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전입,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라고요?

내년이면 딸 아이를 중학교에 보내야 합니다. 항상 애기같은 아이가 벌써 중학교에 간다고 하니 아빠 마음이 좀 싱숭생숭합니다. 이러다 보면 딸 아이가 지금 아빠를 놀려먹는 아이템 중 하나도 금새 이뤄지겠더군요. “나 대학 가면 아빤 오십이다!” 으, 아주 미칩니다. ㅋ

중학교 배정을 앞두고 가정 통신문이 왔습니다. 그야 말로 실소를 금할 수 없는 내용입니다. “위장 전입은 전형적인 소탐대실의 경우로서 귀한 자녀에게 편법과 불법으로 세상을 살아가라고 가르치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당당히 밑줄까지 그어왔습니다.

여기까지는 그렇다 치겠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이가 학교에서 오더니, 가정통신문에 부모님 사인을 받아오랬다는 겁니다. 참고로 가정통신문엔 부모님 사인 란이 별도로 없습니다. 그냥 옆에다가 사인을 받아오랬답니다.

좀 웃기더군요. 이 나라 최고지도자부터 행정부의 수장들까지 수 많은 사람이 버젓이 위장전입을 했고, 심지어는 위장 전입을 했다는 사실이 업무를 수행하는데는 별로 흠이 되지 않으므로(!) 당당히 임명되기까지 했는데 초등학교에서는 위장 전입을 “전형적인 소탐대실”이며 “귀한 자녀에게 편법과 불법으로 세상을 살아가라고 가르치는 것”이라고 주장하는데다가 학부모 사인까지 받아오라니 말입니다. 게다가 선생님은 아이들에게 위장 전입이 폐혜를 낱낱이 설명하면서 최악의 경우엔 선생님과 학생과 부모님이 교육청에 끌려갈 수도 있다(!)라고 하셨답니다.

생각해보니 저런 법들은 그저 돈없고 힘없는 서민들만 철썩 같이 지키야 하는 것들입니다. 위장 전입으로 자녀들을 좋은 데로 빼 돌린(!) 분들은 그 귀한 자녀들에게 이 나라에서 좀 더 편리하게 살아가는 편법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사실 편법을 가르치지 못한 부모들이 무능력한 현실이 되버린 것이지요.

지도자의 도덕성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꺠닫게 됩니다. 소위 말하는 지도층 인사들이 지키지 않은 법을 서민들은 지켜야 하니, 당연히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우리는 지금까지 능력만 있다면 도덕성은 별로 문제될 것 없다는 생각을 해왔습니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요? 도덕에 둔감한 사람들이 갖춘 능력이란 것이 정말 선한 능력일까요? 사람의 능력은 도덕에 기반을 두어야 그 가치를 발휘하는 법입니다. 그렇지 않다면 그 능력은 자기만을 위해 쓰여지는 것이 대부분일테니까요.

도덕성이야 말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최고의 능력이라는 점, 이젠 잊지 말아야 겠습니다. 어쨌든 저는 이 나라에서 위장 전입이 더 이상 불법이 아닌 줄 알았더니, 그건 아닌 모양입니다. 그려. / FIN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10.27 21:46 ADDR 수정/삭제 답글

    위장전입쯤은 괜찮습니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는 말 한 마디면 다 끝납니다
    대통령이하 장관 나부랭이들이 즐겨 쓰던 말 아니던가요..

불공정한 초고속인터넷 약관은 폐지되어야 한다

집에서 사용하는 초고속 인터넷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인터넷에 접속이 안되는 거죠. 컴퓨터를 껐다 켜보고, 공유기도 재부팅 해보고 할 수 있는 건 다 해보다가 안되면 그제서야 전화를 겁니다. 상담원 대부분은 “저희 쪽 장비는 이상 없으므로 기사를 보내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합니다. 제가 출근하고 다음 날 기사가 와서는 기술적인 부분은 잘 모르는 아내에게 기사는 이렇게 말하고 갑니다.  “공유기에 이렇게 많이 연결해서 쓰시니까 안되는 거죠. 이건 불법이에요” 아내는 무슨 큰 죄를 저지른 듯 미안해 합니다. 공유기 때문에 어쩌고 저쩌고 핑계를 대지만 밖에서 뭘 만지고 오니 인터넷은 잘 됩니다.

회사에서 쓰는 초고속 인터넷. 뭔가 에러가 생기면 겁부터 납니다. 인터넷 안된다고 전화하면 공유기 쓰냐고부터 물어봅니다. 무슨 큰 죄를 지은 것처럼 쓴다고 합니다. 대부분 공유기 문제니까 어쩌구 저쩌구 합니다. 그렇게 해봐도 안되는데요, 라면 기사를 보낸답니다. 기사 오면 좋은 소리 들을 리 없어 괜스레 마음이 쓰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기사가 오기 전에 관리실 전기팀이 통신 장비를 만져 에러를 해결해 줍니다.

누구나 한 번 쯤 경험해 본 일일 겁니다. 공유기 쓰세요? 그거 불법이에요. 이런 얘기도 한 두번쯤 들으셨을 겁니다. 초고속 인터넷 쓰다가 안되서 전화하거나 기사가 나오면 대부분 하는 얘기지요. 실제로 통신사들은 저마다 약관에 한 대 혹은 두 대 정도만 연결해 쓰라고 해놓고는 그 이상 쓰는 경우엔 위법이니, 불법이니 해가면서 추가로 돈을 내라고 합니다. 경고문이 적힌 메시지를 화면에 띄워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 겁을 주기 일쑤입니다. 정말 내가 무슨 큰 잘못을 했나 보다, 그런 생각까지도 들게 만듭니다.

그런데 조금만 생각하면 참 이상합니다. 우리가 통신사의 광랜 상품을 구매할 때는 컴퓨터 1대당 쓰겠다고 구매한 것이 아니라 100메가짜리 통신 상품을 산 겁니다. 100메가 안에서 내가 이렇게 쓰거나 저렇게 쓰거나 그건 통신사가 상관할 문제가 아닙니다. 어차피 소비자는 100메가 안에서 나눠 쓰는 거지, 이것 저것 장비를 마음대로 쓴다고 해서 100메가를 넘어가는 건 아니거든요. 통신사에서는 한 사람이 많이 쓰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간다고 하는데, 한 사람이 아무리 많이 쓴다고 해도 100메가를 넘게 쓸 수 있습니까? 게다가 솔직히 말해서 100메가도 다 제대로 주는 것도 아니잖습니까.

굳이 비교를 하자면 이런 겁니다. 사과 100개를 사서 내가 혼자 먹든, 가족들과 나눠 먹든, 이웃에게 나눠 주든, 버리든, 그건 사과를 산 내 마음입니다. 사과를 파는 사람들이 상관할 문제가 아니라는 겁니다. 초고속 인터넷 약관은, 사과 100개를 팔긴 하겠는데, 너 혼자 다 먹어야 돼. (니가 여럿이서 사과 100개 나눠 먹으면 그 사람들이 사과를 안 사거든). 아마 속 마음은 이런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더 웃긴 건, 초고속 인터넷들이 제공하는 IPTV를 설치할 때입니다. IPTV를 설치하면 이름이야 제각각이지만 결국 공유기를 하나 가져다 줍니다. 공유기에는 PC로 연결하는 포트, IPTV로 연결하는 포트 외에도 여유 포트가 더 있습니다. 이건 뭡니까? 여기다가 연결해 써도 불법이니 위법이니 할건가요?

소비자는 100메가짜리 상품을 산 겁니다. 통신사도 그렇게 팔았고요. 100메가 안에서 소비자가 몇 대를 쓰건, 그건 소비자가 알아서 할 문제입니다. 내가 100메가 짜리 팔긴 했지만 그건 너 혼자서 쓰라는 거야, 이렇게 말할 수는 없다는 거죠. 이렇게 말할 수 있다는 건, 초고속 통신사들이 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소비자에게 불리한 불공정 약관이 되어버린 겁니다.

초고속 인터넷에 연결하는 단말기 횟수를 제한하는 것은 우리나라 정보통신 문화 발전에도 걸림돌이 됩니다. 요즘 나오는 많은 가전 제품들이 인터넷 접속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TV를 인터넷에 연결하면 다양한 데이터 방송 기능을 실행할 수 있고, 게임기를 연결하면 네트워크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각종 펌웨어를 편리하게 업데이트할 수 있습니다. 조만간 더 많은 기기들이 유선으로 혹은 무선으로 인터넷에 연결될 겁니다. 그런데 이런 기기를 연결할 때마다 돈을 내라고요? 대한민국 정보통신 생활 문화 수준을 거꾸로 늦추는 꼴이 됩니다.

게다가 요즘 KT에선 공유기에도 무슨 인증을 걸겠다고 하는데, 왜 남의 재산에 대해 이래라 저래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들 거나 걸고 싶으면 걸고 그냥 쓰는 분들은 쓰게 하세요. 보안이 문제가 있다면 보안에 대한 교육을 하는 거고, 해커가 침입을 한다면 그건 통신회사에서 막아야지 소비자가 그것까지 막아야 할 의무는 없지 않습니까. 마치 칼 팔아 놓고, 그 칼이 사람을 다치게하는데 쓸 수 있으니 등록해라, 뭐 이런 거하고 비슷한 거 아닙니까.

불공정 약관은 폐지되어야 합니다. 소비자는 자신이 신청한 대역폭 내에서 자유롭게 장비를 연결해 쓸 수 있는 권리가 있습니다. 추가 장비 연결대수 제한이나 공유기 인증이니 하는 것들은 결국 통신회사만의 사익을 추구하기 위해 소비자를 괴롭히는 것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안 남으면 차라리 보조금을 주지 마세요. 초고속 인터넷 가입한 사람들에게 몇 십만원씩 주고, 위약금도 물어주고, 선물도 주고 그러면서 굳이 남의 통신망 쓰는 사람들 데려가는데 혈안이 되어 있으면서, 뭔 말씀들이 그리 많으십니까. ㅉㅉ 안 그래도 같은 회사 초고속 인터넷 오래 쓰면 바보되는 세상인데. 쩝.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10.16 21:54 ADDR 수정/삭제 답글

    거꾸로 가는게 한 두가지가 아닌 세상입니다.
    몇몇 기업에서 핵심사업은 제다 틀어지고 있으니
    소비자의 선택권은 있으나마나고, 권리는 뭐 있는둥 마는둥...ㅡ,,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0.16 23:09 신고 수정/삭제

      진짜 요즘 들어 그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

      10월이 가기 전엔 김치삼겹이든 조개찜이든
      함 달리셔야 할 거인데! ^^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10.17 22:11 수정/삭제

      공감이요..
      달리는 것도 공감..(ㅡㅡ)v

  • Favicon of http://trendwatcher.tistory.com BlogIcon 트렌드와처 2009.10.18 09:43 ADDR 수정/삭제 답글

    정말 공감합니다. 저도 인터넷 계약 해지 때문에 LG파워콤에 어이없는 일 당하고 나서, 얼마나 많은 소비자들이 이런 일을 당할까 싶더군요. 정말 통신사로 인한 피해가 많은 것 같습니다.

축하 -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6

아빠, 나 160cm 넘었다!

딸 아이가 이렇게 소리지르는 건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저희 집에선 이 녀석의 키가 10cm 씩 자랄 때마다 축하 파티를 열어주었거든요. 그 동안은 꽤 빨리 자랐던 터라 10cm 파티를 1년에 두 번도 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크는 속도가 좀 더디어져서 사실 걱정을 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드디어 160cm를 넘었다는 겁니다.

사실 파티라는게 대단할 거 없습니다. 어떤 때는 하트 모양의 도넛 하나를 사서 그 위에 초를 꽂고 축하 노래를 불러줬고, 또 어떤 때는 떡볶이와 튀김으로, 어떤 날은 치킨과 피자로 파티를 했었지요. 오랫만의 파티라 기분이 좋았던 탓인지 할아버지, 할머니는 물론 고모 내외까지 모두 불러다가 피자와 치킨으로 모처럼 신난 저녁을 했습니다.

참 유별나다. 그런 것까지 해야 하나, 라고 말씀하실 분들도 계실 겁니다. 하지만, 저는 적어도 축하할 일은 반드시 축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돌아보면 우리는 축하하는 일에 왜 그리 인색한 것일까요. 생일이나 무슨 특별한 이벤트가 있어야만 그제서야 아껴뒀던 축하를 꺼내 줍니다. 아낀다고 쌓이는 것도 아니고, 마구 쓴다고 돈 드는 것도 아닌데 아주 소중한 것을 꺼내듯 찔끔 찔끔 축하를 던집니다. 기왕이면 더 많이 축하하고 기쁨을 나누는 것이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아빠가 딸에게 축하를 가르쳐야 하는 것은 축하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작은 일도 축하하면서 살아 있다는 사실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게 하고 작은 일에도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갖게 하니까요. 축하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씩 전해지면서 서로의 인생이 풍요롭게 되는 건 말할 것도 없는 일일테고요. 꼭 남에게만 축하할 것도 아닙니다. 오늘 힘든 하루를 잘 견디어냈으므로, 시험을 잘 봤으므로, 목표한 일을 달성했으므로... 남 뿐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조그만 축하를 건네 보세요. 아이는 물론 아빠 스스로도요.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축하를 받는 방법도 가르쳐야 하지만, 축하를 하는 방법도 가르쳐야 한다는 겁니다. 엄마와 아빠를 축하하는 것은 물론 다른 가족들, 친한 친구들의 사소한 기쁨 하나도 축하해줘야 합니다. 내가 받은 것처럼 다른 사람들의 일도 같이 기뻐하면서 축하할 줄 알아야 하니까요. 축하하는 방법을 어떻게 가르칠까 고민할 필요는 없습니다. 생각보다 쉽거든요. 축하를 받은 아이는 축하하는 법도 절로 배우게 됩니다. 아빠는 그 기회를 만들어 주기만 하면 됩니다. 비싸지도 않은 아주 작은 선물과 함께 말이지요. 초콜릿 하나, 연필 한 개, 휴대폰 고리라도 좋겠네요. 아이가 따라 살 수 있는 그런 선물이면 어떨까요.

어떻게 축하하고 어떻게 기쁨을 줄 것인가,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인생은 정말 즐거워질 겁니다. 자, 이제 하나씩 축하할 일을 생각해 보세요. 우리 딸 키가 지금 얼마더라, 몸무게는 얼마지? 학교에서 제일 잘하는 과목은 뭐더라? 피아노로 틀리지 않고 연주할 수 있는 노래가 뭐 있지? 축하할 거리를 찾다 보면 생각보다 모르는 일이 많다는 것도 깨닫게 됩니다. 은근슬쩍 축하를 핑계로 몰랐다는 사실을 감출 수도 있겠네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오늘 저녁엔 즐거운 축하 파티가 열리고, 그 비밀은 아무도 모르게 묻혀버릴 테니까요. / FIN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10.14 20:22 ADDR 수정/삭제 답글

    좋아요 좋아요 맞는 말씀이예요...^-^
    결혼하고 보니까 아빠가 축하해주었던 일 함께 정말 재밌게 놀았던 일
    비록 손가락에 꼽긴 하지만 그런게 더 생각나요.
    사랑을 받는 사람이 할 줄도 안다고 레이님이 그렇게 해주시니
    따님도 상대방에게 따뜻한 축하를 할 수 있는 사람이 될꺼예요~~

  • Orangefarmer 2010.01.07 11:22 ADDR 수정/삭제 답글

    축하 받는 것과 함께 축하하는 법도 가르쳐야 한다는 글귀가 눈에 띄네요.
    맞습니다. 남자형제만 있는 집에서 컸더니 나중엔 이 둘 다 영 어색하더군요..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10.02.23 22:31 ADDR 수정/삭제 답글

    고래(?)를 춤추게 만드는 힘! 칭찬과 축하. 잘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내 낡은 지갑 이야기

내가 널 처음 만난 건, 참 살아가기 힘들다고 생각하던 그 해 여름이었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패를 겪었고, 그 실패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내 곁을 떠나던, 혹은 내가 그들을 떠나던 그런 시절이었지. 그런 나를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던 그 누군가가 내게 널 선물했었어. 그저, 힘내라고 말이야. 그 사람은, 지갑만 주는 건 서운하다며, 일련 번호가 맞아 떨어지는 빳빳한 만원 권 두 장도 같이 넣어줬지. 그래야 지갑에 돈이 모이는 법이라면서.

그래서일까. 정들면 버리기 어렵다는 이유로 물건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나였지만, 너에게만은 특별한 의미를 부여해야 했어. 그 땐 정말 힘들었었고, 그저 카드 몇 장이 너에게 담긴 전부였지만 왠지 나에겐 이런 지갑이 있다는 사실이 꽤 든든했었지. 이제 이 지갑을 채우면 될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일년, 이년, 삼년, 사년… 정말 정신 없이 살았어.

그 비 많이 오던 날 기억나니? 100미터도 안되는 길을 걸었을 뿐인데, 내 바지가 온통 젖어버릴 정도로 비가 많이 내렸던 그 날. 엄청나게 내리는 비에 우산 챙기랴, 마트에서 산 물건 챙기랴. 바지 접으랴 정신 없는 와중에 난 그만 너를 떨어뜨리고 말았어. 사무실 빌딩 앞에 와서 출입카드를 꺼내려 할 때, 난 네가 사라진 걸 알게 됐지. 그 때의 그 당혹감이란. 네 안에 들어 있던 카드 몇 장이 내 삶을 유지하는 도구였는데 갑자기 그게 사라져버리니 어떡해야 할 지를 몰랐어.

가만히 생각해 보니, 마트 앞에서 바지를 추스릴 때 너를 흘렸을 것 같더라. 그래서 우산을 쓰는 둥 마는 둥, 그저 다시 마트 앞으로 달려 갔어. 바지는 이미 젖은지 오래고, 이젠 상의도 거의 젖어버렸지만, 난 그런데 신경 쓸 틈이 없었지. 그저 그 근처 어딘가에 네가 떨어져 있기만을 바랄 뿐. 하지만, 넌 거기 있을 리 없었지. 가뜩이나… 그렇게 많은 사람들 속에서…

그런데 참 희한하게도 방송에서 내 이름이 들리는 거 아니겠니. “지갑을 분실하신, 000 고객님은 안전요원 근무지로…” 그 땐 그 소리가 정말 꿈에서 들리는 소리 같았어. 정신 없는 마음에 찾아간 안전요원 근무지에서 무사히 너를 돌려 받고, 고맙다고 두유 두 박스를 사주고 돌아섰던 기억이 난다. 옥외주차장 입구에서 주웠다고 하던데, 비를 조금이라도 덜 맞으려고 돌아다니던 길에 떨어 뜨렸던 모양이야. 살짝 젖은 너를 얼마나 애지중지 하며 말렸던지.

아찔했던 순간은 또 있었어. 어느 날 저녁에 누군가와 만취하도록 술을 마시고, 또 누군가를 만나러 택시를 타던 날이었지. 술이 좀 취하긴 했지만, 택시비를 주고 내린 건 틀림없이 기억하는데, 또 지갑이 사라진 걸 알게 된 거야. 술은 취했지, 사리 판단은 잘 안되고, 어쩔 줄 몰라 하다가도 용케 카드사로 전화를 걸어 분실 신고를 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길 바닥에 털퍽 주저 앉아 카드 쓸 때마다 날라오는 문자 메시지의 번호로 전화를 걸었어. 틀림없이 혀가 꼬였을 테지. 

“데가요, 디갑을 분시랬나봐요… 카드를 이러버려서 신고하려고요… 아니요 제가 좀 취해서…”

바닥에 주저 앉아 반 쯤 풀린 목소리로 카드 분실 신고를 하는 걸 지나가던 아주머니 두 분이 보더니, “어, 이 분 지갑인가 보다"라고 말하더라고. 순간 정신이 번쩍 들었어. 아마도 틀림없이 꼬인 혀로 이렇게 말았을 거야.

“네, 껌정색 루이 xxx 장지가빈데요, 울 딸 사지니 드러있고요, 카드… “

“네, 맞네요. 여기 있어요.”

벌떡 일어나서 얼마나 고맙다고 말했는지 몰라. 맨 정신이었다면 지갑에 들어 있는 돈이라도 드렸을 지도. 그저 정신 없는 와중에 고맙다고 말로만 때우고 말았었던 거지. 그렇게 너를 찾은 것에 안도하면서, 그 날 더 신나게 술을 마셨을 지도 몰라.

그 뿐이겠니. 멀리 출장 갔다가 식당에 놓고 나오는 바람에, 근처에 있는 후배에게 전화해서 찾아 달라고 했던 일, 틀림 없이 차에 있겠거니 했는데 차에도 없고, 결국은 옷장 속 재킷에 있는 걸 만 하루 뒤에 찾았던 일… 이런 저런 사소한 일들이 많았는데, 결국 넌 항상 내게로 돌아왔지.

세월이 흐르면서 너는 조금씩 낡았고, 실밥도 조금씩 튿어졌어. 다행스럽게도 너는 점점 뚱뚱해졌고, 나는 슬슬 예전의 어려움을 잊어갔지. 그래도 가끔 너를 보면서, 네가 처음 내 곁에 왔을 때를 생각하곤 해. 문득, 나 요즘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 그런 생각도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이젠 새 친구가 왔어. 너하고 같은 출신이고, 너한테 정이 많이 들어서 그런지 다른 집 출신 애들은 영 맘에 들지 않더구나. 너에게서 한 장씩 카드를 꺼내 새 친구에게 넣을 땐, 참 묘한 마음이 들더라. 물론 너와 함께 선물 받았던 빳빳한 만원 짜리 두 장도 이사를 했지. 새 친구의 가장 깊은 곳으로 말이야.

나와 함께 많이 고생했어. 하지만 날 널 버리진 않을 거야. 새 친구에게서 뺀 스폰지를 채워 넣고, 새 친구가 나온 박스 안에 널 넣을 거야.  튿어진 실밥도 고쳐줄께. 그 곳에서 편안히 쉬고 있으렴. 어느 날 내가 문득 너를 열어 보고, 너의 낡은 흔적들을 어루만지면서  지나간 내 시절들을 돌이키며 열심히 살고 있을 그 날을 감사할 때가 반드시 있을 테니까. / Fin

  • 피버 2009.10.01 00:34 ADDR 수정/삭제 답글

    잠깐 주위를 둘러보면서 '내게도 가슴찡한 사연이 있는 물건이 있을까' 찾아봤더랬습니다. 누구에겐 사소하지만 나에겐 역사가 되어있는 어떤 물건들이 나를 위로해주고, 다독여주고, 일으켜주기도 하는 것 같아요.

    소중한 지갑이 꼭꼭 주인을 찾아오는 걸 보면서, 레이님 지갑이 주인을 잃어버렸을 때 얼마나 안타까워했을까 생각해봅니다.

    "이 사람 또 날두고 어딜간게야?"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0.01 09:10 신고 수정/삭제

      "이 사람 또 날두고 어딜간게야?"

      이 문장을 읽다 보니, 갑자기 아무 생각없이 내버렸던(!)
      물건들이 마구 떠오르는 걸요!

      멋진 댓글 고맙습니다. ^^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10.01 09:10 ADDR 수정/삭제 답글

    드뎌 사물과 대화를..(ㅡㅡ)b
    추석 지나믄 저랑도 좀 대화를..굽신..^^

    추석 잘 보내시구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0.01 09:11 신고 수정/삭제

      어여 오시게.

      사무실에 맛난 술 잔뜩 쟁여 놓고 있으니! ^^

      (난 요즘 진에 필이 꽂혀서리! ㅋ)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10.01 19:32 ADDR 수정/삭제 답글

    잔 기울이며 그 아팠던 이야길 들려 달라면
    들려주실지...제 예감에 금번 추석을 레이님께선
    무척 잘 보내실것 같아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0.01 21:02 신고 수정/삭제

      흐음, 저야 뭐 항상~~

      추석 끝나고 아빠 번개 한 번 하시죠? ㅋ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10.07 15:51 ADDR 수정/삭제 답글

    참.. 신퉁방퉁한 지갑이구만.. 주인을 졸졸 따라다니니 말여.. ㅋㅋ

토양양을 보내며

아저씨 둘만 있던 사무실에, 야리야리하고(!) 이쁜 처자가 출근하고 싶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사실 기대 반 걱정 반이었습니다. 회사는 그 때까지 걸어왔던 긴 터널에서 막 빠져 나오려던 순간이었고, 한 단계 도약을 위해 누군가 같이 할 사람이 필요할 때였지요. 전 직원이 두 명인 회사에서 사람 뽑기란 정말 쉽지 않습니다. 회사의 규모만 보고, 이 회사 월급이나 잘 나오겠어 뭐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태반일테니까요.

그런 상황에서 토양양이 출근하겠다고 했을 때, 걱정 반 기대 반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어쩌면 걱정이 더 앞섰을 지도 모릅니다. 잘 적응이나 할까, 아저씨 둘은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잘못하다간 예민한 마음에 상처나 받고 나가지는 않을까… 별 쓸데 없는 걱정이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처음엔, 좀 그랬습니다.

위기도 있었지만(위기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습니다!ㅋ), 토양양은 잘 적응했고, 기대했던 것 이상의 일을 해냈습니다. 글이야 원래 잘 쓰는 거 알고 있었고, 클라이언트 관리도 별 문제 없이 잘 해나갔습니다. 회사도 오랜 시간의 기다림을 거쳐 순풍을 만난 듯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일의 분량은 점점 많아지고, 강도도 세졌고, 일의 수준도 달라졌지만, 여전히 토양양은 자기 역할을 잘 감당해 냈습니다.

가끔은 그 나이 또래의 다른 여성들처럼, 삶의 무게에 힘들어 했고, 사람들과의 관계에 지쳐하기도 했습니다. 지친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기도 하고, 때론 농담도 건네고, 때론 달래면서 작은 몸집에 참 많은 걸 안고 살아간다는 생각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뭐, 누구나 짊어질 수 있을 만큼의 무게를 안고 살아가는 법. 이럴 땐 작은 회사가 좋은 점도 있습니다. 아마도 회사가, 아저씨 둘이, 그녀에게 조금은 도움이 되었으리라, 그저 그렇게 생각해 봅니다.

회사는 빠르게 성장했고 사람도 늘고 일의 규모도 커졌습니다. 다 같이 노력한 결과 예상했던 것보다 보수도 올랐고 상여도 줄 수 있었습니다. 마냥 어린 줄 알았던 토양양도 발이 넓어져서 글을 쓰는 것은 물론 몇 개의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이끌어 갔습니다. 그렇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면서, 또 가끔은 더 잘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욕심도 생겼습니다. 이런 저런 번역까지 하고, 독립을 하고, 살아가는 모습도 조금씩 달라지는 토양양을 볼 때, 모든 점이 다 마음에 든다고 할 수는 없곘으나(! ^^), 꽤 기특했던 건 틀림 없는 사실입니다.

그런 토양양이 이제 회사를 떠났습니다. 처음 떠나겠다는 얘기를 들었을 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먹먹했습니다. 백년 만년 같이 있지는 않아도, 적어도 우리 회사에서 내 손으로 시집은 보내겠거니,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떠나고 싶다니까 딱히 할 말을 못 찾겠더군요. 그리고 한 달. 시간은, 정말 살처럼 흘렀습니다.


오늘 토양양을 보냈습니다. 환영회는 두 명이 해주었지만, 다행스럽게도 환송회는 여덟 명이 해주었습니다. 나중에 온 소님들까지 하면 열 한명. 많은 사람들이 함께 환송할 수 있어서, 그저 기뻤습니다. 원래는 인사불성 되기 전까지 먹어보자는 분위기였지만, 나중에 오신 손님들도 있고, 시간도 이미 늦었고, 그래도 뭐 비교적 멀쩡한 정신에 먼저 보냈습니다. 잘 가란 말을 하고 - 웃으면서 보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던지 - 책상에 돌아 오니, 그녀가 놓고 간 출입 카드가 보였습니다. 아, 그래, 정말 갔구나… 살짝 울컥하는 마음이 쏟아질 뻔 했습니다. 마음을 감추려 술을 마시고, 수다를 떨었습니다.

이 좁은 땅 덩어리에서 헤어진다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겠냐고 스스로를 달랩니다. 그저 할 말이 없어 어떤 일을 하든, 그녀의 앞 길에 좋은 일만 가득하길 빌어 봅니다. 살다가 힘들 때, 그저 누구에게 수다라도 떨고 싶을 때 회사를 찾아주길 바랍니다. 우리가 회사라는 이름으로 만났지만, 같이 밥을 먹었던 식구였음을 잊지 않길 바랍니다. 그리고 그 사실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것도 잊지 않기를 바랍니다. 003이 우리 회사의 영원한 결번이듯, 언제나 자리가 비어 있음도 잊지 않길 바랍니다. 미처 못한 한 마디도 보태야겠습니다. 그 동안 수고했다고, 고생했다고, 고맙다고 말입니다. / FIN

  • Favicon of http://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09.09.19 02:05 ADDR 수정/삭제 답글

    이포스팅을 보니 불청객이 들어닥쳐 죄송스럽네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9 05:55 신고 수정/삭제

      에이고 별 말씀을.
      보낼 때 사람이 많아서 좋았다니께 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9.19 09:26 ADDR 수정/삭제 답글

    내맘도 이맘이여.. ^^ 아침에 이 글을 봐서 다행임..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9 10:14 신고 수정/삭제

      밤에 보셨으면 우짜실라고요 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9.20 05:52 ADDR 수정/삭제 답글

    결국 003호로서는 못 뵈었군요..ㅡ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9 10:14 신고 수정/삭제

      003은... 언젠가 또 다른 모습으로
      만날지도 모르지~

      (글타고 003이 뭐 변신의 귀재란 말은 아니지만ㅋ)

  • Favicon of http://realfactory.net BlogIcon 이승환 2009.09.20 11:19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아름다운 글입니다. 그 날 감사했습니다 ㅠ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20 11:43 신고 수정/삭제

      이 무슨 ^^

      그날 만나서 반가왔어요~ ^^

  • Favicon of https://wessay.tistory.com BlogIcon 위세이 2009.10.21 19:29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왜... 저는~ ㅠ.ㅠ

  • Favicon of http://greendayslog.tistory.com BlogIcon 그린데이 2009.11.05 16:24 ADDR 수정/삭제 답글

    홍일점 토양양이 떠났군요... 저 출입카드가 정말 쓸쓸해 보이긴 하지만...
    이렇게 멋지게 보내주실 수 있는 분들과 함께 했다니 부럽기도 하네요. 선배의 마음이란
    그런걸까요? 요즘 이런저런 생각이 많은데 읽다가 조금 울컥.
    (전 레이님 블로그에만 오면 계속 울컥 하는 듯. 오지 말까봐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11.06 09:32 신고 수정/삭제

      울컥닷컴으로 바꿀까요? ㅋ

      요즘 게을러서 업데이트를 자주 못해서
      뜨문 뜨문 와주셔도 정말 감사할 따름이지요 뭐~ ^^

음악 -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5

아빠, You’re the Inspiration 알어?
엥? 시카고 말이야?
누가 불렀는지는 몰라. 근데 그 노래 알긴 알어?
응, 그럼 아빠가 중고등학생일때 엄청 듣던 노랜데.
그래? 나 그거 받아줘.

어느 날 난데없이 딸 아이가 시카고의 You’re the Inspiration을 받아 달랍니다. 1980년대 초반에 나온 이 노래를 딸 아이가 알 턱이 없을 텐데(게다가 시카고라는 그룹을 모르는 걸 보면, 어디선가 노래만 들었을 법한데) 초등학교 6학년이 들을 수 있는 노래는 아니잖습니까. 어디서 들었냐고 물어봤더니, 아하, 딸 아이가 즐기는 게임의 배경 음악으로 이 노래가 나온 겁니다. 그러니 제목은 어찌 알았어도 가수는 모를 수 밖에요.



딸 아이 얘기를 들으니 저도 문득 시카고의 노래가 듣고 싶어졌습니다. 멜론에서 시카고를 찾아 노래를 받고 휴대폰에 넣어 주었습니다. 틈만 나면 휴대폰으로 음악을 크게 틀어 놓는 아이에게 또 하나의 레퍼토리가 생긴 셈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로 찾아 달라는 노래는, 퀸의 I was born to love you였습니다. 덩달아 아빠도 퀸의 추억에 다시 빠져 듭니다. Love of my Life… 하프 소리가 잠든 추억을 깨웁니다.

아이튠즈에서 요즘 아빠가 듣는 록 음악들

아이가 어릴 땐 듣는 음악이 다르지만 아이가 자라면 어느 틈에 듣는 음악이 같아집니다. 아이의 휴대폰엔 소녀시대, 2NE1, 지드래곤 등등이 들어 있고 아빠의 차 안엔 윤도현, 김종국, 김범수가 들어 있지만 리스트 뒤쪽으로 넘어가면 아이의 휴대폰에도 김종국, 김범수가 있고 아빠의 차 안에도 소녀시대가 있습니다. 음악이란 모든 사람에게 공통되는 감성 코드니까요.

공통되는 코드를 맞추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이 훨씬 즐겁습니다. 아이가 듣는 노래를 아빠가 알고, 아빠가 듣는 노래를 아이가 아는 것. 이것 하나 만으로도 아빠와 딸 사이엔 커다란 교감이 일어납니다. 그래서 아빠는 딸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를 차 안에 넣어야 하고, 아빠가 좋아하는 노래를 딸 아이에게 슬쩍 슬쩍 가르쳐야 하는 겁니다. 딸 아이가 시끄럽게 틀어 놓는 음악을 아빠가 알고 있다면, 그 노래에 대해 시끄럽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고, 아빠의 차 안에서 딸 아이가 좋아하는 노래가 나온다면 아빠와 할 수 있는 얘기도 늘어나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여전히 딸 아이는 아빠에게 노래를 받아 달라고 합니다. 솔직히 좀 귀찮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아빠는 차마 노래방에서 따라 부를 정도는 아니어도 요즘 최신곡이 뭔지는 대충 알게 되고, 딸 아이가 좋아하는 취향도 슬쩍 눈치를 챌 수 있습니다. 신기하게도 DNA 덕분에 아이와 아빠의 취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는 걸 발견하면, 괜히 또 자랑스럽고, 때론 찡합니다. 매달 고정된 요금을 내고 그걸 다 채워 쓰지도 못하지만 음악 사이트의 요금제를 포기할 수 없고 귀찮지만 굳이 아빠 아이디로 음악을 받아 넣어주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물론, 절대 교감할 수 없는 노래도 있습니다. 야심한 밤, 아빠는 문득 솔개트리오의 여인이여를 틀어 놓고 혼자 옛날 감상에 빠져 있습니다. 안녕히 주무시란 인사를 하러 왔던 딸이 흘러 나오는 음악에 귀를 기울입니다. 뭐야? 뭐 이런 걸 듣고 계셔? 한 방 날리고는 쪽, 뽀뽀를 하고 제 방으로 가버립니다. 아빠는 순간 할 말을 잃습니다. 아, 아빠는 한 때 이 노래에 눈이 젖었단 말이다! 아무리 외쳐 봐도 안되는 건 안되는 겁니다. 몇 번을 들어도 도저히 즐길 수 없는, ‘외톨이'란 노래에 아빠가 적응할 수 없듯이 말이에요. ^^  / FIN


아이폰 열풍, 우리는 좀 더 냉정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저는 맥북을 씁니다. 맥북을 쓴 지는 2년 쯤 됐고, 지금은 인터넷 뱅킹과 쇼핑 등 어쩔 수 없이 윈도XP를 써야 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작업을 맥북에서 합니다. 솔직히 윈도XP보다 훨씬 더 편하고, 속도가 느려지는 일도 별로 없고, 시스템이 죽는 일도 적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맥 OSX에 아주 잘 적응한 건 아닙니다. 파일 시스템의 차이를 몰라 폴더를 통으로 날린 적도 있고, 윈도XP에선 간단하게 할 수 있는 작업들도 억지로 맥으로 하려다 보니 시간이 더 걸린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작업도 윈도XP에서 하는 것보다 더 빠르고 편리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맥북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러다 보니 애플의 다른 제품들에도 호감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모양새 하나 끝내주는 마이티 마우스, 보는 사람마다 부러워하는 애플 키보드는 기본이고, 무선 인터넷 공유기 겸 백업 장치로 타임캡슐을 쓰기 시작하면서 소위 말하는 애플빠가 되어 갔습니다. 당연히 저도 아이폰을 기다립니다. 무엇보다도 우리나라에서 나온 폰들은 맥북과 연결해 사용할 수가 없습니다. 아무도 맥을 지원하지 않으니까요. 휴대폰이 맥을 지원하면 얼마나 편할까 그런 생각 수도 없이 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저 외장형 저장장치 정도로나 인식하지 주소록 저장, 스케줄 관리 같은 기능은 꿈도 못 꿉니다. 휴대폰에 연결해 쓰자고 불편한 윈도XP를 다시 쓸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폰이나 통신 서비스에 대해 이래 저래 말씀하는 분들을 보면, 무척 많은 분들이 아이폰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많은 글들이 애플과 아이폰의 정책은 다 옳고, 그걸 못 쓰게 만드는 우리나라 통신사나 방통위 등등은 죄다 나쁜 넘이라는 식입니다.

저는 국내 통신사를 편들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저도 불만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애플도 우리가 막연히 생각하는 것처럼 착한 기업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아이폰을 들여오기 위해 애플은 엄청난 양의 기본 물량과 보조금을 통신사에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 부담이 과연 통신사에게서 끝날까요? 아닙니다. 그 부담은 반드시 소비자에게 돌아옵니다. 시장 구조상 통신사들은 소비자들의 돈을 모아 애플에게 갖다 주겠지요.

제가 애플 제품을 즐겨 사용하긴 합니다만 모든 제품이 다 맥북처럼 마음에 들지는 않았습니다. 마이티 마우스는 A/S가 된다고 해도 1년 이상 쓰는 건 불가능했고 휠에 먼지가 자주 끼어 걸핏하면 휠이 말을 듣지 않아 진작에 MS 마우스로 바꿨습니다. 또한 저는 해당 없지만 애플 키보드는 손톱 긴 여자 분들은 타이핑하기 쉽지 않은 모델입니다. 타임캡슐은 초기 세팅 잡기가 쉽지 않고, 게다가 매뉴얼도 그리 친절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일단 A/S가 발생하면 좀 골치 아파집니다. 기본적으로 대체 품목을 주지 않기 때문에 짧게는 1주일, 길면 2, 3주까지 기다려야 합니다. 그 동안 어떡합니까? 마우스가 A/S 들어가면 할 수 없이 새 마우스를 사야하고 노트북이 A/S 들어가면 다른 컴퓨터로 작업을 해야 합니다. 한 번은 타임캡슐이 고장났는데, 저희는 이게 없으면 무선 인터넷은 물론 데이터 저장 및 공유에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교환 제품을 안 주면 안된다고 거의 전화로 한 시간을 싸워 교환 제품을 먼저 받기도 했습니다(이 얘기를 들은 어떤 애플 사용자는, 저에게 정말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는!). 그러나 저는 정말 절박했기 때문에 그렇게 해야만 했었을 뿐입니다. 

만일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이 들어 왔다고 가정해 봅시다. 이것 역시 전자기기인 이상 틀림없이 A/S가 발생할 것인데, 지금의 애플 제품들처럼 A/S가 된다고 하면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아이폰 특성 상 수리가 안되고 일대일 교환이 되어야 하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확인하는 동안 기다려야 하고, 데이터 백업도 문제가 되고, 그 때 가서 우리나라 회사들이 A/S는 잘해, 뭐 이런 얘기를 하고 앉아 있을 수 밖에 없을 지도 모릅니다.


추측건데, 아이폰에 대해 환상을 가진 많은 분들은 아마 아이팟 터치는 많이 쓰셨을지 몰라도 실제로 아이폰을 써 본 분믄 많지 않을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아이폰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나 기대 심리는 나중에 부메랑으로 다가와 소비자들의 더 실망에 빠뜨릴지도 모릅니다. 실제로 저 아는 몇 몇 분은 아이튠즈로만 데이터를 전송해야 하는 아이팟 터치에 대해 심한 불만을 표하기도 합니다. 윈도XP에서 아이튠즈, 이거 썩 편리한 인터페이스라고 하기 어렵거든요. 아이폰이 들어오면 똑같은 불만들이 반드시 생길 겁니다. XP의 문제든 아이튠즈의 문제든 말입니다.

애플도 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입니다. 게다가 한국 시장은 애플에게 그리 매력적인 시장이 아니라서 애플 입장에선 굳이 몸이 달아야 할 이유도 없을 겁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애플과 아이폰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게 되고 이러한 환상이 실제 구매로 이어진다면, 그 이후에 발생하는 예상치 못한 피해는 소비자가 고스란히 떠 안게 됩니다.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더 큰 법이니까요.

 우리의 통신 서비스 현실 때문에 아이폰 열풍을 이해 못하는 바는 아닙니다만(물론 그래서 저도 아이폰을 기다립니다 ^^), 우리는 애플과 아이폰에 대해 좀 더 냉정해져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이폰은 절대 우리의 불만을 한 번에 해결해주지 못할 테니까요.  게다가 들어왔다고 해도 아이폰을 쓰기 위해 우리는 애플이 요구한 과한 비용을 지불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그 비용 지불할거면, 차라리 다른 거 쓰겠다, 이런 말씀하시는 분들이 더 많을 지도요. ^^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9.14 18:27 ADDR 수정/삭제 답글

    비슷한 경험으로 공감합니다.. 그 옆에서 똑같이 겪었으므로.. 저도 마이티마우스 결국 로지텍으로 바꿨죠.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4 23:57 신고 수정/삭제

      하하, 이건 다 사장님의 멘트에 영감을 받아서 쓴 거죠! ㅋ

  • 모노 2009.09.15 02:46 ADDR 수정/삭제 답글

    애플에 대한 이런저런 불만들도 '아이폰이 출시되지 못하는 현실'보다야 덜할거같습니다...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9.18 15:59 수정/삭제

      ^^ 저는 아이폰 하나 때문에 우리나라 산업 전반이 가치 절하 되는 것이 더 안타깝던데요?

  • Favicon of http://www.unny.com BlogIcon montreal flower delivery 2009.09.24 01:32 ADDR 수정/삭제 답글

    냉정하게 잘 선별하면, 애플이 한국에서는 아주 잘하겟져, 무엇보다도 기존 폰들도 더 잘하려고 노력할거 같아여

  • 히데오 2009.09.24 07:51 ADDR 수정/삭제 답글

    애플의 고압적인 A/S 는 전세계가 다아는 사실입니다. 다만, 아이폰을 막고 있는 우리 통신환경 그리고, 다운 스펙으로 나오는 울 나라 핸드폰... 그런 사실들에서 방통위가 욕 먹는 거죠...

  • 박도영 2009.11.02 08:53 ADDR 수정/삭제 답글

    냉철한 지적이신 것 같습니다.
    어차피 애플도 기업일 뿐입니다. (고수 레벨의 기업 ^^)
    철학과 디자인이 남다르다고 해도 기업의 기본목적이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애플에 대한 높은 loyalty는 이런 부분들을 상쇄하고도 남는 것 같아요..^^;
    (맥북 1년째 쓰는데, 아직 적응중인 1인입니다. ㅎㅎ)

지나치게 잘 포장된 책 - 창조 바이러스 H2C

집에 돌아오니, 책상 위에 책 한 권이 놓여 있었습니다. 친분이 있는 딸 아이의 친구 아빠께서 읽다가 너무 감명 받았다고 같이 한 번 읽었으면 좋겠다고 쪽지가 한 장 얹혀 있는 책이었습니다. 같이 여행을 가기도 했고, 가끔 술 한 잔 하기도 하는 사이였지만, 이렇게 책을 선물 받으니 기분이 또 묘하더군요. 저도 뭔가 답례로 책을 하나 보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 선물은, 아마 이래서 더 아름다운가 봅니다. 받으면, 무언가 다른 책을 보내야 하겠기에.

사실 저는 문학이나 역사, 철학 같은 책은 책에는 손이 많이 가는데 경제 경영, 처세 이런 류의 책에는 손이 잘 안 가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런 쪽 책을 선물 받으면 더 기분이 좋죠. 제가 잘 고르지 않는 분야의 책을 접하게 만들어 주니까요. 이번에 선물 받은 책은 홈플러스 이승한 회장님이 쓴 창조 바이러스 H2C 라는 책입니다.


책 내용은 어렵지 않습니다. 활자도 크고 페이지도 잘 넘어 갑니다. 한 시간, 길어도 두 시간 정도면 읽어 내릴 수 있습니다. 한국에 홈플러스라는 유통점을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저자의 인생을 마치 자서전처럼 풀어 낸 것이 주요 내용입니다. 어린 시절의 가정 형편 부터 삼성이라는 대기업에 취직해 일을 하는 과정들, 어려웠던 시간들과 영광의 시간들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풀어내면서 저자가 생각하는 성공의 기준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그닥 감동을 받지는 않았습니다. 좀 심하게 표현하면 처음엔 이거 뭐, 돈 많고 성공한 분의 자기 자랑인가 보다, 그런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신입사원 시절 복사만 6개월 했다는 얘기는, 뭐든 남보다 두드러지게 열심히 하면 된다는 얘기로 들리지만, 현실에선 100% 적용되는 얘기가 아니므로 신기하지도 않았습니다. 어려웠던 시절 선비였고 엘리트였던 부모님을 두지 못했고, 국내 최고 학부에 다니는 형제들을 두지 못했으며, 대기업에 입사해보지 못했던 이 땅의 훨씬 더 많은 보통 사람들에게, (물론 저자는 정말 피나는 노력을 했고 그래서 성공했겠습니다만) 나는 이렇게 했고 저렇게 해서 성공했다는 얘기가 얼마나 설득력있을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게다가, 홈플러스라는 기업이 입점 업체에게 부리고 있는 횡포(비록 이 바닥에 있는 업체들이 다 그렇게 하는, 관행이라는 말로 두리뭉실 넘어 가고 있지만)에 대해 중소기업 사장님으로 부터 들은 얘기가 있는 저로서는 책에 나와 있는 좋은 얘기들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더욱이 책 중간에 우리나라에 나와 있는 상이란 상은 다 받기 위해 노력했고, 결국 다 받았다는 얘기에선 실소까지 나왔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겠습니다만 일부 언론사에서 주관하는 소비자 대상 등등이 사실은 돈 내고 사는 광고라는 걸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알기 때문입니다.

선물해 주신 분께는 좀 미안할 정도로, 비판적인 관점에서 책을 읽었습니다. 하지만, 어려웠던 시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힘을 많이 얻으셨다는 친구 아빠의 소감은 나중에 술 자리에서 따로 한 번 들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저도 무언가 답례를 보내면서 이런 자리를 만들게 되겠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책이 주는 메시지까지 무시해서는 안되겠지요. 비록 지나치게 잘 포장된 개인의 성공담이긴 하겠습니다만, 벽에 붙여 놓으면 좋은 문구들이 꼭 있거든요. 우리가 모르진 않지만, 가끔씩 스스로에게 경각심을 줄만한 그런 문구들을 다시 한 번 되새겨 읽게 했다는 점은 틀림없이 이 책이 주는 좋은 점이니까요. ^^ / FIN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09.14 20:37 ADDR 수정/삭제 답글

    맵씨나는 레이님의 글쓰기 솜씨로
    누군가의 자서전을 써 주시다면
    그 분의 일생은 또 얼마나 아름답게 보일런지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4 23:56 신고 수정/삭제

      뭐, 남의 이야기를 쓰는 것도 의미가 있겠지만,
      그 전에 제 얘기를 먼저 써 보고 싶어요. 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9.15 22:45 ADDR 수정/삭제 답글

    제가 좀 아는데요..
    책 안 읽어봐도 많이 맞아 떨어지지는 않을 듯..^^;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6 08:56 신고 수정/삭제

      ㅎㅎ 자기가 읽다간 아마 집어 던졌을(!) 지도 모를 일~ ㅋㅋ

우산 -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4

난데없이 소나기가 쏟아지는 토요일 오후, 아빠는 잠시 낮잠에 빠졌고 딸 아이는 TV를 보고 있었습니다. 딸 아이의 전화 소리에 설핏 잠이 깼습니다. 언뜻 들으니 할아버지(네, 제 아버지 ^^)셨습니다. 외출을 하셨던 할아버지께서 돌아오셨는데 비가 많이 오는 바람에 지하철 역에서 발이 묶이신 모양입니다. 네, 네 두 어번 대답을 하더니, 이 녀석이 부리나케 옷을 갈아 입습니다.

“아빠, 할아버지 우산 없으시다고 하셔서 내가 나갔다 올께” 언뜻 잠이 깬 제게 말을 던지고 곧바로 현관 닫히는 소리가 들립니다. ‘응’ 잠결에 한 마디 대답을 했지만, 잠에 취한 아빠는 더 깨지를 못했습니다. 그리고 꾸벅 꾸벅, 옛날의 기억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auggie_tolosa/3402061788/in/photostream/

아마도 제가 지금 딸 아이 정도 나이였을 겁니다. 그 날 밤도 그렇게 비가 왔더랬지요. 전화 벨이 울리고 아버지께서 버스 정류장 앞 가게에 계시다고 엄마가 말합니다. 그 날 제가 아마 기분이 좋았던지 대답을 하는 둥 마는 둥 우산을 들고 버스 정류장까지 뛰었습니다. 걸어가면 10분 정도 걸릴 거리를 아마 5분도 안되어 갔을 겁니다. 아버지께서 깜짝 놀라셨습니다. ‘왜 이렇게 빨리 왔어?’

립 서비스는 이럴 때 날리는 겁니다.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비를 맞고 계시는데 얼른 와야죠’ 아버지가 서 계시던 그 가게, 저 때문에 매상 좀 올랐습니다. 뭐 먹고 싶냐며 이것 저것 집어 주시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며칠 후, 엄마가 그럽니다. ‘니가 우산 가지고 나간 그 날, 아빠가 되게 기분이 좋으셨단다.’ 그 땐 몰랐습니다. 뭐 그런 걸 가지고. 그런데 지금 딸 아이가 저한테 그렇게 말한다면, 저라도 기분 째질 수 밖에 없었을 겁니다. 

한 번 재미를 붙이고, 비오는 날마다 몇 번 우산을 들고 버스 정류장에서 아버지를 기다렸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날은 금새 아버지를 만났고, 어떤 날은 허탕을 치기도 했습니다. 당시엔 휴대전화가 없었으니 연락이 안되면 그걸로 끝이니까요. 하지만 비 오는 날 아버지를 기다리고, 아버지와 우산을 쓰고 돌아오면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이런 저런 얘기를 했던 기억이, 설핏 깬 잠 속에서 저를 붙들었습니다.

딸 아이가 돌아왔습니다. 할아버지가 만원이나 주셨다고 자랑을 합니다. 사실 참 기특했습니다. 귀찮다고 투덜댈 법 한데, 한 마디 불평도 없이 바로 튀어나간 걸 보면 이 녀석을 잘못 키우지는 않았구나, 그런 뿌듯함도 들었습니다. 저녁 때 아버지를 만났더니, 결혼식 다녀 오시느라 양복을 입고 계셔서, 왠만하면 비 맞고 오실라고 했는데 옷 때문에 어쩔 수가 없더구나 하면서 미안해 하셨습니다. ‘에이. 그래도 비 맞으시면 안돼죠. 집에 멀지도 않은데, 잘 하셨어요.’

설마 옷 때문이었겠습니까. 아마도 할아버지는 손녀에게 용돈을 줄 핑계를 만들고 싶었을 겁니다. 비 속을 손녀와 걷고 싶으셨을 지도 모르지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 이런 날이 아니면 내가 언제 딸 아이와 비 속을 걸어볼까. 어차피 내리는 비 속이니 우산으로 물을 좀 뿌리며 장난을 쳐도 좋겠고, 고즈넉한 비 속을 걸으며 하지 못한 얘기를 해도 좋겠지, 그 핑계로 용돈을 줄 수 있다면 그것도 기쁨 아니겠어.’

비 오는 날 우산 핑계를 대려면, 일부러 차를 놓고 퇴근 해야 하겠군요. 운이 없으면 쫄딱 맞을 각오를 해야겠구요. 아무렴 어떻습니까. 내리는 비 속을 아이와 함께 걷을 수 있다면, 그 정도는 충분히 감수할 만한 위험일 겁니다. 이런 좋은 팁을 가르쳐주신 아버지께, 술 한 잔 올려드려야 겠습니다. 아들은, 나이가 들면서 아버지를 더 좋아한다 하더니, 딱 제가 그 짝인 모양입니다. / FIN
 
2009/09/10 - [사랑하며 사는 삶] - 라면 -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3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9.13 09:50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니.. 다희가 수술했나 싶었네.. 순간..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3 20:06 신고 수정/삭제

      ㅋㅋ 마땅한 이미지가 없어서 플리커에서 찾아넣었더니 글쎄~ 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9.13 23:10 ADDR 수정/삭제 답글

    101가지까지 가남요..^^
    울 녀석들은 할아버지는 갖다 드려도..
    아범은 모른 척 할 듯..ㅡ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3 23:17 신고 수정/삭제

      하하, 설마 모른척 할꼬!

      가는 데까지 한 번 가보려 생각 중일세~ ㅎ

라면 -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3

"자, 이 컵으로 가득 채워서 물은 세 번 붓는 거야. 1개 당 세 번. 이런 종류의 컵은 용량이 대개 비슷하니까, 밖에 나가서 라면을 끓일 일이 있으면 이 정도 크기의 컵으로 세 번, 이것만 잊지 않으면 돼. 

물이 끓으면 면을 먼저 넣어. 아빠는 스프를 먼저 넣지만, 끓는 물에 스프를 먼저 넣으면 갑자기 확 끓어넘치니까 조금 위험해. 그러니까 너는 면을 먼저 넣고 스프를 바로 같이 넣도록 해. 

자, 이젠 시간이야. 이건 어떤 불에서 끓이느냐에 따라 좀 다른데, 아빠는 약 3분 정도 끓이고 나서 면을 맛 봐. 휴대폰의 시계를 한 번 보렴. 우리가 좋아하는, 약간 꼬들한 정도가 되면 불을 꺼. 바로 먹지 말고 잠깐만 뜸을 들여. 그 동안에 식탁을 닦고 숟가락과 젓가락 놓고, 김치를 꺼내렴. 

뜨거우니까 절대 조심. 가스불 차단기 내리는 거 잊지 말고 두꺼운 장갑을 꼭 끼고 냄비를 들어야 해. 

라면 먹을 땐, 냄비 뚜껑에 덜어 먹는 거야. 이 맛은, 진짜, 아우, 뭐라고 말할 수 없는 거야. 그지? 그지?"

"응, 근데 아빠가 끓여준 것보단 맛 없다! ㅋ"


이런 컵으로 물을 세 번 붓는 거야

딸 아이가 5학년 때, 드디어 라면 끓이는 방법을 전수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도 그 무렵 때 쯤 되서 엄마한테 라면 끓이는 법을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추운 겨울, 반지하로 내려가는 부엌에서 석유 냄새 가득한 곤로에 불을 붙이고 양은 냄비의 물이 끓기를 기다리던 기억이 새록 새록합니다. 입김을 호호 불며 라면 맛을 보던 기억. 액자 속의 흑백 사진 같은 기억입니다. 

사실 라면이란 것이 뭐 복잡할 거 있겠습니까. 물을 잘 맞추고, 면이 꼬들할 때에 맞춰 불을 끄면 되는 거지요. 아마 아빠가 가르쳐 주고 싶은 건, 아빠가 아빠의 엄마한테 배웠던 그 흑백 사진 같은 기억. 그걸 남겨주고 싶었는 지도 모릅니다. 먼 훗날 라면을 먹다가 문득, '그 때 아빠와 처음으로 라면을 끓였었지...' 라는 미소지을 수 있는 기억을 만들어 주고 싶었는지도요. 거기에 라면을 끓이는 동안의 설레임 같은 건 보너스겠지요. 사실 가장 맛있는 라면은, 내 손으로 직접 끓이면서 익었나 안 익었나, 냄비 뚜껑에 덜어 맛을 볼 때의 그 라면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무엇보다도 "더더더" 주의할 점은, 가스와 불을 다루니까 무엇보다도 안전에 관심을 기울어야 한다는 겁니다. 

가스 불을 다루는 방법, 그릇을 다루는 방법, 그리고 마무리. 아무리 급해도 절대 서두르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고 가르치는 거지요. 아무리 배가 고프고 먹고 싶다고 해도, 찬 물에 라면을 부어 먹을 수는 없듯이 다뤄야 할 순서가 있고, 정리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들이니까요. 

그래도 아빠한테 배웠다고 학교에서 토요일에 저마다 음식을 만드는 날이 있었는데, 떡라면을 끓였던 모양입니다. 반 친구들이 다 자기가 끓인 라면이 제일 맛있다고, 국물까지 안 남기고 다 먹었다고 자랑합니다. 그러면서도 정작 나는 못 먹었어, 투덜 거리기도 합니다. 우리 아빠한테 배웠어, 라고 말했다는 딸 아이의 목소리에서 아빠는, 세상을 다 가진 것 같은 뿌듯함을 느낍니다. 

사실, 라면이란 게 그닥 몸에 좋은 건 아닙니다. 하지만 정말 맛있잖아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그 맛있는 걸 직접 끓이는 재미를 맛보는 거, 아마 내 몸도 용서해 줄 겁니다. 산다는 게, 항상 좋은 것만 하고 살면 재미 없다는 거, 아이들도 슬슬 배워야지요! 가끔은! ^^ / FIN



  • ^^ 2009.09.10 17:42 ADDR 수정/삭제 답글

    컵라면은 전수했구요... 라면끓이기가 남았군요 ㅋ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1 00:07 신고 수정/삭제

      네 별로 어려울 거 없지요~
      아이들은 진짜 빨리 배우니까요 ㅋ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09.11 14:47 ADDR 수정/삭제 답글

    깊고 높은 아빠의 사랑을 느낍니다
    어짬 그리....^^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9.12 17:20 ADDR 수정/삭제 답글

    엄머, 레이님 완전 멋지시다....!!!!
    저는 울 아버지한테서 바둑과 토론과 독서를 배웠습니다. 울 아부지도 쫌 멋있으시죠?헤헤~ 바둑은 배우다 포기했지만요. (근데 실용성있는 걸 못 배워서 그런지..저는 별로 실용성이 없는 인간이예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2 22:19 신고 수정/삭제

      가르치기 힘든 걸 가르치신 샛별님 아버지께선
      진짜 멋진 분이시로군요!

      바둑은 제가 몰라서 못 가르치고
      독서와 토론은 가르칠 수 있을라나... ㅋㅋㅋ

카메라 -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2

굳이 재능이란 말을 붙일 것까지는 없어도, 특별히 가르치지도 않았는데 딸 아이가 뭔가를 잘 해가지고 온다면, 그것처럼 기특한 일도 없을 겁니다. 어, 이 녀석한테 이런 재주가 있어?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조금 오버하면, 이거 천재적이야!라고 생각할 지도 모릅니다. 뭐,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우린 다 부모니까요. ^^ 

제 아이에게서 발견한 그런 재능(!)이 바로 ‘사진 찍기’였습니다. 아빠 엄마가 갈 수 없어서 할머니와 함께 보낸 유럽 여행 때 그저 기념이나 될 만한 거 찍어오라고 집에 있던 똑딱이 카메라를 들려 보냈습니다. 자동 모드로 그냥 찍으면 되고, 만의 하나 잃어버린다고 해도 별 지장이 없을 그런 카메라를 들려 보낸 겁니다. 배터리와 메모리 카드 교체하는 법, 반 셔터를 누르는 법 등 아주 기초적인 것 몇 가지만 가르쳤고요. 열흘 간의 여행을 마치고 딸 아이가 돌아온 후 카메라에 담긴 사진을 하나씩 확인하다가 깜짝 놀랐습니다. “이 사진, 진짜 네가 찍었니?”

처음 볼 땐 꽤 감탄했는데, 지금 보니 별로라는! 쩝!

구형이라고 해도 나름 유명 회사의 꽤 인기 있었던 카메라 모델이었기에 적당히 찍어도 잘 나오기는 합니다만, 구도나 장면을 잡은 것이 아빠 보다 낫다는 생각이 드는 사진이 몇 장 있었던 겁니다. 어라, 이 녀석 이거 카메라 좀 제대로 가르쳐 봐야 겠는 걸… 이런 생각이 드는 거죠. 

아빠도 못가본 에펠탑!

그래서 몇 가지 기본적인 조작법을 알려 주고, 몇 가지 상황에 따라 찍는 법을 좀 가르쳐주었습니다. 여기 매뉴얼 모드로 가서, 어두울 때는 ISO를 좀 높이고, 가까운 거 찍을 때는 매크로를 쓰고, 화이트 밸런스란 이런 거고… 다행히 아빠를 닮아 기계 만지기를 좋아하는 녀석이라 금새 배웠습니다. 어차피 망가 져도 크게 지장 없을 카메라 였기에 부담 없이 가지고 다니면서 찍으라고 했고요. 그렇게 열심히 들고 다니던 카메라가 드디어 전사를 하는 바람에, 얼마 전에  12배속 줌이 가능한 콤팩트 카메라를 다시 하나 구입해 주었습니다. 

아이가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사물을 보는 관점이 조금씩 달라졌습니다. 꽃 한 송이, 흐르는 물, 저녁 노을을 그냥 지나치지 않고 카메라를 들이 댑니다. 아무래도 아이니까, 찍고 나면 꼭 잘 찍었느냐고 확인을 받으려 합니다. 잘 찍었네, 라고 하면서도 이렇게도 한 번, 저렇게도 한 번 찍어보렴, 조언을 줍니다. 그렇게 찍은 사진을 하나씩 확인하다 보니 어떤 사진은 자기 맘에 꼭 들기도 하고, 어떤 사진은 또 영 아닌가 봅니다. 알아서 지우고, 새로 찍고, 딸 아이는 그렇게 세상을 다시 보는 법을 배웁니다. 

카메라는 참 묘한 매력이 있는 도구입니다. 때론 기쁘고, 혹은 슬퍼도 여전히 아름다운 우리 삶을 자세히 보게 만들고, 기록하게 만들고, 또 추억하게 만듭니다. 카메라가 없었다면 우리의 추억은 그저 바닥에 깔린 불확실한 기억에 지나지 않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 소중한 나날들을 더 잘 추억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카메라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도 더 큰 역할을 딸 아이에게 해 줄 겁니다. 추억할 만한 기억이 있다는 건, 행복의 여러 요소 중 틀림없는 하나일테니까요.  / FIN

자전거 -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1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9.07 17:28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들은 안되남요..ㅡㅡ;

  • wessay.. 2009.09.07 23:59 ADDR 수정/삭제 답글

    흐미.. 에펠탑.. 사진 완전.. 기절이다.. 사진은 배우는게 아니라 찍는거라는 격언이 생각나는 군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08 08:57 신고 수정/삭제

      ^^ 뭐든지 들이대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ㅋ

  • ^^ 2009.09.08 08:51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빠와 함께 카메라 들고 출사 나갈 일만 남았군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08 08:58 신고 수정/삭제

      날 선선한 가을 되면
      둘이 한 번 나가볼라고요~ 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9.12 17:17 ADDR 수정/삭제 답글

    울 아덜은 카메라를 물려 줬더니, 좋아하는 티비 프로그램을 캡춰(?)해서 종이에다가 옮겨그리는 용도로만 쓰고 있어요.....ㅠ.ㅠ 은근히 같이 사진찍는 모자가 되고 싶었는데....그게 제 맘대로 잘 되지가 않네요....ㅠ.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2 21:57 신고 수정/삭제

      ^^ 마음 먹은 대로 다 되면, 그게 자식입니까
      로보트지~ ㅋㅋ

논쟁? 사랑이란 원래 다 그런 거잖아?!

“당신을 영원히 사랑해요”

하지만, 우린 압니다. 이것이 너무나도 지키기 힘든 약속이라는 걸. 사랑에 빠진 사람은 너무도 쉽게 많은 것을 약속하고, 많은 것을 장담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약속과 장담은 기억 속으로 사라지고 맙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변하고 사랑받는 사람도 변하며, 그들을 둘러 싸고 있는 모든 것들도 변하기 때문입니다.

어릴 때부터 격리 되어 온 한 남자와 한 여자가 만납니다. 그들은 서로의 모습에 반응하고 호감을 가지며, 곧 사랑에 빠집니다. 그런 그들에게 나타난 또 한 쌍의 남녀. 에덴동산에서처럼 단 둘이서만 존재하던 그들의 관계에 새로운 존재가 등장한 것입니다. 남자와 남자는 친구가 되고, 여자와 여자는 적이 되며, 남자와 여자는… 친구이면서 적인, 오묘한 관계로 변해 갑니다. 과연, 그들에게 남아 있는 건, 어떤 관계일까요.

사랑에 대한 논쟁이란, 참으로 진부하기 그지 없는 소재입니다. 그러나 이것처럼 흥미진진한 논쟁도 드문 법이지요. 결국 사랑이란 영원하기 힘든데, 그 까닭이 다 저마다 각각이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솔직히 논쟁이란 연극을 보게 된 건, 사랑에 대한 논쟁이 궁금해서는 아닙니다.

네 명의 배우가 한 시간 동안 완전한 나체로 공연을 한다는 것은, 장안의 화제가 되고도 남을 일입니다. 설마, 조금은 가리겠지, 라는 생각은 첫 배우가 등장함과 동시에 숨이 막혀 오며 어디론가 사라져 버립니다. 그러나 어느 틈에 관객은, 배우의 몸 대신 배우의 연기를 보게 됩니다. 언뜻 무겁게 느껴지는 것이 논쟁의 이미지였으나 때론 가볍게, 때론 적당히 무겁게 스토리가 흐릅니다. 어느 틈에 관객은 그들이 옷을 벗고 있다는 사실을 잊습니다. 잊는다기 보다는, 익숙해졌다고 해야 하겠지요. 그리고 씁쓸한 사랑의 결말에 안타까운 웃음을 짓습니다. 솔직히 저는 작품성을 평가할 수준은 못됩니다. 그러나 연극 내내 관심을 가진 건, 그들의 나체가 아닌, 그들의 공연이었습니다. 뭐, 솔직히 군살 하나 없는 남자 배우들의 몸이 부럽기는 하더이다. 비록 그저 꿈꾸기만 할 정도일지라도.

연극은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나, 극장은 그렇지 못합니다. 소극장이라고 해서 앞 뒤 객석 사이에 다리를 제대로 펴지도 못하고 봐야 하고, 밀려드는 관객 때문인지 통로에까지 손님을 앉힌 보조석 때문에 정작 자리에 앉은 사람마저 더 불편하게 공연을 봐야 합니다. 가뜩이나 다닥 다닥 붙어 앉아 낯선 옆 사람의 체온 때문에 불편한데 에어콘은 들어오는지 마는지, 끈끈한 땀을 흘리며 봐야 합니다. 논쟁을 제대로 즐기시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맨 앞 줄을 예매하시길.

다시, 돌아와서. 사랑은 영원하지 않지만, 한 편으론 또 영원합니다. 옮겨 다니기 때문이라고요? 물론 그럴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사람이 변하는 것처럼, 환경이 변하는 것처럼 사랑도 함께 변할 수 있지 않을까요. 한 때는 뜨거운 불이었다면, 한 때는 잔잔한 물이 되고, 코를 찌르는 강렬한 향수였다면, 바람 결에 실려 전해오는 은은한 꽃 향기도 필요한 법입니다. 사랑한다면,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우리에게 언제나 남아 있는, 가장 강렬하면서도 끈기 있는  마지막 사랑일지도 모릅니다. / FIN

자전거 -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인생을 즐겁게 사는 방법 1

아마, 딸 아이가 여섯살 쯤 되었을 때입니다. 딸 아이가 타는 미니벨로의 브레이크 쪽에 좀 문제가 생겨서 자전거 샵에 수리를 하러 갔더랬지요. 브레이크 라인을 갈고, 간격을 조절한 후에 자전가 샵 주인 아저씨가 딸 아이에게 직접 타보라며 자전거를 건네 줍니다. 두 말 않고 자전거를 받아든 녀석, 한 발로 서서 자전거를 밀면서 훌쩍 올라타 한 바퀴 타고 옵니다. 주인 아저씨가 묻습니다. 

“그렇게 자전거 밀고 가면서 타는 법 누구한테 배웠니? 그거 어른들도 배우기 힘든건데… ^^”

“아빠가 가르쳐줬어요"


아빠들은 이해할 겁니다. 아빠가 가르쳐줬어요, 하면서 자랑스럽게 아빠를 보는 아이와 눈이 마주칠 때의 그 희열을! 벌써 7년이 지난 얘기지만 그 때 생각만 하면 떠오르는 흐뭇한 웃음을 감출 수가 없습니다. 자전거 가르치기를 정말 잘했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언젠간 딸 아이에게 스트라이다를 사 주고, 같이 타고 말 겁니다 ^^

딸 아이의 처음 자전거는 네 살 무렵 타기 시작한 네 바퀴 자전거 - 뒷 바퀴 쪽에 두 개의 보조 바퀴가 달린 - 였습니다. 사실 그 땐 아빠 욕심이 앞섰더랬습니다. 아직 발도 닿지 않는 아이한테 너무 큰 자전거를 사줬거든요. 세 발 자전거 보다는 낫겠거니 하고 샀는데 결국 그 자전거는 사고 나서 일 년을 묵혀야만 했습니다. 다섯 살이 되니, 네 바퀴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지요. 그리고는 금새 보조 바퀴를 떼 달라는 겁니다.

처음엔 아빠가 더 겁이 났을 겁니다. 어차피 자전거라는 게 몇 번 넘어지면서 배우는 건데 딸 아이의 이곳 저곳에 상처가 나는 걸 감당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큰 맘 먹고 학교 운동장에서 뒤를 잡고 자전거를 태웁니다. 정말 열심히 뛰었습니다. 살면서 지금껏 그렇게 열심히 뛴 적은 없었을 테지요. 혹시라도 넘어질까봐 정말 열심히 뛰었고, 그러다가 어느 순간 살짝 손을 놓았을 겁니다. 어쩌면 속도를 이기지 못해 손을 놓았을 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아이의 자전거는, 햇살 속으로 달려 나갔습니다. 

그렇게 딸 아이는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아빠와 몇 번씩 왕복 20km의 거리를 달리기도 했고, 다 큰 요즘은 자전거에 취미를 들인 할머니와 함께 비슷한 거리를 달립니다. 철 자전거로는 오르지 못할 것 같은 언덕길도 씩씩 거리며 올라 가고 때론 아빠를 제끼겠다고 바람 씽씽 가르며 앞서 나갑니다. 그런 아이를 뒤에서 바라보는 아빠의 모습은, 그저 행복할 따름입니다. 

아이에게 아빠가 자전거를 가르쳐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아빠가 더없이 행복해지기 때문입니다. 아이와 함께 가장 아름다운 속도로 바람을 가르면서 세상을 즐기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아빠들에겐 결코 많지 않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세상을 즐기고, 자연을 만나고, 땀 흘린 기쁨을 알게 하는 것. 이런 기회를 놓칠 수야 있겠습니까. 그리고 아이는, 기억할 겁니다. 내 자전거의 뒤를 잡아주던 아빠의 손길을. 바람을 맞으며 강변을 함께 달리던 아빠의 숨소리를. 한강에 앉아 짜장면이나 치킨을 시켜먹는 즐거움을.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는 아빠의 표정을… / FIN


  • Favicon of https://wessay.tistory.com BlogIcon 위세이 2009.09.01 01:51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ㅎ.ㅎ 우리 막내도 6살 부터 두발로.. 그리고 10Km 왕복 했어요.. 타기 시작한지 일주일만에.. 거의 죽음의 코스를 올때는 한번도 안쉬고 왔죠.. ㅋ.ㅋ, 큰애는 지난달에 싸이클로 자전거 갈아 줬어요.. 랜스암스트롱 책3번 보더니.. 싸이클 사달라고 난리였죠.. 전 행복한 마음으로 싸이클과 옷, 헬멧까지.. 사줘부렀습니다..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07 15:48 신고 수정/삭제

      크게 지르셨고마, 사실 안전이 젤 중요한 것이제~ 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9.03 01:54 ADDR 수정/삭제 답글

    읽는데 왜 내 목이.....흠흠.
    레이님 좋은 책 많이 읽으시더니, 글이 더더욱 알흠답습니다.

  • Favicon of http://brucemoon.net BlogIcon bruce 2009.09.07 13:01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레이토피아님. 이 글 너무 좋습니다.
    저도 딸아이가 이제 보조바퀴 떼고 탈테니 가르쳐달라고 자신있게 얘기한걸 계속 미뤄왔는데 이번주말에 당장 데리고 나가야겠어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07 15:47 신고 수정/삭제

      브루스님 ^^ 다들 저보고 그냥 '레이'라고 부릅니다. ^^

      이번 주말엔 꼭 데리고 나가세요~ ^^ 홧팅!

  • Favicon of http://whinsuri.tistory.com/ BlogIcon 린린 2009.09.11 00:05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딸을 키우는 아빠로서,
    좋은 글 세편 잘 읽고 갑니다.
    앞으로도
    레이님의 좋은 글 많이 만날수 있길
    기대합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11 00:08 신고 수정/삭제

      ^^ 네 고맙습니다~~
      사실 이 글은 시리즈로 써보고 싶은 욕심도 좀
      있기는 합니다! ^^

새콤, 짭조롬으로 입맛 당기는, 묵은지쌈밥

이 맘 때쯤 김치 냉장고 가장 깊숙한 곳엔 작년 김장 때 담아두었던 마지막 한 포기가 남아 있답니다. 김치찌개나 혹은 만두를 빚기 위해 남겨 놓은, 아주 잘 익은 묵은지 한 포기 말이지요. 그런데 대부분은 그 묵은지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잘 기억하지 못합니다. 어쩌면 이런 망각이야 말로 묵은지에 대한 최고의 선물일지도 모릅니다. 묵은지가 더 맛있게 익어가도록 내버려 두는 방법이 될테니까요. 

아, 오늘 저녁엔 뭘 먹을까, 그렇게 한가로운 고민에 빠져 TV를 보던 어느 주말 오후, 문득 TV 속에선 묵은지에 밥을 싸 먹는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앗, 우리도 묵은지 있는데!” 예전 거제도의 횟집에서 묵은지에 밥과 회를 싸 먹은 기억이 있었으므로, 이 날은 더 고민할 여지도 없었지요. 오늘 저녁은 묵은지 쌈밥, 자연스럽게 결정되었습니다. 

잘 익은 묵은지를 꺼내 매운 양념이 다 가시도록 깨끗이 씻습니다. 왜 씻는지 궁금하신 분들은, 씻지 않은 묵은지를 남겨 뒀다고 비교해서 먹어 보세요. 씻지 않은 묵은지의 매운 맛은 함께 먹는 다른 음식의 맛을 방해합니다. 묵은지를 씻으면 매운 맛이나 신 맛이 가시면서 묵은지 특유의 감칠맛이 살아나서 진짜 끝내줍니다. ^^

묵은지 위에 밥을 얹고 - 방송에서는 밥을 볶았더랍니다. 제가 거제도에서 먹은 밥도 살짝 볶은 것이었고요 ^^. 근데 우리 집에서는 안 볶았다는!) 불고기도 한 점 올리고, 잘 익은 마늘 장아찌를 같이 넣습니다. 이쁘게 돌돌 말아 한 입에 쏙 넣으면… 으아… 묵은지의 신맛과 감칠맛이 입안에 퍼지면서 고기와 밥, 마늘의 맛과 함께 어우러집니다. 묵은지가 너무 크면 짠 맛이 강하므로 적당한 크기로 묵은지를 자르는 것이 오늘의 팁입니다. 

어느 틈에 먹다 보니 밥 한 공기가 후딱 달아나 버렸습니다. 사실 장 보러 가는 귀찮은 일만 감수했다면 아마 회를 사다가 먹었을 지도 모릅니다. 딸 아이가 먹으면서 여기에 회 싸먹으면 맛있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니까 아빠가 귀찮다는 이유로 장 보러 가지 않은 게 좀 미안해집니다. 뭐, 다음 주엔 장 보러 가서 회 사오자꾸나… 라고 말했지만, 아뿔싸, 마지막 남은 한 포기 묵은지는 어느 틈에 우리 입 속으로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묵은지가 생기는 내년까지 아쉽지만 미뤄야 할 듯!

자, 정리해볼까요 ^^ 묵은지를 꺼내 잘 씻고 먹기 좋은 크기로 자릅니다. 밥은 고슬 고슬하고 살짝 볶아두는 것이 좋겠습니다. 밥과 함께 얹어 먹을 회나, 불고기를 준비하고 그저 돌돌 말아 싸 먹으면 끝! 간단하면서도 특별하고 맛있는 주말 저녁의 한 끼 식사가 즐겁게 끝났습니다. ^^ 내년을 또 기다려야죠. 아니면 어디 가서 묵은지를 좀 사오든지요~ ^^ / FIN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8.31 19:51 ADDR 수정/삭제 답글

    와.. 정말 감칠맛 나겠네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03 09:37 신고 수정/삭제

      에이구 좀 따로 챙겨드릴 걸... 엉엉...

  • Favicon of http://www.foodsister.net BlogIcon 먹는 언니 2009.08.31 23:40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저도 살아있는(?) 묵은지의 맛을 느껴보고 싶네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03 09:37 신고 수정/삭제

      뭐, 저 묵은지가 살아 있지는 않았어요. 전 살아 있는 걸 싫어해요~~ 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9.03 01:55 ADDR 수정/삭제 답글

    오오~ 묵은지에 보쌈.....급땡기네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03 09:38 신고 수정/삭제

      이런 포스팅 하고 나면 샛별님한테 쫌 죄송! ㅋ

노트북 받침대, 로지텍 Alto Connect

목 디스크 초기 진단을 받고 나니(이 말 할 때마다, 팍삭 늙어버린 것 같은 생각에 항상 마음이 쓰리다는!) 작업 환경에 꽤 신경을 쓰게 됩니다. 컴퓨터로 무언가 하는 것이 직업이다 보니, 아무래도 앉아 있는 시간이 많고 거기에 눈도 나쁘다 보니 항상 자세가 구부정합니다. 이런 걸 방지하기 위해 사무실에서는 이미 노트북에 받침대를 세워 놨고, 작업용 모니터에도 별도 받침대를 붙여 놓았습니다. 여기에 대한 글은 지난 번에 소개해드렸으므로 혹시라도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링크를! ^^ 


사무실에서는 그렇다 치고, 그럼 집에서는?! 집에서는 작업 시간이 얼마 되지 않으므로 책 몇 권 쌓아 놓고 그 위에 올려 놓으면 되지, 라고 생각했는데 사무실 작업 환경에 익숙해져버리니 막상 받침대 없이 노트북을 쓴다는 게 꽤 불편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십여분만 고개를 숙이고 노트북을 봐도 머리가 아프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어쩔 수 없이 받침대 하나 사야 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있다가, 우연히 지르게 된 녀석이 로지텍의 알토 커넥트 Alto Connect 였습니다. 

로지텍에서 나오는 모든 제품이 다 끝내주는 건(!)은 아닙니다만, 어쨌든 마우스나 키보드 같은 기기들이 꽤 좋은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었던 탓인지, 받침대 치고는 좀 비싼 편인데(약 5만원 정도)도 선뜻 질렀습니다. 받침대에데가 허브가 붙어 있다는 점도 구매를 결정한 요인 중 하나였겠지요. 그러나 집에서는 그닥 허브를 쓸 일이 없긴 합니다만! 어쨌든 기왕이면 있는 넘이 좋지 않을까…(이게 바로 남자들의 대표적인 충동 구매 증상일 겁니다). 

박스를 열어 보면 왠 막대기 두 개와 어댑터 하나가 튀어 나옵니다. 이 막대기 두 개를 엑스자 모양으로 교체해서 조립하면 완성. 한 쪽 막대에는 USB 케이블이 튀어 나와 있습니다. 눈치를 채셨겠지만 전원 어댑터는 당연히 USB 허브 때문에 들어 있는 것이겠지요. 

엑스자 형 스탠드 위에는 고무 느낌 나는 소재가 붙어 있어 스탠드 위에서 노트북이 미끄러지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합니다. 오른쪽 뒤 스탠드 후면에 3개, 전면에 1개 등 모두 4개의 USB 포트가 있고요, 그 중 앞 면 포트는 Media라는 명칭이 적힌 걸로 보아, USB 메모리 전용으로 편리하게 쓰라는 의도가 숨어 있는 듯 합니다. 왼쪽 뒤에는 노트북 어댑터나 허브 케이블 같은 걸 가지런히 정리하는 홈이 파여 있습니다. 

엑스자 형 스탠드 위에 올려 놓고 USB 케이블을 노트북 USB 포트에 연결한 후 전원 어댑터를 꽂으면 끝. 노트북을 올려 놓고 타이핑을 해 본 순간, 그 탄탄한 안정감에 완전 만족했습니다. 흔히 노트북 스탠드에는 노트북을 올려 놓고 별도 키보드를 연결해 쓰는 경우가 많으나 집에서는 별도 키보드가 없으므로 그냥 스탠드에 올려둔 채로 타이핑을 했는데 전혀 흔들림 없이 짱짱했으니까요. 높이 조절이 안되는 것 때문에 걱정했으나 높이를 조정해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저한테는 딱 맞는 높이였습니다. 

원래 노트북 받침대의 목적은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노트북을 치켜 세워 목을 숙이거나 앞으로 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고 둘째는 노트북의 바닥을 공중으로 띄워 열을 잘 식히게 하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어떤 모델에서는 USB 전원을 이용해 팬을 돌리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방식을 좋아하진 않습니다. 팬이 돌면 소음이 나거든요. 조용한 집에서는 노트북의 팬 도는 것도 거슬리는데 받침대의 팬 소리까지 같이 참아야 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알토 커넥트의 방열 효과는 아주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노트북을 바닥에 붙이고 있는 것보다는 확실히 열을 식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맥북의 팬이 도는 횟수가 좀 줄었거든요. 

무엇보다도 튼튼한 안정감과 적당한 높이, 로지텍 다운 디자인 등이 이 제품의 장점일 겁니다. 노트북의 허브를 확장한다는 점도 괜찮고요. 가격이 좀 비싸긴 합니다만 허브 하나 추가로 구입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많이 비싼 것도 아닙니다. 결과적으로 사길 잘했다는 생각이!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생산성이 막 늘어나지는 않아, 반성은 하고 있긴 합니다. ^^ / FIN


  • Favicon of https://wessay.tistory.com BlogIcon 위세이 2009.09.01 01:53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오.. 그럼 기존껀.. 츄릅..~!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02 18:20 신고 수정/삭제

      기존엔 두꺼운 책 받혀 놓았었습니다! ㅋ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9.02 20:20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집에서 쓰시는거구만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9.02 21:04 신고 수정/삭제

      네넵~ 집에서 더 열심히 일하겠다는 의도로! ㅋㅋㅋ

안타까운 잠실 롯데월드 블루스푼

한때 맛있는 집이라 생각해 추천 글을 썼습니다만,  추천을 취소합니다. 자세한 사유는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블루스푼 맛집 추천을 취소한 이유

음식 값 오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이건 아니죠


잠실 롯데월드. 비싸고, 사람 많고, 이것 저것 식당은 많지만 마땅히 먹을 만한 곳은 없는 동네

사실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놀이동산 근처 치고 제대로 된 음식점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 음식이라는 것은 재료는 물론 시간과 정성이 가장 기본이 되는 요소일텐데, 사람 많은 곳에서는 어지간한 내공이 아니고서는 이런 요소들을 모두 신경 쓰기가 쉽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아이들은 자꾸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나 찾으려 하지요, 어른들은 이런 아이들 데리고 다니면서 뭘 먹일까 고민하다가 지쳐 그냥 적당히 먹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뭐, 사람도 많고 힘든데 암 거나 먹자, 이런 거지요. 

자, 모처럼 롯데월드 왔다, 많이 비싸지도 않으면서 좀 조용히, 편안하고 맛나게 먹을 만한 데 없나, 하는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은 집이 한 군데 있습니다. 지하 2층, 스파게티아 매장 뒤 쪽에 살짝 숨은 듯 가려 있는 ‘블루스푼'이 그 곳입니다. 


블루스푼은 이름에서 풍기는 것처럼, 한식당은 아닙니다. 오므라이스와 스파게티 같은 음식을 파는, 규모가 좀 작은 패밀리 레스토랑입니다. 내부 인테리어가 그닥 화려하지도 않고, 서비스가 아주 친절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잠실 근처에서 일하는 저와 우리 사무실 식구들이 이 집을 찾는 건,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꽤 좋은 데다가 후식까지 주는 런치 메뉴가 있기 때문입니다. 


런치는 크게 세 종류가 있는데요, 햄버거 스테이크, 치킨 칠리덮밥, 날치알 오므라이스입니다. 이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건 햄버거 스테이크! 다진 고기로 만든 햄버거 스테이크 2개와 볶음밥, 샐러드가 접시 한 가득 담겨 나옵니다. 고기는 적당히 부드럽고, 퍽퍽하지 않아 아이들 입 맛에도 잘 맞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아하는 건 볶음밥! 너무 고슬거리지도 않으면서 딱 제 스타일로 볶았답니다. 


치킨 칠리 덮밥은 햄버거 스테이크에서 주는 것과 같은 볶음밥을 메인으로 하고 그 위에 잘 튀긴 닭가슴살(이거 아마 치킨 집에서는 필레 혹은 휠레라고 부르는 종류 ^^)에 칠리 소스를 얹어 주는 것입니다. 일단 튀김이 맛있습니다. 따뜻하면서도 바삭한데다가 칠리 소스와 잘 어울립니다. 이 두 가지를 좋아해 잘 먹다 보니, 날치알 오므라이스는 구경도 못해봤다


식사를 마치고 나면 아이스크림이 후식으로 나옵니다. 어떤 날은 초코, 어떤 날은 바닐라, 어떤 날은 딸기를 주니까, 뭘 주는지는 잘 모릅니다. 아이스크림이 싫은 분들은 커피를 드셔도 되겠습니다만, 어쩐 일인지 우리 식구들은 모두 아이스크림만 먹었더랍니다. 물론 이 아이스크림은 점심 메뉴에만 제공되는 후식이지요.

아, 중요한 가격은 ㅋㅋ 햄버거 스테이그가 7천원, 치킨 칠리덮밥은 6,500원, 날치알 오므라이스는 5천원… 인데 이게 뭐 싼 거냐 라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만, 잠실 롯데월드 근처에서는 이 가격으로 후식까지 먹을 수 있는 점심이 그리 흔치 않습니다. ^^ 

런치 메뉴 외에 다른 메뉴들도 꽤 맛이 괜찮습니다. 아, 그리고 저녁 시간에 가시면 세트 메뉴가 있는데, 이게 양이 꽤 되더군요. 샐러드와 메인 요리 2개, 선택 음료 같은 식으로 구성이 되는데, 양도 넉넉합니다. 저는 햄버거 오므라이스 먹고 배 터지는 줄 알았을 정도니까요. 가격은.. 어떤 음료를 선택했느냐에 따라 다르지만… 1인당 1만5천원을 조금 넘는다고 보면 되겠네요. 

저는 오므라이스를 무척 좋아하고, 볶음밥을 진짜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이 집 음식이 딱 입에 맞을 겁니다만, 이런 류 싫어하시는 분들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집이겠죠. 다행스럽게도 우리 사무실 식구들도 나름 괜찮아 하니, 롯데월드에서 음식점 어디 갈까 고민하시는 분들에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그저 기쁠 따름입니다. ㅋ / FIN


한때 맛있는 집이라 생각해 추천 글을 썼습니다만,  추천을 취소합니다. 자세한 사유는 아래 링크를 누르시면 보실 수 있습니다.


제가 블루스푼 맛집 추천을 취소한 이유

음식 값 오를 수는 있어요, 하지만 이건 아니죠


이 장소를 Daum지도에서 확인해보세요.
서울특별시 송파구 잠실3동 | 블루스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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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Favicon of http://no1sal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8.31 09:41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맛은 모르겠지만..
    살은 단박에 찌겠군요..ㅡ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31 11:35 신고 수정/삭제

      ㅎㅎ 요즘 뭘 먹어도 살찌지 머.. 안 그르신가? ㅋㅋ
      (설마 채소만 드시는 건 아니겄지?)

  • ^^ 2009.08.31 10:58 ADDR 수정/삭제 답글

    자~알 댕겨 왔습니다 ㅋㅋ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31 11:35 신고 수정/삭제

      하하 잘 다녀오셨다니
      다행입니다.

      아이가 좋아하던가요? ^^

  • Favicon of https://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09.08.31 11:54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와...저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점심식사 맛있게 하세요^.^

[책] 딸에게 전하는 12가지 부의 비법

연달아 계속 딸과 아빠의 관계에 대한 책을 읽은 건, 그저 우연이었습니다. 사실은 이 앞에 쓴 글의 소재인 ‘딸에게 아빠가 필요한 100가지 이유'라는 책을 사려고 Yes24를 뒤지다가 이 책 ‘딸에게 전하는 12가지 부의 비법'도 같이 걸린 거였거든요. 딱히 딸에게 ‘부’를 줄 방법이 없는 저로서는 ‘부의 비법'을 준다니까 오호, 이게 뭘까 그런 호기심이 발동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조지 소로스와 함께 퀀텀 펀드라는 걸 만든 짐 로저스라는 사람이 썼답니다. 이 분은 퀀텀 펀드로 떼돈을 번 후 37살 나이에 은퇴해서 전 세계를 오토바이로 돌아다녔다는데 무엇보다도 37살에 은퇴했다는 사실이 정말 정말 부럽더군요. 저도 원래 목표는 마흔 살에 은퇴하는 거였는데! ^^


여튼 돈을 많이 번 이 분이 딸에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부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 것이 바로 이 책입니다. 아빠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한 가문 대대로 물려줄 비급(!) 같은 것일까요. 하긴, 비급이라면 이렇게 책으로 내지는 않았겠지만요.

제목처럼 12가지 섹션으로 나뉘어 딸에게 주는 충고가 이 책의 주요 내용입니다. 아빠가 딸에게 마치 편지로 말하듯 그렇게 쓰여졌는데요, 남들 하는 대로 따라 하지 마라, 네가 좋아하는 것에 집중하라, 세계로 나가 넓은 세상을 보아라… 등 12가지 제목만 읽어보면 사실 좀 뻔한 이야기입니다.하지만, 원래 이런 책들이란 다 이렇게 누구나 알 법한 내용들인거고, 그걸 다시 한 번 되새기게 해 주는 것 아니겠습니까. 게다가 솔직히 ‘기획’해서 만들어낸 냄새도 좀 납니다.

아무래도 성공한 아빠여서 그런지, 이 분의 충고는 냉정하고 날카롭습니다. 감성적인 충고 보다는 굉장히 현실적이고 이성적인 충고가 많습니다. 앞서 읽은 ‘딸에게 아빠가 필요한 100가지 이유'가 감성적인 면을 가르치라는 조언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은 그 반대의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굳이 비교하자면 이런 겁니다. ‘딸에게 아빠가 필요한 100가지 이유'에서난 아빠가 다른 남성들의 귀감이 되고, 다른 남성들과 인간적으로 교류할 것을 조언하는 반면 이 책에서 남성은 아빠가 경고를 해 줘야 할 대상입니다. ^^ 하긴 같은 남성이더라도 딸 앞에 얼쩡 거리는 남성을 어느 아빠가 좋게 볼 수 있겠습니까마는!

어쨌거나 저 개인적으로 되게 와 닿는 충고는 바로 이 것이었습니다.

‘철학을 배우고, 생각하는 법을 깨우쳐라'


사실 우리 교육 환경을 돌아보면, 생각하기 전에 먼저 외우라고 가르치는 것이 대부분입니다. 왜 그런지 따지지 말고 일단 시키는 대로 외워서 공부하고, 그렇게 해서 좋은 대학 간 다음에 생각은 니가 하든 말든 맘대로 해라, 뭐 이런 분위기겠지요. 이런 교육 환경에서 철학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습니다. 학교에선 정작 그렇게 배웠는데 취직을 할려니 기업은 창의적인 사람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사회에선 창의적인 사람을 필요로 하면서 정작 학교에선 획일화된 것을 가르치고 있으니 이것도 또 말이 안되는 것일테고요.

안타깝게도 이 아빠는, 현재의 교육 현실에 저항할만한 용기를 갖고 있지 못합니다. 그저 시키는 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남들 가는 대학(뭐 당연히 좋은 대학이기를 바라는 마음!) 탈없이 갈 수 있기를 바랄 뿐입니다. 그런 교육 환경에서 늦게까지 영어나 수학 문제 푸느라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아프기도 합니다만, 대한민국에선 누구나 겪어야 하는 일이라고 위안하기도 합니다.

아빠가 딸에게 가르쳐야 할 것들이 어디 이뿐이겠습니까마는 막상 가르치자면 또 힘든 것이 현실입니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빠는 내 딸 만큼은 최고가 될 것이라는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 주춧돌을 놓기 위해 오늘도 아빠는 스스로를 갈고 닦아야 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아빠 스스로 철학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철학하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일테니까요.

PS> 앞서 읽은 ‘딸에게 아빠가 필요한 100가지 이유'는 꼭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고, 이 책은 시간 나시면 읽으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8.17 11:37 ADDR 수정/삭제 답글

    요즘 딸 시리즈로 인기를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7 14:21 신고 수정/삭제

      흐흐 겨우 두 권 읽었는데요 뭐~ ㅋ
      저도 이런 책 하나 써볼까 봐요~ 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8.17 15:08 ADDR 수정/삭제 답글

    "마흔 전에 은퇴하기"..
    아 왜 전 그런 생각을 못 해봤을까요..

    "최장수 샐러리맨"..
    요런 쓰잘데기 없는 꿈이라니..ㅋ

  • Favicon of http://wessay.net BlogIcon wessay 2009.08.17 21:19 ADDR 수정/삭제 답글

    소로스와 그의 친구는 헤지펀드 만들어서 환률 공격으로 돈을 벌었다는데.. 그거 아주 나쁜 짓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돈을 목적으로만 가르치는 건 아닐지요.. 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8 13:21 신고 수정/삭제

      여튼, 돈 번 사람이라 그런지
      충고하는 것들이 아주 짤 없다니께 ㅋㅋㅋ

      시간 나면 보시라고.
      일부러 보실 필요는 없는 듯! ㅎ

[책] 딸에게 아빠가 필요한 100가지 이유

아무리 바빠도 주말에는 딸 아이와 함께 보내려 했습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는 아빠의 일에 충실하고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딸 아이와 꼭 놀아주겠다고 그렇게 마음 속으로 약속했었습니다. 딸 아이가 어리고, 저도 한 살이라도 젊을 땐 주말이 아무리 힘들어도 어떻게든 외출할 거리를 만들고, 같이 놀아주려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터, 토요일엔 혼자 집에 있는 저를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딸 아이가 자라면서 토요일마다 해야 할 다른 일들이 생기고, 친구들과 약속도 생기고 그러면서 이젠 아빠가 굳이 같이 놀아주지 않아도 될 때가 된 것입니다. 아침마다 아빠가 학교에 데려다 주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던 녀석이, 토요일이면 아빠가 학교 앞에서 기다려주는 것을 바라던 녀석이, 이젠 친구들과 가겠다고 아빠를 수고스럽게 하지 않습니다.

아빠의 마음 속에 있는 아이와 달리 현실의 아이는 이미 스스로의 삶을 살아가는 존재로 자라버렸습니다. 처음엔, 이런 상황에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마음 속엔 항상 어린 아이로 남아 있는 녀석이 벌써 컸다고 아빠에게 기대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보면서 아빠의 역할이 어디까지인가, 이제 아빠는 어떤 존재로 남아야 하는가 심각한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뭐 딱히 결론을 내릴 수 있겠습니까? 그저 딸 아이가 언제든 힘들 때, 그 어느 누구에게도 말하기 어려운 문제들에 부딪혔을 때, 아빠는 항상 옆에 있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수 밖에요. 그리고 우연히 발견한 이 책.

‘딸에게 아빠가 필요한 100가지 이유'는 딸 입장에서 보면 이유지만, 아빠 입장에서는 아빠가 딸에게 해줘야 할 100가지 행동 지침과 같은 겁니다. 주절 주절 설명할 것도 없이 100가지 이유를 짧은 문장으로 담았고, 세피아 톤의 사진으로 더 많은 말을 담았습니다. 짧은 문장인 만큼 원문을 함께 실어 원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도 놓치지 않았습니다.

책 읽기 싫어하는 분들도 10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는 책. 하지만 10분이 지나면 다시 한 번 들고 처음 부터 끝까지 다시 돌려 읽는 책. 곁에 두었다가 아이와 관계가 힘들어지면 다시 읽을 책, 이라고 이 책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전 이 책을 몇 권 더 구입해 딸 가진 아빠들에게 꼭 선물할 생각까지 해버렸습니다.

책 속에 소개된 100가지 행동 지침들은, 어떤 것들은 너무 추상적이고, 어떤 것들은 너무 지키기 어려운 것들인지 모릅니다. 모든 것을 다 지킬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이 중 하나 만이라도 확실하게 지켜줄 수 있다면, 딸 아이에게 아빠란 존재는 정말 특별한 존재일 수 밖에 없을 겁니다.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이것 하나 만큼은 꼭 지킬 수 있겠더군요.

“딸에게는 업어달라면 아무 이유 없이 그냥 업어주는 아빠가 필요하다"

책을 다 읽고, 저자 후기를 읽다가 저자가 이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딸에게는 가족을 온전히 지켜주는 아빠가 필요하다"라고 써 놓고 정작 저자 본인은 이혼을 했다니. 물론 이혼에 대한 생각이 우리와 많이 다르겠지만 처음엔 뭐야? 이런 생각도 들었더랬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다 지킬 수 있는 아빠란 어쩌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자든, 이 책을 읽는 아빠든 어쨌든 사람일 뿐이니까요. 덕분에 완벽한 아빠의 강박 관념에서 해방될 수 있었을 겁니다. ^^ 저자도 다 못했는데 뭐, 나라고 다할 수 있겠어. 최소한, 업어주기라도 잘 하자고!

  • ^^ 2009.08.24 13:36 ADDR 수정/삭제 답글

    딸이 놀아 달라 하면 아무 이유없이 놀아 줘야 하는 엄마도 있습니다^^
    이유인즉, 아빠랑 놀면 재미 없다고...

    그런 아빠가 아니시니 아직은 상상속의 아빠는 아니신듯여~~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24 13:45 신고 수정/삭제

      아빠랑 노는 거랑, 엄마랑 노는 거랑은 질이 좀 다른 법인데요 ㅋㅋ

가까운 곳으로 휴가를 떠나다

휴가의 목적은 무엇보다 푹 쉬는 것, 이라고 주장하는 저는, 사실 휴가 때 멀리 다니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데서 쉬는 걸 더 좋아하는 편입니다. 멀리 있는 좋은 곳에 가서 특별한 경험을 하는 것도 좋겠지만, 오가는 과정이 많이 힘들고, 휴가 일정이라도 짧으면 휴가의 의미가 퇴색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도 들거든요. 그래서 이번 휴가는 가평에 있는 펜션으로 결정. 북한강 상류에서 수상 스포츠도 즐기고, 바베큐도 해 먹고, 그렇게 짧은 2박 3일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게다가 이 글을 쓰는 현재는 휴가 중! 기대도 안 했는데 펜션에서 무선 인터넷이 잡히더군요! IT코리아 만세입니다. ㅋ(누군가는 휴가까지 와서 블로그질이냐, 뭐 그런 소리가 들리는 듯도 싶은!)…

태어나서 처음으로 모터보트 뒤에 매달고 다니는 튜브도 타보고(이걸 바이퍼라고 하더군요), 국내에 한 대 밖에 없다는 2억짜리 모터보트도 타보고(솔직히 이건 펜션 측 사정으로 입실이 늦어졌기 때문에 요금을 조금만 더 내고 태워줬다는!) ㅎㅎ 그렇게 놀았습니다. 수상 스포츠할 때는 카메라를 들고 갈 수 없어서 사진이 없군요. ㅎㅎ 있다고 해도 블로그에 공개할 생각은 없지만. 어쨌거나 요즘 북한강 상류에 수상 스포츠를 겸하는 펜션들이 늘어나면서 예전보다 저렴한 값에 즐길 수 있게 된 듯 합니다. 물놀이라면 끔찍히 무서워하는 저도 드디어 바이퍼와 모터보트를 탔을 정도니 말이에요.


하지만 펜션에서의 하룻밤에서 절대 빼 놓을 수 없는 건, 바로 바베큐일 겁니다. 이글 이글 타오르는 숯불에 맛있는 고기를 얹어 잘 익혀 먹는 그 재미. 게다가 고기만 얹을 수는 없잖아요. 소시지도 얹고, 떡도 얹고, 버섯이나 다른 채소들도 얹고, 그렇게 구우면서 먹다보면 정말 어느 틈에 남산만 해진 배를 느끼게 된답니다(먹기 전이나 후나 별 차이가 없긴 하지만!).


바베큐에 꼭 있어야 하는 건… 바로 바로 한 잔의 맥주죠. 사실 회사 워크샵이나 엠티 같은 걸 왔다면 맥주보다는 소주나 폭탄주!가 최고겠지만, 가족들하고 왔을 땐 그저 가벼운 맥주 한 잔이 최고입니다. 옆에서 아빠 술 마신다고 잔소리하는 딸 아이한테 평소에 잘 못 먹는 음료수 캔 하나 물려주고 나면, 아빠의 맥주 한 잔은 그럭저럭 용인이 되는 법입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져온 것은 2009년 여름을 겨냥해 만들었다는 맥스의 한정판! 맥스 한정판은 뉴질랜드에서 수확한 특별한 호프인 넬슨 소빈을 썼다는 것이 특징인데 수확량이 적어 올해 이 기회를 놓치면 내년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 저도 입맛이 세련된 편은 아니어서 맛 같은 걸 세심하게 구분하지는 못하는데, 맥스 한정판 이 녀석은 맥주를 넣고 입 안에서 살살 굴려보면 마치 와인에서나 느끼는 듯한 과일향 같은 게 느껴집니다. 물론 맥주는 이렇게 먹으면 안됩니다. 그냥 갈증난 상태에서 시원하게 팍팍! 먹어야 하는 겁니다만! ^^


맥스와 함께 바베큐 파티를 하다 보니 하늘이 뉘엿 뉘엿 해가 저물어 갑니다. 역시 서울을 떠나 보는 하늘은 뭔가 특별한 맛이 있습니다. 이렇게 밤을 맞으며, 또 아침을 맞으며 이번 휴가는 그냥 푹 쉬다가 갈 생각입니다. 하긴, 벌써 돌아갈 날이 내일이니, 얼마 남지도 않은 거네요. 어떨 땐 멀리 떠나는 휴가가 좋고, 어떨 땐 가까운 휴가도 좋은 법. 푹 쉬는 만큼 몸 안의 피곤이 싹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 / FIN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7.31 18:36 ADDR 수정/삭제 답글

    아..바베큐에 맥주..ㅠㅠ
    (맥스는 참 fresh한 맛이 나더만요..ㅋ)

    오늘 통일집 가서 속 좀 달래줘야..냠~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9.08.12 10:01 수정/삭제

      헉 통일집 가셨었군요? 어흑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6 신고 수정/삭제

      그 좋은 델 혼자만 가시고 췟췟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8.12 18:17 수정/삭제

      얼짱님이야 그러시다 쳐도..
      펜션가서 바베큐 잡숫고 오신 분이..ㅡㅡ;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07.31 19:34 ADDR 수정/삭제 답글

    지글거리는 고기가 입속으로 들어가는 모습과
    보터 타면서 한쪽으로 이빠이 솔린 레이님의 머리카락을 상상하면서 잠시 더위를 잊어봅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7 신고 수정/삭제

      한 쪽으로 쏠렸다는 이미지가
      설마 벗겨졌다는 뜻은 아니시겄지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8.01 01:28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완전 부럽삼.. ^^

  • Favicon of http://inamdang.tistory.com/ BlogIcon 대하총각 2009.08.03 00:25 ADDR 수정/삭제 답글

    놀러가면 역시 빠질수 없는게 바베큐죠..
    시원한 맥주와 바베큐. 부럽습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6 신고 수정/삭제

      대하!도 바베큐하면 죽여주잖아요! ^^

  • ^^ 2009.08.03 08:50 ADDR 수정/삭제 답글

    우와~ 휴가는 이렇게 보내야 하는거 맞네요.....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6 신고 수정/삭제

      이렇게 보내기도 하고, 또 다르게 보내기도 하고
      뭐 그런 거죠~ ㅋㅋ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8.04 22:28 ADDR 수정/삭제 답글

    엄머엄머, 저기 보이는 거저 깻잎이예요?????????????!!!!!
    저는 그게 젤로 부럽다눙~~~~~~

    (점점 레이님 염장질에 기쁨을 느끼게 되니...저는 변태인가봐요....ㅡ.,ㅡ;;;)

  • Favicon of http://midorisweb.com BlogIcon 미도리 2009.08.06 12:58 ADDR 수정/삭제 답글

    가까운 가평좋은데요...물도 있고 바베큐와 맥주라면 ㅋ ~ 이왕이면 펜션 정보도 알려주시지~~~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5 신고 수정/삭제

      아 미돌님! ㅋㅋ 펜션은 그리 추천할 만 하지 않더군요!
      (너무 좁고! 비싸고! ㅋㅋ)

  • Favicon of http://afterdigital.tistory.com BlogIcon 조선얼짱 2009.08.12 10:02 ADDR 수정/삭제 답글

    맥스의 주가는 여기서도 치솟는군요.
    PPL 스럽지만, 전 레이님의 프로페셔널적 마인드 존경 합니다^^
    저도 정보 좀 알려 달라구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2 17:34 신고 수정/삭제

      ㅎㅎㅎ 솔직히 맛 없었으면 안 쓸라고 했는데
      이거이 좀 괜찮더라고요!

      맛없는 걸 맛있다고 할 수는 없잖아요 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8.12 19:03 ADDR 수정/삭제 답글

    해피 벌떼이래요~~
    마음은 10대??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13 10:24 신고 수정/삭제

      에혀 아무리 그러고 싶어도 10대는 쫌~~ ㅋㅋ
      그냥 삼십대에라도 머물고 싶으네~ ㅋ

기타는 영원한 남자의 로망이다, 기타히어로III

짠이아빠님 아는 여자 후배 분의 남편이 1,500만원짜리 기타를 사겠다고 했답니다. 사실 저도 300만원을 훌쩍 넘는 마틴 12현 기타를 사고 싶어 안달이 났으니 가격을 떠나서 그 심정을 백분 이해합니다. 기타는, 틀림없는 남자들의 로망이니까요.

저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기타를 쳤습니다. 딱히 누구한테 배워서 친 것도 아니었고 그저 코드를 하나씩 눌러가면서 엉터리 노래를 부르며 그렇게 배웠더랬습니다. 그러다가 교회에서 기타 반주를 하게 됐고, 그것도 뭐 나름대로 열심히 하다 보니 꽤 늘어서 찬양팀에서 퍼스트 기타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고, 베이시스트를 구하지 못해 안달하다가 결국은 내가 쳐보마 하고는 두 달 학원 다녀 배운 솜씨로 베이스를 치기도 했었습니다. 한 때는 정말 열심히 쳤던 기타였는데, 취직하고 대학 졸업하니 정말로 끝. 칠 기회도, 칠 공간도, 형편도 허락하질 않았습니다.

아이를 갖게 된 이후로, 아이에게 기타를 들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친구 녀석에게서 통기타 하나를 받아두었지만, 몇 번 띵까 띵까 하다가 결국 창고에 처박아 두었고, 지금도 그 기타는 줄이 풀린 채 베란도 창고 한 쪽에 서 있습니다. 줄감개에 힘이 풀려 이제는 튜닝조차도 잘 안되는 그런 상태로요.


창고에 있는 그 기타를 버리지 못한 건, 마음 속에 항상 기타가 남아 있기 때문일 겁니다. 코드만 잘 누르면 매끄러운 화음이 나는 기타와 어설프게 불렀던 노래들을 여전히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닌텐도 Wii의 기타히어로라는 게임을 봤을 때 아무 생각 없이 질렀는 지도 모를 일입니다.


장난감처럼 생긴 무선 컨트롤러가 들어 있던 기타히어로 III. 생긴 건 장난감 같아도 이 녀석은 깁슨이 레스폴을 모형으로 만든 겁니다. 크기는 좀 작아도 와우와우하는 효과를 줄 수 있는 암(여기서는 와미 바)도 달려 있어 은근 실감 납니다. 게다가 다섯 개의 버튼을 따라 누르다 보면 나도 모르게 어느새 기타 솔로를 연주하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는 거죠. 유튜브에 기타히어로를 즐기는 수많은 동영상들이 올라와 있는 건 결코 우연이 아니었습니다.


대부분의 음악 프로그램처럼 게임 방법은 간단합니다. 화면에 떨어지는 노트에 맞춰 기타의 버튼을 누르면 끝. 물론 몇 가지 테크닉이 필요합니다만 훈련 모드에서 다 가르쳐줍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게임 시작. 초급부터 전문가까지 4단계로 난이도를 조절하며 한 단계를 깨야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습니다. 버튼 3개만을 사용하는 초급 단계에서는 한 두 곡 정도만 제외하면 대부분 잘 깨고 넘어갈 수 있습니다만 손가락 네 개를 사용하는 다음 단계에서는 어느 정도 연습이 필요합니다.


게다가 멜로디를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기타 소리를 들어야 하는 것이 포인트. 멜로디에 맞춰 노트를 눌렀다가는 금새 박차를 놓치고 맙니다. 게임을 하는 나는 퍼스트 기타리스트이지 리드싱어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70여 곡의 락을 난이도에 따라 연주해야 하므로 게임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하지만 귀에 익숙한 락 음악 몇 개를 들을 수 있다는 것도 이 게임의 선물이겠지요. 스콜피온스의 Rock You Like a Hurricane은 고등학교 시절 마이마이 카세트에 넣고 다니며 귀에 열불이 나도록 듣던 음악입니다. 스콜피온스 하니까 스틸러빙유가 떠오르죠. 안타깝게도 기타히어로 III 안에는 없습니다만!

이제 겨우 두 번째 단계를 깨고 있는 저로서는 언제 엔딩을 볼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조금 일찍 퇴근한 저녁마다 엑스캔버스 앞에서 기타를 두드리는 것이 꽤 즐겁습니다. 거기에 딸 아이가 옆에 껴들어 자기도 한 번 해보마 합니다. 이 녀석아, 이건 12세 이상 이야 라고 말했더니, 아빠 나 12살이야 그럽니다. ㅎㅎ 우리 나이로 따지면 딸 아이가 해도 된다는 뜻인가요. 어쨌든 아빠가 좋아했던 음악을 딸 아이도 같이 들으면서, 이 노래 괜찮은데? 라는 공감대를 갖게 되는 것도 이 게임의 보너스일 겁니다. 이 게임이 끝날 때 쯤이면 먼지 쌓인 기타를 꺼내 들고, 어쩌면 기타 학원으로 달려갈 지도 모를 일이겠네요. / FIN

  • ^^ 2009.07.31 11:15 ADDR 수정/삭제 답글

    닌텐도 히어로 들고 뒤뚱뒤뚱 움직이실 모습을 상상하며 ㅋ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7.31 13:08 ADDR 수정/삭제 답글

    하악거리게 만드시는군요..ㅡㅡ;
    wii는 안 사리라..안 사리라..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7.31 15:11 ADDR 수정/삭제 답글

    언제 사무실에서 리사이틀 해야지... ^^

모바일 오픈마켓, 트위터 앱을 기대하며

소문난 주당인 저로서는(!) 술 자리도 잦고, 술 자리에서 이런 저런 재미난 에피소드도 꽤 있는 편입니다(라고 썼지만, 요즘은 몸 상태가 따라주지 않는 관계로 술 자리 가져본 것이 언젠지 가물가물하다는… 역시 술이란 꾸준히 마셔줘야 어느 정도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  

어쨌거나 제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술을 가장 재미있게 마시는 방법은, 정말 친한 사람들과 마시는 것이고, 그 중에서도 특히 세 명이서 마실 때가 가장 즐겁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하지만, 술 자리라는 것이 언제나 좋은 사람과 할 수 만은 없고, 항상 세 명이서 먹을 수도 없는 일이지요.


대여섯 명을 넘다 보면 아무래도 이야기가 분산되어 따로 따로 놀기 쉽습니다. 이럴 때 재미있는 건 바로 게임! 술을 많이 마시게 된다는 부작용은 있지만 술 자리가 흩어지지 않고 화기애애해진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술 자리의 백미는 무엇보다도 술 마시는 게임!

요즘 SK텔레콤 모바일 오픈마켓 베타 테스트를 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아주 재미난 앱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폭탄주라는 앱인데요, 게임을 실행시키고 버튼을 누르면 슬롯머신처럼 빙글 빙글 폭탄주 이름이 돌아갑니다. 다시 확인 버튼을 누르면 스톱! 네, 눈치 채셨겠지요. 한 사람씩 돌아가면서 버튼을 누르고 자기한테 걸린 폭탄주를 마시는 겁니다. 운이 좋으면 꽝이 나와서 그냥 지나갈 수도 있고, 소주나 맥주 한 잔으로 끝날 수도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는 건 비아그라주! 요즘 술 자리를 살짝 멀리했던 저에게 낯설은 폭탄주였는데요, 슬롯 머신을 멈춘 상태에서 OK 버튼을 누르니 제조법이 나옵니다. 빈 맥주잔에 양주잔을 넣고 양주잔에 양주를 채운 후 맥주를 부어 양주잔을 띄운 채 마시는 거랍니다. 계속해서 뽕가리주나 타이타닉 같은 전통의 폭탄주들도 있고, 껄떡주라는 것도 있군요. 이거 참 이름이 거시기 합니다. ^^

애플이 운영하는 앱스토어에 보면 정말 별의별 앱들이 다 있습니다. 맥주병을 그냥 돌리는 앱, 흔들면 그림이 바뀌는 앱…가끔은 이런 앱을 뭐러 만들어? 그런 생각을 하지만 그 작은 아이디어들이 모여서 재미를 만들 수 있으니 개발자들에게 고마워할 일이지요.


우리 폰 환경에서는 이런 것들을 개발할 여지가 없었는데, SK텔레콤 모바일 오픈마켓이 곧 열릴 계획이니, 이런 재미난 앱들이 많이 나오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요즘 제가 트위터에 재미를 붙이고 있는데, 틀림없이 누군가 트위터 앱을 만들어주시지 않을까요. 폭탄주 앱이든, 트위터 앱이든, 지금 쓰는 폰을 바꾸지 않고도 누릴 수 있는 다양한 앱들이 어서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아직 저는 2년 약정 끝나려면 1년 남아서, 폰 바꾸기가 쉽지도 않습니다! ㅋ) / FIN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7.30 17:05 ADDR 수정/삭제 답글

    참..별게 다 나오누만요..ㅋ
    역시 술은 지속적으로 마셔줘야..

[책] 자전거로 멀리 가고 싶다, 진짜로오!!

가장 좋아하는 운동을 꼽으라면 두 말 않고 자전거를 꼽겠습니다. 혼자서 하기에 가장 재미있는 운동을 꼽으라 해도 자전거를 꼽겠습니다. 자전거는 운동이 아니여, 생활이여, 라고 누군가 말씀하신다면 거기에도 양 손을 들어 동의하겠습니다. 그만큼 자전거는 좋은 습관임에 틀림 없으니까요.

자전거를 처음 타기 시작한 건 초등학생 때였겠지만, 나이 먹고 다시 자전거를 타게 된 건, 삶이 참 힘들었을 때였습니다. 그 당시 사무실에서 집까지 지하철로 50분. 거리는 25km. 당시에는 일도 그리 바쁘지 않고 해서 이걸 자전거로 한 번 다녀볼까, 그렇게 마음 먹고 진짜 자전거로 출근을 했더랬습니다. 인터넷에서 산 20만원 짜리 자전거로, 처음엔 거의 두 시간이 걸렸습니다만 다니다 보니 한 시간 사십 오분, 사십 분, 이렇게 시간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마지막에는 한 시간 이십분까지 줄였더랬습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니, 새 자전거에 욕심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일테고요, 그래서 큰 마음 먹고 70만원을 주고 소위 말하는 MTB를 샀습니다. 한참 어려웠던 시절이라 이 정도 비용을 투자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그 땐 눈에 뭐가 씌였던 게였지요(차마 집에는 자전거 샀단 말도 못하고!).


자전거 바꾸고 출퇴근. 아, 남들은 이렇게 탔구나 하는 생각이 드니 그동안 끙끙매고 탔던 시간들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새 자전거로 출근하는데 걸린 시간은 한 시간 십분. 가장 빨리 출근한 것은 정확히 58분인가 그랬을 겁니다. 기록 단축의 열의로 쉬지도 않고 마구 달렸던 기억이! 그러는 두 달 사이 제 몸무게는 5kg이 줄어 있었습니다. 하루에 자전거를 왕복 2시간씩 일주일에 3일 정도를 타니 먹을 거 다 먹고도 살이 빠진 거지요. 개인적으로는 가장 훌륭한 다이어트 방법이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지금은 집과 사무실도 가까와지고 자전거도 MTB에서 스트라이다로 바꿔 샤방 샤방 타고 다니는 수준입니다만(몇 달 전 발목 다친 이후로 자전거는 또 접어두고 있다는) 여튼 자전거야 말로 훌륭한 운동이자 레저이자 교통수단이자 삶을 즐기는 방법입니다. 누군가는 그랬습니다. 우리 주변의 세상을 즐기는 속도… 자동차는 너무 빠르고, 걷기는 너무 느리고, 자전거가 딱 좋다고요.


사무실에서 같이 일하는 토양이님이 세번째 번역서로 자전거 이야기를 냈습니다. ‘자전거로 멀리 가고 싶다' 일본의 사십대 아저씨가 자전거를 타면서 달라진 생활을 수필 형식으로 담담히 고백하는 책입니다. 수필 형식이지만 처음에는 자전거 구입 가이드에서부터 요령들도 매뉴얼 스럽지 않게 녹아 있고 자전거를 더 재미있게 타는 방법들도 알려줍니다. 무엇보다 자전거를 타서 달라진 자신의 삶을 얘기하는데 자전거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아, 맞아 라고 무릎을 칠지도 모를 일입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자전거 타기는 그냥 몇 킬로 이런 것이 아니라 100km, 200km, 300km 이렇게 멀리 다녀오는 방법들에 대한 얘기입니다. 자전거 처음 타시는 분들은 자전거로 어찌 그리 먼 거리를 가느냐고 하지만, 자전거의 속도를 생각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저만해도 하루 왕복 50km를 탔으니까요. 마음 같아서는 당장 자전거로 훌쩍 떠나 보고 싶습니다.

자전거를 탈 때 가장 힘든 일은 자전거를 끌고 내려가기가 귀찮다는 겁니다. 그 귀찮음을 극복하고 일단 자전거 위에 올라타면 세상이 가장 아름다운 속도로 내 곁을 지나갑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아 나오길 진짜 잘했어. 제가 몇 년 째 타고 있는 스트라이다도 좋은 자전거이긴 합니다만, 달리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저도 뭔가 다른 자전거를 질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또 병이 도진 걸까요! 자전거를 타고 가르는 바람 소리가 마냥 그리워집니다. / FIN
  • ^^ 2009.07.30 09:27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아침 출근길 읽었더라는^^ 읽으면서 그냥 자전거 타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과 함께...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7.30 13:13 ADDR 수정/삭제 답글

    그 왜 딱붙는 바지랑 군만두같은 헬멧은 꼭 써야는건지요..ㅡㅡ;

목을 치켜 세우라고! 모니터 받침대 ^^

얼마 전 어깨와 등에 견디기 어려운 통증이 온데다가 왼쪽 팔을 들어 올리지도 못하는 지경에 이르러 병원을 찾은 레이. 난데없이 목 디스크 초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생각해보니 통증이 온 건 얼마 안되었지만, 몇 달 전부터 어깨와 목이 뻐근 했던 것이 괜히 그랬던 게 아니었던 거지요. 통증에 한 번 당하고 나니 겁이 나서 큰 병원 가서 엑스레이도 다시 찍어보고 생 난리를 쳤으나 다행히 초기 증상이고, 지금은 통증도 많이 가라앉아 이제는 목을 꼿꼿이 세우고 잡아 당기는 치료 요법을 받아야 할 형편이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목 디스크의 주요 원인은 저의 잘못된 자세 때문일 것이므로 일단 자세를 바로 잡아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중에서 제일 심각한 것은 아무래도 컴퓨터 작업이겠지요. 글 쓰는게 일이다 보니 날마다 모니터를 보고 사는데 그 자세가 구부정하다 이겁니다. 그래서 일단 구입한 것이 바로 모니터 받침대!


10.5cm 정도 모니터를 높여 주기 때문에 구부정하게 모니터를 내려다 보지 않아도 되어 자세를 교정해 주는데 도움이 되겠다 싶었던 겁니다. 이걸 딱 설치해 놓고 보니 한참 전 다니던 회사에서 나이 많이 든 선배가 모니터 밑에다가 책을 몇 권씩 깔아 놓던 장면이 생각나 심히 마음이 울적해지기도 했죠. 내가 벌써 그 나이라니!


펠로우즈에서 나온 이 녀석은 기본 높이는 10.5cm지만 설명서를 보니 높이를 조정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것보다 더 높였다가는 그야 말로 하늘 쳐다보는 격이라서 일단 이 정도로 만족. 덩치카 커서 책상 위를 꽤 차지하지만 수납 공간이 따로 있어 이런 저런 물건들을 올려 놓고 받침대 밑으로 키보드를 밀어 넣을 수 있으니 외려 책상은 더 넓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가운데 서랍도 하나 있어 영수증 같은 간단한 양식들을 넣어 둘 수도 있군요.


좌우 양쪽에 있는 수납 공간에는 CD를 케이스채 꽂을 수 있도록 홈이 나 있는데 요즘 뭐 CD를 쌓아놓구 살 일도 없고, 컵을 올려 놓는 가이드도 있지만 잘 쓰지 않아서 빼 버렸어요. 모양새도 나쁘지 않아서 그리 지저분한 느낌도 안 드는군요. 제가 개인적으로 펠로우즈 용품을 좀 좋아하는 이유도 있고요! 다행히도 색깔이 예전에 사둔 연필꽂이, 클립통과 맞아 떨어져 왠지 세트로 구매한 느낌까지.


그런데 이렇게 모니터를 올려 놓고 쓰다 보니 메인인 맥북과 거리가 좀 떨어져서 두얼 모니터의 효과는 좀 떨어지는 듯. 아무래도 큰 모니터 하나에 집중해서 작업하게 되더군요.

여튼 목을 꼿꼿이 세우고 일하는데 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는데, 아직도 예전 자세가 나와 목을 앞으로 빼고 모니터를 보는 습관이 좀 있네요. 더 망가지기 전에(!) 잘 고쳐 써야 쓰겄습니다요. 에휴…

  • Favicon of https://krlai.com BlogIcon 시앙라이 2009.07.07 13:02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책상이 깔끔해보입니다.
    잘지내시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7.07 14:17 신고 수정/삭제

      ㅋ 저거이 머시가 깔끔하네? 지저분이징...

      함 놀러 오셔~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7.07 14:09 ADDR 수정/삭제 답글

    하여간 목관리 잘하시길..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7.07 14:17 신고 수정/삭제

      요새 나름 신경 많이 쓰고 있당께요. ㅋㅋ
      목 당겨주는 기계만 오면! ㅋ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7.07 16:09 수정/삭제

      오호..목 당겨주는 기계라..
      전 요즘 헬스로 힘을 찾고 있음다..
      벌써 한 2kg 뺐다는..(ㅡㅡ)v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7.07 22:43 신고 수정/삭제

      지금 여기와서 살 뺐다고 자랑이신감?!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07.07 19:07 ADDR 수정/삭제 답글

    키도 있으신데
    목까지 꼿꼿히 세우면
    힘께 다니는 사장님이 좀...ㅋㅋ~

    좋은자세 잘 잡으세요^^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7.10 03:42 ADDR 수정/삭제 답글

    책상이 아기자기해 보입니다.
    레이님답달까~~~ 그나저나 목은 빨리 깨끗하게 낫길 바래요~

  • Favicon of http://blog10.kr BlogIcon 서지원 2009.07.28 18:15 ADDR 수정/삭제 답글

    안녕하세용 ㅎㅎ
    모니터 받침대 검색했다가 들어왔네용~
    오우 저 제품도 깔끔하네요 ㅎ_ㅎ
    저도 요번에 하나 장만해서 리뷰 썼는데 믹시가 갑자기 발작을 해서..
    조회수0의 기록을..끙.. 여튼 지나가는 길에 트랙백도 하나 걸고 갑니다.^^;
    방갑습니다. ㅎ~

  • Favicon of http://shinlucky.tistory.com BlogIcon shinlucky 2009.08.14 12:04 ADDR 수정/삭제 답글

    수납 공간들이 정말 마음에 드네요. 저도 구입 고려해봐야겠어요 ㅎ

드롭박스, 아주 유용한 온라인 파일 저장 서비스


“난 회사 일을 절대로 집에 안 가져 간다!” 라고 주장하시는 분은 이 글을 보실 필요가 없다. “난, 회사는 물론, 집, PC방 두루 두루 다니면서 일을 한다!”라고 생각하는 불쌍하신(!) 분들에게는 이 글이 좀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 사방 팔방 옮겨 다니면서 작업하시는 분들에게 아주 유용한 드롭 박스를 오늘 소개해볼까 한다.

블로그에도 몇 번 썼지만 난 맥북을 쓴다. 물론 운영체제도 OSX다. OSX를 쓰다 보면 윈도XP는 진짜 쓰기 싫어진다고 주장하는 사람 중 하나지만, 이 넘의 액티브 엑스 때문에 윈도XP를 전혀 안 쓸 수는 없다. 금융, 쇼핑, 관공서 등등의 웹 사이트에서 죄다 액티브 엑스를 쓰니 윈도XP를 쓰지 않을래야 안 쓸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맥북에서 윈도XP를 쓰는 방법은 두 가지다. OSX 안에서 가상 머신 프로그램을 실행하고 XP를 실행시키는 방법이 있고, 아예 윈도XP로 부팅하는 방법이 있다. 첫번째 방법이 간편하고 좋아서 자주 쓰긴 하지만, 이것도 액티브 엑스 때문에 간혹 죽어버리는 경우가 있어 아예 XP로 부팅하는 두번째 방법도 종종 사용한다.

그런데 이렇게 되면 한 가지 문제가 생긴다. OSX는 윈도XP 파티션을 읽을 수 있지만 XP는 OSX 파티션을 읽지 못한다는 거다. OSX 파티션에 넣어 둔 작업 파일을 윈도XP에서 쓸 수 없다는 말이다. OSX에서 열심히 작업해 놓고 윈도XP로 부팅한 후에 아차해도 소용없다. 다시 OSX로 부팅하고 USB 메모리나 하드디스크처럼 FAT32로 포맷한 저장장치에 담은 후 XP에서 불러올 수 밖에.

게다가 언제 어디서나 일해야 하는 불쌍한(!) 워크홀릭인 관계로(사실은 회사에서 끝내지 못한 일을 집에 가져가서 해야 하는 게으름뱅이인 까닭에!) 회사에서 작업한 파일을 집에서 열어야 하는 경우도 아주 빈번하다. 이럴 경우 USB 메모리에 복사해서 가져가야 하는 번거로운 작업이 필요하다.


이런 문제를 한 방에 해결해주는 서비스가 바로 드롭박스다. 사실 드롭박스는 쉽게 말하면 온라인 저장 서비스, 이른바 웹하드 서비스다. 온라인에 저장 공간을 마련해 두고 아이디와 패스워드로 로긴해 데이터를 저장하고 다운로드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란 말이다. 그건 흔해빠진 거잖아!라고 말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건 진짜 다르다.

OSX 파인더에서 폴더로 잡혀 있는 드롭박스


www.getdropbox.com에서 가입하면 2GB까지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공간이 생긴다. 돈을 내면 공간은 얼마든 더 확장할 수 있다. 전용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하면 끝. 맥과 윈도, 리눅스 등 운영체제 별로 제공되는 전용 프로그램을 설치해두면 마치 내 하드디스크의 폴더처럼 드롭 박스 폴더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마치 내 하드디스크에 파일을 복사하듯 파일을 끌어다 떨어뜨리면 웹 상의 폴더에 자동으로 동기화가 된다. 맥이나 윈도에서도 모두 폴더 개념으로 잡히기 때문에 파일을 넣어둔 채로 수정, 편집해도 된다.


운영체제가 서로 다른 환경에서 작업하거나 이리 저리 옮겨 다니면서 작업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하다. 하나의 계정을 만들어 서로 공유하다 보면 기업용 웹 하드 솔루션을 쓰듯 쓸 수 있고, 무엇보다도 폴더 개념이라서 정말 편리하다는 것이 최대 장점. 여기 저기 옮겨 다니며 작업하는 워크 홀릭 아저씨도, 서로 다른 운영체제에서 왔다 갔다 하는 크로스 플랫폼 사용자에게도 아주 쏠쏠한 툴임에 틀림없다. 게다가 속도도 꽤 안정적이니 쓰지 않을 이유가 어디 있단 말인가! ^^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7.06 18:52 ADDR 수정/삭제 답글

    집에서 일하믄 반칙이죠..ㅡㅡ;

    - 읽을 필요가 없었던 정현아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7.06 21:13 신고 수정/삭제

      난 게을러서 집에서라도 일할 수 밖에... >.< ㅋ

  • 정태훈 2009.08.23 21:04 ADDR 수정/삭제 답글

    속도가 어느정도 나오시던가요? 저는 업로드 100~500 나오던데..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8.23 21:27 신고 수정/삭제

      아, 저는 500k 미만의 문서 파일들만 주로 올려서 그런지
      따로 속도를 측정해보지는 않았어요 ^^

      작은 문서들이라 거의 휙휙 가던데요~ ^^

DSLR 카메라 LCD에 얼굴 기름이 묻는다면!?

내 카메라는 캐논 400D다. 여기에 18 - 200 렌즈를 하나 물려 놓으니 다른 렌즈로 갈아 낄 이유도 없고(솔직히 렌즈도 없고!) 근거리에서 적당한 망원까지 한 번에 해결되어 아주 그만이다. 솔직히 사진을 잘 찍는 것도 아니고, 카메라 기술의 혜택에 묻어 살고 있으니, 새로 신제품 카메라가 나와도 그닥 불만 없이 400D를 아주 잘 쓰고 있다.

얼마 전 뷰 파인더에 끼우는 아이피스(누구는 아이컵이라고도 부르는)의 고무가 사라지는 바람에, 새 아이컵을 하나 장만하려고 했는데, 400D가 오래된 모델이라 그런지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특히 강남역 캐논 매장은, 구형 모델에 대해서는 거의 배려가 없는 매장이다(이것 저것 관련된 걸 사러 세 번 갔었는데,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다). 매장에서도 차라리 인터넷에서 사라고 그런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했다가 사게 된 것이 이 넘이다.


사실 이 넘의 정확한 이름은 아이피스 익스텐더다. 그런데 아이피스를 갈아 본 경험이 없는 나는 ‘익스텐더’라는 말을 무시하고 이게 아이피스겠지 하고는 그냥 주문해 버렸다. 물건이 도착하고 나서, 순간 좀 황당했다. 엥? 이게 아니잖아! 이게 뭐하는 거야?

반품해봤자 택배비만 물어야 할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그냥 쓰기로 했다. 어쩌겠나. 이게 인터넷 쇼핑의 단점인 것을. 여튼 제대로 된 아이피스를 다시 하나 주문하고 이 넘을 카메라에 일단 끼웠다. 설치 방법은 간단하다. 기존 아이피스를 빼고 익스텐더 뒤쪽에 아이피스를 끼운다. 이제 익스텐더를 기존 뷰파인더 자리에 끼우면 끝.


아이피스 익스텐더는 말 그대로 확장하는 거다. 뷰 파인더에 얼굴을 바짝 붙이다 보면 얼굴의 기름이나 화장품이 카메라 LCD에 묻는다. 아, 그렇다고 내가 뭐 화장을 한다는 말이 아니라 ^^ 햇볕 좋은 날 바른 선크림 같은 것이 묻기도 하더라는 말이다. 카메라 LCD는 계속 지저분해지고, 이거 닦기도 참 일이고. 종종 카메라 LCD에 안경이 부딪히는 일도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런데 이 녀석을 끼웠더니 얼굴과 LCD가 직접 닿는 일이 없어지면서 카메라 LCD가 꽤 깨끗해졌다. 카메라 LCD에 부딪히는 일도 줄었다. 익스텐더 안에는 별도의 렌즈 비스무레한 것이 있어서 뷰파인더를 확장해주네 어쩌네 그런 얘기도 있는 것 같은데, 솔직히 그런 건 잘 모르겠다. 그저 LCD가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이 기분 좋을 뿐이다.

솔직히 이런 액세서리가 있는 줄도 몰랐는데 ^^ 실수로 주문한 것이 예상했던 것 외의 역할을 해주니 꽤 기분이 좋고, 400D에 새록 새록 정이 더 간다. 라이브 뷰도 있고 Full HD 동영상 촬영 기능이 있는 카메라들이 줄줄 나오지만, 당분간 400D를 버리지 않을 것임은, 아마도 틀림없는 일일게다. 요즘 같아선 100mm 단렌즈 같은 거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드니까 말이다. / FIN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6.29 16:50 ADDR 수정/삭제 답글

    머..좀 떨어져서 보면..




    안되니까니..저런 게 나왔겠죠..^^;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07.01 08:09 ADDR 수정/삭제 답글

    얼굴기름 묻힐 카메라만 있어 준다면
    까이거 닦아 주는일이 뭐 대수겠어요....
    아~카메라!!!...>.<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7.04 15:44 ADDR 수정/삭제 답글

    액정에 얼굴 기름 잔뜩 묻어도 전혀 거슬리지 않는 1인....
    울 남편이 드럽고 둔하다고 욕합니다만.....이렇게 말하죠...드러우면 쓰지마~ 내꺼거든...ㅡ.ㅡ;;;;

  • Favicon of http://skystory.kr BlogIcon 하늘이야기 2009.07.29 09:20 ADDR 수정/삭제 답글

    아~ LCD에 기름 묻히지 않는 방법중에 저러 방법이 있다는걸...^^;;
    전 왜 생각 하지 못 했을까요~?? ( 주섬주섬~ 쇼핑몰에 사러가는중... )

    사진을 자주 찍으로 다니는 저로썬 한컷찍고 LCD딱고~ 사진보고~
    또 찍고 LCD딱고~ 사진보고~ ....ㅡㅡ;;

    저런 방법이 있엇네요... ㅎㅎ

시리즈를 읽는 즐거움, 그러나!

요즘처럼 읽을 책이 많이 쏟아져 나올 땐 무슨 책을 읽을까 고민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도대체 어떤 기준으로 어떤 책으로 골라 읽어야 한단 말인가. 물론 제일 쉬운 방법은 서점의 베스트 셀러를 참조하거나, 신문의 서평을 보거나, 책으로 유명한 파워 블로거의 리뷰를 보는 것이다. 여기에 내가 즐겨 쓰는 방법 하나를 소개하자면, 시리즈 물을 읽는 거다.

요즘 내가 읽고 있는 시리즈는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세트와 로마제국쇠망사 시리즈,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 클럽 시리즈다. 다 읽으면 그냥 내키는 대로 골라서 읽으면 되니, 특별히 고르는 부담이 없어 좋다. 민음사의 두 시리즈가 좀 무거운 편이라면 황금가지의 밀리언셀러 클럽은 가볍게 읽어낼 수 있으니 전체적인 밸런스도 잘 맞는 편이다.

그런데, 시리즈를 읽다 보면 한 가지 단점도 있다. 시리즈의 모든 책이 다 내 맘에 드는 것이 아니라는 게다. 세계문학전집이야 이미 널리 알려진 책들이니 이런 위험이 적지만, 내가 잘 모르는 밀리언셀러 클럽의 시리즈들은 이런 위험이 다분이 도사리고 있었는데, 드디어 내 맘에 들지 않는 한 권에 부딪히고 말았다. ‘흑색의 수수께기'라는 단편집이다.

단편집은 장편에 비해 짧은 호흡으로 가볍게 읽어낼 수 있어 머리가 복잡할 때 내가 주로 고르는 책이다. 궁금할 뒷 얘기가 없어 할 일이 많을 때 머리 식히며 읽기에도 좋다. 할 일 많고 바쁠 때 괜히 장편 잡았다가 끝까지 다 읽어버리게 되면, 타격이 좀 크다. 이번 주말이 딱 그랬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단편집이라는 이유로 고른 '흑색의 수수께끼'에는 총 4편의 소설이 들어 있는데,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너무 다른 네 편이어서 읽고 나니 좀 당황스럽다.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미스터리 소설이라고 해야 하나, 기존 밀리언셀러 클럽들의 분위기와는 좀 달랐다. 그러다 보니 읽고 나서, 이게 뭐야? 라는 생각이 들 수 밖에.

이 책에 수록된 ‘화남’과 ‘목소리’는, 추리 소설이라기 보다는 한 사람의 조금 기묘할 뿐인 일상을 다룬 내용이고, ‘저벅저벅’은 딱 일본스러운 결말에 그다지 기분이 개운하지 못했고 아인슈타인의 바이올린을 소재로 한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은, 황당한 구성과 결말에 허탈함을 느끼게 했다. 한 마디로, 이 책 좀 재미 없네,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얘기다.

추리소설에 대한 내 내공이 깊지 못해 이런 류의 소설엔 적응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재미 없는 건, 재미 없다고 해야 할 판. 그렇다고 뭐 무를 수도 없고 ^^. 하긴 요즘 하는 말로 이런 건 시리즈 물을 읽기 때문에 생기는 복불복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 아닐까. 
/ FIN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6.29 08:32 ADDR 수정/삭제 답글

    전집으로 사믄 좀 쌀랑가요??
    낱권으로 사는 것도 다 못 읽음서..ㅡ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29 09:47 신고 수정/삭제

      안 싸~ ㅋㅋ 그냥 낱권으로 하나씩 사서 읽으셔.
      그게 더 재미있으~ ^^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7.01 21:37 ADDR 수정/삭제 답글

    요즘 밀클 100권 광고 만드느라 손이 안보일 정도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ㅋㅋ
    오프라인 교보같은데서 20~30% 할인하고 있긴 해요.
    저 수수께끼 씨리즈는 표지 디자인은 예쁜데 내용은 아쉽다는 평이 많죠.
    번역도 일본어 문체가 많이 묻어 난다고들 하구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7.02 00:14 신고 수정/삭제

      ^^ 밀클 다른 건 괜찮았는데 저 책이 유독 좀... ㅋㅋ

      이쁜 광고 만드세요~ 한 권 실망했다고 해서
      밀클을 버리지는 않을테니! ^^

  • ^^ 2009.07.02 10:19 ADDR 수정/삭제 답글

    내 맘에 꼭 드는것만 보고 듣고 느낄수 있나요..... 두루두루 다식하시고 꼭꼭 소화 잘 시키소서~~~~ ^^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7.02 13:34 신고 수정/삭제

      하하 사실 저는 좀 잡식성이긴 하지요 ^^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7.04 15:51 ADDR 수정/삭제 답글

    어휴....요즘 책바람이 나가지고요....생활에 지장이 많아요...
    새벽 3시에 벌떡 일어나서 책보고....이런다니까요.
    책을 안 읽으면 수전증이 와서 아쉬운대로 도서관에서 빌린 영어책이라도(?) 닥치는대로 읽고 있는데....또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책 고르는 게 까다로와져서, 전엔 한번 잡으면 무조건 끝까지 읽었지만, 요즘은 읽다가 아니다 싶으면 그냥 탁~! 접어 버려요....
    하긴, 요즘은 식당가서도 음식이 아니다 싶으면 웨이터가 왔을 때 이거 원래 이 식당에선 이런 식으로 서빙되는 거 맞냐고 물어 보는 저....왜 이러나 몰라요....

    책도 음식도 잘 만들어 주길 바라고, 저는 또 거기에 감사하고 싶은 마음이랄까요....
    피곤하게 산다 싶기도,냐하하하~~~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7.06 11:01 신고 수정/삭제

      하하, 나이들어 간다는 대표적인 증거인데요? ㅋㅋ

깜찍한 USB 허브 겸 리더기

집에서 쓰는 오래된 구형 PC가 팬 도는 소음이 너무 심해 모처럼 마음 먹고 구입한 아이맥(iMac). 일단 모양새 하나는 끝내주는 데다가, 하드디스크 도는 정도의 작은 소음 외에는 소음이 없어 아주 마음에 든다. 게다가 20인치 널찍한 화면은 굳이 두얼 모니터가 없어도 될 정도다. 실제로 예전에 쓰던 17인치 LCD 모니터를 하나 물려 놨는데 동시에 쓸 일이 거의 없다는. 인터넷을 통해 영어 숙제를 해야 하는 딸 아이가 화면 창과 입력 창을 따로 열어 놓고 쓰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17인치 LCD는 거의 꺼 놓을 정도다.

아이맥은 디자인도 훌륭하지만 USB 주변 장치를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키보드에 2개의 USB 포트를 내장했으며 아이맥 뒤 쪽으로도 깔끔하게 배열된 USB 포트가 있어 메모리나 외장 하드디스크 같은 장치들을 손쉽게 끼울 수 있다. 특히 키보드 양 쪽의 USB 포트에는 왼손이든 오른손이든 마우스를 연결하면 되고, 한 쪽에는 메모리처럼 전원을 적게 요구하는 장치를 끼면 되니 꽤 편리하다.

그런데 사람이 편하려고 하면 그 끝이 없는 법이다. 무엇보다도 디지털 카메라 등에서 사용하는 메모리 카드를 읽을 장비가 없는 데다가 USB 장비를 연결하기 위해 모니터 뒤 쪽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도 슬슬 불편해지기 시작했다(이전에 USB 한 번 연결하려면 책상 밑 데스크톱 PC에 기어들어가 끼우기도 했으면서!). 아무래도 허브며, 메모리 카드 리더를 하나 사야겠다고 마음 먹고 있다가 우연히 발견한 녀석이 이거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만원 정도에 팔리는 이 녀석은 3개의 USB 포트와 CF, SD 등 다양한 메모리 카드를 끼울 수 있는 포트를 동시에 갖춘 허브 겸 리더기다. 크기도 작고, USB 포트를 연결하는 부위가 회전하게 되어 있어 몇 개를 동시에 끼울 때도 불편하지 않다. USB 연장 케이블로 연결하는 방식이어서 만일 독립 전원을 요구하는 장치가 있으면 리더기 본체를 빼고 케이블에 직접 장치를 연결하면 된다. 모니터 뒤로 머리를 들이밀고 USB  포트를 찾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처음 봤을 때는 생각보다 작은 데다가, 이리 저리 흔들리는 USB 연결 포트 때문에 이거 뭐 이리 부실해, 그런 생각이 좀 들었으나 몇 번 쓰다 보니 크게 문제되는 건 아니었다. 게다가 CF, SD, MS, XD 계열의 메모리 카드는 물론 휴대폰에서 사용하는 T-Flash 메모리까지 바로 연결할 수 있어 좋다. 이전에 쓰던 메모리 카드가 SD 카드는 2GB까지 밖에 지원을 안해 불편했던 터라 최대 지원 용량을 물었더니 32GB까지 지원한단다.



또 한 가지. 아이맥은 절전 기능이 실행되면 화면이 꺼져 버리는데다가 소음이 없기 때문에 이게 켜졌는지 꺼졌는지 알 방법이 없는데, 이 허브 겸 리더기에 빨간 램프가 있어 그걸로 켜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으니 이것도 좋은 점! 사이즈도 크지 않아 노트북 쓰는 사람들이 가방 한 쪽에 넣어 들고 다닐만도 하겠다.

  • Favicon of http://blog.gerd.kr BlogIcon 게르드 2009.06.29 12:53 ADDR 수정/삭제 답글

    음.. 개인적으로는 이 제품 비추하고 싶네요...
    이유는 한번 뜯어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거 살바엔 돈 만원 더 보태서 좋은걸로 사세요..
    USB 허브는 생각외로 전원관련 문제를 많이 일으킨답니다.
    좋은걸 사 써야 메인보드도, USB 장비도 고장날 확율이 적어지겠지요...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29 14:15 신고 수정/삭제

      앗! 이 제품에 무슨 문제가 있는지요??

      좀 자세히 알려주세요~ 그래도 몇 천원짜리 보다는
      낫겠지 싶어 산건데~ >.<

    • Favicon of http://blog.gerd.kr BlogIcon 게르드 2009.06.29 18:13 수정/삭제

      딴거 없습니다.

      전원부가 부실합니다. 내부 절연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구요.
      usb 허브들, 좀 저렴하다 싶으면 다 그렇습니다.
      USB 5V 잘못되면 메인보드 날아가는거 순식간입니다.

      좀 심하다 싶으시겠습니다만, 그냥 저거 버리고 좀 좋은걸로 새로 구입하세요. 국산도 좋은거 많고, 좀 비싸지만 벨킨에서도 괜찮은 물건 있습니다..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풍류대장 2009.06.29 20:33 ADDR 수정/삭제 답글

    집에서 쓰는 오래된 구형 pc가....구형pc가..

    레이님과 구형은 왠지 매치가 잘 안된다는,,,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30 21:09 신고 수정/삭제

      ㅋㅋ 아닌디요 저도 구형인디여 머~ ㅋㅋ

책 많이 사면 손해보는, 이상한 인터파크

회사 지하에 자주 가는 밥집이 있다. 사실 사람의 동작 패턴이라는 건 알게 모르게 정해지는 법이이서, 자주 가는 음식점이 아니면 잘 안 가게 되는 법이다. 그래서 아무리 음식점이 많은 동네에 살아도 점심 때만 되면 꼭 뭘 먹을까 고민하게 된다.

여튼, 이 집은 칼국수와 수제비 같은 분식 메뉴와 생선구이, 찌개 같은 백반 메뉴를 같이 파는데 분식 메뉴와 백반 메뉴의 반찬이 다르다. 분식 메뉴에는 김치 종류 2가지만 주고 백반 메뉴에는 5가지 정도 반찬을 준다. 문제는 여러 명이 가서 주문할 때다.

여러 명이 주문하다 보면 분식과 백반 메뉴가 섞인다. 한 번은 다섯 명이 가서 아마 분식 메뉴 4개, 백반 메뉴 1개를 주문했을 게다. 그런데 반찬이 좀 그랬다. 백만 메뉴에 나올 반찬 한 벌만 테이블에 올려놓는 거다. 음식점 입장에서는 손님이 더 달라고 하면 준다는 생각일 테지만, 다섯 명 앞에 반찬 한 벌은 손님에 대한 기본 서비스가 아니다. 게다가 우리는 어쨌든 단골 아닌가. 자주 가는 곳이라서 이해하고픈 마음도 있지만, 차라리 값을 올리지, 반찬을 이렇게 아껴 음식 장사가 되겠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한 번 빈정(!)이 상하다 보니, 이젠 점심에 그 집을 가지 않는다. 이렇게 되면 누가 손해인가.

늦게까지 자전거를 타다가 들른 회사 앞 어느 호프집. 주말이긴 했지만, 12시를 넘긴 늦은 시간이었고 호프집 앞으로 내 놓은 테이블 중 5-6개 테이블이 비어 있었다. 마른 목을 축이고 가기 위해서 호프 딱 한 잔만 하자는 생각으로 나와 일행은 테이블에 앉아 맥주를 주문했다. 500 두 개만 주세요.

거절 당했다. 주말이라 안주를 주문해야 한단다. 뭐 손님이 많고 테이블에 자리가 없었다면 나도 굳이 앉아 시킬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여유도 있고, 맥주 한 잔만 마시고 가니 시간을 오래 차지할 일도 없었던 데다가 이미 늦은 시간이라 더 손님도 없을 듯 한데, 여튼 호프 두 잔의 주문은 받을 수가 없단다. 알았다 하고 일어서 근처 편의점 앞에 가서 캔 맥주 두 개를 사서 마셨다. 그리고 간혹 손님들이 와서 2차로 맥주 한 잔 마셨던 그 호프집엔 다시 안 간다. 호프집은 거기 말고도 또 있으니까. 어차피 빈 자리에 맥주 500CC 두 개라도 파는 것이 더 남는 것 아니었을 텐데, 이렇게 되면 누가 손해인가.

책을 주문하면 하루 안에 배송해 주겠다고 대대적으로 떠드는 인터넷 서점이 있다. 인터파크다. 게다가 손님이 주문한 책이 없을 때는 일단 있는 책만 먼저 배송해주고 없는 책은 나중에 배송해준다는 이른바 자동 부분 배송제도 택하고 있다. 그렇다면 소비자에게, 이런 생각이 드는 건 상식이다.

하지만, 여러 권 사면 절대 하루배송 안 해준다!


책을 여러 권 주문했다. 그 중 몇 권은 하루 배송 대상이지만, 한 권이 재고가 없어 하루 배송 대상이 아니다. 그렇다면 하루 배송 대상인 책은 바로 발송하고, 한 권은 재고가 확보되면 발송해 주면 된다. 당연히 이렇게 생각되지 않는가? 그런데 인터파크 도서에선 이런 상식이 통하지 않는다.

여러 권 주문했을 때 한 권이라도 재고가 없으면 출고가 되지 않는다. 자동 부분 배송은 3일이 지나야 해당된다. 주문하고 3일 이내에 책이 수급되지 않으면 먼저 주문한 책을 출고한다는 얘기다. 하루 배송만 믿고 주문했는데, 함께 주문한 책이 없어 3일을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사실 이것 때문에 당한 경험이 한 번 있어서 이번에 책을 주문할 때 두 번에 나눠 주문했다. 하루 배송이 가능한 책들은 먼저 주문했고, 좀 덜 급하거나 하루 배송이 안되는 책은 두번째로 주문한 거다. 그런데 책을 주문하고 3일째 되는 아침에 확인을 해보니 두 건 다 배송이 안되고 있는 거다. 상담원에게 전화를 했더니, 처음 주문에도 없는 책이 있어서 그랬단다. 내가 틀림없이 확인하고 나눠 주문했는데, 내가 확인 못한 거란다. 캡처를 받아 놓은 것도 아니고, 확증이 없으니 이럴 땐 밀릴 수 밖에. 그럼 있는 거 먼저 보내주고 없는 거 나중에 보내주는 거 아니냐 했더니, 3일 지나야 한단다. 하루배송만 믿고 나름대로 나눠서 주문했고, 오늘 오전 안에는 책을 받아야 한다고 했는데도, 자기네는 해줄 방법이 없단다. 결국 4일째 되는 날 저녁에, 두 건의 주문이 한 박스에 담겨 왔다. 나눠 주문했는데도 자기들이 알아서 한 박스에 담아 택배 한 건으로 해결한 것이다. 택배비 절약했으니 회사에선 아주 이뻐할 만 하겠다.

한 권만 사도 무료 배송을 해 주는 회사에서, 여러 권을 동시에 주문하면 모든 책이 들어올 때까지 최장 3일을 기다렸다가 발송을 한다는 정책은 배송비를 줄일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일게다. 그러나 고객 입장에선 어떤가. 몇 권을 주문하든 하루 배송 대상이 되는 책은 바로 보내주고, 없는 책을 나중에 보내주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이런 식의 시스템이라면 한 권씩 따로 따로 주문하는 것이 훨씬 더 현명할 게다. (그러나 이번 주문 결과로 보니, 같은 날 따로 따로 주문해도 배송지가 같으면 자기들 마음대로 묶어 보낸다!).

덕분에 2008년부터 올해 6월까지 인터파크 도서에서 책 199권, DVD 약 40개를 산 나는, 다시는 인터파크에서 주문하지 않을 생각이다. 굳이 인터파크가 아니어도 인터넷 서점은 또 있다. 그리고 그들도 하루 배송을 한다. 이렇게 되면 결국 누가 손해인가.

  • Favicon of http://www.foodsister.net BlogIcon 먹는 언니 2009.06.27 11:50 ADDR 수정/삭제 답글

    작은 부분도 소홀히 하지 말아야하는데 말이에요. 저도 늘 신경 써야겠습니다.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27 21:32 신고 수정/삭제

      ^^ 가장 기본이 되는 건, 어쩌면 가장 사소한 일일지도 모르지요 ^^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6.27 15:00 ADDR 수정/삭제 답글

    오늘 점심 퇴원하신 아버님 모시고 집근처 자주가는 돼지갈비집을 갔다..
    생각보다 점심 손님이 좀 많이 몰린 듯.. 갑자기 허둥거리기 시작하는 서버들.. 대략 알바라는 것은 알지만 너무 자주 바뀌는 서버들.. 이러니 손님들이 목청껏 부르게 되어 벨도 소용없다.. 급기야 퇴원하신 아버님이 호통을 치신다.. 제대로 좀 하라고.. 말이다.. 기본이 없는 음식점 생각외로 너무 많다.. ㅜ.ㅜ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27 21:33 신고 수정/삭제

      모처럼 식사에 기분이 상하셨겠네요.

      그런 음식점 같은 회사는 되지 말아야겠어요~ ^^

[릴레이] 레이의 독서론. 나는 왜 책을 읽는가

거창하게 자신의 독서론에 대해 글을 쓰자니 겁부터 납니다. 따라서 제목은 비록 독서론이 되겠으나, 그저 ‘레이가 책을 읽은 까닭' 정도로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책 읽기에 대해 논할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그저 좋아서 읽을 따름인 것을. 그나저나 이 숙제를 떠 넘긴 얌용님은 각오하시길.

칠순을 앞둔 한 어르신께서 언젠가 제게 이런 말씀을 하셨더랬습니다. ‘독서는 취미가 아니다. 생활이다' 칠순을 넘긴 분의 삶이 오롯이 묻어 나는 그런 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팔자 좋은 분이셨던 거죠 ^^.  사실 그 분은 우리네 아버지들처럼, 생계를 위해 일을 했어야만 했던 분은 아니셨을 겁니다. 어릴 때부터 책과 그림을 접하셨던 분이셨으니까요. 그러나 어느새 저도 그 말에 깊이 동감하고 있었습니다.

책을 읽는다는 건, 밥을 먹는 것과 마찬가지인 거고, 그래서 읽지 않으면 허기를 느껴야 하는 법이다. 라고 저도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걸 한 낱말로 요약하자니 쉽지 않은 일이군요. 그래서 저는 이렇게 써 보렵니다.

독서란 [딸 아이의 기억에 남고 싶은 아버지의 모습]이다

해가 바뀔 때마다 저는 실현하기 어려운 줄 알면서도 올해는 꼭 200권을 읽겠다 다짐합니다. 솔직히 다 채운 적은 딱 한 번 뿐이었을 겁니다. 그 때는 200권을 목표로 세운 지도 않았을 때인데 마침 앉아서 매일 편도 50분씩 앉아서 지하철로 출퇴근 할 수 있는 직장에 다녔을 때였고, 회사 근처에 큰 서점이 있었을 때였고, 회사에도 책이 많았을 때였고, 요즘처럼 PMP 같은 건 꿈도 꾸지 못할 때였거든요. 오로지 지하철만 타면 책을 붙잡았으니 200권도 가능했던 겁니다. 그 뒤로 많이 읽은 해는 80여권 정도까지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올해는 비교적 실적이 좋아서 6월 기준으로 약 30권 정도를 읽은 듯 합니다.

제가 책을 읽는 이유는, 책을 읽는 것이 재미있기도 해서지만(간혹 허기지기도 합니다만!), 사실 딸 아이에게 책 읽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것이 가장 큽니다. 딸 아이가 커서 아빠의 모습을 기억할 때, 책 읽는 아빠였다는 점을 기억해줬으면 하는 것이지요. 다행히도 딸 아이는 아빠를 닮아 책을 좋아하고, 책을 많이 읽습니다(책 값 부지런히 대는 것도 아빠의 역할인 셈이지요^^).

요즘 저는 에드워즈 기번의 로마제국쇠망사를 읽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꼭 읽고 싶었던 책인데, 예전에 나온 번역서들은 내용이 너무 어려워서 읽다가 내려 놓기를 수도 없이 반복했거든요. 올해 초 민음사에서 번역된 이 책은, 번역서의 한계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은 아닙니다만 그래도 비교적 읽기 쉬운 편이더군요. 시오노 나나미의 로마인 이야기를 애독한 분들이라면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게다가, 시오노 나나미와는 로마인의 역사를 보는 시각이 다르기 때문에, 아, 이건 그래 그래… 하며 고개를 끄덕일 지도 모릅니다.


이 릴레이는 Inuit님께서 시작하셔서, buckshot님, 고무풍선기린님, 류한석님, mahabaya님, 어찌할가님, 벼리지기님, 바람의 노래님, 모노피스님, 꼬미님, JaeHo Choi님, 감성적 젊은 이상가님, 비전 디자이님, jedimaster, 조현경, 제나두님, 에코님, 철산초속님, 얌용님을 거쳐왔습니다.

자, 이제 이걸 다른 두 분께 넘기는 것이 룰인 듯 싶은데, 참 어렵군요. ^^ 받아주시거나 말거나, 일단 넘기기부터 하면 ^^

한 분은 남아공의 스타이시자, 남 안타까운 일을 절대로 그냥 못 넘기는 샛별님
한 분은 우리나라 유통업계의 빛나는 보석, 정현아범님

이렇게 넘길까 합니다. 샛별님은 워낙 다음에서도 유명한 분이시고, 정현아범님은 재야에 묻혀 있는 분을 이번에 강호로 모시는 셈이 되겠군요.

두 분, 룰은 이렇습니다. 저처럼 제목에 [릴레이] 00의 독서론이라고 쓰시고
독서란 [ ] 이다를 채워주시면 되고
지금까지 릴레이한 분들의 이름을 죽 카피해 넣으시고
릴레이를 받을 두 분을 지정하시면 되겠습니다만
이 릴레이가 6월 20일까지 하기로 한 거니, 두 분 선에서 끝나지 않을까 뭐 그런 생각도!
그리고 부담스러우시겠지만 저처럼 주저리 주저리 쓰지 마시고
그저 한 줄만 딱 써주셔도 될 듯 싶습니다. 정현아범님 평소 스타일처럼 말이에요. ^^

릴레이가 이어져, 책 읽는 대한민국이 됐으면 좋겠군요!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심샛별 2009.06.17 18:23 ADDR 수정/삭제 답글

    크헉..."남 안타까운 일 그냥 못 넘기는..." 이라는 레이님..^^;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7 21:24 신고 수정/삭제

      ^^ 이거이 어째 막 물고 들어가는 느낌! ㅋ

  • 정현아범 2009.06.17 18:40 ADDR 수정/삭제 답글

    저 티스토리 잠수탔는데 말이죠..
    하반기 경영전략 시즌이 와서리..ㅡㅡ;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7 21:24 신고 수정/삭제

      티스토리 아니라 암때나 쓰셔도 되고마 ^^ 고생하셨네 ^^

  • Favicon of http://www.yamyong.com BlogIcon 얌용 2009.06.18 10:13 ADDR 수정/삭제 답글

    딱 이번 한번만 봐주세욤~~ㅜㅜ

  • Favicon of http://bongstudio.tistory.com BlogIcon bong 2009.06.19 08:39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 오랜만입니다.ㅎㅎㅎ
    역시 얼굴을 트니 좀더 친근해지는 느낌입니당^^
    요즘 책읽기에 또 소홀해졌는데, 앞으로 한 3일은 또 열심히 매진할 수 있을거 같네용ㅋ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9 09:57 신고 수정/삭제

      네, 만나서 반가왔어용~ ^^

      왠지 옛날부터 알던 친근감! ^^

  • Favicon of http://www.kimdahee.com BlogIcon 다희 2009.06.23 21:07 ADDR 수정/삭제 답글

    앗! 로마제국 쇠망사네요!
    저거 디자인이 의외로 난항을 겪었는데 결과적으로는 무겁지 않게 예쁘게 나온거 같아요.
    지금 5, 6권 진행중이니까 나머지도 곧 나올꺼예요. ^-^
    전 너무 두꺼워서 읽을 엄두를 못내고 있는데
    남자친구한테 선물 줬더니 이미 옛날 오역판;으로 다 읽어봤다고 하더라구요. ㅎㅎ

몰스킨, 결정타를 날리다

얼마 전에 새로 구입한 몰스킨이 품질이 예전 같지 않아서 좀 속상해 하고 있었는데, 쓰다 보니 아주 결정타를 날립니다. 이제 그만 인연을 끊자(!)는 얘기로 들리네요. 일단 사진으로!


옛날에 쓰던 몰스킨은 바느질이 세 번 되어 있습니다. 제본이 튼튼해서 중간에 떨어지거나 벌어지는 일이 없었지요. 그런데 아래 사진을 좀 보시면!


바느질이 양쪽으로 밖에 되어 있지 않아서 몰스킨을 넘길 때 가운데 부분이 벌어집니다. 이게 뭐 쓰는데 지장있냐?고 물으신다면,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겠네요. 벌어진 부분이 걸리적 거릴 뿐더러 보기에도 절대 좋지 않거든요.

혹시나 해서 한국 수입원에 전화를 했습니다. 옛날 건 바느질이 세번인데 두 번이다. 혹시 이것이 불량품이냐? 했더니, 아니랍니다. 바느질이 세 번에서 두 번으로 바뀌었다고.

몰스킨 같은 노트 한 권을 1만6천5백원을 주고 사는 건, 품질도 있겠지만, 그 안에 숨긴 감성 - 설령 이것이 마케팅의 일환일지라도! - 을 사는 겁니다, 어쩌면, 난 좀 좋은 거 쓴다, 는 괜한 자부심일지도 모르지요.

제작비가 올라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제품 가격도 그대로이니 품질은 유지해야죠. 몰스킨처럼 제품에 감성을 묻어 파는 상품이 제조 공장을 옮겼다고 해서 품질이 떨어진다는 건, 뭔가 잘못되도 크게 잘못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미지를 쌓는데는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그 이미지가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죠. 그래서 비즈니스가 더 어려운 것일지도 모릅니다. 허나, 백날 이런 얘기 해 봐야 몰스킨 본사에는 얘기가 들어갈 리 없고, 수입하는 회사는 그러나 저러나 수입만 할테니, 천상 중이 절을 떠나는 수 밖에요. 몰스킨 대신 쓸만한, 감성 가득한 노트 있으면 추천 좀 해주세요~ ^^
  • Favicon of http://echoya.com BlogIcon 에코 2009.06.16 11:39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몰스킨 쓰다가 갈아타려구요~

    몰스킨 이제 별로 쩝 --;

  • Favicon of http://echoya.com BlogIcon 에코 2009.06.16 11:46 ADDR 수정/삭제 답글

    그래서 전 지인분께 선물받은 트래블러스 노트란걸 쓰기 시작했는데요
    http://fancyworker.co.kr/50050093143
    이거 손때따면 이렇게 변하고 요즘은 요거에 홀릭중 ㅋㅋㅋ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6 15:26 신고 수정/삭제

      에코님이 추천해주신 트래블러스 여권판... 혹시 남권판은 없나용??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paperon.net BlogIcon 편집장 2009.06.17 06:35 수정/삭제

      저도 에코님 추천 사이트 다 뒤졌는데..
      남권판이 안보여요.
      아깝네요. -_-;;
      신부장님께 말씀 좀... ^^

    • Favicon of https://daisy.pe.kr BlogIcon Daisy 2009.06.22 09:10 신고 수정/삭제

      남권판... ㅡㅡ^

      흑,, 레이님 실망이에요. 집짱님까지 세트로. ㅜㅠ

  • Favicon of http://www.zoominsky.com/ BlogIcon 짠이아빠 2009.06.16 14:14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몰스킨 이번 노트를 끝으로 탈출합니다.
    이건 몰스킨이 아니죠.. 그냥 몰킨이지.. ㅜ.ㅜ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6 15:26 신고 수정/삭제

      글게요. 좋은 거 같이 써용~ ㅋㅋㅋ

  • Favicon of http://www.yamyong.com BlogIcon 얌용 2009.06.16 16:46 ADDR 수정/삭제 답글

    블로그 이벤트하면 몰스킨이 경품 아이템으로 딱 좋았었는데...이제 주고도 욕먹을 판이군요. 다른 아이템을 찾아봐야겠습니당~ㅠㅠ

  • Favicon of http://blog.daum.net/bouquetdor BlogIcon 진주애비 2009.06.17 10:00 ADDR 수정/삭제 답글

    레이님 속을 끓이는 나쁜 몰스킨같으니라구...>.<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7 16:15 신고 수정/삭제

      속 안 끓여요~ ㅋㅋㅋ 그깟꺼 머 정 끊으면 그만이쥬~ ㅋ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6.17 22:22 ADDR 수정/삭제 답글

    독서릴레이 역추적하다가 찾아낸..
    http://echoya.com/491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6.18 09:34 신고 수정/삭제

      하하, 그 분이 맨 위에 댓글 다신 에코님일세~ ^^

    • Favicon of http://no1salaryman.tistory.com BlogIcon 정현아범 2009.06.18 16:56 수정/삭제

      그러게요..
      넘 댓글 안 읽는 버릇 뽀록..흠냐..

  • Favicon of http://sepial.net BlogIcon sepial 2009.07.04 15:56 ADDR 수정/삭제 답글

    근데요....레이님 글씨랑 목소리랑 표정이랑....닮았네요~~~ ^______^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9.07.06 11:00 신고 수정/삭제

      제 목소리와 표정이... 제 글씨처럼... 그렇게 엉망이었나요 >.<

  • 우케라떼 2011.09.24 23:44 ADDR 수정/삭제 답글

    몰스킨. 이제 입문하려 검색중이었는데...

    전 그동안 줄곧 '시아크'를 썼거든요.

    만년필로 써도 필기감도 좋고 특히 제본상태가 만족스러웠습니다.

    몰스킨으로 갈아타려는 이유는 이제 좀 지겨워지기도 했고 또 '탄조' 가죽커버에 끼워쓰려고 내지용으로 알아보는 중입니다.

    이제 몰스킨의 영광도 저무는군요.. 안타깝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