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새우

개인적으로 코스트코를 그다지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코스트코에 가면 그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상품들이 있다. 문제는 그 상품들이 마음에 든다는 것. 다른데서는 살 수 없으니, 맘에 들지 않아도 코스트코를 가게 되는 것이다. 물론, 물건을 파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큰 장점이 될 터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코스트코에서 만난 타이거 새우. 한 사람 손바닥을 다 가릴 정도로 큼지막 하다. 대하라고 박박 우기는(사실은 중하라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왕새우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타이거 새우 자체가 신기할 따름. 어쨌든 킹크랩으로 송년회를 준비하던 들뜬 기분으로  타이거 새우도 한 번 지르게 됐다. 2006년 12월 중순 기준으로 가격은 100그램당 2899원. 열마리 조금 넘게 들은 한 팩이 2만원 가량이다. 한마리 2천원이 조금 안되는 셈.

사용자 삽입 이미지

문제는 요리법. 커다란 넘이라서 대하 먹듯이 요리해서는 좀처럼 익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킹크랩과 같이 찌다가 프라이팬에 굽자는 것. 십여분 정도 찌니 얼추 붉은 빛이 돌면서 겉 부분은 익었다.

01


이렇게 익은 녀석들을 꺼내 올리브유를 두른 프라이팬에 올리고 후추와 적당한 허브 소금을 뿌려가면서 다시 십여분을 구웠다. 새우 머리를 좋아하는 나로서는 머리까지 완전히 익히는게 목표. 잘 구워진 타이거 새우의 머리는 잘라내어 한 번 더 굽기로 했다.

맛은 어떨까. 두툼한 새우 살이 입안에 가득... 새우 특유의 느끼한 맛이 나쁘지 않다. 하지만 덩치가 큰 녀석들의 한계일까. 웬지 달달하고 부드러운 왕새우의 맛은 느낄 수 없었다. 그래도 게눈 감추듯 사라진 새우들. 아쉬운 마음 반 설레는 마음 반으로 머리에 달려들었으나, 그 엄청난 크기와 뻣뻣한 수염들 그리고 흉칙한(!) 모양으로 인해 도저히 머리를 먹을 용기는 나지 않았다. 아니, 먹을 형편이 못되었다. 그 딱딱한 수염들을 입에 넣었다간 입 안에 상처 투성이가 되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새우가 미치도록 땡기는 날엔 타이거 새우에 도전해 볼 만 하다. 새우 먹고 배부르고 싶은 날에도 한 번 도전해 볼 만 할 것이다. 새우와 화이트 와인... 여유 있는 날엔 그렇게 은은히 취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온 몸을 노곤하게 만든다.

Copyright 2006 RayTopia.net. All Rights Reserved.
RayTopia에 있는 모든 글과 사진은 RayTopia의 소중한 재산이므로
상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하실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