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게 서민은 봉인가?

수 년 전 우리 부모님 댁으로 KT에서 전화가 왔었다. 내용을 잘 모르는 아버지는 KT에서 돈을 돌려준다는 얘기만 듣고 무슨 얘긴지도 잘 모르고 네, 네 하셨단다. 내용은 이렇다. 지금은 아니지만 예전 시내 전화를 가입할 때는 가입 보증금(명칭은 정확히 모르겠다) 25만원을 내야 했다. 이 돈은 나중에 전화를 해지하면 돌려주는 돈이다. 그런데 나중에는 전화 가입할 때 14만원인가를 받으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제도로 바뀌었다. 그후 KT는 25만원을 낸 고객들에게 전화를 걸어 10만원을 당장 돌려주면서 14만원을 내는 제도로 변경을 권유하기 시작했고 이런 내용을 잘 모르는 아버지는 얼마든 당장 돈을 돌려준다니까 네, 네 해서 10만원을 돌려 받았다. 나중에 내가 이 사실을 알고 너무 화가 나서 전화를 했더니 KT측 답변은 간단했다. 전화 가입자한테 허락을 받은 거다. 너는 계약 당사자도 아니지 않느냐. 잘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설명했다고 해서 그걸 다 이해했다고 생각하느냐, 라고 아무리 따져봐야 내가 계약 당사자가 아닌 이상 별 수 없었다. 나는 그 때 알았다. KT가 서민의 친구가 아니라는 걸. 그 후로도 부모님은 한동안 KT 전화를 쓰셨고, 3년 전 내가 우겨서 인터넷 전화로 바꿨다. 물론 보증금은 돌려받지 못했다. 

얼마 전 KT가 고객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고 시내전화 정액 요금제에 가입시켜 부당 이익을 취했다는 뉴스가 나왔다. 그 뉴스를 본 순간, 부모님 댁 전화를 인터넷 전화로 바꾸길 얼마나 잘했나, 스스로 대견해하면서 우린 피해가 없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YMCA 체육 프로그램을 좀 알아보려 YMCA 홈페이지에 갔다가 YMCA가 KT의 시내전화 정액 요금제 무단 가입 문제와 관련해서 규제기관인 방통위가 직무를 유기하고 있다면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는 보도자료를 읽었다. 헐, 나는 시내 전화 무단 가입이 요 근래 얘기인 줄 알았더니 무려 2002년부터 있었던 일이란다. 

무단가입 사례를 읽어보니 기도 안찬다. YMCA 보도자료에 따르면 한 전화국 간부가 전화국 직원들이 판매 목표를 채우기 위해 아파트 주민 전화번호나 학원 수강생 전화번호부에 나온 전화번호를 요금제에 가입시킨다고 고백했고 심지어는 본인 자신도 아들 고등학교 졸업 앨범에 있는 전화번호를 입력했다고 한다. 직원이 이렇게 한 이유는 간단하다. 본사에서 압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압력도 없는데 이렇게 했을 거라고? 지나가던 개도 웃을 일이다. 

 YMCA와 참여연대 등이 이 문제를 지적하고 고발하자 KT는 재발 방지와 환불을 약혹했으나 2009년 또다른 정액 상품을 무단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에 노인들도 있었다는 얘기를 읽고 나는 우리 아버지에게 전화해 보증금 일부를 돌려받도록 한 KT의 작전이 하루 이틀된 것이 아니고나 그런 생각이 들었다. 

KT에 항의 전화를 해 본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KT의 고객 대응 방식에는 원칙이 있다. 목소리 크고, 똑바로 알고 세게 항의하는 사람에게는 물어주되 점잖게 말하고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물어주지 않는다는 거다(하긴 KT만 그럴까. 대부분 고객 불만 처리 방식은 다 이렇긴 하지만). 이번 환급금 문제도 KT는 해지 후 6개월이 지난 사람들에게는 자료가 없다며 환급을 거부한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 나는 이 말은 믿을 수가 없다. 게다가 인터넷에는 환급금을 어떻게 받아냈는지 자신의 스토리를 올려놓은 블로그를 수도 없이 나타나니 말이다. 

KT는 유선전화 시장을 독점하면서 성장한 기업이면서도 유선전화 부가 서비스를 무단으로 가입시켜 수천억원 내지 1조원 가량의 부당 이익을 챙겼다. 이런 상황인데도 방통위는 왜 침묵하는가? 지금이라도 방통위는 KT가 다시는 이런 일을 하지 못하도록 엄중히 관리해야 하며 서민의 돈을 돌려줘야 한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유선전화는 휴대전화도 쓸 수 없는 사회적 약자인 서민들이 쓸 수 있는 유일한 의사 소통 수단이다. 이런 점을 악용해 부가 서비스를 무단 가입시켜 부당 이익을 취한 것은 지나친 영업 활동이라기보다는 차라리 범죄다. KT는 즉각 국민 앞에 사죄하고 부당하게 취한 이익을 찾아 서민에게 돌여줘야 한다. 방통위는 이러한 KT의 움직임을 감시하고 채찍해야 할 의무가 있다.사회적 약자인 서민도 보호받아야 할 국민이기 때문이다. / FIN

  • Favicon of http://monomato.com BlogIcon 모노마토 2010.10.11 10: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정통부 장관이 물러나면 KT사장이 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래서 그 두 무리들의 정이 끈끈한 것 같습니다.
    에이 KT 개놈의 쉐키들 ㅠㅠ

  • Favicon of http://jmhendrix.com BlogIcon JMHendrix 2010.10.11 10:3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래서, 공과금이나 그런거 낼땐 항상 도둑맞는 느낌인가봅니다.

  • Krrng 2010.10.11 10: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KT는 물갈이 해야되요. 쓰레기 같은 시키들

  • Favicon of http://www.neoearly.net BlogIcon 라디오키즈 2010.10.15 17: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집전화와 이별한지 오래라서 크게 신경은 쓰고 있지 않지만...
    아직도 정신 못차린 부분이 있는 것 같더라고요.=_=;;

  • 양파 2010.11.24 01:0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kt는 상술이 얄팍합니다.
    예전부터 독점 유선전화를 사용할 때도 어떻게 하면 바꿀 방법이 없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얄밉게 갖지도 않은 상품을 만들어 사라고 전화질 합니다.
    칭구가 kt 다녀서 전화가 오면 도저히 해 줄래도 핼 줄수가 없는...이걸 왜 써야하나? 하는 생각이 드는 상품을 만들어 소비자로 하여금 지출하라고 하지요.
    요금 명세가 와도 요금을 믿을 수가 없더라구요. 무슨 080, 060에 건 요금이다 무슨 정보이용료? 해서 시내, 시외 외에는 모르는 서민에게 알수없는 이름을 붙여 요금을 청구합니다. 다니는 직원들도 상품 팔느라 죽을라 합니다. 집전화 컬러링 같은것도 참...그게 왜 필요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