킬리만자로의 눈 그리고 위스키 소다

"당신은 내가 신경 안 쓰는 많은 것들을 신경 쓰는군."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해리." 

"술에 대해 신경 쓰는 건 어때?"

"그건 당신한테 해로워요. 블랙의 건강 보감에는 알코올 종류는 일절 피하라고 되어 있어요. 당신은 술 마시면 안되요." 

"몰로!" 그가 소리쳤다. 

"예, 브와나."

"위스키 소다를 가져와." 

"예, 브와나."

"술 마시면 안돼요." 그녀가 말했다. "내가 말한 포기란 게 바로 그런 거에요. 술은 당신한테 해롭다고 되어 있어요. 당신한테 좋지 않다고요." 

"아니야. 그가 말했다. "나한테 좋아."


헤밍웨이, 킬리만자로의 눈, 이종인 옮김, 열린책들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산 킬리만자로의 한 캠프. 다리를 다쳐 움직이지 못하는 해리와 헬렌은 해리를 데려갈 비행기가 오기를 막연히 기다립니다. 하지만 해리의 상처는 예상 외로 심각하고 그래서 해리는 비행기를 기다리는 대신 삶을 마감할 준비를 합니다. 그러나 아내인 헬렌은 희망을 버리지 않지요. 희망을 버린 사람과 버리지 않은 사람. 그래서 두 사람은 신경 쓰는 일이 서로 다릅니다. 그리고 그 차이를 설명하기에 술만큼 좋은 소재도 없습니다. 해리는 마시고 싶어하고, 헬렌은 말리려 합니다. 


위스키 소다는 위스키에 소다, 즉 탄산음료를 섞은 아주 쉽고 간단한 칵테일입니다. 시원하고 톡쏘는 탄산이 위스키의 독한 맛을 가려주어 술 못하는 사람들도 마시기 좋습니다. 그래서 위스키와 탄산을 섞은 칵테일도 종류가 참 많습니다. 


잭다니엘 + 콜라 = 잭콕

바카디럼 + 콜라 = 쿠바리브레 

조니워커 + 진저에일 = 레드볼루션


뭐 언뜻 생각나는 것만해도 이 정도입니다. 그런데 이 녀석들 생긴 걸 보면 긴 잔에 탄산이 보글보글 올라가는… 네, 생각나는 것 있으시지요? 바로 하이볼입니다. 요즘은 위스키 소다에 꼭 얼음이 들어가기 때문에 위스키 소다가 곧 하이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헤밍웨이의 소설, 킬리만자로의 눈에서 해리가 마신 위스키 소다엔 아마 얼음이 없었을 겁니다. 그래도 아프리카처럼 더운 곳에서라면 충분히 시원하지 않았을까요? 얼음이 있다면 더 좋았겠지만 아프리카 킬리만자로의 벌판이라서 아마 얼음은 없었을 겁니다. 혹시 모르지요. 킬리만자로의 만년설이 있었을지는. ^^ 


마지막을 준비하는 해리는 위스키 소다를 마시면서 과거를 회상하고 현재를 생각하며, 헬렌을 바라 봅니다. 사실 헬렌도 무척 술을 좋아합니다. 단지 해리를 위해 말릴 뿐. 그러나 둘은 결국 위스키 소다를 기울이며 '죽음을 신경쓰지 않고' '함께 있고 싶어'합니다. 부드럽고 시원한 위스키 소다가 그들의 대화를 이어주고 조용히 마지막으로 이끌어 갑니다. 


비록 해리는 헬렌과 함께 하지 못하지만 칵테일의 매력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할 때 살아납니다. 부드러운 술, 살짝 기분좋게 달아오르는 취기 그리고 마음에 묻었던 이야기들. 두 사람이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바에 앉아 위스키 소다를 기울이는 것, 상상만 해도 그저 흐뭇할 따름입니다. / Fin



  • BlogIcon 진주애비 2013.07.29 23: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따..여기 오기가 왜 이리 힘들었는지..ㅋㅋ
    결국.네이년으로 이사 갔어요..이윤 묻지 마세요..흑

개츠비 스페셜 - 개츠비 따라 마시기


디카프리오는 멋있어. 하지만 왜 개츠비가 위대해? 


하긴 영화 뿐이랴. 원작을 읽는 사람들도 왜 개츠비가 '그레이트' 한지 이상하게 생각한다. 사랑하는 여자를 찾기 위해 돈을 벌고, 마침내 그 여자를 찾았지만 여자는 이미 결혼했고, 결혼한 여자는  그리 행복해 보이지는 않고, 여자의 남편은 바람을 피고, 당연히 개츠비는 여자에게 다시 대시하고, 하지만 누가 봐도 그 여자는 대시할 만한 가치는 없어 보이고. 결국 여자는 사고를 치고, 개츠비는 사고를 대신 짊어지고, 여자의 남편은 비굴한 방법으로 개츠비를… 뭐, 스토리만 보면 이건 완전 막장 드라마다. 그런데도 개츠비는 그레이트하고, 이 소설은 가장 미국적인 소설이라고 한다. 내가 이렇게 쓰면, 누군가는 틀림없이 이렇게 댓글을 달거다. 이런 무식한 놈. 위대한 개츠비를 뭘로 보고. 


어렸을 때 읽은 개츠비는 정말 재미없는 소설이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감이 잘 오지 않는 분위기, 어색한 번역투 문장, 그렇게 버려둔 책이었다고나 할까. 그런데 나이들어 다시 읽은 개츠비는, 뭐랄까 개츠비의 치열한 삶에 공감했다고나 할까 새로운 느낌이었다. 물론 번역도 훨씬 좋아졌고. 게다가 내가 좋아하는 술 얘기가 툭툭 튀어나오니, 마구 마구 몰입할 밖에. 그래서 디카프리오를 그리 좋아하지 않으면서도 이 영화는 한 번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영화를 준비하는 마음(!)으로 개츠비가 마셨던 술들을 따라 마시는 중이다. 


"하이볼 드릴까요?." 수석 웨이터가 물었다. 

"멋진 레스토랑이군." 울프심 씨가 천장에 그려진 장로교의 요정들을 쳐다 보며 말했다. "하지만 길 건너편이 더 좋아!"

"그래, 하이볼로 줘요." 개츠비가 웨이터에게 말하고 나서 울프심에게 말했다. "거긴 너무 더워요."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 한애경 옮김, 열린책들


더울 떄 마시는 칵테일로 하이볼만한 것도 없다. 



하이볼이 궁금하다면 -> 개츠비와 칵테일 #1 - 하이볼


하이볼은 원래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는데 이 하이볼은 특별히 진저엘과 잭다니엘로 주문했다. 진저엘의  달달한 맛이 잭의 강한 맛을 가려주니 갈증날 때 시원하게 들이킬 수 있다. 그래, 이런 하이볼이라면 계속해서 열 잔도 마실 수 있겠다, 그런 기분이 들었다. 


바로 그때 톰이 얼음이 가득 들어 찰랑거리는 진리키 넉 잔을 들고 돌아왔다. 

개츠비가 자기 잔을 받아 들었다.

"정말 시원해 보이네요." 개츠비가 눈에 띄게 긴장해서 말했다. 

우리는 게걸스럽게 각자의 잔을 들이켰다.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 한애경 옮김, 열린책들


진리키는 진과 라임주스를 섞는 단순한 칵테일이지만, 그래서 누구나 쉽게 만들어 마시는 칵테일이기도 하지만, 누구나 마신다고 해서 누구나 맛을 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은은하고 향긋한 진과 새콤한 라임을 적절히 조화시키는게 중요하다. 


진리키가 궁금하다면? -> 개츠비와 칵테일 #2 - 진리키


보통은 그냥 빌드하지만 진과 라임주스를 셰이크해서 만든 전문가의 진리키. 첫 잔인 하이볼의 달콤함을 순식간에 잊게 할, 상큼하면서도 시원한 맛이다. 



하지만 속옷이 축축한 뱁처럼 다리를 휘어 감고 땀방울이 등줄기를 시원하게 가르던 몸의 기억만은 생생하다. 이 생각은 욕실 다섯 개를 빌려 시원하게 냉수욕이나 하자는 데이지의 제안에서 비롯되어 <민트 줄렙을 마실 장소>라는 형태로 좀 더 구체화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다같이 <끝내주는 아이디어>라고 입을 모았다.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럴드, 한애경 옮김, 열린책들


설탕과 민트를 으깬 후 잭 다니엘을 부어 만든 민트 줄렙. 개인적으로 제이앤비나 짐빔 같은 미국 술을 몹시 싫어하는 까닭에 죄다 잭 다니엘로 주문. 우리에겐 좀 생소해도 미국에선 되게 자주 마시는 탓인지 메이커스 마크라는 버번 회사에서는 아예 민트 줄렙 버전을 내놓기도 했다. 아쉽게도 우리나라에선 마시기 쉽지 않지만. 


민트 줄렙이 궁금하다면? -> 개츠비와 칵테일 #3 - 민트 줄렙


민트를 으깨고 베이스를 붓는다는 점에서 민트 줄렙이 모히토의 시초가 되었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럼에도 탄산수를 넣지 않는 까닭에 생각보다 도수는 세다. 첫 잔과 둘째 잔이 아주 시원했다면 민트 줄렙은 드디어 강한 술을 마실 준비를 시켜주는 셈. 



나는 농담으로 바텐더에게 개츠비 스페셜을 만들면 어떻겠냐고 되도 않는 주접을 떨었지만, 영화에 힘입어 출판계가 할인을 넘어 땡처리 수준으로 위대한 개츠비를 몰아붙이는 상황에서 술 업계가 좀 묻어가는 것도 괜찮은 생각은 아닐까. 게다가 이 칵테일들은 죄다 여름에 마시기에 정말 좋은 칵테일이 아닌가. 개츠비의 여운이 가시기 전에, 개츠비 스페셜을 조금 더 즐겨보리라, 그렇게 마음 먹는다. 개츠비처럼 위대하진 못해도, 누구에게나 사랑할 마음은 있는 법이니까. /  Fin  

목로주점, 막내둥이의 술 카시스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 주인공 제르베즈에게 함석공 쿠포가 대시합니다. 첫 남자에게 버림받은 제르베즈는 다시는 남자를 만나지 않으리라 마음 먹지만 순하고 착한 쿠포에게 마음이 끌리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그래서 막내둥이 카시스라고 불리나요, 쿠포씨?"

"아! 그건 동료들이 강제로날 술집에 데려가면 내가 보통 카시스 주만 마시기 때문에 붙인 별명입니다…"


에밀 졸라, 목로주점(상), 유기환 옮김, 열린책들


카시스는 영어로는 블랙커런트, 우리말로는 까치밥나무라고 부르는 식물의 열매랍니다. 베리 종류라고 이해하시면 쉽겠네요. 실제로 술맛도 교회 성찬식에서 쓰는 아주 달달한 포도주나 고창에서 직접 담았다는 복분자주와 비슷합니다. 꽤 달다는 것이 특징이고요. 그래서 약간 걸쭉한 느낌도 듭니다. 


술이 꽤 달아서 샷으로 마시기 보다는 칵테일에 많이 씁니다. 섹스온더비치(이름은 참~ ^^), 핑크레이디 같은 칵테일이 카시스를 재료로 쓴 대표적인 칵테일이지요. 이미 드셔본 분들 많겠지만, 카시스가 들어간 칵테일은 대부분 아주 달콤한 맛입니다. 그러나 카시스도 알콜도수가 15도나 되는 엄연한 술입니다. 단 맛에 홀짝 홀짝 들이키다가는 어느 순간에 확 취할 수도 있습니다. 




쿠포는 술을 못 마시는 사람입니다. 아버지가 술 마시다 죽은 까닭에 술을 혐오하기도 하지요. 하지만 동료들을 따라 술집에 갈 땐 카시스 정도는 마셔줄 정도로 꽉 막힌 사람도 아닙니다. 거기에 막내둥이라는 애칭을 고려하면 동료들이 쿠포를 꽤 좋아했을 거란 생각도 듭니다. 


독한 술을 못 마시는 사람, 하면 우리는 대개 순진한 사람을 떠올립니다(그렇다고 독한 술을 마시는 사람은 못된 사람이란 뜻이 아닙니다ㅏ ㅜㅜ). 쿠포는 순진하면서도 제르베즈와 결혼을 반대하는 누이에게 맞설 정도로 고집도 있는 사람이지요. 어쩌면 그 사랑이 참으로 순수하게 시작했기 때문일 겁니다. 


카시스와 쿠포. 소설을 읽다 보면 참 잘 어울리는 조합이란 생각이 듭니다. 작가도 그 점을 알고 쿠포의 별명을 막내둥이 카시스로 지었겠지요(라고 또 우겨봅니다 ^^). 하지만 쿠포는 인생에 누구나 한 번쯤은 다가오는 위기를 스스로 극복하지 못하고 카시스 대신 독주를 마시면서 점차 나락으로 떨어집니다. 


위기가 닥칠 때 술처럼 위험한 것은 없습니다. 반대로 술처럼 좋은 약도 없습니다. 결국 어떻게 마시느냐, 어떤 마음으로 대하느냐에 따라 술은 독이 되고 약이 됩니다. 어떻게 마시느냐에는, 누구랑 마시느냐도 포함됩니다. 언제든 연락해서 뭉칠 수 있는 좋은 술 친구 하나 정도는, 마치 비상금처럼 꼭 꿍쳐둬야 하는 법입니다. ^^ / Fin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

"몹시 목이 말랐던 제르베즈는 포도주를 몇 방울 떨어뜨린 물을 여러 잔 마셨다."


목로주점(상), 에밀 졸라, 유기환 옮김, 열린책들 


책 제목처럼, 졸라의 목로주점에는 술 이야기가 끊임없이 나옵니다. 그러나 목로주점의 술은 인생을 즐겁게 만드는 술이 아니라 인생을 망치는 술입니다. 어디 목로주점 뿐이겠습니까. 문학에 등장하는 술은 대부분 악마의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사람이란 천사보다 악마의 이야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일까요. 


목로주점과 술 이야기는 나중에 통으로 묶어서 해보고, 오늘은 아주 가벼운 구절 하나만 챙겨 봅니다. 


자기를 버리고 다른 여자와 도망간 랑티에 때문에 다시는 남자 따위와 살지 않으리라 다짐했던 제르베즈지만 쿠포의 끊임없는 구애에 결국 마음을 허락하고 쿠포와 결혼까지 합니다. 결혼식을 마치고, 우리 식으로 말하자면 피로연장인 '은 풍차' 식당에서 목이 말랐던 제르베즈는 포도주를 몇 방울 떨어뜨린 물을 마시지요. 이때까지만 해도 제르베즈는 술을 역겨워했고 쳐다보기도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남편인 쿠포 역시 독주는 딱 질색이었지요. 


이 부분을 보고 역시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여자)는 없고나 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요즘은 열 번 찍다간 스토킹으로 고발 당합니다. ^^ (뭔 쓸데없는 소리를 ㅜㅜ) 


아, 오늘 하고 싶은 얘기는 술과 물입니다. 우리는 흔히 술에 물타는 행위를 거의 범죄처럼 취급합니다. 물론 술 양을 늘리려고 물을 타는 진짜 범죄 행위가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술에 물을 타는 행위는 사실 술을 만드는 회사부터 술을 마시는 사람들까지 흔히 하는 행동입니다. 


술 만드는 회사가 술에 물을 타다니! 분노하시겠지만 실제로 우리가 가장 흔히 마시는 소주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참xx, 처음00 같은 소주는 고구마, 보리 등등 여러 곡식들을 발효하고 증류해서 90도 가량의 소주 원액을 만들고(이걸 주정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물과 감미료를 타서 제품 별로 16 ~ 25도 사이의 도수를 맞춰 출시합니다. 그래서 '희석식 소주'라고 부르는 거지요. 


위스키나 브랜디 같은 증류주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신의 솜씨가 있는 전문가라 해도 해마다 품질이 다른 포도나 곡물로 해마다 다른 날씨에서 해마다 다른 통에 술을 담그는데 그 도수를 똑같이 맞출 수가 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에게 나오는 술은 도수가 언제나 똑같지요? 이건 물이나 도수가 다른 같은 술을 섞어서 도수를 맞추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심지어 맥주도 물을 섞어 도수를 맞추고 맛을 내기도 합니다. 이 모든 과정이 술 제조회사 마다 달라 자기들의 비법이 되는 셈이지요. 


게다가 술에 물을 타면 좋은 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독한 술을 부드럽게 마실 수 있습니다. 물론 술의 제맛을 즐기려면 스트레이트가 제격이겠습니다만 모든 사람이 독한 술을 즐겨 마실 수 있는 건 아니지요. 게다가 술에 물을 타면 독한 맛 뿐 아니라 향까지 부드러워집니다. 위스키나 브랜디의 향이 와인 못지 않게 얼마나 우아하고 화려한지 물을 타서 향을 맡아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일본 술 회사가 자기네 위스키를 맛있게 즐기라고 소개한 미즈와리 칵테일


그래서 칵테일이 발달한 일본에서는 물과 위스키를 2:1 정도로 섞은 '미즈와리'라는 칵테일도 있습니다. 실제로 이 비율이 위스키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비율이라도고 하지요. 스카치 위스키를 마시기 힘든 분들은 이 방법을 써보는 것도 좋습니다. 스카치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저도 어쩔 수 없이(!) 스카치를 마시는 날엔 이렇게 마십니다. ^^ 


뭐, 성경에 보면 예수님도 가나의 혼인잔치에서 항아리에 물을 부어 포도주를 만드셨다는데… 아마 항아리에 남아 있는 와인에 물을 더 부어서 맛을 내신 건 아닐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도 해봅니다(흐음, 설마 이런 걸로 신성모독이라고 하지는 않겠지요 ㅜㅜ). 그저 웃자는 얘기입니다. 


술과 물. 좋은 의도로 잘 섞으면 술을 마시는 좋은 방법입니다. ^^ / Fin


PS> 참고로 제목으로 삼은 '술에 물 탄 듯, 물에 술 탄 듯'은 틀린 말입니다. 원래는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입니다. ^^ 


개츠비와 칵테일 #3 - 민트 줄렙


"하지만 속옷이 축축한 뱀처럼 다리를 휘어 감고 땀방울이 등줄기를 시원하게 가르던 몸의 기억만은 생생하다. 이 생각은 욕실 다섯 개를 빌려 시원하게 냉수욕이나 하자는 데이지의 제안에서 비롯되어 <민트 줄렙을 마실만한 장소>라는 형태로 좀 더 구체화되었던 것이다."


-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랄드, 한애경 옮김, 열린책들 


찌는 듯이 무더운 어느 날, 데이지가 개츠비를 초대하고 톰은 진리키를 대접합니다. 그러나 더위에 지친 데이지는 자꾸 시내로 나가자고 조르고 그 과정에서 남편인 톰이 보는 앞에서 개츠비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사고를 저지르고 말지요. 


"당신은 멋져요" 데이지가 다시 한 번 말했다. 

데이지는 개츠비에게 사랑한다고 말한 셈이었고 톰 뷰캐넌은 이를 알아차렸다. 그는 충격을 받았다. 


자, 분위기는 슬슬 대형 사고를 치기 직전으로 달아오릅니다. 빈정이 상한 톰은 시내로 나가자며 위스키 한 병을 챙겼고 일행은 차를 나눠 타고 데이지가 추천한대로 민트 줄렙을 마실만한 장소를 고르다가 플라자호텔 스위트룸으로 갑니다. 물론 그 과정에도 복잡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생략. ㅋ 그리고 등장한 술이 민트 줄렙입니다. 


민트 줄렙은 이름처럼 민트를 넣은 칵테일입니다. 미국 남부에서 시작한 칵테일로 버번 위스키와 민트, 설탕으로 만들지요. 



온더락스 만한 잔에 위스키를 15ml 정도 붓고 민트 잎, 설탕 2스푼 정도를 넣은 후 잘 찧어줍니다(뭐, 머들러라는 전문 기구가 있으면 좋겠으나 없으면 나무 젓가락 뒤로 찧어도 됩니다 ^^). 적당히 찧고 설탕도 어느 정도 녹은 듯 하면(다 녹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설탕 가루 남아 있는 게 또 나름 매력이니까요) 얼음으로(기왕이면 잘게 부순 얼음) 잔을 채우고 위스키를 30ml 더 붓습니다. 그리고 잘 저어준 후 민트 잎으로 장식하면 끝. 얼음이 적당히 녹아 시원한 느낌이 들 때까지 저으면 됩니다만, 뭐… 내키는대로 하시면 됩니다. 


이게 민트 줄렙입니다. 줄렙은 쓴 약을 먹은 후 마시는 달콤한 음료를 말하는 아라비아어랍니다(요건 인터넷 검색 ㅜㅜ). 


이름은 한없이 달콤해 보이나 위스키 45ml에 민트 잎과 설탕 밖에 들어가는 것이 없으므로 사실 꽤 독한 술입니다. 그래서 물이나 탄산수나 토닉워터를 부어 마시기도 합니다. 여튼 만만한 술이 아니어서 무더운 날 마시면 훅 올라올 것이 틀림없습니다. 게다가 위대한 개츠비에서는 그저 민트잎과 얼음으로만 만들 것을 암시합니다. 


"웨이터가 노크를 하더니 으깬 민트와 얼음을 들고 들어왔다."


여기서 제 고민은 왜 피츠제랄드가 하고 많은 술 중에 민트 줄렙을 골랐을까 하는 거였습니다. 말도 안되는 억측을 해보자면…


버번 위스키로 만든 민트 줄렙은 가장 미국적인 칵테일 중 하나다, 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고, 데이지를 사이에 두고 톰과 개츠비가 다투는 장면을 자극하기엔 민트 줄렙의 독하면서도 달달한 맛이 잘 어울렸기 때문이겠다 라고도 생각합니다. 경계를 넘어선 사랑이란, 독하면서도 거부할 수 없을 만큼 달콤할테니까요. 뭐, 순전히 제 생각입니다. ^^  


그러나 결국 주인공들은 민트 줄렙은 입에 대지도 못한 채 파국을 향해 달려 갑니다. 사실 민트 줄렙을 마셨으면 그 비극적인 사고가 음주운전 때문이라고 우길 수도 있었을 텐데, 책에선 '위스키를 따지도 않았다'고 했으니 음주운전은 아니었겠네요. 


참고로 칵테일 레시피를 소개하면서 30ml다 45ml다 뭐 이런 얘기를 하는데, 이걸 어떻게 재서 마시란 말이냐, 하고 따지실 수 있겠습니다. 골치 아플 거 없습니다. 집에 양주잔 하나 정도는 다 있으시지요? 그게 한 잔에 30ml입니다. 그러니 30ml를 넣으려면 한 잔 넣으면 되고 45ml를 넣으려면 한 잔 반 넣으면 됩니다. ^^ / Fin 




개츠비와 칵테일 #2 - 진리키

바로 그때 톰이 얼음이 가득 들어 찰랑거리는 진리키 넉잔을 들고 돌아왔다. 

개츠비가 자기 잔을 받아들었다. "정말 시원해 보이네요." 


-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랄드, 한애경 옮김, 열린책들 중에서


'이런 무더위 속에서는 불필요한 몸짓 하나하나가 평범한 일상을 모독하는 셈'이라고 작가가 썼을 정도로 무더운 여름에 이렇게 얼음이 찰랑거리는 칵테일은 상상만 해도 짜릿합니다. 그리고 등장하는 칵테일 이름은 다름 아닌 진리키. 


진 리키 Gin Rickey는 진(Gin)과 라임주스를 섞어 만든 단순한 칵테일입니다. 하이볼 편에서 소개한 하이볼 잔 같은 길고 넉넉한 잔에 얼음을 채우고 진 30 혹은 45ml를 부은 후에 라임 조각(흔히 웨지라고 부르는 ㅜㅜ)을 짜내고 그 라임을 그대로 잔에 넣습니다. 그리고 탄산수를 부어 잔을 가득 채우지요(이걸 풀업이라고 합니다). 살짝 저어(이건 스터라고 하고요) 그냥 시원하게 마시면 됩니다. 


원래 진 리키는 1880년대 미국 워싱턴의 슈메이커라는 바의 바텐더인 조지 윌리엄슨이란 사람이 만들었다 합니다. 처음엔 진이 아닌 버번 위스키를 썼다는군요. 이 술을 당시 유명한 로비스트인 조 리키 대령이란 사람이 좋아했대나 어쨌대나 해서 처음엔 조 리키라고 불렀는데요 베이스를 진으로 바꾸면서 술이 대박이 났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이름도 자연스레 진 리키가 되었겠지요(요건 영문 위키 검색 ^^).



그런데 우리나라에선 사실 진 리키란 술을 제대로 맛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라임을 구하기 어려워서 그렇습니다. 즙이 넉넉한 라임을 아낌없이 짜 넣어야 하는데 호텔 바나 정말 유명한 칵테일 바가 아닌 이상 라임이 별로 없습니다. 게다가 솔직히 시원한 맛에 먹지, 칵테일로서 아주 짜릿하지도 않습니다. 라임이란 게 레몬 비스무레하게 시큼새콤한 맛이니까요. 그래서 최근 바텐더들은 달콤 쌉싸름한 맛을 내기 위해 이런 저런 부재료를 쓰기도 합니다. 


사실 저는 진 리키보다는 진 얘기를 더 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진을 그다지 많이 마시지 않는데 사실 이 진이 아주 훌륭한 술이거든요. 요즘 대형마트 술 코너에 가면 탠커레이, 탠커레이 넘버10, 봄베이 같은 진이 있는데요, 탠커레이 넘버 10 한 번 드셔보길 추천합니다. 솔향 같은 상큼하고 시원한 향에 그저 감탄하실 겁니다. 


진은 칵테일로 응용하기에 정말 좋은 술입니다. 진 자체도 훌륭하지만 다른 부재료와 너무 잘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진과 토닉워트를 1:2 취향에 따라 1:3으로 섞고 레몬 조각만 넣어도 훌륭한 진토닉이 됩니다. 흔히 진토닉을 무척 맛없는 칵테일로 알고 있는데 칵테일을 잘 모르는 술집 주인들이 싼 진에 김빠진 토닉워터를 써서 그런 겁니다. 탠커레이 넘버10 같은 진이라면 정말 훌륭한 진토닉을 누구나 만들 수 있습니다. ^^ / Fin 


개츠비와 칵테일 #1 - 하이볼

"그래, 하이볼로 줘요."


- 위대한 개츠비, 스콧 피츠제랄드, 한애경 옮김, 열린책들 중에서. 


무더운 7월 하순, 개츠비는 닉을 데리고 마이어 울프심을 만나러 갑니다. 키가 작고 납작코인데다가 코털까지 무성한(!) 울프심은, 개츠비가 비록 도박사라고 소개는 하지만, 악명 높은 갱이었지요. 닉은 울프심이 1919년 월드시리즈를 조작했다는 얘기를 듣는 순간 '아찔한' 기분까지 느낍니다. 뭐 어쨌든. 이렇게 무서운 사람을 만날 땐 술 한 잔 마셔야 하지 않을까요. ㅋ 


이 셋이 만난 자리에서 웨이터가 권하는 칵테일이 하이볼입니다. 하이볼은 1자로 쭉 뻗은 긴 잔에 얼음을 채우고 위스키와 탄산수를 섞어 마시는 칵테일인데요, 얼음과 탄산수가 들어 있으니 아주 시원한 칵테일입니다. 여름에 마시기엔 그만인게죠. 얼음이 없던 시절에도 탄산수의 톡 쏘는 맛이 충분히 시원했을 겁니다. 위스키 30 혹은 45ml에 탄산수를 부어 가볍게 섞은 후 레몬 정도를 띄워 마시니까 만들기도 쉽고 위스키나 탄산수 종류에 따라 아주 다양한 맛을 낼 수 있지요. 



사진 속 하이볼은 어떤 작은 바에서 주문한 것인데요, 바텐더가 나름 자기만의 비법으로 만들었다고 자랑하던 버번 베이스 하이볼인데... 깜박 이름을 잊었다는 ㅜㅜ 잭다니엘과 꼬엥트로를 섞어서 잭의 독한 맛은 감추고 오렌지의 향긋한 맛을 잘 살렸더군요. 좋았습니다. 


한때 어떤 위스키 브랜드는 하이볼을 더 맛나게 마시는 방법이라며 자기네 위스키를 탄산수와 섞어 마셔라, 뭐 이런 프로모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류의 칵테일을 왜 하이볼이라 부르냐 하면… 그 칵테일을 담는 길죽한 잔 이름이 하이볼 글래스라서 그렇습니다. 


여튼 더운 여름에 시원하게 마시기엔 딱 좋은 칵테일이 하이볼이지요. 하지만 술을 시원하게 마시려고만 하이볼 같은 칵테일을 만든 건 아닙니다. 위대한 개츠비의 배경인 1920년대는 금주법이 판치는 시대였지요(물론 위대한 개츠비 소설 속에서는 금주법 시대라는 걸 깨닫기 어려울 정도로 술 얘기가 많이 나오지만!). 몰래 술을 마시기에 칵테일은 참 좋은 방법이지요. 마치 물이나 주스를 마시는 것처럼 보이니까요. 실제로 미국에서 칵테일이 발달한 까닭이 금주법 때문이었다고들 합니다. / Fin 



  • BlogIcon 핸즈 2013.12.09 10:5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어떤 작은 바'의 사진이 낮이 익은데요? ㅋ 혹시 석촌호수 쪽의 카페루이 아닌가요?? ㅋㅋ

데킬라 선라이즈, 이글스, 칵테일이 끌리는 날

그런 날이 있다.
이글스의 거칠거칠하면서도
은근히 애절한 노래가 땡기는 날.

호텔 캘리포니아나 데스페라도도 좋지만
이런 날엔 데킬라 선라이즈다.

한 남자가 바에 앉았다.
그가 주문한 건 또 다른 데킬라 선라이즈.

하루 일을 마친 남자는
잦아드는 노을을 바라 본다.

그리고 떠오르는 한 여자.
가슴은 아려오지만
남자는 용기를 내려고
한 잔을 더 주문한다.

It's another tequila sunrise
Starin' slowly 'cross the sky, said goodbye
He was just a hired hand
Workin' on the dreams he planned to try
The days go by

Ev'ry night when the sun goes down
Just another lonely boy in town
And she's out runnin' 'round

She wasn't just another woman
And I couldn't keep from comin' on
It's been so long
Oh, and it's a hollow feelin' when
It comes down to dealin' friends
It never ends

Take another shot of courage
Wonder why the right words never come
You just get numb
It's another tequila sunrise,this old world
still looks the same,
Another frame, mm..

참고로 이 데킬라 선라이즈는 멜론에서 19금이다.
요즘 딸 아이가 데스페라도와 호텔 캘리포니아에 빠져 있어
데킬라 선라이즈 들려주려 했더니, 딸 아이 폰에서는 안된다는!
술 이름 들어갔다고 19금 판정 내리는 양반들, 도대체 뭐하는 분들인가. ㅉㅉ


DVD로 혼자 보면 멍때리기 진짜 좋은 Hell Freezes Over 버전


아저씨들을 위한 노래방 버전

데킬라 선라이즈.
데킬라 30ml ~ 45ml (양주잔 하나 혹은 하나 반)
맛있는 오렌지 주스 300ml
그레나딘 시럽

맥주잔보다 좀 더 긴 잔에 얼음을 채우고
데킬라를 양주잔으로 한 잔 붓는다.
데킬라를 좋아한다면 반 잔 더.
오렌지 주스로 잔을 채우고
(주스가 맛있어야, 데킬라 선라이즈가 맛있다. 당연한 걸!)
그레나딘 시럽을 한 숟가락 정도
잔 위에 떨어뜨린다.

어떻게 마시냐고?
아무렇게나 마셔도 되나,
먼저 눈으로 색깔을 즐기고
붉게 타는 노을을 상상하면서
한 여자를 생각하고는…
빨대로 잘 저어 마신다.

이런 게 사는 거다. ㅋ



  • ^^ 2011.11.02 17:0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퇴근길 딱 한 잔 하고 싶은 그런날! 칵테일 한 잔 마실 수 있다면 정말 좋겠어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1.11.03 10:14 신고 수정/삭제

      진짜 우리나라에선
      그런 바 찾기가 너무 어려워요.

      딱 한 잔만 하고 가도 좋은
      그런 바를 찾으면 꼭 알려주세요 ㅋ

  • 제임스 레몬트리 2011.11.15 11: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강남에 여기 괜찮데요. http://blog.naver.com/ram90?Redirect=Log&logNo=142543621

    근데, 저도 데킬라선라이즈 좋아하는데... 오렌지주스맛나는 허접한 칵테일만 마셔봤네요. 전 동명의 영화를 좋아해서 좋아하는데...

탠커레이 앤 탠커레이

’레이’가 ‘텐커레이’를 만난 건 운명이야.

어릴 적 친구 녀석과 바에 마주 앉아 탠커레이를 처음 시키던 날, 이게 무슨 술이냐고 묻던 친구에게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갖다 붙인 말이긴 하지만, 나름 꽤 그럴듯한 표현 아닌가.

칵테일을 취미 삼으면서 만난 나는 예전엔 미처 모르던 꽤 많은 술을 알게 됐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멋진 술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단연 탠커레이를 꼽겠다. 은은한 과일 향 속에 묻어나는 진의 강렬함 때문에 첫 잔을 들어 선뜻 마시기에 두렵지만 막상 들이켰을 때 다가오는 부드러움은 탠커레이만의 특징이다. 물론 진이라는 술만 놓고 봤을 때 향이 더 특별한 헨드릭스도 예술이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탠커레이에 더 끌린다. 게다가 정말 기대하지 않았다가 만난 탠커레이 넘버텐엔 그저 홀딱 반할 수 밖에 없었다. 이 녀석은 탠커레이보다 훨씬 더, 부드럽지 않은가!


진이 유명한 건, 아마 진토닉 떄문일게다. 그런데 내가 어디 가서 진토닉이란 칵테일을 시키면 누군가는 그런 뻔한 걸 시키나 하는 눈으로 쳐다보고, 누군가는 맛도 없는 진토닉, 이란 표정으로 쳐다본다. 진토닉이 너무 흔하고 맛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대부분 제대로 된 진토닉을 못 마셔본 분들이다. 진토닉은 진과 토닉워터를 1대 2정도의 비율로 섞고 거기에 라임즙이나 레몬즙을 넣은 후 역시 라임이나 레몬 슬라이스(혹은 조각)을 띄운 칵테일이다. 당연히 진이 맛있어야 하고 토닉워터는 탄산이 풍부해야 한다. 레몬 혹은 라임이 신선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만일 이름도 없는 싸구려 진과 탄산 빠진 토닉워터로 만든다면, 절대로 맛있을 리 없다. 얼마 전 집 앞 바에서 진토닉을 시켰다가 첫 모금을 대고 바로 후회했다. 역시 아는 집이 아니면 칵테일은 함부로 주문할 것이 아니다.


도대체 진토닉이 뭐 그리 대단하냐고 묻는 분들에게 탠커레이와 새 토닉워터, 그리고 신선한 레몬이나 라임(아, 하지만 라임을 구하기란 얼마나 어려운 일인가)으로 만든 진토닉을 권하고 싶다. 나는 그저 술이 좋아 혼자 만들어 즐길 뿐이지만, 나 때문에 진토닉을 새롭게 본 분들이 꽤 많다는 점은 자랑해도 좋겠다.


어쨌든 내가 탠커레이를 정말 좋아하는 걸 아는 미디어브레인 식구들이 탠커레이와 탠커레이 넘버텐 세트를 선물했다. 금요일, 사정이 있어 현지 퇴근하고 토요일에 사무실에 가보니 예쁜 박스에 담긴 두 녀석이 싱긋 웃고 있는 게 아닌가.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을 텐데, 구하느라고 애쓴 마음이 더 고마울 뿐이다. 안 그래도 집에 한 병 갖춰 놓고 야금야금 마셔야지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탠커레이 세트라니!


떡 본김에 제사 보낸다고 바로 만든 진토닉 한 잔. 아, 사실 탠커레이에서는 진토닉이라고 부르지 않고 탠커레이 앤 토닉, 줄여서 T&T라고 부른다. 다르게 보이고 싶은 그 자부심. 탠커레이라면 충분히 인정할만 하다.

이런 저런 일로 정신이 없어서 올 여름엔 미디어브레인 식구들에게 모히토도 제대로 대접하지 못했다. 결정적으론 민트를 다 죽여서 그렇긴 하지만 ㅜㅜ 선물 받은 탠커레이는 나 혼자 마시고 ^^ 사무실에 있는 탠커레이로 진토닉이든, 탐 콜린스든 한 잔씩 돌려야겠다. 솔직히 그저 적당히 흉내만 내는데도 다들 맛있다고 즐겨주니,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산다는 거, 이런 게 다 즐거움 아니겠는가. ^^ / FIN

  • Favicon of http://www.redmato.com BlogIcon 호련 2010.08.22 23:1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0^) 다시 한번 생신 축하드려요 이사님!! :-) 제가 무지 좋아하는거 아시죠? ㅎㅎ 존경합니다 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2 23:20 신고 수정/삭제

      으이구 댓글 빨리도 다셨네 ^^
      주말 밤, 마무리 잘 하시게. 푹 쉬시고 ^^

      땡스 ^^

  • Favicon of http://monomato.com BlogIcon 모노마토 2010.08.22 23:2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2등은 제껍니다 우걱 우걱..
    이사님 표 칵테일은 너무 너무 맛있어요 -_ㅡ)b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2 23:24 신고 수정/삭제

      다들 맛나게 드셔주시니 내가 고마울 따름이지.
      아무래도 내가 못 만들면
      어디가서 한 잔 사기라도 해얄 듯.

      땡스 ^^

  • 휘바 2010.08.22 23: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야금야금 마시는 1리터 짜리 탱커레이 있지요! 글보니 몹시 땡기지만 얼음이 없다니!!
    내일 넘버탠 한잔만 덜어다 주시면 안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2 23:33 신고 수정/삭제

      안돼 넘버텐은! ㅋㅋㅋ
      기회가 되면 언제든 또 마시러 가세

      땡스 ^^

    • 휘바 2010.08.22 23:33 신고 수정/삭제

      "나 때문에 진토닉을 새롭게 본 분들이 꽤 많다는 점은 자랑해도 좋겠다."

      여기 1인 있습니다 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10.08.23 08:4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참 훈늉한 회사란 말씀이지요..
    ※ 버쓰데이셨더래요?? ㅊㅋㅊㅋ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10.08.23 09:27 신고 수정/삭제

      땡스 땡스~ ^^
      그나저나 공부는 언제 마치시노?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