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수리 오형제, 사람을 찾습니다

제가 써 놓고도, 참 뜬금없는 제목이네 싶은 생각이 다 듭니다. '독수리 오형제'와 '사람을 찾습니다'가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소수정예를 고집하던 우리 회사에서 버티다 버티다 못해 이제 사람을 한 명 더 뽑기로 했습니다. 다섯 번째 멤버이니 005호인 셈이지요. 우리 회사는 대빵부터 순서대로(많이 먹는 순서 대로, 나이든 순서 대로, 배 나온 순서 대로… 사실은 입사 순서지만요) 001, 002, 003, 004라고 부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다섯 번째 멤버에게는 005라는 호칭이 붙지요. 이 호칭이 재미있어서 그런지, 7번째로 입사하겠다는 사람들은 꽤 있습니다. 하지만 7번은 이미 찜되어 있어요. 누군지는 비밀!

005호를 뽑는다고 소문이 나서 그런지, 남들이 외려 우리한테 이제 그러면 독수리 오형제 되냐고 물어보는 경우가 종종 있었습니다. 하, 독수리 오형제라니… 이건 우리가 생각하지 못했던 별명이었거든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미디어브레인은 큰 회사는 아닙니다(사실 큰 회사가 되고픈 생각도 별로 없습니다). 그리고 엄청나게 돈을 많이 주는 회사도 아닙니다(그러나 조만간 그렇게 될 것을 진심으로 소망하는 회사입니다). 대기업처럼 뽀대나는 회사도 아닙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제일 재미있는 회사들 중 하나라는 것 만큼은 확실합니다. 블로그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확실히 알 수 있는 회사입니다.

이런 우리 회사에서 뽑는 005호는 콘텐츠 디자이너입니다. 이렇게 채용 직종을 어렵게 해 놓으면 진짜 사람 뽑기 어렵다는 거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지만, 해야 할 일을 명확하게 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냥 콘텐츠 디자이너라고 하기로 했습니다.

쉽게 말하면 블로그 콘텐츠를 이쁘게 디자인하는 사람입니다. 그래서 웹 디자인이나 편집 디자인하셨던 분들 모두 지원하실 수 있는 분야입니다. 블로그에 노출된 콘텐츠를 보기 좋고, 읽기 좋게 만드는 것, 이것이 005호가 해야 할 일인 것이지요. 그러나 블로그의 특성을 좀 이해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기왕이면 블로그를 잘 아시는 분이기를 바라는 거고요.

자세한 모집 요강과 지원 절차는 회사 공식 블로그에 나와 있으니, 혹시라도 지원할 의사가 있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005호가 어서 합류하기를 ^^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면내시경을 하다  (19) 2008.09.24
생일 선물  (14) 2008.08.13
독수리 오형제, 사람을 찾습니다  (10) 2008.07.04
잠실, 편안하고 여유로운 일상  (6) 2008.05.26
그 때 그 TV를 아시나요, TV의 추억  (20) 2008.03.28
엄지손가락이 하는 일  (17) 2008.03.19
  • 2008.07.04 14:57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7.04 23:26 신고 수정/삭제

      ^^ 그런 거에 상관 없이 한 번 놀러 오세요. 소주나 한 잔 찐하게 하게요~ ^^

  • 진주애비 2008.07.04 20:49 ADDR 수정/삭제 답글

    파이팅~..^^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8.07.04 22:46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솔깃한 모집 공고였어요~^-^ 멀리서봐도 미디어브레인은 재밌어 보이고요.
    멋진 5호가 어서 등장해서 독수리 네형제와 화목하게 지낼 수 있길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7.04 23:27 신고 수정/삭제

      재미로 따지면 세상에 최고죠~ ㅋㅋ 오늘도 배터지게 먹기는 했다는... ㅎㅎ

  • Favicon of http://gamsa.net BlogIcon 양깡 2008.07.04 23:06 ADDR 수정/삭제 답글

    드디어 005호가. 그렇다면 이메일은 005@mediabrain.co.kr 이겠군요. 전에 짠이 아빠님께서 이메일 정할 때 고민안하게 미리 정해준다고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ㅎㅎ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7.04 23:28 신고 수정/삭제

      ^^ 근데 이메일에 별칭을 쓸 수 있어서, 회사에서 부여한 005 외에 자기가 좋아하는 이메일 아이디를 같이 쓸 수 있어요~ ㅋㅋ 그러니까 005로 쓰기는 하지만 좋아하는 아이디를 강제로 못 쓰게 하는 건 아니랍니다~ ^^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07.12 18:40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는 008(땡파리?)이 땡기는군효!
    나중에 해외 컨텐츠 발굴팀....뭐 이런 걸로 뽑아주셈~ㅋㅋ~
    어느 분이 되실진 모르겠지만, 미리 축하드려요.

  • Favicon of https://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8.08.22 15:58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제가 5라는 숫자에 얼마나 집착하는지 잘 모르시죠?
    005는 제발 공번으로 비워두시면 안될까요?
    저도 디자이너잖아요 ... 과거에 ...

잠실, 편안하고 여유로운 일상

잠실은 사무실 위치로는 아주 그만이다. 지하철 2, 8호선 잠실역이 있어 지하철 타고 어디든 가기 좋고, 강남, 여의도 방면으로 가는 버스도 흔하다. 게다가 롯데월드, 마트, 백화점이라는 엄청난 상가가 있어 생활하는데도 편리하고 교보문고라는 엄청난 자원이 있어 글 쓰는 우리들에게는 아주 유용하다. 그 뿐인가. 차를 타고 조금만 움직이면 강변CGV든, 메가박스든 영화 한 편 감상하기에도 편하고 썩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뮤지컬 전용 극장인 샤롯데가 있어 뮤지컬 맘마미아를 즐기는 호사스러움도 맛봤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무실 지하, 롯데 거리를 돌아다니다 보면 맛집이라고 할 건 없어도 점심 한 끼 해결하기엔 문제없는 식당들이 널려 있고 차를 타고 나가면 방이동, 신천 등에 산재한 송파의 맛집들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다. 하긴, 그렇다 해도 점심에 뭐 먹을까 고민하기는 다 마찬가지지만 ^^ 게다가 사무실이 위치한 건물도 덩치가 꽤 큰 탓에 손님들 찾기도 쉽고, 보안이 좀 까다롭다는 것 외에 주차하기도 그리 어렵지 않으니 사무실 입지로 이만한 곳 찾기도 어려울 게다. 그래서일까, 앞으로 회사 규모가 더 커져도, 우리는 잠실을 떠날 생각이 별로 없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랫만에 피시아이로 찍은 필름 한 롤을 스캔했다. 사무실 주변, 점심 식사를 하러 나가는 길에 간간히 담았던 이미지들이다. 맨 눈으로 보기엔 별 거 아닌 거리들인데, 피시아이로 보는 세상은 참 묘하다. 그리고 시차를 두고 볼 수 밖에 없는 필름의 매력. 찍을 때와 현상했을 때의 느낌은 또 전혀 다르다. 보는 시각만 달라도 세상이 이리 달라지는 걸… 너무도 맘에 드는 사무실 일상과 피시아이의 어안렌즈가 은은한 여운을 남긴다.

  • 진주애비 2008.05.26 21:30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저 피시아이로모도 갖고픈데...ㅜㅜ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26 21:40 신고 수정/삭제

      이러다가 제가 진주아빠님 지름신 오라고 지르는 사람 되겄구만요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5.27 08:54 ADDR 수정/삭제 답글

    흠..요넘은 찍사 실력이랑 크게 상관없을 것 같다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27 09:27 신고 수정/삭제

      그렇지~ 피시아이2에는 뷰파인더가 생겼지만, 원래 피시아이1에는 뷰파인더도 없다네~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5.27 10:09 ADDR 수정/삭제 답글

    롯데호텔을 접수해버려?.. 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5.27 11:15 신고 수정/삭제

      ㅋ 그거 접수해서 어따 써요~ 그냥 필요할 때 가서 쓰자고요~ ㅋㅋㅋ

그 때 그 TV를 아시나요, TV의 추억

무릇 추억은 항상 아름다운 법이어서 그런 것일까. 옛날 것이라면 그저 정이 가는 것은 사람이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보다. 얼마 전 우연히 신문에서 발견한 옛날 TV 사진. 그 사진이 나를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회상 블로깅에 빠져들게 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내 기억 속의 TV를 더듬어 찾게 한 바로 신문에 실린 그 TV 사진

해당 신문에 따르면 이 TV는 LG전자가 만든 최초의 흑백 텔레비전이란다. 내가 이 사진에 주목한 이유는 이 한 장의 흑백 TV 사진이 내 유년의 TV를 강하게 연상시켰기 때문이다.

내가 기억하는 내 유년의 TV는 다리가 달렸고 양쪽으로 각각 자바라식의 문이 달린, 장식장형 텔레비전이다. 초등학교(당시엔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에 있던 TV였는데 단지 문이 달려있다는 것 외에는 특별히 기억나는 것이 없다. 이 TV를 기억하는 이유는, 아마도 지금의 나보다 훨씬 젊었던 나이의 아버지께서 내게 TV를 보여주지 않으시려고 장난삼아 문을 닫았다 열었다 했기 때문일게다. 아버지가 닫았으면 가서 열면 될 것을, 나는 왜 그리 울었던 것일까. 그런데 영악한 나는, 세 살 터울 동생에게 똑같은 장난을 하면서 놀았다. 아버지처럼 텔레비전 문을 닫고, 그렇게 동생을 울렸던 것이다.

사실 블로깅을 하면서 어떻게든 내 유년의 TV 사진을 구해보려고 애를 썼는데, 정작 그 사진은 못 구하고, 그 때 당시 광고 동영상을 구해(!)버렸다. 이런 행운이!

과거를 추억하는 것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또 다른 기회다.
금성사의 옛날 광고가 우리를 즐겁게 한다.

최초의 방송은 1961년, 최초의 국산 TV는 1966년

궁금해서 자료를 좀 찾았더니, 우리나라에서 TV 방송이 시작된 것은 KBS가 개국한 1961년 12월이란다. 당시에는 국산 TV가 없어 모두 외산 TV였다고 한다. 그러다가 등장한 최초의 국산TV는 1966년 LG전자가 만든 VD-191로 판매 가격은 68,350원. 당시 쌀 한 가마니 가격이 2,500원이었으니(지금은 쌀 한 가마니가 약 16만원 정도) 이를 쌀 값을 기준으로 단순하게 지금 가격으로 환산하면 약 4백 - 5백만원이라는 엄청난 가격이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비싼 가격이었는데도 TV를 사려는 사람이 많아 KBS에서 공개 추첨을 해 TV 공급 순서를 결정하기도 했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966년 등장한 최초의 국산 TV VD-191

그래도 어쨌든 서울에 살았고, 어릴 때 부터 TV가 있었던 까닭에 남의 집에서, 혹은 가게 집에서 동전을 내고 TV를 얻어보던 기억이 내게는 없다. 세월이 흐르면서 TV도 변하기 시작했고 장난기 많은 내 손을 타면서 자르륵 소리를 내며 닫히던 TV장의 문도 어느 틈에 고장나 버렸다. 그리고 내가 초등학교, 당시 국민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집은 서울 시내에서 외곽으로 멀리 이사를 하게 됐고 그러면서 고장난 TV 대신 새 TV를 사게 됐다. 아마도 70년대 후반일테다. 그런데 그 TV, 새로 산 TV가 옛날 TV보다 훨씬 작았다.

아마도 디자인 트렌드가 바뀌어 나무 장식장을 벗어버렸기 때문일게다. TV는 네모 반듯해졌고 다리 따위는 없어져 버렸다. 드륵 드륵 돌아가던 로터리 채널의 촉감이라니. 지금처럼 리모콘으로 손쉽게 채널을 돌릴 수 없었던 탓에 누군가는 항상 채널 심부름을 해야 했고, 채널을 빼앗기지 않으려면 TV 앞에 앉아 채널 손잡이를 지키고 있어야 했다. 보고 싶은 채널을 찾아 손잡이를 드륵드륵 돌리던 기억이라니...

그런데 참 묘한 일이 생겼다. 뭔가 일을 하시면서 TV를 보시려고 어머니가 TV를 돌려 놓으셨는데 이게 아마 자리가 모자라서 어딘가에 살짝 걸쳤던 모양이다. 방에서 가만히 놀던 내가 난데없이 TV를 주먹으로 쳤다. 도대체 왜 그랬는지 지금의 나로서도 이해할 수 없다. 아마 TV에서 격투를 연상하는 장면이 나와서 그럤던 것일까, TV 속 주인공이 미웠던 것일까. 아슬 아슬 걸려있던 TV는 콘센트가 뽑히면서 여지 없이 바닥으로 나동그라졌다. 그리고 그 날 나는 정말 원없이 두들겨 맞았다.

컬러 TV 시대의 개발, 1981년

심하게 고장나지 않았거나 아니면 어떻게든 고쳐썼던지 그 흑백 TV를 보면서 나는 초등학교를 졸업했고, 중학교를 다니게 됐다. 그리고 그 해 12월, 전국적으로 컬러 방송 시대가 열렸다.

내가 알기로 우리나라는 이미 1970년대 초반에 컬러 TV를 조립하는 기술을 확보했었다. 그런데도 국내에서는 컬러 방송이 나오지도 않았고 컬러 TV 조차 국내 판매가 금지됐다. 당시의 군사 정권은 위화감이 생긴다는 이유 하나로 컬러 TV 방송의 보급을 금지시켰다는데, 그 때는 어땠는지 몰라도 시대가 지나고 나니 참 어이 없는 이유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LG전자가 최초로 개발한 컬러 TV CT-808. 19인치 모델로 1977년에 발표됐다.

이런 사실들이야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된 것이고, 어쨌든 컬러 방송이 시작되고 TV 대리점에서 눈부시듯 선명한 컬러 TV를 보고 난 이후 나는 부모님께 컬러 TV를 사달라고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게다가 막 바람이 불기 시작한 프로야구에 한참 빠져있던 나로서는 야구장에도 자주 못 가는데, 컬러 TV로라도 야구를 봐야 하지 않겠느냐고 졸라대기 시작했던 것. 내 생떼가 통했던지, 아니면 부모님도 컬러 TV에 대한 욕구가 있었던지 내가 중학교 2학년이 되던 해 봄, 드디어 우리 집에도 컬러 TV가 들어왔다. 어느 토요일 오후, 학교 마치고 집에 온 나는 묘한 웃음을 짓는 부모님을 이상히 여기며 방문을 열었는데 거기에 컬러 TV가 얌전히 자리 잡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 TV화면에 나온 것은 프로야구 중계. 눈부시도록 빨간 유니폼을 입은 해태 타이거즈 선수와 초록빛 야구장의 기억을 나는 아직도 잊지 못한다.

Gold Star라는 글자가 뚜렷하게도 박혀 있던 그 TV는 그때까지 내가 봤던 그 어떤 TV보다도 세련된 모양을 하고 있었는데 놀랄 만한 것은 리모콘이 있었다는 것이다. 네모난 은색 리모콘에는 아무런 디자인도 없이 채널이 바로 배열되어 있었는데 리모콘으로 채널이 바뀌는 것이 너무나 신기해서 TV좀 가만 놔두라는 소리를 수도 없이 들어야 했다. 리모콘이 등장하면서 TV도 로터리 방식에서 버튼 방식으로 바뀌었다.

내 기억으론 컬러 TV가 등장한 이후 TV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리지 않았나 싶다. LG전자 역사관에 따르면 1981년에서 1983년 사이에 총 87종의 모델을 내놓았다고 했을 정도니, 그야 말로 자고 나면 새로운 기능의 TV가 쏟아져 나오는 시대였을 게다. 서라운드니, 하이파이니, 음성다중이니, VCR 일체형이니 하는 TV와 관련된 어려운 용어들은 아마 죄다 그 때 나왔을 것이다. 그러면서 TV 화면의 크기도 점점 빠른 속도로 커졌다.

29인치 초대형(!) TV의 등장, 1990년대 초

초창기 컬러 TV를 10년 정도 쯤 쓴 후, 내가 대학에 들어갔을 무렵 어머니는 한 번의 대형 사고를 치셨다. 당시로서는 초대형 29인치 TV를 구입하신 것이다. 브라운관 아래 가운데 부분에 GoldStar 마크가 붙어 있던 검정색 커다란 TV CNR 시리즈. 게다가 브라운관 위쪽으로 커다란 우퍼 스피커까지 붙어 있었다. 정확한 가격을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 100만원 가량 거금을 투자하신 것이 틀림 없었다.

29인치 TV를 처음 본 순간 정말 입이 다물어 지지 않았다. 드라마에선 배우들 얼굴의 점도 다 보였고, 도대체 TV를 보는 것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을 정도였다. 국내 최초로 돌비 프로로직 서라운드 음향을 채용했다는 이 LG전자의 이 TV는 화질과 함께 사운드도 기존 TV와는 차원이 달랐다. 커다란 TV가 등장하면서 거실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컴포넌트 오디오 세트는 찬밥이 됐고, 결국 내방으로 쫓겨났다.

이 TV를 3-4년 보다가 나는 결혼을 하게 됐다. 집에서 보던 크기가 있는데, 아무리 조그만 신혼 집이라고 해도 TV는 더 작은 것을 살 수 없었다. 돈이 모자라면 내가 보태겠다고 호기를 부렸고 - 결국은 보태지도 않았으면서 - TV 만큼은 큰 걸 사야 한다고 우겼다. 결국 고른 것은 집에서 보는 것과 같은 크기의 같은 모델. 그런데 값은 77만원. 아마 이 무렵부터 TV의 가격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좁은 신혼방 한 구석을 온통 차지한 TV. 그래도 신혼 초에는 비디오도 꽤 빌려보고 나름대로 TV를 꽤 즐기며 살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12년 동안 우리 가족의 친한 친구였던 GoldStar 29인치 TV

아이가 태어나고 생활은 바빠지고 그러면서 TV와는 멀어지고, TV는 점점 커 가는 아이의 차지가 되었다. 우리가 TV와 멀어지는 동안 TV는 더 발달해서 완전 평면을 거쳐 프로젝션 TV가 나오기 시작했다. 때마침 열풍이 불었던 찜질방에 가면 40인치, 50인치대 대형 프로젝션 TV를 심심찮게 볼 수 있었으니 이 때부터 초대형 TV가 등장했다고 봐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게다.

프로젝션을 거쳐 LCD, PDP의 시대로, 2000년

앞서도 잠깐 언급한 LG전자 사내 역사관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벽걸이 TV가 본격적으로 출시된 건 1998년이다. 이 떄를 기점으로 얇고 선명한 고화질 TV들이 대거 등장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초대형 TV들은 프로젝션 TV가 옆에서 보면 잘 보이지 않는 점과 달리 어느 위치에서 보더라도 선명하다는 것이 장점으로 프로젝션 TV 시장을 빠른 속도로 잠식하기 시작했다. 가전 회사들의 인치 경쟁이 시작된 것도 이 무렵으로 LG전자는 1999년 5월에 64인치 벽걸이형 TV를 발표하게 된다. 이후 TV는 점점 커지고, 점점 더 얇아진다. 그리고 디자인도 점점 세련된 모습으로 변해갔다. 그리고 우리 집 TV는 반대로 조금씩 그 수명을 다해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1월 출시된 엑스캔버스 토파즈 TV

사용자 삽입 이미지

지금 우리 집에 있는 TV는 2008년 1월에 구입한 엑스캔버스 토파즈로 50인치 PDP다. 토파즈 구입과 설치에 대한 이야기는 팀블로그인 엑스캔버스 블로그에 적어 놓았으므로 혹시라도 궁금한 분들은 가서 읽어보기를. 문득 지난 추억에 젖어 내 기억 속의 TV를 뒤지다 보니 앞으로 이만큼 시간이 흐른 후 TV가 어떻게 변할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TV 찾아 삼만리 - 리얼 TV 구입기

미래의 TV, 그 모습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1966년 LG전자에서 국산 TV가 나온 이후 이제 42년이 흘렀는데 TV는 그때에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변해버렸다. 이미 TV는 방송을 보여주는 것 외에 다양한 장비와 연결되어 다양한 콘텐츠를 보여주는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으 중심으로 자리 잡았고, 보여주는 것 외에 영상을 저장하고 다시 보여주는 새로운 기능들도 내장하게 됐다. 그리고 지금까지 일어난 과학 기술의 발달을 감안하면 그보다 훨씬 더 짧은 시간에 TV는 빠르게 변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 화면의 크기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테고, 용도도 다양해져 수많은 정보를 표현하게 될 게다. 영화에서만 보던 터치 방식, 입체감을 실감하게 될 3D 가상 체험 등 TV는 보는 것에서 체험하는 것으로 탈바꿈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솔직히 TV의 모습을 예측한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그 안에 어떤 기능이 들어갈지 상상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결국 정보를 전달한다는 중요한 역할을 숙명으로 타고 태어난 TV가 모든 기기의 중심이 될 것은 쉽게 예상할 수 있는 일이다. 결국 TV는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게 될 것이다. 지금도 TV는 그렇게 진화하고 있는 중이다.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3.28 22:36 ADDR 수정/삭제 답글

    저희 집 TV 저 광고에 나오는 모델이었던 거 같아요..
    목재, 다리, 자바라 거기다 금성로고가 기억나네요..ㅎㅎ
    추억은 새록새록한데..
    어떻게든 식구들 TV 못보게 하려고 노력하는 아범이구만요..ㅡ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9 00:40 신고 수정/삭제

      글게 당시 가격이 꽤 비쌌다는데, 다들 그 TV에 대한 기억들이 많으시더군.. ㅋㅋ 하긴 요즘도 맘 먹으면 제일 비싼 것이 TV이긴 하지만 ㅋㅋ

  • Favicon of http://petaly.tistory.com BlogIcon 페탈이 2008.03.29 00:47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제 외할아버지댁에 채널드륵드륵 돌리는 컬러 TV가 있었더래죠. 제가 나이가 작아 흑백TV까지는 경험이 닿지 않았지만, 그래도 초등학교때 까지만 해도 어머니 따라 외할아버지댁에 가면 채널심부름을 해야 했었죠.

    그리고보니 저희 집은 아직도 15인치 브라운관 TV네요. 색도 바랄대로 바래버린.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9 18:02 신고 수정/삭제

      앗~ 그 TV 사진 한 번 찍어두세요~ 조만간 귀한 사진이 되지 않을까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3.29 09:55 ADDR 수정/삭제 답글

    국내 TV 1호가 저와 동갑이군요.. ^^ 저게 우리집에 있었다고 하니.. 레이님이 당시 부자였다고.. 평가를 해주시던데.. 아니거든요.. ^^ 절대 소시민이었거든요.. 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9 18:06 신고 수정/삭제

      ^^ 흐음 은근 슬쩍 나이 공개를~? ㅋㅋ

  • 서울사는 만두 2008.03.29 14:38 ADDR 수정/삭제 답글

    1984년, 아직까지 흑백티비만 갖고 있던 저희 집에서는... 개구장이 스머프가 회색으로밖에 보이지 않았죠. 그것만 믿고 저는 학교에 가서 친구들한테 얘기하기를...

    "스머프는 회색이다!" 그렇게 아주 설득력 있게 말해서 친구들도 다 그러려니(???!) 했는데(아마도 그 친구들 집에도 흑백티비가 있어서 그랬을 겁니다)

    그 며칠 뒤 미용실을 하셨던 큰이모댁에서 컬러티비로 개구장이 스머프를 보면서 느꼈던... 뭐라 말할 수 없는 자괴감 같은 것들(??!)은... 아직도 즐거운 술안주거리입니다. 재밌게 잘 봤습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9 18:07 신고 수정/삭제

      지금 와서 보니까 마구 웃을 수 있는 얘기지만, 그 때는 좀 씁쓸 하셨을 거 같아요~ ^^ 댓글 즐거웠습니다. ^^

  • 이야~좋은 추억이야기 2008.03.29 14:39 ADDR 수정/삭제 답글

    외할아버지댁아 서울이었는데. 어릴때 기억으로는 텔레비전에 미닫이문이 달렸던 것이 기억이 나네요. 그 문 가지고 놀았는데.ㅎㅎ 너무 신기했음. 그 문 하나가 그렇게 신기할 정도니 좀 어린 나이였죠. 기억이 나네요. 꽤 오래전 일인데. 덕분에 추억하나 이렇게 비오는 날 떠올려 봅니다. 돌아가신 외할버지가 생각나네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9 18:07 신고 수정/삭제

      그 미닫이 문으로 장난치며 놀았던 아이들(!)이 저를 포함해서 꽤 있는 거군요~ ^^

  • Favicon of http://doctorguy.tistory.com BlogIcon Jishaq 2008.03.29 17:37 ADDR 수정/삭제 답글

    하하하. 저도 아주 약간은 기억이 나네요. 정말로 어렸을 때 티비의 모양과 거기서 나오는 흑백화면.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티비들도 20년후엔 이런 추억의 물건들이 되겠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9 18:08 신고 수정/삭제

      네, 그래서 지금 TV도 후다닥 사진 찍어두었답니다. 나중에, 나중에 재미있는 블로깅(!) 소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

  • Favicon of http://www.cancerfurom.net BlogIcon hkl 2008.03.29 21:22 ADDR 수정/삭제 답글

    어릴적 집에 있었던 tv와 그시절 얘기를 들으니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나고 왠지 찡해지는 군요 예전에 어릴적 국민학교에 갔을때도 눈물이 핑돌았었는데 왜 옛날사진이나 기억들은 생각만으로도 찡한지 모르겠군요 저희집tv도 미닫이식 이었는데 채널을 자주 돌리다 보면 채널손잡이가 빠지기도 했었지요 그래도 그시절 보던 tv의즐거움이 지금의 첨단tv나 다양한 방송보다 정감있고 재미있었다고 생각되지네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9 21:44 신고 수정/삭제

      맞아요. 채널 손잡이 빠져서 다시 끼우던 기억이 ^^ 추억이란 되새겨 보면 왠지 찡한 법이죠 ^^ 댓글 고맙습니다 ^^

  • 진주애비 2008.03.30 00:03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랬던 티브를
    이젠 거실에서 없애자는 바람이 스물스물 일어나니 격세지감입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31 13:20 신고 수정/삭제

      저도 없애자는 주의였는데, 큰 TV를 하나 가져다 놓고 보니까, 또 생각이 달라지더군요. ㅋㅋ (사람이란 참.. ㅋㅋ)

  • 승아 2008.03.30 03:18 ADDR 수정/삭제 답글

    TV가 우리아빠 나이라니.. 놀라워요. ^^
    아빠 말씀에 예전에 동네에 한대 있는 테레비로 동네 사람들이 함께 보고 했다던데 저렇게 생긴 게 테레비였군요.
    아빠랑 간만에 인터넷 같이 하고 있어요 흐흐 아빠 얘기 들으면서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31 13:21 신고 수정/삭제

      아빠한테 재미난 옛날 얘기 많이 들으셨나요? ^^

  • 이가연 2015.08.21 11:58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저는 tvn 젠틀맨리그팀 이가연이라고 합니다.

    다름이 아니라 작성하신 블로그글에

    금성 컬러티비의 사진을

    저희 방송 자료 화면으로 사용 하고 싶어 연락드립니다!

    댓글 확인하시면 꼭 답장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가연: leega1987@cj.net
    010-9111-0786

  • 2016.02.12 12:49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엄지손가락이 하는 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엄지 손가락을 다쳤다. 다친 과정도 참 황당하다. 폴더형 휴대전화를 열어 내용을 확인하고 폴더를 닫는 순간 어느 부분이 그랬는지도 미처 깨닫기 전에 엄지 손가락 옆이 푹 베어버렸다. 내가 쓰는 휴대전화가 레이저라서 그런가, 하긴 광고에서는 축구공도 반쪽을 내버리던데 손가락 하나 베는 건 일도 아니겠다 싶었다. 그런데, 아무리 휴대전화를 들고 봐도 손가락을 베어버릴 만한 부분을 찾지 못했다. 그러데 나는 손을 벴다. 이건 참 귀신이 곡할 노릇이다.

새벽 녘에 손을 베었는데 아침이 될 때까지 피가 멎지 않아 은근히 걱정도 됐다. 하지만  물이 닿지 않게 꽁꽁 싸매고, 약을 열심히 발라준데다가 항염 효과가 있는 약까지 먹어댔더니 그나마도 빨리 아물었던 것 같다. 대신 만 하루가 넘도록 왼손을 제대로 씻지 못해 찝찝함이 아주 끝장이다.

나는 왼손잡이는 아니지만, 왼손과 오른손을 거의 비슷하게 쓰는 이른바 양손잡이인 까닭에 왼손을 다친 여파가 만만치가 않다. 평소에는 엄지 손가락이 무엇에 쓰이나 별로 관심도 없었는데 정작 다쳐 놓으니 엄지 손가락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깨닫게 됐다.

엄지 손가락을 제대로 쓰지 못해 가장 불편한 건, 바로 옷 입을 때다. 절대적으로 단추 끼우는 일은 엄지 손가락 몫이다. 엄지 손가락 없이 단추 끼우는 건 거의 노동이다. 거기에 양말을 신고, 속옷을 입고, 바지를 올리는 과정에서도 엄지 손가락이 아주 주도적인 일을 한다.

라이터를 켜는 일도 쥐약이고 - 난 담배를 피지 않지만, 사무실에 아로마 램프를 켜느라 가끔 라이터를 쓴다 - 병 뚜껑 따는 일도 만만치 않다 - 이건 내가 병 뚜껑을 왼손으로 따기 때문이다 -. 아무 생각 없이 힘줘서 병을 따다가 아물어 가는 상처를 건드려 또 피가 배어나왔다.

사람이건 다른 생물이건, 아니면 또 어떤 요소건... 거기에 있는 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어서일게다. 그런데 사람들은 옆에 있다는 사실 때문에 존재하는 이유를 무시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주 편하고 쉽게 대할 수 있기 때문에 정작 그 역할을 잊는 일, 사람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것일까 라고 스스로를 위로해 보지만, 난데없이 엄지손가락에 미안함이 가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다. 나는 지금, 엄지 손가락이 어여 낫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 FIN

  • Favicon of http://www.rabbicat.com BlogIcon 토양이 2008.03.19 22:15 ADDR 수정/삭제 답글

    손가락은 '낳으시면' 안 돼요. >_<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19 23:39 신고 수정/삭제

      아이 참... 이상하게 자꾸 틀리는 글자란 말여... 활인처럼... 캬캬...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3.19 22:32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돈 셀때 왼손씁니다
    정말 중요한 손입니다..ㅋ~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8.03.19 22:41 ADDR 수정/삭제 답글

    맞아요. 거기 달려있는 것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잖아요. 하물며 뱃살도...^-^;;
    저도 하도 칼질할 일이 많다보니 손을 자주 베어서 그 마음 잘 알아요.
    작은 상처지만 어찌나 따끔거리고 불편한지. 언제나 손 끝에는 영광의 상처가 -_ㅜ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19 23:40 신고 수정/삭제

      뱃살 만큼은 아직 존재이유를 못 찾았어요 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3.19 23:04 ADDR 수정/삭제 답글

    음.. 침을 발라봐.. 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19 23:40 신고 수정/삭제

      아으... 누구는 맨날 아까징끼 얘기만 하는디 ㅋㅋ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필로스 2008.03.20 00:04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 엄지손가락은 머슴형인듯^^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0 01:22 신고 수정/삭제

      ㅋ 뭐는 머슴형 아닌가요 뭐.. 그래도 얼마 전 어느 어르신 왈, 당신은 손가락으로 먹고 사니 손가락 보험에 들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s://marketings.co.kr BlogIcon DOKS promotion 2008.03.20 03:2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엄지뿐 아니라 어느손가락 하나라도 기스(?) 나면 .. 꾀 불편해요.. 진짜 열손가락 다 소중합니다.. 조심하셔야죠 ~ ..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0 14:50 신고 수정/삭제

      그쵸 어디 하나 소중하지 않은 손가락이 없어요 ㅋ

  • Favicon of http://blog.daum.net/bicyclife BlogIcon 무대의소요 2008.03.20 08:39 ADDR 수정/삭제 답글

    손 다치면 머리 감을 때가 참 불편하더라구요. 상처가 대강 아물면, 밴드는 떼어버리시는게 좋다고 하더라구요. 통풍이 되어야 빨리 낫고, 덧나지 않는댔어요. 쾌차하시기를 바랍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0 14:51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안 그래도 머리 감을 때 일회용 비닐 장갑 끼고 손목 부분을 테이프로 봉한 후에 감았어요... 으이구. 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3.20 11:11 ADDR 수정/삭제 답글

    안 그래도 일이 진도가 안 나가고 있는중인데..
    왼쪽 엄지손가락의 용도에 대한 고민까지 들도록 시켜주시누만요..
    흠냐뤼~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20 14:51 신고 수정/삭제

      고민은 머러 하셔. 뭐 그런 일이 있나부다 하면 되지 ㅋ

  • 페탈이 2008.03.24 23:08 ADDR 수정/삭제 답글

    엄지손가락.. 뒤도 안돌아보고 문닫다가 제 몸무게만한(..그렇진 않겠지만) 철문에 끼여버린 제 불쌍한 오른손 엄지.. 거의 삼일을 제대로 쓰지도 못했더라죠. 아흑.

꿀타래, 떡볶이로 체감한 물가 인상

모처럼 주말에 외출을 했습니다. 황사가 좀 있긴 하지만 그래도 봄인데, 집안에만 있기가 너무 아깝더라고요. 그래서 모처럼 시내 구경 좀 하고, 저녁에는 신당동에서 떡볶이를 먹기로 했습니다. 오늘 코스는 삼청동 길 -> 삼청각 들러서 잠깐 구경하고 운현궁 -> 인사동을 거쳐 신당동으로 가도록 잡았고요.

삼청동 길 입구는 사람과 차들이 정말 많았네요. 데이트 나온 사람들로 거리가 북적북적, 도로 양쪽에는 뺵빽하니 주차해 놓은 차들로 차 지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나름대로 드라이브 코스라서 길 막혀 천천히 지났지만 그리 기분이 나쁘지는 않더군요. 길 거리에 늘어선 카페와 미술관, 그리고 사람들... 그렇게 삼청동 길을 들어서 삼청터널을 지나 삼청각에 들렀습니다.

비싼 음식 값, 주차요금 때문인지 ^^ 삼청각에는 그렇게 사람이 많지 않았습니다. 여유있게 주차를 하고, 사진 몇 컷 찍고, 바람 좀 쐬고 인사동으로 이동했지요. 낙원상가에서 인사동 쪽으로 우회전하자마자 있는 주차장에 차를 대고 길 건너 운현궁으로 향했습니다. 운현궁은 사실 별로 볼 건 없습니다만 왠지 아늑하고 조용해서 제가 가끔 찾는 곳입니다. 마루에 걸터 앉아 조용히 앉아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르기도 하고요, 비라도 오는 날이면 아주 기분이 그만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한적하고 고요한 운현궁. 비라도 오는 날이면 아주 운치있는 곳입니다

운현궁을 들러 인사동을 한 바퀴 돌아 내려왔습니다. 인사동 가면 명물이 여러 개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꿀타래입니다. 꿀 덩어리를 손으로 국수를 뽑듯 1만 6천 가닥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박수가 나올 정도지요. 딸 아이가 워낙 재미있어해서 인사동 가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코스입니다. 그러데 꿀타래에도 변화가 있네요. 하나는 값이 올랐다는 거고, 하나는 경쟁 업체가 생겼다는 겁니다. 원래 하던 집에서 안국동 쪽으로 좀 올라가다 보면 한 집 더 생겼더라고요. 원래 경쟁이 생기면 가격이 내려가는 법일텐데, 젠장, 4천원 짜리 꿀타래가 5천원으로 올랐습니다. 20%나! 딸 아이가 다른 것에 욕심 내는 통에 오늘은 꿀타래 패스. 그리고 신당동으로 옮겼습니다.

동대문운동장에서 신당역 쪽으로 가다가 사거리 조금 못 미쳐 있는 소방서를 끼고 우회전해서 들어가면 떡볶이 타운이 나옵니다. 타운 입구에 있는 마복림 할머니 집이 오늘의 목표죠. 신당동 자주 가는 선수들은 그 집 안 간다고 하지만 일단 주차를 해주기 때문에 저희는 그 집을 즐겨 찾는 편입니다. 주말 저녁이라 사람 정말 많더군요. 잠시 기다려 자리를 잡고 떡볶이 3인분을 시켰습니다. 잠시 후 떡볶이가 왔고 이 집은 선불이라 돈을 내야 하는데 뭔가 이상합니다. 예전에는 3인분 9,900원이어서 만 원 짜리 한장이면 충분했는데, 1만2천원이라는군요. 역시 20% 인상!

사용자 삽입 이미지

3인분 9,900원짜리 떡볶이가 1만2천원으로 올랐답니다 >.<

물가 오른다고 하는데 이렇게 하루에 몰아 당하니까 물가 오른 것이 정말 뼈저리게 실감나더라고요. 게다가 꿀타래든 떡볶이든 서민 상품임에 틀림없는데 이런 서민 상품들이 20%씩 쭉쭉 올라버리면 큰일 아닙니까.

게다가 저는 경유 차를 탑니다. 경유 차 타기 시작한지 2년쯤 되었는데 2년 전에는 리터당 1,100원대 였는데 지금은 1,500원대. 기름 값은 20% 정도가 아니네요. 물론 국제적으로 유가가 올라 그런 것도 있긴 하겠지만 여튼 인상 분이 장난 아닙니다. 저는 냅두고라도 경유 차는 트럭처럼 자영업 하시는 분들이 많이 타기 때문에 요금 인상은 서민 물가와 직접적인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이렇게 서민 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갖고 있는 요소들이 계속해서 오르면, 조만간 서민 생활에 전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은 경제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쉽게 짐작할 수 있겠지요. 어제, 3월 16일 방송된 개그콘서트 ’대화가 필요해’에서도 오르지 않는 건 월급과 아이 성적이라고 하는데, 여튼 생활 하기가 점점 더 팍팍해질 것 같아 걱정입니다. 이러다가 서민들 밥그릇 다 깨지는 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고요.

그나저나 국민들 밥그릇 지켜야 할 사람들이 요즘 자기들 밥그릇 지키느라 국민들 밥그릇은 깨지든 말든 관심도 없는 분위기니, 이거 참 더 큰일이군요. 하긴 언제 그 사람들이 국민들 밥그릇 걱정해 준 적도 없지만서도, 이렇게 무섭게 오르는 물가 때문에 우리네들 살림살이가 점점 더 어려워지지 않을까 그런 걱정을 해봅니다. 걱정 말고, 뭔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참 좋겠습니다...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3.17 15:23 ADDR 수정/삭제 답글

    앗. 요즘 신당동 떡볶이 가게들은 거의 주차 서비스를 해준답니다. >_<;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17 15:41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 한 집이 하면 다른 집이 안 해줄 수 없겠지요. 그나저나 그 앞에 열나 복잡하다는.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3.17 17:29 ADDR 수정/삭제 답글

    백성밥그릇=사기밥그릇
    지네들밥그릇=철밥그릇 도통 깨지질 않아요>.<
    ..휴일 나들이 코스참 멋졌네요
    비오는 날 운현궁엔 꼭 가보고 싶습니다
    저흰 동구릉엘 다녀왔습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17 17:30 신고 수정/삭제

      동구릉... 고등학교 때 왠지 소풍 다녀온 듯한 느낌이 난다는 ㅋㅋㅋ 운현궁은 비오는 날 오붓하게 다녀오세요. 절대 오붓하게~ 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3.18 01:09 ADDR 수정/삭제 답글

    나원.. 포스트 3개 짜리를 하나로 모아서 했구만.. ^^ 떡볶기 먹고 잡다.. ㅜ.ㅜ 배고프다.. 저녁 샌드위치 넘했나?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18 01:18 신고 수정/삭제

      아 저도 지금 열나 참고 있는 중 ㅋㅋㅋ

아버지의 칠순

지난 토요일, 아버지의 칠순 잔치가 있었습니다. 사실 칠순 잔치라고 할 것도 없네요. 가족들과 친구 분 몇 분 정도 오셔서 식사하는 자리였으니 말입니다.

요즘은 잔치 잘 안한다고 하지만, 사실 칠순 잔치로는 고민을 좀 했더랬습니다. 여동생 결혼과 회갑이 겹치는 통에 회갑 잔치를 못하고 지내온 것이 내내 마음에 걸렸던 저로서는, 칠순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잔치를 해드리곘다고 마음 먹고 있었거든요. 회갑연 같은 걸 누가 하냐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안 할려고 했던 것과 다른 일 때문에 못했던 것은 또 차이가 있는 법이니까요.

그런데 정작 칠순 잔치를 하겠다고 했더니 아버지께서 스스로 반대를 하셨습니다. 요즘은 칠순 한다고 사람 모으면 욕 먹는다 뭐 이런 논리셨지요. 그래서 이런 저런 절충을 하다 보니 결국은 큰 집 식구들과 가까운 이웃 몇 분, 그리고 친구 분 몇 분 정도를 초대해 식사를 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습니다. 그래서 30명을 예약하는 걸로 칠순 준비는 끝났습니다.

그리고 바쁘다는 핑계로 별로 신경 못 쓰다가 드디어 칠순 날이 다가왔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식구끼리만 식사를 한다고 해도 화환은 하나 있어야 할 것 같더군요. 마침 회사에서 나오는 경조사 비용을 돌려 화환을 하나 주문해 놨습니다. 인터넷 쇼핑이 발달하면서 화환 값도 내려갔더군요. 예전에는 12-3만원은 줘야 할 수 있는 화환을 7만원대에 해결했습니다. 뭐, 중국산 재료로 만들어서 싸졌다는 의견들도 있긴 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잔치날 아침 화환이 잘 배달되었다고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조금 서둘러 예약한 부페 식당에 갔는데 화환이 없는 겁니다. 부랴부랴 꽃집에 전화하고, 식당에 물어봤더니 화환은 잘 도착했다는 겁니다. 어디에 있냐고 했더니 식당 지배인 쯤 되는 양반이 자랑스럽게 밑에 갔다 놨다는군요. 어디요? 하고 가봤더니 젠장, 또다른 칠순 집 자리에 떠억 가져다 놨더군요. 마침 칠순하는 집이 두 집이 있었는데 그 집은 100명 예약이고 저희는 30명 예약. 그러다 보니 칠순 인사말만 보고 그 집으로 가져다 놓은 모양이었습니다.

우리 쪽으로 옮겨 놓고 좀 황당했죠. 받는 사람 이름까지 명확하게 지정했는데, 그리고 식당에 사전 전화까지 해 놨었는데 이름도 확인하지 않고 칠순 잔치라니까 예약 규모가 큰 집으로 옮겨놨다니... 여튼 잘 뺏어 왔습니다. ^^

손님들 오시고, 그렇게 식사 자리가 이어지고, 모처럼 만난 친구분들과 아버지께선 적당히 소주를 즐기셨습니다. 엉겁결에 저도 두어잔 받아 먹고... 그렇게 잔치는 조촐하게 끝이 났습니다. 손님들을 배웅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가족들은 모두 아버지께 큰 절을 올리는 걸로 칠순이 끝났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더 많이 해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지나고 나니 참 서운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면서도 지금껏 잔 병 치레도 한 번 안 하시고 건강하게 살아 오신 아버지께 고마운 마음도 들고요. 저 예전에 건강검진 했는데, 그 때 제 생활 습관 얘기를 다 듣고 난 의사 선생님 왈, 그렇게 술 마시고도 이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건강한 신체를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라고 하더라고요.

아버지. 베풀어 주신 만큼 갚아도 시원찮을 판에, 아직도 제게 베풀어주시기만 하시지요. 못난 아들, 해드릴 것도 없으면서 그냥 건강하시기만을 바라고 있네요. 부디 더욱 건강하시기를. 나이가 들면서 참 쑥쓰럽긴 하지만, 여기서라도 이렇게 말씀드리게 됐네요. 아버지, 사랑합니다...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3.17 07:46 ADDR 수정/삭제 답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세요
    칠순축하드립니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삶에서 아버지의 모습이 자꾸 오버랩되더라고요
    말씀처럼 별 탈없이 잘 지내시는것에 저도 제 아버지께 감사의 마음이 많습니다..
    다시 한번 축하드리며 건강하세요...^^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3.17 09:51 ADDR 수정/삭제 답글

    분위기가..닮은 듯 다른 느낌? ㅎㅎ
    오래오래 건강하시길 빕니다. >_<

  • Favicon of http://gamsa.net BlogIcon 양깡 2008.03.17 11:06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버님 항상 건강하십시요~! 칠순 축하드립니다.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3.17 11:30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드립니다.
    오래오래 레이형님 곁에 건강히 계시기를 빌어요..

    근데 '미디어 브레인'이랑 '화환'이랑 왜 일케 안 어울리죠..
    뭔가 참신하고 쌈빡한 뭐 그런 게 있을 것 같은데 말이죠..ㅋㅋ

  • 손통 2008.03.17 11:44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버님의 칠순 축하드립니다. 오래오래 건강하세요/ 요샌 칠순도 안하는 추세이긴 하더만 우리집도 재작년에 조촐히 가족만의 식사로 아버지 칠순을 치렀었지.

  • 2008.03.17 14:11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3.18 01:14 ADDR 수정/삭제 답글

    나원 뭐가 이리도 바쁜지 이제서야 댓글을 달았습니다.. ^^
    아버님 계속 쭉! 건강하시고.. 저도 사랑합니다.. ^^

  • Favicon of http://midol.pe.kr BlogIcon 미도리 2008.03.28 17:59 ADDR 수정/삭제 답글

    마지막 사랑합니다는 직접 구두로 전하셨는지 궁금 ^^
    저두 올해 저희 아버님 칠순이라 잔치할 생각에 걱정이 가득한데..어떻게 잘 하셨는지 노하우 좀 전수해주세요 ㅎㅎ

딸 아이의 생일 선물

오늘 3월 7일은 딸 아이의 생일입니다. 지금까지 자라오면서 크게 아프지도 않고 말썽도 부리지 않고 잘 커주니 마냥 고마울 따름이죠. 아이가 자라고 별 탈 없이 생일을 맞는 건 좋은 일이긴 한데, 생일 때마다 아빠는 고민이 하나 생깁니다. 바로 선물 고르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해가 지나고 아이가 크면 클 수록, 선물 고르기가 정말 어려워 진다는 겁니다.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만 해도 이쁘게 생긴 장난감이면 마냥 오케이였는데, 서서히 고학년이 되니까 이젠 장난감으로는 도저히 안 먹히는 겁니다. 게다가 바라는 수준도 점점 올라가지요. 이번에 희망 선물 목록으로 제출한 건 강아지(!)와 휴대폰(!)이었습니다.

강아지는 아빠가 절대 싫어하니까 선물 불가입니다. 이건 딸 아이도 잘 알고 있으면서 괜히 내지른 겁니다. 게다가 맞벌이를 하는 집안 구조 상 집에서 절대 강아지를 키울 수 없습니다. 책임지지도 못할 일은 벌이면 안되는 거니까 강아지는 일단 희망사항일 뿐 현실이 될 수는 없는 일이지요.

휴대전화는 1년 전에 아는 분이 선물로 하나 줘서 지금까지 잘 썼습니다. 딱 초등학생한테 맞는 그런 모델이어서 액정도 작고, 몇 가지 좀 불편한 게 있는 모양입니다. 그래서 바꿔달라고 노래를 부르는데, 사실 마음만 먹으면 인터넷에서 공짜폰 하나 구해주는 거 어렵지는 않습니다만, 아직 쓸만한 걸 버린다는 게 마음에 걸리더군요. 게다가 어쨌든 선물 받은 것이고, 좀 더 쓰게 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것도 패스.

일단 강력한 희망 사항 두 개를 무시(!)하고 가만 돌이켜 보니 장난감이나 팬시 학용품이 지금까지 대부분의 선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아빠가 사주는 장난감은 엄마가 사주는 장난감하고 좀 질이 다릅니다. 예를 들면 엄마는 전혀 사줄 생각을 못하는 무선 조종 자동차거나 전자 과학 블록 세트라거나 뭐 이런 것들을 사지요. 게다가 엄마는 어지간해서 손 떨려 못 사주는 팬시 학용품도 아빠는 비교적 잘 사줬습니다. 그러다 보니 딸 아이는 특이한 필기구 세트 같은 걸 몇 개 갖게 되었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하지만 이젠 딸 아이의 관심사도 변하고, 팬시 학용품 밑천도 거의 떨어져 가고, 원하는 건 들어줄 생각이 없으니 선물을 고르기가 쉽지 않은 겁니다. 그래도 선물을 골라야 겠다는 의지로 문구점을 한 시간 서성거린 끝에 드디어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엄마는 절대로 생각 못할, 아빠니까 사줄 그런 선물을요.

선물을 사서 포장을 하고 딸 아이가 좋아할지 생각해 봅니다. 예전에는 제가 무엇을 고르던 딸 아이가 다 좋아했는데, 요즘은 좋아할지 어떨지 자신이 없습니다. 그만큼  아이가 컸고, 아빠는 아이의 생각과 멀어지고 있다는 뜻이겠지요. 괜히 마음이 서운해 집니다. 이러다가 딸 아이가 선물 받고 시큰둥 하면, 참 마음에 상처가 되겠구나 그런 생각도 들더군요. ^^

새벽에 일어나 아이 머리 맡에 선물을 올려 놓았습니다. 아침에 부시시한 눈을 뜬 아이는 선물을 발견하고, 확인도 안 한 채 뽀뽀부터 날립니다. 그리고, 선물을 뜯습니다.

처음에는 선물이 뭐에 쓰는 건지 알지를 못해 어리벙벙해 합니다. 그러다가 아빠에게 설명을 듣고 직접 보작해 보고, 슬슬 입이 벌어집니다. 결국 학교 늦겠다고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고 나서야 선물에서 손을 떼고 씻으러 들어갑니다. 눈치를 보아 하니 다행히 선물이 마음에 드는 모양입니다.

이쯤하니 선물이 뭘까 궁금하시지요? 선물은 소형 ‘라벨 프린터’였습니다. 그 글자를 입력해서 인쇄 버튼을 누르면 테이프에 글자가 인쇄되어 나오는 뭐 그런 프린터 있잖습니까(특정 상품 홍보가 될 수 있는 이유로 ㅋㅋㅋㅋ 선물 사진은 공개하지 않습니다 - 사실은 사진을 못 찍었습니다. 후딱 포장해 버린 관계로 ㅋ). 이렇게 또 한 해 생일 선물 고민을 간신히 덜었습니다.

이러다가 중학교 가고 고등학교 가면 무엇보다도 현금이 가장 좋은 선물이 되겠지요. 그 때쯤 되면 선물 사러 다니는 고민은 안 해도 되겠지만, 선물을 고르고 포장하는 재미는 또 사라지겠네요.  살다 보면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는 법이지만, 조금 머리 아프더라도 이런 재미를 있지 않고 살았으면 하는, 그런 소망을 가져 봅니다.

그나저나, 여러분은 아이들 생일 선물로 도대체 뭘 사주세요? 트랙백 걸어 주세요. 궁금합니다~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3.07 12:44 ADDR 수정/삭제 답글

    저희는 어차피 사줘야 하는 옷..
    생일날 듬뿍 사주고 선물이라고..
    아들내미가 싫어해요..ㅡㅡ;

    ※마님께서 정현이 잃어버리면 어떡하냐고 핸펀 사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는데..
    정말 사줘야 하는 걸까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9 23:38 신고 수정/삭제

      조만간, 정현이가 너무 바빠서 엄마 아빠가 할 수 없이 핸폰 사줄 날이 올거라네 ㅋㅋ

  • Favicon of http://happicialist.tistory.com BlogIcon Energizer Jinmi 2008.03.07 14:01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의 사랑이 전해졋을꺼예요^^ 따님이 좋아했겠는걸요~
    전 아빠가 사랑가득 담긴 편지를 써줬을때 참 감동받았던거 같아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7 16:08 신고 수정/삭제

      편지를 받고 감동하실 때가 혹시 몇 살 때셨나요?? 아마 편지 써 줬다면 이 녀석은 편지 읽고 난 후에 선물은? 이렇게 물어볼게 뻔하거든요...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3.07 14:29 ADDR 수정/삭제 답글

    라벨프린터.. 중학교 때 진짜 갖고 싶었던 건데 - ㅜ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집짱 2008.03.07 15:33 ADDR 수정/삭제 답글

    생각해 보니, 일년에 생일을 포함해서, 크리스마스, 어린이날 ...
    이래 저래 축하 선물이 필요한 날이 많네요.
    지난해 지우의 첫 크리스마스 선물은 예쁜 양말 사서 트리에 걸어놓고 지우 엄마랑 좋아했던 기억이 나네요.
    지우가 커갈 수록 이 선물이 부담이 되는 날이 오게 되는 군요. ^^;;
    어릴때 저처럼 비싼 컴퓨터 사달라고 조르지만 않으면 좋겠습니다. 흐흐

    참, 다희에게 생일 축하인사 전해주세요. ^0^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7 16:09 신고 수정/삭제

      조만간 곧 온다네. 닌텐도, 컴퓨터, 휴대폰, 강아지.. 으아악....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3.07 20:59 ADDR 수정/삭제 답글

    지난해 닌텐도의 압박을 잘 넘겼었는데
    슬슬 걱정아닌 걱정이 ...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9 23:38 신고 수정/삭제

      저는 닌텐도 사줬어요~ ^^ 아, 그거 사준 얘기도 사실 한보따리 되는디 ㅎㅎㅎ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3.09 17:40 ADDR 수정/삭제 답글

    분명히 답글 남겼던 것 같은데요..
    레이형님이 다 삭제하고 계신감요..(ㅡㅡ)a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3.09 23:37 신고 수정/삭제

      헐, 정현아범 글이 왜 두 개나 휴지통에 들어가 있는게얌?!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3.11 13:43 ADDR 수정/삭제 답글

    포장지에서도 사랑이 잔뜩 묻어납니다~~
    생일 추카 드려요~~

가문의 영광?! - 블코 인터뷰에 뜨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인적으로 블로그코리아(이하 블코^^)와 좋은 인연이 있고, 그래서 블코에 애착이 많은 편이기도 합니다. 뭐, 그렇다고 다른 메타블로그에 애착이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도체, 이게 뭔 소리여!). 하여튼 이런 저런 인연이 있어서 블코와 잘 지냈는데, 어느 날 황송하게도 블코 인터뷰 요청이 오더군요.

처음에는 필로스님이 요청을 하셨는데, 인터뷰 뭐 이런 거에 나가는 게 익숙하지도 않을 뿐더러 괜히 창피하기도 하고 그래서 말로만 하겠다고 해 놓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었지요. 미뤘다기 보다는 개겼다(!)고 하는게 더 맞을지도 모르겠지만요.

이런 저런 일로 블코와 술 자리도 몇 번 갖게 되고, 그러다가 송구하옵게도 블코의 이지선 사징님이 직접 인터뷰 요청을 하셨더랍니다. 뭐, 도저히 거절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이번에 응하지 않았다가는 술 자리에서 찍은 사진을 공개하겠다는 협박(!)을 받았던 터라 어쩔 수 없이^^ 부끄럽게도 인터뷰에 응하게 되었더랍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쁘게 이미지도 만들어 주시고, 좋은 얘기만 나오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 그나저나 술 취한 사진을 쓰겠다고 하시는 바람에 엉겁결에 낸 사진이지만, 아, 저 아래 사진에 나온 배는 도저히 어쩔 수가 없군요. >.<

별 내용도 없고, 보잘 것도 없는데 블코 인터뷰 실어주셔셔, 다시 한 번 '가문의 영광'임을 대외적으로 선포하며, 앞으로 블코에 좋은 일만 가득하시기를 진심으로 바라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버지의 칠순  (8) 2008.03.17
딸 아이의 생일 선물  (13) 2008.03.07
가문의 영광?! - 블코 인터뷰에 뜨다  (23) 2008.01.30
2008, 이젠 정말 떠오르는 삶을 살자  (12) 2008.01.02
갓 태어난 구피 13마리  (16) 2007.11.28
다시 쓰는 구인 광고  (151) 2007.11.05
  • Favicon of http://www.sunblogged.com BlogIcon easysun 2008.01.30 10:21 ADDR 수정/삭제 답글

    제가 막 방명록에 '블코인터뷰' 얘기를 썼는데 그때 포스트 작성중이셨네요. 이런 이심전심이? 암튼 축하드립니다. 아니, 레이님 인터뷰를 하게 되어 제게 큰 기쁨입니다.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0 10:22 신고 수정/삭제

      저도 지금 막 보고 댓글 열나 달고 있는 중입니다 ^^ 제가 고맙지요 뭐~ ^^

  • Favicon of http://mepay.co.kr BlogIcon mepay 2008.01.30 10:49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드립니다. 정말 기쁠것 같습니다. 인터뷰내용 보러 가야겠습니다.^^
    항상 즐겁게 레이콘텐츠 보고있는데..당연한 결과 입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0 11:16 신고 수정/삭제

      아우~ 괜스리 민망할 따름이라는 ^^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kuls.net/~hyangii/tt BlogIcon hyangii 2008.01.30 11:48 ADDR 수정/삭제 답글

    엠파스에 적을 두셨었군요... 저도 한때는 엠파스 참 잘갔는데, 군대간 100일동안 로그인 안했다고
    메일을 휴면도 아니고 싹 다 지워버려서!!! ㅠ_ㅠ

    인터뷰 축하글 남기려다 괜히 엠파스생각에 문성(文聲)을 높였네요 :)

    레이님 글보고 맨날 침흘리고 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0 15:05 신고 수정/삭제

      별 말씀을요 ^^ 자주 찾아와 주시니 제가 고마울 따름이죠 ^^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1.30 16:38 ADDR 수정/삭제 답글

    와아 멋지세요! +_+ 인터뷰 내용 보니까 재밌던데요?
    회사 블로그에 통째로 캡처해서 올리고 싶어졌음. 사장님 소개글에 뒤이어서 말이에요. 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0 17:10 신고 수정/삭제

      멋지기 뭐가 멋져... 배 땜시 챙피해~ ㅋ

  • Favicon of http://dogguli.net BlogIcon 도꾸리 2008.01.30 20:17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 추카드려요~
    언제쯤 블코에 인터뷰를~
    저도 가문의 영광을 주세용~~
    아자아자~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1 09:43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근데 그 영광은 제가 드리는 것이 아니에요~ 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1.30 21:41 ADDR 수정/삭제 답글

    허허.. 당신이 배를 논하면 되나?.. 내 배가 서럽지 않겠나?...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1 09:43 신고 수정/삭제

      세상의 모든 배는 다 서러운 법이에요 >.<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1.31 22:52 수정/삭제

      (블코 글에도 올린 리플이지만 다시 한 번~)
      세상의 모든 '배'에 축복을~ ㅋㅋ

  • 손통 2008.01.31 09:20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혀~~~ 조금더 있으며 방송국 인터뷰 보게될날도 있겠지?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31 09:44 신고 수정/삭제

      헐 전 인터뷰 울렁증이 있어서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8.01.31 23:17 ADDR 수정/삭제 답글

    짠이아빠님에 이어 레이님도 블로그스타 반열에 오르셨네요
    이런 분들께 댓글을 올리는 제가 더 영광입니다..ㅎㅎ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2.01 15:13 신고 수정/삭제

      켁. 전 스타는 아닙니다 ^^ 진짜로 아니에요~ ㅎㅎㅎ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8.02.06 12:28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머 축하보다도 뱃살동호회 가입을 먼저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인감요..ㅋㅋ
    해피 설 하시라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2.18 18:25 신고 수정/삭제

      정현아범은 배 나올라믄 아직 멀었잖여? 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02.18 01:49 ADDR 수정/삭제 답글

    오오~ 레이님 사진이다아앗~!!!!
    머리숱이 많으시군요~!!!! ^^
    레이님은 생각보다 터프한 느낌?! 저는 왜 횡설수설하는 느낌....?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2.18 18:25 신고 수정/삭제

      아니 그럼 제가 머리숱이 없는 줄 아셨나요? ㅋ 아, 상상만 해도~ 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8.02.24 04:13 수정/삭제

      머리숱이 어엄청 많다~의 느낌을 초월한 느낌이잖아요.

      근데....인터뷰는 지금에사 봤는데..거기서 제 이름을 발견....@^.^@ 몰랐어요.... 좀 민망했지만.....감사드려요~~~ 인사가 좀 많이 늦었네요...암튼 올블100에 든 것보다 더 기뻤삼용~ 오호호~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2.24 15:00 신고 수정/삭제

      ^^ 유명하신 샛별님께서 머 그 정도 가지고 그르세요~ ^^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 하더만요~ 아, 부럽~ ㅋㅋㅋ

2008, 이젠 정말 떠오르는 삶을 살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매년 이맘 때가 되면
새로운 마음, 새로운 결심,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그 새로운 것들이
정말 새로운 것들인지
아니면 이미 지난 해에 써 먹었던
포장만 바꾼 새로운 것들인지
다시 한 번 반성하게 됩니다.

생각해 보니
이런 반성도 전혀 새로울 것이 없군요.
그런데도, 해가 바뀌면
모든 것을 새롭게 하고 싶어지는 것이
사람의 본성인가 봅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어떤 특별한 행동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찾으려고 애를 씁니다.

그래서 모두들
첫 날 일출을 보러 어디론가 달려가곤 합니다.

가만 생각해 보니
떠오르는 해 역시
어제의 그 해일 겁니다.

그러나 어제의 해와 같은 해일지라도
떠오는 시간과, 떠오는 모습, 그리고 물에 비친 그림자만큼은
어느 하루도 같지 않을 겁니다.

이미 오래전부터 해오던 묵은 약속일지라도
이번에는 정말 새로운 약속이 되기를
행하는 모습과, 비취는 모습이 모두
전혀 새로운 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올 한 해는
그렇게 꼭 떠오르는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제 블로그에 오시는 모든 분들
제 곁에서 항상 저와 함께 일하고 서로를 지켜주시는 분들
가족들, 항상 마음에 두고 있는 사람

모든 분들이
크고 높이 떠오르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또한 소망합니다.


  • Favicon of http://gamsa.net BlogIcon 양깡 2008.01.02 02:52 ADDR 수정/삭제 답글

    어제 떠오른 해가 오늘 떠오른 해와 다르지 않지만, 각오를 다지기 위해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든, 올 한해에는 계획한 바를 이루는 한해가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 있습니다. 항상 작심 3일이네요. 레이님~ 새해 복 많이받으세요. 그리고 계획하신 바 다 이루시기를~!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02 09:35 신고 수정/삭제

      양깡님도 뜻하는 바 다 이루세요~ ^^

  • ^^ 2008.01.02 08:44 ADDR 수정/삭제 답글

    2008년 새해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또한 크고 더 높이 떠오르는 그런 한 해가 되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8.01.02 08:54 ADDR 수정/삭제 답글

    올 한 해도 잘 부탁드립니다아~ (^^) (__)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02 09:35 신고 수정/삭제

      헐, 부탁은~ 서로 같이 잘 해나갑시다~ ^^

  • Favicon of http://kuls.net/~hyangii/tt BlogIcon hyangii 2008.01.02 11:23 ADDR 수정/삭제 답글

    건강이 제일이죠!, 건강하시고 바라는 일 잘되길 바래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1.02 18:54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향이님도 건강하시고 복 많이 받으세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8.01.02 17:15 ADDR 수정/삭제 답글

    파이링... 국내 최고의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그룹이 되는 그날까지... ^^

  • Favicon of http://jpod.tisory.com BlogIcon j 2008.01.03 17:31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랜만에 들릅니다. 새해 평안하시고 짠이 아빠님과 국내 최고의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그룹이 되시길 바랍니다! ^.^

갓 태어난 구피 13마리

살다 보면 절대로 억지로 할 수 없고 시간이 흘러야만 해결되는 일이 있습니다. 그 첫번째는 생명을 키우는 일이겠지요. 애완동물을 키우던, 식물을 키우던, 이건 절대로 속성으로 할 수 없습니다. 충분한 시간이 걸리고, 또 그 동안 꾸준히 관심을 갖고 돌봐줘야 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딸 아이가 키우던 구피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것도 무려 13마리나 낳았습니다. 딸 아이가 물고기를 키워 온 건 이제 2년쯤 되어가는군요. 처음에 제브라로 시작해서, 친구 집에서 얻어온 구피를 키웠는데, 그 구피들이 자라고 자라서 이제 새끼를 낳은 것입니다.

사연도 참 많았습니다. 처음 사온 제브라 여섯 마리는 참 오랫동안 잘 살았습니다. 조그만 어항에서 쌩쌩 다니는 녀석들이 얼마나 신기했는지, 그냥 지켜보고만 있어도 시간은 잘 갔습니다. 그런데 항상 사람은 욕심을 부리나 봅니다.

이 녀석이 제브라가 더 갖고 싶다 해서 몇 마리 더 사다 준 것이 처음 시작된 사고였습니다. 특별히 비싼 형광 제브라를 사다 줬는데 얼마 못 가서 금방 죽더라고요. 처음 물고기 죽을 때는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엉엉 우는 건 둘째치고, 애가 기운이 푹 빠져 있는 걸 보자니 참 마음도 아팠지요. 괜히 물고기 더 사왔다고 저만 타박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익숙해져야 하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제브라 수가 늘면서 어린이 날 선물로 받은 큰 어항에 제브라 열마리를 옮겨 놓고 오랫동안 키웠습니다. 마침 구피를 키우던 친구네 집에서 새끼를 낳았다고 여덟 마리를 얻어 왔고요. 처음엔 열심히 물도 갈아주고 하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물도 잘 안 갈아주고... 딸 아이는 슬슬 꾀가 났을 것입니다. 그러다가 천천히 사고가 터집니다. 제브라가 한 마리, 두 마리 죽기 시작하고, 처음 받아온 구피들도 좀 자라더니 죽어가면서 결국에는 암컷 한 마리만 남았습니다. 그런데 이 암컷 배가 잔뜩 불러 있었습니다. 친구네 엄마가 보더니 임신했다고 조금 있으면 새끼 낳을 거라고 했으니까요.

이 녀석이 심심해 할 것 같다고 해서 청개천 애완동물 상가에 놀러 갔다가 구피 네 마리를 더 사왔습니다. 이게 화근이 되었습니다. 네 마리 중 두 마리는 그 다음 날 바로 죽고, 한 마리는 몇 일 더 버티다 죽고, 마지막으로 꼬리 화려한 수컷만 살아 남았습니다. 차라리 잘 되었다 싶었지요. 둘이 잘 놀아서 잘 될 거다라고 억지로 딸 아이를 달랬는데, 두 주 정도 지나서 수컷이 죽고, 몇 일 있다가 암컷도 죽어버렸습니다. 새끼 낳을 거라고 기대가 컸던 탓인지, 회사에 있던 저에게 전화를 해서 딸 아이는 대성 통곡을 했습니다. 아마 제일 많이 울었던 날이었을 겁니다.

친구네 집에서 여덟 마리를 다시 한 번 얻어왔습니다. 친구네는 새끼도 잘 낳는데 우리는 왜 못 낳지... 궁시렁 거리면서도 그렇게 몇 달을 또 잘 키웠습니다. 그리거 두 어달 전에 드디어 새끼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달랑 한 마리. 그래도 그 날 난리가 났습니다. 그 한 마리 지금은 꽤 컸습니다. 그리고 어제, 경사가 터진 것이지요. 자그마치 열 세마리나.

이런 과정을 거친 구피들이 지금 큰 어항에 열 두마리. 그리고 이번에 열 세마리 새끼를 낳았으니 구피 식구가 제법 늘었습니다. 새끼가 나오면 아무래도 딸 아이가 좀 더 신경을 씁니다. 생명이란 그냥 내버려둔다고 자라는 법이 아니다, 니가 항상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 물고기를 그리면서 가르칠 수 있는 건, 이게 전부이지 싶습니다.

갓 태어난 열 세마리. 예전 경험에 비하면 중간 크기까지는 잘 자라더군요. 이번 구피들이 사고 없이 좀 잘 컸으면 좋겠습니다. 딸 아이 어항에 구피가 한 오십 마리 정도 헤엄치는 걸 봤으면 좋겠군요. 그러고 나면 딸 아이도 자기가 그랬던 것처럼 누군가에 분양해주마고, 그렇게 말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1.28 13:17 ADDR 수정/삭제 답글

    음.. 난 구피라고 해서.. 강아진줄 알았네 그랴.. 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28 14:18 신고 수정/삭제

      ㅋㅋ 디즈니에 많이 익숙하신 겨~~

  • Favicon of http://kuls.net/~hyangii/tt BlogIcon hyangii 2007.11.28 13:58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이제 중년(?)을 바라보는 개를 키우면서 다른 종과 같이 사는 것에 대해 이런저런 많은것을
    느낍니다.

    득어 하신것 축하합니다~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28 14:19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 뭐, 축하는 제 딸이 받아야 할 것 같아요~~ 제가 전해드릴께요~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11.28 22:42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구피가 물고기였군요...저도 멍멍이인줄 알고..ㅋ~
    우리 애들도 애완동물 하나를 키우고 싶어 하는데
    이상하게 제가 자신이 없으니 썩 내키질 않네요 보통 일이 아니쟎아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28 22:49 신고 수정/삭제

      저는 제가 강아지를 싫어해서 절대 못 키워요~ ^^ 그러니 물고기로 만족할 수 밖에요 ㅋㅋㅋ

  • ^^ 2007.11.29 09:00 ADDR 수정/삭제 답글

    우리집도 제브라, 구피를 키우고 있는데요... 이집도 똑같네요~ 저흰 아직 한마리씩 죽을 때마다 초상분위기라는거^^ 신경두 많이 못 써주는데 잘 자라 얼마나 감사한지...

    어항에 한 오십마리 될 때까지 분양을 안 하신다구여??? ㅋㅋ 기대하겠습니당~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29 11:39 신고 수정/삭제

      어항에 넘치면 분양해야지 우짜겄어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11.29 17:20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만 멍멍이 생각한 게 아니라서 다행..ㅋ
    집에 있는 두 아가에 손가는 것만해도 벅차서 애완동물 꿈도 못 꾼다죠..ㅡ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30 19:26 신고 수정/삭제

      아니 강아지가 열 세마리면 난 어찌 살란 말여~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7.11.29 23:05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멍멍이로 생각한 또 한 사람 여기...-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30 19:26 신고 수정/삭제

      애 아빠들은 애들하고 디즈니만화 봄서 구피가 강아지라는 걸 알았다 쳐도, 토양님은 디즈니 세대여? ㅋㅋ

  • Favicon of http://health.gamsa.net BlogIcon 양깡 2007.11.29 23:49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드립니다~! 저도 구피라고 해서 ... 강아진줄 알았습니다. 어릴적 물고기 키우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왜 그리 잘 죽는지...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30 19:27 신고 수정/삭제

      어릴 때 키우던 물고기들 진짜 금방 죽었지요... 뭔가 다 이유가 있었을 법 해요. 원래가 좀 부실했다든지. ^^

  • Favicon of http://in50m.tistory.com BlogIcon 오십미터 2007.12.07 23:53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저희집도 오늘 구피 새끼 12마리가 태어나서 기쁜 마음에(^^)... '구피'로 검색해서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구피가 말로는 한번 낳기 시작하면 매달 한번씩 낳는다고는 하는데, 낳는 순간을 잡아내기가 정말 쉽지 않더라구요~

  • 핼로 2012.03.20 20:28 ADDR 수정/삭제 답글

    저희도 구피를 수컷2마리,암컷2마리씩 사와 키우는데 아깝게 수컷이 죽어 3마리가 있는데 암컷이 임신 한 것 같아요 부디 재발 새끼를 잘 낳으길 그리고 또 따른 구피가 새끼를먹는다군요 ㅠㅠ 어떻하죠? 제발 잘 살길 원해요~~

다시 쓰는 구인 광고

는 중소기업에서 일한다. 솔직히 말하면 ‘중’이라고 할 것도 없는 ‘소’기업이다. 창업한 지 이제 2년을 넘겼고, 목표 했던 일들이 이제 막 이루어지려 하는 그런 기업이다. 그 동안 구성원들은 급여도 제대로 받지 못하면서, 오로지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일념으로 일을 했고, 이제 그런 고생의 끝이 보인다. 회사 이름도 어느 정도 알려지고, 매출도 안정세로 접어들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그렇게 회사가 자리를 잡아가다 보면 반드시 사람이 필요하다
. 이 말은 새로 뽑는 직원에게는 돈 걱정 안하고 일 시킬 그런 형편이 됐다는 뜻이다. 창업 멤버들이야 고생해도, 나중에 온 직원에까지 그런 걸 강요할 수는 없는 것 아니겠는가. 사실 사람을 뽑을까 말까, 많은 고민을 했다. 몸이 좀 힘들어도 조금만 고생하면 지금 구성원들은 대기업체 부럽지 않게 벌 수 있다. 사람 다루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기에 새로운 식구를 맞아 들여 같이 일을 한다는 것에 큰 부담도 있다. 그냥 우리끼리 좀 고생해서 일하고 말자, 필요한 인력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아웃소싱을 주자, 그런 생각을 수 없이 했다. 그런데, 그게 우리 맘대로 되는 게 아니다.

라이언트가 계속 늘고, 일거리가 늘어나다 보면 아무리 아웃소싱을 활용한다 해도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다. 결국 내부에서 일을 감당하고 처리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내부 구성원이 감당할 수 있을 만큼의 일만 받자, 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예상한 클라이언트의 반 정도를 확보했을 뿐인데 흔히 하는 말로 캐퍼가 꽉 찼다. 누군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는 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래서 결국 사람을 뽑기로 했다. 정식 직원 한 명과 사무보조를 비롯해 잡일을 맡아줄 아르바이트 몇 명. 그런데, 누굴 어떻게 뽑아야 하나. 소기업이 사람을 뽑을 방법은 현재로선 하나 밖에 없다. 인터넷 구인구직 사이트에 공고를 올리는 것이다. 보름 쯤 전에 그나마 유명한 곳 두 곳에 아르바이트와 구인 공고를 올렸다.

신기하다. 이력서가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 많은 공고들 사이에서 어떻게 봤는지, 찾느라 애먹었지 싶은데도 이력서가 들어온다. 기쁜 마음에 이력서 제목을 눌러 본다. 그런데 이력서를 보면 볼 수록, 그리고 사람들에게 연락을 하면 할 수록 나는 실망을 거듭한다.

르바이트든 정식 직원이든 어떤 회사에 지원을 했으면 적어도 이력서 하나는 제대로 만들어 둬야 할 게다. 사람을 만나기 위해 제일 처음 사용하는 기준이 바로 이력서 아닌가. 그런데 이 이력서. 정말 황당한 경우가 많다. 사진이 없는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이력 사항도 제대로 표기되어 있지 않다. 심한 경우에는 ‘열심히 하겠습니다’와 ‘전화 번호’ 달랑 있는 경우도 있다. 입장을 뒤집어 놓고 생각해 보라. 내가 누군가를 뽑아야 하는데, 그 사람을 판단할 기준이라는 게 무엇인가. 요즘처럼 디카도 흔한 세상에 사진은 기본으로 올려야 할 테고, 나머지 내용이라도 채워 넣어야 하는 것은 아닌가. 나는 이런 이런 아르바이트를 해왔고, 이런 이런 일을 할 줄 안다. 뭐 그 정도는 있어야 면접을 보든지 말든지 할 것 아닌가.

다가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서라니. 자기소개서만 보면 모두가 엄하신 아버지와 자상한 어머니를 둔 평범한 가정에서 자랐고, 가족들의 사랑을 받았으며,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했다는 내용이다. 게다가 왜 그렇게 모두들 정에 약하고, 마음이 여려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들인지. 그렇게 쓰라고 가르치기라도 하는지, 정말 다 그 내용이 그 내용이다.

처럼 골라 낸 이력서를 가지고 연락을 하면 실망은 더 한다. ‘입사 지원한 무슨 회사입니다’라고 말하면 ‘네? 거기에 어디에요’라는 식이다. 요즘 스팸이 많아서 그런지, 명백히 부정적인 말투다. 아무리 인터넷으로 지원을 했다지만 적어도 어떤 회사에 지원했는지는 알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냥 여기 저기 이력서 보내 놓고 로또 되기를 기다리는 것일까. 상대방이 이렇게 반응하면 나는, ‘그냥 전화를 잘못 걸었나 봅니다. 죄송합니다’라며 전화를 끊는다. 자기가 어떤 회사에 지원했는지도 모르고 있는 사람에게, 무슨 책임감과 열성을 기대할 것인가.

락이 되어 면접 일정까지 잡는 경우, 더 황당한 일이 생긴다. 면접 시간이 되었는데도 안 오는 것이다. 전화를 해도 안 받는다. 외출할 일까지 미뤄가며 면접을 기다린 나만 바보된다. 못 올 것 같으면 적어도 못 온다고 전화 한 통 하는 것이 기본 예의는 아닐까.

람들은 흔히 구직자들은 비용이 들지만, 구인 기업은 비용이 들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구직자들이 움직이는 비용 만큼 구인 기업도 비용이 든다. 특히 우리처럼 소기업은 내가 일을 못 하면 다른 사람이 대신 할 수가 없다. 소위 말해서 빵꾸가 나면 때울 사람이 없다는 말이다. 좋으나 싫으나 내가 맡았으면 내가 끝까지 책임 져야 한다. 내 시간이 곧 회사의 수입이 된다는 말이다. 사람을 뽑기 위해 공고를 올리고, 전화를 걸고, 메일을 보내고, 면접 시간을 잡고, 기다려서 면접을 하는 것. 이런 과정이 모두 시간이고 소기업에서는 시간이 곧 돈이다. 그런데 이렇게 시간을 들여 사람을 만나기로 했는데, 아무런 연락도 없이 안 오면 허탈하기가 그지 없다. 연락하느라 못한 일을, 야근하며 또 끝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일을 비단 우리 회사만 겪는 것이 아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여러 사장님들한테 나는 똑같은 얘기를 몇 번씩 들었다. 허탈하긴 했지만, 놀라울 정도는 아니라는 말이다. 소기업이라 구인 광고도 노출이 덜 되고, 찾고자 하는 사람들은 다 다른데 가니, 소기업에서 사람 찾기는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태백이니 하는 말들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세상이 됐다. 그런데 우습게도, 사람들은 취직이 안된다고 아우성이지만, 중소기업은 사람 구하기 어렵다고 아우성이다. 취직하고 싶은 모든 사람들이 대기업에 가고 싶어하는 것이어서 그럴까.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는 것일까. 하지만 전체 고용 시장의 10%도 소화하지 못하는 대기업에 모든 사람이 갈 수는 없는 법. 누군가는 중소기업에서 일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사람을 구해보니, 저렇게 해서는 취직이 안될 만 하겠구나 그런 생각이 절로 들었다.

물론 나도 안다. 소기업이 큰 매력이 없다는 거. 기왕이면 규모도 있고, 그런 큰 회사에서 일하고 싶을 게다. 나 같아도 그럴테니 우리 회사 지원률이 미비하다고 해서 투정부릴 생각은 없다. 당연히 소기업은 큰 회사에 비해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 보수 문제를 떠나서 일단 뽀대가 안 난다. 어떤 회사를 다닌다고 열심히 설명해야 하고(대기업체 직원에게는 이런 거 안 묻는다. 그냥 삼성 다녀요 하면 얘기 끝난다) 큰 회사에서 받을 수 있는 복지 혜택 같은 거 구경하기 힘들다. 지금은 잘 나가는 것 같지만, 커다란 클라이언트 하나 떨어져 나가면 회사 당장 문 닫을 지도 모른다. 게다가 경력 관리에도 별 도움이 안 된다. 나중에 새로운 일을 한다 했을 때, ‘여기 뭐하는 회사였어요’라는 질문 틀림없이 받는다. 그 외에 정말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단점이 있다.

지만 장점도 있다. 서로 가족 같기에 단결력 하나는 끈끈해진다. 복잡한 절차 문제 때문에 일이 잘 진행되지 않는 경우도 없고, 한 번 추진하기로 한 일은 클라이언트의 문제가 아닌 이상 빠른 속도로 진행된다. 혼자서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 단점이라면 그 덕분에 다양한 분야의 경험을 할 수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소기업의 특성 상 어렵고 힘든 일을 감출 수가 없다. 그런 일들을 서로 겪어가면서 정말 가족 같은 회사를 만든다. 그 속에서 사람의 정을 느낄 수가 있다. 물론 그러면서 회사가 성장하고, 구성원 모두의 수입도 늘어난다. 당연히 늘어나야 한다.

론 모든 소기업이 이런 장점을 가진 건 아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기업은 이런 특성이 아니면 제대로 회사를 꾸려나가기가 쉽지 않다. 소기업 만의 매력을 충분히 살려야 구성원들이 더욱 끈끈해지고, 그렇게 사업을 꾸려나갈 수 있다. 소기업이야 말로 사람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여야만 기업의 가치가 높아진다. 그런데 사람을 구할 수가 없다.

쨌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람과 함께 일을 하고, 그렇게 서로 관계를 맺는 일은 ‘인연’이 아니면 이뤄지지 않는다고 나는 믿는다. 날마다 구인 광고를 쓰고 업데이트 하고,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비용을 들여가며 노력하는 한이 있더라도, 나는 그런 인연을 만났으면 좋겠다. 그런 인연과 함께 일했으면 좋겠다. 기업 구성원 모두가 잘 사는 기업의 궁극적인 비전(!)을 위해 같이 부딪혔으면 좋겠다.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08, 이젠 정말 떠오르는 삶을 살자  (12) 2008.01.02
갓 태어난 구피 13마리  (16) 2007.11.28
다시 쓰는 구인 광고  (151) 2007.11.05
서울의 단풍 #3 - 송파  (5) 2007.10.27
서울의 단풍 #2 - 잠실  (7) 2007.10.26
서울의 단풍 #1 - 올림픽공원  (5) 2007.10.24
  • 이전 댓글 더보기
  • 2007.11.06 10:46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빨리 좀.. 2007.11.06 10:51 ADDR 수정/삭제 답글

    솔직히 생각없는 구직자도 있지만.. 개념없이 구인하는 중소기업도 있습니다..
    예전 구직활동 기억하면.. 괜찮은 곳도 있었지만.. 정말 짜증 나는 곳도 있었죠.. 한가지만 예를들면 레이님 댓글 중에 면접보고 뽑았더니.. 나중에 연락이 없더라... 이부분 공감이 갑니다.. 구직자들은 조금이라도 좋은곳에 취업하려고 하는게 당연한거니까요.. 근데 반대로 일방적으로 최종면접 후 입사취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채용과정에 구직자의 문제점만 적으신거 보면 안타깝습니다.

  • 2007.11.06 11:01 ADDR 수정/삭제 답글

    공고자체도 성의가 있어야 해요
    입사조건이 터무니 없거나 공고가 성의 없을 경우...회사가 얕보이는 그런경우죠
    구직자도 수준에 맞게 지원하기 마련이니까요
    귀사를 돋보일수 있도록 좀더 성의를 다해보는것이

  • 글벗 2007.11.06 11:47 ADDR 수정/삭제 답글

    너무 동감되는 이야기 입니다.

    저희도 구인 광고를 내면 벌떼(?) 처럼 많이 오기는 하지만 윗 글과 동감된는 인력만 옵니다.

    가장 심한 지원자는....


    생년월일과 나이가 맞지 않더군요. 그래서, 나이를 잘못 적은것 같다고 했더니..

    " 작년에 적은 이력서 입니다." 이러더군요. ㅎ


    그래도, 고르고 골랐지만 6개월 이상 버티는 인력이 없어 많은 맘 고생을 하다가 지금은 직원 관리에 요령(?)이 생겼습니다.


    경력 직원은 기혼 여성 위주로 채용을 합니다. 근무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주5일.
    보통 여성들은 결혼전에 열성적으로 직장생활을 하다가 결혼 후 아이때문에 직장 생활을 하고 싶어도 못할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인력을 활용하기 위해 회사에서 근무 시간을 조정하거나 환경을 만들어주었더니 급여가 적더라도 회사에 오랬동안 근무를 하더군요.


    그리고, 갓 졸업한 신입사원을 채용해서 하나하나 가르치면서 하고 있습니다.
    소형 차량을 지급하고 약간의 유류대를 주고 3개월 이상 지나면 급여도 본인이 원한만큼 주고 있습니다. (능력이 되면 많이 요구하고 본인 능력이 안되면 적게 요구하고..)


    보통 소기업에 입사한 사원은 터무니 없는 급여를 요구하지 않아 사람 만들기 나름인것 같습니다.

    현재 근무하는 직원중에 1년정도 되었는데, 완전 꼴통(?)이었는데 지금은 일을 잘 하는 직원이 있습니다. 전문대학교 갓 나와서 사회 경험이 없는 인력을 쓴다는것은 소기업에서는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그래도 인력이 없어 마음 고생하는것 보다는 낫더군요.

    이 꼴통 친구...

    군대 제대 후 2학년에 복학 후 2학년 말에 저희 회사에 입사 했습니다.(전문대학교 졸업)
    학생이 EF 소나타 고급 승용차를 끌고 면접 보러 오지 않나.(차에 잔뜩 번쩍이는 장식을 해서..)
    보고서를 제출하라고 했더니 보고서 제대로 쓰지 못해 학교 다닐때 레포트 쓴적이 없냐고 했더니....

    "학교 다닐때는 여자 친구가 다 작성 했는데요..."


    어의가 없어 그럼 학교 다닐때 처럼 그 여자 친구에게 보고서를 부탁해서라도 작성후 제출 하라고 했더니,
    "지금은 헤어졌어요...' ㅎ


    현장에 있는 다른 직원이 이 친구가 외적으로는 불량기 있어 보이지만 일을 시켜 보았더니 책임감이 강하고 꼼꼼해서 현재 하는 일에 적당할것 같다고 하길래 지금껏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지금.

    그 친구 소나타 차량은 동생에게 주고 회사 소형차 끌고 다니면서 회사 거래처도 돌아다니고 현장일도 잘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회사차량이 뽀대가 안선다고 투덜되더니 지금은 잘 끌고 다닙니다. 보고서는 아직 서툴러서 하나하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저도 그리 크지 않은 소기업을 운영하고 있지만, 회사 직원은 사장이 만들기 나름인것 같습니다.

    저는 항상 직원들에게 이야기 합니다.

    월급이 부족하거나 근무 조건이 맘에 들지 않으면 본인 스스로 몸의 가치를 만들고 회사의 필요성을 만든 후 사장과 협상을 하라고 합니다.

    그리고, 직원들에게 새로운것을 항상 가르쳐 줍니다. 그 꼴통 친구도 새로운것을 배우고 회사에서 인정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지금 저희 회사에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자신감이 생겼나 봅니다.


    소기업에서도 이런것을 잘 알고 있지만, 회사 여건상 실천을 하기가 무척 어려운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업이 어려운가 봅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1.06 17:20 수정/삭제

      와.. 아주 현실적인 방법을 많이 알려주셨네요.. ^^
      이런 말이 어울릴지는 모르지만 감사합니다. 그리고 파이링 하십시오.

  • 김수연 2007.11.06 12:47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정말 100% 공감입니다. 저희 회사도 직원 50여명되는 중소기업인데
    교통편이 불편해서 그런지... 사무실 직원 뽑기가 하늘에 별따기...
    카풀해준대도 불편해서 그런지 싫다고 하고...
    결국 출근하기로 해놓고서 당일날 핸드폰 꺼놓는건 예삿일...
    그냥 못하겠다, 생각해보니 먼거 같다, 페이가 안맞는다... 이렇게ㅐ 핑계나 술직히 말해줬음 좋겠어요.
    픽업한다고 40분씩 기다려도 전화 안받으시고, 꺼놓으시고...
    일하다 그만 두는 것도 아닌데 그냥 전화 받아서 죄송하다 한마디가 그렇게 힘이 드는지...
    못한다고 하면 우리 회사에서 잡아먹기라도 안답니까... 내참...
    그 "죄송하다, 못하겠다" 한마디가 참 아쉽습니다.
    앞으로 더 좋은 회사 다니시면 좋겠지만, 어느 회사를 다니시더라도 마무리는 깨끗하게
    합시다... 대한민국... 생각보다 좁은 나랍니다...

  • 억지맨 2007.11.06 13:14 ADDR 수정/삭제 답글

    소기업 운영하는데요 정말 사람 뽑기 힘듭니다... 다들 큰기업 선호야 당연한대.. 정말 마음에 안맞는 사람 뽑으면 스트레스 장난 아닙니다. 작은회사이다보니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네요.
    사람하나 뽑아 3개월 되가는데 여자친구를 사귀면서 일을 제대로 안합니다. 그전에도 일처리가 제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참고 쓰면 실력이 나아지겠지 했는데 여자를 사귀면서 완전 개판입니다. 시도때도없이 통화에 메신저에...ㅡ.ㅡ 큰회사면 이런거 해도 별로 표가 안나겠지만 작은회사이다보니 안볼수가 없는 광경이더군요...
    그래서 적당히 해라 여자친구 못사귀게 하는것도 아니고 엄연한 직장인대 적당히 휴식시간에 하던가 점심시간에 해라... 그랬더니 배알이 꼴리는지 안듣더라구요...ㅡ.ㅡ 그래서 또한마디 더 했더니 지는 억울하다고 합니다...
    옆에서 일하는 여직원이 나중에 얘기합니다. 아침에 출근하면 점심시간때까지 메신저 주고받는다고... 그 여직원이 너무 어이없어서 저한테 얘기를 해주더군요...
    그러더니 전에 허리가 안좋다는 말을 했는데 그 핑계로 회사를 그만 둔다고 하네요.. 차라리 잘됐다 싶습니다.
    사람 또 뽑아야 하는데... 정말 힘드네요...

  • MR. RIGHT 2007.11.06 13:22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력서에 사진을 요구하는 나라는 전세계에서 일본과 한국 대체로 이 정도죠.
    게다가, 이력서의 사진은 권고사항도 아닙니다. 제대로나 알고 글쓰기 바랍니다.

  • 삼순 2007.11.06 13:26 ADDR 수정/삭제 답글

    굳이 사무보조를 아르바이트를 구하시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일단 정규직 아닌 아르바이트생은 경력직 구하기가 좀 힘드시겠죠.
    그리고 오후 2시부터 6시까지 4시간 일하구 주 5일근무면 근무조건 좋네요...하루 일당 2만원.
    11월 근무날이 22일이니까 44만원이네요.
    ...
    조금만 돈 좀 더 쓰셔서 정규직 뽑으시면 안되겠습니까?
    제가 지금 사무보조로 일하고 있는데, 사무보조 아르바이트로 구한다는 말에 저는 내심 놀랐답니다.
    44만원 50만원 올리시고 정규직 쓰시면 세금 별로 안나옵니다. 쩝...이건 제가 참견할 바가 아니군요.

    그래도 왠지 레이님께서 사무보조를 약간은 경시하시는 것 같아서 저는 조금 기분이 나빴답니다.
    사무보조란 거 쓰는 입장에서는 쉬워보여도 의외로 하는 일 여러가지입니다.
    물론 이제까지 사장님께서 직접 다 하셨을것이니 제가 아는 것보다 더욱 잘 하실거라 생각하지만...

    일단 인수인계가 빨라도 한달인데 아르바이트라는 것은 정규직보다는 여러가지 책임감과 애사심이 덜하죠.
    자기 회사라는 느낌이 정규직보다는 아무래도 덜할 겁니다.
    4대보험도 없으니 미련도 없고.
    그럼 또 뽑아야 하고 또 인수인계하고...분명한 시간낭비 인력낭비입니다.

    조금만 신경써서 사무보조도 정규직 구해주시면 안될까요.
    제가 알기론 월급 작지만 그래도 4대보험 해주는 데 많은데...
    물론 거듭 말씀드리듯이 제가 참견할 일은 아니지만요..-_-;;

    사무보조에 대해서 한번만 더 생각해주세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1.06 17:21 수정/삭제

      음.. 제가 옆에서 볼때 절대로 경시하지는 않습니다.
      이건 믿어주셔도 됩니다... ^^

    • 아르방 2007.12.02 00:10 수정/삭제

      모든 사업장에서 4대 보험은 의무입니다.

  • 김박사 2007.11.06 13:33 ADDR 수정/삭제 답글

    나같은 경우에는 첨에 왔을때
    중소기업이긴 한데 사장님이 "난 일못해도 요령피는거 싫고 늦는거 싫다"라는 말에 감명받아서
    양심을 걸고 예비군 훈련땜시 하는 공결빼고 3개월간의 수습기간때 시급 3500원도 감지덕지 성실하게 일했다.
    (솔직히 말해서 군대 갔다온사람한테 시급이 말이되는가?)

    거기가서도 주위사람들에게 잘보일려고 인사도 잘하고 붙임성있게해서
    "니가 활력소다. 비타민이다. 성실하다"이렇게 인정받았는데
    나중에 수습기간 끝날때
    가장 흔히 써먹는 회사사정 안좋다라고 나 짜르길래
    하도 어이가 없고 그순간 호감에서 완전 안좋은 감정으로 변했다.
    (나중에 들어보니 간섭하니 남을 비방한다니 어쩐다 그래서 남이 싫다는거다 솔직히 잘 보일려고 말도 많이 붙인건 있어도 간섭한건 없다.......)

    돈이나 현실적으로 주고 그러면 기분이나 덜나쁘지......
    필자말대로 기본적인것도 안지키는 구직자도 문제지만 과도한 근로시간 비현실적인 임금도 문제다.
    잠깐 아르바이트도 아니고 취업을 전제로 하는데 시급 3500원이 말이 되는가?

  • 2007.11.06 13:41 ADDR 수정/삭제 답글

    먹고 살게나 주던가 이해는 하나
    제가 다니던 곳은
    적게 주면 일찍 퇴근은 시켜야 딴일이라도 하지
    그걸로는 평생 부모집에서 살게 주고는
    계약에 없는 이거저거 하라고 하다
    늦고 거기다 독극물 처리하는 물건을 그냥 알아서 처리했죠
    먹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냄새다 장난아닙니다.
    내돈으로 산 마스크 한장에 목장갑으로 하는데
    * 같아서 그만 두었습니다.
    계약대로 가는것이 싫다면
    애당초 복지라도 잘하던가
    병원가는것 욕먹고 가다 그만두고
    퇴근후 가라면서 늦게 보내주고
    주말에 갈려고 하니 강제 단합대회
    그게 현실입니다.
    그러니 연금이라도 잘주는 공무원이나
    기타 그런것만 찾죠

  • 소기업맨 2007.11.06 13:54 ADDR 수정/삭제 답글

    저 또한 소규모 IT 업체 연구소 다니고 있어요. 3년차죠.
    첨 입사땐 정말 앞뒤 안 보고 들어왔어요. 그 당시 상황이 몇개월 더 놀며 준비해가지고 대기업 들어가지 하고 호기 부릴 상황은 아니었거든요.
    총인원 20명 될까 말까 하는 작은 회사. 2000이 좀 넘는 연봉으로 들어갔어요. 월급 약 170만원정도였죠. 정말 빡빡한 생활이었어요. 다행인건 제가 집이 서울이라 집에서 다니기 때문에 생활비는 그리 많이 안 나간다는 점이었죠. 그나마 학교 다니는 동안 진 빚 갚으면서 조금씩 저축을 시작하고...
    2년차가 좀 넘으니 연봉 어느새 2500이 돌파하더니 3년차에 3000이 넘더군요. 제가 들어갔을 때도 창립 5년이 넘은 회사였는데 어느새 급성장한거죠. 물론 그 연봉은 세금 포함한 것이니 월급은 좀 빡셌죠. 의보 떼이고 국민 연금 떼이면 월급 가관이었습니다.
    하지만, 중소기업 매력은 회사가 성장하면서 내 수입도 안정되고 많은 일 하면서 다양한 기술을 접하고 발전할 수 있는 점인듯 합니다.
    물론 중소기업이라 좀 서글펐던 점도 있었어요. 대출받을 일 있어서 마이너스 통장 만들려 하니 은행에서 거절하더군요. 저축액이나 수입이나 그런대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단지 직장이 이름값 안 나가는 곳이란 이유로...
    결국 저축한 통장 저당 잡아 대출 받고 약간 있는 신용으로 신용대출 받아 해결하곤 했죠.
    근데요, 다른 업체 사람들 만날 때 저희 회사가 기술력이 있는 곳이고 하다 보니 그리 기죽지 않게 되더군요. 저 자신은 미약하지만 회사의 기술력에 대한 명성이 있다 보니 그것에 묻어나갈 수 있는 점이 재미있어요.(이건 모든 회사에 다 해당된다고 볼 수는 없지만, 적어도 저희 회사가 특정 국내 대기업에 대한 종속성에서 자유롭다 보니...)
    주저리 주저리 말 많았는데 결론은 중소기업이라고 무조건 회피 대상은 아니란 말입니다. 중소기업 종사자로서... 그리고 나름 회사와 국가의 기술 발전에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있다는 자부심에서...

  • 좋은나라운동본부 2007.11.06 14:06 ADDR 수정/삭제 답글

    글쓴님 그정도 따지는정도의 사람구할려면 그런사람들
    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갈려구 그러지 영세업체 들어갈려구 그러겠어요
    연봉은 한 1800~2000사이 그정도에서 왠만한 직원구하기 하늘에 별따기죠
    저도 중소기업에서 3년 지금 영세기업에서 1년째 일하고
    있지만 도대체가 저희나라 중소기업 시스템자체 오너들 생각자체가 저같이 젊은사람들 일할맛 안나게 만들더군요 보통 업무 8시부터 7시까지..밥먹듯이 야근바라고 회사 인원수가 적으니까 불평할수도 없어요 아주
    겉으론 가족적인 분위긴데 막말로 사원이 사장퇴근안하고 있는데 먼저 퇴근하겠어요? 그런것도 하루이틀이지
    거기다가 오바타임같은건 꿈도꿀수 없고
    대략 권위적이고 자기일처럼하길바라고 능력을 보여라 그럼 능력만큼 대우해준다 이런식 ㅋㅋㅋ
    밑에 사람들 입장에선 먼저 대우해주면 능력을 보여주겠다 이런식이고 그리고 아무리 애사심을 가지고
    일을한다고해도 오너입장에선 항상 부족해보이고 일하는 실무자 입장에서도 솔직히 사장만큼이야
    열의를 가지고 일하겠습니까? 이런 열악한 환경에서
    누가 일하고싶겠습니까 정말 사장님들 생각 한끗에 맘편히 기분좋게 얼마든지 일할수 있는데
    그저 그 20~30 만원 아까워서 항상 인력난에 허덕이고.. 진짜 봉급 한 200씩만 줘보십시요
    구직자들 허천병나서 달라들지,,그러면서무슨 청년실업 100만이 육박한데 이런소리 나오면
    요즘 젊은것들 다 정신상태 빠져먹어다 그러시고 중소,영세기업들 인력난에 허덕일만합니다
    사장님 임원님들 생각이 바뀌지 않는이상에야 인력난으로인한 맘고생은 끝이 없을듯합니다..

  • 흠... 2007.11.06 14:08 ADDR 수정/삭제 답글

    구직자들 너무했네요. 전적으로 글쓴 님의 말씀에 공감합니다.

    그런데, 반대의 경우도 있습니다. 구직자의 입장에서 구인광고 올린 기업의 글을 보면서 정말 성의없는 글들도 많이 봤지요.

    무슨 일을 하는 회사인지 언급 하나도 없고, 기본 사항도 표기 하는 둥 마는 둥... 이런 글 보고 누가 이력서 넣을까 싶은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국은, 구직자나 구인자나 서로를 배려하는 마음이 기본 바탕이 되어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 2007.11.06 14:25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 키즈 2007.11.27 19:18 ADDR 수정/삭제 답글

    막말로 면접비 한번 줘본적없으면서 그런 예의차리라는것도 웃김.
    예의차리라고하지말고 면접비로 차비 5천원이라도 줘보시길...

    현상태에서는 서로 약속을 지키고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함.
    구직자와 구인중소기업이 서로를 믿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사장님들께서도 내가 너를 돈주고 쓰는데 뽕빨 빼먹어야지, 내말이라면 임금님말씀 받들듯 받들어뫼셔라. 어차피 너 딴데로 옮길건데....이러지좀 마십쇼. 적어도 야근시키면서 미안한줄을 아셔야지. 수당을 줘도 미안할판에, 아주 당연하게 야근시키는데, 그걸 어떻게 합의한다는 말인지 어이가 없다.
    중소기업다니면서 이간적이 하루이틀이 아니었지.

    구직자는 차비 안드나? <-이건 모대기업 면접담당님말씀.

    글쓰신분은 면접도 참 힘들다고 하지만...
    아무나... "함 얘 괜찮은거같은데 면접이나 봐볼까?" 하는 중소기업분들도 상당히 많음. (특히 사진보고)
    제발 정말 얘를 써야겠다 싶을때만 불러주십사.

  • 모팻 2007.11.28 00:00 ADDR 수정/삭제 답글

    공무원 준비하다가 접고 29살에 중소기업에 들어가려고 이곳저곳 써보는 구직자입니다.
    구인하는 측의 입장을 보니 한결 구직하는데 도움이 될듯 합니다. 그리고 여기에 달린 수많은 댓글들.
    정말 감사합니다 시야와 생각이 넓혀지는 느낌..^^

  • 아르방 2007.11.28 00:29 ADDR 수정/삭제 답글

    소기업 중기업을 떠나 채용 조건의 특성도 있지 않은지. 말씀하셨듯이 기타 등등의 '잡무'를 처리할 '아르바이트'를 채용하시려고 하셨다면, 그런 종류의 지원자는 예상할만 하죠.

    저도 수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 왔지만, 상당히 많은 경우, '정직원'과 업무내용상의 차이도 별반 없으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계약직 혹은 아웃소싱을 통해 인력을 수급하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너는 이러이러한 한단계 낮은 조건으로 이러이러한 대우를 받으며 몇달 일할 사람...이라는 기준이 정해져 버리면, 그런자리에 지원하며 자기소개서 하나를 쓰려고 해도 정말 밑도 끝도 없고 할말이 없을수 밖에요.

    툭까놓고 엑셀 작업 사무실 청소, 등등의 여러가지 창조적 업무와는 별 연관없는 단순 업무에 6개월 근무할 사람이 자기소개서에 쓸 말이라곤 가식적 멘트 밖에 없거든요. 자라온 배경을 구구절절 나열해봐야 무슨 의미가 있고 인생의 목표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천편일률적인 멘트가 나올 수 밖에요.

    덧붙이면, 물론 최소한의 이력서 양식은 지켜야 되겠지만, 사진이라는 조건도 그래요. 일할 능력과 얼굴 생김새는 그닥 상관이 없지 않나요. 너무 당연시 되다보니 의미를 생각해 보기도 전에 굳어진 관행같은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

  • 아르방 2007.11.28 00:38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건 포스트와 큰 연관없는 말이지만, 자기일이란 생각을 가지란 이야기를 회사 간부들은 참 많이도 하지만, 그런 분들에게, 자기일 같아야 자기일이란 생각을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하고 싶어지더군요.

    사람을 사용하는데 공장에 새 기계하나 들여 놓는식으로 비용절감만 생각하니 공장 기계정도의 적극성만 보일 수 밖에요.

  • 공기업 2007.11.28 13:18 ADDR 수정/삭제 답글

    글 잘읽었습니다. 저는 imf 1세대인 90학번입니다. 89학번 선배들까지는 졸업하면
    중소기업이라도 잘 취직되더군요. 저는 애초에 대기업엔 갈 실력이 안되어(학벌, 학점등)
    중소기업에만 원서를 넣었었지요. 그때가 지금보다 오히려 구인란이 더 심했을텐데도
    그많은 중소기업 어디에서도 불러주지 않더군요. 제 능력이 모자람을 한탄만 했었지요.
    1년반의 백수생활 끝에 지금의 공기업에 들어와 잘살고 있답니다.
    지금생각하면 그때 뽑아주지 않은 중소기업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칼출근 칼퇴근, 9년차 연봉 5000이 조금 안됩니다.

  • 취업준비생 2008.01.03 14:04 ADDR 수정/삭제 답글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관리자 입장과 구직자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이해합니다.
    관리자는 이력서에 기록된 높은 능력을 가진 지원자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으며, 그러다보니 우대조항을 설정해 서류심사에 유리하게 적용시켜 우선적으로 확보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추린 지원자를 중심으로 2차 심사를 하겠지요.

    외국어 능력이나 자격증 등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입증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은 굉장한 장점이고 그런 능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까지 노력한 구직자는 인정받아 당연합니다만, 지원하기 전부터 해당회사를 좋아해서 그 곳에 입사하여 자신의 일을 하고 싶어해도 다른 이에 비해 초라해 보일 수 있는 자신의 이력서에 걱정을 하는 구직자는 어떻게 하면 담당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그래서 가장 자신을 소신껏 알릴 수 있는 자기 소개서를 몇 번이고 새로 작성하여 공개채용에 지원을 합니다. 지원마감일 부터 발표일까지 지원한 회사 웹사이트를 방문하고 안절부절 못하며, 언제쯤 자신에게 면접을 위한 전화가 올까 기다립니다.

    이처럼 회사로부터 면접을 알리는 전화를 받은 구직자의 태도가 다른 이유가 구직자의 지원 회사에 대한 관심이 다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꼭 가고 싶은 중소기업이 있고 두 번째 지원을 한 상태로 현재는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원한 회사는 사범계,자연과학계통을 전공한 지원자에게 우대하고 있습니다. 제 자신이 그 쪽 전공을 배우지 않아 조금 불리하다 여겨지지만 회사가 하는 일이 제 마음에 들었고, 그래서 제 자신도 그 곳에서 일을 하고 싶어합니다. 그런 마음이 꼭 전해졌으면 좋겠는데 수많은 지원서에 그대로 묻혀질지 모른다는 생각에 다시금 애간장이 녹는군요.

서울의 단풍 #3 - 송파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파트 그늘에 가려 항상 늦게 단풍이 들던 집 앞 나무들
완전히 물든 건 아니지만, 이제 절반 쯤, 꼭대기부터 옷을 갈아 입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등잔 밑이 어둡다던가요. 멀리 있는 단풍만 고운 줄 알았는데
마음을 열고 보니, 집 앞 단풍 곱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단풍이 이제 서서히 절정에 오르려 하는가 봅니다.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갓 태어난 구피 13마리  (16) 2007.11.28
다시 쓰는 구인 광고  (151) 2007.11.05
서울의 단풍 #3 - 송파  (5) 2007.10.27
서울의 단풍 #2 - 잠실  (7) 2007.10.26
서울의 단풍 #1 - 올림픽공원  (5) 2007.10.24
돌 위에 핀 꽃  (10) 2007.10.18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10.28 00:28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러게요..
    동네 단풍이나 구경해야지요..
    이거 원 오늘 깔려죽는 줄 알았슈..ㅠ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28 00:37 신고 수정/삭제

      그래도 이럴 때 아니면 언제 산에 한 번 가 보시겄나~ ^^

  • 진주애비 2007.10.28 02:44 ADDR 수정/삭제 답글

    서울의 단풍시리즈인데 너무 송파쪽만 보여주시네요
    저 쪽에 다른곳도 보여주세요...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28 07:58 신고 수정/삭제

      사는 데가 그래서 어쩔 수 없어요~ ^^ 다른 동네는 다른 분이 올려주길 바라는 거였는데~ 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0.29 21:08 ADDR 수정/삭제 답글

    분당에서 구룡터널나가는 길도 아주 장관이더군요.. ^^

서울의 단풍 #2 - 잠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 10월 26일, 잠실, 호텔 롯데월드 앞


간 밤에 내린 비에 벌써 잎이 꽤 떨어졌습니다.
가을 단풍이란, 눈물 나게 화려하면서도
소리 없이 하루 아침에 사라지는
사람 마음 같은 존재인가 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 10월 26일, 잠실, 롯데월드 뒤


지난 저녁, 쓸쓸한 가을비가 내렸지만
다행스럽게도, 이제 막 시작한 단풍은
아직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 10월 26일, 잠실, 갤러리아팰리스


마음 같아선 저 단풍
일년 내내 지지 않고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정말 그랬다면
일 년에 한 번, 단풍을 소재로 글 쓸 기회는
아마도 영영 오지 않았겠지요.

서울의 단풍, 이제 점점 더 깊어가는 듯 합니다.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다시 쓰는 구인 광고  (151) 2007.11.05
서울의 단풍 #3 - 송파  (5) 2007.10.27
서울의 단풍 #2 - 잠실  (7) 2007.10.26
서울의 단풍 #1 - 올림픽공원  (5) 2007.10.24
돌 위에 핀 꽃  (10) 2007.10.18
추석, 맛있는 음식 그리고 추억  (10) 2007.09.30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7.10.26 16:53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런 생각을 해봐요-
    사계절이 없으면 옷값도 적게 들고 감기 걸일 일도 적겠다..
    그런데 사계절이 있기 때문에 사진 찍는 재미도 있고,
    계절에 얽힌 사연도 많아지고- 풍부한 감정 덕에 좋은 글도 많이 보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26 18:46 신고 수정/삭제

      ^^ 블코 채널 통해서 다희님 블로그 방문했었더랬지요. 그나저나 우리 딸하고 이름이 똑같으시다는 ^^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7.10.26 22:52 수정/삭제

      ㅎㅎㅎ와..
      다희란 이름이 은근히 있어요~
      살면서 저도 여러 명의 다희를 만났었는데^-^;

  • 진주애비 2007.10.26 20:16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번 휴일엔 맘 먹고 단풍보러 가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0.27 09:14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난 또 우리 다희(레이님 따님)가 댓글 단 줄 알았지..^^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28 00:38 신고 수정/삭제

      여기 댓글 달라면 좀 더 커야 돼요~ ㅋㅋㅋ

서울의 단풍 #1 - 올림픽공원

단풍 구경 다녀오셨나요? 저는 지지난 주에 설악산엘 다녀왔습니다만, 때를 못 맞춰서 그런지 설 익은 단풍만 보고 왔더랍니다. 불을 보듯 선연한 붉은 단풍을 기대하고 갔었는데 들다 만 단풍을 보니 영 서운했었지요. 그런데도 방송에서는 설악산 단풍이 절정이네 어쩌네 해서 사람은 정말 많았더랍니다. 아마 이번 주는 설악산 단풍이 더 곱게 들었겠지요.

생각해 보니 굳이 멀리 가지 않더라도 우리 주변에서 단풍을 꽤 볼 수 있겠던걸요. 서울에서도, 우리 사는 주변에서도 노랗고 빨갛게 단풍이 들고 있습니다. 올림픽공원도 예외는 아니더군요. 제가 보기에 이제 한 70% 정도 단풍이 들었을까요. 이번 주, 그리고 다음 주 정도가 올림픽공원에서 최고의 단풍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듭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침에 자전거로 출근하면서 살짝 올림픽공원엘 들렀습니다. 나뭇 잎들이 이미 많이 물들었고 은행 잎은 아직 초록을 남기고 있습니다. 회사 일이 정신 없이 바쁜 요즘이지만, 이런 정도로 마음에 여유를 찾고 싶었습니다. 그렇게 제게 있어 서울의 단풍, 서울의 가을이 이제 시작된 듯 싶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S> 여러분이 보신 서울의 단풍, 아니 여러분 주변의 단풍은 어떠신가요? 트랙백 걸어주시면 멀리 가지 않고서도 단풍 구경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듯 하다는 그런 소망을 남겨 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특별 출연. 나를 올림픽공원까지 데려다 준 내 자전거 스트라이다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의 단풍 #3 - 송파  (5) 2007.10.27
서울의 단풍 #2 - 잠실  (7) 2007.10.26
서울의 단풍 #1 - 올림픽공원  (5) 2007.10.24
돌 위에 핀 꽃  (10) 2007.10.18
추석, 맛있는 음식 그리고 추억  (10) 2007.09.30
남자들의 로망 - 탈출  (12) 2007.08.25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0.24 17:41 ADDR 수정/삭제 답글

    매일 지나다니는 거리의 가로수에도 무관심한 내가 부끄러워지는 순간이군... ^^
    자전거로 달리다보면 탄천의 억새풀(맞나?) 혹은 갈대들이 장관이던데... 거기서 내려서 사진 찍을 여유가 없다니...ㅋㅋ

  • 진주애비 2007.10.24 22:42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하늘 한번 제대로 못 보고 시월을 보냈네요..에궁ㅡㅡ;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10.25 10:15 ADDR 수정/삭제 답글

    간만에 들렸더니 포스팅이 꽤 되시네요..
    폭풍같은 일주일을 보내고 인제 한숨 좀 돌리고 있습니다..
    주말엔 소요산가서 단풍 좀 보고..
    다음 주엔 담양기행 댕겨올라구요..
    언제나 잠실을 함 가볼까요..ㅡㅡ;
    (사실 오늘이라도 불러만 주시면 낼름 날아갈 준비는 되어있습니다만..ㅋㅋ)

  • 뽀다아빠 2007.10.30 09:08 ADDR 수정/삭제 답글

    트랙백 걸고 갑니다.
    단풍 구경 나섰다가 겨울을 만나고온 이야기 전해드리지요....ㅋㅋ

돌 위에 핀 꽃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설악산 등산로 중간에 있던 돌위에 핀 꽃.
등산로 옆 사람들 많이 지나는 곳에 피어 있었습니다.
이끼 가득한 돌 한 쪽 면에
아주 가는 뿌리를 내리며
그렇게 꽃 한 송이 피어 있었습니다.

누군지 모르지만
이 신기한 꽃을 보라고
일부러 돌을 쌓아 올려 놓은 듯 싶습니다.

우연히 꽃씨가 떨어져 저만큼 피웠을까
누군가 뿌리 채 꽃을 올려 놨더니 저절로 자리를 잡았을까
억측은 무성해도 속시원히 설명해 주는 사람 없으니
그냥 마음대로 생각할 따름이었습니다.

생명이란 참 소중하다는 것
꽃 한 송이, 나무 한 그루, 산에 사는 벌레 한 마리
그렇게 오늘도 삶을 이어가고 있을 테지요.

내 삶이 소중하듯
다른 이들의 삶도 소중하고
다른 생명들의 삶도 소중하다는 것
다시 한 번 깨닫게 되었습니다

겨울이 오면 꽃은 지겠지만
내년 다시 봄이 오면
그 자리 그대로 다시 피어나길
소망해 봅니다.
FIN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의 단풍 #2 - 잠실  (7) 2007.10.26
서울의 단풍 #1 - 올림픽공원  (5) 2007.10.24
돌 위에 핀 꽃  (10) 2007.10.18
추석, 맛있는 음식 그리고 추억  (10) 2007.09.30
남자들의 로망 - 탈출  (12) 2007.08.25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  (20) 2007.08.20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0.18 22:03 ADDR 수정/삭제 답글

    사진 한장이 그냥 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인생이 되는군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18 22:16 신고 수정/삭제

      헐, 괜히 사람 부끄럽게 만드시는군요~ >.<

  • pennpenn 2007.10.19 09:33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냥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데도
    이를 정성스럽게 담아오셨군요.

    깔끔한 해설도 일품입니다.
    님의 정성에 추천으로 보답합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19 10:09 신고 수정/삭제

      별 것도 아닌데 과찬이십니다 ^^ 좋은 사진과 재미있는 블로그 내용 항상 열심히 보고 있습니다. ^^

  • ^^ 2007.10.19 09:50 ADDR 수정/삭제 답글

    험한 바위에 굴하지 않고 뿌리를 내린 용기에 일단 박수를 보냅니다...
    사진을 보고 글을 읽다가 문득 저렇게 열심히 살았는데 누군가에 의해 삶이 충분히 바뀌어 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 누군가에 의해 삶이 바뀌어 진다면 보다 나은 행복한 모습이면 좋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19 10:10 신고 수정/삭제

      열심히 살면, 거기엔 다 보답이 있는 법이겠지요? ^^ 적어도 저는 그렇게 믿습니다... ^^

  • Favicon of http://j4blog.tistory.com BlogIcon moONFLOWer 2007.10.19 18:44 ADDR 수정/삭제 답글

    긴 말하면 되려 감흥이 사라질듯하네요. 여기서 스답!!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21 00:15 신고 수정/삭제

      가끔은 긴 말이 필요없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10.19 23:14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열심히 살겠습니다...
    저도 그렇게 믿습니다

추석, 맛있는 음식 그리고 추억

이렇게 긴 연휴엔 무얼 할까. 그런 흐뭇한 생각으로 추석 연휴를 시작했는데, 어느 틈에 추석도 지나고, 주말도 지나고, 그렇게 9월도 지나고 있습니다. 명절 연휴는 항상 그렇듯이, 설레임으로 시작해서 아쉬움으로 끝나는가 봅니다.

한 것 없이 명절이 지나간 듯 해도, 돌이켜 보면 남는 건 하나 쯤 있습니다. 오랫만에 반가운 친지들을 만났다든지 - 물론 이게 가끔 스트레스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만 ^^ - 가족들끼리 여행을 떠났다든지, 이도 저도 아니면 가족들끼리 모여 맛있는 음식을 해 먹었다든지... 어쨌든 평소엔 하지 못하는, 그런 기억들이 하나씩 생겨납니다. 매년 반복 하던 것일지라도, 또 올해는 색다르게, 또 다른 모습으로 했을 테니까요.

저희는 특별히 찾아 오는 손님이 없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항상 큰 집을 찾았었는데 이젠 저희 부모님도 연세가 드시다 보니 큰 집엘 잘 안 가게 되더군요. 그러다 보니 명절엔 가족들이 모여 오순도순 음식을 만드는데, 다 그게 우리 먹자고 하는 겁니다.

추석이면 항상 빠지지 않는 음식이 바로 송편입니다. 송편 만들 때 가장 신나는 사람은 바로 딸  아이입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 확실하거든요. 할머니가 만들어 준 반죽을 떼어 손바닥에 놓고 이리저리 굴려 동그란 모양을 만들어 냅니다. 이렇게 동그랗게 만든 반죽으로 엄마나 할머니가 송편으로 만드는 거지요. 보면 정말 별 거 아닌 듯 하지만 예쁜 모양을 만들기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손에 특별한 근육이 발달해서 굉장히 예민한 감각을 가지고 있다던데, 아마 그런 탓에 송편 같은 음식을 잘 만드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송편을 다 빚으면 솔잎을 넣고 쪄 냅니다. 조상들이 어찌 솔잎을 넣고 쪄 낼 생각을 했는지 참 신기합니다. 떡에 붙은 솔잎을 떼어내기가 번거롭지만, 은은한 솔 향이 배어 있는 막 쪄낸 송편은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한 쫀득한 맛을 자랑합니다. 이번에 빚은 송편은 녹두와 깨와 팥 송편이네요. 딸 아이가 좋아하는 깨 송편을 구분하기 위해 송편에 초록색 반죽을 붙이는 할머니의 센스가 놀랍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송편이 끝나면 온 가족이 모여 앉아 부침을 만듭니다. 역시 원 재료를 가공(!)하는 건 할머니의 솜씨입니다. 첫째 부침은 제가 좋아하는 녹두 빈대떡. 아들 때문에 어머니는 손이 많이 가는 빈대떡을 빠뜨리지 않고 하십니다.

녹두를 갈아 넣고 고사리와 김치 등등을 넉넉하게 넣어 만든 반죽을 국자로 떠서 프라이팬에 올리는 건 제가 할 일입니다. 몇 번 구박(!)을 받아가며 프라이팬에 올리면 이걸 적당히 붙이는 건 아내의 역할이지요. 크다 작다 소리를 들어가며 하다 보면 어느 틈에 녹두 반죽이 다 떨어집니다. 그리고 완성된 녹두 부침개가 채반에 하나 가득합니다. 부치면서 기름 냄새를 맡으면 음식을 잘 못 먹는다 하지만, 그래도 냉큼 부치는 도중에 집어 먹습니다. 이럴 때 딱 소주 생각이 간절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녹두 빈대떡을 다 부쳤으면 이젠 동태전을 붙입니다. 녹두 빈대떡이 아들을 위한 것이라면 동태전은 며느리와 딸을 위한 것입니다. 푸짐한 동태 살에 밀가루를 묻히는 건 제 딸아이가 하는 일이고요, 그렇게 밀가루 칠 한 동태 살에 달걀 옷을 입히는 건 제가 할 일입니다. 그렇게 달걀 옷을 입혀 프라이팬에 올려주면 지글 지글 소리를 내며 아내가 부쳐 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들네 가족이 부침을 가지고 씨름하는 동안 할머니는 어느 새 나물을 볶아 내시고, 갈비찜을 만듭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것은, 바로 손주 녀석이 좋아하는 구절판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달걀, 고기, 버섯, 당근, 오이, 새우 등등을 재료 별로 익히고 볶아 구절판에 담습니다. 구절판의 가운데는 밀 전병이 있고요. 밀 전병에 각종 재료를 올리고 고추장을 찍어 잘 말아 먹으면, 그 고소함이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바쁘게 손이 몇 번 가다 보면 구절판은 어느새 바닥을 보이는데, 그렇게 먹기까지 얼마나 많은 손이 가야 하는지... 그걸 생각하다 보면 구절판이란 참 만들기 쉽지 않은 음식일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음식을 만들고 돌아오는 길, 한가위 달이 보입니다. 정작 추석 당일엔 카메라를 놓고 가느라 사진도 못 찍었는데 추석 전 날 음식을 만들고 돌아오는 길, 하늘에 보이는 달이 마냥 예쁘기만 합니다. 그리고 매년 그랬던 것처럼 달을 보면서, 마음 속으로 변하지 않는 한 가지 소원을 빌어 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다음 날 아침, 온 가족이 달라 붙어 만들었던 음식을 모아 한 상 차려 냅니다. 하루종일 만든 음식을 먹어 치우는 건, 정말 순식간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 아쉽습니다. 음식을 즐기며 더 천천히 먹는 그런 문화를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은, 공들여 만든 음식을 앞에 놓고는 항상 하는 생각입니다. 생각에만 그치는, 그런 안타까움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추석 명절, 한 상 가득한 음식으로 시작하고, 그렇게 보냈습니다. 물론 남은 음식들은 일일이 자식들 집의 냉장고로, 냉동실로 들어 갔습니다. 아마 한 달 정도는 드문 드문 이번에 만든 송편과 부침을 먹을 수 있겠지요. 명절 연휴는 다 지났지만, 그렇게 가족을 생각하며 만든 음식들은 명절을 기억하게 합니다. 그 속에 담긴 사랑이 명절을 추억으로 만들어 줍니다.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울의 단풍 #1 - 올림픽공원  (5) 2007.10.24
돌 위에 핀 꽃  (10) 2007.10.18
추석, 맛있는 음식 그리고 추억  (10) 2007.09.30
남자들의 로망 - 탈출  (12) 2007.08.25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  (20) 2007.08.20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을까 ^^  (14) 2007.08.16
  • Favicon of http://happyblog.kr BlogIcon 열심히 2007.10.01 02:02 ADDR 수정/삭제 답글

    추석 상차림에 정성이 가득한게 보입니다. ^^
    빈대떡도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이지만, 구절판을 따라잡을 수는 없는데,
    명절에 구절판까지 만드시다니 대단하시네요.
    저는 제발 구절판만은 하지 말아달라고 하는데.. 손이 많이 가서요 ^^;

    새벽녘에 이웃 블로거님들 블로그를 돌아보는데 대부분 음식 포스트라서,
    너무너무 입에 침이 고인채로 잠자러 갑니다. ^^
    행복한 10월 시작하세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01 21:08 신고 수정/삭제

      자식들 먹이겠다고 어머니가 애쓰셨지요 뭐 ^^ 다들 추석엔 맛난 음식 먹잖아요... 열심히님도 행복하게 보내셨겠지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10.01 08:32 ADDR 수정/삭제 답글

    와주.. 아주 제대로군요.. ^^ 부럽다.. 원.. 이거 명절 음식은 구경도 못했는데..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01 21:08 신고 수정/삭제

      뉴질랜드까지 가서 추석달 보고 오신 분이 부럽긴 머가 부러워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health.gamsa.net BlogIcon 양깡 2007.10.01 11:58 ADDR 수정/삭제 답글

    추석 잘 보내셨나봅니다. ^^

    음식들이 너무 맛있어 보여요. 저도 송편만들기에 참여를 했는데 생각보다 어렵더라고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01 21:09 신고 수정/삭제

      그래서 전 송편은 손도 못 댑니다 ^^ 추석 행복하게 잘 보내셨지요? 하루종일 외근하고 들어오니 댓글들이 달려 있어서 늦게야 답글을 썼답니다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10.01 21:58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이거 명절 인사가 한참 늦었네요^^;
    이쁘고도 정성된 명절음식에 미소 짓게 됩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02 16:34 신고 수정/삭제

      네~ 진주아빠님도 즐거운 명절 보내셨지요? 인사가 늦기는 서로 마찬가지인 듯 ^^ 행복하세요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10.04 10:20 ADDR 수정/삭제 답글

    인제 봤네요..
    할머니 센스 짱!!!
    (근데 낼름 깨만 골라먹게 되는 거 아닌감요..ㅡㅡ;)

    올해 가기전에 함 뵈야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04 12:27 신고 수정/삭제

      올 해 가기 전이 아니라, 추워지기전에 한 번 보자구~ ^^

남자들의 로망 - 탈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머리가 터질 것처럼 아픈 날, 더 이상 사무실 의자에 연연할 것이 없었다. 노트북 하나 챙겨 들고 미련 없이 자리를 털고 일어나 눈부시게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람과, 기분까지 상쾌한 호수가 있는 공원을 찾았다. 공원 안 커피숍에 자리를 잡고, 눈처럼 새하얀 카푸치노를 시켰다. 가까운 곳으로, 그저 가볍게 외출한 것 뿐이지만, 두통은 어느덧 눈 녹듯 사라졌다.

틀 안에 살지만, 가끔은 틀을 벗어 던지고, 그렇게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삶. 남자들에겐 더 이상 바랄 수 없는 소망일테다. 하지만 그 많은 소망들을 이루는 대신, 여전히 소망으로 남겨 두고 있는가. 가벼운 마음으로 그저 나서기만 하면 되는 것을 왜 나는 그동안 즐겨하지 못했던 것일까.

이게 바로 내가 할 일이라는 확신을 가진 지 2년째. 하루 열 두시간씩 일을 하면서도, 내일까지 당장 결과물을 내라는 클라이언트의 요청에 날밤을 새면서 순간 순간 짜증은 났을지 언정 그만 두고 싶지 않았던 건, 이 일이 내 일이고, 이 삶이 내 삶이라는 것 때문이었을 게다. 그리고 불안하지만 그 댓가로 주어진 자유로움.

노트북에 비친 하늘이, 어느 틈에 내 마음 속에 들어 왔다. 이렇게 자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는 일터, 내 사람들 그리고 나의 삶.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로모 피시아이2 / 후지 오토오토 200 / 코스트코 필름스캔 / 올림픽공원 / 맥북 / 커피빈 카푸치노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돌 위에 핀 꽃  (10) 2007.10.18
추석, 맛있는 음식 그리고 추억  (10) 2007.09.30
남자들의 로망 - 탈출  (12) 2007.08.25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  (20) 2007.08.20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을까 ^^  (14) 2007.08.16
내면의 질서  (4) 2007.06.02
  • Favicon of http://coolvoy.com BlogIcon 쿨보이 2007.08.25 15:09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그러고 싶습니다. ㅜ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5 16:58 신고 수정/삭제

      ^^ 마음은 항상 그렇게 하고 싶지요~ ^^

  • Favicon of http://health.gamsa.net BlogIcon 양깡 2007.08.25 17:26 ADDR 수정/삭제 답글

    낭만적입니다 ^^

    일할 기분 날 것 같습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5 17:41 신고 수정/삭제

      네, 아무리 바빠도 이 정도 여유는 내면서 살았으면 좋겠어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8.25 20:40 ADDR 수정/삭제 답글

    Me2.. ^^ 이 봄날 끝 무렵.. 날씨 정말 좋았지?..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5 22:06 신고 수정/삭제

      더 즐거운 로망을 많이 만들자구요~ ^^

  • 룰루랄라 2007.08.29 07:10 ADDR 수정/삭제 답글

    커피빈 10% 할인 카드가 있으나
    갈 일도 없고
    커피도 안 좋아하고..
    부럽습니다.
    전 껌딱지가 있어서
    항상 데리고 다녀야 하는지라.. ㅠ.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9 07:49 신고 수정/삭제

      조금만 지나면 그 껌딱지가 커서 어느 틈에 대화 상대가 되고 있다는 걸 발견하실 거에요~ ^^

  • 2007.08.29 08:52 ADDR 수정/삭제 답글

    왕~
    부럽뜨아~~

  • 진주애비 2007.08.31 00:52 ADDR 수정/삭제 답글

    얼마전 까지는 일요일이 일요일이 아니었죠..제게는
    ..살짝 맘을 바꾸니 여유가 생겼습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31 07:54 신고 수정/삭제

      원래 개인사업 하시는 분들이 휴일 찾기 더 어려우시죠? 맘을 바꾸면 진짜 여유가 생기더라고요~ ^^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됐다. 정치엔 별 관심도 없지만, 하는 일 중 연관되는 일이 있어서 한나라당 대선 후보 발표 과정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 뭐, 솔직히 궁금하기도 했고 ^^ - 어쨌던 이명박 후보가 됐다.

이명박 후보가 후보 수락 연설을 하는 걸 지켜 봤다. 말 참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나 연습했을까 그런 생각도 들고, 저렇게 기분 좋은 연설을 하려고 연습하는 건 참 가슴 설레는 일일 거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갑자기 이런 말이 들렸다.

지지한 사람과 지지하지 않은 사람 모두를 사랑합니다…

갑자기 좀 다른 생각이 떠 올랐다. 얼마 전 사무실에서 쓰는 인터넷과 관련해 상담할 일이 있어서 KT에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상담원이 전화를 받았고 그 예쁜 목소리로 들려오는 첫 마디에 나는 가슴이 콱 막혔다. 그 상담원은 이렇게 말했다.

고객님, 사랑합니다.


그 때 내 기분, 사실은 참 이상했다. 그 상담원은 내가 누군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모르는 사람한테 그런 표현을 할 수 있을까. 그 말을 듣는 고객 중 누구 하나라도 사랑한다는 그 말을 믿는 사람이 있다는 말일까.

요즘 참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한다. 정치인도 그렇고 연예인들도 그렇고, 하여튼 누군가 앞에 나서서 말하는 사람마다 사랑한다는 표현을 쓴다. 생각해보니 대통령도 그런 표현을 쓴다. 그런데 그 사람들, 정말 사랑한다는 말이 어떤 뜻인지 알고서 쓰는 것일까? 정말로 사랑한다는 감정을 느껴서 그렇게 말하는 것일까?

정답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내가 아는 사랑은 이런 것이다. 잠든 딸 아이를 가만히 부둥켜 안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세 번 속삭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일, 내 정말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보며 사랑한다고 말하면서 가슴 저려 하는 일, 정말 친한 친구를 부둥켜 안고 심장 뛰는 소리를 느끼면서 뿌듯함에 기뻐하는 일… 이런 게 사랑하는 거다.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가슴 한 켠이 아릿하게 아파오는 것, 그게 사랑하는 거다.

흔해 빠진 사랑한다는 말, 이제 제발 그만 들었으면 좋겠다. 솔직히 믿기지도 않고, 기대도 하지 않는다. 단순히 잘 보이려고, 동정표 얻으려고, 마케팅 수단으로 말한다는 거 나도 다 안다. 그래서, 그래서 더 가증스럽고, 불쾌하다. 그래, 당신들은 지금,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속담에 의지해, 당당하게 거짓말을 하고 있는 거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 거짓말에 속아주면서 못 이기는 척 그냥 듣고만 있는 거다. 그것 다 알면서도 뻔뻔스럽게 사랑한다고 말하는 '사랑'이란 말에 대한 모독이다.

제발 사랑이란 말의 가치를 더 떨어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한다고 말하면, 그 사람에게 내 가슴 떨림이 그대로 전해 졌으면 좋겠다. 흔하게 내뱉는 가짜 사랑이 아닌, 진짜 사랑이 이 세상 가득 넘쳐 났으면 좋겠다. / FIN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추석, 맛있는 음식 그리고 추억  (10) 2007.09.30
남자들의 로망 - 탈출  (12) 2007.08.25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  (20) 2007.08.20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을까 ^^  (14) 2007.08.16
내면의 질서  (4) 2007.06.02
여름의 시작  (4) 2007.05.31
  •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BlogIcon 실비단안개 2007.08.20 22:12 ADDR 수정/삭제 답글

    개나 소나 막 지껄이는게 요즘의 사랑이지요 -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 가슴 한 켠이 아릿하게 아파오는 것, 그게 사랑하는 거다."
    절대 동감입니다.
    생각과 고민이 없는 인간들이 어찌 감히 사랑을 논하는지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0 22:16 신고 수정/삭제

      ^^ 예전부터 쓸려고 생각해 두었던 글인데, 별 글도 이닌데, 답글 달아주셔서 고맙습니다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pp19in BlogIcon 뽀다아빠 2007.08.20 23:05 ADDR 수정/삭제 답글

    "잠든 딸 아이를 가만히 부둥켜 안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세 번 속삭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울컥하는 일....."

    요거....생각나는 글입니다....요 글 보고 제가 언젠가 아내에게 했던 기억이....^^

    "고객님 사랑합니다"....이 말은 "저는 아무도 사랑하지 않습니다." 와 같은 말 아닌지...컥!!!!!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0 23:06 신고 수정/삭제

      뽀다한테 해야지 누가 제수씨한테 하라 그랬나~ ^^ 이렇게 찾아와 주니 몹시 반가우이~ ^^

  • Favicon of http://echo7995.tistory.com/ BlogIcon echo 2007.08.20 23:07 ADDR 수정/삭제 답글

    잘 읽고 갑니다^^
    그냥 마음이 따뜻해져서 돌아가네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8.21 01:12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야.. ... 형이 너 사랑한다.. ^^ 진심으로.. ^^

  • 들풀 2007.08.21 07:24 ADDR 수정/삭제 답글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세요. 부모가 사랑한다고 할때 내 마음이 찡해야만 받아들이나요?? 아이들이 잘못하고 난 다음에도 사랑한다고 할때 받아 주잖아요. 사람이 실수하고 때로는 잘못해도 받아주면 더 잘할 수도 있답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1 08:24 신고 수정/삭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잘못한 것을 받아들이는 것과 거짓말을 받아들이는 건 좀 다르지 않겠어요? ^^ 실수를 용서하고, 받아주는 건 부모가 해야 할 당연한 일이지요~ ^^ 그나저나 전 아이들에 대한 얘기를 하는 건 아닌데요~ ^^

  • Favicon of http:// yingbin77@hanmail.net BlogIcon 하늘사랑 2007.08.21 09:51 ADDR 수정/삭제 답글

    찐한 감동 옵니다.ㅎㅎ 저역시도 그런사랑 싫거던요.
    요즘 사랑한다구 허면 왠지 설레임보다 두근거리는 마음보다 의심이 앞습니다.
    진짜사랑 거짓사랑일까 허구...
    흔대 요즘 그렇게 흔한 사랑 과연...
    생각해볼 문제 인것 같습니다.
    어떻게 받아들이냐 하는 차이겠죠...
    아무턴 저두 정말 싫어요 그런사랑.....가식....사치스러움 같아서....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1 10:47 신고 수정/삭제

      ^^ 의심이 먼저 앞선다는게 참 마음아프지요 ^^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health.gamsa.net BlogIcon 양깡 2007.08.21 11:28 ADDR 수정/삭제 답글

    "고객님 사랑합니다." 에 저도 당황해서...

    "네~ 저도 사랑합니다."

    "....네???"

    "ㅋㅋㅋ"

    이랬습니다. 주책이죠...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1 14:34 신고 수정/삭제

      헉~ 그런 방법이~ ㅋㅋㅋ 만일 상대방이 진짜 사랑했다면 저런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을 거에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8.21 22:28 ADDR 수정/삭제 답글

    고객님꼐 사랑한다 말해야 월급을 받는 이 현실!!...ㅜㅜ
    레이님 나중에 사랑의 어원을 한 번 올려주세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1 23:33 신고 수정/삭제

      진주아빠님, 전 아직 사랑을 모릅니다~ 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8.24 10:02 ADDR 수정/삭제 답글

    형님..사탕합니다..

  • 기쁨 2007.12.28 15:38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러게요...나만 그런 불쾌함을 느끼는건 아니었군요...동감합니다.
    차라리 감사합니다가 훨씬 와닿는데요~^^ 왜 그걸 모를까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2.28 15:50 신고 수정/삭제

      그러게요. 고맙습니다 라고 하면 더 좋을 텐데 왜 그랬을까요? 도대체 누구 생각이었을까요? ㅋㅋ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을까 ^^

얼마 전, 제 생일이었습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생일에는 둔감해지는 법인지, 별 감흥 없이 그냥 식사나 하고 말 일이었는데 난데없이 딸 아이가 포장된 선물을 들이밉니다. 어버이날이든, 무슨 날이든 종이접기 하나 하고 '사랑해요'가 가득 들어 있는 편지를 남발하던 녀석이기에 사실 별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선물의 내용이 뭐가 중요하겠습니까. 뭔가를 들이민 것만 해도 고마운 일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스프링 노트와 펜 3자루. 노트 위에 있는 펜이 제가 좋아하는 회사 거지요. 하긴 제가 펜을 좀 좋아하기는 해요.


포장을 뜯어 보니, 꼭 딸 아이가 좋아할 만한 수첩과 펜이 들어 있더군요. 펜은 제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알고 있어서, 그걸 딱 사왔고 수첩은, 일곱 빛깔 무지개 색종이로 만든 스프링 노트였습니다. 선물을 알고 나서, 웃음도 나고, 살짝 울컥하는 느낌도 나고, 잠깐 그랬습니다. 그리고 짧은 순간, 어릴 적 기억을 떠올려야 했습니다.

아마도 삼십 년쯤 전, 제가 딸 아이 나이쯤 되었을 그 때, 엄마 생신이었답니다. 어린 마음에 선물은 사야겠고, 가진 돈은 별로 없고(초등학생들은 다 마찬가지겠지만 ^^), 나름대로 고민을 거듭하다가 학교 앞 문방구에서 수첩 하나, 볼펜 하나를 사 들었습니다. 돈이 좀 남았던 모양인지, 하나를 더 샀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래도 아버지한테 죄송했던 거겠지요. 말로 설명하긴 좀 어렵지만 회색으로 되어 있고 짙은 남색 띠로 제본된 그 얇은 수첩 말입니다. 아마도 M자로 시작하는 회사 제품이지 싶습니다. ^^

난데없이 수첩과 볼펜을 들이미는 저를, 엄마는 물끄러미 바라 보셨습니다. 아들이 선물이라고 사 온 게 기특하기도 하셨을 테고(아마 이게 최초의 생신 선물이 아니었을까 뭐 그런 생각 ^^) 도대체 이 쓰잘데기 없는 걸 뭐 하러 사왔을까 황당한 마음이기도 하셨을 겝니다. 하지만 제가 그 때 일을 아직도 기억하는 건 아마도 두 번째 느낌 때문일 겁니다. 아이구, 애도 참…. 이런 걸 어디다 쓴다고… ^^

삽십 년이 지나, 제가 그랬던 것처럼 딸 아이가 저에게 똑 같은 선물을 들이 밀었답니다. 물론 이제 막 열 살, 열 한 살 나이 때 알고 있는 쇼핑 세상이라는 게 학교 앞 문구점 아니면 동네 수퍼 정도일테니 – 마트는 혼자서는 절대 못가니까 ^^ - 어쩌면 다른 아이들도 똑 같은 걸 선물할 지 모르는데, 그래도 옛 기억이 겹치니, 참 마음이 짠하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화려한 색이 가득한 내지. 일곱빛깔 무지개 색이랍니다. 저하고 같이 일하는 짠이아빠님은 미팅 갈 땐 들고 가지 마라 하십니다 ^^


사실 딸 아이는 저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외모도 그렇고 ^^ 솔직히 딸 아이가 아빠를 닮았다고 했을 때 저는 잘 몰랐습니다. 그냥 인사로 하는 말인가 보다 했었지요. 그런데 어느 해인가 수영장에서 둘이 똑같이 수영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을 보고는 저도 그만 크게 웃고 말았습니다. 안경 벗고 수영 모자 쓴 제 얼굴과 딸 아이 얼굴이 여지 없이 닮아 있지 뭡니까. 게다가 그 녀석 성격을 가만 보고 있노라면 저 어릴 적하고 그렇게 똑 같을 수가 없습니다.

부모 입장에서 아이가 부모를 닮는다는 건 무척이나 즐거운 일이지만, 사실 겁이 날 때도 많습니다. 아빠의 좋은 점만 닮아야 할 텐데, 나쁜 점까지도 다 닮아가는 것 같아서 몹시 걱정이 되는 거지요. 그래서 부모의 역할이란 게 반드시 있는 모양입니다. 먼저 살아 온 경험으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구분해서 가르쳐야 하는 것이니까요.

그 날 저녁 잠자는 딸 아이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보았습니다. 겉으로 할 수 없었던 말을 해야 했거든요.

딸아, 이런 것까지 아빠를 닮아줘서 정말 고맙다. 아빠의 좋은 점만 골라 닮을 수 있도록, 아빠도 꼭 노력할께. 생일 선물, 정말 고마워.

이 녀석, 알아 듣는지 못 알아 듣는지, 잠결에 고개를 끄떡끄떡합니다. 그렇게 한참을 쳐다 보다가 조용히 책상으로 돌아가 선물을 꺼내 사진을 찍었습니다. 참 행복했습니다. 앞으로 삶을 사는 동안, 이렇게 아름다운 기억만 남기를, 그렇게 간절히 바랄 따름입니다. / FIN

ps> 다 쓰고 나서 보니 정작 낳아준 엄마, 아버지께는 고맙다는 말도 못 한 듯... 이 글을 보실 일이야 없을 테지만, 못다 한 말 여기에다 또 남겨야 할까 봅니다. 엄마, 아버지, 고맙습니다...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자들의 로망 - 탈출  (12) 2007.08.25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  (20) 2007.08.20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을까 ^^  (14) 2007.08.16
내면의 질서  (4) 2007.06.02
여름의 시작  (4) 2007.05.31
선생님도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5) 2007.05.20
  • Favicon of http://health.gamsa.net BlogIcon 양깡 2007.08.16 21:10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 따뜻한 이야기 잘 봤습니다.

    저는 애가 아직 어려서 아빠에게 선물을 해준 적은 없지만, 날 닮은 존재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감동을 받고는 합니다.

    그런데 3살이 되고 말이 늘면서 생때도 많이쓰고 동생도 때리고 ^^;;

    요즘은 애키우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구나...란 생각에 부모님께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계속 반복되겠죠? 부모와 자식간의 이런 느낌은. 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길~!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17 00:08 신고 수정/삭제

      ^^ 아이들은 그저 건강하게만 자라주면 되죠... 그런데 가면 갈수록 부모 욕심이 커집니다~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8.16 21:54 ADDR 수정/삭제 답글

    ㅋㅋ 부러워서 그랬지.. ^^ 또 클라이언트에게 얼마나 자랑하려고..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17 00:08 신고 수정/삭제

      아들 키우는 아빠들은 절대 이 재미 모를 걸요~ ^^

  • Favicon of http://happyblog.kr BlogIcon 열심히 2007.08.17 00:53 ADDR 수정/삭제 답글

    감동적이네요. 저도 엄마보다는 아빠랑 생김새도 많이 닮고, 성격도 많이 닮았서 그런지
    지금까지도 아빠랑 더 친하답니다. ^^
    울 아부지 은퇴하셔서 요즘 많이 심심해 하시는데.. 이 글을 읽으니 갑자기 친정아버지가 보고 싶네요 ^^
    잘 읽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17 01:10 신고 수정/삭제

      아이고 감동까지야 ^^ 아빠들은 딸하고 정말 얘기를 많이 하고 싶어한답니다. 사정이 안되서 그게 잘 안되고, 시간이 쌓이면서 그게 습관이 되고... 그렇게 되어버린다는 그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

  • 2007.08.17 09:23 ADDR 수정/삭제 답글

    다찌도 많이 컸겠다...
    에구.. 녀석~~
    보구싶네..

    생일 언질이라도 함 주쥐...
    암튼...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17 09:34 신고 수정/삭제

      그람요. 이제 정말 많이 컸어요~ ^^ 생일이야 뭐~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8.17 16:05 ADDR 수정/삭제 답글

    저희도 저랑 서연이랑 워낙 붕어빵이죠..ㅋㅋ

    요즘 안약 넣고 있으면, 서연이가 와서 그 참새같은 입을 쫑알거리면서 묻습니다..
    "아빠, 눈 아야아야해?? 눈 아퍼??"
    이뻐 죽습니다..
    기냥 녹아요..

    아들넘은 별 무관심이라죠..ㅡ.,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17 17:50 신고 수정/삭제

      그럼 그럼... 역시 딸이 최고라니깐~ ㅋㅋ

  • 진주애비 2007.08.18 12:11 ADDR 수정/삭제 답글

    지났지만 생일축하합니다^^
    아직은 부모가 세상의 모든거라 여길 나이의 아이들을 키우는 중이라
    많은 부분 공감을 했습니다
    ...그리고 세상의 주인공 딸들을 잘 키워야겠다는 뭐 다소 원론적인 생각도.. ㅎㅎㅎ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18 15:19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 머 이젠 축하받기도 쑥스런 나이가 되고 말았더라는... ㅋㅋ

  • Favicon of http://blog.daum.net/mylovemay BlogIcon 실비단안개 2007.08.20 08:43 ADDR 수정/삭제 답글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누군가가 더군다나 내 자식이 나를 닮았다건
    분명 행복한 일이지요 -

    이쁜 따님 - 건강하게 자라시길요 -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8.20 11:55 신고 수정/삭제

      고맙습니다. 자꾸 블로그에서 축하 받으니 엄청 쑥스럽다는... ^^

내면의 질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보이지 않는 내면에도 질서는 있다
내면의 질서가 외형의 기본이 되는 것임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종종 내면의 가치를 무시하곤 한다
그리고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며
후회를 한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름다운 만큼
내면의 질서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것
이미 알고 있는 사실임에도
겉 모습에 치중하는 나를 발견한다

그런 모습을
부끄러워하는 삶
그런 삶을 살기엔 너무 늦지 않았기를

간절히, 간절히 소망한다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제 더 이상 사랑하지 말자  (20) 2007.08.20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을까 ^^  (14) 2007.08.16
내면의 질서  (4) 2007.06.02
여름의 시작  (4) 2007.05.31
선생님도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5) 2007.05.20
백일을 피어 있는 꽃, 백일홍  (0) 2007.05.08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6.03 14:35 ADDR 수정/삭제 답글

    오.. 사진 멋진걸.. 좀 키워도 되겠어.. 세로를 600 정도로..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6.03 15:50 신고 수정/삭제

      찍을 땐 좀 괜찮겠다 싶었는데, 찍어 놓고 보니 영~ (역시 솜씨가 없다는 걸 감출 수가 없군요~ ^^)

  • 진주애비 2007.06.06 17:09 ADDR 수정/삭제 답글

    보이지 않는 속옷에 그럴사한 이유를 갖다 붙히며 비싼돈을 받아 먹는 일부 언더웨어회사는
    정녕 진정한 내면의 가치를 알아주기 바란다...아!! 여자 속옷 왜케 비싸요??

  • Favicon of http://startupventure.tistory.com BlogIcon 실리콘벨리(임상범학생) 2009.05.19 02:04 ADDR 수정/삭제 답글

    내면의 아름다움을 키우는 활동과 정신적인 활동을 떄론 해나가며 반성하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학생입니다.
    아직 고귀하고 진솔한 영역에 대한 생각이 많지는 않지만..
    좋은 글인 것 같아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는 포스팅 글인 것 같네요.^^

여름의 시작

사용자 삽입 이미지
 
장미가 피고...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마거리트가 핀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철 이른 금계국까지...

이제 우리의 여름이
시작되었다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어쩜 이런 것까지 닮았을까 ^^  (14) 2007.08.16
내면의 질서  (4) 2007.06.02
여름의 시작  (4) 2007.05.31
선생님도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5) 2007.05.20
백일을 피어 있는 꽃, 백일홍  (0) 2007.05.08
민들레 홀씨 되어  (2) 2007.05.02
  • ^^ 2007.05.31 11:48 ADDR 수정/삭제 답글

    장미 너무 이뿌게 피었습니다.. 장미축제가 생각나네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31 15:41 신고 수정/삭제

      더 늦기 전에 장미 축제 다녀오세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31 13:16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런 사진은 자전거 타고 출퇴근 하지 않으면 못찍는 사진입니다.. ^^ 맞지?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31 15:42 신고 수정/삭제

      자전거를 타고 난 후에야 계절이 변하는 것, 꽃이 피고지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되었답니다 ^^

선생님도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학교에 스승의 날이 있는 것처럼, 교회에도 교사 주일이라는 게 있습니다. 오늘이 바로 그 교사 주일이었네요. 사실 말로만 교사지 별로 하는 것도 없는 저라서 교사 주일 같은 건 신경도 안 쓰고 있었더랍니다.

예배가 끝나고 공과 공부를 하러 우리 반 자리로 가는데 피아노에서 스승의 은혜가 나옵니다. 교사 주일이라 아이들이 '서비스'로 반주를 하는가 보다 했습니다만, 어랏, 그게 아니더군요. 케이크가 하나 튀어 나오고, 촛불이 하나 켜져 있습니다. 네, 저를 위한 케이크였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무래도 주일 학교 교사는 봉사직이다 보니, 생업처럼 열심히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정작 입시에 필요한 공부를 가르치는 학교 선생님이나 학원 선생님과 또 다른 관계이다 보니 강제로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그렇게 한다고 아이들이 말을 듣는 것도 아닙니다. 꼭 만나야 되는 관계도 아니지만, 그냥 일주일에 한 번 얼굴 보는 관계. 뭐 이런 관계가 대부분 주일학교의 현실일 겁니다.

그러니 주일학교 교사라고 해서 딱히 해 줄 수 있는게 별로 없습니다. 그저 공부하느라 힘들고 지친 아이들에게 인생의 경험을 들려 주고, 힘들 때 얘기할 수 있는 상대가 되어 주는 것, 그리고 이 녀석들이 잘 되기를 기도해 주는 것 그 정도겠지요. 하지만, 이것도 참 어려운 일이랍니다.

그렇게 부끄러운 교사 생활을, 사람이 없으니 나라도 해야지, 라는 심정으로 하고 있는데 아이들이 이렇게 챙겨주니 울컥 눈물이 날 뻔 하더군요. 그 자리에선 웃음으로 넘겼습니다만, 정말 하고 싶은 얘기를 못했더랍니다.

얘들아...
선생님도 너희들을 정말 사랑한단다

살다 보면, 이런 저런 이유로 행복한 날들이 많습니다만 오늘은 고등부 교사를 한 이후 가장 행복한 날이 틀림 없습니다. 모두에게 고맙고, 또 모두를 사랑합니다. / FIN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면의 질서  (4) 2007.06.02
여름의 시작  (4) 2007.05.31
선생님도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5) 2007.05.20
백일을 피어 있는 꽃, 백일홍  (0) 2007.05.08
민들레 홀씨 되어  (2) 2007.05.02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6) 2007.04.26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1 10:37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래도 머리 큰 애들이 확실히 생각은 깊네..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1 11:52 신고 수정/삭제

      예전에도 계속 고등부였는데~ 이번이 첨이라서리~ ㅋㅋ

  • Favicon of http://miracler.com BlogIcon 미라클러 2007.05.22 13:17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진짜 감동이셨겠는데요? 멋지십니다.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2 13:43 신고 수정/삭제

      네, 눈물나는 거 감추느라 애 먹었어요~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5.24 01:37 ADDR 수정/삭제 답글

    무엇이고를 떠나서 스승은 스승인게지요...
    찐한 감동이 밀려옵니다!!

백일을 피어 있는 꽃, 백일홍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 1일. 나이가 들어서일까요. 무언가 자꾸 키우고 싶어 집니다. 원래 남자들이란 한 번 생각나면 지르는 법. 근처 마트에 가서 태어나 처음으로 흙과 화분과 꽃씨를 샀습니다. 같은 날. 역시 한 번도 해 보지 않았던 일, 화분에 씨를 심고 흙을 메웠습니다. 넉넉하게 물을 주고, 그렇게 창가에 내려 놓았습니다. 설마 싹이 날까. 안 나면 또 심지 뭐. 그렇게 별 기대 없이 - 사실은 기대를 좀 하고 - 화분을 쳐다 보았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 7일. 어린이날에 이은 연휴를 마치고 - 하긴 요즘은 5일 근무라 굳이 연휴라 할 수는 없었겠지만 - 출근한 월요일. 드디어 싹이 났습니다. 자세히 보면, 저 녀석 밑에 또 기어오르는 한 녀석이 있습니다. 저렇게 연약한 녀석들이 배양토를 밀어내고 올라오는 걸 보면 생명은 참 소중한 존재라는 생각이 듭니다. 일주일에 물을 세 번 주라는 설명서가 기억나서 밤새 물을 주고 그렇게 컴퓨터 앞에서 재웠더랬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5월 8일. 단 하루 지났을 뿐인데 눈에 보일 정도로 자랐습니다. 어제만 해도 파묻혀 보이지 않던 작은 싹이 그 옆에 다시 나오고 있구요, 제일 먼저 난 녀석은 조금 더 위로 치솟았습니다. 어제 밤에 물을 줬으니 오늘과 내일은 그냥 바라 보기만 하겠습니다.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여름의 시작  (4) 2007.05.31
선생님도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5) 2007.05.20
백일을 피어 있는 꽃, 백일홍  (0) 2007.05.08
민들레 홀씨 되어  (2) 2007.05.02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6) 2007.04.26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4) 2007.04.11

민들레 홀씨 되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누구나 세상에 태어난 까닭이 있는 법
누구나 세상에 해야할 의무가 있는 법
누구나 세상을 즐길 권리가 있는 법

민들레는 날아 세상에 퍼지는 것이 의무라면
나는 세상에 어떤 빚을 지고 있는 것일까

까닭과 의무와 권리를 잊고
그렇게 마음껏 날아오를 수는 없을까 / FIN

'사랑하며 사는 삶'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생님도 너희들을 사랑한단다  (5) 2007.05.20
백일을 피어 있는 꽃, 백일홍  (0) 2007.05.08
민들레 홀씨 되어  (2) 2007.05.02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6) 2007.04.26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4) 2007.04.11
봄이 오는 소리  (2) 2007.03.19
  • 2007.05.02 18:09 ADDR 수정/삭제 답글

    비밀댓글입니다

라일락 꽃향기 맡으며

사용자 삽입 이미지
 4월 8일 부활절, 교회 뒷 마당에 있는 라일락이
꽃망울을 터뜨리려 준비합니다
꽃이 핀다는 건, 어쩌면 부활의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리고 4월 15일, 라일락이 피어 나기 시작했습니다
강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향기를 내기 시작한 새 라일락
아마, 다음 주에는 진한 향기를 맡을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4월 22일, 가지가 꽃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살짝 아래쪽으로 처졌습니다.

라일락 꽃 향기가
밤 공기를 은은하게 만드는
그런 4월이 우리를 감싸고 있습니다
이 아름다운 4월이 가기 전에
더 많이 사랑해야겠습니다 /  FIN

Copyright 2006-2007 RayTopia.net. All Rights Reserved.

RayTopia 있는 모든 글과 사진은 RayTopia 소중한 재산이므로

상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하실 없습니다.

  • ^^ 2007.04.16 09:22 ADDR 수정/삭제 답글

    이번 봄에도 라일락을 참 많이 기다렸는데....
    여기서 처음으로 보고 갑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16 11:34 신고 수정/삭제

      네 ^^ 밤에는 벌써 라일락 향기가 퍼지던걸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16 11:54 ADDR 수정/삭제 답글

    라일락 꽃 향기 맞으며... 이게 누구 노래지..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16 12:02 신고 수정/삭제

      ㅋㅋ 이거도 불르셨든가요? 기억이~ ㅋㅋ

  • 블랙홀 2007.05.01 21:06 ADDR 수정/삭제 답글

    이 꽃이름을 들으니 언뜻, 뇌리 속으로 더오르는 노래가사가 생각이 납니다. "라일락곷향기날리는 잊을 수 없는 기억을 어느 찬비흩날린..... 아침 찬바람에 지우지~ 그렇게도 아름다운 사랑 잊지않으리! 너는 알았니? 그 향기 더하는데, 우우우우우우~ 아름다운 사랑! 너는 알았니! 내가, 사랑한~`` 그대는 알지~."
    아직도, 내겐 잊혀지지않은 노래요, 꽃이름입니다! 영원히, 간직하고픈 아름다움이지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1 21:44 신고 수정/삭제

      네, 라일락하면, 항상 그 노래가 생각나죠 ^^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들

냉장고에 가득한 카프리. 한 숨 돌릴 때마다 육신과 마음을 시원케 할 수 있는 마법의 물. 바쁜 일상 중에 그렇게 누리는 여유. 냉장고에 맥주가 가득하면 가득할 수록 마음의 여유도 더 늘어가는 듯 하다. 그렇게 마음 대로 내가 누릴 수 있는 여유를 찾아 누릴 수 있는 이 곳. 내 삶의 터전을 나는 사랑한다. 사랑하는 만큼, 나는 행복하다. / FIN

사용자 삽입 이미지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11 16:13 ADDR 수정/삭제 답글

    음.. 과연 몇주나 갈까...ㅋㅋ

  • ^^ 2007.04.12 08:52 ADDR 수정/삭제 답글

    눈으로 여러병 마셨더니 벌써 살짝 취합니다... 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12 09:04 신고 수정/삭제

      어쩐지 우리 맥주가 많이 줄었더라니... ^^

봄이 오는 소리

쌀쌀하기만 한 겨울인 듯 싶었는데
어느덧 훈훈한 바람이 불고
창 안으로 스며든 햇살은 따사롭기만 합니다.

막연히 봄이려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모처럼 여유가 있었던 점심시간
사무실 밖 산책로를 걷다가
개나리가 피기 시작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바람과 햇살은
개나리의 새싹을 틔우고 있었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개나리보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산수유 꽃
작고 귀여운 꽃 송이가
가지마다 매달려 손을 흔듭니다.

그렇게 우리의 봄이 오고 있습니다.
막연한 우리의 봄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Copyright 2006-2007 RayTopia.net. All Rights Reserved.

RayTopia 있는 모든 글과 사진은 RayTopia 소중한 재산이므로

상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하실 없습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3.21 02:17 ADDR 수정/삭제 답글

    자.. 진짜 봄도 오고 있겠지..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3.21 12:43 신고 수정/삭제

      금방 봄 지나고 여름 오지 않을까... 머 그런 생각이 ^^

2호선 성내역 지하철 고장으로 삼십분간 운행 정지

업무 미팅을 마치고 3시 40분경 지하철 2호선 을지로 입구에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바로 앞 차는 성수역행이라 보내고 뒷 차를 탔지요. 퇴근 시간도 아니니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출발한 열차가 성수를 지나 강변 역에 이를 때까지는 별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강변역을 지나 잠실철교를 타고 성내역으로 가면서 문제가 생겼습니다. 잠실철교 중간에 열차가 서 버린 거죠. 처음에는 차간 간격을 조절하기 위한 의례적인 신호 대기 정도로 생각했습니다. 방송도 그렇게 나왔죠. 앞 차가 성내역에 있으니 차 안에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분위기가 이상했습니다. 사람들 서서히 웅성거릴 때, 십 여분쯤 지났을까요. 앞 차가 고장이 났다는 방송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더니 제가 탄 차로 앞 차를 구완해야 하니까 성내역에서 모두 내리라는 겁니다. 고장난 차를 제가 타고 있는 차가 끌고 들어가야겠다는 얘기겠지요.

그러고도 십여 분을 더 지나도록 열차는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구완을 위해 연결을 했는데 앞 차 제동장치가 풀리지 않는다나 어쩐다나… 사람들은 좀 더 웅성거리고 여기 저기 전화를 걸어 댑니다. 엿들으려 한 건 아니지만, 영화 시간에 늦은 아가씨도 있고, 고객 미팅 시간에 늦은 직장인도 있더군요. 그러다 보니 성급한 사람들이 일부 지하철 문을 열었던가 봅니다. 출발한다고 문 닫으라고 방송이 나오더군요.

결국 삼십여 분 정도 지하철이 멈춰 있었습니다. 성내역에 진입하려 하기에 내리려 했더니 도로 운행한다고 그냥 있으랍니다. 엉거주춤 다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는데 눈치를 보니 성내역에 있던 열차를 다시 고친 듯 하더군요. 성내역엔 사람이 별로 없었으니까요.

잠실역에는 역시 사람이 꽉 차 있었습니다. 지하철이 삼십 여분 정지해 있었으니 앞 차는 안 봐도 꽉꽉 채워 갔을 듯 하고, 잠실역에서도 뒷 차가 곧 들어온다고 연신 방송하기에 바쁘더군요. 저야 어차피 여기서 내려야 했지만 계속 해서 사람이 많아 질 테니 가실 분들은 고생 좀 하셨을 겁니다.

약속 시간 지켜 준다던 지하철, 오늘은 망신 당할 날이겠네요. / END

Copyright 2006-2007 RayTopia.net. All Rights Reserved.

RayTopia 있는 모든 글과 사진은 RayTopia 소중한 재산이므로

상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하실 없습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3.10 12:27 ADDR 수정/삭제 답글

    무슨 변압기엔가 차량에 달려 있는 곳에서 화재가 발생했다고 하더만요.. ^^
    고생하셨수... ^^

제브라 - 섬세함에 대하여

사용자 삽입 이미지

관상용으로 즐기기엔 예쁘고 귀여운 물고기 만한 것도 없다. 롯데마트에서 구입한 관상용 제브라. 한 마리 5백원, 그 정도면 몇 마리 사다 놓고 키우기에도 별로 부담이 없다. 게다가 생명력이 강해 특별히 산소 공급 장치를 해주지 않아도 물만 잘 갈아주면 별 문제 없이 잘 산다.

딸 아이가 제브라를 키우기 시작한 건 반 년이 넘었다. 처음 우리 집에 온 제브라는 줄무늬를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꽤 작고 어렸었는데 지금은 줄무늬가 선명할 정도로 많이 컸다. 처음 들여온 여섯 마리가 한 마리도 죽지 않고 잘 살아온 것이다.가끔 귀찮아 하는 듯 해도, 나름대로 물도 잘 갈아주고 애지중지 한 까닭일게다. 하긴, 애초부터 제브라가 집에 올 때는 한 가지 조건이 있었다. 먹이를 주고 물을 갈아주는 건 혼자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딸 아이가 난데없이 제브라 욕심을 또 부렸다. 어린 녀석이 하기에는 어려운 일을 잘 해내서 기특하다고 선물을 주겠다 했더니, 제브라를 더 사 달란다. 어린아이 다운 욕심이려니 생각이 들면서도 약속은 약속이라서 롯데마트에 들렀다. 흔히 볼 수 있는 쥐색 제브라는 한 마리 오백원. 사람이 인위적으로 형광색을 주입해 만든 네온 제브라는 이천오백원이란다.

세마리씩 여섯마리를 달라 했더니 나름대로 인심을 써, 쥐색 제브라 두 마리를 추가로 얻었다. 그렇게 새 식구가 된 여덞마리 제브라를 조그만 어항에 담아 책상에 올려두고, 딸 아이는 시켜도 안 하던 뽀뽀를 쪽한다.

사람이라는 특권 때문에 생명을 가둬둔다는 건 어찌 보면 잔인한 일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만큼의 생명을 키우면서 나름대로 책임감을 갖는 걸 보면, 이 역시 사람이 누릴 만한 특권이라는 생각도 든다. 이 녀석들도 부디 이쁘게 자라길.

그렇게 왔다 갔다 하는 녀석들을 한참 쳐다보노라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어느 틈에 삼십 분이 흘렀다. 그러다 문득, 사무실 책상에도 사다 놓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곧 포기. 저 조그만 녀석들을 잡아가면서 물을 갈아줄 그런 섬세함이 나에게는 이제 남아 있지 않았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긴, 억지로라도 물을 갈면서 섬세함을 키워야 할 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 FIN

Copyright 2006-2007 RayTopia.net. All Rights Reserved.
RayTopia에 있는 모든 글과 사진은 RayTopia의 소중한 재산이므로
상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하실 수 없습니다.
  • Favicon of https://zoominsky.com BlogIcon 푸드바이터 2007.01.12 13:4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마.. 사무실에 가져다 놓으면 스트레스 받아서.. 켁...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1.12 18:36 신고 수정/삭제

      어라? 내가 생각보다 잘 키울 지도 몰라요~ ㅋㅋ

비처럼 눈이 오는 날 - 사무실에서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비처럼 이 오는 날입니다. 눈이 오는 모습을 많이 봤지만, 이렇게 비처럼 빨리 쏟아지는 눈은 처음 본 듯 싶습니다. 신기한 마음에 카메라를 들이댔지만 400만 화소 콤팩트 디카로 담을 수 있는 모습은, 역시나 한계가 있었습니다.

을 보면, 항상 마음이 푸근합니다. 올 겨울은 유난히 춥지 않아 더 그런 듯 싶습니다. 빠르게 내리는 눈이 비처럼 도로를 적시고, 카메라엔 그 광경을 담지 못하더라도, 오늘 하루, 그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따뜻함을 전합니다...

Copyright 2006-2007 RayTopia.net. All Rights Reserved.
RayTopia에 있는 모든 글과 사진은 RayTopia의 소중한 재산이므로
상의 없이 무단으로 복제하실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