거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네요. 적어도 저에게는 하루 50km를 달리기엔 좀 버거웠습니다. / FIN

  • ㅡ ㅡ 2007.06.22 17:0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대단하십니다~ 스트라이다로 50Km라...
    몸살 안 나셨답니까??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6.22 20:32 신고 수정/삭제

      몸살은 안 났구, 몸살 나기 직전이었습니다~ >.<

  • 손통 2007.06.24 20:0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장하다 레이님. 하루에 샤워를 4번씩이나~~~~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6.25 22:16 신고 수정/삭제

      껍질 다 벗겨지는 줄 알았다는~ >.<

  • Favicon of http://mintichest.blogspot.com/ BlogIcon 민트 2007.06.25 21:2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자전거 귀엽네요^^ 저도 나중에 스트라이다 한 번 타보고 싶네요. 그런데 바퀴가 작아서 페달을 열심히 밟아야 될 텐데 50키로라니 정말 대단하십니다 'ㅁ'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6.25 22:17 신고 수정/삭제

      네 기회가 되면 꼭 타보세요 참 좋은 자전거입니다. ^^ 그리고 저 스트라이다로 남산 올라가시는 분들도 있다 하니 저는 그 분들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발의 피랍니다 ^^

  • 위풍당당 2007.07.20 21:5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T_레이님!
    작년부터 욘석을 꾸준히 보고있는데요
    주변에 자전거를 즐겨 타는 사람이 없어서... 홈피에 님들 올린글들로 묻는 것을 대신하고
    여기 저기 물어보고 있습니다.
    너무 갖고 싶은녀석인데.. 가격도 만만하지 않고.. 실용성 뭐 이런거 따지다 보니 선듯 지르질 못하고 있구요.
    그래도 매정하게 끊질 못하고 계속 주저주저하고 있지요
    출퇴근용으로 거리는 왕복22km 언덕구간이 3군데 정도 있는데... 한두 곳은 무척 심한정도이고...
    그러다보니 일반 미니벨로나 mtb로 선회하는게 낫지않을까 고민중입니다.
    근데 한번 타구 싶어서 ㅋㅋ
    아후~~~ 안달이나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7.20 23:34 신고 수정/삭제

      ^^ 스트라이다는 생각보다 잘 나가는 자전거입니다. 거리가 좀 만만치 않기는 합니다만, 편도 11km 정도면 다니실 만 하다는 생각이 들고요 언덕의 길이가 어느 정도나 되는지 그걸 좀 염두에 두셔야 할 것 같습니다. 스트라이다는 주행 능력 보다는 접어서 보관할 수 있다는 이동 능력이 뛰어난 자전거니까, 혹시 속도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스트라이다 대신 스프린터형 미니벨로를 사시는게 더 좋을 듯 하구요. 스트라이다는 여유 부리면서 샤방샤방 그렇게 타는 자전거라는 점 ^^ 그래서 도시에 정말 잘 어울린다는 점 ^^ 그런 점을 염두에 두시면 좋을 듯 합니다.

  • 롭... 2007.08.16 13: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질러라 로드~
    아싸~~

  • Favicon of http://ssing.net BlogIcon 임태훈 2008.03.07 13:2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헉. 쉽지 않으실텐데..
    화이팅입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7 13:42 신고 수정/삭제

      네 그날 저렇게 한 번 하고 몸살 나기 직전이었더라는 ^^

[자출일기] 거침 없는 심야의 자퇴길

새벽을 향해 달려가는 오전 세 시. 심야의 자퇴길은 언제나 그렇듯 항상 거칠 것이 없다. 볼 사람도 없고, 설령 본다고 해도 알아챌 사람도 없으니, 남 보기에 우스운 헬멧도 꽁꽁 눌러 쓰고, 시골 할아버지처럼 보이는 형광 발목 밴드도 양 쪽 모두 동여맨다. 귀여운 빨간색 꼬리등과 반짝이는 라이트를 켜면 이젠 준비 끝. 나는 마치 전투를 앞에 둔 사람처럼 긴장하며 스트라이다에 올라 탄다.

사무실 출발은 오전 2시 20분. 집까지 오는 5km 퇴근 길은 출근 길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사람도 없고, 차도 많지 않다. 인도든 차도든 내 가고 싶은 길로 열심히 달리면 끝. 적당히 신호도 떼 먹으면서, 낮에는 절대로 할 수 없는 대로를 가로지르면서 나는 하루종일 쌓인 심신의 스트레스를 날려 버린다.

심야 자퇴길의 가장 무서운 적은, 나보다 더 거침 없는 자동차들. 석촌호수 옆 횡단보도를 제 신호에 맞게 건너고 있다 보면 맞은 편에서 달려오는 차들의 속도가 무섭다. 혹시라도 저들이 멈추지 않고 그냥 달릴까 두려워 나는 페달에 더 힘을 준다. 그렇게 내 스트라이다는 열심히 달린다.

그다지 힘들 것 없는 고개를 넘다 보면, 이 늦은 시간에도 자전거를 타는 동행을 만나기도 한다. 스트라이다 어떠냐고 묻는 그에게, 난 너무 내 애기만 한 것 같아 지나고 나니 후회스럽다. 그도 참 좋은 자전거를 탔었는데. 나도 꼭 한 번 갖고 싶은 빨간색 스페셜라이즈드. 그 자전거에 대해 묻지 않았음이 안타깝다. 나에게 스트라이다가 좋은 자전거였던 것처럼 그에게도 그 자전거가 좋은 친구였을 터인데.

그렇게 마지막 언덕을 넘다 보면 바로 집 앞. 갑자기 집에 들어가지 말고 한 바퀴 더 타고픈 욕망이 샘솟는다. 하지만 내일을 위해 더 달릴 수도 없는 일. 칭얼대는 자전거를(아니 내 마음을) 달래 꼬리등을 끄고 스트라이다를 접으며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한다. 시계를 보니 2시 38분. 출근 시간에라면 도저히 꿈도 꾸지 못할 18분 기록. 이 정도면 더 이상 속도에 욕심낼 일도 아니다.

욕망은 거뒀으되, 아쉬움은 남는다. 내일은 비가 온다니, 스트라이다를 탈 수 없다는 생각에 괜시리 가슴이 답답할 따름이다. / FIN

  • ^^ 2007.05.08 09:0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상상의 새벽길을 함께 퇴근을 해봅니다. 기분 정말 좋네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8 11:24 신고 수정/삭제

      늦어서 피곤하긴 하지만 ^^ 정말 기분 좋게 달린 새벽이랍니다

  • 2007.05.08 09:06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08 10:5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니.. 삼실에서 뭐하다가 그 시간에 퇴근이야?..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8 11:23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 어쩌다 보니 좀 늦었어요~

  • Favicon of http://bi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5.08 11:1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멋지십니다...그리고 부럽습니다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8 11:23 신고 수정/삭제

      멋지긴요. 웃기는 헬멧 쓰고, 할아버지 바지 모양 하고 낑낑대며 자전거 타는데 멋하고는 거리가 멀죠~ ^^ 자전거, 정말 좋아요~ ^^

내 자전거는 스트라이다 #3

요즘 자전거에 관련된 글을 몇 개 올렸더니 블로그 리퍼러에 자전거 관련 검색어가 꽤 올라왔다. 더군다나 자전거 얘기를 하면서도 스트라이다 얘기를 빼 놓지 않았던 탓에 검색어 1위가 당당하게 스트라이다. 그런데 리퍼러에 잡힌 검색어들을 보면 참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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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스트라이다 중고 가격
스트라이다를 중고로 사고 싶은 분들이 많은 모양이다. 그런데 지난 번 글에서도 얘기했지만 스트라이다는 장단점이 워낙 뚜렷한 자전거라 잘 맞는 사람들은 오래 타고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금새 되파는 경우가 많다. 그런 까닭에 중고 가격도 크게 떨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 특징. 아무래도 네이버에 있는 스트라이다 카페에 가면 이런 중고 매물이 간간히 있다.

중고 가격은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구입한지 1년 미만된 제품들이 30만원에서 35만원 사이에 판매된다. 좀 더 오래된 스트라이다들은 20-25만원 선에 팔리기도 하는데 솔직히 이런 매물들은 거의 못 봤다. 그러니 대략 가격이 30-35만원 정도라고 봐야 할 듯. 최근에 스트라이다 5.0이 새로 나오면서 3.2 버전의 중고 가격이 좀 떨어질 거라고 예상했는데, 아직은 그리 크게 떨어지지는 않았다. 더군다나 5.0 버전 품귀 현상이 불면서 전체적으로 스트라이다 매물이 별로 없어 중고 시세는 크게 변동이 없는 듯.

2. 스트라이다 속도
스트라이다로 얼마나 빨리 달릴지 궁금한 사람들도 많았다. 마음 먹고 달리면 스트라이다도 시속30km는 거뜬히 낼 수 있지만 원래 이 녀석은 레이싱 용으로 만들어진 자전거가 아니다. 요즘 들어 자주 쓰이는 '샤방샤방' 다니는 자전거란 말이다. 속도계가 없어서 정확한 속도는 알기 어렵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대략 시속 15-20km 정도로 다니는게 제일 무난한 속도라고 생각된다. 이 이상 더 빨리 달리게 되면 스트라이다를 절대로 우아하게 탈 수 없다.

3. 스트라이다 짐받이에 사람 타도 되나요
헐. 장문의 키워드다. 결론부터 말하면 절대 안된다. 사람들이 스트라이다를 보면 신기해서 뒤 짐받이에 달려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백이면 백 짐받이가 부러진다. 원래 스트라이다 매뉴얼에도 최대 하중이 5kg이라고 되어 있다. 간단한 짐 정도를 싣는 용도로 써야지 사람을 태우겠다고 덤비다가는 타는 사람과 태우는 사람 그리고 스트라이다까지 셋 다 망가질 각오를 해야 한다.

스트라이다는 참 좋은 자전거다. 이 말이 모든 걸 다 할 수 있는 자전거라는 뜻은 아니다. 용도에 맞게 잘 타야 스트라이다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오늘 밤에도 난 스트라이다를 탄다.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04 01: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 애드센스를 달았군.. 센스쟁이..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4 01:41 신고 수정/삭제

      이거 생 노가다네요~ 덕분에 아직 집에도 못 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