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어쩔 수 없는 역설이다 - 뉴문

뱀파이어를 소재로 한 러브 스토리, 트와일라잇. 소재는 독특했으나 솔직히 내 취향은 아니었다. 뱀파이어 영화에 러브 스토리라니. 내게 있어서 이건 마치 우유에 밥 말아 먹는 그런 느낌 같은 거다(이런 종류의 영화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죄송!). 트와일라잇에 대해 그냥 이런 기억만 있는 내게 난데없이 딸 아이가 트와일라잇을 보고 싶다기에, 재미없어~ 그러면서 눙치고 지나가려 했더니 책을 사 달란다. 응? 이게 책이 있다고? 알고 봤더니 4권짜리 장편소설이다. 아이고야. 그러고 나서 트와일라잇의 속편이 나왔다는 얘기를 들었다. ‘뉴문’이란다.


첫 영화에 대한 기억이 특별하지 않았으므로 속편을 볼 리가 없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 말았다. 일요일 오후, 딸 아이가 친구들과 함께 컴퓨터를 이용해 프로젝트 숙제를 해야 한다는 이유로 집에서 쫓겨난(!) 것이다. 서너 시간 보낼 만한 곳이 어디 있겠나. 그래서 찾은 곳이 잠실 롯데시네마다. 아무리 사람 많은 주말에도 표를 구할 수 있다는 그 영화관.

역시 영화는 여전히 내 취향이 아니다. 호러도, 액션도 아닌 멜로에 나는 지루했고, 옆 자리에서 쉴 새 없이 떠드는 젊은 연인들 때문에 영화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사실 이 연인들에 대해서는 한마디 하고 싶지만, 영화 끝나고 나오는데 아내가 흘린 목도리를 찾아다 주는 선행을 베푼 까닭에, 그냥 다 용서하기로 했다. ^^

하여튼, 영화는 여전히 사랑의 역설을 다룬다. 사랑하지만 함께 갈 수 없다, 사랑하기에 같이할 수 없다는 사랑의 역설을 끊임없이 제기하고 주인공과 관객들은 그 역설에 때론 공감하고 때론 거부하며 어쩔 수 없이 스토리를 따라간다. 에드워드는 사랑한다는 이유로 벨라의 곁을 떠나고 벨라 역시 사랑한다는 이유로 뱀파이어가 되고 싶어 한다. 과연 진정한 사랑은 뭘까. 정말 서로 사랑한다면 상대가 원하는 대로 해줘야 하는 걸까? 아니면 사랑은 기복이 심한 일시적인 감정이므로 후회하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줘야 하는 걸까.

어쩌면 애당초 사랑은 운명이어서 내가 선택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인 까닭에 사람들은 상대를 아프게 하지 않으려 하지만, 그 행동이 오히려 상대를 더 아프게 하는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결국, 상대가 원하는 대로 해주어야 할까. 그것이 결국 내가 원하는 것이기에.

영화는, 사랑한다면 원하는 대로 하라고 말한다. 결론은 똑같으니 어차피 돌아가지 말라는 말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역시 사람이든 뱀파이어든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닌가 보다. 어쩌면 돌고 도는 것이 사랑의 속성일지도 모른다. 한 방에 쭉 가면 그건 사랑이 아니잖아요, 소개팅이지~ 라고 우스개를 던지며 위로해 봐도, 사랑이 쉽지 않은 건 틀림없는 사실이다. 물론 사랑엔 책임이 따르는 법이다. 하지만, 가끔은 이렇게도 질러보고 싶다. 사랑한다면 원하는 대로 하라. 더는 서로 상처받지 않도록./ FIN

  • Favicon of http://cafe.daum.net/shinjinju BlogIcon 풍류대장 2009.12.08 13:1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장르는 좀 다르지만
    저도 오늘 영화 한 편 때릴 계획입니다
    그나저나 요즘에도 극장에서 팝콘을 파는가요??...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2.08 13:37 신고 수정/삭제

      오늘 같은 날 무슨 영홥니까, 그저 소주지~ ㅋㅋ

  • 2009.12.09 16:33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로즈마리 2009.12.18 17:5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마지막 글에 여운이 남네요
    사랑한다면 원하는대로... ^^
    뉴 문~ 전 러브스토리는 다 좋더라는 ㅋ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2.21 11:18 신고 수정/삭제

      ^^ 크리스마스와 올 겨울엔 뜨겁게 사랑하세요~

[영화] 트와일라잇, 영원하다는 건 두려운 일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나는 뱀파이어다. 첫 눈에 본 한 여자를 사랑했다. 그 여자는 내 운명이라 믿는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난 그 여자를 뱀파이어로 만들 생각은 없다. 영원하다는 것은, 한편으론 두려운 일이므로.
나는 인간 여자다. 첫 눈에 빠진 뱀파이어를 사랑했다. 그를 사랑한 만큼 영원히 함께 하고 싶다. 그는 거부하지만, 난 이미 준비가 됐다. 언젠간 언젠간 그가 나를 뱀파이어로 만들어 줄 것이다.

트와일라잇. 예고편만 봤을 땐 뱀파이어가 나오는 판타지라고 생각했다. 그 왜, 뱀파이어는 악하고, 인간은 선하다. 악한 뱀파이어를 제거하기 위해 인간들은 무력에서는 약하지만, 사랑으로 단결해 승리한다는 뭐 그런 스토리 말이다.

전반부를 볼 때만 해도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어랏, 갈수록 예상을 뒤엎는다. 한 여자를 사랑한 뱀파이어, 뱀파이어를 사랑한 한 여자. 뱀파이어 가족들은 그 여자를 받아들이고, 가족으로 인정한다. 그러나 그 여자를 노리는 또 다른 뱀파이어 무리들. 그 한 여자를 지키기 위해 뱀파이어들이 서로 싸운다. 어라? 이거 러브 스토리야??

요즘 케이블TV XTM에서는 문라이트라는 뱀파이어 미드를 방영한다. 착한 뱀파이어가 탐정으로 나와 인간을 괴롭히는 악당들(심지어 그것이 같은 뱀파이어라 할지라도)을 무찌른다. 그리고 한 여자를 사랑한다. 그 여자를 사랑하기에 인간이 되었다가, 다시 그 여자를 구하기 위해 뱀파이어로 변한다. 여자는, 언젠가 자기도 뱀파이어가 되어야겠지 라는 생각에 두려워하나, 뱀파이어는 정작 그 여자를 뱀파이어로 만들고 싶지 않다.

뱀파이어라는 소재를 잡았지만, 트와일라잇과 문라이트는, 영원한 사랑이 존재하는가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을 던진다. 인간의 한 평생을 살면서도 한 사람만 사랑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인데, 영원한 삶을 살면서 과연 하나의 사랑을 지킬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던지는 것이다. 사랑에 빠진 인간 여자는, 영원함에 대한 애착을 보이나 영원함을 겪고 있는 뱀파이어는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기에 사랑에 주저할 수 밖에 없다.

솔직히 영화는 기대에 못 미쳤다. 그럴 수 밖에. 뱀파이어 얘기를 예상하고 갔는데 러브 스토리라니. 황당하지만 여운은 남았다. 영원을 선택할 것인가, 불꽃같은 순간을 선택할 것인가. 어차피 순간을 선택해야 하는 인간에게 사랑은 또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트와일라잇, 별 쓸 데 없는 고민을 하게 만든다. 젠장, 그냥 뱀파이어 영화였으면 이런 고민은 필요 없었을 것인데. / Fin

  • Favicon of http://blog.ilino.kr BlogIcon LINO_kr 2008.12.15 20:4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봤지만 리뷰는 쓰지 않았네요^^
    다른 뱀파이어 영화와는 다르게 치명적인 러브스토리 였는데
    공짜영화여서 나름 볼만했다고 생각이 되더라구요^^
    그래두 뱀파이어들 끼리 싸우는 것 보다 늑대인간과의 싸움을 기대 했었는데
    그런 부분이 참 아쉽더군요^^
    2편을 예고라도 하듯 마지막 장면이 기억에 남긴 한데..
    '이거 2편 나오면 어떻하자는 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12.15 22:2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영원히 산다는 것만으로도 일단 숨이 턱 막히는데요;;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6 11:10 신고 수정/삭제

      뭐, 어차피 우린 그렇게 살지 못하니깐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12.16 09:0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형님이 타겟고객이 아니걸랑요..
    이건 뱀파이어물이 아니라 할리퀸물에 뱀파이어를 접목시킨 거라고 봐야겠죠..
    그나저나 엠블 기냥 없어진다네요..
    ["엠블→티스토리" 이사 일케하면 10점 만점에 10점]으로
    포스팅하나 올려주삼..ㅡㅡ;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6 11:11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 엠블은 좀 아쉽네. 지금은 거의 내버려두긴 했지만, 나 거기에도 글 400개 정도 있는데... 지금은 뭐 시간이 지나서 정보로서의 가치도 별로 없긴 하지만. ㅋㅋ 엠블 쪽에서는 백업 툴을 제공하겠다 하니, 그 툴이 나온 다음에 다시 봐야 할 거 같으네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12.16 14: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니.. 취향이 이런거였어?.. ㅋ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6 15:21 신고 수정/삭제

      아니 전 뱀파이어 얘기인줄 알았다니깐요!

  • Favicon of http://wessay.tistory.com BlogIcon 비됴왕 2008.12.17 20:3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글쎄요.. 이영화를 보고.. 영원한 사랑이야기를 끄집어 냈다는 건.. 호평을 하시기로 작정하신듯... 전 보다가 욕나오던데...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9 13:57 신고 수정/삭제

      ㅎㅎ 영화 기대에 못 미쳤다고 했잖어유~ ㅋ

  • Favicon of http://plaintalk.pe.kr/ BlogIcon 두부양과 왕만두군 2008.12.19 12:2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예상했던 것(너무 나도 화려한 예고편)보다 재미없고 이런 저런 장르를 다 표현할려고 했던 것 같아 좀 그랬는데 이상하게도 재미없었지만 지루하지는 않더라구요. 2시간 동안 계속 집중한 것 같아요. 그런데 나오면서 이거 뭐야? 이 반응^^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12.19 13:57 신고 수정/삭제

      맞아요! 딱 그런 느낌! ㅎㅎㅎ 여튼 좀 황당했다는... 영화란게 참 그래요. 너무 많이 알고 가면 재미없고, 또 너무 모르고 가도 재미없고 ㅋㅋ

  • 루니아 2009.09.14 23:1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영화는 이상했어요.. 전 책을 먼저 읽어서..ㅎ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4 23:57 신고 수정/삭제

      아, 전 책은 안 읽었는데
      느낌이 많이 다른가 보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