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임을 넘기고, 새 인연을 기다리다

살면서 사람을 만나는 건, 당연히 인연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살다 보니 사람 뿐이 아니다. 사무실도, 집도… 무언가 인연이 없었다면 만나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그 인연들 때문에, 지금 나는 감히 말할 수 있다. 행복하다고. 

참 어렵고도 힘든 과정을 지나 미디어브레인을 창업한 게 벌써 6년째로 접어든다. 회사 만들고 처음 1년, 집에 월급 못 갖다 준 건 기본이고, 이런 저런 일을 해보자고 흔히 말해 뻘짓한 것도 꽤 많았다. 배는 고팠으나 시간은 참 많았던 그 때.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얘기하며 낮술을 기울였고, 뜬금없이 우울한 마음을 달래려 지방으로 차를 몰고 떠난 적도 많았다. 그 때가 좋았을까. 남은 감성은 그 때를 그리워해도, 솔직히 난 그 때로 돌아가고 싶진 않다. 너무 힘든 날이었으니.

재미 삼아 직원 이메일에 001, 002를 붙였고 다른 직원들 급여를 안정적으로 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어 003, 004를 뽑기 시작하면서 회사가 숨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일도 많았고, 사장님과 내 급여도 안정됐고, 좋은 클라이언트를 많이 만나면서 회사도 조금씩 성장했다. 그러면서 조금씩 늘어난 회사는 003을 보냈으나 010까지 뽑아 총 9명.


지난 번에 무슨 일로 기업 상담을 받다가, 누군가 내게 그랬다. “직원들이 잘 옮기지 않는 걸 보니까, 회사가 꽤 괜찮은가 봐요?” 난 이렇게 대답했다. “다들 재미있게 일해주니 외려 고맙지요”

기왕이면 무슨 일을 해도 재미있게 하자고,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회사를 만들자며 소주 잔을 기울였던 그 희망을 난 여전히 안고 산다. 솔직히 회사가 어찌 즐겁기만 할 수 있을까. 아무리 친하다고 해도 서로 받은 스트레스가 있고, 서로 바쁘다 보면 누군가를 챙겨주지 못해 서운할 때도 많은데. 하지만 여전히 회사를 즐기고, 지켜주는 직원들을 보면서 절대로 불가능한 희망은 아니라 믿는다.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회사, 미디어브레인.

그리고 이제, 011을 뽑는다. 누군가는 나중에 올 임원을 위해 좋은 번호를 남겨놔야 하지 않겠냐고 고마운 제안을 주셨으나, 어차피 번호를 만나는 건 운명이고 인연이라 여긴 지금, 번호를 아까와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 어쨌거나 이 다음에 들어올 011은 운이 꽤 좋은 편일게다. 그래, 항상 내가 주장하듯, 먼저 들어온 넘이 장땡인 거다.

지금까진 사람 뽑기 위해 사장님과 내가 항상 먼저 움직였다. 그러나 011 만큼은 팀장인 009와 011의 사수가 될 006에게 맡겼다. 사람을 뽑기 위해 블로그에, 페이스북에, 트위터에 공지를 올리는 모습들을 보며, 내가 그네들을 뽑았을 때 느꼈던 그 설레임을, 다시 한 번 떠올린다. 누군가, 그 설레임에 동참하길 기대하며.

자세한 내용은 여기를 - 미디어브레인과 함께 할 상콤발랄 신입사원을 찾습니다

PS> 아무리 설레임을 맡겼다고 직원 개인 블로그에서 채용 공고를 내다니 ㅋ


  • 아범 2011.01.26 10:0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짝.짝.짝. 이어요..^^

  • 풍류대장 2011.01.28 21:3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011의 의미는 좀 심장하군요..(뭥미?..ㅋㅋ)
    저도 참 즐겁게 일을 하긴 하는데..
    돈 그놈은... 쩝~

  • Favicon of http://greendayslog.com BlogIcon 그린데이 2011.01.31 23: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왠지 레이님 글에서 설레임이느껴져요. 미디어브레인의 경영 철학에 잘 맞는 즐거운 인재 011호. 누가 될지 저도 궁금한데요?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11.02.06 21: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하는 일이 있는 저까지도 솔깃해지는 미디어브레인의 채용공고! ^-^
    요즘들어 가슴 뛰게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고 있어요.
    아마 미디어브레인 식구들은 일하면서 자주 가슴 뜀을 느끼리라 믿고요.
    001, 002... 로 붙이신다고 하니 제가 대학 때 인턴했었던 회사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단어+ing로 이메일 주소를 했던 기억이 나네요. dreaming, thingking, feeling 등... ^-^

  • 2011.03.04 13:47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