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타나토노트, 죽음 뒤엔 어떤 세계가 있을까

사람의 죽음 뒤엔 어떤 일이 있을까? 저마다 주장하는 바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종교에서는 반드시 내세가 있고, 그 내세를 통해 인간은 심판 받는다고 말한다. 과연 내세는 존재할까? 심판은 존재할까? 죽음 뒤에 우리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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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타나토노트는, 죽음 뒤에 있는 또 다른 세상을 이야기로 풀어낸 이른바 베르나르 베르베르식 사후세계를 다룬 소설이다. 게다가 이 사후세계를 산 자들이 직접 탐험한다는(책 제목인 타나토노트는 이렇게 사후세계를 탐험하는 사람들을 가리키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조어다) 아주 솔깃한 소재를 그럴 듯한 논리로 풀어낸다. 황당하면서도, 이거 꽤 말이 되는 걸?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다. 뭐 요약하면 책은 이런 내용이다.

프랑스의 대통령이 죽음 직전에 다시 살아났다. 죽음 직전에서 되살아난 대통령은 사후세계의 일면을 보았고, 자기가 죽음 직전에서 다시 돌아온 것처럼 이런 세계를 탐험할 방법이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는 장관 한 명을 족쳐(!) 이 연구를 시작하게 했고, 여기에 라울과 미카엘 팽송이라는 두 주인공이 참여하게 된다. 두 사람과 그들의 조수인 미모의 간호사, 그리고 이렇게 사느니 차라리 죽는게 낫다고 자원한 사형수들은 죽음의 세계에서 다시 돌아오는 방법을 연구하게 되고 모든 소설이 다 그렇듯이 몇 번의 실패 끝에 결국 성공하게 된다. 이 성공을 계기로 전 세계는 사후세계의 탐험에 경쟁적으로 돌입하게 되고 자연스레 사후세계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난다.

첨단 과학기술을 동원한 까닭에 사후세계가 블랙홀 안 쪽, 우주 은하계 어딘가에 있다는 사실까지 밝혀낸 라울과 미카엘. 몇 겹의 장막으로 이루어진 사후세계의 비밀이 밝혀지면 밝혀질 수록 사후세계는 점점 더 어지러진다. 사후세계가 관광지가 되고, 장사꾼들이 들끓으며, 결국엔 이 세계를 차지하기 위해 전쟁이 일어나기까지 한다. 인간의 탐욕은 사후세계 마저도 소유하고, 망가뜨리려한다. 이를 지켜보는 신들, 멈추지 못하는 인간들의 호기심에 그들은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결말을 예상할 수 없는 채로, 책장은 빠른 속도로 넘어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가리켜 천재 작가라고들 한다. 이 책에서 그가 얘기를 풀어내는 방식을 지켜 보고 있노라면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고, 어떻게 밝혀진 사실과 그 생각들을 엮어나가는지를 읽다보면, 정말 그가 천재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된다. 이미 몇 명의 성인들이 신들의 세계를 탐험했고 그것들을 얘기해줬는데 왜 인간들은 믿지 않는지, 라고 말해주는 신들의 얘기를 읽다 보면, 이것이 소설인 것 조차도 까먹은 채로 아하~ 그런 감탄사가 나올 정도니 말이다.

타나토노트 초판은 1994년에 발행됐다. 그러니 이 책은 신간이라기 보다는 이미 오래 전에 나온 책이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팬이라면 이미 몇 번씩 읽었음직한 소설이다. 그런데 난데 없이 이리 오래된 소설 얘기를 꺼내는 이유는 이 소설이 최근 그의 신작 ‘신'의 최초 연작 시리즈이기 때문이다. ‘신’에는 타나토노트와 그 후속편인 천사들의 제국에 나오는 주인공들이 그대로 등장하고, 작가 역시 ‘얘네들 잘 알지?’라는 식으로 얘기를 풀어가기 때문에 전작에 대한 정보가 빈약한 상태에서는 ‘신’에 몰입하기가 쉽지 않다. ‘신'을 제대로 읽으려면 타나토노트 정도는 읽어줘야 한다는 얘기다.

어쨌거나, 타나토노트를 읽으니 자연스레 이 책의 후속편인 천사들의 제국을 찾게 됐고, 천사들의 제국까지 다 읽은 후에는 신을 한 번 더 읽게 될 것이다. 모름지기 사람에겐 아는 만큼 더 보이는 법이다. 신을 지금 보다 두 배 더 재미있게 보려면, 타나토노트 정도는 꼭 한 번 읽어볼만 하다. 신이 아니면 또 어떠랴. 베르나르 베르베르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북 리스트에 담아둘만한 그런 소설이다.

PS> 눈치채셨겠지만, 다음 번 책 리뷰는, 천사들의 제국이 되겠다. ^^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9.01.06 09:28 ADDR 수정/삭제 답글

    앗, 예약할래요!! >_<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06 09:40 신고 수정/삭제

      이미 다른 분이 빌려가셨으니, 조금만 기둘리시게~ ^^

  • ^^ 2009.01.08 09:09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이책을 언제쯤 다 읽을까요... 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1.08 09:35 신고 수정/삭제

      원래 소설이란 거이 필 받으믄 금새 갑니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