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C3200, 내비게이션 켜는데 1분이나 걸려

CPC3200의 또 다른 단점은 부팅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이 제품을 켜면 처음에는 라디오와 CD, DVD만 동작하고 약 20초 정도가 지나야 내비게이션, DMB, 음악, 영상, 사진 등을 켤 수 있게 된다. 눈치를 보니 SD 메모리에 들어 있는 기능들을 사용하려면 일종의 부팅 시간이 걸리는 듯 하다.

이 중에서 DMB는 켜자 마자 사용할 수 있기는 하지만, 이 때는 단지 화면만 나올 뿐 아무 기능이 동작하지 않는다. 즉 채널을 바꾸거나 모드를 변환하는 등의 기능이 하나도 동작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따라서 켜진다고 해도 별 의미가 없다.

실제로 걸리는 시간은 어떨까. 초시계를 들고 부팅 시간을 측정했다. 전원은 리모콘으로 켰는데 리모콘의 파워 버튼을 누른 시간부터 기능 화면이 완전히 나올 때까지 시간을 측정했다.

제품을 켜고 라디오가 나오는데 까지 걸린 시간은 약 7초. 세 번 측정해도 결과는 큰 차이가 없었다. 사실 7초도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못 기다릴 시간도 아니므로 적당히 참고 넘어가자. 라디오가 켜지고 약 14초가 지나면 잠시 라디오 소리가 중단되면서 볼륨을 표시하는 슬라이드 바가 좌 우로 움직이는데 이 때 부터 내비게이션, DMB, 영화, 음악, 사진 등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처음 시스템을 켠 이후 21초가 지나야 이런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억지로 참고 참고, 이 정도도 기다릴 수 있다고 하자.

마지막으로 내비게이션은 정말 최악이다.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수 있게 된 이후 본체의 내비게이션 버튼을 눌러 내비게이션을 시동하면 아래와 같은 화면이 나오면서 자그마치 34초를 기다려야 내비게이션이 동작하게 된다. 화면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모래 시계 옆에는 기다리라는 메시지가 깜빡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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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어떤 내비게이션이 부팅하는데 1분이나 걸린단 말인가. 1분이라는 시간이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도로 위에서는 엄청 긴 시간일 수 있다. 정작 중요한 위치에서 길을 찾으려 하면 내비게이션 부팅이 너무 오래 걸려 방향을 바꿔야 할 지점을 놓치기도 한다. 물론 내비게이션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차를 멈춘 상태에서 해야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디 그런가. 부팅 시간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예전에 쓰던 PDA의 아이나비도 이렇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하긴 좋은 점도 있긴 하다. CPC3200을 켠 후 어쨌든 1분은 기다려야 하므로 급출발을 방지(!)할 수 있다. 일단 이 넘이 켜질 때까지는 기다렸다 가자~ 뭐 이런 생각으로 운전을 하게 되니 말이다. 그러나 정작 필요한 상황에서 일분이나 걸린다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좋게 봐 줄 수 없는 일이다. /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