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 맛집] 해물 향 가득한 솥밥 전문점, 조금

인사동 길을 가로질러 안국동 방향으로 올라가다 인사동 끝 길에 있는 크라운 베이커리를 끼고 우회전하면 '조금'이라는 솥밥집이 있다. 겉에서 보기엔 전통 찻집 같은 분위기지만 이 곳은 오래되기도 했고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유명한 솥밥 전문점이다. 내가 이 집을 알게 된 건 십 년도 훨씬 더 전이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맛이 한결 같으니 그것도 참 놀랄 만한 일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노란색 실내 조명이 은은하게 깔린 일본식 다다미가 깔린 방에 올라 앉는다. 하도 오래된 식당이라 그냥 그 분위기가 편안하다. 식당이 그다지 넓지 않아 바로 옆 테이블에 손님이 앉으면 그 쪽에서 말하는 내용에 신경이 쓰일 법도 하다.

자리에 앉아 보리차를 받으며 주문을 넣는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보리차라 그럴까, 그 향이 편안하다는 느낌이다. 메뉴는 복잡하지 않다. 조금솥밥과 송이솥밥. 이 외에 가이바시, 은행 등등의 꼬치 구이가 있기는 한데 이 구이들은 가격 대가 만만찮을 뿐만 아니라 가벼운 안주 거리에 지나지 않아서 솥밥을 기다리며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일 것 아니면 굳이 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 두어 번 시켜 봤는데, 항상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 ^^

조금솥밥은 각종 해물이 들어가 있는 밥이고 송이솥밥은 해물 대신 버섯이 가득 들어간 솥밥이다. 해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택 메뉴라고 할까? 해물도 싫고 버섯도 싫은 사람은 이 집에 가면 안되겠다. 주문이 들어가면 그 때 솥에 밥을 짓기 시작하므로 식사가 나올 때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순서가 뒤바뀌지는 않으므로 찬찬히 기다리면 된다.

조금솥밥. 새우, 굴, 가이바시, 각종 조개류, 심지어는 맛살과 버섯, 은행, 죽순, 대추 등등이 들어있는 해물솥밥이다. 해물을 쫄깃함과 알게 모르게 묻어 나오는 익힌 굴의 향기가 밥 맛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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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솥밥. 해물 대신에 송이, 표고, 팽이 등 버섯이 잔뜩 들었고, 은행, 대추, 죽순 등이 곁들인 버섯 솥밥이다. 그런데 조금솥밥과 비교 해보면, 해물이 빠지고 버섯이 들어갔다 뿐이지 별 차이가 없다. 몇 번 경험해 본 결과 해물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면 송이솥밥 보다는 조금솥밥이 더 낫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찬이라고 따로 나오는 건 없다. 그냥 1인용 식판에 함께 단무지와 오징어 젓갈, 짠지, 그리고 밥 비벼 먹기에 좋은 양념 간장이 전부다. 여기에 일본식 미소 된장국이 곁들여 진다. 솥밥은 그냥 먹기엔 좀 싱겁기 때문에 양념 간장을 적당히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각종 해물의 향긋함과 쫄깃함, 그리고 적당히 비벼 넣은 간장의 짭잘함이 겹치면서 솥밥이란 이런 맛이어야 해~ 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다 먹은 후 솥 바닥에 눌러 붙은 누룽지도 꽤 구수하다. 물론 밥을 오래 먹다 보면 누룽지가 다 타기도 하니 요령껏 긁어내야 한다.

솥밥은 각각 1만3천원. 한끼 식사로 절대 싼 값은 아니지만 식사를 마치고 나서 별로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름대로 유명세를 탄 집이라 인근의 언론사 기자들이나 맛집 찾아다니기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오는 눈치였다. 인사동서 저녁 식사로 고민한다면, 그리고 이 집을 몰랐다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는 곳이다.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를 줄만한 썩 괜찮은 집이다. / FIN

솥밥 전문 조금 위치 보기 by 구글맵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25 22:35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예전에 나에게 혹독한 비판을 받았던 그 맛살..아직도 들어가네?... 혹시 업그레이드 맛살인가?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5 22:59 신고 수정/삭제

      형한테 혹독한 비판을 받기 전에도 맛살은 존재했었죠~ ㅋㅋ 문제는 제가 맛살을 좋아한다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