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쏘 - 구멍을 뚫을 때 쓰는 톱

집에서 쓰는 유리문이 달린 책장에 전자 제품을 하나 넣어야 할 일이 생겼다. 그런데 이 책장이 말 그대로 책 넣는 제품이다 보니 전자 제품을 넣을 때 문제가 하나 있다. 바로 전선을 연결할 방법이 없는 것이다. 전선을 연결하려면 문을 열어 두거나, 책장 뒤에 구멍을 뚫는 수 밖에 없다.

문을 열어 놓고 사용할 수는 없으니, 방법은 하나, 책장에 구멍을 뚫어야 한다. 책장이야 뭐 나무로 되어 있으니 뚫는 건 어렵지 않다 치지만 전원 케이블이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게 뚫어야 한다는 게 큰 문제다.

곰곰 생각을 해 보니, 예전에 보조키 달아주러 온 아저씨가 열쇠 뭉치가 들어갈 구멍을 만들기 위해 동그랗게 뚫어내는 드릴 같은 걸 사용했다는 기억이 났다. 즉, 전동 드릴에 연결해 구멍을 뚫어주는 뭔가가 존재한다는 뜻 아니겠는가?

표현이 좀 뭐하기는 하지만, '구멍 뚫어주는 장비' 뭐 이렇게 검색을 했더니 딱 맞는 표현은 없고 '홀쏘'라는 상품 몇 개가 뜨기는 했다. 상품 명이 홀쏘라니? 이게 도대체 뭐하는 거야?

가만 생각해 보니 구멍을 뜻하는 Hole과 톱이라는 단어 Saw가 합해진 말이라 생각이 들었다. 오호, 이게 구멍을 뚫는 톱이라는 뜻인가보다 라고는 생각했지만 도대체 인터넷 공구 쇼핑몰에 올려진 상품 설명을 봐서는 이게 뭐하는 넘인지 감을 잡을 길이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제품에 적혀 있는 스펙만 그대로 옮겨 적어 놓으니 이 장비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은 도저히 살 방도가 없는 것이다. 즉 구입하는 사람이 뭔지 알고 있지 않는 한, 제품을 이해할 길이 없는 것이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게 뭔지 알아야 사지, 뭔지 모르는 사람은 살 필요도 없고 살 일도 없을테니 굳이 자세하게 제품 설명을 써 놓을 이유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 같은 사람도 있지 않는가? 제품이 뭔지 알고 사는 사람이 아니라, 어떤 용도에 따라 제품을 사려고 하는데, 이래가지고서는 그 용도에 걸맞는 건지 아닌지 알 방법이 없는 것이다.

하여튼, 눈치로 때려 맞춰 보니 홀쏘라는 제품이 구멍을 뚫는 건 틀림없는 사실이고, 거기에 나와 있는 mm는 뚫을 수 있는 구멍의 지름일테고... 확신이 서니 일단 지르는 수 밖에 없을 터인데, 문제는 어떤 제품을 사느냐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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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두 세 개 브랜드의 제품이 보이는데, 아무래도 가장 비싸긴 하지만 유명세가 있는 블랙앤데커 제품을 고르기로 했다. 다른 제품들은 반경이 2-3cm 정도여서 약간 부족할 듯 했는데 이 제품은 3-5cm까지 다양한 크기를 뚫을 수 있는 톱 4종이 세트로 들어 있기 때문이다.

정확히 말하면 32mm, 38mm, 44mm, 54mm를 뚫을 수 있는 둥근 톱 4개와 이를 드릴에 연결하는 '맨드릴' 이라는 지지대 하나, 이렇게 다섯 개 부품이 패키지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제품 모델명은 71-571인가 보다.

확신이 서서 지르기는 질렀는데 막상 주문해 놓고는 좀 걱정이 되었다. 나름대로 공구 쇼핑몰을 찾아서 주문했는데, 공구 상가에 있는 작은 쇼핑몰이라는 점도 마음에 걸렸고... 큰 돈은 아니지만 괜히 문제 생기면 마음 상하고 돈 버리고 뭐 그런 거 아니겠는가. 아참, 물건 값은 12,000원, 택배비 3,000원을 포함해 15,000원을 신용 카드로 결제했다.

다행스럽게도 주문한 다음 날 물건은 도착했다. 플라스틱 포장을 가위로 잘라 낸 후 꺼내보니 기름기가 약간 손에 묻는다. 부품에 칠해 놓은 기름기인가 보다.

특별한 설명서 같은 건 붙어 있지도 않다. 드릴에 연결하는 제품이다 뭐다 이런 표현도 없다. 그냥 홀쏘 세트란다. ^^ 눈치를 보니 '맨드릴'이라고 부르는 지지대에 끼워 드릴에 연결하면 될 듯 했다.

사용법은 머 복잡할 건 없다. 맨드릴에 있는 볼트를 풀어 낸 후 자기가 쓰고자 하는 지름의 톱을 골라 맨드릴에 끼우고, 볼트로 움직이지 않게 고정한다. 이제 이 녀석을 전동 드릴에 끼우기만 하면 된다. 맨드릴의 삼각형 부분을 드릴 앞으로 집어 넣고 조여주면 설치는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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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운데 삐쭉 나와 있는 드릴로 먼저 구멍을 뚫어 위치를 잡은 후에 서서히 구멍을 뚫어주면 된다. 성능은 말할 것도 없이 굿~ 물론 나무가 얼마나 강하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웬만한 두께도 쉽게 뚫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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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경우에 충전용 드릴 보다는 플러그에 바로 꼽는 드릴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충전용 드릴은 아무래도 힘이 딸려서 제대로 톱질이 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드릴을 살 때 RPM이 높은 제품을 고르는게 이럴 땐 도움이 될 수 있겠지. 하긴 내가 저 드릴을 샀을 땐, 충전 드릴이라고는 찾아보기 어려운 시절이었을 테다. 이미 10년도 넘은 드릴이니까. ^^

하여튼, 공구를 살 때는 항상 고민이 된다. 내가 쓰고자 하는 용도에 맞는 제품이 어떤 건지, 그런 제품이 존재하는 건지... 그걸 찾는데만 시간이 오래 걸리고, 찾았다고 해도 어디서 사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2만원도 안되는 공구 하나 사려고 공구 시장을 찾아갈 수야 없지 않은가. 공구 시장이 가깝다면 몰라도 ^^ 어쨌거나 좋은 툴을 배웠다는 생각이 든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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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해근 2007.07.30 21:31 ADDR 수정/삭제 답글

    저도 드릴이 필요해 보쉬 제품을 셋트로 샀는데 홀쏘란게 들어 있어 도저히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고민 끝에 인터넷을 통해 검색하게 되었습니다.정말 감사합니다.

  • Favicon of http://gamsa.net BlogIcon 양깡 2008.06.11 22:54 ADDR 수정/삭제 답글

    자전거에 물통걸이 하나 달려고 하는데 구멍을 뭘로 뚫어야할지 난감합니다. 구글에서 구멍뚫기로 검색하다가 레이님 블로그 보이길래 댓글 달고 갑니다. 뭘로 뚫어야할까요... ㅠㅠ

    • Favicon of https://raytopia.tistory.com BlogIcon '레이' 2008.06.11 23:04 신고 수정/삭제

      요즘 나오는 자전거들은 물통걸이용 홈이 다 있는데... 양깡님 자전거는 없나 보군요... 그렇다고 홀쏘로 뚫을 수도 없고... 자전거 동호회에서 검색 한 번 해보세요. 비슷한 경험이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네이버 자출사 같은 곳 ^^

    • Favicon of http://gamsa.net BlogIcon 양깡 2008.06.12 15:16 수정/삭제

      방법을 알아냈습니다. :) 어느 판매자가 쓴 팁인데, 컴퓨터 케이블 정리하는 것으로 자전거 본체에 고정시키라고 하더라고요. 해보려합니다. 의외로 괜찮을 듯~ :)

  • 귀요미 2013.09.26 15:32 ADDR 수정/삭제 답글

    가구에 구멍뚫는 업체가 있나 검색중이였는데 감사합니당

  • Favicon of https://keepburning.tistory.com BlogIcon 황타 2014.08.06 13:16 신고 ADDR 수정/삭제 답글

    좋은정보 감사합니다^^
    저도 하나 구입해야되겠네요.

  • BlogIcon 주희 2015.03.03 14:32 ADDR 수정/삭제 답글

    책장뒤에 전선연결하려고 구멍뚫는게 엄청 막막했는데 이렇게 좋은 포스팅을 만나 행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