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블로그 스토리, 티스토리

가 뭐라 해도 대한민국의 가을은 축복받은 계절입니다. 푸르고 높은, 보기만 해도 마음까지 시원한 하늘, 아름답게 익어가는 곡식과 과일, 편한 옷을 입고 그냥 돌아다니기만 해도 좋은 기온... 이런 가을을 즐기지 않는 건, 단순한 게으름이라고 하기엔 가을이 아깝습니다. 아쉽게도 2007년의 가을이 그리 맑지는 못했어도, 그래도 아직 우리에겐 누릴 가을이 충분히 남아 있습니다.

가을의 한 가운데서 오늘
,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티스토리가 베타라는 꼬리표를 떼고 정식 서비스를 시작 한다는 군요. 사실 티스토리가 없었다면 제가 블로그를 이렇게 재미있게 하고 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드니, 뭐라도 고맙다는 말을 해야지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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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블로그 개설 날짜를 보니, 20061224일에 티스토리 블로그를 시작했더군요. 크리스마스 이브네요. 지금와서 생각하니 크리스마스 이브에 뭔 할 일이 없다고 블로그를 오픈했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정말 그 날 저녁에 전 뭘 하고 있었을까요. ^^

스토리 블로그를 하기 전에, 태터툴즈로 블로그를 만들었습니다. 포털에서 제공하는 블로그를 쓰다가 이런 저런 갑갑함에 못 이겨서 결국 설치형 블로그로 독립했던 겁니다. 독립 도메인을 만들고 연 1만원짜리 호스팅 서비스를 신청해 태터툴즈를 신청했습니다. 내 블로그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어 좋았지만 포털 블로그에서 볼 수 없는 유입 경로 분석 기능, 키워드 분석 기능 등이 블로그를 운영하는 재미를 더 느끼게 했습니다. 거기에 톡톡 튀는 아이디어들이 추가된 플러그인들이 생겨나면서 태터툴즈는 점점 더 재미있는 블로그 툴이 되었습니다.

러다가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잠시 블로그를 떠나게 됐습니다. 떠났다기 보다는 블로그에 신경쓰지 못할 다른 일들이 많았다고 해야 되겠네요. 그렇게 일 년 가까이 블로그를 묶혀놨더니, 반 쯤 폐가,아니 폐블로그^^가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정신을 차리다 보니 다시 블로그에 대한 욕심이 생겨나더군요. 그런데 그렇게 내 버려뒀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하자니 정이 붙질 않는 겁니다. 어쩌면 지난 일은 다 잊고 싶었던 지도 모릅니다.

운 좋게도 저는 이메일 주소로 신청하고 티스토리 계정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입니다
. 태터툴즈 쓰는 분들 중에 티스토리 얘기가 나오는 걸 보고 이게 뭔가 싶어 갔더니 태터툴즈+호스팅을 무료로 제공하는 서비스더군요. 이메일로 신청하고, 얼마 시간이 지나 초대장을 받았습니다. 하긴, 초대장 받기 까지 시간이 걸렸으니 1224일에 티스토리 블로그를 만들긴 했어도 이미 만들기로 마음 먹은 건 몇 일 전이었겠네요.

터툴즈를 썼던 탓에 티스토리는 전혀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용량 제한이 없다니. 걸핏하면 트래픽 초과가 나던 예전 호스팅 서비스를 쓰던 것에 비하면 천국 같은 서비스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거기에 태터툴즈에서 쓰던 플러그인이나 스킨도 쓸 수 있게 됐고, 이 정도면 블로거로서 바랄 게 없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런데 저를 더 감동시킨 건, 바로 태터데스크였습니다. 최근 기사 순서대로 정렬되던 천편일률적인 블로그 노출 방식에 불만을 가지고 있던 저에게 원하는 글을 모아 원하는 대로 배열할 수 있게 한 태터데스크는 티스토리 블로그를 본격적인 미디어로 자리잡게 한 획기적인 툴이었습니다. 자동으로, 혹은 수동으로 블로그 글을 정리하면서 저는 아무 것도 한 것 없지만 제 블로그는 저절로 업그레이드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최근 등장한 스킨위자드는 디자인 감각과 코딩 지식이라고는 전혀 없는 제가 기본적인 블로그의 외형을 손쉽게 바꿀 수 있게 했습니다. 개인이든 기업이든 블로그를 운영하는 주체에게 이만한 툴이 어디 있겠습니까.

다가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트래픽과 저장 용량은 늘어나는 콘텐츠와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할 개인 블로거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티스토리가 아니었다면 블로거뉴스를 비롯해 메타 블로그에서 들어오는 트래픽을 감당하지 못했을 터이고 저는 아마 적지 않는 비용을 블로그에 소비했을 겁니다. 저는 왜 그런지 이유도 모르고 퇴짜를 맞았지만 많은 블로거들이 구글 에드센스 같은 광고도 자유롭게 달면서 블로그로 수익을 창출하는 소위 프로 블로거의 등장까지 얘기가 나올 정도였으니 티스토리의 자유로움과 유연함은 다른 블로그 서비스와 비교할 수 없는 것이겠지요.

한민국 블로그 스피어는 눈부시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눈에 띄는 몇몇 블로거만이 쓸만한 정보를 만들어 내셨는데, 이제는 자고 나면 놀라운 게시물들이 블로그 스피어에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렇게 소중한 콘텐츠를 만든 많은 블로거들이 티스토리 블로거입니다. 이렇게 쌓인 콘텐츠가 블로그에 누적되고 그 정보들이 끊임없이 생산되고 갱신되며 전파될 때 대한민국의 블로거는 세상을 바꾸는 주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티스토리가 없었다 해도 대한민국 블로그 스피어는 언젠가는 발전했겠지만, 이렇게 빨리 자라나지는 못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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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은 만큼 해 줄 게 없어 더 미안한지 모릅니다
. 그래서 우연히 찍은 가을 하늘 사진으로 고마움을 표현하려 합니다. 저 가을 하늘처럼, 티스토리의 앞날이 더 푸르고, 광활하기를 소망합니다.

My Blog Story – TiStory.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0.12 17:5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캬.. 마지막 사진 좋네요..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10.15 20:5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사진을 별로 못 찍는다고 하시곤선...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15 21:07 신고 수정/삭제

      진주아빠님, 남들이 보면 저를 비웃습니다.. 에이구...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10.16 11:1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블록에 뭐 좀 먹을만한 걸 담아볼까봐요..ㅋ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24 10:55 신고 수정/삭제

      안 담으셔도 블로그 충분히 먹을만(!) 합니다

  • Favicon of http://youngblog.kr BlogIcon 젊은영 2007.10.24 10:3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티스토리를 통해 많은 분들의 좋은 글을 만날 수 있다는게 참 좋습니다.
    TNC에서 태터데스크 개발을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다니 무척 기쁘네요. ^^;

    • Favicon of http://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24 10:55 신고 수정/삭제

      태터데스크 없었으면 티스토리 안 썼을지도 몰라요~ ^^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