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 Calvet Bordeaux Reserve 2003

[와인 생초보의 와인 맛 기억하기]
칼베 보르도 리저브 2003 / Calvet Bordeaux Reserve 2003

와인 맛을 설명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저마다 특징이 있고 또 작고 오묘한 차이가 있는데 그걸 일일이 표현하기에는 내가 알고 있는 우리 말이 너무 적고, 내 상상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신의 물방울이라는 만화를 그린 작가는 참 대단한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만화 작가들이란 상상력을 바탕으로 먹고 사는 분들이니 ^^ 그 세계에선 당연한 일이라 생각들기도 하지만.

만화 때문인지, 아니면 와인 세게에선 원래 그런지 몰라도 와인 맛을 표현하려면 별 희한한 얘기를 해야 되는 것일까. 일전에 어떤 TV 프로그램에 나온 소믈리에가 와인 맛을 표현했다는 한 문구를 보고 난 그야 말로 쓰러지는 줄 알았다. 적어도 어떤 맛을 표현했다면 사람들이 그걸 이해할 수 있는 표현을 써야 한다. 어설픈 따라하긴지, 원래 그 바닥이 그런 건지, 알 수 있을 일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어쨌든 그래서 와인 맛을 표현하려면 나도 나름대로 고심해야만 한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일까. 뭐라고 표현하면 내가 나중에 다시 읽어도 그 맛을 연상할 수 있을까. 머리 속 상상은 하지만, 역시 표현하기 어렵다는 생각에 혼자 좌절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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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마신 와인은 프랑스 보르도 와인이다. 2003년산, 깔베 보르도 리저브. 레드 와인으로 코스트코에서 1만4천원 정도 주고 샀다. 사실 코스트코에서 1만4천원이면 막 싼 와인은 아니다. 1만원 이하 와인들도 꽤 많기 때문이고, 다른 샵에서 사려면 적게는 3천원에서 많게는 5-6천원까지 차이가 나기도 한다.

수입사 홈페이지에서 얻은 정보에 따르면 메를로 70%, 까베르네 소비뇽 30%를 섞어 만든 와인이란다. 스위트하기 보다는 드라이한쪽에 가깝고, 풀 바디라 하니 입안에 넣었을 때 묵직한 느낌이 난다는 뜻일게다. 실크처럼 부드러운 탄닌이 형성하는 유연한 미감이 돋보이는 풀 바디 와인이라는데 참 광고 문구란게 희한하다. 이렇게 뱅글 뱅글 꼬아 놓으면 뭔가 그럴 듯해 보이니 말이다.
 
코르크를 열고 - 뻥 소리가 경쾌하게 들려 기분이 좋았다 - 향을 맡으니 그렇게 강하지 않은 와인 특유의 향 끝 무렵에 알콜 냄새가 묻어난다. 다시 확인한 알콜 도수는 12%. 와인잔 반을 채웠지만 바닥이 살짝 비춰 보일 정도로 색깔은 맑다.

어쨌든, 첫 잔을 들어 입에 넣으니 약간 밍밍한 느낌이 든다. 지금까지 먹어 본 와인 중에서 이런 느낌은 처음인 듯. 다른 와인들은 새콤한 맛 그리고 알콜의 쌉살한 맛에 달콤함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는데 이 와인은 달콤한 맛과는 거리가 멀다. 그렇게 와인을 계속 입에 물고 있었더니, 입안이 계속 텁텁해진다, 텁텁해진다.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았다가 와인을 넘긴다. 텁텁한 입안을 치즈로 달래고 다시 느낌을 생각해보니, 참 희한하다는 생각이 든다. 단 맛도 없고, 신 맛도 강하지 않고 약간 밍밍한 느낌에 물고 있으면 텁텁해지는 와인이라.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마셔 본 와인 중에 제일 맛없는 와인이다.

결국 한 병을 다 마시지 못하고(!) 코르크를 덮어 다시 넣어두었다. 물론 와인 한 병을 혼자 다 마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겠지만, 어쨌든 치즈와 감자칩을 안주 삼아 먹기엔 너무 부담스러운데다가 텁텁한 맛 끝에 묻어나는 매콤함(이걸 흔히 후추맛, 혹은 스파이시 하다고 표현하는가 보다)이 그렇게 기분 좋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서 였다.

와인은 공기 중에 노출 시키면 공기와 결합되면서 - 와인이 열리면서 - 부드러워 진다고 한다. 그래서 와인을 잔에 넣고 빙글 빙글 돌리기도 한다. 실제로 나도 그렇게 와인을 돌린 후에 와인 맛이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이 와인도 그렇게 한 번 해보기로 했다.

거 참 희한한 일이다. 선입견 때문일까 아니면 이 와인이 충분히 공기에 노출되어 그런 것일까. 입에 들어갈 때 시큼한 맛도 살짝 덜하고, 머금고 있을 때 께속 텁텁해지는 맛도 한결 줄어 들었다. 처음 맛이 지나치게 텁텁했다면 두 번째는 그런 부분이 많이 줄어 들었다. 그러나 여전히 달콤한 맛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으니, 아무래도 다음 번에 이 와인을 선택할 일은 없을 듯. 하긴, 이 녀석 말고도 줄 서 있는 와인이 많이 있으니 굳이 맛 없다고 생각한 녀석을 고집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6.04 17:25 ADDR 수정/삭제 답글

    역시 와인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6.04 17:36 신고 수정/삭제

      뭐, 고민할 것 없이 이것 저것 마시면서 즐기면 되겠지요?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6.05 14:56 ADDR 수정/삭제 답글

    미국도 와인문화를 받아들인지 얼마 안되어서..
    미국 할인점이나 슈퍼마켓 와인코너에 가보면..
    쬐끄만 핸드북 같은 걸로 '비즈니스 와인 입문' 이런 책들이 참 많더군요..

    저는 공부 좀 해보려다 머리 아파서..
    기냥 쏘주처럼 마시기로 했음다..
    마셔보고 맘에 드는 걸로만..

    식당가도 참이슬만 시키자너요..ㅋㅋ

  • Favicon of http://pjk7260.tistory.com/ BlogIcon 발자국 2008.12.13 22:45 ADDR 수정/삭제 답글

    솔직히 말하면, 지금까지 마셔 본 와인 중에 제일 맛없는 와인이다... ㅋㅋ
    아주 진솔한 평.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16 : 얼큰우동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열여섯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열여섯번째 릴레이 : CJ 얼큰우동
날짜 : 5월 31일 저녁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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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매운 음식을 좋아하는 탓에, 얼큰 - 얼굴 크다는, 그 얼큰이 절대 아님 ^^ - 화끈, 매콤... 이런 표현이 들어간 음식이 있으면 일단 관심을 갖게 됩니다. 우연히 마트에서 발견한 CJ얼큰우동. 사실 요즘 이렇게 생면으로 만든 면들이 무척 많습니다. 우동, 짜장면, 칼국수, 스파게티까지... 이렇게 많은 포장 생면 중에서 얼큰우동은 단지 '얼큰'하다는 이름 하나로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래서 덜컥 구입. 가격은 2인분에 4,250원.

내용물을 보니 다른 우동들하고 비슷하네요. 면이나 국물 소스는 그다지 별 차이가 없는 듯 싶습니다. 얼큰우동이다 보니 고추가루 하나 더 들어간 것이 그나마 차이점이겠네요. 물이 끓으면 국물 소스와 면을 넣고 2분 정도 더 끓입니다. 다 끓인 후에 건더기 스프를 넣으라 하니 시킨대로 했지요.

건더기 스프에 고추가 많이 보입니다. 고추로 얼큰한 맛을 냈다고 하고 봉투에도 청량고추를 썼다고 하는데 내용물을 보니 홍고추는 중국산, 청량고추는 국산을 썼다는군요. 하긴 국산도 아닌 고추를 쓰고 청량고추라고 부를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고춧가루는 완전 중국산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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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고춧가루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중국산 고춧가루가 국산 고춧가루보다 훨씬 더 색이 곱답니다. 중국은 땅도 넓고 인건비도 싸 고추를 수확하면 죄다 햇볕에 말리지요. 바로 태양초입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햇볕으로 말리니 색깔이 곱고 예쁠 수 밖에요 그런데 우리나라 고춧가루 대부분은 인건비도 비싸고 땅도 넓지 않고 이런 저런 이유로 처음에는 햇볕으로 말리지만 결국에는 불로 말린답니다. 그러다 보니 빨간 색보다는 짙은 검붉은 색이 나게 된다는군요. 여튼 고춧가루 색깔만 가지고 좋다 안 좋다를 논하기가 어렵다는 사실 ^^

얘기가 다른 방향으로 샜습니다만, 어쨌든 고추도 들고 고춧가루도 들어 은근히 매운 맛을 기대했습니다만, 얼큰이란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맛이었습니다. 물론 일반 우동보다야 맵긴 했습니다만, 그 정도로 얼큰이라고 하기에는 좀 약한 듯. '얼큰'을 기대한다면 차라리 고춧가루를 많이 넣어 먹어야 할 듯 합니다. ^^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6.02 00:24 ADDR 수정/삭제 답글

    하지만 길에서 말리기에 먼지와 기타등등이 그대로 같이 들어간다는거..^^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6.02 09:09 신고 수정/삭제

      고추를 말리는 과정이 절대 위생적이지 못하다는 거, 그 과정을 확인할 수 없다는 거 등등이 중국산 고춧가루 문제지요 ^^

  • 진주애비 2007.06.06 17:18 ADDR 수정/삭제 답글

    힘든 일 절대 안 하려하는 국민성이 지금처럼 팽배해 진다면
    결국 우린 중국의 먹거리속국이 될 수밖에 없다는 사실입니다(물론 다른것도 마찬가지지만..)
    제가 즐겨 먹는 순대도 그 공장에 동남아 노동자가 99%이상이라 합니다
    그들이 없음 순대도 먹을 수 없는 이 무서운 사실...어쩔까요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15 : 수타짜장면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열다섯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열다섯번째 릴레이 : 수타짜장면
날짜 : 5월 31일 점심 식사
장소 : 송파 오모리 푸드시스템

식사 시간에 면만 골라 먹으면 되겠다고 생각한 면 릴레이가 슬슬 난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 아직까지 못 먹어 본 면이 많기 때문에 먹을 면이 없어서 고민하는 것도 아니고, 저희가 면에 질린 것도 아닙니다. 다만 저희도 이런 저런 일을 하다 보면 손님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손님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면을 고집하기가 어렵고 설령 면을 먹었다고 하더라도 사진을 찍는 둥 증거(!)를 남기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하루를 건너 뛰고 말았습니다. ^^

오늘 점심에 찾아간 집은 수타짜장으로 유명한 송파 오모리입니다. 석촌호수 사거리에서 성남 쪽으로 가다 보면 오모리찌개라고 간판 붙어 있는 그 집인데, 최근에 간판이 바뀌었습니다. 예전에는 뭔 비빕밥, 칼국수, 짜장면 이렇게 복잡하게 간판을 만들었었는데 그걸 아예 붉은 색으로 오모리 푸드 시스템이라고 바꿔놨네요. 평범한 가격에 나름대로 음식이 괜찮아 방송도 많이 타고 손님도 꽤 많은 집입니다.

이 집 짜장면이 유명한 이유는 식당에서 직접 손으로 때려(!) 면을 만들기 때문입니다. 아예 면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창가 쪽에 면 전용 주방을 만들어 두었지요. 구경하다 보면 참 신기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면을 만드는지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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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 곱배기. 5,500원입니다. 동네 짜장면 곱배기보다는 조금 비싸지요? 항아리 뚜껑 같은 그릇에 오이를 얹어 나옵니다. 수타면이어서 면발이 아주 일정하지는 않고 조금 투박하다고 해야겠습니다. 아무래도 수타면이라고 생각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쫄깃한 맛이 그런대로 괜찮습니다.

짜장면 외에도 마파두부 처럼 생겼는데 마파 소스 대신 된장을 사용한 얼룩배기황소된장 비빔밥도 이 집의 주 메뉴입니다. 마파두부보다 괜찮다는 평을 받을 만 하고요, 새로 바뀐 후에 만두도 할머니가 직접 빚는 모습을 볼 수 있게 해 놨는데, 생각보다 피가 두터워서 - 이게 손만두의 특징이긴 하겠지만 - 만두는 그렇게 감동적이지는 않았습니다. 그냥 그냥 보통 정도 수준입니다.

이제 짜장면까지 갔으니 면 릴레이 밑천이 거의 바닥난 거 같지요? 하지만 아직 안 먹은 국수들이 많이 있습니다. 어떤 국수가 나올지 그건 저도 기대되는군요~ ^^ / FIN

  • ^^ 2007.06.01 09:14 ADDR 수정/삭제 답글

    항아리 뚜껑이라... 그릇에 예전이라 좀 달라 진듯 하네요~
    다음 면이요?? 자장면 드셨으니 짬뽕!!!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6.01 18:02 신고 수정/삭제

      그릇과 테이블 등등이 좀 바뀌었더랍니다. ^^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14 : 쑥칼국수와 감자수제비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열네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열네번째 릴레이 : 쑥칼국수와 감자수제비
날짜 : 5월 29일 저녁 식사
장소 : 신천 어바웃 샤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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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슬 면만 먹기에 지칠 무렵, 면도 먹고 다른 것도 먹자고 해서 생각난 곳이 신천에 있는 어바웃 샤브입니다. 사실 샤브샤브들이 대개 가격이 좀 비싼 편인데 이 집은 육수도 두 개를 선택할 수 있고, 다른 재료들도 그렇게 비싸지 않아서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는 집이지요. 그래서 평일 저녁 시간에는 젊은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해산물이나 고기를 익혀 먹은 국물이 가격대에 비하면 훌륭하거든요. 이 집 관련 글은 짠이아빠님의 블로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 날은 해물과 등심과 버섯, 그리고 야채를 추가해서 먹었고요 - 그렇게 먹어 놓고 뭔 면 릴레이냐고 하시면 할 말 없음 ^^ - 마지막으로 쑥칼국수와 감자수제비를 먹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이거 먹으러 간 거지, 다른 거 먹으러 가지 않았습니다. ^^

이번 사진은 특별히 동영상으로. ^^ 물론 사진도 있는데 심심해서 - 약간의 술기운과 함께 - 동영상을 찍었는데 뭐 나름대로 재미있더군요. 보글 보글 끓는 소리도 예술이었는데 쑥칼국수와 상관 없는 대화 내용이 녹음 되는 바람에 오디오는 없앴습니다. ^^ 보기만 해도 맛있지 않나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30 16:58 ADDR 수정/삭제 답글

    ㅋㅋ 동영상은 또 언제 찍었어?..ㅋㅋ

  • ^^ 2007.05.30 17:53 ADDR 수정/삭제 답글

    언제...ㅋㅋ 너무 짧아요~ 수제비 덜 익었어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30 20:56 신고 수정/삭제

      수제비는 안 익힌게 보이십니까? ㅋ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훈이아빠 2007.05.30 18:36 ADDR 수정/삭제 답글

    지금까지 본 면릴레이 중에서 가장 먹음직스럽군요...동영상의 효과인가?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30 20:57 신고 수정/삭제

      값으로 따지면 이거보다 비싼게 많은데~ >.< ㅋㅋ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13 : 슈림프 로즈 파스타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열세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열세번째 릴레이 : 슈림프 로즈 파스타
날짜 : 5월 29일 점심 식사
장소 : 테크노마트 9층 베리스

강변역 테크노마트 9층에 있는 베리스는 오무라이스와 파스타 전문점입니다. 자주 갈 일은 없고 강변CGV에 영화 보러가 가면 들리는 곳이지요. 창가쪽 자리는 9층에 있는 하늘공원 - 사실 공원이라고 하기엔 작고 테라스라고 하기엔 좀 큰 ^^ - 쪽으로 나 있어서 낮에는 그런 대로 전망이 괜찮습니다. 밤에는 깜깜해서 안 보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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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에서 먹은 슈림프 로즈 파스타가 오늘의 주인공입니다. 사실 모 카드사에서 주는 쿠폰이 있어서 그걸로 싸게 먹었습니다. 1만원 이상 결제할 때 사용할 수 있다고 하더군요. 9,900원짜리 시푸드 칠리 오무라이스와 3,900원짜리 계절 샐러드를 시켰고, 슈림프 로즈 파스타는 쿠폰으로 해결했습니다.

슈림프 로즈 파스타는 특별히 감동적인 맛은 아니고, 일부러 찾아가서 먹을 만한 맛도 아닙니다만 검지 손가락만한 중하가 꽤 여러 마리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 집은 파스타 보다는 오무라이스가 낫다는 걸 인정해야 겠군요, 계절 샐러드도 3,900원이라는 가격을 생각하면 괜찮은 편입니다. 하지만 이 날은 소스가 너무 많이 묻어 나왔군요. ^^

식사를 시키면 탄산 음료는 그냥 줍니다. 몸에 좋지도 않은 탄산 음료 억지로 먹을 필요는 없을 테구요. 테크노마트 갔다가 마땅한 식당이 없으면 여기도 그리 나쁘지 않은 선택입니다. / FIN

딸 아이를 위한 만찬, 파인애플 볶음밥

평소에 잘 놀아주지 못하는 아빠다 보니, 주말엔 무엇이든 해야겠다는 압박(!)을 많이 받습니다. 어디든 데려가고 싶고, 맛있는 것도 많이 해주고 싶지요. 지금은 아빠가 바빠서 못해준다 하지만, 이제 딸 아이도 4학년. 조금 더 크면 아빠와 노는 것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좋을 테니, 사실 아빠가 해 줄 수 있는 시간도 그리 많지 않은 듯싶습니다. 결국 할 수 있을 때 해야 하는데, 살다 보면 이런 저런 핑계를 대면서 기회를 놓치는 경우가 참 많습니다.

아빠는 밖에서 외식을 많이 하니까 아무래도 이런 저런 특별한 음식을 가끔 먹습니다. 태국 음식점에서 봤던 파인애플 볶음밥. 딸 아이에게 해주면 정말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볶음밥이야 가끔 했던 경험이 있어 어려울 것 없고, 파인애플만 넣어주면 되니 수고에 비해서 생색내기 딱 좋은 요리입니다. 게다가 딸 아이는 파인애플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그래서 토요일 저녁, 코스트코에서 장을 보면서 파인애플을 하나 샀습니다. 3,990원. 마침 엄마가 같이 장을 보러 가지 않아서 파인애플을 쉽게 샀지요. 엄마가 있었으면 절대 못 사게 했을 지도 모릅니다. 파인애플 사는 것 만으로도 딸 아이는 신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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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점심. 드디어 파인애플 볶음밥을 할 시간이 다가 왔습니다. 자, 일단 재료를 소개합니다.

파인애플 1개 / 당근 1개  / 감자 작은 것 2개  / 양파 큰 거 반쪽 / 밥 3인분 / 카레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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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을 씻은 후 도마에 올려 놓고 반으로 쪼갭니다. 파인애플 가운데 있는 허연 심 부분은 먹기 나쁘니 일단 잘라내고 다른 먹기 좋은 부분들을 파냅니다. 솔직히 파인애플 볶음밥 하면서 이게 제일 어려운 부분이더군요. 반쪽난 파인애플 속을 파내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칼로 요리조리 파다가 결국에는 숟가락으로 잘 긁어 냈습니다. 잘 아시는 것처럼 파인애플이란 녀석이 즙이 좀 많이 나옵니까. 즙이 많으면 밥이 너무 달아지기 때문에 속을 파낸 후에 엎어 놓아 즙을 빼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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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파낸 파인애플은 볶기 좋게 작은 네모 모양으로 썰어 둡니다. 역시 즙을 빼기 위해 채반에 올려 놓구요. 그 동안 엄마는 감자, 양파, 당근을 잘게 썰어 볶음밥 재료를 만들었지요. 이렇게 재료가 다 준비 되었다면 이제 볶을 차례입니다.

볶음 전용 프라이팬에 포도씨유를 두르고 – 볶는 요리에는 올리브유를 쓰지 않는 거라더군요 ^^ - 감자와 당근을 먼저 볶습니다. 볶는 도중 간간히 소금으로 간을 해주고 적당히 익었다 싶으면 양파와 파인애플을 넣습니다. 양파와 파인애플은 너무 익히면 아삭한 맛이 사라지니 적당히(사실 이게 제일 어려운 말이기도 하지만) 볶습니다.

재료를 다 볶았다면 이제 밥을 볶을 차례입니다. 미리 식혀 놓은 밥을 프라이팬에 볶습니다. 밥이 적당히 볶아졌다 싶으면 아까 볶아 놓은 재료를 넣고 같이 잘 섞습니다. 그러면서 카레 가루를 뿌립니다. 흔히 마트에서 살 수 있는 카레 가루를 쓰면 되고요 삼분의 일 정도 넣으면 될 듯싶습니다만 밥을 볶으면서 살살 위에 카레가루를 뿌리고 색깔이 적당히 노래졌다 싶으면 그만 넣으세요. 카레가루에 간이 되어 있으므로 맛을 한 번 보시고, 모자란다 싶으면 소금을 조금 더 뿌려 줍니다.

밥 3인분과 채소를 넣고 한꺼번에 볶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힘센 아빠들이 볶는 게 좋지요. 센 불에서 빨리 빨리 볶아내야 볶음밥이 고소해집니다. 물론 밥 상태에 따라서 달라지긴 하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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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한 삼사 분 정도 볶으면 끝. 밥이 다 볶아 졌으면 아까 속을 파낸 파인애플에다가 예쁘게 밥을 담습니다. 취향에 따라 방울 토마토나 땅콩을 얹으셔도 되겠지요. 저희는 아무 것도 얹지 않고 그냥 올려 놔서 사실 볼품이 별로 없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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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파인애플에 밥을 담아서 내 놓으니 보기에도 좋고 카레 향 은은한 밥과 함께 파인애플이 씹히니 뒷맛이 달콤해 맛도 좋습니다. 딸 아이는 연신 엄지 손가락을 추켜 세우며 맛있다고 좋아합니다. 문제는 파인애플 반쪽에 담아 놓은 밥 양이 너무 많더군요. 아빠에게 밥을 덜어주고 아래 쪽에 깔린 밥은 자기가 먹습니다. 아래쪽에 깔린 밥에는 파인애플 즙이 더 많이 배어 있어서 달콤하거든요. 어른들은 싫어하겠지만 아이들은 참 좋아합니다. 다 먹고 껍질에 구멍 나기 직전까지 숟가락으로 파인애플을 긁어 먹으니 자동으로 후식도 해결.

파인애플에 당분이 너무 많아 자주 먹일 수는 없겠지만, 가끔 이렇게 해주는 볶음밥이야 말로 진수성찬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나고 재미있는 데다가 달콤한 맛까지 그만인 파인애플 볶음밥에 한 번 도전해 보세요. 일등 아빠, 순식간에 됩니다. ^^ / FIN

  • Favicon of http://in1986.tistory.com BlogIcon 여름날 2007.05.29 16:46 ADDR 수정/삭제 답글

    너무 맛있어 보여요 ^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9 17:45 신고 수정/삭제

      실제로도 진짜 맛있었어요~ ㅋㅋㅋ 고맙습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9 17:18 ADDR 수정/삭제 답글

    ㅋㅋ 아주 제대로 했네.. 대박이다.. ^^

  • Favicon of http://fineapple.org BlogIcon FineApple 2007.05.29 19:00 ADDR 수정/삭제 답글

    정성이 가득 담긴 맛있는 일품요리가 탄생했네요~
    저도 주말에 아이들을 위해 요리해 봐야겠습니다. ^_^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9 17:46 신고 수정/삭제

      네, 꼭 한 번 도전해보세요. 아이들이 참 좋아합니다 ^^

  • 캔디 2007.05.30 05:55 ADDR 수정/삭제 답글

    넘 맛있어 보이네요...전 쉬는 날 부모님께 함 해드려야 겠어요..^^
    색다른 음식으로 기분전환 하시게요~~ 너무나도 사랑이 넘치는 "아빠"신거 같아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30 10:29 신고 수정/삭제

      좀 달아서 부모님은 안 좋아하실지도 모르겠는데요 ^^ 하긴, 파인애플에 담아 내니까 색다르긴 합니다. 맛나게 해 드시고 더 행복하세요 ^^

  • 우오~ 2007.05.30 09:45 ADDR 수정/삭제 답글

    너무 멋진 아빠네요~^^ 제목만 보고는 모베트남 식당서 나오는 파인애플 볶음밥인줄 알았는데~
    저도 집에서 좀 해줘야 겠어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30 10:30 신고 수정/삭제

      사실은 태국 식당에서 배웠어요 ^^ 꼭 해주세요. 정말 좋아할 거에요 ^^

  • 루다둘리스 2007.05.30 13:25 ADDR 수정/삭제 답글

    와하하~ 저는 캐나다에서 유학하는 학생입니다만 여자친구 오면 뭐 만들어줄까 고민했는데 파인애플 볶음밥 정말 좋을 것 같군요. 저는 1달러짜리 파인애플 통조림을 이용해보려구요. 너무 달아질 우려가 있지만 적당히 조절해보려구요. 쓰신 글을 쭉 읽어보았어요. 읽는 것만으로도 행복해보이시네요. 멋진 아버지 되실 자격 있습니다. 너무 즐거운 글이네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30 14:23 신고 수정/삭제

      통조림.. 좀 달 거 같은데요 ^^ 일단 충분히 즙을 빼줘보세요 ^^ 근데 파인애플 볶음밥은 저렇게 파인애플에 담아야 폼이 나는데~ 통조림은 쫌~ ^^ 여자친구와 멋진 식사 하세요~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5.30 17:43 ADDR 수정/삭제 답글

    오호라~~
    이거 딱이구만요..
    서연이가 엄마한테는 뽀뽀도 잘해주면서 저랑은 잘 안놀아줘요..ㅠㅠ

  • Favicon of http://bi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5.30 18:56 ADDR 수정/삭제 답글

    하하..한번 해봐야쥐~
    행복한 시간이었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30 20:59 신고 수정/삭제

      한 번 하시면 저보다 훨씬 더 잘하실 듯 싶은데요? ^^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11 : 나가사키짬뽕라멘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열한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열한번째 릴레이 : 나가사키짬뽕라멘
날짜 : 5월 28일 점심 식사
장소 : 잠실 롯데캐슬 지하 푸드코트

이번에 도전할 메뉴는 일본식 라면입니다. 원래 일본식 라면은 돼지사골육수를 쓴다고 하지요? 솔직히 저는 일본 갔을 때 먹었던 그 니글니글한 라면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일본식 생라면하고는 별로 안 친했으니, 면 릴레이가 아니고서야 일본식 생라면을 만날 수 있었겠습니까? ^^

잠실 롯데캐슬 지하 푸드코트는 다른 푸드코트에 비하면 질이 괜찮은 편입니다. 열두시부터 열두시 반까지는 거의 자리가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고 한시쯤 되면 그런대로 자리 찾아 먹을 수는 있습니다. 음식 맛이 훌륭하거나 감동적이지는 않습니다만 어정쩡한 동네 식당 가는 것보다는 선택할 수 있는 메뉴도 많고, 아주 맛 없지도 않아서 가끔 가게 됩니다. 잘 살펴보면 면 종류도 꽤 있습니다.

하여튼, 푸드코트에 있던 일식 생라면이 생각나서 찾아 갔습니다. 원래 해물을 좋아하는 지라 주저 없이 해물짬뽕라면을 골랐습니다. 같이 간 짠이아빠님은 차슈라멘이라는 삽겹살 하나 얹혀진 메뉴를 골랐구요. 잠시 후 나온 생라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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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골 국물을 쓴 탓일까요. 국물은 뽀얗습니다. 작은 바지락, 소라, 오징어 등이 들어 있고 얼큰합니다. 돼지 사골에 얼큰한 맛이라, 뭐 연결은 잘 안됩니다만 얼큰하긴 합니다. 면발은 우리 라면 같지는 않고 굵은 소면이나 스파게티 면 같다고 해야 할까요. 느끼함과 얼큰함이 묘하게 어우러진 맛이긴 합니다만, 다음에 또 먹지는 않을 듯(!). 김치가 없었으면 이 라면을 우찌 먹었을꼬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참, 가격은 5,500원. 라면 치고는 꽤 비싸지요? ^^ /FIN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10 : 포베이 베트남 쌀국수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열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열번째 릴레이 : 포베이 베트남쌀국수
날짜 : 5월 25일 저녁 식사
장소 : 잠실 갤러리아팰리스 지하 포베이

열번째 면 릴레이의 주인공은 바로 베트남 쌀국수입니다. 부드러운 쌀국수와 담백한 국물 맛 때문에 좋아하는 분들이 많지요. 특별한 향이 있어 싫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만, 제가 아는 분들은 대개 쌀국수를 좋아합니다. 게다가 술 마신 다음 날 해장하는데도 그만이니까요.

면 릴레이 열번째 주인공은 바로 베트남 쌀국수. 포호아, 포베이. 호아빈, 리틀 사이공 등 쌀국수 집도 여러 군데가 있지만 저희가 찾아간 곳은 포베이 갤러리아팰리스점입니다. 체인점이니 만큼 특별히 맛이 있거나 그런 건 아니고요, 눈치를 보니 음식 재료는 다 본사로부터 냉동된 상태로 공급 받는 듯 합니다. 지난 번에 해산물 쌀국수 먹다가 국물이 부족해서 더 달라 했더니 냉동된 걸 녹여야 되서 시간이 걸린다고 하더군요. ^^

다른 분들은 양지나 차돌박이가 들어간 고기 쌀국수를 좋아하시지만, 저는 특히 해산물 쌀국수를 좋아합니다. 포호아도 그렇고 포베이도 그렇고 둘다 13번이더라구요. ^^ 여튼 오늘 주문한 쌀국수가 나왔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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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저렇게 해산물이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날 따라 우리가 사진찍을 걸 알았나, 아니면 재료가 많이 남았나, 새우, 홍합, 주꾸미, 어묵, 맛살이 아주 가득 들어 있더군요. 해산물 국수에 해산물 많이 넣어줬다고 싫어할 사람은 없을테니, 일단 기분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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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국수엔 숙주를 많이 넣어야 합니다. 그래야 국물도 더 개운해지고, 술 깰 때도 도움 되고, 숙주가 아삭아삭 씹히는 맛도 좋거든요. 고추를 넣으면 얼큰한 맛도 생기고, 레몬으로 상큼한 맛을 마무리 합니다. 두 남자는 숙주도 좋아해서 꼭 한 접시 더 시킨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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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주를 넣으니 그릇이 미어 터집니다만 그래도 꾹꾹 눌러 담았습니다. 여전히 담백한 국물과 부드러운 쌀국수가 하루 저녁 식사를 행복하게 해주네요. 열 번의 릴레이를 마쳤으니, 이제 주말은 쉬었다가 다음 월요일부터 다시 열한번 째 릴레이에 도전하렵니다.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8 11:49 ADDR 수정/삭제 답글

    음.. 이제 살짝 질려가는 듯...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8 12:03 신고 수정/삭제

      전 아직 괜찮아요~ 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5.28 19:00 수정/삭제

      전 향땜시 숙주빼고 먹는데요..
      사실 넣나, 빼나 그맛이 그맛이라..
      별로..쩝

[분당 맛집] 초밥과 롤 해산물 부페, 피셔스 마켓

웰빙 트렌드를 타고 해산물 부페가 여기 저기 많이 생기고 있습니다. 가만 살펴보니 해산물 부페도 나름대로 종류가 있더군요. 첫째는 해산물 샤브샤브 부페입니다. 샤브샤브 육수를 주고 낙지, 조개, 새우, 주꾸미 등등을 샤브샤브로 먹게 하는 곳이지요. 해산물 외에 얇게 썰은 소고기 정도가 있고 결혼식 부페 가면 먹을 수 있는 스파게티, 김밥, 잡채, 튀김 등이 제공됩니다. 간혹 운 좋으면 초밥 두어 종류가 있기도 하네요. 스팀폿이라는데가 좀 유명하고 요즘은 동네에도 이 비슷한 집들이 꽤 생기더군요. 가격은 대략 1만8천원 정도인 듯 싶습니다. 해산물 부페 중에서는 가격이 좀 싼 편이지요.

두번째는 초밥 위주로 구성된 곳입니다. 삼성동 토다이, 잠실과 강남에 있는 무스쿠스 등이 대표적인 예겠네요. 토다이는 초밥도 많고 대게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 해서 사람들이 몰리고 있고, 무스쿠스도 비싼 건물들에 입점하면서 눈길을 끄는 듯 합니다. 특징이라면 일단 가격이 비싸다는 점. 저녁 식사 하려면 3만원 훨씬 넘겨줘야 할 겁니다.

오늘 소개할 분당의 피셔스 마켓은 이 두 가지의 중간쯤 된다고 해야 하겠네요. 초밥도 스무가지 가량 있으면서 평일 저녁 가격이 2만1천원, 주말 저녁은 2만3천원입니다. 부가세가 별도니까 여기에 진짜 가격은 여기에 10% 더 얹어야 하는군요. 일단 위치 소개부터. 분당 서현역 근처입니다. 롯데백화점과 교보문고 사이쯤이구요 1층에 미리에셋 그리고 3층엔가 삼성증권이 있는 건물 2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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빕스를 운영하는 CJ에서 하는 곳인데 매장은 아직 이 곳 한 군데인가 봅니다. 홈페이지에서도 한 군데만 나와 있네요. 일단 요즘 해산물 부페가 인기다 보니 주말 저녁에 갔는데 자리가 없더군요. 사실 이걸 미리 예상하고 예약을 하려 했지만 돌잔치가 있다는 이유로 예약을 거절했답니다. 할 수 없이 그냥 갔고 ^^ 토요일 저녁, 45분을 기다렸습니다.

부페에 들어가면 제일 먼저 할 일은 접시를 잡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음식이 어떻게 나와 있는지 살펴보는 겁니다. 일단 음식이 있는 곳은 두 군데로 분리되어 있는데 한쪽에는 초밥과 튀김, 회, 각종 구이, 피자 등등이 있고 다른 한 쪽에는 각종 샐러드, 채소류, 죽이나 스프, 해초 비빕밥, 누룽지와 각종 젓갈 등이 있습니다. 그 중간에 오뎅바가 있고, 베트남 쌀국수, 일본 우동을 먹을 수 있는 국수 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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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바가 은근 괜찮더군요. 십여가지 넘는 오뎅이 들어 있고 오뎅 질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초밥 먹을 때 국물이 필요하니 그 용도로도 딱 좋고요. 그래서 일단 한 그릇 퍼와 테이블에 올려 놨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가 가져온 것이 초밥과 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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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밥과 롤은 꽤 종류가 됩니다. 얼핏 계산해도 스무 가지 이상 있는 듯 싶구요, 한쪽 구석에서 마끼도 해줍니다. 김치 마끼, 게맛살 마끼, 날치알 마끼 등 세 가지 종류가 있는 듯 한데, 마끼는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하면 해 줍니다. 피셔스 마켓에 오면 아무래도 이쪽 코너를 잘 공략해야 할 듯. 초밥 같은 건 다른데서 맘 놓고 먹지 못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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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식 우동이나 베트남쌀국수, 또 한가지 국수가 있는데 이건 기억이 잘 안나네요. 세 가지 국수를 선택해 먹을 수가 있는데 테이블에 있는 국수 재료를 담아 요리사에게 건네면 요리사가 면과 함께 데워 만들어 줍니다. 끓이는 것이 아니고 그냥 뜨거운 물에 데쳐 주는 수준이어서 재료의 맛이 국물에 배어나기를 기대할 수는 없고요, 제가 먹은 베트남 쌀국수는 향이 좀 강한 듯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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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 가면 밥을 꼭 먹어야 하는 저라서, 볶음밥과 구이, 튀김 몇 가지를 가져다 먹었습니다. 아무튼, 전체적으로 평가하자면 피셔스 마켓은 같은 CJ에서 운영하는 빕스 보다 훨씬 낫습니다. 가격은 2-3천원 정도 더 합니다만 초밥과 오뎅 등 다른 부페에 없는 것들이 많이 있고 음식 맛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인 소견으로는 토다이 보다도 훨씬 괜찮았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서비스는 좀 문제가 있습니다. 빕스도 사람 많아지면서 서비스가 영 아닌데, 여기도 사람이 많아서 그런 건지, 아니면 서비스 교육을 하지 않아서 그런 건지 직원들이 서툴다는 생각이 많이 들더군요. 그릇 치워가는 사람도 부족한 듯 합니다. 게다가 저는 입장할 때 좌석 문제로 좀 실갱이를 했었는데, '이렇게라도 내가 해주는 거 아니냐. 이거 싫으면 더 기다려라'는 식의 말을 을 듣고는 좀 기가 찼었지요. 하여튼 음식 맛까지 나빴으면 꽤 열 받았을 뻔 했는데, 그나마 음식이 괜찮아서 화가 좀 풀렸답니다.

먼 데 사시는 분들이 분당까지 일부러 가서 드실 만한 건 아닌 듯 싶고요, 송파 정도 되는 근처에 계시는 분들 빕스 가실거면 차리라 여기 가시는 게 좋지 싶습니다. 그리고 회원 카드 발급 받으면 10% 할인 되니 꼭 챙겨 받아야 할 듯 하고요, CJ  카드를 쓰면 20%까지도 할인 되는 듯 합니다. 해산물이 몸에 좋긴 합니다만, 이 곳에 가면 과식해야 하니... 몸에 좋은지 아닌지는 참 판단하기 어려운 문제로군요. ^^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8 11:43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가고 싶다.. ^^ 나.. 스시 킬러잖어...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8 12:04 신고 수정/삭제

      담 주쯤 가지요 뭐~ ㅋㅋ 난 면 킬러~

  • Favicon of http://www.mediamob.co.kr BlogIcon 미디어몹 2007.05.28 16:25 ADDR 수정/삭제 답글

    T레이 회원님의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되었습니다.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필로스 2007.10.18 14:19 ADDR 수정/삭제 답글

    블코채널에 참여해 줘서 고맙습니다. 근데, 여기 지난 주에 가려고 했는데 집사람이 별로라고 반대하던데요?^^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필로스 2007.10.18 21:56 수정/삭제

      낳다 ->낫다
      당신도 며칠 후면 마흔이야..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18 21:58 신고 수정/삭제

      생일 얼마전에 지나서 이미 마흔 됐어유 >.< (블로그에 나이를 공개하다니 이 무슨...)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0.18 22:00 신고 수정/삭제

      ^^ 맛을 따지면 뭐 그렇고요, 다양한 초밥과 롤 등을 먹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빕스 같은데 보다는 훨씬 낫다(O)(낳다(x))는 그런 평이지요. 젊은 사람들 입맛에 맞는 편이고 ^^ 마흔 넘은 분들은 싫어하세요~ ㅋㅋ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9 : 팥기마오 꿍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아홉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아홉번째 릴레이 : 태국쌀국수 팥기마오 꿍
날짜 : 5월 25일 점심 식사
장소 : 잠실역 롯데캐슬 2층 샬라타이

칼국수에 직접 해 먹는 면 요리로 '면 릴레이'의 질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나머지, 아홉번째 면 식사는 태국 음식점에서 하기로 했습니다. 잠실역 사거리 롯데캐슬 2층에 있는 태국음식전문점 샬라타이가 오늘 찾아간 곳입니다. 이 곳 말고도 서울에 몇 군데가 더 있는 듯 하더군요. 예전에 한 번 간 적이 있긴 한데 그 때도 별로 감동을 못 받긴 했었습니다만, 그래도 면 릴레이에 태국 볶음 국수를 하나 넣어야 겠다는 일념으로 찾아갔습니다.

오늘 제가 시킨 볶음국수는 '팥기마오 꿍'입니다. 이름을 도저히 외울 자신이 없어서 메뉴판 사진을 찍어 왔구요, '파인애플과 매콤한' 이라는 소개 글 때문에 선택했답니다. 탕과 같은 국물 국수도 있긴 했는데, 아무래도 살짝 자신이 없어져서 안전하게 볶음국수로 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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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맨 위에 보시면 팥기마오 꿍이 있습니다. '계절야채와 파인애플을 주재료로 한 매콤한 쌀국수 볶음'이라고 설명이 붙어 있네요. 새우를 넣으면 13,000원, 닭고기를 넣으면 10,900원이랍니다. 고기보다 해물을 좋아하는 저로서는 당연히 새우. 이렇게 주문하고 나니 피클과 무절임을 가져다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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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피클은 뭐 그런대로. 무절임은 치킨 집에서 먹는 맛이 나기를 기대했는데 단 맛은 거의 없고 신 맛만 있더군요. 김치가 없어(!) 아쉬웠지만 그런대로 개운하게 먹을 수 있는 반찬이었습니다. 이것 저것 구경하고, 태국에서 직접 만들었다는 접시 사진도 찍고 그러다 보니 팥기마오 꿍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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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은 쌀국수에 브로콜리, 토마토, 버섯, 청경채, 고추 등이 보입니다. 매콤하다는 설명에 비하면, 별로 매콤하지 않았고 기름이 꽤 있어 좀 느끼했습니다. 약간 매운 맛, 볶음면 특유의 고소함에 부드러운 쌀국수가 조화된 느낌이었지만 생각 보다 맛은 별로였습니다. 기름기를 조금 더 뺐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고요 쌀국수가 많이 부서져 있더군요. 마지막엔 젓가락 보다는 숟가락으로 먹는 게 더 편했습니다.

파인애플이 들어 있어 새콤, 달콤한 맛이 느껴지는 건 좋았습니다. 면 릴레이를 같이 하는 짠이아빠님은 저것과는 다른 종류의 치킨 볶음국수를 시켰는데, 특별히 느껴지는 맛이 없었다는 - 결국 맛 없다는 얘기 - 평을 하더군요. 같이 간 또 한 분은 파인애플 볶음밥을 시켰는데, 와~ 이건 일단 시각적인 효과에서 한 점 따고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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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애플을 반 가르고 속을 비워 그 안에 밥을 담았네요. 카레 가루와 함께 고슬고슬 볶아낸 밥이 괜찮았습니다. 잘게 썰은 채소와 파인애플이 새콤 달콤한 맛을 더해주는데, 아래 쪽에 있는 밥에는 파인애플 그릇(!)의 향이 너무 배어 좀 시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습니다. 여튼 볶음국수보다는 좋은 점수를 줄 만 하겠네요. 이 파인애플 볶음밥의 이름은 '카오팥 쌒파롯'이랍니다. 가격은 11,000원. 면 릴레이 끝나면 볶음밥 릴레이 한 번 할까 생각 나게 만드는 요리였지요.

동남아 음식에 흔히 들어가는 '팍치'라는 채소만 빼면, 태국 음식은 우리나라 사람들 입맛에 잘 맞는 편인데 오늘 국수는 살짝 실망. 역삼역 LG아트센터 건물 지하에 있는 실크 스파이스가 생각나는 그런 점심이었습니다.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5 23:08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궁... 난.. 이 집 음식 별로더만... 가격대비 성능이 전혀... 태국 음식이 이렇게 맛없지는 않을텐데.. 다음에는 요리를 좀 먹어봐야할 듯...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5 23:34 신고 수정/삭제

      면 릴레이 때문에 간 거지요 뭐.. 저도 이 집 음식 실망이라고 했잖아요 ㅋㅋ 요리도 별로. 푸팟뽕커리라는 유명한 게 요리 지난 번에 먹었었는데. 에에에~ ㅋㅋㅋ 나중엔 실크스파이스 같이 가요.

  • 미돌 2007.09.14 23:21 ADDR 수정/삭제 답글

    여의도 하노이의 아침이 훨씬 낫지요? ㅎㅎ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9.15 11:14 신고 수정/삭제

      하노이의 아침, 사람들이 애기 많이 하던걸요. 아직 못 가봤는데 다음 주에 꼭 한 번 가볼랍니다 ^^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8 : 집에서 만든 스파게티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여덟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여덟번째 릴레이 : 홈메이드 스파게티
날짜 : 5월 24일 저녁 식사

면 릴레이를 시작하면서 집에서 먹는 식사에까지 면을 고집하지는 말자는 원칙을 세웠는데, 쉬는 날인 이 날 저녁식사는 우연찮게 스파게티가 되었습니다(물론 집에서는 제가 면 릴레이 따위(!)를 하는지 모릅니다 ^^).  코스트코에서 산 스파게티 면과 소스에 새우, 소라, 조개, 오징어 등 해물 재료를 넣고 열심히 볶아 내기만 하면 되거든요. 물론 스파게티 면은 삶은 후 올리브 오일에 볶았지요. 그리고 스파게티로만은 좀 허전했던지 샐러드가 한 접시 올라 왔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뭐 특별히 할 얘기는 없어서 그냥 사진으로 때우렵니다. 사실 예쁘게 연출해서(!) 찍을 만한 시간 여유도 없었고, 그렇게 뭐라 할 만큼 거창한 메뉴도 아니었거든요. 그냥 집에서 별식으로 만들어 먹기에는 괜찮은 방법입니다. 이번 주말에 집에서 스파게티 한 번 도전해 보세요~ ^^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7 : 건면세대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일곱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일곱번째 릴레이 : 건면세대
날짜 : 5월 24일 점심 식사

어제 오전까지만 해도 오늘이 쉬는 날이라는 걸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그러나 내가 알건 모르건 어쨌든 오늘은 쉬는 날. 게다가 비까지 오는 쉬는 날이라니. 뭘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는 그런 어정쩡한 날이 되어 버렸다. 딸 아이는 친구들과 놀기로 약속이 되어 있고, 오후에 수영장엘 가기로 했으니 수영장 가는 것만 챙겨주면 될 일. 어차피 수영장은 사무실 건물 지하에 있으니, 나는 미리 사무실에 나와 이런 저런 일을 보다가 오후 늦은 시간에 올 아이들을 챙겨주기만 하면 된다.

그래서 쉬는 날임에도 오늘은 사무실 출근. 비 소리 들리는 사무실에 혼자 조용히 있으니 사실 부러울게 별로 없다. 글도 쓰고, 영화도 한 편 보고, 책도 읽고, 그러다 보면 어느 틈에 하루가 훌쩍 지나가 버릴 터이다.

이런 날 혼자 어디 가서 점심을 먹기도 참 우스운 일이다. 집이건 사무실이건 남자 혼자 점심을 해결할 방법은 90% 이상이 라면일테다. 그런데 오늘은 이것 저것 유난 떨면서 움직이기가 괜히 싫다. 그냥 냉장고에 들어 있는 맥주 한 잔과 피자 한 쪽으로 점심을 대신하면 될 듯. 하지만 예상하지 못한 일이 생겼다.

예전에 건면세대에 대한 글을 하나 올렸었다. 봉지라면인 줄 알고 샀는데 컵라면이어서 황당했다는 둥, 제까짓게 결국 컵라면이지 않겠냐는 둥, 호화건면류라고 이름을 붙였는데 럭셔리 컵라면이라는 둥 뭐 그런 얘기를 좀 썼다. 그런데 오늘 나를 깜짝 놀라게할 답글이 달렸다.

tboak 2007/05/24 06: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호화건면류의 "호화"가 정말 럭셔리의 뜻일까 궁금해서 찾아 보았더니,
호화 [糊化]란 녹말에 물을 가하여 가열하면 물을 흡수하여 부풀고 점성도가 증가하여 전체가 반투명한 상태가 되는 현상이더군요.
쉽게 말해 호화건면류란 현재는 마른 면 상태이지만, 끓는 물을 부으면 면이 부드럽게 풀어지도록 만들었다는 뜻입니다.
(참 어렵고도 헤깔리는 단어입니다.)

헉, 호화라는 말이 우리가 자주 쓰는 '호화스럽다'라는 뜻이 아니라는 얘기다. 얼른 표준국어대사전을 찾았다. 정말 '호화'라는 말에 또 다른 뜻이 있었다.

호화03 (糊化)
녹말에 물을 넣어 가열할 때에 부피가 늘어나고 점성이 생겨서 풀처럼 끈적끈적하게 됨. 또는 그런 현상.

그렇다면 위에 tboak님이 지적하신 것처럼 '호화건면류'란 물에 풀어 먹는 건면류라는 뜻이다. 도대체 일상생활에서 거의 쓰이지 않는 호화라는 말은 어떻게 찾아낸 것일까? 물로 풀어 먹는 다는 뜻 외에 호화스럽다는 뜻이 전달되기를 바란 의도적인 용어 선정이었을까 ^^ 사실 '식품의 유형'은 법에 의해 표기해야 하는 것으로 식품류에 '건면류'라는 분류가 있기는 하지만 호화건면류라는 분류는 찾질 못해서 어쨌든 이런 억측(!)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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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 하나 먹으면서 참 사설이 길었다. 솔직히 말하면 건면세대에 대한 평을 좀 수정해야 할 필요가 생겼다. 몇 번 먹다 보니 예전에 먹던 다른 컵라면들과 다른 점이 확실히 느껴졌기 때문이다. 무엇인고 하면...

자극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다른 컵라면들은 먹고 나면 짜고, 느끼하고, 뒷 맛이 강하다는 느낌을 많이 갖게 되었는데 건면세대는 그런 느낌이 없다. 김치우동을 먹을 때 처럼 개운하면서 강한 자극을 남기지 않으니 먹고 나서도 속이 불편하지 않다.

솔직히 물 부어 먹는 컵라면이란 게 그리 자주 먹을 일도 없고 먹히지도 않는다. 그러나 가끔, 무척이나 과음한 다음 날이거나 정말 오늘처럼 손 발 꼼짝하기 싫은 날에는 다른 컵라면보다 건면세대를 선택할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사실. 그거 하나만은 고백해야 겠다.

호화건면류에 대해 진실을 알려주신 tboak님께 정말로 고맙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다. 블로그 링크라도 걸렸으면 방명록에 인사라도 하고 올텐데, 그렇지 못한 점이 참 아쉽다. ^^ /FIN

  • Favicon of http://bi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5.26 19:25 ADDR 수정/삭제 답글

    호화란 말을 작업상 자주 쓰는편입니다
    주로 전분을 우유나 물과함께 끓일때 걸쭉한 느낌이 나게끔할때 사용하는 단어이죠
    때론 버터와 물 그리고 밀가루를 함께 섞을때도 입에서 나오는 단어입죠..
    건면세대...한번 먹어봐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7 09:10 신고 수정/삭제

      아 그러시군요 ^^ 건면세대 뭐 일부러 드실 건 없구요 컵라면 드실 일이 있으면 그 때 드세요~ ^^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6 : 동죽칼국수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여섯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여섯번째 릴레이 : 동죽(해물)칼국수
날짜 : 5월 23일 저녁 식사
장소 : 영동시장 근처 92존

어쩌다 보니, 다섯번째, 여섯번째 면 릴레이가 줄줄이 칼국수가 되어 버렸습니다. 면 릴레이 처음 시작하면서 먹었던 것이 바지락 칼국수니까, 벌써 칼국수 얘기가 세 번이나 나오는군요. 면 릴레이라면서 칼국수 얘기만 하면 '사기'아니냐고 말씀하실 분도 계실 듯 합니다. 하지만 이제 칼국수 밑천은 거의 다 떨어졌네요. 있다면 명동교자나 팥칼국수 정도? ^^

92존 조개구이에서 먹은 칼국수가 바로 주인공입니다. 92존에서는 해물칼국수라고 부르지만 제가 보기에는 동죽칼국수라고 불러야 겠네요. 다른 해물은 거의 눈에 안 띄고 동죽만 가득가득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동죽은 약간 둥근 삼각형 모양의 조개로 우리나라에서는 남해안이나 서해안에 주로 산다 하지요. 탱탱한 속살이 맛이 좋아 예로부터 식용으로 많이 사용했다 하고요, 조개구이집 가서 가장 많이 먹는 작은 조개가 바로 이 동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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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튼 92존 동죽칼국수는 이 맛난 동죽을 넉넉하니 넣고 호박, 당근, 양파 등의 채소로 끓여낸 맛있는 칼국수입니다. 같은 조개류이면서도 바지락 칼국수하고는 맛이 많이 다르네요. 조개에서 우러난 짭잘한 맛과 김가루의 고소함이 느껴지는 괜찮은 칼국수입니다. 아쉬운 점은 92존이 낮에는 영업을 안하기 때문에 저녁 식사로나 먹을 수 있다는 점이지요.

물론, 92존에서 칼국수만 먹지는 않았습니다. 조개구이 먹고 칼국수 먹었지만, 이것이 다 칼국수를 먹기 위한 준비운동이었다고 하면 믿어주실라나요? ^^ / FIN

[강남 맛집] 신선한 조개 가득, 92존 조개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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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는 바닷가에서 먹어야 제 맛이다. 그러나 조개구이 한 번 먹자고 바다를 찾아가기도 쉽잖은 데다가, 바닷가 조개구이가 그렇게 싼 것도 아니다. 게다가 바닷가까지 가는 교통비를 따져 보라. 조개구이 한 번 먹자고 바다까지 가자면 꽤 많은 비용이 든다. 물론 바다를 볼 수 있어 좋긴 하지만. 솔직히 난 이해가 잘 안 된다. 왜 바닷가에서 먹는 조개구이가 서울에서 먹는 조개구이보다 더 비쌀까? 산지가 가까우니 더 싸야 하는 것 아닐까. 어디 조개만 그러할까. 가끔씩 찾아가는 뜨내기 손님에게는 바닷가 회도 서울 보다 비싸다. 바닷가 음식이 비싸다는 말을 하려는 게 아닌데, 처음부터 방향이 좀 이상해졌다. 오늘 얘기할 집은 강남에 있는 조개구이 전문점 '92존'이다.

강남역에서 한남대교 방향으로 가다 보면 교보생명 사거리가 있고 이 사거리를 지나 조금만 올라가다가 영동시장 쪽 골목으로 우회전, 첫번째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주욱 올라가면 영동시장 앞 먹자 골목이 나온다. 정말 식당이 많고 그 중에는 꽤 유명한 식당들도 있다. 물론 수도 없이 새로 생기고 없어지기도 한다. 이 골목으로 조금만 올라가다가 주위를 잘 살펴보면 왼쪽에 '92존'이란 조개구이 집을 찾을 수 있다. 자세한 위치를 보려면 '92존 찾아가는 길 by 구글맵스'를 눌러 보자.

92존(92 Zone)은 그리 크지 않은 식당이다. 양철 드럼통으로 만든 테이블이 식당 안에는 기껏해야 10여개. 초저녁을 넘어 손님이 많아질 쯤이면 식당 앞으로 예닐곱개 정도의 드럼통 식탁을 꺼내 놓는다. 드럼통 식탁을 하나 차지하고 앉아 모듬조개구이를 주문하면 식탁 가운데 번개탄 두 개가 올려지고 철망이 위에 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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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푼 한 가득 가리비, 키조개, 대합, 중합, 백합, 칼조개, 소라, 동죽이 들어 있는 모듬조개구이는 3만원. 3명이서 먹기엔 적당하고 4명이 먹기엔 부족하지만 이 정도면 조개구이로는 아주 훌륭한 가격이다. 양념해서 나오는 조개는 단 하나. 나머지는 그냥 불 위에 올려 바로 구워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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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촌이나 뭐 이런 곳에 있는 조개구이 집에 가면 조개에 양념을 해서 주는 경우가 많은데 – 젊은 학생들은 이런 맛을 좋아하는 지 모르겠지만 – 그 달달한 양념이 나는 딱 질색인데다가 양념을 올린다는 행위 자체가 조개의 맛을 속이기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는 까닭에 그런 집들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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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 조개구이의 최대 장점은 손님이 많아 회전이 빠른 까닭에 조개가 아주 신선하다는 것. 서울에서 먹는 조개가 바닷가에서 먹는 조개만 할까마는, 그런 생각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조개 상태가 좋다. 잘 안 팔리는 집들이 몇 일씩 수조에서 묵었던 조개를 내주는 것과 달리 매일 매일 조개가 공급된다 하니, 일단 신선할 수 밖에. 가리비가 입을 쩍쩍 벌리고 중합이 물총을 쏘는 장면을 이 집에 갈 때마다 나는 매번 보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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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와 함께 주는 김치볶음도 이 집의 매력. 잘게 썬 김치와 양파, 고추, 호박 등이 알루미늄 접시에 담겨 나오고, 이를 불판에 올려 놓고 알아서 볶아 먹으면 되는데, 여기엔 중요한 노하우가 있다. 조개를 굽다 보면 나오는 국물을 이 위에 부어준다는 것. 조개 국물을 부어주면 적당히 국물이 자작해지면서 볶기도 좋아지고, 그 국물을 떠 먹으면 훌륭한 술안주가 된다. 물론 국물과 함께 다 익은 조개를 넣고 같이 볶아줘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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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구이를 다 먹었으면 이 집에서 꼭 먹어야 할 메뉴가 있다. 바로 해물칼국수. 5천원짜리 해물칼국수는 동죽을 아낌없이 넣은 데다가 구수한 김가루가 뿌려져 있어 그 맛이 시원, 얼큰, 짭잘하고 끝내준다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어떤 날은 이 칼국수가 먹고 싶어서 조개구이를 먹으러 간 적이 있을 정도. 칼국수 양도 넉넉하니 일행이 3명 정도라면 하나만 시켜도 될 듯 하다. 대신 주문을 좀 미리 넣어야 한다. 칼국수 나올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기 때문이다.

식당이 좁은 까닭에 항상 손님이 많고 시끄럽다. 그래서 맨 정신에 앉아 있으면 도저히 시끄러워 버티기 힘들기도 하다. 이럴 때 방법은 하나. 술 한 잔 들이키고 얼큰히 취해서 같이 시끄러워지면 된다. 이렇게 훌륭한 술 안주를 놓고 술 한 잔 안 먹는 것도 힘든 일이지만, 멀쩡한 정신에 남들 떠드는 소리 신경 쓰는 것도 꽤 힘들다. 솔직히 어쩌다가 차를 가지고 간 날 운전 때문에 할 수 없이 술 한 잔 안 먹고 앉아 있기도 했었는데, 정말 버티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

좁고, 불편하고, 시끄럽고, 옷에 조개 구운 냄새 나는 것은 감안해야 한다. 하긴 그런 것까지 다 갖춰져 있다면 서울에서 이 가격에 조개구이 먹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감안해야 할 몇 가지 때문에 평점은 5점 만점에 4.5점. 서울에서 이런 집을 알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나는 참 행복하다. / FIN

92존 찾아가는 길 by 구글맵스

  • Favicon of http://www.mediamob.co.kr BlogIcon 미디어몹 2007.05.25 16:13 ADDR 수정/삭제 답글

    T레이 회원님의 포스트가 미디어몹 헤드라인에 링크되었습니다. 다음 헤드라인으로 교체될 경우 각 섹션(시사, 문화, 엔조이라이프, IT) 페이지로 옮겨져 링크됩니다.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5 : 해물칼국수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다섯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다섯번째 릴레이 : 해물칼국수
날짜 : 5월 23일 점심 식사
장소 : 문정동 김철1080 칼국수

문정동 로데오 거리를 다 지나 올라가 하이마트 가기 전에 있는 김철1080 칼국수. 프랜차이즈인지, 직영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해물칼국수 하나는 그럴 듯한 집이다. 이 집에 문정동에 자리 잡은 지도 꽤 되었는데, 딸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니 어림 잡아도 5년은 된 듯 하다.

처음 이 집 생기고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칼국수 한 번 먹기가 쉽지 않았다. 사람 많다 보니 자연히 서비스가 나빠질 수 밖에. 그런 기억 때문에 한동안 이 집을 잘 가지 않았다. 그러다가 세월이 흐르면서 열기(!)가 식다보니 요즘은 점심 시간에 가도 꽤 여유가 있다. 그렇게 시달리면서 먹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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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국수를 주문하면 보리밥을 먼저 준다. 보리밥에 초장을 얹어 살짝 비벼 먹는 보리밥은 두어 숟가락 먹으면 없어질 분량이지만, 나름대로 달달한 맛이 있다. 밥 알을 돌리면서 몇 번 씹다 보면 초고추장 덕에 살짝 침이 돌기 시작하는데, 이 정도면 아페리띠프로는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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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을 먹고 있노라면 오늘의 주인공 해물칼국수가 나온다. 육수가 들어 있는 냄비와 함께 새우, 바지락, 오징어, 미더덕, 다시마 등 해물과 양파, 감자, 호박 등 채소가 담겨 있는 접시가 나오는데 접시를 들여다 볼 틈도 없이 바로 육수 냄비에 쏟아 붓는다. 해물과 채소가 끓기 시작하면 그 때 무게를 잰 칼국수가 나오고 역시 냄비로 곧장 다이빙. 오 분 정도 더 끓고 나면 이젠 먹어도 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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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뎅국물을 먹는 듯한 짭자름한 맛이 이 집 칼국수의 특징. 무와 양파, 감자 그리고 다시마 우러난 맛과 함께 해물 우러난 맛이 같이 느껴진다. 짭짤한 맛에도 깊이가 있다고 한다면, 이 집 칼국수의 맛은 그런 대로 깊이가 있다고 점수를 줘도 좋을 듯 하다. 양이 많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다 먹고 나면 충분히 잘 먹었다는 생각이 들 정도.

칼국수는 1인분에 5천원. 칼국수 따위가(!) 5천원이 뭐냐고 말할 분들도 있겠지만 요즘 왠만한 바지락 칼국수도 6천원은 받는다. 특별히 비싸다고 말하기는 어려운 값. 오늘 점심에 시키지는 않았지만 물만두와 모듬전은 2천원, 3천원으로 싼 편이다. 대신 얘네들은 그다지 감동적인 맛은 없는, 그냥 그렇고 그런 수준이다.

밍밍한 해물칼국수와 달리 짭짜름한 국물 맛이 괜찮은 김철 1080 칼국수. 문정동에도 있고 일산에도 있는데, 다른 곳 또 어디쯤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점수를 주자면 5점 만점에 3.5점. 면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도 괜찮다고 평하는 그런 집이다. / FIN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5.23 18:42 ADDR 수정/삭제 답글

    간판이 국가대표 어쩌고 하지않나요
    그렇담 체인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전 포이동에서 봤네요 ...그냥저냥 맛인것 같구요
    기회되시면 대치동 맛자랑이란곳에서 콩국수 한그릇 드셔보세요
    나름 괜찮았던 집입니다
    콩국물 만드는 곳이 지하에 있는데 자기 부인도 못 오게한다는 첩보(?)입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3 22:49 신고 수정/삭제

      제가 국수란 국수는 다 좋아하는데... 오직 콩국수 하나만 싫어한다는... 쩝...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4 01:23 수정/삭제

      진주아빠.. ^^ 이 사람이 면이란 면은 다 좋아하는데 콩국수를 못먹어요..ㅋㅋ 정말이예요..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5.24 01:33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저런!!
    안타깝네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4 11:41 신고 수정/삭제

      콩국수를 못 먹는 건 아니고요, 제 입에 안 맞아서 안 먹습니다. 사실 먹은 적도 있긴 하니까요 >.<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3 : 열무냉면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세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세번째 릴레이 : 열무냉면
날짜 : 5월 22일 점심 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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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날은 잠시 밖에 나가 점심을 먹고 올 여유 조차도 없습니다. 오늘은 딱 그런 날. 밤샘 작업을 했는데도 일이 끝나지 않았답니다. 마감해야 하는 글을 앞에 두고 밖으로 나갈 염두가 나지 않더군요. 그래서 오늘 메뉴는 간단히 만들 수 있는 열무냉면. 마트에서 파는 물냉면과 열무김치만 있으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P사 물냉면 2인분 2,900원과 사무실 냉장고에 들어 있는 열무김치가 오늘의 주인공. 댤갈도 빠질 수가 없지요. 일단 면을 삶아 - 이렇게 파는 녀석들은 40초만 삶으라고 하더군요 - 찬물에 헹궈내니 준비 끝. 대접을 꺼내고 면을 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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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육수를 부으니 작업 끝. 기호에 따라 함께 들어 있는 양념장을 넣으면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먹으면 왠지 허전하지요? 달콤한 맛은 납니다만 냉면 특유의 시원함과 아삭함은 없습니다. 그래서 빠뜨릴 수 없는 것이 바로 열무김치. 잘 익어가는 새큼한 맛의 열무김치를 한 젓가락 집어 냉면 위에 올려 놓습니다.

마지막으로 달걀을 올리면 되는데, 이게 왠일입니까. 15분을 삶아야 하는 달걀을 빨리 먹자고 12분 만에 꺼낸 것이 화근이네요. 달걀이 채 익지 않아서 냉면에 넣는 건 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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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대로 완성된 냉면. 모양은 영 그래 보여도 생각보다 맛은 괜찮았습니다. 어쨌거나 냉면은 시원하면 일단 절반은 점수 따고 들어가는 거구요, 거기에 잘 익은 열무김치가 조화를 이루니 바쁜 날 한 끼 식사로는 그리 나쁘지 않았답니다.

이런 식으로 면 릴레이를 때울 생각은 없는데요 ^^ 오늘은 저희가 정말 바쁜 날이라 어쩔 수 없었네요. 마감 끝나고 저녁엔 그럴 듯한 면을 먹으러 가야 겠습니다. / FIN

  • Favicon of http://philomedia.tistory.com/ BlogIcon 훈이아빠 2007.05.22 14:41 ADDR 수정/삭제 답글

    재밌게 사십니다그려. 면 릴레이라. 좁은 오피스텔에서 콘텐츠 비즈니스한답시고 머리싸매다가 끼니는 대충 면으로 때운다는 식의 신세한탄이 나올 법도 한데. 그걸 면릴레이라는 블로깅으로 승화시키는 프로정신에 감복했소이다. 이 백수는 면 릴레이 동참하려고 한 게 아니라 집에 먹을게 없어서 오늘 점심 라면으로 때웠다오..ㅠ.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2 14:57 신고 수정/삭제

      ㅋ 오늘 진짜 바빠서 못 나갔는데, 안 그랬으면 이 답글 보고 눈물 났겠는 걸요? ㅋㅋㅋ 혼자 그러시지 마시고 나오세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2 16:24 수정/삭제

      농담이 아니라.. 정말 맛있었습니다.. ^^

  • Favicon of http://gillian2.tistory.com BlogIcon 열심히 2007.05.22 15:05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정말 맛나보이네요 ^^
    지금 밥먹고 보는데도 군침이 돌아요~~
    열무냉면을 보니 진짜 여름이 온 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2 15:45 신고 수정/삭제

      사진보다는 훨씬 더 맛있었다는 ^^ 열심히님도 한 요리 하시지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2 16:24 수정/삭제

      열무냉무 아니지..열무냉면의 계절이 왔습니다.. ^^

  • Favicon of http://bi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5.22 22:34 ADDR 수정/삭제 답글

    마치 면에 죽고사는 프로의 사나이들 같습니다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시길...홧팅입니다^ ^*

두 남자의 면 사랑, 면 릴레이 #2 : 팔진탕면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두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두번째 릴레이 : 팔진탕면
날짜 : 5월 21일 저녁 식사
장소 : 잠실 갤러리아팰리스 지하 심포니오브차이나

주변에 식당이 아무리 많아도 직장인들 대부분은 식사 때만 되면 뭘 먹을까 고민하게 됩니다. 사람들이란 평소 습관에 매여 있어 어지간해서는 그 테두리를 벗어나기 힘들기 때문일까요. 사실 가는 식당들을 적어 놓고 보면 몇 개 안된다는 걸 금새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두 남자도 식사 때만 되면 고민하기는 마찬가지. 그런데 면 릴레이를 하고 나서는 외려 속이 편해졌습니다. 면만 찾아 다니면 되거든요. 물론 그게 꺼리가 다 떨어지면 또 고민하겠지만... 우선 '면'이라는 한계를 정해 놓고 나니 갈 곳도 뻔해졌습니다.

저녁 식사로 찾아간 곳은 잠실 갤러리아팰리스 지하에 있는 심포니오브차이나라는 중식당입니다. 가격은 좀 쎄지만 음식이 나쁘지 않습니다. 미리 만들어 놓지 않고 주문이 들어가면 그때 그때 만들어 주기 때문에 음식 맛도 깔끔하고 들어가는 재료도 훌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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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제가 선택한 메뉴는 팔진탕면. 중국집에서 들어 보기 쉽지 않은 메뉴입니다. 여타 다른 탕면들과 마찬가지겠지만 들어가는 재료가 참 다양한데, 팔진탕면의 특징은 땅에서 나는 것과 바다에서 나는 것이 다 골고루 들어 있다는 점입니다. 일단 눈에 띄는 재료만 보더라도 소고기, 닭고기가 있고 새우, 꼴뚜기, 오징어가 보입니다. 여기에 각종 버섯, 청경채, 당근, 마늘 등이 들어 있어 우스개 말로 '육군과 해군이 총출동' 한 셈입니다.

걸쭉한 국물, 고기에서 우러난 국물이 속을 든든하게 해 줍니다. 맵지는 않고 약간 짭짜름한 맛이라고 해야 겠네요. 개운한 맛은 없지만 살짝 느끼해도 든든한 감이 있어 소주 한 잔 반주로 먹기에도 딱 좋습니다. 평소라면 한 잔 하겠는데, 오늘은 저녁에 일이 있어서 패스~ 그냥 팔진탕면 한 그릇으로 만족합니다.

아, 한 그릇 가격은 8천원(이 집 조금 세다고 말씀드렸지요 ^^). 이 식당에 대한 얘기는 따로 글을 써야 할 듯 해서 여기서는 이 정도로 정리하겠습니다. 면 릴레이 첫 날이 이렇게 저무는데, 첫 날은 특별히 부담이 없었네요. 면 릴레이라고 해서 평소에 안 먹던 걸 먹는 것도 아니니 ^^ 별 무리 없이 하루가 끝났습니다.

내일은 뭘 먹을까요? 머리 속으로 살짝 정리를 해 봅니다. ^^ / FIN

  • Favicon of http://bi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5.22 14:45 ADDR 수정/삭제 답글

    희망찬 프로젝트이군요
    재미있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22 14:56 신고 수정/삭제

      네~ 맛있는 면이 있으면 소개시켜 주세요~ ^^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두 남자의 면 사랑 이야기 - 면 릴레이

면을 너무 좋아한 두 남자가 점심, 저녁 식사를 면으로 하겠다고 나선
재미있는 이야기, 면 릴레이.

그 첫번째 릴레이가 시작됩니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끼리 취향과 식성이 비슷하다는 건 큰 복입니다. 그나마 사람도 많지 않은데 식성이라도 다르면 참 골치 아픈 일이겠지요. 하긴, 성격이나 취향 같은 게 비슷하지 않다면 어찌 서로 같이 일하겠습니까. 성격이나 취향이 비슷하다 보니 식성도 비슷하고 – 아니면 저를 위해 맞춰 주는 지도 모르겠구요 ^^ - 그래서 같이 일하기가 한결 편합니다.

지난 주에 같이 일하는 분(블로그 뒤져 보시면 누군지 다 아실 듯 ^^)과 점심을 먹다가, 문득 면에 대한 얘기가 나왔습니다. 예전에 우리가 열 한 끼를 연속으로 같이 먹었던 적이 있었다는 둥, 뭐 그런 얘기를 하다가 이번에는 면으로만 식사를 해 보면 어떨까? 하는 반쯤 장난기 섞인 얘기가 나온 것이지요. 문제는 저희가 미치도록(!) 면을 좋아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장난처럼 나온 얘기인데 '재밌겠다'로 이어지면서 '그래 한 번 해보지 뭐'가 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주말이 끼면 릴레이가 안되니까 주말을 보내고 와서 월요일부터 시작하자, 이렇게 애기가 되었고 오늘이 벌써 월요일이 되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그냥 면으로만 식사를 하면 됩니다. 사실 우리가 주변에서 찾아 봐도 다양한 면 종류를 찾을 수 있습니다. 냉면, 칼국수, 스파게티, 짜장면, 짬뽕, 쌀국수, 볶음국수, 비빔국수, 잔치국수 등등이 있고 각 면마다 수많은 종류가 있습니다. 냉면에만도 물냉면, 비빔냉면, 회냉면, 열무냉면 등등이 있지 않습니까.

일단 매일 다른 면을 먹겠다는 게 기본 원칙입니다. 같은 집에서 똑 같은 면을 두 번 먹지는 않을 겁니다. 대신 다른 집에서 먹는 건 인정할랍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집에서 먹은 냉면과 B라는 집에서 먹은 냉면은 다르다는 겁니다. 물론 대충 대충 만드는 집이 아니라 나름대로 먹을만 하다고 평가되는 집만 찾겠습니다. 별반 다를 것이 없는 동네 중국집에서 돌아가면서 먹은 짜장면은 치지 않겠다 뭐 이런 뜻입니다.

몇 가지 예외 원칙도 세웠습니다. 우리가 면 릴레이를 하는 것은 면을 즐기기 위해서지 몸을 해치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즐기는 게 중요하지 얽매이는 게 목표는 아니라는 겁니다. 그래서 아침 식사는 예외로 했습니다. 가능하다면 아침에도 면을 먹으려 하겠지만, 아침 식사란 가족과 함께 하는 경우가 많을 테고 가족에게까지 면을 강요(!)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아침이란 가끔은 거르기도 하기 때문에 릴레이를 고집하기도 힘듭니다.

점심과 저녁을 면으로 식사를 하되, 역시 면 하나 만을 고집하지는 않습니다. 면을 주 요리로 먹되 상황에 따라서 다른 음식도 먹을 수 있다는 얘깁니다. 외부 손님과 식사를 같이 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 저희로서는 저희가 면 릴레이를 한다고 손님까지 면을 먹게 할 수는 없으니 적당히 섞을 필요가 있습니다.

이렇게 보면 이리 빼고 저리 빼고 이게 뭔 면 릴레이냐 하실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주 요리는 면이 될 것입니다. 만일 주 요리가 면이 아니라면 면 릴레이는 거기서 끝나는 거겠지요. 하여튼 두 남자가 인생을 즐기는 재미있는 이벤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면 릴레이 #1 : 바지락칼국수
날짜 : 5월 21일 점심 식사
장소 : 송파 석촌역 인근 황도 바지락 칼국수 [위치 보기] [기사 보기]

그래서 오늘 처음 시작은 바로 '바지락 칼국수'입니다. 저희가 블로그에서 이미 소개한 집인데, 송파 석촌역 근처에 있는 바지락 칼국수 집이지요. 탱탱한 면발에 넉넉한 바지락, 그리고 시원한 국물이 이 집의 장점입니다. 다른 데서는 잘 안주는 매운 고추 양념이 있어 더 좋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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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에 보이는 건 2인분입니다. 혼자 다 먹은 건 아니구요,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거로는 살짝 부족해서 물만두 추가해 먹었습니다. 이런 것들이 예외 조항이라는 말씀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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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일단 면 릴레이를 걸었으니 일단 이번 주 일주일이 목표입니다. 두 남자가 같이 먹을 때도 있고 따로 먹을 때도 있을 테니, 그건 두 남자의 블로그에서 따로 쓰여지겠지요. 일주일을 어떤 면으로 하게 될지, 저희도 살짝 기대가 됩니다. / FIN

[와인] Tio Bota Clasico Tinto

[와인 생초보의 와인 맛 기억하기]
티오 보타 클라시코 틴토 / Tio Bota Clasico Tinto

어머니 회갑을 기념하기 위해 온 식구들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회갑연 대신 외국 여행을 다녀 오시기로 한 까닭에 가족들이 특별히 챙길 건 없었고, 그래도 그냥 지나갈 수는 없기에 저녁 식사라도 같이 하자 했던 거지요. 회갑 당사자인 어머니가 음식을 직접 챙기며 준비하셨던 거라 외려 송구하기도 하지만 - 아마 가족들 남겨두고 여행 다녀오시기로 한 것에 대해 미안하셨던 듯 ^^ 합니다만 - 어쨌든 녹슬지 않은 어머니 솜씨로 맛난 저녁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를 하기 전, 아버지의 술 장(사실 술 장이라야 별 거 없습니다. 그냥 술 모아 놓으신 곳 ^^)을 뒤적거렸습니다. 뭔가 마실만한게 있을까 싶었는데, 이런 저런 양주는 독해서 좀 그렇고, 샴페인과 와인 한 병이 눈에 띄더군요. 연세 드신 이후로 술을 잘 안 드시는 까닭에 선물 받은 술들이 남아 있는 걸 알았던 터라, 망설임 없이 와인 한 병 집어 들었습니다. 오래 전에 선물 받으신게 표 나는 듯. 레이블(이거 에티켓이라고 부르던가요)도 변색되고 벗겨지기도 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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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찾아낸 녀석이 바로 '티오 보타 클라시코 틴토 / Tio Bota Clasico Tinto'라는 와인이네요. 스페인산이고, 와인을 이제 막 마시기 시작한 제가 더 이상의 정보를 알 방법이 없지요. 한글 표시를 읽어보니 입구에 '병입일자'가 있다는 군요. 살펴보니 2003년 8월 14일자. 거의 삼년 반 정도 지난 와인이네요. 뉘여 놓지도 않고 그냥 보관해 둔 거라 맛이 변했을지 어땠을 지는 모르지만, 요즘 한창 와인 맛 기억하기에 애를 쓰는 저에게는 일단 마셔볼 만한, 아니 그냥 마시면 될 와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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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준비되는 동안 저는 와인 병의 먼지를 닦고 코르크를 땄습니다. 오래된 거라 잘 안 따지면 어쩌나 싶었는데 별 어려움 없이 쉽게 따지네요. 적포도주의 달콤하면서도 시큼한 향이 올라옵니다. 잔에 따르고 향을 맡은 후, 한 모금 들이켰는데... 전혀 기대를 안 해서 그랬던지 왠걸, 맛있더라구요. 살짝 걸쭉한 느낌을 주는 - 이런 걸 헤비하다고 표현하나요? - 첫 느낌에 그다지 독하지 않으면서 은근히 단 맛이 느껴지는데, 집에서 담근 포도주를 먹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른 식구들도 집에서 담근 포도주 같다며 좋아하던걸요.

식사를 마치고 집에 와서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제가 알 수 없는 글자로 된 페이지가 하나 나올 뿐 다른 정보는 없었습니다. 수입업체 홈페이지를 뒤졌더니 비슷한 이름의 와인은 있는데 아마 새로운 버전인가 봅니다. 이 녀석은 이미 오래전에 수입해 다 팔았던지 뭐 그랬겠지요. 새로운 버전으로 보이는 녀석의 이름은  Tio De La Clasico Red였는데 수입 회사 홈페이지에 써 있는 가격은 1만 5천원.

원래 사람이란 아무런 기대를 하지 않으면 만족도가 더 높아지기는 합니다만 우연히 뒤져서 찾아낸 와인치고는 맛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집 포도주 같은 약간의 걸쭉함과 달콤함이 식사 반주로 하기엔 괜찮았다는 생각이네요. 이 녀석을 다시 찾을 수는 없으니 비슷한 이름의 스페인 와인에 도전해 봐야 겠습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21 10:43 ADDR 수정/삭제 답글

    오.. 스페인 와인이라.. 이탈리아 옆이라서 기후가 비슷하고 아마 제조방법도 좀 비슷하지 않을까 싶네 그랴.. ^^ 아.. 입맛 당긴다.. ^^

‘처음처럼’ 프리미엄, 블라인드 테스트 ^^

오랜만에 엠블 불량아빠들 모임에 갔다가 만날 술이 바로 '처음처럼 프리미엄'입니다. 오랜만의 모임이어서 분위기도 너무 좋았고 – 사실 음식은 기대했던 것에 못 미쳤지만 ^^ - 그런 탓에 소주 맛도 덩달아 좋았는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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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처음처럼'만 마시던 저로서는 당연히 프리미엄에 대해 호기심이 생길 수 밖에 없지요. 그 날 모임에서는 워낙 좋은 술이 있었던 관계로 '처음처럼 프리미엄'은 맛만 보고 마는 수준이었는데, 사실 첫 느낌은 괜찮았습니다. 그래서 꼭 한 번, 맨 정신에 다시 마셔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 이후, 저녁을 먹기 위해 찾아간 식당 마다 '처음처럼 프리미엄'을 달라고 했지만 아직 가져다 놓은 집이 별로 없더군요. 그래서 생각만 했지 실천은 하지 못하고 있다가 근처 마트에 가던 날 기어이 한 병을 구입하고 말았습니다. 한 병만 구입하면 재미없겠지요? 확실히 맛을 비교하기 위해서 그냥 처음처럼도 한 병 샀습니다. 두 가지를 비교하면 아무래도 프리미엄이 어떤 맛인지 확실히 알 수 있을 듯 해서 말이지요.

일단 가격부터. 처음처럼 프리미엄은 370ml에 1250원(병값 40원 별도), 처음처럼은 360ml에 840원(역시 병 값 40원 별도). 좀 더 자세하게 가격을 따지자면 프리미엄은 ml 당 3.37원, 그냥 처음처럼은 ml당 2.33원이네요.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대형마트에서 술 살 때 병 값을 따로 받는다는 걸 지금에야 알았네요. 영수증을 들여다 보니 그렇게 되어 있답니다.

맛을 비교하려면 조건이 같아야겠지요. 두 병을 냉장고 같은 위치에 이틀 동안 넣어 두었습니다. 충분히 시원해졌을 테고, 시음을 위해서 특별히 안주는 호주산 소고기 등심(!)을 구웠습니다. 어랏? 분위기기 좀 이상한 듯싶습니다만 ^^ 어쨌든 술을 잔에 따르고 첫 번째 잔부터 들었습니다. 원래 저는 첫 잔은 무조건 원샷인데 ^^ 맛을 비교해야 한다는 역사적 사명 때문에 긴장을 해서인지, 삼분의 일쯤만 먼저 맛을 보았습니다. 소주 특유의 쌉쌀함과 시원함이 밀려 들면서 동시에 익숙한 단 맛이 느껴집니다. 사실 소주를 입 안에 넣고 굴려 본 적이 별로 없어서 그 느낌을 뭐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시원한 쌉쌀함 뒤에 단 맛이 은근히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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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두 번째 잔에 도전합니다. 역시 같은 양을 마셨고, 무언가 뒷 맛이 다르다는 느낌이 듭니다. 부드럽기 보다는 약간 칼칼한 느낌. 어, 이거 쎈데? 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답은 정해졌습니다. 부드럽고 단 맛이 느껴진 첫 잔이 프리미엄, 약간 칼칼한 두 번째 잔은 그냥 처음처럼. 저는 속으로 자신 있게 결론을 내리고 다시 한 번 맛을 보았습니다. 이미 결론을 내렸으니 두 번째 시음은 첫 번째 시음을 확인하는 것 밖에 안 되겠지요.

저 혼자 시음하면 객관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또 한 분의 블로거를 시음에 동참시켰습니다. 제가 평가를 하는 동안 그 분도 평가를 했고, 둘은 똑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첫 잔이 프리미엄, 둘째 잔이 그냥 처음처럼이라구요.

그런데 왠걸. 틀렸습니다. 자신있게 결론을 내렸는데 단 맛이 느껴진 술이 그냥 처음처럼, 왠지 거칠다고 느꼈던 술이 프리미엄이었습니다. 이거 아니다 싶어서 이번엔 원샷 테스트. 처음 맛을 기억했기 때문에 맞추기는 했습니다만 프리미엄이 별로 차이가 없네?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럴 걸면 굳이 식당에서 천원 더 주고 프리미엄을 먹을 일이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아마 우리가 처음처럼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익숙한 맛을 골랐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맛이 확실히 차이가 나지 않은 이상 익숙한 것을 고르기 마련일테니까요. 하여튼 처음처럼 일차 블라인드 테스트는 그렇게 끝났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두 가지 술을 비교해 보는 게 은근히 재미있던 걸요. 그래서 다음에 한 번 더 해보기로 했습니다. 정말 처음처럼이 맛있는지, 프리미엄이 맛있는지. 두어번 정도는 더 확인해봐야 할 테니까요. ^^

Ps>테스트에 너무 열중하느라(!) 사진 찍는 걸 잊어 먹고 결국 빈 병만 찍었습니다. 다음 번엔 테스트 하는 장면을 동영상으로 찍어볼까 고민만 좀 해봤습니다.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19 00:20 ADDR 수정/삭제 답글

    소주 블라이드 테스트에 참여했던 또 한 명의 블로거 '짠이아빠'입니다... 맞습니다.. 정말 생각과는 정 반대의 결과가 나오더군요..ㅋㅋ 역시 한 번 더 해봐야 확실한 것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5.19 01:11 ADDR 수정/삭제 답글

    부산임다..
    조선호텔에서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해주는군요..ㅋㅋ
    부산에 왔으니만큼 C1소주를 돌돔회와 함께 일병 후딱 해치웠는데요..
    맛나네요..
    예전엔 좀 달다 싶었는데..
    부산에, 아니 해운대에 취했나봅니다..
    맛나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19 01:27 신고 수정/삭제

      바닷가가 다 보이는 그 조선호텔 말이지? ㅋㅋ 그리고 오늘 같은 날 뭐가 맛 없겠노~ 많이 취하고, 편히 노시다 오시게~ ^^

  • Favicon of http://blog.naver.com/firstsoju BlogIcon 처음사랑~!! 2007.06.11 20:04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요 ^^*
    처음처럼 팬 블로거 처음이 입니다~!!
    살짝꿍 놀러왔다가 글을 퍼가고 싶어서 이렇게 글 남깁니다.
    아직 블라인드 테스트는 안해봤는데 저도 한번 해봐야겠습니다.
    허락해 주시면 글 퍼가겠습니다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6.12 08:08 신고 수정/삭제

      죄송합니다만 퍼가는 건 원치 않습니다. 영 필요하시다면 링크 정도만 걸어주세요 ^^

잭다니엘 싱글배럴 이야기

제가 쓴 잭다니엘 이야기는 전부 두 가지입니다. 우리가 흔히 마시는 올드넘버 세븐하고 이번에 옮겨오는 싱글배럴하고 총 두 가지인데요, 이 두 가지 정도는 알아야 잭다니엘 마니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오래 전 이 글도 다시 옮겨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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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썼던 잭다니엘 이야기를 혹시 기억하실라나요? ^^ 국내에 수입되는 잭다니엘은 크게 3가지가 있는데, 잭다니엘 올드 넘버 세븐 - 흔히 잭다니엘로 알려진 바로 그 넘 -, 선물용으로 나온 1리터짜리 잭다니엘 크래들, 17년산 위스키에 비교할 수 있는 잭다니엘 싱글 배럴이 그 주인공이지요. 잭 매니아로서 싱글 배럴을 꼭 먹고 싶었었는데, 어제 드디어 그 소원을 이루었답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한 친구들이 3명 있습니다. 물론, 그 때부터 지금까지 만나는 친구들이 몇 명 있기는 하지만, 이 넘들 하고 만나는 것처럼 끈끈하게 만나는 넘들은 없습니다. 비슷한 환경에서 비슷하게 자라더니, 이제는 각 분야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어릴 때부터 같이 컸던 성장기에 대한 공유와 기독교라는 공통 분모가 우리를 묶어주는 것 같습니다. 술 얘기를 하면서 신앙의 기반을 언급하자니, 쫌 쪽팔리기도 합니다만, 관계의 끈끈함을 묘사할라면 할 수 없이 치러야 할 희생이라 생각됩니다(쓰면서도, 참 내 별 쌩 난리 부르스를 떨고 있네~ 하는 생각이 듭니다. 쩝).

한달 반 전쯤에 장인어른이 돌아가셨을 때, 먼 데까지 찾아와 저를 문상해 준 친구들이어서 - 하긴 다른 넘들은 안 와도 이 넘들은 안 오면 안되는 분위기겠지만서두 - 이번엔 내가 한 번 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더랬습니다. 원래는 1차를 거하게 쏘고 2차를 싸게 먹을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한 넘이 늦게 온 데다가, 1차로 가기로 한 킹크랩 집에 사람이 너무 많은 관계로 - 절라 비싼 집이라 예약 안 해도 될 줄 알았더니, 미어 터지드만여… - 낙지 볶음으로 때우고, 늦게 온 한 넘을 만나 잘 가는 바 - 클럽하우스, 이 집 얘기도 한 번 쓴 적이 있습니다 ^^ - 로 직행한 것이지요.

가면서 부터 별렀지요. 내 오늘은 기필코 '싱글 배럴'을~ 하고 말입니다. 클럽하우스로 가면서, 그리고 술을 주문할 때까지도, 그리고 그 뒤에 술을 마시면서도, 우리 넷 중 가장 변태스러운 넘이 와인을 먹자고 칭얼댔지만, 이것이 지가 쏠 것도 아님서~ 하는 속말을 무쟈게 되내이면서 그냥 씹었습니다. 내 오늘 벼르고 있는 술이 있는데 와인은 뭔 와인…

술을 주문하기에 앞서, 한 마디 했지요. 내 오늘은 아주 특별한 넘을 쏜다. 내가 평소에 무쟈게 먹고 싶었던 넘인데, 느네들하고 처음으로 먹는 것이니 영광으로 알아라, 뭐 저는 이런 뜻으로 말했습니다만, 씨알도 안 먹히는 소리였습니다. 평소에 벼르고 별러서~ 어쩌구 했지만, 머러 그런 걸 먹냐? 라는 식의 반응이 돌아올 때, 말은 안 했지만 폭탄을 만들어 이것들을 다 주금으로 인도하리? 하는 악마의 유혹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잭다니엘 싱글 배럴… 드디어 그 홀쭉하지는 않지만 야리야리한 네모난 병이 제 앞에 왔습니다. 플라스틱 뚜껑에 검은 비닐^^로 성의 없이(!) 쌓인 잭다니엘 올드 넘버 세븐과 달리 이 넘은 병 마개부터 뽀다구 나게 생긴 데다가 코르크 마개더군요… 오예~ 같이 앉은 넘들도 첨 보는 술이라며 희한해 하고, 일단 그 은은한 색깔에 감동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잔을 앞에 받아 두고, 한참을 향을 맡았습니다. 올드 넘버 세븐이 좀 거친 향이라면, 확실히 부드럽고 은은한 향이 오르더군요. 잭다니엘 특유의 초콜릿 향은 다소 약한 듯 싶었지만, 그 뒤에 받쳐오는 위스키 특유의 향이 단지 향기 만으로 취하게 만드는 듯 했습니다.

첫 잔을 절대로 꺾지 않는 습성상(!) 일단 톡 털어 넣었습니다. 오예~ 가슴을 내지르듯 타오르는 기분 좋은 통증과 함께 온 몸에 퍼져오는 짜릿함… 이래서 내가 잭다니엘을 좋아한다니까, 하는 감탄을 절로 일으키게 했습니다.

같이 간 친구 넘 하나는, 이 좋은 술을 머러 콜라에 타 먹냐며, 계속 스트레이트를 고집하더군요. 야, 이건 47돈데? 그랬더니 잠깐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지만서두, 여전히 스트레이트로 승부를 걸더군요. 이 넘아, 나도 늦게 왔으면 너처럼 스트레이트로 승부 걸 수 있으~ 속으로만 한마디 야리고는 잭콕을 만들어 홀짝 홀짝 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싱글 배럴이라는 이름처럼 이 넘은 하나의 통에서 나온 넘으로 만들었다는군요. 이 통 저 통의 원액을 섞어서 만든 게 아니라, 한 통에서 나온 넘으로만 만들었다는 뜻이니까, 통마다 특성이 다를 경우 맛도 조금씩 다르겠거니 라고 생각이 되겠지요. 그렇지만 저는 그 통마다의 차이를 느낄 정도로 미세한 감각을 지니지는 못했구요… 어쨌거나 각 병마다 집어넣은 날짜, 통 번호 같은 것들이 써 있다고 하는데, 어제는 그냥 처음 먹는 기분에 너무 좋아서 그런 걸 확인하지 못했네요. 남겨 뒀으니 다음에 가면 꼭 확인 해야지…

하여튼 기분 좋게 마신 날이었습니다. 싱글 배럴의 부드럽고 인상적인 향과, 제가 너무도 좋아하는 달콤, 시원, 알싸한 치즈의 맛이 기분을 너무 좋게 했구요…

역시 잭다니엘이었습니다! ^^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07 10:19 ADDR 수정/삭제 답글

    나원 이 좋은 술을 며칠전에는 쭈꾸미 집에서 숯불에 쭈꾸미 구워 먹으며 플라스틱 물잔에 마셨다는거..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7 15:11 신고 수정/삭제

      쭈꾸미라도 괜찮았으면 ㅋㅋ 여튼 진짜 좋은 술이죠?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5.07 11:35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왠지 이넘 마시면 쏘주 마시는 듯한 느낌이..
    그래서 그날 쭈꾸미랑 마시면서도 별 이상하지 않더라는..^^
    또 한판 할까요..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7 15:11 신고 수정/삭제

      그럼 그럼. 이번엔 제대로 된 집에서 제대로 한 번 해보자구~ ^^

  • Favicon of http://daisy.pe.kr BlogIcon Daisy 2007.05.07 14:35 ADDR 수정/삭제 답글

    흠, 싱글배럴사러 면세점에 꼭 들러야겠어요. ㅎㅎㅎ
    (하나 배우고 갑니다. ^__^)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7 15:12 신고 수정/삭제

      아마 제 기억엔 면세점에서 70 - 80 달러 사이였던 것 같다는 ^^

  • 픽맨~ 2011.06.23 20:41 ADDR 수정/삭제 답글

    지금 네셔널지오그래픽에서 잭다니엘 술에 관한 특집을 방송하네요.
    잭다니엘에게 증류법을 가르쳐 준 사람이 루터교회 덴 콜이라는 목사랍니다.
    당시는 금주법을 시행하고 있던때라 양심이 있어서 자기는 밀주를 관두고 밑에 전도사로 있던 잭 다이엘에게 기술전수를 해 일찍은 나이에 해준거라네요.
    재다니엘 자신도 증류공장을 지어서 남북전쟁 당시 북군에 밀주를 팔아서 상당한 자본을 모았다는 군요.
    뭐 하나같이 그렇고 그렇게 돈을 모았다는 건데~
    잭다니엘 친구전도사가 술 대리점을 했ㄴ느데 여기에 납품함으로 본격적인 기반을 닦았다네요. 7번이란게 여자친구가 7명이라는 말도 있고~ TV에서는 여과를 7번 한다던데~ ㅎㅎㅎ.
    뭐 어쩃든 수익의 상당한 부분을 자선사업과 교회에 헌금으로 내놓고 선교사업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네요.
    교인들이 술 마시면 안된다는 건 한국에만 있는 특별한 교회문화라고 보아집니다.
    마치 새벽기도처름~

    위에 교인이 술마셔서 그렇다는 글을 보고 댓글답니다.
    내 주관은 사람에거 들어가는 건 다 좋은거다. 나오는게 곱지 못해서 문제라고 주장하는 1인 입니다.

잭다니엘 이야기

정말 오래전에 썼던 글. 요즘은 예전처럼 자주 마시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내가 제일 좋아하는 술. 잭다니엘 스토리를 다시 옮겨 옵니다. 옛날 블로거들을 다시 만난 기념이라고 해도 되겠는걸요 ^^


세상에는 많고 많은 술이 있지만, 그리고 저도 개인적으로 참, 이 술 저 술 험한 술 다 마셔봤다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제일 좋아하는 위스키는 ‘잭다니엘’입니다. 제일 좋아하는 술이라고 한다면 당연히 ‘소주’를 꼽겠지요. 싸죠, 뒤끝 없죠, 어디서든 마실 수 있죠… 소주 만큼 좋은 술이 또 어디있겠습니까? 


그래도 사람이 밥만 먹고는 살 수 없다고 – 비교가 맞는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 – 다음으로 좋아하는 술을 꼽으라면 저는 서슴없이 잭다니엘을 꼽습니다. 초콜릿 진한 향과 목구멍을 타오르게 하는 그 독특한 맛… 다른 위스키와 비교할 수 없는 잭다니엘 특유의 장점이라 생각하지요.

잭다니엘을 처음 접한 건, 1999년 말, 홍대 앞의 한 카페에서였습니다. 마치 미국의 서부 시대 같은 인테리어를 한 카페였는데… 거기에 잭다니엘이 불을 밝히고 있었던 거죠. 정확히 말하면 잭다니엘 빈 병에 화려한 색깔의 액체 연료를 부어 놓고 병 입구에 심지를 붙여 놓은… 간단히 말하면 양초 대용으로 테이블마다 하나씩 올려 놓았던 겁니다. 거 참 병 희한하게 생겼네, 하고 네모난 병을 뚫어지게 쳐다보면서 잭다니엘이란 이름을 기억하게 되었는지 모릅니다.

얼마 후, 역삼동의 한 카페에서 저만큼 잭다니엘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선배로부터 본격적으로 잭다니엘을 전수(!)받게 되었습니다. 아, 이거 예전에 홍대서 봤던 거네, 하면서 반가운 마음에 잔을 받았고, 마시기 전 올라오는 진한 초콜릿 향이 정신을 혼미하게 하였답니다. 혼미한 정신을 차리기도 전에 ‘첫 잔은 절대로 꺾지 않는다’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는 저는, 조심성 없이 첫 잔을 그대로 들이 부었고, 목구멍을 지지는 듯한 기분 좋은 통증을 느끼게 되었었지요. 오~ 이거 장난 아닌데~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오는 술이었습니다.

잭다니엘을 입문 시킨 그 선배는 잭다니엘 스트레이트 보다는 콜라와 섞은 잭콕을 더 좋아했는데, 스트레이트 잔으로 잭다니엘 1에 콜라 2… 이렇게 섞는 것이 제일 맛있다! 라고 강조하곤 했었지요. 저도 그 뒤로 첫 잔은 스트레이트로 마셔도, 둘째 잔 부터는 이 비율을 지키려 애를 많이 쓴답니다. 서너 잔 지나면, 대충 부어 먹지만서두요.

그렇게 잭다니엘을 먹기 시작했는데, 알고 보니 잭매니아들이 주변에 꽤 여러분 계시더군요.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지만 대부분 그 독특한 향기를 좋아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사실, 저는 다른 위스키나 와인의 맛을 구분할 정도로 세련된 입맛은 가지지 못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스카치 위스키들은 이 넘을 먹어도 그 맛, 저 넘을 먹어도 그 맛… 다 그렇더라구요. 그래서 스카치를 먹어야 되는데 가면, 일단 젤로 싼, 딤플이나 임페리얼을 먹고, 잭다니엘이 있는 곳에 가면 잭다니엘을 먹습니다. 세련되지 않는 제 입맛으로도 잭다니엘 만큼은 정확히 구분해 낼 수 있으니까요.

잭다니엘은 물론 위스키입니다만, 테네시 지역에서 생산되는 까닭에 테네시 위스키라고도 합니다. 병에도 테네시 위스키 라고 당당하니 적혀 있구요 ^^ 흔히 미국산 위스키를 버번이라고 하는데, 버번 위스키는 옥수수를 51% 이상 사용한다는 군요. 사실 맥아를 사용하는 스카치 위스키와 방법은 비슷한데, 지역적인 특성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그 지역에서 잘 나는 곡물을 이용해서 증류했다 이거지요…

잭다니엘이라는 이름은 역시 만든 사람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겠죠. 재스퍼 뉴튼 다니엘(Jasper Newton Daniel)이 본명이라고 하구요, 1850년대에 13명의 자녀 중 10번째로 태어났답니다. 미국에서 흔히 그렇듯이 이름을 줄여 잭이라고 불렸던 바로 그 잭은, 댄 콜(Dan Call)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위스키 제조법을 배워 어린 나이에 증류소 주인이 되었다는 군요. 1866년에 미국 정부에 최초로 증류소를 등록했다고 하니까, 1850년에 태어났다고 해도 16살에 증류소 사장이 된 셈이네요. 정말 어린 나이군요 ^^ 위스키 전시회에서 열심히 상을 받으면서 유명해 졌다고 그러네요. 명칭에 대한 이 부분은 잭다니엘 홈페이지에서 슬쩍 인용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잭다니엘이 만들어지는 테네시주의 무어 카운티는 드라이 카운티라고… 음주가 금지된 지역이었다고 하지요. 그래서 술을 만드는 건 가능해도 팔거나 먹는 건 금지되어 있답니다. 1995년에 법이 살짝 바뀌어서리, 증류소에서는 팔 수 있다고 하네요.

제가 알기로 잭다니엘은 국내에서 대량 3가지 정도가 유통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잭다니엘 주세요, 하면 나오는 750ml짜리 네모난 잭다니엘(350, 500짜리 병도 있습니다 ^^)이 있고, - 이 넘의 정확한 이름은 잭다니엘 블랙 레이블 올드 넘버 세븐인가 먼가 그렇습니다 - 보기 드물지만 1,750ml 짜리 병을 손수레에 얹어 나오는 잭다니엘 크래들이라는 모델이 있습니다. 물론 이 넘은 술집에서는 구경하기 어렵구요, 선물용이나 뭐 개인 소장용 등으로 파는 넘이지요.


마지막으로 잭다니엘 싱글 배럴이라는 넘이 있는데, 이건 저도 이름만 들어봤지 실제로는 보지도 못했습니다. 보통 잭다니엘이 43도인데, 이 넘은 47도라는군요. 잭다니엘 17년산, 뭐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할인마트나 주류판매점 등에서 잭다니엘 750ml는 5만원 전후로 해서 판매되는 것 같더군요. 그런데 호프집이나 바에서는… 싼 데가 11만원, 비싼 데는 20만원까지 받는 걸 봤으니, 가격도 참 천차만별입니다. 가격 그렇게 다 알면서 어떻게 먹냐구요? 진짜로 위스키 원가 다 아시는 분들은 이것만 봐도 기절할 판이랍니다.

어느 술이나 그렇지만 과하게 먹으면 다음 날 힘든 건 당연한 것이지요. 잭다니엘도 그렇겠지만, 사실 독한 느낌을 주어서 그런지 둘이서 한 병을 먹으면, 그 다음날 거의 죽음이라고 봐야 합니다. 둘이서 반 병 정도 먹고 키핑을 해 두는게 가장 적절한 양인 것 같구요.. 슬쩍 적용하면 넷이서 한 병 먹으면 딱 적합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잭을 좋아하는 건, 강렬한 그 향취 때문일 겁니다. 그렇게 변하지 않는 강렬하면서도 은은한 향취를 가진 사람이 되고픈지도 모르겠습니다. ^^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07 10:19 ADDR 수정/삭제 답글

    책임지쇼... 나도 당신한테 배운거니...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7 15:52 신고 수정/삭제

      그래서 지난 번 미국 갔을 때 큰 넘 사왔잖아요~ ㅋㅋ 집에 있는 넘도 가지고 올까부당...

  • Favicon of http://daisy.pe.kr BlogIcon Daisy 2007.05.07 14:33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잭다니엘 좋아라 합니다.
    물론 잭콕으로 마셔주지요.
    강남 어디더라@@ 쇼부 잘치면 8만원에 주는곳이 있었는데;;; 가물;;;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7 15:52 신고 수정/삭제

      오호, 데이지님도 잭다니엘 좋아하시는군요~ ^^ 잭콕... 많이 마시면 다음 날 좀 머리 아파요~ ㅋㅋ

      그나저나 8만원이면 싸게 주는 걸요? 설마 500m 짜리는 아니겠죠?

    • Favicon of http://daisy.pe.kr BlogIcon Daisy 2007.05.07 17:32 수정/삭제

      머리아픈거,, 휴우,, 데낄라 따라갈까요??
      750ml죠 당근. ㅎㅎㅎ
      참, 데낄라도 같은가격이었는데,, 2년전 가격인데, 요즘 좀 올랐을까나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07 21:35 수정/삭제

      우와.. 데이지님.. 대단하시네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8 02:58 신고 수정/삭제

      데이지님> 2년 전이면... 흐음, 강호를 떠나신지 오래되신 듯 ^^

    • Favicon of http://daisy.pe.kr BlogIcon Daisy 2007.05.08 09:42 수정/삭제

      네, 맞습니다. 이제 은둔고수(ㅡ_ㅡ)로 살아갈까 하옵니다. 후후후

  • 카파 아저씨 2007.05.09 13:50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니...김형...저 선배라는 사람이 나를 지칭하는 것 아닌가...으...쪽팔리게시리...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9 17:29 신고 수정/삭제

      ㅋ 이 글 무지하게 오래된 걸 꺼내놨는데, 하필이면 딱 맞춰 보셨습니까 ㅋㅋ 그리고 사람들은 누군지 모르는데 쪽팔릴건 없으시죠~ ^^

[와인] 호텔 롯데월드 메가CC 와인부페

와인 열풍이 불면서 몇몇 호텔들이 와인부페를 열고 손님 끌기에 한창이란다. 요즘 들어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아 와인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데 무리 없는 가격에 와인을 마실 수 있다 하니 호기심이 동할 수 밖에. 마침 사무실 가까운 곳에 있는 호텔 롯데월드의 메가CC라는 음식점에서 와인부페를 연다 해서 한 번 들렀다.

아무래도 호텔이라 예약을 해야 할 듯 해서 전화를 걸었다. 그런데 웃기는 건, 예약 하려고 해도 자리가 충분하다면서 굳이 예약하지 않아도 된단다. 아무리 자리가 넘쳐 나도 손님이 예약하겠다고 했으면 이름 받아 적고 자리 하나 마련해 주면 될텐데, 예약한 손님은 아무래도 부담이 생겨 꼭 가려고 할텐데 자리 충분하다고 굳이 안 받을 건 또 뭘까. 예약 받는데 그렇게 수고가 많이 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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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예약 없이 호텔 롯데월드 지하 1층에 있는 메가CC를 찾았다. 메가CC는 라이브 공연을 하는 일종의 PUB인데 와인부페 왔다는 말을 안 했더니 맥주 마시는 홀로 안내를 하는 것이었다. 기껏 자리에 앉아 메뉴를 고르고 와인부페 때문에 왔다 했더니 그럼 2층으로 가란다. 아무래도 영 호텔 답지 않은 그런 서비스라 살짝 기분 나빠지려 하는데, 와인부페가 있다는 2층에 가보고는 그런 기분은 싹 가셨다. 조용하고, 손님 없고, 편안했던 것이다.

우리는 일곱시를 조금 넘겨 도착했는데 손님은 오직 한 테이블. 처음엔 손님이 별로 없다가 열시쯤 나올 때는 대여섯 테이블 정도 손님이 찼다. 아무래도 일차로 오는 손님보다 2차로 오는 손님이 많은 듯. 하여튼 그 때까지도 크게 소란스럽지 않은 그런 분위기였다.

메가CC의 와인부페를 간단히 소개하면, 5개국 10종의 와인을 무제한 마실 수 있다라고 말하면 되겠다.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호주, 그리고 스페인 와인이 각 2종씩 제공된다고 했는데 우리가 갔을 때 스페인 와인은 없고 프랑스, 이탈리아, 칠레, 호주의 화이트와 레드 와인이 각 한 병씩, 그리고 이탈리아 레드 와인이 한 병 더 있어 총 9종의 와인이 제공되었다. 뭐 따지고 들자면 한 병 더 줬겠지만, 사실 굳이 따질 형편이 못 되었다.

일단 방식은 이렇다. 가운데에 있는 바에 와인들이 개봉되어 있다. 화이트 와인은 얼음에 재워져 있고 레드 와인은 그냥 실온 상태로 열려 있다. 바에 있는 와인잔을 꺼내고 자신이 마시고 싶은 와인을 따라 자리로 돌아가서 마시면 끝. 바게뜨와 하드볼 두 가지 빵과 버터가 기본 안주로 제공된다. 솔직히 안주라기 보다는 입가심 용이라고 보면 좋을 듯. 뭐, 이미 식사를 하고 왔다면 이 두 가지로도 살짝 입가심 하면서 와인을 마실 수 있겠다.

와인을 골라 마시다가 마음에 드는 와인을 병째 요구해도 된다. 웨이터가 원하는 와인을 개봉해 테이블로 가져다 주니 번거롭게 왔다 갔다 하면서 마시지 않아도 된다. 안주가 필요한 사람들은 별도로 주문하면 되는데 2만원에서 3만5천원 정도의 음식들이 있었다. 그런데 치즈나 과일 정도를 빼고는 아무리 봐도 맥주 안주지 와인 안주인 것 같지는 않았다. 저녁을 먹지 않은 우리는 저녁 겸 해서 먹기로 하고 3만원짜리 모듬 소시지를 시켰다. 결과만 놓고 보면 모듬 소시지는 특별한 감동이 없는 그냥 그런 메뉴였다. 호텔이라 비싸긴 비싼 안주였지만 말이다.

아무래도 와인 얘기를 안 할 수는 없겠다. 어차피 나는 와인 전문가도 아니고, 그냥 와인에 대해 관심 있어 간 정도이므로 와인 이름을 세세히 기억할 생각은 처음부터 안 했다. 단지 여러 와인을 비교하면서 마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찾아 갔기 때문이다. 와인 바에는 와인 생산국과 품종, 이름 등의 간단한 명찰이 달려 있고 드라이, 미디움 드라이 정도의 표시만 되어 있었다.

화이트 와인부터 시작. '드라이' 하다는 칠레 와인을 먼저 마셨다. 시큼한 맛이 입안을 감돌면서 침을 만들어 냈다. 아무래도 좀 강한 맛이 안주 없이는 계속 마시기 힘들 듯. '미디움 드라이'의 이탈리아 화이트 와인은 단 향이 물씬 풍겼는데, 향에 비하면 맛은 특징이 별로 없었던 듯. 사과 밭에 있는 듯한 느낌을 준 프랑스 와인은 아무래도 부드럽다는 생각을 했고 호주 와인은 위 세 종류와 비교하면 맛이 없었다는 등 나름 대로 이런 저런 비교를 하며 와인을 마셨다.

이렇게 와인을 비교해 마시니, 드라이한 것이 어떤 맛인지 대충 감을 잡을 수 있었던 점이 오늘의 수확. 문제는 그렇게 많이 따라 마시지도 않았는데 여섯 번째 정도 와인을 마실 때부터 슬슬 취기가 돌아 제대로 비교하기가 힘들어졌다. 결국은 술 기운을 빌어 이런 저런 얘기 꽃을 피우며 와인 얘기는 뒷 전으로 밀려 나고야 말았다. 취할까봐 일부러 적은 양을 마셨는데도 결국 여덟 병의 맛만 보고 말았던 것이다.

와인부페 가격은 2만2천원. 부가세까지 다 포함한 가격이고 부페라서 봉사료는 붙지 않는다. 메뉴에 적힌 안주 가격도 10% 부가세가 붙는다. 솔직히 나는 와인이 좋고 그른지는 내 평가할 수준은 못된다. 게다가 와인부페에서 그렇게 좋은 와인을 마실 거라고 기대하고 간 것도 아니다. 와인이란 워낙 다양하고 특징이 많다 해서 그런 것들을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싶어 찾아간 것이고 그런 점에서는 일단 성공하지 않았나 싶다.

와인은 정해져 있지 않고 상황에 따라 바뀌는 모양이다. 따라서 내가 무슨 와인을 먹었다고 해서 그 와인이 항상 나오란 법은 없을 터. 그러나 적어도 다음에 한 번 더 간다면 병에 있는 레이블이라도 찍어와야 겠다는 생각이다. 게다가 앞에서도 말했지만 와인바가 그다지 시끄럽지 않아 그냥 이런 저런 얘기 하기에도 부담 없는 자리였다는 것도 좋은 기억으로 남는다.

와인 초보자들이 맛을 비교하려 할 때
그냥 미친 듯이 와인 먹고 취하고 싶을 때

이런 경우라면 절대 후회하지 않는 선택일 듯. 안주 품질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5.02 00:35 ADDR 수정/삭제 답글

    서울대 다이어트 박사님의 조언... 술을 끊어라 6개월 감량 기간동안...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마셔야 한다면 오로지 술만 마셔라..ㅋㅋ 근데 와인도 술이라고 해야겠지..?... 프랑스 사람들은 물처럼 마신다더만...@.@ 좋았겠다... 이궁...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2 01:11 신고 수정/삭제

      형, 그냥 자전거 열나 타시라니깐. 효과 다 경험해 놓구선 왜 그르셔~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5.03 08:58 ADDR 수정/삭제 답글

    와인마시고 취하니 약도 없더만요..ㅎㅎ
    어젠 간만에 참 즐거웠습니다..
    쭈꾸미가 좀 아쉽긴 했지만서두요..쩝쩝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03 15:38 신고 수정/삭제

      와인 마시고 취하면 그 다음날 머리 정말 아프고 ^^ 진짜 힘들어~ ㅋㅋ 나도 어제 너무 즐거웠고, 마무리가 웬지 허전하다는 느낌이... ㅋㅋ 주꾸미는 우리 사무실 근처에 괜찮은 집이 있으니 언제든 오시게. ^^

[여의도 맛집] 중국식 샤브샤브 훠궈, 중경신선로

불냄비를 뜻하는 '훠궈'는 우리 말로 하면 중국식 샤브샤브일테다. 중국에서는 비교적 대중적인 음식이고 2004년에 갔을 땐 커다란 냄비 대신 1인용 냄비를 놓고 먹는 개인용 훠궈가 유행인 듯 싶었다. 냄비 하나 앞에 놓고, 맥주병 각자 앞에 놓고 먹는 모습이 우리에겐 좀 낯설긴 했지만. ^^
 
여의도 한양아파트 사거리에 있는 우정상가 지하에 가면, 훠궈 전문점인 중경신선로가 있다. 신선로 외에 다양한 중국 요리도 있긴 한데, 난 아직 이 집에서 훠궈 외에 다른 요리는 시켜보질 않았다. 어쩌면 몰라서 못 시킨 것일 수도 있다.
 
항상 중경신선로에 들어가 자리를 잡으면 '훠궈', 이 집에서는 '신선로'를 시킨다. 메뉴판 맨 뒤 쪽에 있는 신선로 요리를 시키는 방법은 간단하다. 일단 신선로 탕 하나를 시키고, 그 안에 빠뜨려 먹고 싶은 걸 고르면 된다. 고기류는 한 접시에 8천원에서 1만원, 채소류는 2천원에서 3천원, 만두나 면류는 3천원에서 4천원, 해물류는 5천원 정도 한다.
 
자리에 앉아 주문을 하고 나면 기본 반찬을 차려 준다. 조그맣게 썰은 단무지와 무채, 중국식 짠지 세 가지다.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차를 따라주는 모습이 기이하다. 주둥이가 1미터는 됨직한 긴 주전자로 멀리에서 따라주기 때문이다. 한 방울도 흘리지 않고 따르는 모습을 보면 박수가 절로 나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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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바로 훠궈, 신선로다. 태극 무늬 모양의 냄비에 한쪽엔 붉은 육수가, 한 쪽엔 흰 육수가 들어ㅓ 있다. 한약재로 낸 이 육수들은 생긴 것처럼, 붉은 색은 맵고, 흰 색은 담백하다. 아마 맵기로 따지면 신선로의 홍탕도 빠지지 않을 터이다. 톡 쏘는 매콤함에 자신이 없다면 섣불리 도전하지 않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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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나오는 소스다. 고기를 찍어 먹든, 채소를 찍어 먹든, 해물을 찍어 먹든, 자기 좋은데로 먹으면 된다. 사진 왼쪽에 보이는 넘은 땅콩 소스, 오른쪽은 간장 소스일테다. 아무래도 매운 녀석은 땅콩 소스에, 안 매운 녀석은 간장 소스에 찍어 먹는게 좋을 테지만, 매운 걸 좋아하는 나는 둘 다 매운 맛으로 도배를 한다. ^^ 어떤 훠궈 집에서는 소스 값을 따로 받기도 한다는데, 이 집은 그런 건 없으니 모자라면 얼마든지 더 요청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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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주문한 고기는, 소고기 등심이다. 소고기를 얇게 썰어 나온 이 녀석은 1인분에 1만원. 고기 중에서는 제일 비싸다. 이 외에 양고기, 삼겹살, 닭고기 등이 있는데, 양고기는 실제 맛은 소고기와 비슷하지만 웬지 냄새가 날 거 같다는 거부감이 좀 있고, 삼겹살은 익혀놨을 때 모양이 그다지 맘에 안든다. 마치 곱창 같은... 닭고기는 별로 안 좋아하니 열외 ^^ 하여튼 이 날 소고기 두 접시를 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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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는 좋아하는 대로 고르면 된다. 일단 내가 좋아하는 버섯은 빠짐 없이 올랐고, 육수에 적셔 먹는 맛이 괜찮은 청경채와 배추도 골랐다. 잘 익은 감자 역시 든든한 음식이 될 터이고, 무엇보다도 특이한 것은 얼린 두부다. 얼린 두부를 탕에 넣어 익혀 먹으면 쫄깃한 맛이 그만이다. 두부 껍질을 먹어보라고 서빙하시는 분이 강력히 요쳥했지만, 그건 다음으로 미뤘다. ^^
 
여기에 후식으로 만두와 생면은 기본. 이 정도면 한끼 식사로는 과하기는 하지만, 가끔 과하게 먹어주는 저녁도 필요한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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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이 끓기 시작하면 먼저 채소 류를 넣는다. 채소 국물이 우러 나와야 맛이 개운해지기 때문이다. 청경채와 배추를 넣고 익는데 시간이 걸리는 감자를 먼저 넣는다. 다시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버섯 류를 넣고, 그리고 고기를 넣는다. 그 다음 부터는 자기가 먹고 싶은 건 알아서 넣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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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것이 좋다고 모조리 홍탕에 넣지는 마라. 보통 반반씩 넣기는 하는데 먹다 보면 매운 걸 못 먹는 사람들은 백탕에만 의지하게 되니 적당히 조절하면 된다. 면이나 만두는 일단 백탕에 넣고 끓인 다음 홍탕쪽으로 옮기면 된다. 처음부터 홍탕에 넣으면 매운 맛이 배어서 끝까지 먹기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매콤한 맛과 담백한 맛이 어우러지는 중경신선로는 샤브샤브 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추천할 만한 요리다. 대개 샤브샤브는 담백한 맛으로 먹지만 훠궈는 매운 맛과 담백한 맛이 같이 있어 새로운 경험을 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몸에 좋은 한약재로 우려낸 육수라 먹으면서 땀을 쭉 빼면, 그야 말로 보신한 느낌도 든다.
 
색다른 요리가 땡기는 날이라면, 여의도 중경신선로, 강추할 만하다.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 대신 두 사람이 먹는다고 하면 5만원은 쉽게 넘을 테니, 약간의 부담은 각오 해야 할 듯 하다. / FIN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4.28 21:58 ADDR 수정/삭제 답글

    이거 홍콩에서 먹어봤어요..
    소,돼지,닭,해물 등등 가지가지 쌓아놓구선 구멍뚫린 국자에 담가 샤브샤브로 먹었던 기억이..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8 23:09 신고 수정/삭제

      아무래도 홍콩이나 중국에서 먹는 거랑은 분위기가 조금 다를 듯 ^^ 중국에서 먹을 땐, 저 백탕 안에서 20센티는 될 듯한 생선 대가리가 튀어 나와 깜짝 놀랐다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28 23:29 ADDR 수정/삭제 답글

    음.. 신천에서 최근에 먹었던 어바웃 샤브가 저렴하면서 괜찮은 곳.. 여긴 좀 색다르고 일단 하드웨어가 그곳보다는 무척 좋다는 느낌...ㅋㅋ

  • 신블로거 2007.12.28 10:44 ADDR 수정/삭제 답글

    데이트 코스로 좋을거 같아서 담아가요^^

[신촌 맛집] 얼얼한 매운홍콩홍합, 완차이

나는 매운 음식을 좋아한다. 매운 요리라면 더 일부러 찾아가서 먹고, 라면 먹을 땐 고추가루를 듬뿍 넣는다. 어지간히 매운 낙지볶음 정도는 별 탈 없이 잘 먹어치우고, 그 맵다던 온돌집 매운 갈비도 그리 큰 고생하지 않고(!) 잘 먹었다.

인터넷에서 보고 알게 된 신촌 완차이. 매운홍콩홍합요리가 인상적이었다. 워낙 매운 걸 좋아하는 내가 이 집을 놓칠 리가 없다. 2호선 신촌 역에서 내려 민들레영토를 찾으면 되고 그 뒷골목으로 돌아가면 완차이가 있었다.
 
그런데, 입구가 좀 당황 스럽다. 좁은 입구로 들어서자 마자 왼쪽에 테이블 몇 개 보이지 않는 작은 홀이 있고 그 옆으로는 주방이다. 여기가 진짜 입구 맞나 싶을 정도지만 틀림없는 입구 맞다. 좁디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거나 내려가야 좀 식당 같은 홀이 나온다.
 
우리 앞에 기다리는 팀이 한 팀. 잠시 기다렸다가 우리는 지하로 안내 받아 내려갔다. 테이블 위에 놓인 메뉴 판에는 여느 중국집과 큰 차이 없는 메뉴가 기다리고 있는데, 메뉴를 대충 보고는 볼 것 없이 매운홍콩홍합을 시켰다. 매운 녀석과 함께 먹을 꽃빵도 같이 시켰고, 식사용으로는 역시(^^) 매운해물볶음밥을 주문했다. 누가 아니랠까봐 매운 거 좋아하는 사람 티를 팍팍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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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주인공인 매운홍콩홍합 요리다. 한 접시 2만원. 보기만 해도 얼얼해 보이는 매운 양념이 듬뿍이다. 기대에 부풀어 홍합 하나를 집어 얼른 입에 넣는다. 홍합의 쫄깃한 맛과 매콤한 양념이 잘 어우러졌다는 느낌이 든다. 처음엔 그다지 맵다는 생각이 안 들었는데, 원래 매운 음식이란 처음부터 입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먹으면 먹을 수록 그 매콤함이 더해지는 것이지... 홍합에 묻히지 못한 양념이 아까울 정도인데, 이 양념.. 꽃빵을 찍어 먹어도 되고 밥에 비벼 먹어도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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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운 양념을 발라 먹어도 되고, 홍합에 싸 먹어도 좋은 꽃빵이다. 그냥 통으로 먹어도 좋지만 양념에 묻혀 먹을 땐, 꽃빵을 얇게 찢어 먹는게 나름대로 팁이다. 꽃빵 5개 한 접시... 이건 도대체 얼마인지 모르겠다. 아마 3천원 정도 하지 않았을까 ^^ 꽃빵에 찍어 살살 먹다 보면 매운 홍합도 어느 틈에 접시 바닥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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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 집 간짜장이 예술이라고는 하지만, 짜장면보다 볶음밥을 더 좋아하는 내 선택은 일단 매운 해물 볶음밥이다. 5,500원. 고슬고슬 볶아진 밥도 괜찮았지만 문제는 매운 홍합 때문에 얼얼해진 입맛 뒤라서 볶음밥이 매운지 어쩐지는 하나도 느끼지 못했다. 매운 음식 뒤에 또 다른 매운 음식을 선택하면 그 맛을 제대로 알 수 없다는 사실을 이제야 깨닫다니... ^^
 
맛난 중국 요리 집엘 가면, 다음엔 이것도, 저것도 먹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든다. 신촌 완차이는 그런 면에서 한 번 더 가보았으면, 다음엔 다른 걸 또 시켜 먹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드는 집이다.  / FIN

ps> 사실 이 글은 써 놓은 지 좀 된 글이다. 옛날 글들을 뒤지다가 우연히 찾아냈다. 그래서 최근엔 좀 변동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신촌 갈 일 생기면 한 번 업데이트를 해야 겠다. ^^
  • Favicon of http://ash84.blogi.co.kr/tt BlogIcon ash84 2007.04.27 13:08 ADDR 수정/삭제 답글

    얼마전부터 신촌에 자주가게 되서 갈때마다 ㅜ어을 먹어야 하는지 고민이 되는데 ㅋ 한번 가봐야겟네요. ㅋ
    근데 진짜...보는것 만으로도 너무 매워보인다. 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8 12:08 신고 수정/삭제

      네 많이 매워요~ 근데 들리는 소문에 요즘 홍합 먹을 철이 아니라는 얘기가 있네요~ ^^ 조개류에 독소가 어쩌구~ 그러니 다른 요리를 시도해 보세요 ^^

  • Favicon of http://changetheworld.tistory.com BlogIcon 더월드 2007.04.28 12:52 ADDR 수정/삭제 답글

    전 매운음식을 좋아하지는 않는데, 홍합을 워낙 좋아하는지라 탐이나네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8 16:38 신고 수정/삭제

      그쵸? 맵게 하지 않아도 짭짤하게 국물 낸 홍합탕하고 소주 한 잔.. 크...

  • Favicon of http://www.rabbicat.kr BlogIcon 토양이 2007.11.14 16:05 ADDR 수정/삭제 답글

    ㅠㅠ 여기서 4월 중순에 먹고 대박 뒤집어진 적 있어요.;;
    남자친구랑 둘이 가서 먹었는데, 둘다 급성 장염 일으켰었다는.
    이틀 정도 몸져누웠던 기억이 있는 곳입니다. - -;
    맛있었던 건 알지만, 이 일 이후로 홍합은 근처에도 못 가게 되었다지요. ㅠ_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11.14 17:09 신고 수정/삭제

      저런, 우짜다가 그러셨대요~ 정말 당분간 홍합이라면 쳐다보기도 싫었겠네요~ ^^

[종로 맛집] 해물 향 가득한 솥밥 전문점, 조금

인사동 길을 가로질러 안국동 방향으로 올라가다 인사동 끝 길에 있는 크라운 베이커리를 끼고 우회전하면 '조금'이라는 솥밥집이 있다. 겉에서 보기엔 전통 찻집 같은 분위기지만 이 곳은 오래되기도 했고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유명한 솥밥 전문점이다. 내가 이 집을 알게 된 건 십 년도 훨씬 더 전이었는데 그 때나 지금이나 맛이 한결 같으니 그것도 참 놀랄 만한 일이다.

문을 열고 들어가 노란색 실내 조명이 은은하게 깔린 일본식 다다미가 깔린 방에 올라 앉는다. 하도 오래된 식당이라 그냥 그 분위기가 편안하다. 식당이 그다지 넓지 않아 바로 옆 테이블에 손님이 앉으면 그 쪽에서 말하는 내용에 신경이 쓰일 법도 하다.

자리에 앉아 보리차를 받으며 주문을 넣는다. 오랜만에 마셔보는 보리차라 그럴까, 그 향이 편안하다는 느낌이다. 메뉴는 복잡하지 않다. 조금솥밥과 송이솥밥. 이 외에 가이바시, 은행 등등의 꼬치 구이가 있기는 한데 이 구이들은 가격 대가 만만찮을 뿐만 아니라 가벼운 안주 거리에 지나지 않아서 솥밥을 기다리며 맥주 한 잔으로 목을 축일 것 아니면 굳이 시켜야 할 이유는 없다. 두어 번 시켜 봤는데, 항상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 ^^

조금솥밥은 각종 해물이 들어가 있는 밥이고 송이솥밥은 해물 대신 버섯이 가득 들어간 솥밥이다. 해물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선택 메뉴라고 할까? 해물도 싫고 버섯도 싫은 사람은 이 집에 가면 안되겠다. 주문이 들어가면 그 때 솥에 밥을 짓기 시작하므로 식사가 나올 때까지는 꽤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걸리긴 하지만, 순서가 뒤바뀌지는 않으므로 찬찬히 기다리면 된다.

조금솥밥. 새우, 굴, 가이바시, 각종 조개류, 심지어는 맛살과 버섯, 은행, 죽순, 대추 등등이 들어있는 해물솥밥이다. 해물을 쫄깃함과 알게 모르게 묻어 나오는 익힌 굴의 향기가 밥 맛을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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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이솥밥. 해물 대신에 송이, 표고, 팽이 등 버섯이 잔뜩 들었고, 은행, 대추, 죽순 등이 곁들인 버섯 솥밥이다. 그런데 조금솥밥과 비교 해보면, 해물이 빠지고 버섯이 들어갔다 뿐이지 별 차이가 없다. 몇 번 경험해 본 결과 해물에 거부감이 없는 사람이면 송이솥밥 보다는 조금솥밥이 더 낫다는 느낌이 들었다.

반찬이라고 따로 나오는 건 없다. 그냥 1인용 식판에 함께 단무지와 오징어 젓갈, 짠지, 그리고 밥 비벼 먹기에 좋은 양념 간장이 전부다. 여기에 일본식 미소 된장국이 곁들여 진다. 솥밥은 그냥 먹기엔 좀 싱겁기 때문에 양념 간장을 적당히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각종 해물의 향긋함과 쫄깃함, 그리고 적당히 비벼 넣은 간장의 짭잘함이 겹치면서 솥밥이란 이런 맛이어야 해~ 라는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다 먹은 후 솥 바닥에 눌러 붙은 누룽지도 꽤 구수하다. 물론 밥을 오래 먹다 보면 누룽지가 다 타기도 하니 요령껏 긁어내야 한다.

솥밥은 각각 1만3천원. 한끼 식사로 절대 싼 값은 아니지만 식사를 마치고 나서 별로 돈 아깝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나름대로 유명세를 탄 집이라 인근의 언론사 기자들이나 맛집 찾아다니기 좋아하는 사람들도 꽤 오는 눈치였다. 인사동서 저녁 식사로 고민한다면, 그리고 이 집을 몰랐다면, 충분히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는 곳이다. 별 다섯 개 만점에 네 개를 줄만한 썩 괜찮은 집이다. / FIN

솥밥 전문 조금 위치 보기 by 구글맵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25 22:35 ADDR 수정/삭제 답글

    예전에 나에게 혹독한 비판을 받았던 그 맛살..아직도 들어가네?... 혹시 업그레이드 맛살인가?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5 22:59 신고 수정/삭제

      형한테 혹독한 비판을 받기 전에도 맛살은 존재했었죠~ ㅋㅋ 문제는 제가 맛살을 좋아한다는~ ^^

기본이 안된 식당, 석촌호수 옆 마당갈비

푸짐한 갈비와 뜨끈한 국물이 어우러진 갈비탕. 상상만 해도 입에 군침이 도는 음식입니다. 잘 삶은 갈비는 쫄깃한 느낌으로 입 안을 행복하게 만들고 살짝 달콤하면서도 진한 국물은 힘들고 지친 위장을 따뜻하게 감싸줍니다. 자주는 아니지만, 그래서 가끔 갈비탕을 찾습니다.

봄 바람이 차게 불던 날, 모처럼 갈비탕이 먹고 싶어 한 곳을 소개 받았습니다. 송파 맛집에 소개한 적이 있는 군산 오징어에서 20여 미터 정도 밖에 떨어지지 않은 '마당갈비'라는 집입니다. 갈비탕 값이 약간 세지만 고기도 넉넉하고 반찬도 깔끔하다 해서 일부러 찾아 갔습니다.

주차할 때부터 느낌이 좀 묘합니다. 주차 해준다고 팻말은 있지만 정작 차는 직접 대랍니다. 뭐, 그거야 어려울 것 없으니 혼자 잘 댔습니다(사실 음식이 맛있었으면 이런 건 시비거리도 못 됩니다 ^^). 갈비탕을 시켰지요. 메뉴판에 보니 가격은 7천원. 갈비탕이 그 정도면 많이 비싼 편은 아니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잠시 후 반찬이 나왔습니다. 어랏~ 반찬 담긴 느낌이 영 이상합니다. 깔끔하게 담기지 않고 뭔가 엉성합니다. 김치도 있는 것들 막 주워담은 그런 느낌입니다. 기분이 영 이상해서 김치에는 젓가락도 대지 않았습니다. 요즘 식당 가면 김치를 예쁘게 썰어서 배추 겉껍질로 잘 싸서 나오지요? 예쁘게 나온다는 것 외에 또 다른 의미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이 손대지 않은 새 반찬이란 뜻이지요. 그런데 이 집 김치, 엉성하니 마치 다른 사람들이 먹던 거 그냥 담아 준 느낌입니다(부디 그렇지 않기를 바라지만요),

영 불안한 느낌인데 갈비탕이 나왔습니다. 대여섯 대 정도의 갈비가 들어 있는데 이거 살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듭니다. 뼈에 조금 붙어 있는 걸 살이라고 보기엔 너무 빈약하고, 심지어 이거 고기 뜯다 남은 거 아니야 라는 소리가 나올 정돕니다. 갈비가 그러니 국물이 맛이 있을 리가 있나요 그냥 좀 달고 짭짤하기만 한 국물. 도저히 그냥 먹을 수가 없어서 매운 양념을 막 풀어 넣어 먹었습니다.

옆 테이블도 두 사람이 와 앉았습니다. 주인하고 아는 척을 하길래 자주 오는 사람들인가 했습니다. 그들도 갈비탕을 주문하길래 어떻게 나오나 지켜봤습니다. 우린 처음 가는 사람들이고 그 사람들은 단골인 듯 하니 좀 다르게 나올까 싶어서였죠. 다르게 나왔다면 한 판 하고 나올 거였는데, 뭐 별반 차이가 없었습니다.

음식 맛이 그러니 이젠 모든 게 다 꼬투리 감입니다. 주방을 드나드는 사람들은 평상복 차림입니다. 모자 같은 건 당연히 안 썼지요. 그냥 홀하고 주방을 왔다 갔다 하면서 음식도 담고 뭐 그럽니다. 마지막으로 계산하는데 카드 영수증도 한 손으로 내밉니다. 뭐 꼭 두 손으로 받아야 맛은 아닙니다만 손님을 대하는 기본 자세는 아닌 듯 싶더군요.

소개해 준 사람한테 그 집 너무 이상하다 했더니, 깜짝 놀랍니다. 일 년 전만 해도 갈비가 푸짐했고 김치도 예쁘게 쌓인 채로 나왔답니다. 그런데 일 년 동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왜 이렇게 망가진 것일까요.

맛집을 찾아 다니다 보면 성공할 때도 있고 실패할 때도 있습니다. 그런 대로 나쁘지 않은데 기대치가 높아 실망하는 경우도 있고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괜찮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음식에 대한 평가는 주관적이니까 내 맘에 안 들어도 다른 사람 맘에는 들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기본이 되어 있지 않으면 주관은 통하지 않습니다. 석촌호수 군산오징어 옆 마당갈비, 갈비탕 드실 분들은 절대 가지 마십시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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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widyou.net BlogIcon Widyou 2007.04.24 19:43 ADDR 수정/삭제 답글

    초심을 잃은 맛집.. 인건가요?
    정말 아쉽네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5 04:00 신고 수정/삭제

      초심이 어땠는지는 잘 모르지만 ^^ 하여튼 지금은 영 아니었던 집입니다 ^^

[와인] Colline Lucchesi Sauvignon 2004

[와인 생초보의 와인 맛 기억하기]
꼴리네 루께지 소비뇽 2004 / Colline Lucchesi Sauvignon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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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말하면 난 이탈리아 와인에 대해 괜한 호감을 가지고 있다. 생전 처음 와인바라는 곳엘 가서 제일 처음 추천 받아 마셨던 와인이 이탈리아 와인이었는데 그 녀석이 가격도 비싸지 않으면서 정말 맛있었던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와인에 대해 워낙 무지한 상태로 마셨던 까닭에 - 사실 술에 대해 뭔가를 알고 마셔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와인을 싫어해왔지만 - 단지 맛있었다는 기억과 이탈리아 레드 와인이라는 것 외에는 난 아무 것도 기억하지 못한다. 그렇게 맛있는 와인의 이름 조차 외우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아쉬움 때문에 난 가끔씩 내가 마신 와인에 대한 글을 쓰기로 했고 그렇게 두번째로 내 입에 걸린 친구가 바로 콜리네 루께지 소비뇽 2004다.

'화이트 와인. 이탈리아 토스카나 지역에서 생산되었으며 복숭아와 레몬 맛을 머금은 소비뇽. 미디움 바디이며 산뜻한 피니시를 지녔고 450병만 생산했다'는 정보가 이 와인을 수입한 회사의 홈페이지에 얻은 전체 정보다. 450병만 생산해서 특별한 건지 아니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 와인을 잘 안 마셔서 그런 건지 하여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는 저게 다였다.

솔직히 복숭아와 레몬 맛은 잘 모르겠는데 산뜻한 피니시라는 표현에서는 좀 와닿는 부분이 있었다. 뒷 맛이 아주 깔끔했다는 것. 예전에 마신 화이트 와인 까사 포르타 소비뇽 블랑 Casa Porta Sauvignon Blanc은 뒷 맛이 강하고 거칠어 안주 없이 먹기에는 부담이 많았는데 그에 비하면 확실히 부드러워 안주 없이 먹기에도 전혀 부담이 없었던 것. 하긴 얻어 마신 와인이라 가격은 잘 모르지만 까사 포르타 소비뇽 블랑에 비하면 적어도 두 세배는 비싼 와인일 거란 느낌이 들었다.

내가 화이트 와인을 마시는 건, 신 맛이나 떪은 맛 보다는 단 맛을 느끼고 싶어서 일게다. 달콤하면서도 혀를 자극하는 은근한 씁쓸함이 괜히 나를 기분 좋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이 녀석은 확실히 괜찮았던 느낌. 지나치게 단 맛을 강조하지 않으면서 두 어잔에 약간의 취기를 느끼게 만들었다. 적은 양 밖에 마실 수 없어 아쉽지만 기회가 된다면 한 병 정도 도전해 보고 싶은 와인이다.

달콤하면서도 은근한 씁쓸함. 안주가 없어도 되는 부드러운 뒷 맛. 살짝 취기를 느끼게 하는 만만치 않은 도수. 이 정도로 이 와인에 대한 평가를 마쳐야 할 듯. 아마 다른 와인을 마셔도 거의 비슷한 평이 나오지 않을까 싶지만, 그래도 내 기억을 저장시키는데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23 09:59 ADDR 수정/삭제 답글

    ^^ 맛이 달고 부드럽다.. 혹시 아이스 와인이 아닐가? 원래 아이스 와인이 생산량이 작다고 하더만.. 750ml인걸 보면 아닌 것 같기도 하고.. ^^ 음,... 난 어제 복분자 먹었는데... 동네 슈퍼에는 복분자 밖에 없더만..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3 10:11 신고 수정/삭제

      어제 이거 마심서 생각했는데, 왜 우리나라 술에 대해서는 그런 리뷰가 없을까... 아쉽던걸요? 함 해볼까봐요~ ㅋㅋ

[송파 맛집] 칼칼한 국물과 탱탱한 오뎅 – 정겨운 오뎅집

사람들이 들으면 참 이기적(!)이라고 말할까 모르겠습니다만 정말 아끼는 집은 소개하기 싫습니다. 나름대로 블로그에서 맛집 얘기 많이 쓰고, 검색 엔진에서 '맛집'을 찾을 때 꽤 리스트가 나오는 편이라고 자부하는(!) 저니까(사람들 다 잘난 맛에 사니까 좀 잘난 척 해도 이해해주시길 ^^) 정말 아끼는 집에 사람 많이 오는 게 싫거든요. 사람들 많아지면서 예전의 그 오붓한 분위기를 잃어버릴까 걱정도 되고. 하지만 정말 아끼는 집이 잘 되어야 오래 오래 갈 수 있지 않겠습니까. 오늘은 정말 아끼는 오뎅집에 대해 얘기를 풀어볼까 합니다.

아무리 어묵이라고 우겨도 '오뎅'은 오뎅이라고 불러야 제 맛인가 봅니다. 추운 겨울, 길거리 포장마차에 서서 국물 훌훌 불어가며 먹는 그 것, 편한 소주집 어느 곳에서든 부담 없이 편안하게 시킬 수 있는 그 안주… 바로 '오뎅'이 아니면 무엇이겠습니까?

저는 오뎅을 참 좋아합니다. 그 이름에서 무척이나 싫어하는 일본 냄새가 난다 해도, 또 그 성분이 깨끗지 못하네 어쩌네 시비가 많아도, 어쨌거나 맛있기 때문입니다. 맛있는 걸 어쩌겠습니까. 먹어야지요.

그래서 요즘 생기는 오뎅바들이 참 반갑습니다. 맛난 오뎅을 골라 먹을 수도 있고, 격자 유리문을 통해 바깥을 내다보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거기에 모처럼 비까지 내린다면, 그야 말로 술 맛 업그레이드 되는 날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이런 저런 기대를 가지고 들어간 오뎅바들이 영 분위기를 못 맞춰준다면 이 또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송파구청 건너편에 있는 방이동 먹자골목에 가면, 딱 이 분위기에 걸맞은 오뎅집이 하나 있습니다. 이름도 정다운 '정겨운 오뎅'. 송파구청 맞은편에 있는 방이동 먹자골목 길로 들어서서 처음으로 나오는 오른쪽 골목으로 우회전, 다시 직진한 후 두 번째 골목에서 좌회전, 말로 설명하면 복잡하지만 사실 그다지 복잡할 것도 없습니다. 하여튼 두 번째 골목에서 왼쪽으로 가서 이 큰 길과 만나는 지점까지 주욱 가면 왼쪽에 정겨운 오뎅이 보입니다.

어느 오뎅집이나 마찬가지겠지만 일단 자리에 앉으면 국물 맛을 보게 됩니다. 이 집은 일단 국물 맛이 다른 어떤 오뎅집과 다릅니다. 보통 오뎅 국물은 짭짤하지요? 이 집 오뎅 국물은 짭짤한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외려 매운 맛이 살짝 감돌며 칼칼하다고 할 수 있지요. 고추가루로 매운 맛이 아닌, 고추 자체로 매운 그런 맛 있잖습니까. 그래서 짭잘한 오뎅을 좋아하시는 분들은 외려 밍숭 맹숭하다고 하기도 합니다. 어쨌든 속이 다 들여다 보일 정도로 맑으면서 칼칼한 국물. 한 국자 떠서 마시면 절로 카~ 하는 감탄이 나옵니다. 짭짤하지 않기 때문에 많이 먹어도 갈증이 나지 않습니다. 뜨거운 국물을 조금씩 자주 덜어 먹는 것. 이 집에서 권하는 국물 먹기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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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칼하고 개운한 맛을 내는 이 집 특유의 맑은 오뎅 국물

국물에서 감탄하면 다음 오뎅을 즐길 차례지요. 오뎅 종류가 아주 많습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접힌 오뎅, 긴 오뎅은 물론 살짝 매운 맛을 내는 오징어 오뎅, 맛살 오뎅, 치즈 오뎅(이거 생각보다 괜찮다는 ^^), 만두 소처럼 다진 채소가 들어 있는 오뎅… 한 열 가지 정도 되는 오뎅들이 통에 들어 있습니다. 통에 오래 들어 있으면 오뎅이 퍼지는데, 적당한 양을 넣어 두기 때문에 물렀거나 퍼진 오뎅이 없습니다. 모두 탱탱하고 쫀득하지요. 골라 먹는 재미도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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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지지 않고 탱탱한 다양한 오뎅들

특별히 제가 추천하는 오뎅은 통에 들어 있지 않고 별도로 주문해야 하는 '피시볼'입니다. 업그레이드 오뎅이라고 생각해야겠지요? 이 녀석들은 잘 퍼지기 때문에 오뎅 국물에 넣어 놓지 않습니다. 먹고 싶은 넘을 골라 통에 넣어두었다가 적당히 데워지면 그 때 먹는 거지요. 대신 일단 통에 넣었으면 그 건 책임져야 합니다. 잘 퍼지는 녀석이라 오래 넣어두면 물러지니까 제 맛을 잃어버리거든요. 메추리알과 달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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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그레이드 오뎅 피시볼

값은 오뎅 1개에 천원입니다. 그냥 오뎅이나 피시볼이나 똑같고 오뎅 꽂은 막대기 수를 세어 계산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말 추천하는 녀석, 이 녀석의 맛을 알아야 이 집 오뎅바의 진정한 매니아라고 할 수 있는 녀석, 바로 흰떡입니다. 처음에는 이걸 뭔 맛으로 먹나 하겠지만 넉넉하게 담가 두었다가 살짝 흔들어서 탱글 탱글 해진 후에 먹으면 그 쫄깃함과 은근한 고소함이 이루 말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다른 오뎅보다 조금 더 데워야 한다는 것, 그리고 흔들어서 탱탱해지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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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맛을 알아야 진정한 매니아. 흰떡

참, 이 집에는 소주가 없습니다. 우리 말로는 청주, 흔히 부르기로는 정종, 일본 말로는 사케라고 부르는 술은 두 종류가 있습니다. 국산과 일본산 이렇게 말입니다. 국산 청주는 '백화수복'이고 일본산은 '월계관'이라는 브랜드입니다. 값은 한 잔에 국산 청주가 3천원, 일본산 청주는 6천원입니다.

다 좋은데 ^^ 이 청주를 소주 마시듯 마시면 오뎅바에서 먹는 것 치고 비용이 과하게 나옵니다. 물컵 한 잔에 6천원이고 얘기하다 보면 성인 남자들 이거 서너 잔은 쉽게 마시거든요. 3명이 가서 6천원짜리 일인당 네 잔씩 먹는다고 치면… 대충 비용 계산 나오지요? ^^ 청주는 적당히, 맛으로 가볍게 마셔야 할 듯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집 가면 청하를 주로 마십니다.

오뎅 외에 몇 가지 안주들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데 닭꼬치, 시샤모, 해물떡볶이 등이 있습니다. 오뎅이 워낙 훌륭해서 다른 안주들은 잘 안 시키지만 알이 꽉 찬 시샤모 정도는 주문하실 만 합니다. 오뎅만 있어 좀 서운하다고 생각되면 괜찮은 선택입니다.

지금까지 음식점 평가하면서 별 다섯 개 만점을 준 집은 없었습니다. 별 다섯 개를 받는 집은 정말 대한민국에서 손꼽을 수 있는 집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이 집, 자신있게 별 다섯 개입니다. 저녁을 먹지 않고 1차로 가면 아주 조용하게 오뎅을 즐길 수 있고 사람들이 몰려들 때 쯤이면 기분 좋게 일어설 수 있습니다. 오뎅 따위가 무슨 식사가 되겠냐고 생각하겠지만, 이 집에서라면 그런 생각 하지 않으셔도 될 겁니다.

비 오는 날, 정겨운 오뎅에 앉아 내리는 비를 바라 보며 따뜻한 술 한 잔 즐기는 것. 내 인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 FIN

정겨운 오뎅바 위치 보기 by 구글맵스

내가 가본 오뎅바 그리고 이해할 수 없는 일들

강남역 간xx오뎅

2만원짜리, 2만5천원짜리 이렇게 두 가지 메뉴 있습니다. 먹고나서 아쉬운 듯 해 일부만 추가할 수 있느냐 물었더니 안된답니다. 한 접시를 다 시킬 수는 없고, 꼬치 두어개만 추가 주문하면 될 듯 한데, 딱 잘라 안된다 하니 할 말이 없더군요. 강남이라 가격 비싼 거는 그렇다 쳐도, 잔뜩 쌓아놓은 오뎅 낱개로 안파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신촌 오뎅바(이름이 그냥 오뎅바던가 ^^)

일인당 기본 가격이 있습니다. 먹거나 안 먹거나 일단 오뎅을 메뉴로 선택했으면 기본 7천원인가 8천원은 내야 한답니다. 안 드셔도 그 돈은 내야 된다고 얘기를 들었을 땐, 아마 얼큰 취해 있었을 때 같은데, 하여튼 기분은 썩 좋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기본을 못 채우고 나왔거든요 ^^

신천 유x오뎅바

2층에 있는 집인데, 들어가자마자 이상한 비린내가 확 납니다. 다른 집들은 그런게 없는 듯 한데 왜 그 집에서만 그런 냄새가 날까요? 둘이서 청하 한 병 놓고 오뎅은 몇 개 먹지도 못하고 그냥 나왔습니다. 이렇게 해 놓고도 이 집 오래 가네요 ^^ 참 신기합니다.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7.04.20 18:18 ADDR 수정/삭제 답글

    자주 함께가는 사람 입장에서 절대 강추합니다.. ^^

  • Favicon of http://biog.empas.com/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7.04.20 18:40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비오는날 이래도 되는겁니까..^^;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4.21 10:05 신고 수정/삭제

      비 오는 날... 정말 딱 어울리는 집이에요~ 진짜 언제 비오면 번개 한 번 쳐볼까 봐요~ ㅋㅋ

  • Favicon of http://blog.empas.com/diabloti BlogIcon 정현아범 2007.05.16 10:01 ADDR 수정/삭제 답글

    아..저 흰떡..
    느무느무 좋아요..
    꼭 찾아가야겠어요..
    빠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7.05.16 12:07 신고 수정/삭제

      원래는 지난 번에 갈려구 했었는데 ^^ 엉뚱한 대로 가는 바람에 ㅋㅋ 비 오는 날 저녁에 함 오시게. 그 날은 가볍게~ ^^

[홍성 맛집] 샤브샤브의 귀족, 새조개 샤브샤브 #2

육수가 끓자 조심 조심 새조개를 집어 넣었다. 모든 먹거리가 그렇듯이 너무 오래 끓이면 질겨지는 법. 적당히 익은 듯 싶은 새조개를 가위로 자른 후 한 점을 입에 넣었다. 솔직히 말해 처음 내 느낌은, 엥? 이게 뭐야? 라는 거였다. 아무 맛도 없는 듯 그냥 쫀득한 조개살을 씹고 있는 느낌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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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도대체 무슨 맛이야? 라고 투덜거리면서 새조개 별 거 아닌데 사람들이 왜 그리 난리일까라는 생각을 했다. 오늘 저녁은 실패인 걸? 뭐 아마 이런 생각까지도 했을 것이다. 그렇게 속으로 투덜대는 동안 육수는 계속 끓었고 접시에 담긴 새조개도 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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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입 안에 든 새조개의 느낌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밍숭맹숭하다고 생각했던 맛이 은근히 담백하면서 달콤한 느낌으로 변해가는 것이었다. 쫄깃하면서도 씹고 난 후 느껴지는 그 부드러운 맛. 사실 음식 맛을 표현할 때마다 나는 내 어휘력 짧은 것이 정말 안타깝다. 그 맛을 제대로 전할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어쨌든 적당히 끓은 육수 속에서 익은 새조개들이 비로소 제 맛을 내는 순간이었다.

그렇게 먹다 보니 새조개 한 접시가 어느 틈에 사라졌다. 여기서 그만 하고 칼국수를 먹을까 고민하다가 우리는 먹는 김에 이번엔 주꾸미를 지르기로 했다. 서울에서 주꾸미 구이나 볶음을 즐겨 먹었던 우리에게 주꾸미 샤브샤브도 충분히 도전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음식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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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도착한 주꾸미. 이미 주방에서 머리를 잘라 내고 먹기 좋게 다듬어 진 상태였다. 살아 있던 싱싱한 주꾸미의 빨판은 접시에 붙어 잘 떨어지지 않을 정도. 바닷가에서 싱싱한 해산물을 먹고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 준다. 아무래도 더 오래 익혀야 하는 머리를 먼저 넣고, 계속해서 다리도 넣었다. 솔직히 말하면 그냥 막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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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났다. 주꾸미가 익어가면서 육수도 검게 변했던 것. 주꾸미 먹물이 육수를 검게 만들어 버린 것이다. 당연히 육수는 걸쭉해지고 먹물의 맛이 강하게 배어나기 시작했다. 처음 떠 먹기에는 왠지 좀 껄끄러웠는데 몇 번 먹다 보니 그런대로 먹을 만 했다. 먹물의 맛이 짭자름하게 배어 있었고 먹물이 몸에 좋다는 사실에 위로를 받으면서 주꾸미와 육수도 점점 줄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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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껍데기까지 포함해서 무게를 재는 새조개보다 껍데기 없는 주꾸미가 같은 1kg이라도 양이 더 많았다. 결국 막판에 우리는 부른 배를 두드리면서 남은 주꾸미를 모두 해치워야 했던 것이다. 그렇게 열심히 잘 먹었지만 결국 머리 몇 개는 먹지 못하고 남겨두어야 했다. 주꾸미도 제 철이라 머리도 참 맛있었는데 ^^

새조개는 이제 거의 끝날 철인 듯 하다. 아무래도 올 해 또 가기는 어려울 테니, 내년에 한 번 더 가야겠다. 봄과 가을이면 확실하게 갈 목적지가 생겨서 뿌듯하다.

참, 새조개는 포장하면 1kg에 3만원, 식당에서 먹으면 1kg에 3만5천원이다. 주꾸미는 1kg에 2만5천원. 솔직히 서울에서 기름값 따지고 고속도로 통행료 따지면 어쩌면 서울에서 먹는 게 더 쌀지도 모른다. 아니, 더 싸다. 그런데도 남당으로 가는 건, 단지 먹는 즐거움 외에 여행이라는 또 다른 즐거움이 있어서다. 내년 봄, 우리는 또 남당으로 떠날 계획이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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