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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전거는 스트라이다 #2
아무리 기계를 못 다루는 사람들도 스트라이다는 길어야 2초면 접을 수 있다. 이것 저것 다 뺴고 무게를 줄였기 때문에 그렇게 접어 굴리면 여자들도 쉽게 끌고 다닐 수 있다.
그 뿐인가. 딱 접어 놓으면 차 트렁크에 쏙 들어간다. 트렁크 공간이 여유 있다면 두 대도 들어갈 수 있으니 차와 함께 먼 곳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도 좋다. 혹시라도 미니밴이 있으면 금상첨화. 스트라이다와 미니밴은 세상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커플일게다. 그 뿐인가.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도 천대 받지 않고 끌고 탈 수 있다.
편안한 복장으로 탈 수 있는 것도 장점. 특이한 모양새 때문에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린다. 정장을 입고 탈 수 있는 유일한 자전거라는 말이 나올 정도니 - 실제로 나도 정장 입고 타봤다 - 다른 옷은 말할 것도 없을 터.
앞과 뒤의 기어비가 크기 때문에 기어가 없는 자전거 치고는 오르막길도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를 수 있다. 기어비와 상관없이 자전거 자체가 10kg 정도로 가벼운 것도 오르기 쉬운 까닭 중 하나다.
이 장점을 살리기 위해 스트라이다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다. 바퀴가 작은 데다가 기어가 없으니 속도를 빨리 내는 건 아무래도 무리다. 오르막기를 그리 힘들지 않게 오른다 해도 다른 자전거에 비해 절대 불리하다. 흔히 쇼바라 불리는 충격 흡수 장치가 없어서 온 몸으로 그 충격을 다 받아야 한다. 독특한 디자인 때문에 핸들 축이 뒤에 있어 익숙해 지기 전까지 핸들 조작이 쉽지 않고 한 손으로 절대 탈 수 없다. 안장 높낮이를 조정하려면 육각렌치가 필요하고 손도 많이 간다. 삼각형 모양의 프레임 때문에 150cm 이하나 190cm 이상은 타기가 쉽지 않다.
이런 까닭에 겉 모양에 반해 스트라이다를 산 많은 사람들이 사고 나서 곧바로 파는 경우가 종종 눈에 띈다. 조작하기 불편하고 속도가 안 나며 똑바로 허리를 펴고 다야 하는 구조가 영 불편하다는 것이 대부분의 이유다. 하지만 원래 스트라이다는 속도를 빨리 내는 자전거가 아닌 걸. 그래서 자전거를 살 때 용도를 명확히 생각하고 사지 않으면 후회하게 되는 법이다. 어쨌거나 스트라이다 중고 값이 잘 떨어지지 않는 이유도 산지 3-4개월도 안되는 신품 같은 중고들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동호회 벼룩 시장 등을 살펴보면 한 달 밖에 타지 않았다는 중고도 종종 있다. 그러니 아무리 중고지만 가격이 크게 떨어질 수는 없는 일.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 모르지만, 스트라이다는 편도 10km 내외를 주행하기에 딱 좋은 자전거다. 굳이 한강 시민공원 같은 자전거 도로가 없어도 괜찮다. 로데오를 하는 기분이 들겠지만 익숙해지면 충분히 다닐 만 하다. 평균 속도도 15km 정도로 소위 말하는 '샤방샤방' 타는 사람들에게 어울린다.
스트라이다는 만능 자전거가 아니다. 그야 말로 생활 자전거. 자전거를 스포츠나 레저가 아닌 생활로 타는 사람들에게 딱 어울리는 자전거다. 그런 사람들에게 스트라이다는 최고의 탈 것임에 틀림 없을 것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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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자전거라는데 100% 공감... ^^
생활을 업그레이드하는 자전거~ 라고 하면 좀 너무 그런가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