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 맛집] 쫀득한 생삼겹, 잠실본동 화로구이

요즘처럼 황사가 자주 찾아오면 사람들은 돼지고기를 먹으라 한다. 돼지고기가 먼지나 중금속 중독을 줄여 준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납 활자를 사용하던 아주 오래 전, 인쇄소에서 납 활자를 만지던 인쇄공들은 주기적으로 삼겹살을 먹었다고 한다. 삼겹살이 납 중독을 막아 준다고 믿기도 했지만, 힘든 노동 뒤에 삼겹살과 소주는 그 날의 피로를 말끔히 없애주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런데 이건 단순한 속설이 아니었다. 1998년에 출판된 한국식품개발원 자료에 따르면 돼지고기는 납과 카드뮴 수치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인정됐다. 먹기 힘든 약도 아닌데다가 황사가 많은 요즘, 몸에도 좋다 하니, 돼지고기를 안 먹을 수 없는 일. 그래서 특히 황사가 심하던 날, 우리는 근처 삼겹살 집을 찾았다.

송파구 잠실본동에 있는 화로구이 집. 요즘 이곳 저곳에 많이 생기는 화로구이 집처럼 건물 하나를 통째로 식당으로 만든 대형 화로구이 집이다. 잠실관광호텔 사거리에서 종합운동장 쪽으로 가다가 첫번째 골목에서 비보호 좌회전 하면 바로 앞에 나오는 집이 그 집. 대로변인데다가 화로구이라고 큰 간판이 있으므로 찾기에 어렵지 않다.

넓지는 않지만 건물 앞 주차장에 차를 대면 주차를 대행해 주는 아저씨가 있어 편리하다. 차를 대고 올라가면 2층은 돼지갈비 전문, 3층은 삼겹살 전문이다. 처음에 모르고 2층에 앉아서 삼겹살을 달라 했더니 3층으로 가라고 해 사실은 좀 황당했다. 아마도 불판을 따로 구분해서 갖추고 있기 때문이지 싶었는데, 3층에서도 돼지갈비를 먹는 사람들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아마도 삼겹살 보다는 돼지갈비가 더 많이 팔리지 않을까 하는, 별 도움 안되는 생각을 잠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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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적당한 자리를 잡고 앉아 1인분에 8천 원짜리 삼겹살을 인원 수에 맞춰 주문했다. 사람 수 대로 고구마가 들어 있는 커다란 화로가 나오고 불판이 올려진다. 그런데 이 집 불판은 옛날 불고기를 구워 먹던 그 불판과 비슷한 모양을 하고 있었다. 사람들이 불고기를 잘 먹지 않으면서 – 한 때 외국 사람들에게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음식이 불고기였는데 요즘은 왜 잘 안 먹는 것일까 ^^ - 보기 힘들어졌던 이런 불판들이 요즘 대형 삼겹살 집을 중심으로 사용되는 모양이다. 이 집 말고 다른 화로구이 집에서도 본 기억이 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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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리지 않은 생삼겹살은 7-8mm 정도의 두께로 살코기와 비계가 적당히 섞여 있는 모습이 예쁘장할 정도. 성인 남자들은 따로 가위질을 할 필요 없지만 어린이들이 먹기엔 좀 커서 한 번 정도 더 잘라줘야 한다.

고기를 굽다 보니 생각보다 기름기가 많이 빠지지 않는다. 불판 테두리로 모이는 기름을 흡수하기 위해 식빵 조각을 주지만, 그 조각들을 다 쓰지 않아도 될 정도. 기름이 많이 빠지지 않는 대신 적당한 시간에 뒤집어 주지 않으면 고기가 탄다. 잘 익은 고기를 먹으려면 타기 전에 잘 뒤집어 골고루 익혀야 하니, 좀 부지런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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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릇노릇하게 구운 삼겹살은 질기거나 뻣뻣하지 않고 쫀득한 맛이 난다. 얼린 후 썰어내는 냉동 삼겹살에서는 아마도 이런 맛을 기대하기 힘들 듯. 찰지면서도 쫀득한 삼겹살은 그냥 먹어도 좋고, 쌈장을 가득 찍어도 좋다. 구운 마늘과 파무침도 잘 어울리는 파트너. 둘이서 삼 인분 정도 먹고 후식 냉면이나 공기밥을 먹으면 좋다. 후식 냉면은 일반 냉면 보다 양을 좀 줄인 것인데, 맛있다기 보다는 그냥 느끼한 맛을 덜어주는 디저트인 셈 치고 먹어야 할 듯. 고기 시킬 때 나온 백김치를 냉면에 듬뿍 넣고 가위로 듬성듬성 썰어 같이 먹으면 냉면 맛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다.

고기만 있으면 되는 게 삼겹살이라서 그럴까. 삼겹살 하는 집은 많이 있다. 그러나 불에 구워 고소하고 바삭한 맛으로 먹는 삼겹살 보다 쫀득하고 찰진 맛 나는 삼겹살이 아무래도 더 맛있는 법. 이 집 삼겹살은 아주 훌륭한 베스트라고 보기엔 살짝 아쉽지만, 그래도 흔한 삼겹살 집보다는 좋은 점수를 줄만한 집이다. 별 다섯 개 만점에 세 개 반 정도. 아무래도 대형 식당이라 고기 회전이 빨리 된다는 점에서 오래 묵은 고기가 나올 일은 없을 테니 그 점도 꽤 맘에 든다. 회식 자리에 딱 좋은 곳. 황사가 많이 나는 봄 철에 삼겹살을 찾는다면 들러 볼 만 하다. / FIN

잠실본동 화로구이 위치 보기 By Google Map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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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07 01:30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정말 육질도 좋고.. 최근에 맛본 삼겹살 중 엑셀런트 했던 것 같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