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마개 - 시끄러움으로부터의 자유

보기 싫으면 눈을 감으면 되고, 말하기 싫으면 입을 닫으면 된다. 보고 말하는 것 만큼은, 별도의 도구 없이 내 의지 만으로 감각을 차단할 수 있다. 그러나, 듣는 것 만큼은 내 손이 되었든 무엇이 되었든 도구를 사용하지 않고는 막을 방법이 없다. 신이 인간을 창조할 때, 인간에게 있어 보고 말하는 것보다 듣는게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 주려고 귀를 열어 놓았다는 얘기도 있다.

다른 어떤 일을 하면서 주변의 소음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사실, 우리 주변은 소음으로 가득차 있다. 우리의 귀가 느끼는 감각이 상대적이어서, 때론 거슬리는 소음이 때론 묻혀버리기도 하니 이를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까.

그러나 볼륨에 상관없이 내게 들리기 시작하면, 내가 인식하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소음은 어떤 일에 집중할 수 없게 만드는 훼방꾼임엔 틀림없다.

모처럼 피곤한 몸을 쉬려 눈을 감고 있거나, 책 한 권을 꺼내든 지하철에서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대는 전화 소리, 그 전화에 대고 소리지르는 사람들의 소리, 얘기 삼매경에 빠져 옆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떠드는 사람들의 말소리, 거기에 거의 쇳소리에 가까울 정도로 귀를 거슬리는 지하철 움직이는 소리... 지하철을 뛰쳐나오고 싶게 만드는 훼방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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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M에서 나온 귀마개. 케이스 포함해 1,200원. 좀 이쁘게 디자인 된 넘은 더 비싸다. 처음 문구매장에서 이 물건을 봤을 때 누가 이런 걸 살까 싶었다. 그러나 지하철에서 한 번 사용해 본 후, 귀마개 없이 지하철 타는게 싫을 정도가 되었다.

손으로 눌러 찌그러 뜨린 후 귓 구멍에 집어 넣으면 저절로 부풀어 일어나면서 귓 구멍을 막아준다. 수치로 나타낸다는게 어렵지만, 시끄러움을 막아주는 비율은 70% 정도가 아닐까. 완벽하게 조용한 세상으로 데려다 준다는 건 아니다. 하지만, 주변 소리를 들을 수 없을 정도로 완벽하게 조용하면 그건 더 위험한 일일게다. 수없이 움직이거나 경고하는 소리를 우리는 들어야 하니까 말이다.

운좋게도 나는 이 두 세트의 귀마개를 비행기에서 얻었다. 두 개 다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를 제지하지 못한 스튜어디스들이 가져다 준 선물이다. 판매하는 물건과 달리 케이스가 따로 없는게 흠이어서 나는 AA 배터리를 넣는 플라스틱 케이스에 넣어가지고 다닌다. 어느 비행기에든 다 준비되어 있으니, 모처럼 조용한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귀마개는 훌륭한 파트너가 되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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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s://zoominsky.com BlogIcon 푸드바이터 2007.01.08 03:1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귀마개에 눈가리개까지 하면.. 끝장이겠군...그래서 요즘에는 비행기 타면 무선 헤드폰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들을 솔찮게 봅니다.. 아예 mp3에 자신의 무선 헤드폰 연결하고 누워버리더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