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 사랑이란 원래 다 그런 거잖아?!

“당신을 영원히 사랑해요”

하지만, 우린 압니다. 이것이 너무나도 지키기 힘든 약속이라는 걸. 사랑에 빠진 사람은 너무도 쉽게 많은 것을 약속하고, 많은 것을 장담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약속과 장담은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변하고 사랑받는 사람도 변하며, 그들을 둘러 싸고 있는 모든 것들도 변하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격리 되어 온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납니다. 그들은 서로의 모습에 반응하고 호감을 가지며, 곧 사랑에 빠집니다. 그런 그들에게 나타난 또 한 쌍의 남녀. 에덴동산에서처럼 단 둘이서만 존재하던 그들의 관계에 새로운 존재가 등장한 것입니다. 남자와 남자는 친구가 되고, 여자와 여자는 적이 되며, 남자와 여자는… 친구이면서 적인, 오묘한 관계로 변해 갑니다. 과연, 그들에게 남아 있는 건, 어떤 관계일까요.

사랑에 대한 논쟁이란, 참으로 진부하기 그지 없는 소재입니다. 그러나 이것처럼 흥미진진한 논쟁도 드문 법이지요. 결국 사랑이란 영원하기 힘든데, 그 까닭이 다 저마다 각각이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솔직히 논쟁이란 연극을 보게 된 건, 사랑에 대한 논쟁이 궁금해서는 아닙니다.

네 명의 배우가 한 시간 동안 완전한 나체로 공연을 한다는 것은, 장안의 화제가 되고도 남을 일입니다. 설마, 조금은 가리겠지, 라는 생각은 첫 배우가 등장함과 동시에 숨이 막혀 오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나 어느 틈에 관객은, 배우의 몸 대신 배우의 연기를 보게 됩니다. 언뜻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논쟁의 이미지였으나 때론 가볍게, 때론 적당히 무겁게 스토리가 흐릅니다. 어느 틈에 관객은 그들이 옷을 벗고 있다는 사실을 잊습니다. 잊는다기 보다는, 익숙해졌다고 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씁쓸한 사랑의 결말에 안타까운 웃음을 짓습니다. 솔직히 저는 작품성을 평가할 수준은 못됩니다. 그러나 연극 내내 관심을 가진 건, 그들의 나체가 아닌, 그들의 공연이었습니다. 뭐, 솔직히 군살 하나 없는 남자 배우들의 몸이 부럽기는 하더이다. 비록 그저 꿈꾸기만 할 정도일지라도.

연극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나, 극장은 그렇지 못합니다. 소극장이라고 해서 앞 뒤 객석 사이에 다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봐야 하고, 밀려드는 관객 때문인지 통로에까지 손님을 앉힌 보조석 때문에 정작 자리에 앉은 사람마저 더 불편하게 공연을 봐야 합니다. 가뜩이나 다닥 다닥 붙어 앉아 낯선 옆 사람의 체온 때문에 불편한데 에어콘은 들어오는지 마는지, 끈끈한 땀을 흘리며 봐야 합니다. 논쟁을 제대로 즐기시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맨 앞 줄을 예매하시길.

다시, 돌아와서. 사랑은 영원하지 않지만, 한 편으론 또 영원합니다. 옮겨 다니기 때문이라고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사람이 변하는 것처럼, 환경이 변하는 것처럼 사랑도 함께 변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때는 뜨거운 불이었다면, 한 때는 잔잔한 물이 되고, 코를 찌르는 강렬한 향수였다면, 바람 결에 실려 전해오는 은은한 꽃 향기도 필요한 법입니다. 사랑한다면,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언제나 남아 있는, 가장 강렬하면서도 끈기 있는  마지막 사랑일지도 모릅니다. / FIN

[공연] 마리오네트, 애잔함 위에 피어난 열정

마리오네트란 공연을 보러 가자길래, 수퍼마리오나 마리오파티와 무슨 관계가 있냐는 썰렁한 질문을 했다가 본전도 못 건졌다. 명동 유네스코 회관 건물에 자리한 명동아트센터. 옛날엔 펑키 어쩌구 전용 극장이었던 듯 한데, 새롭게 개보수를 하고 공연 전문 소극장으로 탈바꿈한 듯 하다. 누군가에게서 선물 받은 티켓으로 펑키 어쩌구를 재미있게 봤던 기억이 아직도 난다. 공연 제목은 생각 안 나는데, 정성한인가, 연출자 이름은 생각난다. 컬트 트리플 출신이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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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모르고 갔는데, 비보이 공연이란다. 스스로 생각하기에 저주 받은 몸치인 나는, 춤 잘 추는 사람들이 마냥 부러울 수 밖에 없지만, 그 부러움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춤 공연 같은 건 아예 보러 갈 생각을 안 했다. 그러다 엉겁결에 보러 간 마리오네트가 비보이 공연이라니. 별로 머뜩찮은 표정을 하고 공연장에 들어갔다. 눈치를 보니, 주변은 죄다 파릇파릇한 이십대 커플들이다. 얼핏 봐도 내가 나이가 제일 많은 듯(요즘 들어 이런 경우가 종종 늘어나니, 젠장 가슴아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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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이 시작됐다. 처음 시작부터 예사롭지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렇게 익숙하면서도 자연스런 모습은, 역사가 짧은 공연에서는 보기 힘든 것이다. 자연스럽게 박수를 유도하고 관객들을 끌어들인다. 물론 관객들이 적극적으로 호응하는 이십대라는 점도 작용했겠지만 관객들은 서서히 공연에 몰입한다. 관객이 빨리 공연에 몰입할 수록, 관객도 즐겁고 배우도 즐거운 법이다.

간간이 유머를 던지며 춤으로 공연은 진행됐다. 묘기에 가까운 춤 솜씨를 보이는 배우들에게 찬사를. 중간 중간 삽화를 보여주며 스토리를 설명하는 방식도 불편하지 않았고 신나는 춤 사위에 박수를 치며 공연을 즐겼다. 사람들에게 사랑 받기 시작한 인형들, 소녀를 사랑하기 시작한 인형. 1부와 2부의 막이 어느 틈에 흘러가고 3부 마법사의 공연이 시작됐다. 온통 검은 무대 위엔 흰 옷 차림의 마법사. 그의 손이 펼쳐지면서 마스크들이 춤을 춘다. 아, 이 공연 나 TV에서 봤는데!!



검은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현란한 형광 마스크의 춤은 감탄을 금하기 힘들다. 자전거를 만들고, ET를 만들어 내는 그들의 유머에 웃고 박수치며 환호할 수 밖에. 게다가 더 기특한(!) 건, 그들은 고고한척 하며 형광 마스크의 비밀을 굳이 감추려 하지 않는다. 갑자기 켜지는 환한 무대, 그와 동시에 드러나는 형광 마스크의 비밀. 관객은 배를 잡고 웃는다.


손풍금의 애절한 멜로디에 맞춰 인형들이 춤을 춘다. 힘차면서도 절제된 모션으로 애잔한 느낌을 주는 그들의 춤. 공연의 시놉시스는 결코 해피엔딩은 아니지만, 그들은 모두 춤을 출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는 듯 뜨거운 열정을 무대에 쏟아낸다. 그들의 열정에 관객들은 박수와 환호 밖에 보낼 것이 없다.

실제 공연 시간은 약 70분 정도 될까. 나머지 20분은 관객과 함께 즐기는 그들의 잔치다. 공연 중에 보여주지 못했던 신나는 춤들을 몸을 던져 보이고, 신기에 가까운 비트박스로 흥을 돋군다. 관객 모두 일어서 박수를 치고 마무리를 즐기니, 이건 파티다. 그리고 젊은 배우들만의 특별한 서비스. 공연을 마치고 나가는 관객들에게 포토 타임을 제공한다. 왜 좀 유명한 배우들은 이런 서비스 안 해주는 것일까 ^^

재미있다. 춤을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도 박수를 치고 즐길만하니,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일 듯. 초등학교 5학년 딸 아이도 한참을 웃으며 같이 봤다. 이만한 비용으로 이만한 공연을 보기란 그리 쉽지 않을 듯. 공연을 보는 중간 중간, 비교하는 건 아니지만, 비슷한 비용에 재미있게 봤던 점프가 생각났다. 역시 뭐든 하나 독특한 볼 거리가 있는 공연은 절대 손해본다는 느낌을 주지 않는 법이다. / FIN


  • Favicon of http://ilovenecely.tistory.com BlogIcon 러브네슬리 2008.12.29 19: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런건 직접가서 봐야하는데...
    영상으로만 봐도 정말 재밌는데 ㅠㅠㅋ
    아쉽네요 ㅠ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9 19:50 신고 수정/삭제

      그쵸. 이런 건 가서 봐야지요~ ㅋㅋ 저 유튜브 영상은 제작자가 직접 공개했다고 하던데, 아무리 영상으로 봐도 가서 보는 것 만은 절대 못하니까 그렇게 했겠지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29 20:3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간만에 따님과 좋은 추억 만드셨구만.. ㅋㅋ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8.12.29 20: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우리나라 비보이 들이 댄스에 대한 관객들의 기대치를 높여놓아서
    지난번 알레그리아 공연에서 일부 프로그램들은 관객들의 기대치에 미치치 못하는 부분들이 있더라구요. ^^
    마리오네트, 기회가 되면 꼭 보러가야겠네요. ^^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2.29 23:1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다찌랑 데이트하셨군요! ㅎㅎㅎ

대학로에서 연극을 보다 - 뉴보잉보잉

대학을 졸업하고 첫 겨울, 엄마가 사준 바바리 코트를 멋내어 입으면서 이런 소망을 가졌던 기억이 난다.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바바리 코트 주머니엔 시집 한 권 넣어가지고 다녔으면 좋겠네… 그리고 한 달에 한 번, 연극이란 걸 놓치지 않고 봐야지. 그래, 아직도 기억 난다. 그 때 내 바바리 코트 주머니엔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고정희 시인의 ‘아름다운 사람하나’가 들어 있었고, 여의도 백화점 건물에 있었던, 학교 주변 식당에서 나눠주는  할인쿠폰을 가지고 가면 1천원에 볼 수 있었던 연극 표가 몇 개 있었을 게다. 

십 오년도 더 지난 지금 돌이켜 보면, 그 때 소망은 내 다른 꿈들처럼 언제 그랬냐는 듯 사라지고 없지만, 바바리 코트 속에 들은 시집과 연극에 대한 애틋한 느낌 만큼은 내 감정의 밑바닥에 조용히 깔린 로망이 되었다. ‘연극을 보는 일’ 정도는 주머니에 시집 한 권 넣어가지고 다니는 일 정도로 부담 없을 거라 생각했는데, 도대체 연극이란 걸 마지막으로 본 게 언제인지 기억나지도 않으니…

얼마 전, 무작정 연극이 보고 싶어 대학로엘 갔다. 다행스럽게도 사랑티켓을 파는 곳에서는 대학로에서 현재 공연 중인 연극들의 리스트를 볼 수 있으니 사전 정보가 없이 무작정 갔다 해도 다리 품을 많이 팔 일은 없었다. 그런데, 티켓 부스 입구가 영 소란 스럽다. 극장은 많고 관객은 부족해서일까. 연극을 보려는 사람들에게 자기네 연극을 홍보하는 사람들의 소리가 여간 시끄럽다. 그런데 이거 살짝 불쾌하다. 문화 상품을 파는 사람들에게 호객 행위니, 삐끼(!)니 하는 말을 붙이고 싶지는 않지만, 솔직히 그들의 행동은 그것과 별 다름 없었고 연극을 골라야 하는 내 입장에서는 그들의 접근이 그리 달갑지는 않았다.

어쨌든, 수많은 권유(!)를 무시하고 몇 개의 연극 브로셔를 골라 순서 대로 창구에 디밀었다. 표가 없는 것이면 없다 할 터이고, 있는 것이면 있다 하겠지. 창구에선 무슨 회원 가입을 했냐, 26세(정확한 건 기억이 안 나지만) 이상이냐 이런 걸 물어보던데, 해당되는 사항이 하나도 없어 고개를 절래 절래 흔들었더니 그냥 제 값 다 받고 표를 팔았다. 괜히 깎아주는 건 재미 없는 거야, 그렇게 스스로를 위로하고 대학로를 좀 돌아다니다가 표를 산 극장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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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에 소극장이 그렇게 만은 줄은 미처 몰랐다. 온갖 군데서 참 다양한 연극들이 공연 중이고, 그 중에는 유명한 배우들이 나오는 연극도 꽤 있었다. 아, 다음엔 저런 걸 한 번 볼까? 인터넷에서 미리 정보를 좀 보고 와야겠어, 그런 수다를 떨며 극장 앞에 다다랐다. 사랑티켓 부스에서 산 티켓은 매표소에서 다시 좌석 번호 붙은 걸로 교환을 해야 한단다. 그럴 거면 굳이 거기서 살 이유가 없었는데, 그냥 극장 와서 바로 샀으면 좌석 번호 붙은 티켓을 바로 받을 텐데, 도대체 이거 뭐하자는 플레이지?? 그런 생각을 했다. 역시 정보 없이 무작정 가면 팔다리가 고생하는 법이다.

참, 내가 고른 연극은  뉴보잉보잉이다. 브로셔에 적혀 있는 홍보 문구에 따르면 대학로 최고의 바람난 로맨틱 섹시 코미디극이란다. ^^ 아저씨가 고르기에 딱 좋은 제목이라고?? 천만에, 연인이라면 꼭 봐야 할 작품이란다. 하긴, 나중에 극장 안에 들어가서 알게 된 사실이지만, 관람객 중엔 내 나이가 제일 많은 건 아니었을 지라도, 꽤 많은 편인 건 틀림 없는 사실이었다.

공연이 시작됐다. 그런데 초반, 영 익숙해지지가 않는다. 원래 연극이든 뮤지컬이든, 오페라든(이건 본 적이 없지만) 이런 것들은 초반엔 좀 어색한 법이다. 관객도 배우와 극장에 익숙해지고 동화되어야 비로소 재미가 느껴지는 것이다. 그런데 살짝 따로 노는 느낌이다. 배우는 오버하는 듯 싶고, 관객은 좀 쌩뚱 맞아 하는 듯 싶다. 게다가, 정말 웃기지도 않는 장면인데 뒤에서 끊임 없이 아줌마 목소리로 흐흐흐 웃어대는 관객 떄문에 난 도저히 연극에 집중하질 못했다. 그 쪽을 힐끔 힐끔 보는 사람들이 꽤 있었으니 그건 내 문제만은 아니었을 게다. 오죽하면 내가, 돈 받고 웃어주는 알바생 아니냐고 했을 정도. 오죽하면 중간에 그냥 튀어나갈 뻔 했다.

중반을 지나면서 조금씩 연극에 익숙해지기 시작했다. 발동이 너무 늦게 걸린 셈이다. 배우들의 과장된 몸짓에도 익숙해졌고, 스토리도 흥미를 끌기 시작한다. 뒷 쪽의 아줌마 관객은 여전히 거슬리지만, 역시 사람은 한 번 포기하면 익숙해지기는 하는가 보다. 후반 접어들면서 배우들은 온 몸을 다해 웃기기 시작했고 관객들도 종종 폭소를 터뜨리며 반응하기 시작했다. 과장된 몸짓, 엉뚱한 대사, 반복되는 액션… 이래도 안 웃을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배우들의 열연이 절정에 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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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뉴보잉보잉 미니홈피 http://www.cyworld.com/boeing


뉴보잉보잉은, 세 여자와 동시에 바람을 피는 한 남자의 이야기다. 세 명 다 서로 다른 항공사에 근무하는 스튜어디스. 비행 스케줄에 따라 매일 다른 그녀들을 만나던 남자 주인공 집에, 백수인 친구가 찾아 오고 비행 스케줄이 엉망으로 꼬인 여자 친구들이 예정에 없이 찾아 오면서 좌충우돌 웃기는 이야기가 시작된다.

초반 관객들의 발동이 너무 늦게 걸린다. 관객들을 살살 끌어들이면서 같이 웃어야 하는 것이 소극장 연극의 최대 장점일 텐데, 초반엔 배우들만 너무 열심이고 관객들은 진짜 구경만 한다. 배우들은 그 분위기에 익숙해 있을지 모르겠으나 관객들은 그렇지 않다. 관객들이 빨리 익숙해지고 같이 호흡해야 배우들도 더 재미있을 텐데… 이건 관객들의 몫이 아니다. 스탭과 배우들이 해야 할 일인 걸. 중반 지나 후반 접어들면서는 지루함을 잊고 재미 있으니 연극 자체가 아주 재미 없는 건 아니지만, 초반 조금 더 빨리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어떨까.

그랬음에도, 연극이란 거부하기 힘든 매력이 있는 미디어다. 소극장에서나 즐길 수 있는 생생함, 땀방울까지 다 보이는 배우들의 열연, 이런 건 소극장이 아니면 즐기기 어려운 것들이다. 여기에, 미리 조금만 알아보고 갔으면 어땠을까. 어떤 일을 할 때 아무런 준비 없이 해 보는 것도 특별한 매력이 있기는 하다. 우연히 얻을 수 있는 특별한 경험, 예상치 못한 일들도 즐거운 법이지만, 사람에게는 항상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다. 조금 더 준비하고 챙겨가면, 훨씬 더 많은 감동이 있는 건 틀림 없는 일일게다. 올해는 더 가기 힘들겠지만, 내년엔 조금 더 많은 연극을 경험할 수 있기를.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23 00: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헉.. 첫번째 사진의 섭지코지가 왜 난 제일 눈에 들어올까?.. ㅜ.ㅜ 궁금하신 분은 아래 URL을 클릭해보시길.. ㅜ.ㅜ

    http://www.zoominsky.com/913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6 15:09 신고 수정/삭제

      섭지코지는, 잊을 수 없는 곳이 되었죠~ 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23 08:4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생각해 보니..
    학교다닐 적에 과에 있는 연극학회 공연 함 보고선..
    "연극은 볼 게 아니다"로 규정짓고..
    여적지 한번도 안 가고 있네요..ㅡㅡ;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6 15:10 신고 수정/삭제

      그래서 첫 경험은, 제대로 해야 하는 법이여~

  • Favicon of http://midorisweb.tistory.com BlogIcon 미도리 2008.12.24 08:5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연극을 보면서 배우와의 호흡은 정말 익숙해지지 않는거 같아요...부담백배 ^^
    아 그리고 메리크리스마스~
    한해동안 즐겁고 유쾌한 대화를 나눌 수 있어 무척 기뻤습니다.
    제 블로그에 2008년 결산 포스팅을 준비했으니 들러주세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26 15:10 신고 수정/삭제

      네, 잘 봤어요. 친절히 링크까지 걸어주셔서 감사! 내년에도 더 행복하시길! ^^

  • Favicon of http://stagelife.kr BlogIcon BW 2009.01.13 13: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연극 참 좋아라 하는데...ㅋ
    관객이랑 배우랑 소통하는 건 다른 장르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느낌이긴 하니까요~ㅎ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14 09:54 신고 수정/삭제

      네, 그것이 연극의 최대 장점 아닐까요~ ^^

  • 대학로 2009.01.28 19:3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근데 그 대학로의 수많은 삐끼들이 모두 3작품 정도의 사람들이라면 믿으시겠어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28 21:52 신고 수정/삭제

      뭐, 주로 들리는 작품들은 몇 개 있더라고요 ^^

웃고 즐기는 액션 코미디 공연, 점프

난타에 버금가는 공연을 하나 보러 가기로 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사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몇 가족이 모여서 함께 관람하기로 한 거니, 아빠의 의무인 운전(!)을 하고, 그냥 같이 가서 봐 주면 되는 거려니 그렇게 생각했다. 정작 공연장을 찾아 입장을 하고 자리에 앉아서도 별다른 기대는 하지 않았고, 사실 그때까지도 어떤 공연인지 잘 몰랐다. 점프라고 하길래 무언가 방방 뛰는 건가 보다라고 생각했을 뿐.

공연이 시작됐다. 우스꽝스러운 자세로 노인이 등장하고 공연 시작을 알린다. 이윽고 화려한 무술 동작과 함께 펼쳐지는 배우들의 액션. 그 때부터 한 시간 이십 분 동안 나는 공연에 빠져들었다.

점프는 대사가 별로 없는 액션 코미디고, 스토리도 단순하다. 할아버지, 아버지, 어머니와 딸, 그리고 삼촌이 같이 사는 무술 집안에 사윗감이 찾아온다. 무술 집안에 걸맞게 사윗감에 대한 무술 테스트가 실시되고 그러는 과정에서 딸과 사윗감은 금새 서로에게 호감을 갖게 된다. 둘 사이의 감정이 무르익어 갈 무렵, 집 안에 총과 무술 실력으로 무장한 도둑이 들면서 무술 가족은 위기를 겪게 된다. 결국 가족의 힘으로 위기를 무사히 이겨내고, 딸과 사윗감은 결혼하게 된다.

공연 내내 무대는 시끄럽다. 마치 몸에 스프링이라도 달린 듯 튀어 오르는 배우들의 몸짓은 관객이 절로 박수치고 웃게 만든다. 최근 등장하는 대부분의 공연들이 관객을 무대로 끌어들이는 것처럼 점프 역시 공연 중간에 관객 두 명을 무대로 불러 낸다. 전혀 엉뚱한 설정과 분위기로 공연에 참가한 관객이나 구경하는 관객들은 웃음을 그칠 줄 모르고 그런 과정에서 무대와 객석은 점차 하나가 된다.

대사가 거의 없는 만큼 외국인 관람객도 꽤 된다 .실제로 무대에 올라온 관객도 외국인이었고 – 아무래도 의도적으로 외국인을 불러내는 듯 싶지만 ^^ -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이도 깔깔 거리며 공연을 즐길 수 있다. 공연을 마치고 브로셔를 읽다 보니 점프는 외국에서도 꽤 알려진 공연이란다. 역시 바디랭귀지는 만국 공통어인가 보다.

공연 시간은 한 시간 이십 분. 티켓 값은 자리에 따라 다르지만 우리가 앉았던 무대 앞 좌석은 5만원. 싼 가격은 아니지만, 결코 5만원이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공연이 끝나면 배우들은 극장 문 앞에 앉아 사인회를 연다. 힘든 공연이었을 텐데도 사인이나 사진 촬영을 요청하는 관객이 남아 있는 한 배우들은 끝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아이들이 사인을 받고, 함께 사진을 찍으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배우들의 서비스 정신에 고마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가능하다면 모든 배우의 사인을 받고, 모든 배우와 사진을 찍었으면 좋으련만, 그것도 결국은 지나친 욕심이 아닐까.

점프든 난타든 아니면 또 다른 무슨 공연이든 공연을 재미있게 즐기는 방법은 그 공연에 빠져드는 것이다. 아무리 재미있는 공연이라고 해도 팔짱 끼고 무덤덤한 마음으로 쳐다보는 사람에겐 절대 재미있을 리가 없다. 같이 박수치고, 같이 소리치고, 무대 위의 배우에게 반응하면서 공연을 본다면 적어도 공연비가 아깝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 터. 그런 면에서 점프는 누구나 마음을 열게 만들고 동화하게 만드는 재미난 공연이다.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6.12 16:3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영국에서 공연할 때 아주 난리였지.. ^^ 난타는 이제 좀 지루하지 않나.. ^^

  • Favicon of http://www.mediamob.co.kr BlogIcon 미디어몹 2007.06.14 16:1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T레이 회원님의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되었습니다.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 Favicon of http://luckydos.tistory.com BlogIcon luckydos 2007.06.18 20:2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이런 문화를 잘 경험하지 못해서 그러는지, 영 어색합니다..^^

    그래도 한번은 보고 싶습니다.

    직접한번보고 판단을 하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