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 맛 나는 겨울, 이번엔 '대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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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게는 게가 커서 대게가 아니라 다리가 대나무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하긴 이 정도 상식은 이제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우리나라 영덕대게, 울진대게가 유명한데 이들은 11월부터 시작해서 5월말까지 잡는다고 한다. 올해는 대게가 미처 다 자라지 못해 어민들이 11월까지 잡지 않기로 하고, 12월부터 잡기 시작했다는 뉴스도 들린다.

하지만, 겨울에 서울에서 먹을 수 있는 대게는 러시아산 대게가 대부분이다. 솔직히 난 영덕대게, 혹은 울진대게를 먹어보지 못했고 이들과 러시아산 대게를 구분하는 법도 모른다. 그러니 차라리 맘 편하게 러시아산 대게를 사 먹는게 현명한 일이 아닐까, 뭐 그런 생각도 해 본다.

킹크랩 사러 갔다가 비싸서 못 산 날, 대게는 킬로그램에 2만원이라 했다. 꿩 대신 닭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일까. 대게 두 마리를 골라 스티로폼 박스에 담았다. 쪄 먹기는 킹크랩이나 털게와 마찬가지. 웬지 힘쎄 보이는 녀석의 무기를 조심하면서 찜통에 담았다.

맘 내키는 대로 부은 소주와 함께 쪄내길 30분. 막 쪄낸 뜨거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날씬한 녀석의 다리를 하나씩 잘라 냈다. 대나무 같은 다리 속엔 살이 꽉꽉. 관절 부위를 살짝 비틀어 살을 꺼내먹는 재미도 쏠쏠찮다. 어째 먹는 모습을 표현하는 어휘들이 영 맘에 안들지만 실제로 그런 걸 어쩌겠는가.

열심히 움직이는 넘이라 다리에 살이 많은가 보다. 털게는 움직이지 않는 넘이라 다리엔 살이 없고 몸통엔 살이 많은가 보다. 쓰잘데기 없는 추측을 해대며 대게의 몸통을 여는 순간, 어랏, 쓰잘데기 없는 농담이 맞어 떨어지고 말았다. 다리에 살이 많은 대신 몸통엔 거의 먹을 만한 살이 없었던 것이다. 심지어는 밥을 볶아먹을 만한 국물 조차도..

기회가 된다면 우리나라 대게를 한 번 먹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 대게는 기왕이면 다리에도 살이 많고 몸통에도 살이 많은 그런 대게일 거라는 기대도 함께 가지면서 말이다. 참, 대게 맛은, 킹크랩에 비하면 덜 느끼한 듯 하면서 털게에 비하면 단맛이 살짝 덜한, 좋게 말하면 담백한 맛이었다 할까. 어쨌거나 어전히 난, 같은 값이면 킹크랩을 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 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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