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럼세탁기에서 90분을 버틴 아이팟 셔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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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찮게 아이팟 셔플을 손에 넣었습니다. 살려고 해서 산 게 아니라 맥북 살 때 패키지로 딸려온 제품이지요. 처음 봤을 땐 이게 뭐야 하고 다시 눈 여겨 봤을 정도로 작고 깜찍합니다. 가로 약 4cm 세로 3cm이고 무게는 15g, 뒤쪽엔 클립이 달려 있습니다. 옷이든 가방이든 클립을 꽂아 넣으면 되니까 음악만 듣기엔 아주 좋더군요. 사실 저는 음악을 즐겨 듣는 타입이 아니어서 평소에는 별로 쓸 일이 없는데, 자전거 탈 때는 아주 유용하더군요. 작고 가벼운데다가 아무 데나 찔러 넣으면 되니까 음악 듣기엔 아주 그만입니다.

자전거 바지 벨트 부분에 클립을 끼워 넣고 음악을 들으면서 신나게 자전거를 타고는 평소에 하던 것처럼 옷을 벗어 세탁기에 던져 넣었습니다. 이어폰이 자꾸 흘러내려서 미리 빼 놓은 탓에 정작 옷을 벗을 땐 아이팟 셔플이 있다는 걸 까맣게 잊었지요. 그날 따라 이것 저것 빨랫감들이 보이길래 같이 세탁기에 넣고 세제도 넣고 표준 모드로 돌렸습니다. 저희가 쓰는 세탁기는 표준 모드로 하면 1시간 39분 타이머가 켜집니다.

세탁기가 도는 동안 샤워하고 있는데 세탁기에서 평소에 안 나던 소리가 납니다. 딸깍 딸깍, 무엇인가가 세탁기 안에서 부딪히는 소리입니다. 혹시~ 하고 세탁기를 멈춘 후 바지 주머니 속을 확인했습니다. 아이팟 셔플은 생각도 못하고 바지 속에 휴대폰 넣어둔 건 아닌가 싶었던 거지요. 물론 주머니는 비어 있었습니다. 아니네, 하면서 다시 바지를 넣고 세탁기를 돌립니다. 계속해서 무언가 부딪히는 소리가 났지만 바지에 붙어 있는 플라스틱 벨트 때문이려니, 뭐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빨래 다 되었다는 벨 소리를 듣고 빨래를 꺼낸 순간 악~ 소리가 입에서 나오고 말았습니다. 바지 벨트 부위에 끼어 있던 아이팟 셔플을 그 때야 발견했거든요. 갑자기 막막해졌습니다. 산 지 일주일 밖에 안된 제품을 그대로 세탁기에서 돌렸으니, 값을 떠나서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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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퍗 셔플의 뒷 모습. 클립 가장자리가 죄다 긁혀 있다 >.<


물 먹은 전자제품 켜면 안된다는 정도의 상식은 있어서 ^^ 일단 꺼내놓고 보기만 했습니다. 방법이 없으니 일단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 수 밖에요. 애플코리아의 A/S에 대해 요즘 말이 많아서 뭐 특별한 기대를 한 건 아닙니다. 어차피 제 과실이니까 무료로 A/S 받을 생각은 하지도 않았고 혹시 수리할 방법이 있나 해서였지요. 자조지종을 설명하고 수리가 가능하냐고 물었더니 아이팟 셔플은 수리가 아니라 무조건 교환이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이건 명확히 제 실수라서 교환해 달라 할 수 없는 상황이구요.

일단 제 신상과 제품 시리얼까지 다 확인한 상담원은 일단 이틀 동안 잘 말려 보고 그 때 켜보라더군요. 방법은 없지만, 그래도 안되면 한 번 전화나 다시 해보랍니다. 별 성과도 없는 통화를 하고 – 괜히 신상 정보만 다 불러 준 듯 하고 – 나흘 동안 말렸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말렸다기 보다는 손대지 않고 그냥 내버려 뒀지요. 나흘쯤 지나서 조심스레 스위치를 켜고 플레이 버튼을 눌렀습니다. 기대도 별로 안 했지만 역시 안 되더군요. 아무 반응이 없었습니다.

안 되면 다시 전화해보라는 상담원 말을 믿고 한 번 더 고객센터로 전화를 했습니다. 상담원과 연결이 되고 이런 저런 상황을 다시 설명했습니다. 그러나 뭐 방법이 있겠습니까? 말로는 저보다 더 안타까워하던 상담원이었지만 결론만 요약하면 '해드릴 수 있는 게 없다. 센터를 방문한 후 제품 상태를 확인하고 다른 제품을 유상 판매할 수 있는지 검토할 수는 있다. 제품 상태에 따라 유상 판매 비용이 결정되는데, 최악의 경우엔 신제품 가격과 비슷한 수준으로 보상 판매가 가능하다'라는 거였습니다. 그래서 대충 얼마쯤 나오는지 알아야 나도 시간과 차비 들여 센터를 방문하든지 말든지 할 거 아니냐고 물었지만, 그건 제품을 봐야만 알 수 있다더군요.

어쨌든 일단 배터리가 방전되었을 지도 모르니 다시 충전해 보라고 합니다. 마침 충전기는 집에 있어서 바로 충전 여부를 확인할 수는 없었지요. 전화를 끊고 퇴근 후 집에 와서 아이팟 셔플을 충전기에 꽂았습니다. 아무 반응이 없는 듯 짧은 시간이 흐른 후에 이게 왠 일, 주황색 램프가 깜박이기 시작합니다.

잠시 후 컴퓨터에서는 아이튠이 실행되고 아이팟 셔플과 동기화 작업이 진행됩니다. 아이고 이제 됐네 하는 안도감이 들고, 아이팟 셔플에 있는 곡을 재생하면서 마음을 놓습니다. 그렇게 두어시간 충전이 끝나고 이이폰을 꽂으니 아이팟 셔플은 언제 물을 먹었냐는 듯 생생하게 잘 돌아 갑니다.

그런데 걱정이 하나 생겼군요. 물 먹었든 어쨌든 이젠 잘 돌아가는데 제가 있는 그대로 말해서 고객센터에 내용 다 접수해 놨으니 이젠 다른 고장 나도 보상 받을 길이 없겠네 하는 생각 말입니다. 아, 그거 물 먹어서 그런 거에요~ 라고 말해 버리면 저도 더 할 말이 없지 않겠어요. 그냥 이 녀석 고장 안 나고 오래 오래 쓰기만을 바래봅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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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걱정도 김팔자 2007.06.28 02:4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님.
    에이에쑤 넘 걱정하지 마셔유. 혹시 모르지요.....

    얼마전 다른 기사에서 이라크 참전미군의 경험담중에 이런 내용이 있더군요.

    작전중, 총을 맞았는데 멀쩡했다구.
    알고보니 휴대한 mp3P에 총알이 박혀 있더랍니다. ㅋㅋ. 아마 제품이 아이팟 일겁니다.

    그렇게 고장나서 아쉬워하며 목숨을 건진걸 안도하던 병사가 그러한 장황한 기사를
    사진과 함께 올렸고.

    그것을 본 제품의 본사에서 공짜로 같은 제품을 무상증정 했답니다.

    님의 이번 사건도 이런식으로 장황하게 올린걸 보면, 무지하게 심심했나 보군요. ^^ (저도 지금 무지 심심했는데...)

    님의 이 '심심한 기사'가 아이팟 본사에서 광고 효과가 인정된다면, 꽁짜로 또 받게 될지 또 누가 아닙까? ㅋㅋ

    그럼 또 '심심한 광고성 기사' 부탁해요.

    피에쑤... 그런데, 님은 '아이팟' 직원 같다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목격자 2007.06.28 09:35 신고 수정/삭제

      님도 이런 댓글 쓰시려면 님 블로그도 밝히세요...

      아이팟 직원이 아닌 걸 다른 글 읽어보면 아실텐데 이런식으로 매너없게 뭐하시는 겁니까?.. 그럼 삼성 휴대폰 작살나도 되더라고 보도한 신문기자들은 다 삼성 직원입니까?

      왜들 이렇게 삐딱합니까?...

  • 움하헐 2007.06.28 02:5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셔플 1세대 사용자...
    난 충전을 일부러 한 적이 언젠지 기억도 안남
    아마 사고 나서 한번, 중간에 쓰다가 두어번 한듯한데....
    그렇게 지금 2년을 쓰지만 밧데리가 닳아서 충전해본 적 없음....

  • 걱정도 김팔자 2007.06.28 02:5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다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이 글 낚시당 ㅜ.ㅜ

    큭. 고기밥

    • 걱정도 김팔자 2007.06.28 03:00 신고 수정/삭제

      아이팟 확실히 튼튼하게 만들었으니, 쓸데없는 이유로 교환을 요청하지 말아라. 이 말 아닌가?

      관심도 없었지만 심심해서 열받네^^

  • ... 2007.06.28 03: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헐;; 물에 폭삭젖은 폰 바로켰는데 고장안나고 (당시에는 빠떼리가 1칸까지줄어들었다가 마르면서 3칸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1년 넘게쓰는건 뭐죠;;

  • 안티카리스마 2007.06.28 08:4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왠지 아이팟 알바가 쓴글 같음... 왜 뒷면 사진만 올리셨는지... 궁금...
    혹시 앞은 다 떨어져 나간 것이 아닌지...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목격자 2007.06.28 09:41 신고 수정/삭제

      지금 저에게서 약 3미터 거리 떨어져 있는 탁자 위에 놓여 있습니다. 앞면이 너무 깨끗합니다. (빨려서 그런가?) 그래서 사진 내봐야.. 효과도 없으니 헐어버린 뒷면만 올린 것으로 압니다..

      (아.. 대변인 하기도 힘드네...나원)

  • 안티카리스마 2007.06.28 08: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니면 실은 작동이 안돼서 이글 올리고 새걸로 교환하기로
    아이팟과 은밀한 뒷거래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암튼 냄새나네...

  • 칼있어임마 2007.06.28 09:0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간단히 말해서 그만큼 기준이나 체계만 따지면서 A/S는 엉망이라는 말 아닌가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목격자 2007.06.28 09: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말 댓글 수준이 이정도들 밖에 안되나...

    글을 너무 분석하고 곡해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제가 옆에 있었지만, 이 글의 핵심은 세탁기에 넣고 돌린 아이팟 결국 버리게
    될 줄 알았는데 말렸더니.. 되더라.. 이런 의미입니다..

    애플이 이런 알바도 줍니까? 소개 좀 해주시죠..나원...

  • 으크크 2007.06.28 11:1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이팟만 그런게 아니에요..웬만한 휴대폰 세탁기 돌려도 물기 말려서 다시 키면 잘돌아가요.
    다만 핸드폰이 맛가는게 눈에띄게 빨라지죠..일단 휴대폰 밧데리 대기시간이 눈에띄게
    줄어들고..액정부분이나 키패드 부분에 사라지지 않는 습기같은 작은 물방울이 눈에 띄일수도 잇고 보이지 않는 키패드등에 녹이 슬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초기에는 말짱한데 몇달안돼서
    곧 잔고장들이 발생합니다

  • 광고글같아. 2007.06.28 11:4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솔직히 이거 광고글 같아요.

    전에 이라크전에서인가? 총맞은 군인이 아이팟덕분에 목숨 건졌다는 기사보는거 같은데...


    의도적이건 아니건, 광고성인거 같은데...

  • 최현희 2007.06.28 12:1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광고드 뭐든...
    저도 울 아들 s전자 엠피를 사주고
    할부가 끝나기전에 바지에 빨아서 수리 맡겼더니
    수리비가 9만원 이랍니다
    10만원정도에 산거 같은데 수리비가 9만원...
    당연히 수리하는것을 포기 할수밖에 없었지요
    저도 알아봐야 겠습니다
    3개월이 채 안되었으니 새거로 빠꿔줄지...꿈이 야무진가요 ㅎㅎ
    아님 보상판매라도.....
    AS...모든걸 고려해서 s전자것 샀는데...
    담엔 아이...로 사줘야 겠어요

  • 김성진 2007.06.28 12:4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혹시 홍보성 글이 아닌가 일단 의심이 드네요. 최근 OO전자에서 부러진 제품이 작동한다는 외국의 블로그가 일약 홍보성 글이 되어버렸는데, 그걸 모방한 의도성 글은 아닌지...

  • 서까니 2007.06.28 19: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이팟....이나 우리나라 mp3 나 요즘엔 다 그게그거징...
    다만 아이팟은 디자인이 괜찮자나~ㅎㅎㅎ

  • 정말로 2007.06.29 02: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90분을 버텃는지 사진으로 봐서는 알수가 없겠군요!!

  • 정말로 2007.06.29 02:4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홍보성이 짙습니다 이런 글은!! 내 드럼세탁기에 넣어서 몇분만에 먹통 되면 책임질겁니까?

  • BlogIcon oubee 2007.10.09 10: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무슨 세탁기 들어가서 90분 버티고 사람살리는 MP3라서 MP3구입하시나? 폰이랑 디카도 그런거 사세요 정말 알뜰하고 준비성 있으시네 광고라니 정말 웃기네요. 와... 무슨 닭인가? 저능아임? 이글보고 외국 뉴스기사난 사람살렷다는 글보고 제품구입이라니 하..나참 아줌마 아줌마 하는거 싫어했는데 정말 아줌마들인가
    무시하세요 한 20년 살아보니 가끔 이런사람들은 대화가 안된다는거 알겠던데

  • 김현주 2008.04.07 00: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제발..제..아이팟도..돌아오길..
    세탁기 꺼내서 한참 후회하다가 인터넷 찾아보니..저만 그런게.. 아니군요..ㅋㅋㅋ
    저두 몇일 방치 하다가 한번..도전해볼랍니다.

    만약 안되면..전 드럼세탁기가..아니여서~?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04.11 16:1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제품이 아이팟이어서 달린 댓글들이 많네요^^
    애플제품이 좋아하는 분들도 많지만, 마음에 안들어하는 분들도 계시네요.
    다른제품이었으면 좀 댓글의 열기가 들했을듯^^

    블로그가 주관적 관점의 글들로 구성되는데 ...
    좀 심한 댓글들도 있고 ^^
    사람들의 다양한 심상을 보게되는듯 ...

    세칵기에서 살아돌아온 아이팟이 팩트인데 ...
    너무나 그 제조사, 제조사의 A/S, 제조사의 동기화 프로그램 등으로
    확장된 댓글들을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 흥미롭습니다.
    온라인의 익명성은 결국 이런거구나 결론 짓기 싫은데^^

    재미난 글 잘 봤습니다.
    그 당시의 심정이 잘 묻어 있네요~

  • JJ 2014.10.23 04:2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ㅎㅎ저도 아이팟 셔플 모르고 세탁기에 돌렸는데, 작동되더라구요! 나만 그런가 해서 검색해보니 7년 전에 이런 일이 벌써 있었군요!ㅋㅋㅋ 와 근데 댓글들 공격이 장난 아니네요…;; 그냥 봐도 팩트는 확실한데, 다들 왜저러는지….? 7년 전이지만 정말 무섭네요. 저도 모서리부분에는 다 기스났답니다..ㅠㅠ

  • 정원우 2015.01.10 22:5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댓글들이 너무하네요 정말 오히려 그분들이 알바로 나오신 것같은 느낌 까지 들었습니다.

    우리나라 인터넷 수준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심한 편에 속하는 것 같군요

    제 아이팟 터치도 1시간 동안 빗물이 찬 우비주머니에서 버텼다가 살아났는데

    아, 그럼 저도 알바가 된건가요??? 솔직하게 썻는데... 사실을 말했는데 알바가 된건가요?

    전자제품이 물에 들어가서 살아돌아올 확률은 님들이 생각하는 것 보다 높습니다...

    우리나라가 옜날에 무슨 나라라고 불렸는지 생각하고 그이름에 먹칠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