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맛집] 쫀득한 맛 그만, 장수촌 누룽지 백숙

요즘 몸이 좀 허해진 것 같은데, 라고 느낄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음식은, 뭐니 뭐니 해도 삼계탕입니다. 혹 보신탕이나 비아그라, 뭐 이런 걸 생각하신 분들은, 이 글이 좀 재미 없으실 수도 있겠습니다. 어쨌든, 꼭 여름이 아니더라도 몸에 기운을 좀 불어 넣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 사람들은 삼계탕, 아니면 백숙 같은 걸 찾게 되는데요, 봄이 되서 노곤한 오늘, 마침 점심 시간에 좀 여유도 있고 해서 백숙으로 보신을 하기로 결정!

서하남 IC에서 고속도로 타지 말고 그냥 하남 방향으로 주욱 직진… 오분에서 십분쯤 직진하다 보면 길 옆에 장수촌이라는 입간판이 보입니다(이 무슨 불성실한 가이드란 말인가). 딱 이름처럼 백숙하게 생긴 집이지요. 주 메뉴는 한 마리에 2만8천원하는 누룽지삼계탕입니다. 솔직히 누룽지 백숙이라고 해야 맞을 판인데, 어쨌거나 이 집 간판에는 당당하게 누룽지삼계탕이라 되어 있답니다. 그러거나 말거나, 우리는 누룽지 백숙이라고 부릅니다. ^^


자리에 앉아 누룽지 백숙을 시키면 겉절이 그리고 커다란 무와 갓김치, 시원한 국물에 담긴 백김치가 먼저 나옵니다. 이걸  가위로 잘라 사이 좋게 나눠 먹으면 되죠. 당연히 백김치 부터 자르셔야죠? 뻘건 양념 묻힌 가위로 백김치를 자르면 모양새가 망가지잖아요.


닭 1마리 나오는 누룽지 백숙은 3명이서 먹기에 적당하고 4명이서 먹기엔 좀 부족합니다. 이럴 땐 쟁반막국수를 하나 시켜주는 것이 좋죠. 나중에 모자라서 쌈 나기 전에 말이에요. 1만원 짜리 쟁반막국수를 시켜 슬슬 입맛을 당기고 있으면 누룽지 백숙이 나옵니다. 쟁반 막국수는 뭐 그리 특별할 것이 없으므로 패스. 새콤한 양념과 채소, 그리고 막국수로 입맛 당기는 용도로 쓰시면 되겠습니다.


자 오늘의 주인공 누룽지 백숙. 닭 한 마리가 적당히 해체되어 나옵니다. 에라이? 이거이 무슨 세 명이서 먹으면 되나? 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누룽지 백숙의 주인공은 바로 누룽지죠. 백숙과 별도로 커다란 뚝배기에 담긴 누룽지 죽이 같이 나옵니다. 쉽게 말하면 백숙에 나오는 닭죽을, 찹쌀 대신 누룽지로 쑤어준다, 뭐 이렇게 해석하면 되겠습니다.

하지만 이걸 빼도 절대 안되죠!


백숙은 뭐 백숙 맛이죠. 닭고기는 부드럽고 퍽퍽한 가슴살 조차도 그닥 질기지는 않습니다. 오붓하게 나눠 뜯어 먹으면 금새 사라집니다. 약간 허전함을 느낄 때 드디어 누룽지를 먹는 거죠. 다른 메뉴들은 다른 데와 다 비슷한 맛일지라도 누룽지 만큼은 다릅니다. 쫀득한 누룽지가 찰지면서도 구수한 맛을 내거든요. 여기까지 먹어주면, 아 잘 먹었다, 포만감이 듭니다.


그냥 보통 삼계탕 말고 좀 특별한 삼계탕을 드시고 싶을 때 좋은 선택입니다. 먼데서까지 일부러 오실 필요는 없으실 듯 하고, 송파, 강동 근처에 사시는 분들이라면 주말 가볍게 나들이 할 만 하죠. 바로 옆에 저수지와 낚시터가 있어 분위기도 그닥 나쁘지 않습니다. 낚시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고골 낚시터 잘 아실 듯.

이 집에 대해 또다른 평가를 보고 싶으시면 아래에 있는 짠이아빠님 블로그를 방문해 보시고요, 거기에 전화번호와 주소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그나저나, 삼계탕 말고 또 몸 보신 할 만한 음식은 뭐가 있을까요. 봄 되니까 괜히 노곤해지는 건 쉽게 고쳐지지 않을 듯 합니다. ^^

  • ^^ 2009.03.24 08:5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눈으로 한마리 뚝딱!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24 09:10 신고 수정/삭제

      눈으로 드시는 건 맥주지, 백숙이 아니에용~ 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3.24 10:3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이상하게 봄이면 더 땡긴다구..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24 11:08 신고 수정/삭제

      봄에 왠지 기가 더 허해지는 느낌이잖아요 ㅋ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3.25 11:1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어제도 감리 다녀오는 길에 인삼 고아 만든 삼계탕으로
    원기보충 했는데 레이님의 친절한 포스팅을 보니 또 입맛이 댕겨요. ^-^

    성북동 누룽지 백숙집에서 막국수와 함께 참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나는데 혹시 근처 들릴 일 있으면 한번 가봐야 겠어요.
    그러고보니 하남에 24시간 가마솥에서 국물 만들어내는
    입에서 살살 녹는 감자탕집도 있는데 말이죠. +_+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3.26 09:02 신고 수정/삭제

      흐음, 생각해 보니 요즘 감자탕을 멀리한지 꽤 되었다는.
      소주 한 잔 먹기엔 그게 딱 좋은데 말이죠. 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3.28 01:5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장어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