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맛집] 냉면이라면 이 정도는 되어야, 풍납동 유천냉면


면 릴레이 시즌 2 : 유천칡냉면 : 물냉면

모름지기 냉면과 아이스크림은 추운 겨울에 먹는 법이랍니다. 이냉치냉, 혹은 이열치열의 은근한 쾌감을 놓치지 말라는 뜻일까요. 어쨌든 저는 춥던 덥던, 냉면을 먹자고 하면 항상 오케입니다. 냉면을 참 좋아하니까요.

그렇게 냉면을 좋아하긴 하지만, 절대로 아무데서나 냉면을 먹지는 않습니다. 냉면이라는 게 고기집이든 분식집이든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메뉴이긴 하지만, 제 맛을 내는 냉면을 찾아 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무릇 냉면이란 시원하기만 하다면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거다, 라고들 합니다만, 그냥 차다고 해서, 혹은 맵다고 해서 그걸 냉면이라고 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더 과하게 표현하면 냉면에 대한 모독이라고 할까요.

냉면 전문점이 아닌, 냉면을 사이드 메뉴로 취급하는 집에 가면 냉면에 대한 기본부터 지키지 않는 집이 많습니다. 미지근한 육수, 툭툭 끊어져 버리는 면발, 밍밍한 건 둘째치고 조미료 냄새가 가득나는 냉면을 마주하고 있으면 내가 왜 이런 걸 돈 내고 먹나, 그런 생각이 들게 되죠. 그래서 저는 서비스로 거저 준다고 해도, 엉터리 냉면은 잘 안 먹습니다.

풍납동 유천칡냉면. 사실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유명한 집이지요. 주택가 한 켠에서 장사를 시작한 집이 처음 시작한 집과 그 옆집을 차례로 인수하며 식당으로 넓혔고, 결국에는 새로 건물을 지어 올려 거대 냉면집으로 돌변함과 동시에 주변을 식당가로 바꿔버렸지요.  그러면서 전국에 유천칡냉면이라는 유사 상호를 엄청나게 퍼뜨린 그 주인공. 모 포탈 사이트 사장님이 포탈 사업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을 때 이 집 매출을 무척이나 부러워 했다던, 바로 그 집이죠. 지금이야 그럴리 없겠지마는 ^^

제가 이 집을 알게 된 것도 십 년을 훨씬 넘겼을 겁니다. 그 동네 지리에 익숙하던 친구 녀석을 따라갔다가, 아, 정확히 말하면 그 친구 녀석 웨딩 사진 찍는 거 도와주던 날, 촬영을 마치고 식사를 하기 위해 따라 갔던 집이 바로 이 집이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단독 주택을 개조해서 식당을 만들었던 터라 뭔가 어수선하고 정신없는 그런 분위기였는데 입구에서부터 사람이 정말 많아서 깜짝 놀랬던, 그리고 냉면을 먹어 보고 나서 한 번 더 놀랬던 그런 집이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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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말이 길었네요. 칡냉면 답게 이 집 냉면은 면발이 시커멓습니다. 회냉면, 비빔냉면, 물냉면이 있는데 저는 물냉면만 좋아라 합니다. 매운 걸 좋아하면서도 이상하게 비빔냉면은 내키지가 않더군요. 어쨌든, 이 집 물냉면. 시커먼 면발 위에 커다란 배 한 쪽 - 역시 냉면엔 배가 빠지면 안돼요, 이렇게 듬직하게 큰 배! -이 눈길을 끕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제가 좋아하는 얼음이 숭숭 살아 있는 육수! 적어도 냉면이라면 이 정도 얼음은 살아 있어야 다 먹을 때까지 시원함을 유지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고명과 면발 사이에 숨어 있는 매콤한 양념을 육수에 풀어 먹으면 됩니다. 듬뿍 들어 있는 깨가 가끔 이 사이에 끼어 귀찮게 굴기는 하지만, 속까지 다 시원한 육수와 쫄깃한 면발, 매콤한 양념을 즐기다 보면 결코 적지 않은 양인데도 어느새 냉면 그릇이 바닥을 보입니다. 담백한 물냉면과는 또 다른 매콤한 맛이 칡냉면의 장점입니다.

다 아실 만한 집이라 굳이 위치를 알려드리지 않아도 되겠지 싶지만, 그래도 혹시 모를 분들이 있을까봐 다음에서 지도를 가져와 붙여 봅니다. 그리고 아직 못 가본 분이라면 이맘 때쯤 한 번 가보실 것을 권합니다. 여름에는 조금만 늦어도 문 앞에서 이십분은 기다려야 하거든요.

지도를 클릭하시면 위치정보를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도를 잘 보시면 오른쪽에 하늘색 부분은 올림픽 공원이고요 빨간색 줄이 그어진 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서하남IC가 나옵니다. 빨간 줄을 타고 앞으로 계속 가면 천호동으로 가게 되고요. 그 반대쪽은 잠실역 쪽 방향입니다. 잠실역 방향에서 가다 보면 올림픽 대교 사거리를 지나고 그 다음 사거리가 바로 저기지요. 잠실역 방향에서 가신다면 저 사거리에서 유턴해 맥도날드 사이길로 진입, 골목길을 타고 주욱 들어가다 보면 붉은색 압정이 있는 곳에 유천칡냉면이 있습니다. 주차도 알아서 해주니까 걱정 말고 가셔도 됩니다.

참고로 면 릴레이의 열렬한 애독자 한 분이, 지난 번 시즌 1에 갔던 집들을 너무 우려 먹는 거 아니냐(!)고 항의(헉!)를 하셨습니다. 시즌 1에 갔던 집을 또 가더라도, 좀 새로운 메뉴로 도전해 봐라는 조언을 감사히 받아들이고 - 원래 그럴 계획이긴 했습니다만 ^^ - 새로운 면 메뉴에 도전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세상엔, 우리가 잘 모르는 이름조차 생소한 면들도 참 많이 있더라고요. 뭐, 혹시 ‘팔진초면’이라는 중국 면은 들어보셨나요? ^^ / FIN

* 이 포스트는 blogkorea [블코채널 : 면 요리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에 링크 되어있습니다.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1.10 07:0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앗. 그런 항의도 있었군요^^;

  • ^^ 2008.01.10 08: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진정한 면릴레이 시즌2를 위한 신선한 아이템을 드렸는데 항의라니유... (너무 하십니다 췟췟~ㅋㅋ)
    저도 풍납동 유천냉면집 아주 좋아라 합니다. 입구 엿장수 아저씨 여전히 계시던가요?? ㅎㅎ
    여튼 이집 냉면은 인정인정^^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10 08:40 신고 수정/삭제

      품질 높은 면 릴레이를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Favicon of http://happicialist.tistory.com BlogIcon Energizer Jinmi 2008.01.10 12:1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호!! 계속되는 면시리즈 ㅎㅎㅎ
    정말 좋아하는 정도로 안되겟네요 ㅎㅎㅎ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1.10 14:2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친구가 그렇게 칭찬하던 그집이군요~
    냉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이라고 자랑하던데~

    다음에는 저도 함 가봐야겠어요~
    그 맛이 넘 궁금하다는~
    아자아자~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10 19:32 신고 수정/삭제

      뭐 ^^ 너무 궁금해 하고 가시면 실망하실지도 모릅니다 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1.10 17:2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근데 며칠전 회냉면은.. 꽝이었어요.. ㅜ.ㅜ 양념이 너무 강하다고해야할까.. 먹고나니 입 안에서 조미료 맛이 ...ㅜ.ㅜ

  • Favicon of http://isponge.net BlogIcon 마음으로 찍는 사진 2008.01.10 17:5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예전에 잠실에 살때는 즐겨 찾았던 집이었는데, 이제는 거리가 멀어서 인지 잘 안가게 되네요.
    맛도 예전 기억속의 맛과는 다른것 같구요.. ^^

    그래도 맛있는 집이구먼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10 19:33 신고 수정/삭제

      원래 처음 먹을 때 그 맛을 지켜가는 곳은 거의 없어요~ ^^ 허잡한 냉면 보다는 훨 낫다는 얘기죠 뭐.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1.10 20: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10년전쯤 축구클럽에 끼여 갔다가 알게 된 집입니다
    워낙 가 본지가 되어나서리 기억이 좀 가물가물..
    예전의 그 맛인가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10 21:30 신고 수정/삭제

      그 때 그 맛은 아닐 거에요. 우리 입맛도 변하는 법이니까 ^^

  • iwin4me 2008.01.18 01:3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풍납동 사는 덕에 자주 먹지요,.ㅎㅎ

  • in2blue 2008.01.29 09:5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제 친구가 동네에 맛있는 냉면집 있댔는데 이 집이었어요 !
    저 냉면 킬러 ㅠ_ ㅠ 한 겨울에 먹는 냉면이 더더더 맛나요-
    힛, 한 번 가야겠어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